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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30% 대통령, '역설의 축복'
[윤여준의 정세분석] 이명박, 오만·독선·독식 '영광의 독' 빠지지 말아야
 
윤여준
노무현 정권은 헌정사상 '최악 정권'

권력이란 묘한 것이어서 때로 그 영광이 독이 되고 오히려 시련이 약이 되기도 한다. 요란한 갈채를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한 권력이 비난과 경멸을 받으며 퇴장하면서 역사의 냉정한 평가를 받는 경우는 동서고금에 허다하다. 반대의 경우는 비록 드물지만 아주 없지는 않다. 줄리어스 시저는 ‘독재자’의 오명 속에 출발하여 끝내 비참한 최후를 맞기는 했지만 ‘천년 제국 로마’의 기틀을 다진 ‘위대한 지도자’로 기록되고 있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취약한 정치기반 위에서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시작하였지만 ‘하나의 미국’을 건설한 그의 리더십은 오늘에도 영광스런 지위를 누리고 있다.

한국의 경우, 87년 직선제가 도입된 이래 네 분의 대통령들 모두가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 권좌에 올라 분명 일정한 업적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리더십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인색하기 그지 없다. 노태우 대통령은 ‘위대한 보통사람들의 시대’라는 산뜻한 구호 아래 서류가방을 손에 든 대통령으로 나섰지만 그의 리더십은 ‘물태우’라는 안타까운 이름으로 귀결되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문민 대통령’이라는 역사의 영예를 안고 출발하였지만 그의 임기는 외환위기라는 국가적 수모로 막을 내렸다. 김대중 대통령 역시 ‘최초의 명실상부한 정권교체’라는 역사적 획을 그으며 ‘진보의 시대’를 열었지만 그의 5년은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국가적 후퇴의 전반부를 이루었을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다수를 압도한 소수의 열화 같은 함성 속에 ‘좌파의 시대’를 구가하려 하였으나 그의 정권은 마침내 ‘잃어버린 10년’을 완결한 ‘국정파탄 세력’으로 각인되고 말았다.

영광으로 출발한 이 대권들이 어찌하여 하나같이 ‘오욕의 권력’들로 전락하였는가? 그것은 바로 영광 속에 숨겨져 있는 독의 위력 때문이다. 권력자들은 대중의 환호에 도취하고 갈채에 마비되어 오만과 독선, 그리고 독식이라는 ‘영광의 독’을 마신 것이다.

노태우 정권은 찰나적인 대중적 인기를 과신하고 취임 전으로 예정된 총선을 연기하여 자신에게 권력을 준 ‘5공 세력’을 청산하며 독식을 꾀하다가 결국 여소야대 국회를 자초, 무력한 권력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었다. 김영삼 정권은 문민정권이라는 도덕적 자만심으로 역사 바로 세우기를 통해 전통적 보수 세력을 공격하는 독선적 모습을 보였으나 결과적으로 자신의 지지기반을 파괴했을 뿐이다.

김대중 정권은 국민을 끌고 갈 수 있다는 오만과 햇볕정책의 독선, 그리고 지역정권의 독식을 즐기다가 ‘홍3게이트’ 등 부패와 의혹의 정권으로 문을 닫았다. 노무현 정권은 국민을 얕보고 가르치려는 오만과 대한민국의 정통성까지 부정하려는 이념적 독선, 그리고 코드 정권의 독식으로 아마도 헌정사상 가장 낮은 평가를 받는 정권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의 헌정사는 권력의 오만과 독선, 독식이야말로 ‘영광의 숨은 독’이라는 진리를 생생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

'이명박 압승=국민의 압도적 지지'로 착각 말아야

이명박 당선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바로 오늘의 영광에 숨겨져 있는 독의 존재일 것이다. 다행히 그를 둘러싼 정치적 환경은 그가 오만과 독선에 빠지거나 독식을 즐길 수 있는 겨를을 주지 않고 있다. 물론 그가 2위 후보보다 530만 표를 넘은 헌정사상 최대의 표차로 당선된 것은 하나의 축복임에 틀림없다.
 
▲이명박 당선자는 자신의 승리를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로 착가하지 말아야 한다. 사진은 대선 당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승리의 축하 케이크를 자르는 모습   ©SBS

그러나 이 압도적인 승리를 국민의 압도적 지지로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전체의 유권자를 기준으로 볼 때 이 당선자는 30%가 채 안 되는 지지를 받은 것이다. 70%의 유권자들이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따지고 보면 지지기반이 꽤 취약한 셈이다. 따라서 이 당선자는 지금부터 자신에게 표를 주지 않은 많은 국민들을 모두 끌어안음으로써 권력기반을 확대해나가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앞으로 닥칠 숱한 도전과 시련들을 극복하기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BBK 특검, 한나라당의 내적 융합, 제18대 총선 승리, 한미FTA와 노동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의 해소 등 어려운 과제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이 난제와 씨름하는 과정에서 정권을 빼앗긴 진보세력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반면에 전통 보수 세력에 의한 좌파척결 요구와 압력에 조화롭게 대응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북한 핵 문제가 해결과정을 밟아가면 복잡한 한반도 평화과정의 개시와 동북아 역학구조의 근원적 변화라는 민족사적 도전을 맞게 된다. 반대로 북한 핵 문제의 해결이 좌초되면 한반도 정세는 급격히 긴장되어 안보위기를 맞을 수 있다. 불안한 세계경제의 여파로 한국경제가 몸살을 앓게 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험난한 환경에서 경제 살리기에 대한 국민의 조급한 과잉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해나가자면 이 당선자는 높은 수준의 정책 능력과 정치적 지혜, 그리고 효율적인 국정수행 체제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오만·독선·독식' 권력의 속성과 싸워야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권력의 속성을 정확히 이해하는 일이다. 권력에는 사람을 빠르게 마취시키고 연장과 집중을 원하는 속성이 있다. 셋 다 독성이 매우 강하다. 전임자의 오만과 독선, 그리고 독식을 비난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 길을 따라가게 만드는 것이 권력의 속성이다. 이 당선자는 권력의 속성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그래야만 선진화도 가능하고 신발전체제도 가능하다.

오직 겸허함으로 몸을 낮추어 국민을 섬기고 귀를 활짝 열어 국민의 소리를 들으며 눈을 크게 떠 인재를 널리 구한다면 그에게 밀려오는 시련의 파도들은 오히려 위대한 리더십의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 시련이 축복으로 바뀌는 ‘역설의 축복’인 것이다. / 윤여준

원문출처 ==> http://www.yooncafe.com/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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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사상 최저 '30%짜리' 대통령
이명박 ‘압도적’ 승리는 언론이 만든 것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
4대·6대 여의도연구소 소장
인터넷 글방 윤여준의 정치카페(www.yooncafe.com/)




 
2007/12/27 [02:19] ⓒ 대자보


☞ 해당기사 전문 보기

 

:
Posted by 엥란트



이명박은 사상 최저 '30%짜리' 대통령
[17대 대선 종합분석] '사상 최대' 압승 뒤에 '사상 최저' 득표율 있다
 
김영국
선거에 관한 한, 대한민국 국민은 '神의 경지'

국민의 뜻을 정확히 읽는 게 정치의 기본이다. 특히 선거라는 국민적 선택에 관한 한, 우리 국민은 거의 '신(神)의 경지'에 도달했다.

국민적 에너지가 집중되는 대선이나 총선에 나타나는 민심을 보면서, 늘 국민의 심모원려(深謀遠慮)에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된다.

이번 대선도 예외가 아니었다. 국민은 책임을 물어야할 사람들은 신기할 정도로 '정밀하게' 심판했고, 당선자에게는 '사상 최대 표차 압승'이라는 영광(榮光)과 '사상 최저 득표율'이란 오명(汚名)을 동시에 안겨줌으로써 '자만하지 말고 잘하라.'는 충고를 잊지 않았다.  

국민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에게 '사상 최대 표차 참패'라는 치욕을 안겨줌으로써 노무현 정권과 범여권 정치집단의 지난 5년간 좌충우돌과 지지층 배신을 혹독하게 심판했다.

진보의 중심축인 민주노동당에게도 지난 대선보다 못한 3% 지지를 보내면서 민심과 동떨어진 '통일 만세' 운동과 이기주의로 변질된 '정규직黨'에 대해 '그런 진보정당은 더이상 필요없다.'는 수준의 경고장을 보냈다. 진보를 자처하면서도 내부 혁신은 가장 굼뜬 정당에 대한 누적된 불만을 한꺼번에 쏟아부은 셈이다.

대표적 인터넷 신문의 '기획 상품'으로 어느날 갑자기 정치판에 출시된 '문국현' 후보의 경우는 참신함과 순발력 있는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 검증하고 판단할 만한 축적된 정치 행보와 자료가 빈약했을 뿐만 아니라, 범여권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오락가락한 처신, 정책적 일관성 및 준비 부족에 대해 딱 5% 수준의 지지만 보냄으로써 여전히 '물음표'로 남겨뒀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명박 후보의 승리로 1997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으로 수평적 정권 교체가 이뤄진 이후 10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그것도 2위 후보와 사상 최대 표차라는 압승이어서 그 충격파와 감회가 더욱 남달랐다.

그에 따라 어제 오늘 모든 방송사와 종이신문들은 일제히 '이명박 압승'에만 초점을 맞춰 '이(李)비어천가'를 불러대기에 정신이 없었다. 각 방송사들은 출구조사 보도부터 '이명박 과반수 달성'을 외쳤다가 '헛방'으로 끝나 톡톡히 망신을 당하는가 하면, 이 당선자의 눈에 들기 위한 마음이 너무도 간절해 이 당선자가 탑승하지도 않은 차량을 '파파라치'처럼 뒤쫓는 장면을 생생하게 내보내는 추태까지 부렸다. 5년마다 재현되는 '오버의 극치'를 보여준 것이다.

노무현보다 못한 이명박 당선자의 '초라한 대표성'

국민은 이번에 이명박 당선자에게 무한한 영광만 안겨줬을까. 결코 그렇지가 않았다.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당선자가 얻은 '표'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큰 의미가 담겨 있다. 바로 '사상 최대 표차 압승'이란 영광 뒤에, '전체 유권자' 대비 '사상 최저 득표율'이라는 그늘이 함께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겉보기에는 이 당선자가 2위 후보와 5백만 표가 넘는 압도적 표차로 당선돼 집권 기반이 튼튼해 보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경쟁자들이 너무도 약체였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이 당선자의 압승이 전체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할 경우, 건국 이후 직선제로 치뤄진 대선 가운데 '최저 득표율'이라는 초라함이 금방 드러난다.

대표적 보수 논객인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의 예언(?)대로, 이명박 후보는 '득표율이 48.7%라고 해봤자 전체 국민의 3분의 1도 못 얻은 셈이니 소수 대통령(minority president) 신세를 면치 못한' 것이다. 그의 표현대로 '대표성 없는 대통령'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 역대 대통령 당선자 '전체 유권자 대비' 득표율
선거명 당선자 전체 유권자수 당선 득표수 전체 득표율 2위 후보-1.2위 표차
2대 대선(1952년) 이승만 8,259,428 5,238,769 63.4% 조봉암-4,441,265표차
3대 대선(1956년) 이승만 9,606,870 5,046,437 52.5% 조봉암-2,882,629표차
4대 대선(1960년) 이승만 11,196,490 9,633,376 86.0% 야당 후보 없음(조병옥 사망)
5대 대선(1963년) 박정희 12,985,015 4,702,640 36.2% 윤보선-156,026표차
6대 대선(1967년) 박정희 13,935,093 5,688,666 40.8% 윤보선-1,162,125표차
7대 대선(1971년) 박정희 15,510,316 6,342,828 40.9% 김대중-946,928표차
13대 대선(1987년) 노태우 25,127,158 8,282,738 33.0% 김영삼-1,945,157표차
14대 대선(1992년) 김영삼 28,676,547 9,977,332 34.8% 김대중-1,936,048표차
15대 대선(1997년) 김대중 32,290,416 10,326,275 32.0% 이회창-390,557표차
16대 대선(2002년) 노무현 34,991,529 12,014,277 34.3% 이회창-570,980표차
17대 대선(2007년) 이명박 37,653,518 11,492,389 30.5% 정동영-5,317,708표차
※ 1,8,9,10,11,12대 대선은 국민 직선제가 아니였음.

* 2002년 대선과 2007년 대선 결과 비교 (※득표율은 유효투표수 기준)
16대 대선(2002년) : 총선거인수 34,991,529, 투표자수 24,784,963, 투표율 70.8%
노무현(새천년민주당) 이회창(한나라당) 권영길(민주노동당) 이한동(하나로연합) 김길수(호국당) 김영규(사회당) 1.2위 표(지지율)차
12,014,277
(48.9%)
11,443,297
(46.6%)
957,148
(3.9%)
74,027
(0.3%)
51,104
(0.2%)
22,063
(0.09%)
570,980
(2.32%)
17대 대선(2007년) : 총선거인수 37,653,518, 투표자수 23,732,854, 투표율 63.0%
이명박(한나라당) 정동영(대통합민주신당) 이회창(무소속) 문국현(창조한국당) 권영길(민주노동당) 이인제(민주당) 금민(한국사회당) 1.2위 표(지지율)차
11,492,389
(48.7%)
6,174,681
(26.1%)
3,559,963
(15.1%)
1,375,498
(5.8%)
712,121
(3.0%)
160,708
(0.7%)
18,223
(0.07%)
5,317,708
(22.5%)

실제 2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집계' 결과 이명박 후보는 1149만 2389표(48.7%)를 얻어, 617만 4681표(26.1%)를 얻은 2위 정동영 후보를 무려 '531만 7708표(22.5%)' 차로 제쳤다. 이는 직선제로 치러진 총 11차례의 역대 대선 가운데 '최대 표차'다. 헌정 사상 1-2위 간 격차가 가장 컸던 대선은 이승만 대통령과 조봉암 후보가 맞붙었던 '2대 대선'(표차 444만1265표)이었다.

그러나 이 후보가 얻은 1149만 2389표는 전체 유권자(3765만 3518명)의 '30.5%'에 불과해 '역대 대선 사상 최저 득표율'이란 오명도 함께 떠안게 됐다. 한마디로 투표권을 갖고 있는 국민 중에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사람이 무려 70%나 됐다는 이야기다.

헌정 사상 '전체 유권자 대비' 최저 득표율은 1997년 김대중 대통령의 32.0%였다. 이명박 당선자는 이보다도 1.5%가 낮아 이번에 최저 득표율 기록을 경신한 셈이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표성'에도 큰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1년 내내 여론 지지도 50%를 넘나들며 현직 대통령 못지않은 호사를 누려왔고, 대선 당일 각 방송사 출구조사에서도 87년 직선제 재도입 이후 처음으로 과반수를 넘기는 대통령이 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결과는 예상을 빗나간 '48.7%'(유효투표수 대비 득표율)에 그쳤다.

그동안 언론은 이명박 후보의 과반수 득표 여부에 대해 향후 BBK 특검 등 난관을 헤쳐 나갈 버팀목으로서 큰 의미를 부여해왔고, 그만큼 '50%'에 대한 상징적 의미도 매우 컸지만 이 당선자는 일단 거기에도 실패한 셈이다.

문제는 이 '48.7%'란 득표율이 지난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가 얻은 득표율 48.9%에도 못 미친다는 점이다. 이 후보가 획득한 전체 득표수 1149만 2389표도 노무현 후보가 득표한 1201만 4277표에 비하면 52만여 표나 적은 것이다.


전체 유권자수가 2002년 대선 때보다 무려 266만여 명(7.6%)이나 늘어났음에도 오히려 이 후보의 득표수나 득표율이 모두 더 적게 나온 것은, 분명 '내용적으로도' 노무현 대통령보다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걸 의미한다. 그만큼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도 '상처뿐인 영광'에 가깝다.

李 '찝찝하고 구질구질한' 대통령

이는 이명박 정권의 '통치 기반'도 노무현 정권보다 약했으면 약했지 더 강고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 당선자의 앞길도 험로임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노 대통령은 이 당선자보다 더 많은 표를 얻고 더 높은 지지율로 당선됐지만, 임기 말에 이른 지금 노 대통령을 찍었던 지지층은 '궤멸(潰滅 )'됐고, 되레 상대편인 이명박 당선의 '일등공신'이란 비아냥까지 받는 등 개혁·진보 진영에 있어 '만병의 근원'으로 치부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그 산증인이다.

따라서 이명박 정권도 노무현 정권처럼 좌충우돌하거나, 자신을 향한 정당한 비판을 참지 못하고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 식으로 오만과 독선의 정치를 펼칠 때, 그 역시 '노무현 꼴 보기 싫어' 묻지마 이명박과 묻지마 한나라당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국민들의 냉혹한 심판의 대상으로 급전직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명박 당선자는 '그를 지지하지 않은 70%의 유권자'와 그를 기다리고 있는 사상 초유의 '당선자 비리 특검'에서 이 당선자의 혐의가 어느 정도 입증될 경우 '정통성'에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만큼 향후 5년 동안 그의 뜻대로 대통령직을 온전히 수행하기 힘들게 된다.  

