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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생엿-교육·문화·기타'에 해당되는 글 2

  1. 2014.01.30 '머털도사' 전광인, 사상 최고 신인·흥행메이커 되나
  2. 2009.02.27 프리 허그(free hug) 운동(2006.12.26) 1

'머털도사' 전광인, 사상 최고 신인·흥행메이커 되나

 

최상위권 기록... 비소토 가세로 날개 달다

 

[오마이뉴스] 2014.1.30

 

 '전광인과 머털도사'... 전광인 선수(왼쪽)의 폭발적인 공격력은 머털도사의 괴력을 연상케 한다. 사진제공 l 한국배구연맹
ⓒ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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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ang-In JEON(등록명 전광인). 출신국가 대한민국.


"전광인은 한국 선수가 맞을까요?" (KBSN Sports 2014.1.12 중계 멘트)
"전광인은 자타가 인정하는 한국 최고의 공격수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

이제는 누구도 그를 국내 선수라고, 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믿기지 않아서다. 그래서 '한국산 용병'이라 부른다. 쭈뼛한 헤어 스타일에 똘망똘망한 얼굴 표정, 경기 중에 솟구치는 괴력을 보고 있으면 마치 19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TV 만화의 주인공 '머털도사'를 연상케 한다. 전광인(한국전력·24세·194cm) 선수의 이야기다.

현재 성균관대 4학년에 재학 중(2월 졸업예정)인 그는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갓 프로배구 무대에 데뷔한 새내기다. 이런 선수가 2013~2014 NH농협 V리그에서 지금까지 달성한 기록들을 살펴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다.

30일 현재 공격성공률 부문에서 외국인 선수 포함 전체 2위(56.2%), 득점 6위(408득점·경기당 20.4점), 후위공격 1위, 오픈공격 2위, 서브 5위에 올라 있다. 이들 부문에서 국내 선수 중에는 단연 1위다. 또 디그 7위를 기록하며 수비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공격성공률 수치는 프로배구 사상 국내 선수 1위의 기록이다. 지금까지 국내 선수 최고 기록은 김학민의 55.6%(2010~2011시즌)였다.

또 삼성화재를 우승으로 이끌며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군림했던 가빈 슈미트의 2009~2010시즌(55.5%), 2010~2011시즌(55.4%) 기록보다도 높다. 이 부문 최고 기록은 레오(삼성화재)가 작년 시즌에 세운 59.7%다. 2위는 가빈(전 삼성화재)이 2011~2012시즌에 기록한 59.3%다. 이쯤 되면 '외국인 선수급'이 아니라, 그냥 외국인 선수다. 어지간한 외국인 선수보다 훨씬 낫다.

프로배구 출범 이후 신인 선수가 데뷔 첫해부터 공격과 수비 전 부문에서 이런 엄청난 기록을 보인 적이 없다. 남자배구 간판 스타인 박철우, 김요한, 김학민 등도 V리그 데뷔 첫해는 경기당 평균득점이 10점 미만이었다.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다 V리그로 돌아왔던 문성민도 데뷔 첫해(2010~2011시즌)에 경기당 17.3점·공격성공률 55.0%를 기록했다. 전광인이 지금 상태로 활약을 계속 한다면, 그의 기록들은 남자 프로배구 역사에 신인으로서 전무후무한 기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전천후 공격수다. 높은 점프력과 체공력, 빠른 스윙 스피드, 강력한 중앙후위 공격(파이프 공격), 블로킹을 이용하는 테크닉, 강서브, 리시브·디그 등 수비능력까지 뛰어나다.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공격력에 수비 능력까지 겸비한 레프트 선수는 흔한 게 아니다. 그만큼 배구 선수로서 가치가 높고 희귀한 존재로 평가받는다.

국제무대에서도 검증된 '국가대표 에이스'

스포츠 선수는 국내에서 아무리 활약이 뛰어나도 국제대회에서 시원치 않으면 '국내용'로 낙인찍혀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전광인은 정반대다. 프로에 데뷔하기도 전에 이미 국제대회에서 실력이 검증된 선수다. 오히려 국제무대에서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전광인은 시니어(성인) 국가대표 데뷔 첫 경기부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11년 5월 28일 월드리그 국제배구대회. 한국은 27년 만에 처음으로 강호 쿠바(당시 세계랭킹 4위)를 격파하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쿠바에 세트 스코어 3-0으로 압승을 거둔 것도 한국 배구 역사상 처음이었다. 이날 전광인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0득점을 쏟아부으며 팀 승리의 선봉장이 됐다.

당시 전광인은 21살의 대학 2학년생이었다. 성인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이후 첫 경기였다. 그해 월드리그에서 전광인은 이탈리아, 쿠바, 프랑스 등 세계적인 강팀의 쟁쟁한 선수들과 맞대결을 펼쳤음에도 득점랭킹 전체 1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남자배구 차세대 간판 스타의 탄생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후에도 전광인은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이제는 명실상부한 한국 국가대표팀의 에이스로 자리를 굳혔다. 전광인은 작년 7월 열린 2013 월드리그 예선라운드에서 득점랭킹 세계 7위와 공격성공률 세계 2위에 오르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9월에는 한국이 홈팀 일본을 3-0으로 완파하며 8년 만에 2014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냈고, 10월 남자배구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10년 만에 결승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기존 주공격수 문성민 등이 부상으로 빠진 악조건 속에서 전광인의 활약은 단연 일등공신이었다.

비소토-전광인-서재덕 3각 편대 괴력... 현대캐피탈 사상 첫 3-0 완파

 
 비소토-전광인-서재덕...공포의 3각 편대 완성. 사진제공 l 한국배구연맹
ⓒ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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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인의 괴력이 극명하게 드러난 건 작년 12월 8일 현대캐피탈전이었다. 이날 한국전력은 용병도 없이 국내 선수만으로 세계적인 용병 아가메즈가 버티고 있는 현대캐피탈을 3-2로 격파해 파란을 일으켰다. 전광인은 팀내 가장 많은 28득점을 올렸다. 그 많은 공을 때리고도 공격성공률이 62.8%에 달했다.

지난 12일에도 올 시즌 최다인 36득점을 몰아치며 또다시 현대캐피탈을 패배 직전까지 몰고갔다. 그리고 세계적인 외국인 선수 비소토가 가세한 이후 다시 만난 29일. 공격 부담이 한결 가벼워진 전광인은 공격성공률 88.2%(16득점)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현대캐피탈을 3-0으로 완파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전광인의 진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단점으로 지적됐던 체력 문제와 서브 범실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화돼가고 있다. 멘탈도 강하다. 공격이 집중돼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더 많이 때리고 싶다. 오히려 공을 많이 안 올려주면 서운하다"고 할 정도로 당돌하다.   

한국전력이 어떤 팀인가. 해마다 최하위와 연패를 밥 먹듯이 하는 '만년 꼴찌' 팀이었다. 작년 시즌에는 전체 30경기 중 고작 2승(28패)밖에 거두지 못 했다. 그것도 모자라 25연패라는 프로배구 사상 최다 연패 기록을 2번째로 작성했다(1번째는 2008~2009시즌). 1945년 남선전기 배구부로 출발한 한국전력은 창단 역사가 가장 오래된 팀이지만, 불명예스런 기록이 훨씬 많이 쌓여 있다. 공기업이라는 이유로 투자에 소극적이다 보니, 무늬만 프로지 아마추어나 다름없는 팀이라는 혹평이 따라다니곤 했다.

70년 동안 '만년 꼴찌', 과감한 투자로 환골탈태

다행히 올해부터는 한국전력 구단의 배구팀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선수들 연봉 협상과 숙소 아파트 추가 등이 신속하게 진행됐다. 외국인 선수의 태도나 기량이 성에 안 차자 2번이나 과감한 교체를 단행했다. 공기업의 시스템상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비소토(32·212cm·현 브라질 국가대표)의 영입은 많은 배구 관계자와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비소토는 프로배구 사상 최고의 커리어를 가진 외국인 선수다. 세계 배구계에서 그랜드슬램에 가까운 업적을 달성한 선수다.

2012 런던올림픽 은메달, 세계선수권 우승(2010), 월드리그 우승 3회(2003·2009·2010), 유렵 챔피언스리그 우승(2009~2010). 비록 지금은 나이가 많고 최전성기에서 하락세에 있지만, 그렇다고 아주 하락세인 선수도 아니다. 아직 한창 뛸 수 있는 기량을 갖추고 있고, 세계 최고 수준인 러시아 리그 등에서 그를 원하는 팀도 많다.