비록 이 당선자가 당분간은 방송과 종이언론의 '이(李)비어천가'로 당선 허니문을 갖게 되겠지만, 그의 앞날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이유야 어떻든 이 당선자는 국민의 선택에 의해 대통령에 당선된 만큼 '이명박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을 순 없지만, 그를 지지한 사람이나 반대한 사람이나 '찝찝하고 구질구질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부터는 이 당선자도 도전받는 입장으로 신분이 바뀐 만큼, 그동안 독식해온 '反盧 이득'도 사라져갈 것이다. 가뜩이나 유별난 국민의 견제 심리까지 더해지면 지금의 영화는 순식간에 날아갈 수도 있다.

이는 이명박 당선자와 한나라당이 이번 대선에서 나타난 民意를 '사상 최저 득표율'이라는 엄연한 현실을 무시하고, '사상 최대 압승'이라는 한쪽 면만 보고 자축(自祝)으로 일관해선 안된다는 걸 일깨워주고 있다.

이 당선자는 정치권 전체가 마음에 들지 않아 아예 투표를 포기한 1392만여 명의 기권자를 포함해,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나머지 70%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 그들을 화나게 하지 않는 게 이 당선자나 한나라당의 앞날을 위해서도 좋은 일일 것이다.

'사상 최악'의 대선

'사상 최악'의 대선, '가장 재미없고 싱거운' 대선. 이렇게까지 오명을 뒤집어 쓴 대선도 일찍이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17대 대선은 국민의 직접선거로 치러진 역대 대선 가운데, 갖가지 '불명예스런' 기록을 쏟아냈다.

'투표율' 사상 최저, '당선자 득표율' 전체 유권자 대비 사상 최저, 사상 초유의 '당선자 비리 특검' 실시...

비전과 정책은 실종되고 시종일관 후보자 비리 대결로 얼룩진 2007년 대선은 말 그대로 사상 최악이었다.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이렇게 '찍을 만한 후보가 없었던' 선거 또한 전례가 없었다. 투표장 가는 길이 도살장에 소 끌려가는 기분이었다.

결국 유권자의 37%나 투표를 포기하면서 대통령선거 사상 '최저 투표율(63.0%)'을 기록했고, 당선된 대통령은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도 안되는 고작 30.5%밖에 표를 얻지 못해 대한민국을 운영하는 통치권자로서 '대표성'에 심각한 하자가 발생했다.

심지어 외신들까지 이번 선거 과정에서 대한민국 정치권과 유권자들이 보여준 모습에 적잖은 실망과 함께 조롱을 보내기도 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선거를 두고 "대한민국이 1987년 대통령 직접 선거를 도입한 이래 '가장 지저분한 선거 중 하나(one of the dirtiest)'를 치렀다."고 표현했다. 대선 기간 내내 BBK 주가조작 사건 등으로 얼룩지면서 정책 등이 전혀 주목받지 못했고, 유권자들 또한 '일자리 문제만 해결해 준다면 대통령이 윤리적인 인물인지 아닌지는 상관없다.'는 식의 태도에 대한 '황당함'의 표현이었다.
  
개혁·진보는 궤멸했는가

벌써부터 범여권과 문국현 진영, 민주노동당에서는 사실상 '파산 선고'나 다름없는 참패에 따른 후유증과 쇄신 요구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선 참패 책임론의 1번 타자인 대통합민주신당.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에서 총리와 장·차관 이상의 관직을 지낸 이들과 열린우리당에서 당의장 등 책임있는 위치에 있었던 이들은 '정계은퇴'를 선언해야 한다."거나 이를 위해 수도권 초·재선들을 중심으로 "근본적인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리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주장이 안 나오는 게 오히려 이상한 상황이니 더 말해 무엇하랴.

문국현 진영도 '의미 있는 득표'에 실패함으로써 문 후보와 창조한국당이 향후 범여권의 종속변수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자, 선거 캠프의 핵심 인사들마저 사표를 던지고 떠나는 등 후유증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동안 애써 쌓아온 진보 대표성을 일거에 날려버린 '경악스런 결과'에 충격받은 '민주노동당'은 아예 말문을 닫아버렸다. 당내 일부 의견그룹 사이에선 "재창당 수준의 강력한 당 쇄신이 필요하다.", "언제까지 정파 갈등에 허우적댈 순 없다. 당을 깨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격한 주장까지 나온다.

사실 민주노동당의 참담한 결과는 당내 주류인 민족주의 자주파(NL)의 후원을 바탕으로 권영길 후보에게, 심상정·노회찬이란 '외연 확대'를 불러올 만한 스타 의원들을 사장(死藏)시키고, 대권 3수 자격을 부여한 순간부터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지루한 후보에 하품 나오는 선거 캠페인. 민주노동당은 선거 기간 내내 진보 지지층을 까먹기만 했을 뿐 이렇다 할 변수조차 되지 못했다.

이번 대선은 보·혁 대결에서도 가장 큰 기울기가 생겼다. 한나라당 이명박·무소속 이회창 후보를 축으로 한 보수 쪽 득표율은 63%대를 점해, 정동영(26.1%)·문국현(5.8%)·권영길(3.0%) 후보를 합친 개혁·진보 쪽의 35%를 압도했다. 그만큼 국민들의 노무현 정권에 대한 분노와 '정권 교체' 요구가 이번 대선의 표심으로 강하게 작용했다. 

사실 '비리 백화점'에 가까운 이명박 당선자의 '구세주'도 다름 아닌 노무현 대통령과 낙선한 상대 후보들이었다.

오죽하면 해외 언론조차 "국민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 한나라당에서 개를 내보내도 당선될 것."이라고 조롱하는 지경까지 됐다. 노 대통령의 좌충우돌형 무능이 'X 같은' 이명박 후보를 당선시킨 일등공신인 셈이다. 'X 같은' 사람을 찍어주고 대통령으로 맞이해야 하는 국민은 또 얼마나 구차한가.

낙선한 후보들의 처지 또한 이명박 당선자 못지않게 궁색하다는 점에서 이 당선자의 든든한 보호막이 되고 있다. 이번에 낙선한 후보들은 '사상 최고로 약점이 많았던' 후보에게도 참패한, '사상 최고로 못난 후보'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후보의 생명력은 자신의 강점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경쟁자들의 부실과 실책에 의해 지탱해왔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개혁·진보 진영에서 대대적인 환골탈태와 함께 의미 있는 '새 정치 주체'가 탄생하면서 급부상할 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의 지지 기반도 예상보다 쉽게 허물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개혁·진보 정치인·지식인들에게, '더이상 착각하지 말자'

무엇보다 개혁·진보 진영에서 대선 참패 이후 쏟아져 나오고 있는 '궤멸론'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궤멸한 건 개혁·진보 진영의 '기성 정치인과 정당'들이지, 결코 개혁·진보 '지지층'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진보적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이 여전히 30%에 달한다. 투표하지 않은 사람 중에 진보 성향 유권자도 적지 않다. 보수 후보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참담한 패배가 예상됐음에도 투표장까지 가서 개혁·진보 후보에게 표를 준 35%의 유권자들에게 함부로 궤멸론을 들먹이는 것도 예의가 아니다.

그런데 왜 개혁·진보 진영은 궤멸론을 말하는가. 바로 개혁·진보 진영의 정치인과 정당들이 지지층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성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참담한 실패를 지지층이 무너진 걸로 오독해 또다시 '대통합', '대연합' 따위의 감기약 처방으로 암환자인 자신들을 살려보겠다는 '포크레인질'을 더이상 용납해선 안된다.

어렵지만 이 상황을 돌파하고 못 하고는 어디까지나 개혁·진보 진영 '하기 나름'이다. 개혁·진보 진영 궤멸론이 낯설지 않을 지경까지 왔다면 그 해결책도 그만큼 한정돼 있다는 걸 의미한다.

정답은 '진보 성향 유권자의 42.4%가 현재 마땅히 지지할 정당이 없다.'(국민일보-글로벌리서치 12월 8일자 여론조사)는 현실에 있다. 이념 성향별로 보수성향층에서는 보수 정당인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도가 다른 정당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진보성향층에서는 기존의 개혁·진보 성향 정당들보다 한나라당을 더 많이 지지하는 기현상에서 진로를 고민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최선의 해답'을 제시해주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개혁·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진보 외면'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이들이 비빌 언덕이 없다는 게 궤멸론의 진앙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혁·진보 진영이 기존의 관성대로 '무조건 합치고 보자.'는 대통합론이 아니라, 그나마 개혁·진보적 노선에 따라 '일관된 정치적 행보'를 보여온 '검증된 사람'들을 발굴해 대표로 내세우거나, 이들을 중심으로 근본적이고 대대적인 혁신을 하지 않으면 이미 붕괴된 신뢰를 회복하기란 요원할 것이다.

개혁·진보 진영에서 그나마 일관성과 신뢰가 검증된 정치인과 지식인들 또한 더이상 쓸모 없는 정파나 진영 논리에 갇혀 있다간, 다같이 몰락하는 것 외엔 길이 없을 것이다. 지금은 결단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개혁·진보 진영은 대통합민주신당, 문국현당, 민주노동당 등 기존 정치집단을 뛰어넘을 '새로운 정치 주체'가 반드시 탄생해야 하며, 만들어진다면 주체에 대한 '신뢰도', 새로운 '비전과 정책', 새로운 '정당정치와 정당문화' 이 삼박자가 모두 최선(最善)이거나 최선을 향해 달려갈 때만이 떠나간 지지자들의 허망한 마음을 다시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이래저래 2007년 대선은 가장 재미없고 짜증스러운 대선으로 기억될 것이며, 풀어가야할 숙제만 잔뜩 안겨준 '가장 골치 아픈' 선거가 됐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우리 국민은 비록 과거에 허물이 있다고 해서, 진실로 반성하고 살신성인의 자세로 시대정신을 실천해가는 정치인과 정치집단에게까지 냉정하게 대해준 적이 없다. / 편집위원

* 글쓴이는 '참정연'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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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7/12/20 [20:5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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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달팽이 뿔 위에서 '개혁·진보의 길'을 묻다
[김영국의 정치시평] 책사 '윤여준'과 오차범위 내 '범여권 대선주자'들
 
김영국
'블로그 생활정치' 들고 돌아온 '책사'

어제 낮에 '윤여준'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 전 의원이 그제(28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국민의 미사일 검증>이라는 글을 <대자보>에 전재(全載)할 수 있도록 동의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대자보>가 비록 진보매체이긴 하지만, 윤 전 의원의 글 중에 범여권은 물론 개혁·진보진영에게도 참고할 만한 대목들이 있어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했더니 '흔쾌히' 동의를 해주었다. 그러면서 윤 전 의원은 "평범한 글인데 부끄럽다."는 말을 연신 반복했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을 두 차례나 지낸, 윤여준 전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보수진영 내 '정세 분석가', '선거 기획통'으로 불린다. 이 부분만큼은 범여권은 물론 진보진영에서도 그의 능력을 인정할 정도다. 사실 그는 굵직굵직한 선거 때마다 한나라당의 '숨은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윤여준 전 한나라당 의원, 여의도연구소장     ©대자보
3년 만에 여의도로 돌아온 윤 전 의원은 최근 '윤여준의 정치카페'(http://www.yooncafe.com/)라는 블로그를 개설, 생활정치 확산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는 또 최근 언론과 인터뷰 및 자신의 블로그에 쓴 글을 통해 범여권의 현황에 대한 거침없는 진단을 쏟아내고 있다.

그의 진단에는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개혁·진보진영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도 적지 않았다. 아니 어떤 부분에서는 진보 진영의 정세 판단과 일치되는 부분도 많았다.

물론 윤 전 의원은 한나당을 위해 존재하는 '책사(策士)'이다. 그의 진단을 범여권이나 개혁·진보진영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도 분명히 있다. 또한 자신의 속내와 전략을 다 밝혔다고 볼 수도 없다.

다만 한나라당 최고의 정세 분석가가 하는 말이니 똥이든 된장이든 내가 다시 달여 보약으로 쓰면 그만이다.

그런 차원에서 오늘은 윤 전 의원이 그동안 쏟아낸 진단서들을 살펴보고, 개혁·진보진영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몇가지 단상(斷想)들을 끼적거려 보려 한다.

오~마이 문국현? "글쎄"

윤여준은 말한다. "범여권이 왜 안 되냐구요? 민심 이탈이 워낙 심하기 때문이죠."

뻔한 답이다. 문제는 그 뻔한 답을 개혁·진보진영이 그동안 외면하거나, 일부러 회피해왔기 때문에 여전히 채워넣어야 할 정답으로 남아 있다.

윤 전 의원은 지난 27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 여권은 어떻게 해도, 누가 나와도 경쟁력이 없다."며 "지난 5년간의 국정 실패에 대해 국민이 워낙 냉철한 인식을 하고 있고, 심판하려고 벼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권은 다른 선거 전략을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오마이뉴스 등 일부 인터넷신문의 '문국현 띄우기'를 겨냥한 듯 "요새 CEO형 국가 지도자가 좋다는 게 유행처럼 돼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CEO는 본질적으로 사익을 추구하고, 국가 지도자는 공익을 추구한다. 추구하는 가치가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의 경우는 서울시장이라는 막중한 공직에서 4년간 일 해본 경험이 있다. 그건 문국현 씨가 따라올 수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문국현 씨는 경제인(CEO)로서는 몰라도, '정치경제가'로서 그를 평가할 만한 실적 자체가 없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나는 여기에 두 가지를 더 첨가한다. 문국현 측이 지금처럼 노무현 정권에 대한 어정쩡한 평가와 범여권과의 단일화 미련을 분명하게 정리하지 못한다면, 그는 범여권의 1/20 속에 이내 녹아들고 말 것이다.

윤 전 의원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해서도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선거공학적으로만 보면 대운하를 공격하는 쪽은 간단명료하게 공격할 수가 있다. 그런데 그걸 방어하는 쪽은 말이 굉장히 장황해야 한다. 그건 선거기술상 유리하지 않다."

이날 그의 인터뷰의 압권은 범여권의 최대 희망 사항인 이른바 '51:49 구도' 만들기와 '대선은 유권자가 현 정권에 대한 심판적 성격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전망투표를 한다.'는 두 가지 선거의 일반이론이 "현 정권에 대한 민심 이탈이 워낙 심하고 국민이 냉혹한 평가(심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엔 잘 안 맞을 것이다."고 일축한 점이다.

"범여권 대선주자들 국민 검증 이미 끝났다"

윤 전 의원은 또 그제(28일) '윤여준의 정치카페'에 쓴 <국민의 미사일 검증>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보다 상세한 정국 진단들을 쏟아냈다.

이 글에서 윤 전 의원은 "어쩌면 국민은 벌써 여권 후보에 대한 검증을 끝내놓고 있는 지도 모른다."며 "이들의 턱없이 낮은 지지율이 이를 입증하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윤 전 의원은 현재 예비경선에 돌입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주자들에 대해서도 "따지고 보면 9명의 예비 후보 중 대부분은 이 정권의 국정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다."며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준데 대해 진정한 사과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제 와서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 국민 입장에서 보기엔 너무 몰염치하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윤 전 의원은 "누가 되든 여권 후보에 대한 국민의 검증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며 구체적인 검증 자료로 현 정권의 대표적인 실정 사례 6가지를 열거했다.

윤 전 의원이 현 정권과 범여권에 대한 검증 자료로 제시한 6가지 중에 '국가 채무 증가'와 '경제 성장률 둔화' 지적은 한나라당의 기본 코드이니까 그렇다 쳐도, '극빈층 확대', '청년실업 증가 및 비정규직 증가', '양극화 심화', '가계 빚 사상 최대'는 사실 진보 진영에서도 노무현 정권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 일관되게 제기해온 이슈들이다. 오늘날 노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의 핵심 요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윤 전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개최되는 남북정상회담을 의식한 듯 "여권은 부족한 경쟁력을 보완하는 방법의 하나로 평화 담론을 생각하는 듯하다."고 전제한 뒤 "여당 후보의 ‘평화’가 이명박 후보의 ‘경제’를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다."며 평화 이슈의 대선 파괴력를 낮게 평가했다.

"이명박 60% 지지는, 盧 정권이 사전 선거운동해준 덕택"

그러면서 최근 60%까지 치솟은 이명박 후보의 대선 지지율은 사실상 "현 정권이 이명박 후보의 사전 선거운동을 착실하게 해준 덕택."이라고 꼬집었다. 노 정권의 실정이 한나라당 이 후보의 지지율을 천정으로 끌어올린 '트로이 목마'라는 지적이다.

윤 전 의원은 이에 대해 "현 정권의 국정 실패로 고통을 당해 온 국민들은 이 후보의 경제 대통령 이미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뜻이며, 또한 역사니, 민족이니, 진보니, 분배니 하는 추상적인 거대담론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민생을 돌보지 않은데 대해 국민이 현 정권에 책임을 묻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윤 전 의원은 이를 "국민들은 그동안 참았을 뿐이지 용서한 것이 아니었다."는 말로 압축했다.

윤 전 의원은 대통합민주신당에 대해서도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여권이 시장 바닥의 야바위로 묘사되기도 하고 ‘잡탕당’, ‘도로당’ 이라고까지 불리는 대통합민주신당을 새로 만든 건, 열린우리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두려운 나머지 아예 심판의 대상인 당 자체를 없애 버린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게 하면 국민의 심판은 과녁을 잃어버린 화살처럼 허공으로 날아가 버릴 것이라고 (범여권이) 기대했는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미사일 시대다. 아무리 세탁을 해도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이라는 흔적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며 "국민 심판이라는 미사일은 그 흔적을 끝까지 예리하게 추적할 것이다."고 힐난했다.

윤 전 의원은 마지막으로 질 때 지더라도 박근혜 전 대표처럼 '아름다운 패배'라는 소리라도 들어야 후일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어쩌면 그의 진단서를 정리한다는 것 자체가 그의 생각을 빌어 개혁·진보진영의 오늘을 비판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것이 좀 구차스럽긴 하지만, 상대편 책사의 생각을 통해 우리의 문제를 한번쯤 돌아보는 것도 과히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란 말도 있는데.

사실 윤 전 의원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범여권에 대한 냉혹한 평가를 내리고는 있지만, 그 기저(基底)는 어디까지나 '범여권에 대한 극심한 민심이탈'이다.

결국 범여권에 대한 '국민적 신뢰 붕괴'가 오늘날 범여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하나같이 플러스 마이너스 3.1%(±3.1%)란 오차범위 수준도 채 안 되는, 이른바 '오차범 인생'을 살아가도록 만든 알파와 오메가이다. 그리고 이건 비단 범여권만의 문제가 아니라 원인이야 어디에 있든 개혁·진보진영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건 최고의 책사 윤여준이 지적한 말이기 때문이 아니라, 건전한 상식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동의하는 지점일 것이다.

개혁·진보진영, 무너진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

그렇다면 현재 범여권은 물론 개혁·진보진영이 취할 수 있는 일은 간단하다. 신뢰를 잃어버린 근원적인 이유부터 차근차근 걷어내는 것이다.

첫째는 지난 2002년 대선과 2004년 총선 때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라는 여권에 대해 국민들이 과반수가 넘는 지지를 보내면서 기대했던 '그 무엇'을 되살려내는 것이다.

그것은 '잘 사는 부자들은 입이 찢어지고, 못 사는 서민들은 가랑이가 찢어지도록' 만든 노 정권과 여권의 극단적인 신자유주의 노선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전면 재검토가 첫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대표적으로 '한미FTA 폐기', 학부모들을 교육 노예로 만들고 있는 '사교육 폐해 해결', 부동산 가격 하향안정화, 고금리 사채 법정이자율의 대폭 하향 조정 및 불법 채권추심행위 근절, 사모펀드 육성 등 금융신자유주의 정책 전면 재검토 등이 될 것이다.

둘째는 정당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당에 대한 국민 혐오를 희망으로 바꿔놓지 않고선 어떤 정치도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지지자들을 섬기지 않는 정당, 지지자들을 '단무지'(단순 무식한 지지자)로 만드는 정치인은 더이상 정치판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치인들은 각자의 노선에 따라 정도를 걸어야 한다. 자신이 바라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외롭더라도 일관성 있게 진정성을 가지고 헌신해야 한다. 너무도 속이 뻔히 보이는 대선·총선용 이합집산으로는 정치에 대한 환멸만 가중시킨다. 국민의 수준을 얕보는 꼼수 정치가 범여권을 '오차범'으로 전락시킨 주범이다.

셋째는 책임을 져야할 정치세력은 깨끗하게 책임지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 당연히 현재 대통합민주신당의 오차범 대선주자들이 0순위에 해당된다.

한나라당에서 3등짜리 후보를 데려다 1등 후보와 싸움 붙이겠다는 발상 자체가 이미 패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극단적 패배주의'다. 노 정권 실패에 무한책임을 져야할 친노 대선주자들의 몰염치가 범여권에 대한 환멸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넷째는 그동안 개혁·진보적 지지자들을 배신하지 않기 위해 그나마 일관성 있게 그리고 치열하게 살아온 인사들 즉 '신뢰할 수 있는 인사'들이 중심이 돼 기존 범여권과 '완전히 단절'하고, 새로운 정치세력을 창출해가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평가에 걸맞는 현실정치인이 임종인 의원(무소속)과 김성호 전 의원 정도밖에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은 그만큼 소위 386 정치인들이 집단으로 망가졌다는 오늘의 현실과 무관치 않다.
 
김성호 전 의원(좌)과 임종인 현 의원(무소속). 이들은 구 열린우리당에서도 개혁·진보적 노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실천해온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현재도 범여권에 합류하지 않고 제대로 된 개혁·진보 노선의 정치세력을 창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인터넷 이미지 합성
 
'배제'가 아니라 '단절'을 말하는 건, 단순히 범여권에 속하는 기성 정치인들과의 관계 단절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신자유주의·중도우파 노선은 물론 구태스러운 정치 방식까지 모든 적폐를 뛰어넘어 새로운 정치세력를 창출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정치세력이 개혁·진보적 시대정신을 올바르게 다시 세워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보수 진영의 신자유주의·성장중심주의·시장만능주의 패러다임과 제대로 한판 대결을 펼쳐야 한다. 그들과 다른 각도에서 '함께 사는, 따뜻한 공동체 사회' 건설이라는 미래 비전과 국가 정책 방향을 가지고 정면 대결해야 한다.

차기 정부 '진보적이어야 한다'는 39.8% 국민에 답을 줘야

윤여준 전 의원은 작년 9월 3일 세계일보(황정미 정치전문기자)와 인터뷰에서 올 대선의 '시대정신'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민심은 두 가지로 본다. 하나는 먹고 살기 힘드니 경제를 일으켜세워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싸우는데 지쳐 국민통합을 원하는 흐름이다. 그런데 이것이 산업화 시대의 성장, 즉 정경유착하고 대기업 키우는 식의 성장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서민층 삶의 질 향상을 통한 통합을 얘기하는 것이다. 거기에는 분배, 평등 가치가 상당히 반영된 통합이다. 이걸 단순히 보수화 흐름으로 보면 안된다. 변혁적 요구, 에너지가 깔려 있다고 본다. 경제정의 없는 시장경제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경제정의는 얘기하고 있지 않다."

이런 윤여준의 진단에 100% 동의한다. 따라서 한나라당과 다른 방향의 '분명한 선택지'를 국민에게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세력은 '반(反)한나라당'을 말할 자격이 없다. 국민들은 같은 값이면 원조 보수를 선택하지 굳이 중도라는 '짝퉁 보수'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범여권의 중도 노선이 국민들에게 전혀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 국민들 중 39.8%가 차기 정부의 이념 성향은 '진보적이어야 한다.'고 오래 전(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2006.12.8~9일자 여론조사)부터 분명하게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그럼에도 범여권은 이를 자신들의 지지세력으로 만들어내지 못했다. 난데없이 '중도'라는 이상한 나라의 섬에서 신선놀음하다 그나마 남아 있던 지지기반마저 거덜내버렸다.

그러다 급격하게 추락한 위상에 당황하며 지금은 이를 모면하느라 정답은 제쳐 둔 채 온갖 편법을 동원하고, 시대정신에 맞지도 않고 내용조차 없는 '대통합'이라는 허울 속에 스스로를 가둬놓고 허우적대고 있다.

진보정당이라는 민주노동당도 '행태적 수구좌파'의 이미지를 벗겨내지 못한 채, 범여권과 동반자살 일보 직전이다.

더욱 암울한 건 대통합민주신당 등 범여권이 앞으로도 개전(改悛)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제(28일) 대통합민주신당은 초대 정책위의장으로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를 임명하면서 창당 대회 코미디에 이어 또다시 '포크레인질'을 했다.

대표적인 친재벌 성장중심주의자이자 신자유주의 관료 출신인,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는 임기 중 부동산 폭등을 불러온 장본인으로 모든 여론조사에서 '가장 시급히 교체돼야 할 장관'으로 손꼽히는 등 오명을 뒤집어쓴 채 물러난 인물임에도 유독 노무현 정권만이 애지중지해 온 인사다.

안 그래도 도로잡탕우리당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이 이처럼 연속되는 패착으로 인해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기는커녕 '안드로메다급 민심이탈 행성'을 향해 나홀로 비행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여당 굴욕'과 유일한 '돌파구'

윤여준 전 의원은 이미 오래 전에 범여권을 향해 정답에 가까운 '힌트(?)'를 준 바 있다. 윤 전 의원은 지난 1월 22일 뷰스앤뉴스라는 인터넷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범여권의 정계개편은 국민이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했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는 모양새여야 동의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열린우리당 핵심 위치에 있었고, 노 대통령과 책임을 나눠져야 할 사람들이 중심이 돼 간판만 바꿔달아 본들 국민은 그들을 '새로운 세력'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건 윤여준이 아니라 생각할 수 있는 머리만 있으면 누구나 판단할 수 있는 일이다.

윤 전 의원의 예상은 7개월이 지난 지금 그대로 현실화되고 있다. 범여권은 대통합의 기치 아래 대통합민주신당을 만들었으나 국민들이 이들을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했다고 인식하기는커녕 과거 열린우리당보다 더 구태스러운 도로잡탕우리당이라는 인식만이 압도하고 있다.

그 결과 대통합민주신당을 비롯 범여권의 대선주자 중 그 누구도 이명박 후보와 게임 자체가 안 되는 '70 대 10'이라는 '경악스러운' 사태가 지금 눈앞에 벌어지고 있다. 하나같이 오차범위 수준도 안 되는 데에다 전체를 다 합쳐도 10%가 안 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여당 굴욕' 사건이다.

이제 노 정권과 친노세력 그리고 범여권에 대해 배제가 아닌 '단절'을 말해야 한다. 아울러 범여권의 구질구질한 생존 방식과 절연하고 대중에게 희망을 줄 새로운 개혁·진보적 정치세력 창출을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때다. 어쩌면 이게 그나마 지금 개혁·진보진영이 해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정치적 실적'으로 말하라

범여권이 무너질 때를 기다렸다 치고나오는 정치세력은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속 보이는 기회주의로 취급받기 딱 좋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실적을 쌓아가야 한다. 국민적 지지는 '기획'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정치적 실적'으로부터 나온다. 실적이 없는 인물이나 세력은 제아무리 '묻지마 띄워주기'를 한다 해도 단박에 성공하기 어렵다.

정치판이 아무리 국민들로부터 욕을 먹고 있더라도 정치인으로 들어선 순간, 그가 평소에 자신의 노선과 신념을 얼마나 일관되게 현실정치 속에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느냐라는 '정치적 실적'으로 평가될 수 밖에 없다.


경제계나 다른 분야에서 국민의 감동을 줄 만한 뛰어난 업적을 달성했다손 치더라도, 제아무리 훌륭한 정치·경제적 비전을 제시한다 해도, 그가 수많은 정치적 이해관계와 연속되는 정치적 선택의 과정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해왔으며, 어떤 실천을 보여주었는가가 더 중요하다.

바로 그것이 국민들이 한 정치인을 상대로 '앞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인가.'를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이기 때문이다.

물론 제대로 된 정치·경제적 비전 제시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정치적 성공을 보장받을 수 없다. 그건 어디까지나 1차 관문일 뿐이며 '국민적 신뢰 쌓기'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 2차 관문은 정치적 실적 없인 통과할 수 없다. 이 관문을 통과하면서 비로소 한 정치인이 대중정치인으로서 국민적 지지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금은 2002년 아니라 '노무현 학습효과'가 시퍼렇게 살아 숨쉬는 2007년이다. 2002년의 '향수'로 2007년의 시대정신을 관통할 수 없다.

2007년의 시대정신을 관통시킬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정치적 실적과 일관된 진정성'이다. 신뢰가 철저히 붕괴된 오늘의 참혹함이 개혁·진보진영에게 남겨준 뼈 아픈 교훈이다.  / 편집위원

* 글쓴이는 '참정연'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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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7/08/30 [21:5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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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엥란트

'오차범위 인생'의 범여권 대선주자들
개혁진보 인사·언론에게, "손학규는 안되고 유시민은 되나? 그만 웃겨라!"
 
김영국
"오차범위에서 헤매지 말고, 멧돼지나 잡으러 가라"

‘오늘이 대통령 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습니까?’

"이명박 59.9%, 손학규 5.4%, 정동영 3.6%, 유시민 2.4%, 이해찬 1.9%, 한명숙 1.2, 김두관 0.1..."

‘이명박 후보 : 범여권 단일후보의 가상 대결’

"이명박 69.4 : 정동영 16.4(-53.0%)
이명박 70.7 : 손학규 16.3(-54.4%)
이명박 70.3 : 이해찬 14.2(-56.1%)
이명박 72.2 : 유시민 12.1(-60.1%)"


물론 현재 나타나는 여론조사 결과만을 가지고 어떤 사안을 규정하거나 재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여론이라는 게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다. 여권의 단일후보가 모조리 야당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무려 50~60%나 난다는 자체도 황당하지만, 이게 사상 초유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러다 '찌질이'이란 단어 대신 '오차범'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아무리 생쇼를 해도 범여권 대선주자들의 지지도가 하나같이 플러스 마이너스 3.1%(±3.1%)란 '오차범위' 수준도 안 되니 이들을 빗대 '오차범 인생'이라고 놀려도 할 말이 없을 지경이다.

그렇다고 이명박 후보의 천정부지 지지율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의 아름다운 승복과 '경선 승리 프리미엄'에 따른 일시적 상승 효과로만 치부할 수도 없다.

이명박·박근혜 등 한나라당 후보와 범여권 대선주자들 간 단순 지지도나 가상대결 상 지지도 격차는 경선 전이나 경선 후나 사실상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명박 후보의 고공 지지율이 너무도 오래도록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최근 대선 관련 여론조사 주요 내용
조사내용 여론조사 결과(통계치, %) 조사기관 및 조사일
대선주자별 단순지지도 이명박 59.9(+19.8%), 손학규 5.4, 정동영 3.6, 유시민 2.4, 이해찬 1.9, 조순형 1.5, 권영길 1.3, 한명숙 1.2, 노회찬 1.1, 추미애 1.0, 이인제 0.7, 심상정 0.3, 문국현 0.2, 김두관 0.1, 천정배 0.1, 모름.무응답 14.7% 한국지방신문협회-리서치앤리서치(R&R), 2007.8.21, 조사대상 1000명, 표본오차 ±3.1%
이명박 59.3(+22.5%), 손학규 6.1, 이해찬 2.9, 정동영 2.5, 유시민 2.3, 한명숙 1.9, 조순형 1.2
※()안은 경선 전 대비 상승폭
문화일보-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2007.8.21, 조사대상 1000명, 표본오차 ±3.1%
이명박 : 범여권 대선주자간 가상대결 이명박 63.8 : 손학규 20.3 (-43.5%)
이명박 65.1 : 정동영 18.9 (-46.2%)
이명박 68.4 : 이해찬 15.4 (-53%)
※이명박 대선후보 선출 전(前)
KBS-미디어리서치, 2007.8.8, 조사대상 1000명 표본오차 ±3.1%
이명박 69.4 : 정동영 16.4 (-53.0%)
이명박 70.7 : 손학규 16.3 (-54.4%)
이명박 70.3 : 이해찬 14.2 (-56.1%)
이명박 71.2 : 조순형 12.8 (-58.4%)
이명박 72.2 : 유시민 12.1 (-60.1%)
※이명박 대선후보 선출 후(後)
한국지방신문협회-리서치앤리서치(R&R), 2007.8.21, 조사대상 1000명, 표본오차 ±3.1%
이명박 64.9 : 손학규 16.2(-48.7%) : 민노당 후보 6.2
이명박 65.8 : 정동영 12.8(-53%) : 민노당 후보 8.2
이명박 65.0 : 친노 단일후보(이해찬.한명숙.유시민) 12.4(-52.6%) : 민노당 후보 6.7
이명박 66.8 : 조순형 11.0(-55.8%) : 민노당 후보 7.6
※이명박 대선후보 선출 후(後)
문화일보-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2007.8.21, 조사대상 1000명, 표본오차 ±3.1%
범여권 대선후보 적합도 손학규 21.6, 정동영 10.3, 조순형 7.5, 이해찬 7.3, 유시민 5.6, 한명숙 4.7, 이인제 2.9, 추미애 1.3, 천정배 1.2, 김두관 0.6, 문국현 0.4, 김혁규 0.3 모름.무응답 30.5% 한국지방신문협회-리서치앤리서치(R&R), 2007.8.21, 조사대상 1000명, 표본오차 ±3.1%
손학규 26.9, 정동영 9.6, 이해찬 9.5, 한명숙 8.3, 유시민 6.8, 추미애 1.5, 천정배 1.3, 김두관 0.5, 신기남 0.1, 모름.무응답 35.8% 문화일보-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2007.8.21, 조사대상 1000명, 표본오차 ±3.1%
대통합민주신당의 정체성 '대선을 의식한 이합집산으로 부정적으로 본다' 68.1%, '정책 이념이 비슷한 세력의 통합으로 긍정적으로 본다' 23.1% 문화일보-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2007.8.12, 조사대상 700명, 표본오차 ±3.7%
'기존 열리우리당과 차별점이 없다' 77.4%, '통합 의미가 크다 15.5% 국민일보-글로벌리서치, 2007.8.20, 조사대상 503명, 표본오차 ±4.4%

이에 반해 현재 거론되고 있는 범여권 후보들은 이명박 대항마로서는 초라하다 못해 '비참한' 수준이다.