그만큼 한국전력이 배구단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는 수십 년째 계속되는 치욕을 더 이상 되풀이해선 안된다는 구단의 방침과 전광인이라는 팀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가 입단함으로써 기대감이 급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그 결과 한국전력은 올 시즌 180도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아직 4라운드 초반이지만 작년 시즌 성적을 2배 이상 초과달성했다. 패한 경기들도 대부분 3-2 풀세트 패이거나 접전을 펼쳤다.

'아름다운 꼴찌' 한국전력, TV 시청률은 '우승후보'급 인기

 
 .
ⓒ 김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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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놀라운 건, 한국전력 팀의 치솟는 인기다. TV 시청률에서 연일 대박을 치고 있다. 올 시즌 1%를 넘긴 게 벌써 4번이나 된다. 1위 삼성(9번), 2위 현대(6번)에 이어 가장 많은 횟수다. 1월 12일 한국전력-현대캐피탈 경기의 시청률은 1.26%를 기록했다. 리그 최고 빅매치인 삼성-현대전 시청률(1.31%)과 거의 대등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리그 최하위 팀에 대한 팬들의 열풍은 프로배구 전체의 인기 상승으로 직결되고 있다. 특히 2014년 새해 들어 프로배구의 시청률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남자 프로배구의 경우 대부분의 경기가 케이블TV 대박 시청률인 1%대를 넘나들고 있다. 최근 2주간 평균 시청률은 '꿈의 1%'마저 돌파했다. 총 8경기에서 평균 1.02%를 기록했다. 더 고무적인 건 상위권 팀과 최하위권 팀을 가리지 않고 고공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우선은 혜성처럼 등장한 초대형 신인 전광인 때문이다. 여기에 비소토-전광인-서재덕 3각 편대의 위력은 우승후보인 현대캐피탈을 프로 출범 이후 처음으로 3-0으로 완파하면서 유감없이 드러났다. "배구가 아니고 아트였다", "저런 배구는 처음 본다. 신기하다"…. 경기를 본 많은 사람들은 비소토의 현란한 공격 테크닉에 놀라움과 감탄사를 연발했다. 팬들의 반응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비소토는 경기 내내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참 동안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라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걸 제쳐놓고 한국전력 팀이 올 시즌 배구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이유는 '아름다운 투혼' 때문이다. 매 경기 혼신의 힘을 다 쏟아붓다 보니 3-2 풀세트 경기를 무려 8번이나 치렀다. 풀세트 경기가 가장 많은 팀이 한국전력이다. 죽기 살기로 싸우지만 늘 막판에 한 끗 차이로 패했다.

언더독(Underdog). 투견(鬪犬)에서 밑에 깔린 개를 말한다. 즉 경쟁에서 패배자나 약자를 의미한다. 일반 대중들은 일방적으로 몰리는 약자가 강자를 이겨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자신도 모르게 갖기 마련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 대부분이 사실상 언더독이기 때문이다. 프로배구에서도 최강 삼성화재가 지는 날은 상대팀이 누구든 시청률 1%가 넘어간다. 올 시즌 삼성이 패한 4경기 모두 시청률 1%를 넘겼다.

최강 팀이 자주 져야 된다는 얘기가 아니다. 가볍게 이기고, 쉽게 지는 팀이 없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게 모든 스포츠에서 최상의 팬서비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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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엥란트

ㅁ 프리 허그(free hug)






ㅁ 프리 허그(free hug)


* hug : (보통 애정을 가지고) 꼭 껴안다


자유롭게 껴안기’, ‘무료로 안아주기’ 등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프리 허그 운동. 길거리에서 free hug 피켓을 들고 서서 포옹을 원하는 사람들을 안아주는 운동이다.

프리허그 캠페인은 "FREE HUGS"라 씌인 팻말을 광장이나 거리로 들고 나가 말 그대로 사람들을 "무료로" 안아주는 캠페인이며 이를 통해 보다 따뜻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염원을 담고 있다고 하겠다. 즉 안아주는 행위를 통해 가슴에 담긴 따뜻함을 서로 나누고자 하는 의미가 있다.