'신뢰 붕괴' 범여권 대선주자들, 국민 검증 끝난 상태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이해찬 전 국무총리, 한명숙 전 국무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당의장, 손학규 전 경지도지사, 김혁규 전 경남도지사...

이처럼 범여권 대선주자들은 하나같이 노무현 정권에서 국무총리, 장관, 당 대표 등의 화려한 경력을 거치면서 대중들로부터 꾸준히 인지도를 높여왔고, 국정수행능력을 선보일 기회도 충분히 가졌던 후보들이다. 언론매체에 이들의 이름이 거론된 기사만 해도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과연 이들이 '나는 이제 출발했을 뿐.'이라고, '대중들에게 자신을 알릴 기회가 적었노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아마도 그는 얼굴에 철판을 깔아도 수백 겹은 될 것이다. 더욱이 민주노동당 대선주자들이 들으면 화병나 뒤로 쓰러질 '망언'이다.

오히려 그들이 저지른 숱한 과오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언론으로부터 분에 넘치는 대접을 받아왔고, 지금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이 하나같이 형편 없는 지지도에, 그것도 1년 가까이 허덕이고 있다는 것은 이미 국민들로부터 검증과 평가가 끝났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국민들이 현정권의 실정에 대한 책임을 이들에게 가혹하게 묻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이들에 대한 국민적 신뢰 자체가 무너졌으며 거의 회복 불가능 수준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어쩌면 이들 '정치 집단' 자체에 대한 믿음이 없어졌다는 게 보다 근본적인 요인일 것이다.

그런데도 이들 중에는 '범여권 대통합을 통해서 이명박 후보와 일대일 구도로 만들면 승산이 있다.'거나 '정책을 통해 미래 비전을 제시해서 승부를 보겠다.'고 말한다.

하도 안 뜨다 보니 유시민 같은 사람은 "대통령 되면 공수부대 풀어서 멧돼지 잡겠다."고 한다. 그렇게 농민이 걱정되는 사람이 정작 농민들이 피눈물 흘리는 한미FTA는 왜 그렇게 찬성하고 나섰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심정적으론 반대인데 '노 대통령이 하니까...'란 변명이 듣는 사람을 더욱 열불 나게 한다.

아뭏든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그렇게라도 해서 이명박 후보를 꺽을 수 있을까? 사견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범여권 후보들은 설사 단일화해서 이명박 후보와 일대일로 붙어도 그 누구도 게임 자체가 안 된다는 게 여론조사로 극명하게 증명되고 있다. 또한 이들이 그럴듯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한다 해도 국민들은 '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 자체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떠들어봤자 앞으로도 관심 갖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명박 후보가 도덕성 검증으로 '뻥' 소리 나게 얻어터져도, 범여권 후보에게는 '튀밥' 한 알 날라오지 않는 이유는 한가지다. 현재 범여권 대선주자들은 쳐다도 보기 싫다는 '혐오에 가까운 국민적 불신'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 중 누구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진솔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오히려 책임 회피를 위해 탈당 쇼를 벌이거나 당을 해체하면서도 반성한다는 성명서 한 장으로 때워버렸다. 그것도 모자라 대통합민주신당이라는 '도로잡탕우리당'을 만들어 놓고는 또다시 서로 삿대질하면서 우르르 몰려가는 코미디를 연출했다.

그들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절차를 너무도 성의 없이 건너뛴 결과는 고스란히 '오차범위 내 지지도'로 보상받고 있다. 이를 두고 국민에게 야박하다고 탓할 일도 아니다.

한나라당 정권 탈환과 범여권 재집권 사이에 '실개천도 바닥나"

범여권 인사들 중에는 '이제 와서 책임만 따져본들 무슨 소용이냐.'고 체념한다. 심지어 친노 대선주자들은 '노무현 정권이 뭘 그렇게 잘못했느냐.'고 되레 역성을 든다.

'잘 사는 부자들은 입이 찢어지고, 못 사는 서민들은 가랑이가 찢어지도록' 만든 노 정권과 여권에게 국민들은 부아가 치밀어 '묻지마 책임 추궁'을 하고 있는데, 제대로 된 반성과 책임은커녕 또 정권을 맡겨달라고 설레발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일말의 애증조차 걷어낸 모습이다.

그렇지 않고선 1년이 넘도록 꿈쩍도 않는, 이 초라한 지지도를 설명할 길이 없다. 아무리 개혁·진보 진영의 후보가 보수 진영의 후보에 밀린다 해도, 이토록 전체를 다 합쳐도 게임 자체가 안되는 수준으로 침몰한 사례가 헌정사상 과연 있었는가 되돌아 보게 된다.

그래도 현재의 여론이 형편없는 건 그나마 참을 만하다. 문제는 이들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거나, 알면서도 과거의 정치공학적 틀에 매달려 개전(改悛)의 기미조차 안 보인다는 것이다.

뚜렷한 원칙과 노선 없는 '묻지마 대통합', '선진'이라는 담론에 매몰된 신자유주의 경향으로 보수 진영과 동조화, 너무도 속 보이는 대선·총선용 이벤트성 이합집산, 노 정권 실정에 핵심적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설쳐대는 '꼴보기 싫은' 정당...

하는 짓마다 '한나라당을 반대하고 자신들을 지지해야 할 이유'들만 솔잎혹파리처럼 갉아먹고 있다. 그들 스스로도 이미 느끼고 있겠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도 더이상 어떤 조언이나 애증의 비판조차 '아무 의미 없음'을 하루하루 확인하게 된다.

더욱 결정적인 건, 현재의 범여권 대선주자 중 누가 되든 설사 기적같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다 해도 지금의 '고약한' 상황은 개선되기는커녕 노 정권보다 더욱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더욱 우경화된 잡탕 세력의 재집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나라당의 정권 탈환과 범여권의 재집권 사이에 '실개천'조차 그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어쩌면 대중들은 타는 목마름으로 이들과 완전히 '단절'된 새로운 정치세력을 갈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범여권 악질 신자유주의 '4인방', '노무현·이해찬·유시민·손학규'

범여권 대선주자들에게 지금 필요한 사람들은 오로지 '내가 무슨 짓을 하든, 그냥 지지자로서 충실할 사람들'뿐인 것 같다. 이들에게 정치인과 지지자 간의 '대표와 책임'의 문제니, 정당정치의 기본 따위는 다 헛소리일 뿐이다.

이 부분에서 한때 정당개혁을 외치던 유시민이 대표적으로 '망가진' 케이스다. 지난 8월 18일 100년 간다고 큰소리 치던 열린우리당이 4년도 채 안돼 비참한 몰골로 문을 닫던 날, 유시민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나중에 기존 정책을 수정하거나, 다른 당 후보의 공약을 수용하더라도 배신했다고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며 지지자들을 아예 '단무지'(단순 무식한 지지자)로 전락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유시민이 개혁 전도사에서 변신의 귀재를 거쳐 이제는 '정치 이무기'가 되어버린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유시민 입장에선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했던 말과 다르게 정치를 하다 지지자들로부터 배신했다는 소릴 들으며 큰 곤경에 처한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아예 대놓고 '내가 나중에 무슨 짓을 하던 닥치고 지지만 하라.'고 미리 다짐부터 받아놓는 꼴이다.

수많은 동지들의 가슴에 상처를 남기며 개혁당을 해체하고 열린우리당으로 몰려가더니, 열린우리당이 장사 지내는 날 자신은 대선 출정식 한답시고 같은 장소에서 노래 부르고 춤판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그와 그 지지자들이 왜 많은 사람들로부터 '싸가지 없다.', '뻔뻔하다.'는 소리를 듣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어떻게 이걸 '정치 발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런데도 386 의원들의 손학규 투항에는 득달같이 '부나방', '정치적 자살' 운운하며 비난하던 개혁·진보 진영 인사들이나 언론이 '정치 이무기'로 변신한 유시민에 대해선 한 마디 언급이 없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유시민처럼 철들지 맙시다.'고 말한 사람은 '저토록 노회하게 늙어버린 유시민'을 보고 지금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손학규는 안 되고 유시민은 되나? 손학규의 '선진경제론'과 유시민의 '선진통상국가론'은 다른 신자유주의인가? 웃기는 소리다. 둘다 한미FTA 지지자이자, 범여권의 유일한 개혁을 말아먹은 사학법 재개정에 찬성한 자들이다. 내가 보기엔 범여권에서 가장 '극우적인' 신자유주의자는 '노무현·이해찬·유시민·손학규' 4인방이다. 손학규가 안 되면 유시민도 안 되는 것이다.

개혁·진보적 인사나 언론들이 범여권 인사를 비판하려거든 공정하게 하든지 아니면 입 다물고 있었으면 좋겠다. 극성스런 유빠 네티즌들의 클릭 수로 한몫 보려는 상술이 아니라면 유시민을 마치 개혁·진보적 인사로 치장하고 대접해주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한다.

지금처럼 죽도 밥도 안되는 형국이라면 개혁·진보 언론은 마땅히 현재의 범여권 주자가 아닌 다른 곳에서 개혁·진보 진영의 시대정신에 걸맞는 적임자를 찾아 대중에게 꾸준히 소개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설사 이번에 안 되면 다음을 위해서라도 개혁·진보 언론과 인사들은 새로운 인물을 찾아 대중에게 알리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 범여권이 망가질 때 동반자살할 생각이 아니라면.

왜 개혁·진보 언론이 기성 정치권과 조중동이 차려놓은 반찬에만 연연하는가. 답도 안 나오는 범여권 인사들을 가지고 정치 기사 남발하는 삽질은 이제 그만 두었으면 좋겠다.

정태인, 이해영, 임종인은 왜 안 되나?

대선 공간에서 개혁·진보 진영의 새 인물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것은 개혁·진보 언론 입장에서도 밑질 게 전혀 없는 장사다. 어쩌면 미래를 위한 블루오션형 투자일 수도 있다.

왜 개혁·진보 언론까지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유시민 따위의 신자유주의자들만 놓고 헤매고 있나? 이들에 대한 동정 기사의 1/10만큼도 민주노동당 노회찬, 심상정에게 할애하지 못하는 언론이 무슨 개혁·진보 언론인가. 이들만 있는가. 정태인은 안 되고 이해영은 안 되나? 임종인은 어떤가? 출마를 안해서? 그러면 좀 띄워주면 안 되나. 이들이 범여권의 어떤 주자들보다 개혁·진보 진영의 시대정신에 충실하고, 치열하게 실천하고 있는 경제정치가들 아닌가.

개혁·진보 언론들이 언제 이들을 한번이라도 대선주자로서 조명해준 적이 있었던가. 인지도가 낮다고? 인지도는 누가 만드나. 언론이 기사로 만드는 것이다. 관료 경력이 없다고? 김영삼, 김대중은 관료 경력이 있어서 대통령 됐나? 이들을 대선 공간에 초대도 하지 않고 인지도만 낮다고 말할 수 있는가. 언론에 소개가 돼야 대중들이 평가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치세력이 형성되는 게 기본적인 흐름이다. 평가할 자료조차 변변하게 제공해준 일도 없으면서 인지도 타령하는 건 개혁·진보 언론이 취할 자세가 아니다.

내가 보기엔 '기득권 세력과 조중동이 차려놓은 밥상에 개혁·진보 언론이 젓가락질만 하고 있는' 게 딱 지금 개혁·진보 언론의 대선 보도 실태다.

혹자는 이런 나의 주장에 말은 좋지만 '이상'이라고 할 것이다. 이런 비판 자체가 아니꼬운 사람은 웃긴다고 비웃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솔직히 저기 범여권의 오차범위 인생들이 더 웃긴다. 그렇게 띄워주고 키워줬는데도 저 모양 저 꼴인 게 안 웃기면 도대체 뭐가 웃기는가.

지금 범여권 대권 레이스에서 가장 큰 고민은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범여권 대선주자들에겐 나처럼 혹독하게 비판하는 소리가 열불 나겠지만 지금 자신들의 처지를 냉철하게 돌아봐야 할 때다. 외부에서 반한나라당 진영에 새로운 인물이나 정치세력이 '비중있는 경쟁자'로 치고 나와주는 게 오히려 자신들의 경쟁력 향상에도 보탬이 된다. 고만고만한 사람들끼리 내부에서 '도토리 키재기'만 하고 있다간 영원히 오차범위 못 벗어난다.

이명박의 화려한 등장에는 박근혜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는 패했지만 승리한 정치인으로 더 확실하게 살아남았다. 모두가 윈윈(Win-win)한 것이다. 한나라당의 고공 지지율이 달리 나온 게 아니다.

나는 이따금씩 범여권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한다. "정말 저토록 염치없고 뻔뻔해도 되는 걸까. 얼마나 더 망가지고 박살나야 정신을 차릴까."

아마도 이들이 과감하게 뻔뻔해진 이유는 단 하나일 거라고 추측된다. 대선보다는 오로지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것. 대선 후보로라도 나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알려놔야 내년 총선에 조금이나마 유리할 거라는 '정치꾼들의 본능', '여기서 잊혀지면 끝장.'이라는 강박감이 그들을 한없이 구차하고 구질구질한 구렁텅이로 내몰고 있는 건 아닐까.

그 결과가 바로 범여권 대선주자가 무려 20명이나 된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 중 개혁·진보적 지지자들이 '마음놓고 지지해도 쪽팔리 않을' 후보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다.

나는 현재 이들이 희망봉을 향해 산을 올라가고 있는 게 아니라, 높은 낭떠리지가 있는 곳으로 '악착같이' 기어올라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면서 새로운 개혁·진보적 정치세력이 탄생하는 걸 이들이 똥차처럼 앞에서 가로막고 있다. 이들의 뻔뻔한 행태들이 이명박 지지율을 천정으로 끌어올리는 '트로이 목마'다.

그래서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범여권이 계속 고따위로 하려거든 내가 지금 해줄 수 있는 말은 이 한마디뿐이다.

"오차범위에서 헤매지 말고, 멧돼지나 잡으러 가라."  / 편집위원

* 글쓴이는 '참정연'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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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차한' 범여권과 '구질구질' 친노세력
“오탕일! 대표, 미로(?)창조연대, 우리 민주당”

<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7/08/24 [15:3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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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김근태의 대통합론은 '노무현 부활운동'
[김영국의 정치세평] 범여권 '묻지마 대통합론'은 '제2의 국민 사기극'
 
김영국
김근태, '어벌쩡한' 反한나라당 연합 주창

사실 김근태에 관해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애당초 없었다. 그에 대한 기대도 없었거니와 관심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김근태를 비난해 봐야 '더 나쁜 노무현과 친노세력도 있는데'라는 핑계로 쓸 여력도 없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속이 뒤틀려 봐줄 수가 없을 것 같다. 물론 나같은 사람이 글 한 줄 써서 비판한다고 내 글을 보거나 설사 본다고 달라질 김근태가 아니라 해도, 김근태가 지금처럼 민주세력이니 개혁.진보를 팔며 진짜 개혁.진보 세력의 얼굴에 똥칠하고 그를 아끼는 '괜찮은 사람들'마저 바보로 만들고 있는 한, 이렇게라도 씹어야 겠다.

어제(13일) 열린우리당 대선주자 중 한 사람인 김근태 의원이 "대통합은 시대정신"이라고 주창(主唱)했다.

그는 어제 자신의 홈페이지와 지지자 모임인 <김근태 친구들>에 올린 글에서 "통합하면 승리했고, 갈라지면 패배했다."며 97년에도 통합해서 승리했고, 2002년에도 노무현을 중심으로 통합에 성공해 승리했다며 이번에도 대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번에도 중산층과 서민의 승리를 위해, 한반도 평화와 민주주의의 전진을 위해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과 정치세력은 이 대통합의 걸음을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것도 절박한 마음으로 대통합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권 일각에서 누구 누구는 안 된다고,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참 '어이가 없다.'고 일갈했다.

지자자 모임 대문은 '통합은 시대정신이 아니다'

그러나 김근태 지지자 모임인 <김근태 친구들> 사이트 대문에는 어제 김근태의 주장을 강력히 반박한 '김근태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대통합은 시대정신이 아니다'란 제목의 글이 나란히 올라와 김근태의 글을 짓누르고 있었다.

사실 나도 어제 김근태의 글을 읽는 내내 어느 '찌질이의 낙서장'을 보는 것 같았다. 마치 '나도 좀 끼워달라.'는 투정으로 도배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것도 이미 다른 사람이 다 선점하고 자리 깔아 논 곳에, 뒤늦게 들어와 한 쪽 구석에 돗자리 깔고 앉아 사주팔자나 보겠다는 노파를 연상케 했다. 김근태 주변에 파리만 날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또다시 확인했다.

그가 말하는 대통합의 원칙 속에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알맹이'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한마디로 '한나라당 싫은 사람은 무조건 모여라.'는 강다짐밖에 없었다.

세상 사람은 김근태의 이런 태도와 주장을 대통합을 위한 열정이라고 봐줄까, 아니면 자신이 배제될까 두려운 나머지 살기 위한 발버둥으로 볼까. 오히려 '어이 없는' 건 김근태요, '안타까운' 건 그의 지지자들이 아닐까.

도대체가 김근태의 길이 없다. 하긴 언제 김근태의 길이 있었어야 하는 말이지만.

김근태의 통합신당 투항은 '노무현 부활운동'

그러나 이 시점에서 한가지 분명한 건 있다. 김근태가 대통합의 길에 동참하면 가장 좋아할 사람이 누굴까다. 바로 김근태가 치를 떨며 비판하고 있는 '노무현과 친노세력'들일 것이다.

왜냐고? 김근태가 통합신당에 몸을 싣는 순간, 노무현과 친노세력은 그들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트이기 때문이다.

노무현은 김근태 일행이 지역연합 통합신당으로 기어들어가는 순간, 김근태가 그나마 상징적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개혁.진보 혹은 중도좌파, 좀 더 쉽게 말하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사이의 큰 공간을 비집고 들어올 것이다. 이게 바로 김근태가 개혁.진보 진영에겐 여전히 '계륵(鷄肋)'인 이유이다.

그동안 그 공간에서 상징적으로나마 터줏대감 노릇하던 김근태 일행이 사라져버렸으니 노무현 일파에게는 이 얼마나 황송한 일인가. 그들에겐 또다시 양두구육(羊頭狗肉)식 사이비 개혁이란 좌판을 펼쳐들고 대선과 내년 총선에서 국민들을 상대로 사기쳐먹을 공간이 생겨나는 데 이 얼마나 기쁠소냐다. 김근태 일행이 개혁.진보적 공간에 제대로 진을 치고 있으면, 노무현 세력은 기껏 해봐야 '부산노빠당'밖에 할 게 없는데 말이다.

노 대통령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키우기 위해 범여권 후보들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는 김근태의 주장이 틀린 건 아니지만, 노 대통령이 그런 식으로 큰소리 칠 수 있도록 만든 건 다름 아닌 김근태 자신의 '어리버리한 정치적 행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노무현이 김근태를 죽이려 들고 있지만, 김근태는 그에 맞서는 게 아니라 자신의 지지자들과 그나마 남아 있는 개혁.진보적 동력마저 스스로 밟아 죽이고 있는 것이다.

이걸 깨닫지 못하는 한, 김근태는 죽었다 깨어나도 노무현의 계략을 이길 수 없다. 그는 영영 '노무현이나 김근태나 똑같은 놈.'이라는 세간의 비아냥을 벗어날 길도 없다.

김근태 일행이 통합신당 안에서 제아무리 개혁.진보를 외쳐봐야 사람들은 통합신당 내 '찌질이들'로밖에 안 본다. 이 사실을 도외시하는 한, 김근태와 주변 측근들은 오로지 다음 총선의 '배지'가 걱정돼 이성을 잃어버렸다는 것밖엔 안 된다. 이는 생각할 수 있는 머리만 있다면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대통합 신당은 서민 죽이는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의 변종'

대통합? 도대체 누구를 위한 통합인가. 한나라당만 이기면 노무현 정권보다 더 보수적이고 잡탕스러운 정권이 탄생해도 좋다는 '무모한 통합'이 결국 누구를 죽이는지 정녕 모른단 말인가.

김근태가 주장하는 대통합의 길에 그가 간절히 바라는 것처럼 평화개혁 진영을 대표해 온 시민사회, 종교계의 인사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공간은 없다. 한 자리 욕심나는 정치꾼이 아니라, 제 정신 박힌 인사라면 시민단체 명함 들고 그런 대통합의 길에 기어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현재 범여권이 말하는 사실상 '묻지마 대통합'은 누가 봐도 역사의 후퇴다. 좌파신자유주의 노무현 정권과 잡탕 열린우리당이 '국민 사기극'으로 끝나고 있는 마당에 제2의 노무현을 꿈꾸는 '제2의 국민 사기극'이다.

김근태는 자신의 대통합 노력을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중산층과 서민의 곁으로 가기 위한 '발버둥'으로 봐달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김근태와 그 주변 측근들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발버둥으로밖에 안 보인다. 그것도 어물전 털어먹고 이제 꼴뚜기 장사나 하겠다는 것 아닌가.

분명한 노선과 정책의 정립 없이, 선거에 이기기 위한 97년 통합과 2002년 대통합의 결과가 바로 지금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민주개혁 진영과 진보 진영의 참혹함이다.

잡탕 세력이 신자유주의 물결에 대책 없이 몸 담고 순응한 결과 '사상 최대의 양극화'라는 고통을 안겨준 '잃어버린 10년'이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대통합인가. 중산층과 서민으로 다가가기 위한 대통합이라는 김근태의 주장은 명백히 '대국민 기만'이다.

지금 대통합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게 두 가지가 있다. '기득권을 버려라.'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길을 가자.'란 언표다. 기득권을 버리라는 주장은 그렇게 말해야 자기는 대의를 위해 희생하는 통 큰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서란 구호는 그렇게라도 말해야 욕을 덜 먹기 때문이다.

버려야할 것은 기득권이 아니라 '수구적 마인드와 노선'

그러나 정작 서민을 위해 버려야 할 것은 지역이나 세력 따위의 기득권이 아니라 한나라당과 다를 바 없는 '경제 정책과 노선'이다.

한나라당과 별반 차이도 없는 정치세력이 反한나라당을 주창하며 표 달라고 하니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할 노릇이다. 이것이야말로 국민 수준을 얕보는 짓이다.

김근태는 지금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서라고 말하면서, 평화적인 대북관 빼고는 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사회경제적 정책 노선이 한나라당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오히려 더 수구적인 세력과 통 크게 합쳐 '잡탕 정당'을 또 만들자고 주장하는 모순을 범하고 있다.

김근태는 자신의 노선이 한미FTA 광신도인 손학규와 보수적인 박상천 그리고 제2의 자민련 국민중심당의 노선과 '사소한 차이'라고 생각한다면, 더이상 자신을 개혁.진보가 아니라 보수라고 해야 옳다. 그렇지 않으면 그 또한 기만이다. 김근태도 노무현처럼 좌파신자유주의라고 말할 셈인가.

그의 말대로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DJP 연합의 부활을 꿈꾼단 말인가.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대통합을 제대로 주장하고 있는 사람은 김근태가 아니라 '박상천 민주당 대표'이다. 그는 사실상 한나라당 정책 노선이나 다름 없는 '중도적 사고'을 갖고 있는 사람끼리'만' 통합하자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색깔도 자기와 맞지 않고, 거기에다 노 정권 실패의 공동 책임까지 있는 김근태, 천정배, 정동영 일행은 자신들이 추진하는 통합신당에 한사코 오지 말라고 한다. 아울러 박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과도 확실한 차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박상천 민주당 대표의 주장이 김근태, 정동영의 찌질이성 주장보다 확실하게 명분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우위에 있음은 분명하다.

나는 이런 박상천의 주장이 훨씬 솔직하고, 정당정치의 본령에 걸맞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박상천의 중도 노선에 전혀 동의하지 않지만, 한나라당도 버젓이 활보하고 있는 마당에 박상천이 추진하는 정당이 설사 반서민-친한나라당 노선이라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그들의 정치적 자유이다. 최소한 정당정치에 관한 한 박상천의 주장이 백번 옳다.

박상천이 김근태보다 '솔직하다'

그에 비하면 김근태의 대통합론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벌쩡한 투정'에 불과하다. 김근태가 '진보 찌질이'를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자신의 정책 노선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하고, 그에 걸맞는 길을 가는 것뿐이다. 개혁.진보니 민주세력이니 따위의 계급장 달고 국민을 더이상 기만해서는 안된다.

민주당도 모자라 한나라당보다 더 보수적인 국민중심당까지 모인 통합신당에서, 그것도 지역적 기반이 확실한 이들 세력과 지분 싸움에서 소수에 불과한 김근태 일행이 사소한(?) 차이를 극복하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고 주도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건, 누가 봐도 솔직하지 못한 자기합리화이자 변명이다.

김근태는 어제 대통합의 길에서 물러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나는 김근태가 개혁.진보 진영의 앞길을 지금처럼 가로막고 나설 바엔 이쯤에서 비켜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더이상 추한 몰골로 개혁.진보 세력의 그나마 남아 있는 자존심마저 뭉개지 말라고 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김근태 일행을 꽤 진보적인 민주개혁 세력으로 '오인'하고 있기에 드리는 당부이다. 노무현이 개혁.진보라고 자처하면서 지난 5년 동안 개혁.진보의 이미지를 그만큼 조져놓은 것도 모자라, 이제는 김근태마저 똥칠하고 나설 셈인가.

김근태가 싸워야 할 것은 앞에서는 통합을 얘기하고 뒤에서는 분열을 고착시키는 일체의 행위와 집단이 아니라,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다면서 한나라당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정치세력과의 통합으로 제2의 노무현 정권을 만들어내는 '제2의 국민 사기극'이다.

오로지 자신과 주변 정치꾼들만이 살기 위한 이런 길을 '시대정신'이라고 감히 말하는 김근태의 '무모한 용기'가 어이 없을 뿐이다. 아울러 '그건 당신의 길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그의 지지자들이 측은할 뿐이다.

김근태보다 나은 지지자들

김근태는 개혁.진보 진영을 상대로 대통합을 '협박'하기 전에 자신의 지지자들로부터 나오는 진심어린 충언(忠言)을 먼저 경청하는, '닫힌 귀'부터 열어야 한다.

당장 김근태 지지자들의 인터넷 진지에 올라온 '김근태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작성자-이민)'라는 글과 '통합은 시대정신이 아니다(작성자-푯대를 찾아서)'는 글을 읽어 보라.

김근태가 이 지지자들의 반박에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는 한, 그의 대통합론은 한낱 허울뿐인 투정에 불과하다. 나는 김근태가 이들의 반박에 쉽게 답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 해봐야 어벌쩡한 변명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이민'씨는 '김근태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란 글에서 "대통합은 이미 물건너 갔고, 처음부터 되지 않을 일이었다."며 "열린우리당이 바로 이념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크게 모였다가 '망한 케이스'인데, 이 판국에 더 크게 모이자고 외치니 애당초 될 일이 아니었다."고 못박았다.

더군다나 이념과 노선도 다른데다 각자의 이해관계마저 다르기 때문에 더욱더 가망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민씨는 김근태를 향해 "노무현과 그 일파들과 멋지게 갈라서고, 박상천 민주당에게도 침 한번 뱉어주고, 실용의 무리들과도 작별 인사를 나누고, 그 다음 김근태의 길을 뚜벅뚜벅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근태에게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가야 하며, 대신에 '옳은 길'을 가면 된다고 충고했다. 지금은 김근태가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다 버려야 하며, '살 궁리를 하면 할수록 오히려 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고언했다.

이민씨는 "보수 대연정의 와중에 민주세력이 몰락하고 진보 진영은 고립된 것이 현 시국"이라고 진단한 뒤 "민주세력이 몰락을 했으면 재건을 해야할 것이고, 재건을 위해서 우선 해야할 일은 무너진 노선을 복원하는 일."라며 지금 이 수순이 빠져버렸기에 '묻지마 대통합'이 되어버린 것이고, '중구난방', '개판 오분 전'이 된 것이라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이에 따라 이민씨는 "분명한 것은 '묻지마 대통합'은 답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그는 "노무현이 잘못됐다고 박상천, 조순형, 이인제가 옳은 것은 아니다."며 "대통합은 되지도 않고 옳지도 않으며, 무엇보다도 그 곳에 김근태를 위해 마련된 빛나는 자리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김근태가 해야할 일과 관련해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은 왜 실패했는지를 김근태의 시각으로 분명하게 정리하고, 그 과정에서 김근태의 몫으로 남겨진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인지를 말하지 않는 한, 답은 영영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그가 다른 글에 단 댓글의 표현을 빌리면, 김근태가 남들과 차별화되는 상품가치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게 우선이지, 범여권 대통합을 위한 시나리오나 주절거리면 이미 날 샌 거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민씨는 마지막으로 "묻지마 대통합인지 독자 노선인지,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직진인지 후진인지는 '계산기를 내려놓는 순간' 머리 속에 반짝하고 불이 들어올 것."이라며 민주세력이 멸종되지 않도록 김근태가 밀알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푯대를 찾아서'라는 지지자는 김근태의 글이 올라오자 '통합은 시대정신이 아닙니다.'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국민들은 '얼치기 통합'을 원하지 않는다."며 "소수정예라도 선명하고 깨끗하고 미래지향적인 '쓸만한 집단'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김근태보다, 주변의 측근 국회의원들보다 그의 평범한 지지자들이 더 정확하게 현 상황을 판단하고 있다. 아마도 정치적 사심(私心)이 그만큼 덜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들의 주장이 김근태 지지자들의 공통된 인식은 아니겠지만, 국외자 입장에서 볼 때 꼭 해야될 말을 제 때 한 것으로 보인다.

죽더라도 양아치 두목은 되지 말라

지금 김근태 진영의 모든 문제는 자신의 지지자들 마음조차 읽지 못한 채, 세상 사람의 마음을 한 꺼번에 얻으려는 조급증과 무모함에서 나온다.

김근태는 멀리 가서 조언을 구할 것 없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애정을 가지고 글을 올리는 지지자들의 소리부터 꼼꼼히 챙겨보는 것이 훨씬 영양가 있을 것 같다.

어느 네티즌의 지적처럼, 김근태가 뿌려놓은, '비위 상하는' 오물들을 치우느라 그의 지지자들이 인터넷 사이트 이곳 저곳을 찾아다니며 '구차하게' 김근태를 설명하게 만드는 일들이 잦아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김근태가 뜨지 않고, 뭘 해도 안되는 핵심 이유이다.

주변 사람과 지지자들을 구차하게 만드는 지도자는 이미 지도자가 아니다. '양아치 두목'일 뿐이다.

연일 쇠똥에 미끄러지고 개똥에 코 박고 다니는 김근태. 이 수렁에 빠진 김근태를 구하는 길은 김근태 지지자들의 '창조적 반란'밖에 없을 것 같다.

좋은 농사꾼에게 나쁜 땅은 없다.

☞ 김근태, "통합은 시대정신입니다" 전문 보기

☞ 이민, "김근태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전문 보기

☞ 푯대를 찾아서, "통합은 시대정신이 아닙니다" 전문 보기

* 필자는 '참정연'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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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7/05/14 [11:2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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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정연 게시판 해당 글 보기(2007.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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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조갑제 "이러다 盧가 이명박 지지하면 어쩌나"
"盧는 가장 유능한 한나라당 선거운동원", 조갑제의 노무현 찬가와 근심
 
취재부
한나라당 집권의 '딜브레이커'는 盧의 '이명박 지지' 커밍아웃

한국 극우세력의 이데올로그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의 계속되는 '노무현 공치사(功致辭)'가 눈길을 끌고 있다.

조씨는 지난 4월 4일 노 대통령의 한미FTA 강행 타결에 대해서 "한미FTA에 반대하는 '좌파'를 저항과 도전의 상대로 삼은 정확한 선택"이었다고 격찬한 데 이어, 어제(23일)는 한발 더 나아가 "노무현 대통령이야말로 가장 유능한 '한나라당 선거운동원'"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이렇게 고마운 노 대통령에게도 조씨는 한 가지 걱정을 털어놓았다. 바로 노 대통령이 '나는 이명박 지지자다.'라고 커밍아웃하는 사태다.

이와 관련 조갑제씨는 2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한나라당의 선거운동원 노무현>이라는 글에서 '마이너스의 손'인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주제를 자각한 나머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주자를 향해 "평소부터 뜻을 같이 한 사람이다. 참여정부의 업적을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인물이다."고 극찬을 해대기 시작하면 이명박씨의 지지율은 급락할 것이라며 크게 우려했다.

한마디로 노 대통령이 지금처럼 기고만장하고 오만에 빠져 폭언과 망언을 일삼되, 절대로 한나라당 지지자임을 커밍아웃해서는 안된다는 속내를 털어놓은 것이다. 그래야만 대선과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등 우파가 압승하고, '탄돌이들'(탄핵 역풍으로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일소될 것이라고 조씨는 판단했다.

조씨는 이날 글에서 "한나라당의 인기, 박근혜-이명박 지지율의 반 정도는 노무현 대통령의 오만한 발언에 대한 국민들의 울분일 것."이라며 "노 대통령이 이렇게 한나라당을 밀어주니 한나라당은 질래야 질 수 없는 게임을 하고 있다."고 자위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한나라당이 잘 해서가 아니라 정권이 미워서 지지하는 것이다."며 "이런 반사이익을 모르고 자신들의 실력으로 얻은 것이라 착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의 비극이 있다."고 한나라당의 무능을 꼬집었다.

조갑제씨의 이날 주장은 한나라당 최고의 정세분석가이자 지략가인 윤여준 전 의원이 지난 1월 한 인터넷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 나서는 한 범여권의 어떤 주자도 부상할 수 없다."며 노 대통령이 설칠수록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일까. 23일 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주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자실 통폐합을 강행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급락해 최근 들어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인 반면, 이명박 전 시장은 '장애인 낙태' 논란, '한물간 배우' 구설 등 최근 연이은 말실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지율이 상승하며 굳건하게 1위를 지키고 있었다.

사실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과 좌충우돌식 국정운영 그리고 적반하장식 언행과 독선 등이 한나라당이 지금처럼 압도적 인기를 구가하게 만든 '일등 공신'이라는 지적은, 비단 조갑제씨나 보수 진영 뿐만 아니라 개혁.진보 진영에서도 심지어 친노 그룹에서조차 공연연하게 회자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 선거에서도 국민적 '反盧 정서'가 한나라당 연전연승의 비결이었음이 증명되기도 했다. 바로 지난 4.25 재보궐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노 대통령의 책임을 추궁할 대상이 사라진 '無盧 선거판'에서 한나라당은 참패를 면치 못했다.

한나라당 입장에선 '이름만 들어도 노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사람이 범여권 단일 후보가 되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2007/05/24 [21:3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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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이상호 “유시민과 그 일파는 인간 말종들”
“유시민 일파 대통령 망쳐" 직격탄, 당 진로놓고 친노그룹간 대립 격화
 
취재부
대표적 청년 노빠, 유시민계 정치 행태에 선전포고

지난 8일 열린우리당 前 전국청년위원장 '이상호(ID 미키루키)'씨는 <국민참여1219> 중앙게시판에 올린 '노무현 대통령님께'라는 편지 형식의 글에서 "친노파, 특히 유시민 일파가 대통령을 망치고 있다."며 이들을 물리칠 것을 강하게 호소했다.

'미키루크'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한 이상호씨는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과 그 지지자들(속칭 유빠)을 '유시민 현 장관과 그 아류들'로 규정하고, 이들을 향해 "악성 유전자", "인간 말종들"이라며 맹렬히 공격했다.

이상호씨는 지난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짱, 국민통합'이라는 노무현 후보 측 유세 구호를 만들었다고 자부할 정도로 대선 당시 활약이 돋보였던 인물이다. 당선 이후에도 탄핵 반대 촛불시위를 주도하는 등 누구보다 열렬히 노 대통령을 지원했고, 그런 공로가 인정돼 2005년 4월 당원들에 의해 열린우리당 전국청년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이상호씨는 이날 올린 글에서 유시민 일파를 "단 한 번의 자기반성도 할 줄 모르는 '악질 유전자의 소유자'들"이라고 규정한 뒤, "그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내부의 전선을 만들고, 전선의 반대 편에 있는 사람을 지속적으로 왜곡·폄하해서 악의 무리로 규정하고 양심적 당원들을 현혹했으며, 그 상처난 가슴에 소금 뿌리고 생채기를 내는 짓을 반복한 자들."이라며 거세게 공격했다.

아울러 "유시민 일파는 개혁을 주장했지만, 그것도 당내 지분정치를 대비한 자파세력 확보 방편으로 개혁을 활용했고, 최소한의 민주적 룰도 그들에겐 '정치 장사'를 위해 그때 그때 사용되어지는 미사여구(美辭麗句)일 뿐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유시민 일파는 열린우리당 개혁을 위해 가장 먼저 개혁되어야 될 무리들"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상호씨는 유시민 일파의 이중적인 정치 행태의 사례로 "비공개 당회의를 하고 나면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지속적으로 왜곡 사실을 유포했고, 민주적 절차를 거쳐 결정된 사안도 그들이 다음 당권을 확보하는데 불리하면 악의적 시나리오에 의한 구태정치의 야합이라고 몰아 부쳤다."며 "당에서 민주적 절차를 통해 결정한 어떠한 사안도 자기들에게 불리하면 반개혁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유시민 일파의 행태에 대해 "살면서 이런 '인간 말종'들을 처음 봤다."며 격분했다.

불량학생 유시민 일파의 '당 사수' 주장, "어이 없다"

아울러 이상호씨는 "이번에는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겠다. 불신과 분열의 전도사인 소위 친노파(유시민 일파)를 이제는 가만히 좌시하지 않겠다. 글에는 글, 말에는 말, 원칙에는 원칙, 조직이면 조직, 공격할 때는 누구보다 아프게 찌를 것이다."고 다짐했다.

한마디로 이들과 전면전을 벌여서라도 유시민 일파를 친노 그룹에서 제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이상호씨는 유시민 일파의 '열린우리당 사수' 주장에 대해서도 "현실에서 구현할 수 없는 원칙을 가지고 상대방을 공격하고, 열린우리당 창당정신이 구현되기 어려울 지경으로까지 당을 수렁에 빠뜨린 장본인들이 그런 주장들을 하니 어이가 없다."며 힐난했다.

그리고 열린우리당이 지금처럼 망가진 게 비단 정동영계에만 있지 않고, 걸핏하면 책임을 묻고 있는 유시민 일파가 더 큰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을 학교에 비유하면서, "교훈은 훌륭했는데 불량학생들이 너무 설쳐대서 도저히 학급분위기가 잡히지 않는 학교"였다고 규정하고, 반장(당의장)을 뽑아 놓고도 반장을 한번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모든 책임을 반장에게 떠넘기는 나쁜 학생들이 가장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린우리당 내 불량학생들의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친노로 분류되는 유시민 현 장관과 그 아류들이었다."고 못박았다.

"노 대통령은 유시민 일파 물리쳐라"

이상호씨는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유시민 일파를 더이상 싸고 돌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상호씨는 노 대통령이 가장 잘못한 것은 유시민 일파를 가까이 하고 이들이 지속적으로 '친노 장사'를 하면서 분열의 총질을 해대는 행태를 모르고 있거나, 알면서 감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결과 참여정부에 참여는 없고, 참여를 팔고 친노를 파는 정치장사꾼들이 열린우리당을 망쳤으며, 노 대통령이 분열 정치의 중심에 서 있게 됐다며 "이런 안타까운 현실에 심장이 터질 것만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에게 "이들이 친노로 규정되고 있는 것이 친노의 현주소란 것을 대통령은 아셔야 한다."며 지금은 이들이 열린우리당 사수파로 '변종'돼, 또다시 증오와 분열의 정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호씨는 마지막으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어떠냐.'란 유시민 장관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의 생각이 참으로 궁금하다며 "유시민 일파들을 지금이라도 물리쳐 달라.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소통해 달라."는 호소로 끝을 맺었다.

친노의 亂, "속이 다 시원하다" Vs "국물스럽다"

대표적인 친노 인사(이른바 노빠)인 이상호씨의 유시민 일파에 대한 신랄한 공격에 친노 네티즌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씨의 글에 친노 세력의 반응도 크게 엇갈렸다.

▲부산 노사모를 시작으로 열린우리당 청년위원장을 맡고있는 이상호 씨(아이디 미키루크)의 유시민 장관과 그 지지자들에 대한 비난은 열린우리당 진로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으로 보인다.     © 한겨레21(2005. 1)
주로 국민참여1219 회원들을 중심으로 "미키루크 힘내라.", "속이 다 시원하다.", "진작에 했어야 하는 말인데 늦은 감이 있다.", "머리가 터지도록 싸워보자", "유시민 같은 영남지역주의자가 친노라니 말이 되느냐.", "유시민이 개혁당 때 하던 정치는 완전 '수구세력 말종' 그 자체였다.", "지분 정치하고 기간당원 가지고 사기친 유시민 참정연, 너흰 이제 아니다."며 이상호씨에 격려와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유시민 참여정치실연대 회원들을 중심으로 한 유시민 지지자들은 "이상호가 대통령을 공격하는 건 '역린'이다.", "국물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이제 침몰한다.", "미키루크가 아니라 미친루키다.", "정동영 지지하며 붙어다니더니 맛이 갔다", "인간 말종보다 못한 짐승이다." 등 격하게 반발했다.

특히 유시민 지지자(속칭 유빠)들은 다른 당도 아니고, 같은 열린우리당 당원이자 대표적 노빠인 사람으로부터 '악성 유전자', '인간 말종'이란 공격을 받은 데 대해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그동안 노빠가 아닌 사람들로부터 받았던 어떤 비난보다 강도가 세기 때문이다.

이날 글을 쓴 이상호씨는 정동영 지지 성향이 강한 국민참여1219에 몸담으면서 유시민계의 참여정치실천연대 회원들로부터 '변했다'는 공격을 받아왔으며, 지금까지도 국참과 유시민 참정연 양측이 사사건건 대립, 갈등하고 있다.

일각에선 대선을 앞두고 친노 그룹 내에서도 '反유시민-親유시민' 대결이 본격화되면서 유시민계가 더욱더 '기피 대상'으로 낙인찍히는 게 아닌가 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래전부터 예고된 친노의 분열이 앞당겨지고 있다.

☞ 이상호(ID 미키루크)의 '노무현 대통령님께'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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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비난, '해체전문가' 유시민에 딱이네

2007/05/10 [18:51] ⓒ 대자보

☞ 해당기사 전문 보기

 

:
Posted by 엥란트


盧 비난, '해체전문가' 유시민에 딱이네
[진단과 대응] 盧의 직격탄, '떴다방 정치 원조' 유시민에게 먼저 쏴야
 
김영국
노 대통령의 절망스런 반대파 공격

그제(7일)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브리핑에 글을 올려 열린우리당의 최근 상황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이 글에서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을 거론하며 열리우리당 탈당파와 대선주자인 정동영, 김근태 등 통합신당론자들의 탈당 및 당 해체 주장을 거세게 공격했다.

물론 정동영, 김근태 세력의 이탈을 막는다는 의미보다는, 정치 도의를 부각시켜 향후 정국에서 주도권을 쥐고 친노 사수파의 재결집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이날 글에서 열린우리당이 그동안 흔들리고 표류하더니 이제는 와해 직전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을 탈당파나 통합신당파들에게 돌렸다.

그런데 노 대통령이 이들을 비난하는 논리의 핵심을 들여다보니 '정치적 이해 타산에 따른, 원칙 없는 당 해체'였고, 그런 행태가 반복되는 것이 바로 구태 정치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자기가 몸 담은 정당이나 단체를 해체할 만큼 잘못했다면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렇다면 정작 가장 먼저 정치를 그만둬야 할 사람들이 따로 있다. 바로 노 대통령의 측근인 '유시민 참정연' 일파들이다. 이들은 최근 4년 동안 무려 두 번이나 자기가 만들고 몸담았던 정당과 단체를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만을 고려해 함께한 동지들의 강력한 반발과 호소를 뿌리치고 매정하게 해체해 버렸기 때문이다.

바로 얼마 전에만 해도, 지난 4월 29일 유시민 의원이 주도해 만들었던 '참여정치실천연대(이하 유시민 참정연)'이라는 정치단체마저 창립한 지 3년도 채 안돼 해체를 결정하고 지금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

유시민 일파의 정치적 행태를 거론하기 앞서 그제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통합신당파들을 향해 쏟아부은 폭격 중 핵심 부분을 글 내용 그대로 다시 살펴보자.

【 과연 당신들이 2003년 11월 11일 열린우리당 창당선언문을 낭독한 사람들이 맞습니까? 과연 그렇게 하는 것이 도리에 맞는 정치입니까?

제가 보기에는 구태정치로 보입니다. 대통령이 되고 국회의원이 되기 위하여 당을 깨고 만들고, 지역을 가르고, 야합하고, 국회의 다수당이 되기 위하여 정계개편을 하고, 보따리를 싸들고 이당 저당을 옮겨 다니던 구태정치의 고질병, 당신들이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면서 엄숙한 표정으로 국민들에게 청산을 약속했던 그 구태정치의 고질병이 다시 도진 것으로 보입니다.

당이 어려우면 당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것이 당원에 대한 도리이자 국민에 대한 도리입니다. 가망이 없을 것 같아서 노력할 가치도 없다 싶으면 그냥 당을 나가면 될 일입니다. 그러면 끝까지 창당정신을 살리고 싶은 사람들이라도 남아서 노력이라도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굳이 당을 깨려고 합니까? 당을 깨지 않고 남겨 두고 나가면 혹시라도 당이 살아서 당신들이 가는 길에 걸림돌이 될 것 같아서 두려운 것입니까?

설사 그렇더라도, 일부는 당을 박차고 나가서 바깥에 신당을 조직하고, 일부는 남아서 당이 아무 일도 할 수 없도록 진로방해를 하면서 당을 깨려고 공작하는 것은 떳떳한 일이 아닙니다. 정치는 잔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략) 설사 가치와 노선이 맞아서 통합신당을 하더라도 당을 가지고 통합을 하는 것이지 당을 먼저 해산하고 통합을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저는 동서고금에 그런 통합을 본 일이 없습니다. 당을 해산하고 누구와 통합을 한다는 말입니까? 어느 당에 입당을 한다는 말입니까?

굳이 당을 해체하자는 것은, 희생양 하나 십자가에 못 박아 놓고 ‘나는 모른다. 우리와는 관계없다’고 알리바이를 만들어 보자는 것 아닙니까? 스스로를 속이고 국민을 속이는 일입니다. 아무리 열린우리당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낮다 해도 이런 식으로 정치하면 안 됩니다.

정말 당을 해체해야 할 정도로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 깨끗하게 정치를 그만두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입니다. 】


이 대목을 읽고 있는 순간, 갑자기 머리 속에 번뜩 떠오른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유시민 참정연 일파들이다. 왜일까.

대통령 글에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떴다방 정치의 원조' 유시민

이제 열린우리당 통합신당파의 당 해체 시도에 대한 노 대통령의 비판 잣대가 왜 유시민 일파에게 먼저 적용돼야 하는 지 살펴보자.

▲지난 2002년 12월 19일, 노무현 후보의 당선 확정 직후 여의도 개혁당사에서 얼싸안고 파안대소하는 노무현 당선자와 당시 개혁당 대표 유시민. '정신적 쌍둥이'로 불리는 두 사람의 관계는 동맹을 넘어 혈맹의 경지에 이르렀으나 여타 정치세력과의 관계는 우호적이지 못하다.     © 한겨레21

사실상 친노 인사 결집용으로 출범한 '참여정부 평가포럼'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최근 열린우리당 탈당파(통합신당파)를 향해 "정치인이 지금 상황이 안좋으니까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이 했던 일을 각각 부정하고 다른 집을 지으려고 한다."며 "이러한 '살모사 정치', '떴따방 정치'는 없어져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렇다면 그가 운영하는 참여정부 평가포럼은 아이러니하게도 '살모사 사육장'이거나 떴다방이 우글거리는 모델하우스란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곳엔 유시민 참정연 일파가 대거 참여하고 있고, 내년 총선을 의식한 정치꾼들도 상당수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제 그가 말한 살모사 정치, 떴다방 정치의 원조가 어떤 건지 보여주겠다.

참여정치실연대는 창립선언문(2005.6.26)에서 "'정당개혁의 베이스캠프'가 될 것이다."며 "주어진 임무를 망각하지 않고, 깃발을 결코 내리지 않을 것이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결국 창립 3년도 채 안된 지난 4월 29일 해체를 결정했다. 유시민 참정연은 일부 회원들로부터 '아무런 로드맵도 없는 상태에서 원칙 없는 해체는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강력하게 제기됐음에도, 해산을 결의하기도 전에 이미 지도급 인사들이 친노 인사 재결집용으로 지난 4월 27일 출범한 '참여정부 평가포럼'으로 대거 몰려간 뒤 곧바로 참여정치실천연대를 일사천리로 해산시켜 버렸다.

유시민 일파의 뻔뻔한 '이중성'

노 대통령은 참여정치실천연대 홈페이지(http://www.modni.net/main.html )에도 한번 둘러보기 바란다. 그곳엔 얼마 전 단체 해체를 주도한 유시민 참정연 지도부에 대한 평회원들의 비난, 원망 등이 뒤섞인 글들이 널려 있다. 그 중 일부만 살펴보자. 노 대통령의 그제 폭탄 발언과 어떻게 똑같은지. 판박이도 이런 판박이가 없다.

이들 해산 반대파 회원들은 유시민 참정연 지도부를 향해 다음과 같은 비판, 비난을 쏟아냈다.

"참정연이 싫으면 참정연이 거추장스럽다면, 그런 사람들은 조용히 나가면 된다. 참정연에 남아 있을 사람들을 위해 큰 아량을 베풀어 바보 같은 짓(해산 투표)을 멈추어라."(이대곤)

"참정연 조직을 해산하고자 하는 사람은 현재 우리당의 탈당파(통합신당파)와 같은 부류다. 해산에 찬성하는 사람은 바로 탈퇴하라. 속된 말로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된다."(미카엘)

"개혁국민정당, 열린우리당에 이은 이번 참정연 해체 작업은 3번째에 해당하는 상향식 정치의 집단 살해 행위이다. 집행부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산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집행부를 믿을 수가 없다. 집행부는 무능하고 부패했다."(흙한줌)

"자기부정과 자기모멸을 통한 해산은 우리들의 정치의식을 퇴보시킬 것이다."(대고구려인)

"결국 참정연 해산은 참정연 소속 국회의원들의 대선후보 줄서기 때문이라는 의심이 든다. 그래서 참정연이 거추장스럽기 때문에 해산을 해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거 아닌가. 이번 참정연 해산은 동지들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졌다. 그들만의 리그에 참여시키기 위해 수천의 동지를 팔아넘긴 죄이다. 나 같은 놈을 데리고 우롱하는 정치집단은 더이상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한다."(gorang1956)

"지도부인 집행위원 이상 급들이 정치꾼의 기질을 발휘해 대선을 앞두고 참정연을 해산하여 더 큰 물줄기를 보자고 선동한다. 통 크게 그림을 그려보자고 한다. 그러나 참정연은 새로운 큰 물줄기든 큰 그림이든 그대로 그 안에 들어가는 것이 정당하며, 이것이 상식이다."(국사봉)

"해산을 결사 반대한다. 참정연 주인은 회원이며 무능한 지도부는 즉각 총사퇴하라. 참정연 해산을 위한 총회 소집은 원천무효이다. 현재 진행되는 해산 논의는 부당하며 불법임을 경고한다."(국사봉)

"우리 스스로의 참여마당을 부술 어떤 이유도 없다."(가람)
"유시민 참정연의 해산 과정은 지극히 비민주적이다."(오딧세이)

어떤가. 현재 열린우리당 내 유시민 일파를 비롯한 친노 사수파들이 통합신당파를 향해 내뱉고 있는 비난과 너무도 똑같은 주장들이 유시민 참정연 해산 과정에서 그들의 지도부에게도 그대로 쏟아졌다.

이에 대해 해체 찬성파는 주로 유시민 참정연 지도부 인사들로, 그들이 반대파 회원들을 향해 단체를 해체해야 할 이유로 내세운 주장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물론 실질적 수장이라 할 수 있는 유시민 장관도 참정연 해체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잘 아시다시피 열린우리당은 정당개혁의 구심축으로서의 위상과 힘을 상실한 상태이며, 참정연 또한 현 시기 정당개혁을 주장한 대상과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 참정연은 정당개혁의 기수로서의 이미지는 보다는, 풍부하고 다양한 의견을 갖고 있는 우군과의 결합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김형주 의원.현 대표)

"참정연의 껍데기가 중요한게 아니라, 참정연의 정신이 중요하다. 참정연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참정연의 껍데기가 방해가 되는 상황이라면 그 껍데기를 과감하게 벗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김반장)

"과감한 변화를 두려워 말자."(이광철 의원)
"해산해서 더 큰 바다로 들어가자."(새날개1)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고, 헤어지면 또 언젠가는 만나는 게 세상사 이치다."(고은광순)

어떤가. 현재 열린우리당 통합신당파가 열린우리당 해체의 이유로 내세우고 있는 주장과 한 치의 차이도 없다. 그런데 이들은 지금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누구보다 통합신당파를 비난하고 있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이중 잣대'가 아닐 수 없다.

재미있는 건, 유시민 참정연 해산 과정에서 참정연 지도부는 현재 열린우리당 해체를 주장하는 정동영, 김근태 등 통합신당파와 똑같은 역할을, 해산 반대를 외친 평회원들은 열린우리당 내 친노 사수파의 역할과 너무도 '닮은 꼴'이었다는 점이다.


또한 이런 주장들은 과거 개혁당 해산 당시 유시민 일파가 개혁당 해체 이유로 내세운 주장들과 개혁당 사수파들이 유시민 일파의 당 해체와 신당 창당 기도에 반발하며 주장했던 내용들과도 판박이다. 그야말로 '어게인(Again) 2003'인 셈이다.

아뭏든 해산 반대파들의 주장은 어떤 언론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은 채, 이미 해체를 결의한 유시민 참정연의 황혼과 함께 묻히게 될 것이다. 아마 개미들은 각자 알아서 상처를 치유해야 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선택과 행보에 대한 외부의 냉혹한 평가도 그들이 감내해야할 몫으로 남게 될 것이다. 3년 전 개혁당의 당원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게 유시민 장관이 주도하여 정당개혁을 이끌겠다며 호기스럽게 만든 단체에서 현재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것도 과거 개혁당 내 정치동호회 명칭까지 표절해가면서 만든 단체에서.

그렇다고 유시민 참정연의 그동안의 활동과 역할이 긍정적인 것도 아니다. 그들은 뚜렷한 정책 노선과 미래지향적인 비전 없이 오로지 기간당원제만을 무기로 정치적 입지를 도모하다 오히려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정당 생활을 불러왔고, 결국 열린우리당 내 다른 계파들로부터 집중적인 반감을 사며 사실상 '기피 대상'으로 낙인찍혔다.

한마디로 오늘날 열린우리당 붕괴에 기여한 공로로 치자면, 그들이 비난하는 열린우리당 실용파나 통합신당파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오십보 백보'란 이야기다.

유시민 일파, 개혁당 해체에 이은 두번째 폭거(?)

유시민 의원은 2003년 개혁당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음에도 당선증을 받고 잉크도 마르기 전에 개혁당을 해체하고 신당(열린우리당) 창당에 돌입했다. 심지어 당시 유시민 의원은 정동영 의원에게 민주당 탈당을 촉구하면서 "민주당 의원 몇 명만 데리고 나온다면, 평생 업고 다니겠다."고까지 했다.

마치 지금의 천정배 의원이 정동영, 김근태 의원에게 연일 탈당하라고 외치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2003년 유시민이 했던 역할을 천정배가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다. 그때도 민주당 탈당을 요구한 핵심 이유가 바로 '범개혁 세력 통합'이었다. 물론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당시의 정치적 의도나 계산 또한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이기기 위한 몸집 불리기와 원칙 없는 잡탕 세력의 이합집산라는 점에서 지금 통합신당을 하겠다는 사람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오늘날 열린우리당 몰락의 결정적 이유도 바로 '잡탕 세력의 이합집산'이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당 내부에서조차 보수와 개혁으로 나뉘어 3년 내내 '내부 싸움'으로 동력을 소진했고, 그 결과 일관된 정책을 펼치지 못하고 좌중우돌하다 결국 국민적 신뢰를 잃고 침몰 직전의 상태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유시민 일파는 2004년 총선을 앞두고 개혁당 독자 생존을 바라는 많은 개미 당원들의 '당만은 그대로 놓고 가라.'는 간곡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당을 불법적으로 해체시키고 열린우리당으로 몰려간 결과 일부는 국회의원이 되고, 장관도 되고 누릴 것 다 누리고 살아왔다.

그런데 지금 유시민 의원 등 친노 사수파들은 통합신당파들의 탈당과 당 해체 시도를 구태라며 과거 개혁당 독자생존파가 그랬던 것처럼 "나갈테면 그냥 나가라."고 외치고 있다. 유시민 장관도 지난 4월 27일 "당은 우리(친노파)가 지킬 테니 떠날 사람은 떠나라."고 일갈했다 한다. 문제는 왜 이 같은 입장을 자신이 만들고 몸담은 단체의 사람들에게는 그토록 매몰차게 외면했는가이다.

실제로 2003년 당시 개혁당 해체를 주도했던 유시민 일파는 당 해체가 뜻대로 안되자 결코 '곱게' 나가지 않았다. 당헌에도 없는 편법으로 개혁당 해산을 시도하다 중앙선관위로부터 불법이라는 판정을 받았고, 그럼에도 불복하고 개혁당의 잔재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 이미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이삿짐센터 직원들을 동원하여 개혁당 집기들을 강탈해가는가 하면, 잔류 당원들의 개혁당 홈페이지 인수를 방해하는 등 온갖 불법을 저지르다 결국 개미 당원들로부터 유시민 의원과 김원웅 의원은 '손해배상 청구(채권 가압류) 소송'까지 당했다.

비록 합의 끝에 소송은 취하됐지만, 그제 노 대통령의 통합신당파를 향한 신랄한 지적처럼 '당을 깨지 않고 남겨 두고 나가면 혹시라도 당이 살아서 그들이 가는 길에 걸림돌이 될 것 같아 두려운 나머지, 일부는 당을 박차고 나가서 바깥에 신당을 조직하고 일부는 남아서 당이 아무 일도 할 수 없도록 진로방해를 하면서 당을 깨려고 공작하는' 짓을 서슴지 않았다. 잔꾀 정도가 아니라 비열하고 불법적인 파괴 공작까지 펼쳤던 것이다.

이것이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당의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출당 조치를 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격노하며 보호하려 했던 유시민 일파의 진면목이기도 하다.

만들 때는 온갖 미사여구로 그것도 자기들 입으로 '백년 가는 단체'가 될 거라고 큰소리 치며 순진한 개미(생활인)들을 꾀어 정치단체를 만들었다가, 정세가 자신들에게 불리하고 더이상 우려먹을 게 없다고 판단되면 아주 매몰차게 해체시키면서 순수한 정치 참여자들에게 상처 주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노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이제 노 대통령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다.

"대표적 친노 그룹인 유시민 일파의 2004년 총선을 앞둔 개혁당 해체와 2007년 대선을 앞둔 참여정치실천연대의 해체는 대통령이 말하는 원칙과 정도에 맞는 일입니까? 노 대통령은 그런 유시민 일파의 '해체 전문가다운' 행보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요."라고.

그처럼 원칙과 정도를 핏대를 세우며 역설하는 대통령이 왜 자신의 열혈 지지 단체의 정반대 행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는지 묻고 싶은 것이다.

유시민 일파에 대한 지적이 근거 없는 음해라고 생각한다면, 과거 개혁당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유시민, 김원웅 의원 등 전 개혁당 지도부를 상대로 개미 당원들이 제기한 '채권 가압류 고소장' 전문을 시간 나는대로 차근차근 일독을 권한다. 대통령 측근들의 정치 행태가 얼마나 이중적이고 파렴치했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유시민 장관에도 당시 경위를 한번 물어보길 바란다.

아울러 노파심에서 첨언한다.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시고, 이건 정치적으로 그 실체가 널리 알려진 정치단체와 그 구성원들에 대한 검증 차원에서라도 과거 중요한 행적에 대한 평가는 꼭 필요하기에, 더군다나 그제 대통령의 글로 정당 해체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사회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만큼 정치 비평 차원에서도 공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드리는 당부라는 것을."

물론 정동영, 김근태 등 통합신당론자들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행보를 보면, 대선과 내년 총선에 살아남기 위한, 원칙 없는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는 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리라 본다. 그들의 통합이 자신들의 정치적, 경제적 철학과 방향을 분명하게 내세우고, 그 바탕위에서 노선이 같은 사람들끼리의 통합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당정치의 본령을 훼손하고 정치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등 비판의 여지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이들의 원칙 없는 '반한나라당 연합론'에 동의하지 않으며, 두둔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렇지만 그들의 무원칙을 비난한다고 해서 노 대통령이 그동안 보여준 좌충우돌식 국정운영과 적반하장식 정치공세 그리고 측근 그룹인 유시민 참정연 일파의 이중적인 정치 행태들이 합리화 되거나, 원칙 있는 것으로 치장되어선 안된다. 그건 매우 불공평한 일이기 때문이다.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주된 이유도 대통령이 정치인이기도 하지만, 국가 최고책임자로서 똑같은 잣대를 가지고 공정하게 행사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것이야말로 우리 정치가 반칙과 절망으로부터 벗어나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했다. 남을 비판하기 전에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행태부터 점검해보길 바란다. 참으로 가관이 아니다.

그럼에도 노 대통령이 자신과 주변 측근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듯 그들을 두둔하고 계속 끼고 정치를 하겠다면 그것도 원칙과 정도를 넘어선 정치다. 원칙과 정도를 지키지 못한 것보다 더 나쁜 건 '자기가 하면 괜찮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이중 잣대를 가지고 사물을 바라보는 '뻔뻔함'이다.

이런 뻔뻔함이말로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를 환멸케 하는 '주적(主敵)'이기 때문이다.

☞ '개혁당, 유시민·김원웅 상대 가압류 신청 고소장' 전문 보기

* 필자는 '참정연'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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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7/05/09 [13:0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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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엥란트



한미FTA 맹신자 손학규를 반긴 '열린 새'들
[분석과 진단] 한미FTA '맹신자'에 환호하는 한미FTA '반대론자'들
 
김영국
한나라당 대선 주자 중 한 사람이었던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19일 '새로운 정치질서 창조'를 내세우며 탈당했다.

손학규 전 지사가 탈당의 이유라며 쓴 '탈당 기자회견문'을 읽어봤다. 단 한 줄도 그 글을 쓴 사람이 '손학규이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었다. 그가 탈당하면서 흘린 눈물의 단 한 방울도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

무엇보다 압권은 군정의 잔당들과 개발독재시대의 잔재들이 버젓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어 탈당했다는 대목에서 코웃음을 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당에서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까지 해먹은 자기는 그동안 주인이 아니라 그저 당비만 내는 평당원이였다는 말인가.

손학규 전 지사가 탈당하면서 한나라당을 '수구꼴통'이라고 지적한 것에 이의를 달고 싶지 않다. 그런데 손학규는 한나라당 내 누구보다 '한미FTA 꼴통'이었다. 양극화가 심화된 오늘의 현실에서 수구꼴통보다 한미FTA 꼴통이 나는 더 무섭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19일 한나라당 탈당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 CBS노컷뉴스
 
그러나 정작 황당한 것은 손학규의 명분 없는 탈당보다 그의 탈당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열린우리당 세력들과 '손학규 發 정계 지각변동', '대선판도 급변' 등 유치찬란하고 식상한 문구로 호들갑 떠는 '냄비언론'들이다.

한미FTA, '3월까지 반드시 체결'과 '반드시 막아야'의 결합(?)

무엇보다 기가 찬 것은 바로 엊그제까지 "한미FTA 협상을 통해 우리가 얻은 것은 없고 내준 것만 있다. 차기 정부에 넘겨라."(천정배, 3월14일), "현재 한미FTA 협상이 불평등하게 진행되고 있다. 참여정부 임기 내에 협상을 끝내야 한다는 것에 반대한다."(정동영, 3월14일), "한미FTA를 하려면 나를 밟고 가라."(김근태, 3월16일)며 목소리를 높이던 사람들의 '환영 멘트'다.

그렇다면 손학규 전 지사의 한미FTA에 대한 끔찍한 '사랑의 멜로디'를 들어보자.

“자유무역을 먼저 하는 나라는 흥할 것이고, 자기 것만 지키려는 나라는 망한다. 그 극단의 예가 북한 아니냐.”(2006.6.26, 한국일보 인터뷰)

“한미FTA를 2007년 3월 말까지 반드시 체결해야 한다.”(2006.12.27, 대학생아카데미 특강)

“언필칭 경제 전문가란 사람(이명박 전 시장 지칭)이 농촌 표 뺏길까봐 국민들에게 한미FTA를 체결해야 한다고 똑똑히 얘기한 적 있느냐. 나는 과거 민주화운동을 할 땐 미국을 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한미FTA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2007.3.15, ‘21세기 동서포럼’ 초청 특강)

“지금 중도는 미래를 향해서 세계로 나가는 선진화 개혁 세력이다.”(2007.3.19, 탈당 기자회견)

이처럼 여야 대선주자 가운데 한미FTA의 구체적 '체결 시한'을 못박은 것도 손학규 전 지사가 처음이다.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한미FTA 체결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나선 장본인이다. 심지어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에게 한미FTA에 대해 조속히 분명한 '찬성 입장'을 내놓으라고 다그친 사람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아무리 욕을 먹어도 '한미FTA만은 잘한 일이라며 적극 지원해주어야 한다.'고 흑기사를 자처하고 나선 사람이 바로 손학규 전 지사다. 이쯤 되면 대선주자 중 한미FTA에 관한 한 '신도(信徒)급 예찬론자'다.


대북 햇볕정책에 찬성한다고 최근에 입장을 바꾼 것 빼면, 한나라당의 다른 대선주자와 다를 바 없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경제정책에 있어서 한나라당 내 그 누구보다 상태(?)가 심한 '신자유주의 맹신자(盲信者)'이다.

이런 손학규가 탈당하던 날 가장 열렬한 환영의 박수를 보낸 사람들이 다름 아닌, 최근들어 느닷없이 한미FTA 반대 투사인양 설치고 다니던 열린우리당 통합신당파 '3인방'이다. 바로 천정배, 정동영, 김근태 의원이다.

손학규 탈당에 한미FTA 반대론자들의 '이상한' 환호

천정배 의원은 18일 손 전 지사의 탈당에 대해 "탈당해서 대통합신당을 만드는 데 참여한다면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데 이어 손 전 지사가 탈당한 19일엔 "민생평화개혁세력은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기 위하여 대통합신당을 만드는데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손 전 지사를 졸지에 민생평화개혁세력으로 치장했다.

이런 천정배 의원이 이끄는 '민생정치모임'은 열린우리당 세력 중에서 한미FTA에 대해 가장 강경한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천 의원은 3월 18일 "한미FTA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면서 (반대 의사를 갖고 있는)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과 공동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싶다며 '3자 협의'까지 제안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더욱 노골적이다. 그는 19일 논평에서 "새로운 시대정신에 동참하기 위한 손 전 지사의 놀라운 결단을 존중한다."며 "손 전 지사가 밝힌 새로운 질서의 구축을 위해 큰 길에서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근태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과 인터뷰에서 손학규 전 지사를 '친구요 동지'라며 호감을 표시했고, 김근태 의원과 가깝다는 정봉주 의원은 "손학규 전 지사의 탈당이 예상 보다 빨리 왔다."며 "모두 합치면 손학규 지지 의원이 50여 명은 될 것."이라고 흥분했다.

양형일 통합신당모임 대변인은 "손 전 지사의 탈당을 높이 평가한다. 열린우리당 내 중도통합인사들의 결단도 아울러 촉구한다."고 했고,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중도개혁 성향의 많은 인사들이 '창조적 파괴'를 위한 진로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열린우리당, 통합신당추진모임, 민생정치모임 등 열린우리당 출신 세력들이 손 전 지사의 탈당을 "새로운 정치지형의 창출을 위한 것."이라고 극찬하며 범여권 세력 결집의 기폭제가 되길 기대하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들과 급격히 가까워진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손 전 지사의 외곽 지지그룹도 이들과 연대 의사를 숨기지 않았다.

이들이 한미FTA 맹신자(盲信者)로 노무현과 둘째 가라면 서러운 손학규가 탈당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손을 내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왜 그들이 국민들로부터 '아무 관심 없는 존재'인지 그리고 그런 대우가 왜 정당한지 보다 선명해졌다.

'어제 한 말과 오늘 한 행동'이 180도 다른 '좌충우돌'이 그들의 신세를 조진 주범인 줄 아직도 깨닫지 못한 '불신(不信)계의 수뤠기'들.

그들은 손학규 전 지사의 탈당 이전에 '손학규의 한미FTA에 대한 입장'이 어떤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과연 이들이 손학규 탈당 이전에 그 입장을 다시 확인하고 손뼉을 쳤는지 궁금하긴 하지만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손학규의 한미FTA에 대한 일관된 언행과 사고방식으로 볼 때 단순히 말 한마디로 변했다고 인정하기도 매우 곤란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소득이 있다면 그들이 말하는 '원칙 있는 통합'에서 '원칙은 아무 의미 없다.'는 걸 확인시켜 준 것이다.

무엇보다 손학규의 탈당과 이들의 환호성은 87년 유산으로 남아 있는 민주-반민주 구도와 그 결정체인 '반한나라당 연합'의 실체가 어떤 것인지를 다시 한번 극명하게 보여준 현장이 아닐 수 없다.

분명해진 '반한나라당 연합'의 실체, "제2의 노무현과 열린우리당"

결국 이들 정치꾼들이 말하는 반한나라당 연합은 '제2의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의 부활'이란 걸 각인시켜 주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탄생할 때도 한나라당 내 개혁적이라고 보이는 인사들을 부추겨 이미지 개선용 이벤트 삼아 동참시켰다.

이렇듯 북한 문제와 극소수의 정치적 이슈만 비슷하고, 정작 서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인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극과 극을 달리던 사람들이 오로지 정권을 잡기 위해 뭉친 '잡탕 세력'이 바로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의 실체였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열린우리당은 집권은 했지만 임기 내내 자기 내부에서부터 지지고 볶다 '배가 산으로 가버려' 지금은 옴짝달싹도 못한 채 흉물로 변해버렸다.

반면 한나라당과 비교해서는 북한 문제와 극소수의 정치적 이슈만 조금 다를 뿐,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관료 출신들에게 몽땅 떠맡긴 결과 신자유주의의 첨단을 걸으며 한나라당 뺨치도록 반서민-친재벌 정책만 양산하고 양극화 심화시켜 지지자들을 배신한 것이다.

작금 범여권의 통합론은 그런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의 실패에서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한 '반면교사'들의 뻔뻔한 밥그릇 지키기일 뿐이다.

열린우리당 세력들이 손학규 전 지사와 지지고 볶든, 동거를 하든 그건 더이상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문제는 이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발판으로 삼고자 정략적으로 한미FTA 반대 전선에 끼어들면서 한미FTA 반대가 무능.무책임의 화신이 돼버린 이들의 대선놀음 도구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한미FTA 반대 전선이 국민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경제질서와 국가의 미래를 놓고 현 자본주의의 폐단을 극복할 대안과 고민을 공유하는 창조적 계기가 되기보단, 사이비 개혁장사꾼들의 정략적 대선놀음의 도구 쯤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될 '역효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천정배·정동영·김근태, 한미FTA 반대 전선에 똥칠(?)

최근 청와대와 통합신당모임 소속이면서 한미FTA 적극 찬성파인 강봉균 의원은 천정배, 정동영, 김근태 의원 등 통합신당파 내 한미FTA 반대파들에게 "그동안 정부가 한미FTA 협상을 해오고, 국회에 특별위원회까지 만들어 논의할 때는 아무 말도 않던 사람들이 협상 막바지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정치적 이해득실을 시간에 따라 계산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역공을 시작했다.

천정배, 정동영, 김근태 등 열린우리당 세력의 '손학규 예찬'이 이들의 가당치도 않는 역공에 명분과 힘을 실어주고, 조중동의 좋은 먹잇감이 돼 한미FTA 반대 명분에 똥칠(?)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현실에서 자신들의 존재가 '마이너스(?)의 손'이 분명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세력들이 아직도 '주제 파악' 못하고 시도 때도 없이 설치고 있는 이 상황이 한나라당이 일련의 불협화음과 불미스런 사건에도 불구하고 굳건하게 지지율 고공행진을 하도록 도와주는 '1등 공신'이란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한나라당도 성에 안 차지만, 저 X들 하는 것 보면 더 꼴 보기 싫다.'는 밑바닥 심리가 한나라당 콘크리트 지지의 '시멘트'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손학규의 탈당은 명분도 없거니와 좀 거칠게 표현하자면 '어차피 한나라당 경선에서 죽었다 깨어나도 초라한 3위밖에 못할 바엔 무주공산인 범여권 통합 후보를 노리는 게 낫다는 계산에 따른 기회주의적 처신'이란 것은 굳이 선거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생각할 머리만 있으면 누구나 감 잡을 수 있는 일이다.

용의 꼬리가 되느니 무주공산에서 뱀 대가리로 살겠다는 손학규의 야심이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열린우리당 세력들의 절박함과 이심전심으로 통한 결과물이 '탈당'인 것이다.

이것은 손학규 전 지사가 제아무리 눈물을 양동이로 쏟아낸다 해도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지금 같은 '정치 환멸'의 시대에 저토록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탈당을 감행한 손학규의 처신에 국민은 감동은커녕 별 관심조차 갖지 않을 것이다. 언론이 손학규 탈당을 가지고 제아무리 '지각변동', '빅뱅'이란 양념 치고 지지고 볶아도 국민의 영혼을 울리지 못한 기회주의 정치인의 행보에 오래도록 관심 보여줄 만큼 작금 국민들의 심기가 그렇게 여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진보진영, 노무현·열린우리당 세력과 '확실한 단절'만이 살 길

언론이 세상을 들었다 놨다 할 거라며 호들갑 떨었던 노 대통령의 '개헌 깜작쇼'도 그 효과가 이틀을 못 갔다. 북한의 핵실험 발표에도 주식시장은 이틀도 안돼 제자리로 돌아왔다. 진정성이 쉽게 의심받는 깜짝쇼나 협박은 국민에게 더이상 어떤 감동도 충격도 주지 못한다.

▲범국본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 열린시민공원에서 한미FTA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에서 150명이 참가하는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대자보

변질된 개혁 이미지일망정 손학규 전 지사가 빠짐으로써 한나라당이 이미지상으로나마 손해볼 것이라는 개혁.진보진영의 기대섞인 효과는 좀 있겠지만, 한나라당의 '영남당', '보수 정당' 이미지가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손학규가 그런 이미지를 희석시켜준 촉매제로 그다지 실속이 있었던 인물도 아니다.

한나라당의 탈보수와 개혁 이미지를 도드라지게 만든 건 홍준표 의원의 반값 아파트 공세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분양원가 공개 같은, '선도적, 정책적 이슈 파이팅'의 결과지 손학규의 '정치적 이미지 생쇼'에서 나온 결과물이 결코 아니다.

무엇보다 개혁.진보 세력 스스로가 국민들로 하여금 확실히 새로운 세력이 출현했다는 인식과 함께 국민들의 영혼을 울리는 감동을 선사하지도 못하면서 지금처럼 정체 불문하고 누군가에 빌붙어 생존하려는 '기생 근성'으로 버티는 한, 그 어떤 시도도 '백약이 무효'란 것은 국민들이 지금껏 넘치도록 보여주었다.

국민적 분노와 책임이 두려워 이성을 잃어버린 노 대통령과 친노세력 및 열린우리당 세력 그리고 아직도 이들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한 일부 진보학자와 시민운동가들만이 진정 무엇이 문제인지 '알면서도' 외면하고, '줄기차게' 삽질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 진보진영은 이들과 개혁세력이니 뭐니 하며 연대를 모색할 게 아니라 '확실하게 단절하는' 방법을 먼저 고민하는 게 급선무처럼 보인다. 국민들 뇌리에 지금처럼 어정쩡하게 이들의 '이중대' 이미지를 갖고 있는 한 이들의 삽질로 죽어나는 건 진보진영이다. 그리고 이들도 보수세력과 몸을 섞기 위해 진보진영과 단절을 원하고 있다. 서로가 바라는 바이고 서로에게 좋은 일이다.

과거와 '확실한 단절' 없는 새로운 정치세력 창출이 줄곧 '대국민 사기극'으로 끝난 학습은 지금까지만으로도 충분하다. / 편집위원


☞ 손학규 탈당과 관련 정치인들의 한미FTA 발언 기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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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7/03/20 [13:2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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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정연 게시판 해당 글 보기(2007.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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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개헌은 찬성, 그러나 노대통령은 안돼"
노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 제안, 여론 부정적 ‘다음 정부 넘겨야’ 다수
 
김영국
"개헌 취지는 이해하지만, 개헌 시기는 다음 정부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9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제안한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은 어디까지나 '국민 여론'에 달려 있다. 헙법 개정 자체가 헌법제정권력으로서 국민의 최종적 판단이 반드시 수반되는 정치행위이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의 4년 연임제 제안에 대해 당일(9일) 각 방송사와 신문사들이 일제히 여론조사를 실시해 발표한 것도 그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과 국민들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개헌 자체의 취지에는 찬반 의견이 엇갈린 반면, 개헌 시기 만큼은 '다음 정부로 넘겨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60~70%에 이르는 등 압도적이었다.

노 대통령이 개헌을 제안한 의도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노 대통령과 여권의 불리한 현 상황을 흔들어보려는 '정략적 의도나 노림수'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노 대통령 주장대로 책임 정치를 위한 결단, 국정운영의 안정을 위해서라는 응답은 이보다 훨씬 적었다.


특히 노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차기 정부에서의 개헌은 불가능하다."며 "다음 정부에서 하자는 것은 사실상 하지 말자는 의미"라고 잘라 말하고, "이번을 넘기면 다시 20년을 기다려야 한다."고까지 강변하면서 자신의 임기 내에 개헌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지만 국민들은 노 대통령의 생각과 정반대였다. 개헌을 못해도 좋으니 노무현 대통령이 주도해서는 안돼며, 차기 정부로 넘기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조차 개헌추진 시기만큼은 다음 정권으로 미뤄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노 대통령의 지지자들조차 동의를 구하지 않는 깜짝쇼의 허실이 여론에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

◆ 노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 제안 각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1월 9일자 ◆

<> 4년 연임제 개헌 찬반 <>

KBS - 찬성 47% & 반대 53%
MBC - 찬성 51% & 반대 40%
SBS - 찬성 48.4% & 반대 42.6%
한겨레 - 찬성 43% & 반대 43.5%
한국경제 - 찬성 54.3% & 반대 41.8%
중앙일보 - 찬성 56.6% & 반대 39.2%

<> 개헌 시기 <>

언론사-노무현 대통령 임기 내 & 차기 정부

KBS - 19.6% & 70.4%
MBC - 29% & 63%
SBS - 24.8% & 55.2%
한겨레 - 19.8% & 70%
한국경제 - 24% & 68.3%
동아일보 - 21.1% & 72.3%
조선일보 - 27.1% & 63.3%
중앙일보 - 22.2% & 68.7%

노 대통령의 말(言)과 역주행, "선녀도 악마로 돌변"

또 노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결코 어떤 정략적 의도도 없다."고 강조했지만, 국민들은 노 대통령의 순수성을 믿지 않았다.

'KBS'와 '한겨레' 등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달과 2005년도 조사에서는 4년 중임제 개헌에 찬성하는 의견이 현행대로 유지하자는 의견보다 많았지만, 이번에는 반대 의견이 더 높아져 역전됐다며 이같은 현상은 '노 대통령이 제안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국민들은 개헌 취지에는 크게 반대하지 않지만, "왜 하필이면 이제와서..."란 반응이 지배적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4년 연임제 개헌을 깜짝쇼하듯 꺼내든 노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심각한 상태임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이는 노 대통령이 아무리 좋은 제안을 내놓더라도 지금 상황에선 국민적 의제설정력이 그만큼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 폭등과 한미FTA 우려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서민대중의 상실감이 팽배해 있는 상황에서 달랑 대통령 임기만 4년 연임제로 바꾸는 '원포인트 개헌'이 과연 국민들의 삶에 그토록 절실한 국가적 어젠다인가에 대해 국민적 동의를 확보하기엔 명분과 순서에서 턱없이 '함량미달'이란 점이다. 그보단 노 대통령의 정치적 노욕으로 인해 민생 관련 이슈들만 파묻히고 있다는 반발이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더 설득력을 있게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노 대통령의 시급한 국정과제는 "주제 파악"

심지어 '동아일보' 조사에서는 노 대통령이 이날 '대통령 5년 단임제가 책임정치를 훼손하고, 국정과제의 지속 추진에 지장을 준다'는 것을 4년 연임제 개헌 추진의 근거로 제시했으나, 응답자 가운데 다수는 이 논리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 4년 연임제를 하면 대통령의 책임정치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도 52.8%가 '그렇지 않다'고 했고 38.3%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책임정치의 문제는 5년 단임제나 4년 중임제 등 대통령 임기 조항에서만 파생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솔직히 책임정치를 할 수 없게 만드는 '원흉'은 따로 있었다. 바로 인물 중심의 현 보수정당 자체에 있는 것이다. 정당은 본령인 당의 정체성과 연결되는 '정책적 성과와 실적'으로 지지자들의 염원에 보답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당의 기반과 외연을 확장시켜가는 것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열린우리당을 비롯 현 보수정당들은 정책과 노선이 분명히 다름에도 권력을 좇아 부나방처럼 모여든 군상들이 자기들끼리 내부에서조차 의견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좌충우돌하면서 지지자들을 배반하는 정책을 양산하고도, 돌아선 지지자들에게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잡탕정당'의 몰골을 하고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정당을 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없게 만들며, 무능과 무책임의 나락으로 빠져들게 한 만병의 근원이다. 또한 정당을 씹다가 단물 빠지면 버리는 '껌'으로 취급하는 정치지도자, 정치자영업자들과 그 지지자들의 수준의 문제가 더 큰 것이다.

그런 면에서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구성원들은 책임정치의 본령을 망각하고 숱하게 지지자들을 배반하다 거덜난 정치세력이다. 책임정치의 이름으로 엄중히 심판 받아 마땅한 세력이 책임정치를 거론하며 개헌 깜짝쇼를 벌인다는 것은 속된 말로 '정당정치의 꼬라지'만 우습게 만드는 짓이다.

그래서일까. 'KBS'와 '동아일보' 조사에서 국민들은 노무현 정부 임기 내 개헌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낮다는 의견이 무려 76.6%~80.7%에 달해 실현가능성조차 없다고 보고 있다.

설사 4년 연임제로 대선을 치른다 해도 열린우리당보다는 한나라당에 더 유리할 것이란 응답이 훨씬 많았고, 개헌이 추진된다면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과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거의 비슷했다. 개헌 정국을 활용해 국면을 전환해보려는 여권 일각의 기대가 근거 없는 망상에 그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자기 내부의 본질을 파고들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들은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감동와 기대를 맛볼 수 없는 것이다.

'한겨레'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과 관련해 두가지 의견 중 하나를 택하라'는 질문에서 '지금은 개헌보다 중요한 국가과제가 많으므로 개헌 논의에 국력을 소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69.1%로, '지금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25.3%)는 의견을 훨씬 웃돌았다. 국민들이 현 시점에서 노 대통령에 바라는 바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지표가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이 4년 연임제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이해가 일천하고, 무지해서 이런 응답을 한 게 결코 아닐 것이다.

국민들이 뭐라하든 상관 않고 자기 할말 다 하고야 말겠다는 노 대통령의 독단과 오기. 거기에서 홍수처럼 쏟아지는 '말의 정치'가 연일 언론에 대서특필되면서 국민에게 감동은커녕 피곤하고 짜증을 유발하는 공해(公害)에 가까운 느낌마저 주고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 국민 다수의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안을 불쑥 들이대는(?) '염치 없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노 대통령에게 지금 가장 시급한 국정과제는 "주제 파악 하기"가 아닐까 싶다. / 편집위원
 
* 필자는 '참정연'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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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7/01/10 [11:5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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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