캠페인의 유래는 free-hugs.com의 제이슨 헌터씨가 최초로 2001년에 시작하여 전세계적인 운동으로 펼쳐나갔으며, 2004년부터 이 운동에 동참한 후안 만(가명) 호주 청년이 2006년 9월경 세계적인 ucc 업체인 유투브(youtube.com)에 프리허그 동영상을 올리면서 프리허그 캠페인은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한국에도 2006년 10월 중순 프리허그의 바람이 일게 되었다.

현재 한국에도 수백명의 캠페인 참여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서울과 부산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ㅁ 공식사이트 :  http://www.freehugscampaign.org


한국공식카페: http://cafe.naver.com/freehugs.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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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힘드시죠…안아줄 게요"

[현장] 프리 허그(Free Hug) 운동의 '빛'과 '그늘'

[프레시안] 2006-12-26 오전 9:07:31

쌀쌀한 날씨가 이미 두터운 옷깃마저 움켜쥐게 만들던 지난 주말 저녁, 젊은이들로 넘쳐나는 홍익대학교 앞 거리에서 한 사람을 만났다. 삼삼오오 무리 지어 즐거운 표정으로 걷고 있는 사람들 속에 우뚝 선 그의 손에는 '무료로 안아드립니다(Free Hug)'라고 쓰인 피켓이 들려 있었다.

  추운 날씨 탓이었을까, 아니면 팍팍한 생활 속에 얼어붙은 마음 때문이었을까. 그가 머리 위로 들어올린 피켓을 한동안 바라보던 기자는 '정말 안아달라고 해볼까'라는 '유혹'을 느꼈다. 그 순간, 길을 걷던 한 사람이 그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그 사람은 정말 자신에게 다가 온 사람을 와락 껴안아 줬다.

  "고맙습니다." 짧은 인사말이 오간 뒤 피켓을 든 사람은 원래 있던 자리에 그대로 다시 섰고, 길을 가던 사람은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 날 기자는 홍대 앞 거리에서 프리 허그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을 3명이나 만났다.

  '공짜'로 낯 모르는 행인을 안아주려는 사람과 그에게 안기려는 사람, 그들은 왜 안고 안기려는 것일까?

  "나는 낯선 사람과 포옹을 통해 소통한다"
  

▲ 최근 시내를 걷다 보면 프리 허그 운동을 벌이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무료'로 낯 모르는 행인을 안아주려는 사람과 그에게 안기려는 사람, 그들은 왜 안고 안기려는 것일까? ⓒ연합뉴스

  홍대 앞에서 만난 이색적인 장면의 두 주인공은 모두 이 어색한 포옹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프리 허그 운동을 직접 벌이고 있는 대학생 김모 씨. 그는 "사실 포옹이라는 행위는 수단일 뿐 목적은 아니다"고 말했다. 포옹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은 그에게 안겼던 직장인 백모 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포옹은 무엇을 이루기 위한 방법일까? 김 씨는 이 물음에 "세상이 팍팍하잖아요"라고 서슴치 않고 얘기했다.

  "팍팍한 세상에 조금이라도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자는 것이죠. 그리고 저 역시 그 과정에서 알 수 없는 마음의 위로를 받는 걸 보면 포옹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쌍방향의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낯선 사람에게 다가가 '안아달라'고 했던 백모 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학 때 서울로 유학을 왔는데 개개인으로 찢어진 도시 생활이 참 답답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러던 중 프리 허그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흥미롭게 생각했었는데 오늘 안겨보니 마음이 정말 따뜻해지는 것 같아 좋네요."

  낯선 사람과의 포옹을 통해 인간 사이의 따뜻함을 나누자는 '프리 허그' 운동은 호주의 한 청년에 의해 시작됐다. 후안 만이라는 청년이 지난 2004년 '나홀로' 호주 시드니에서 시작한 이 운동은 그의 친구를 통해 동영상으로 만들어져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전세계에서 자발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프리 허그 운동가들이 모이는 홈페이지(www.free-hugs.com)에 따르면, 프리 허그 운동은 처음 시작된 호주를 비롯해 미국, 브라질 등 아메리카 대륙과 남아프리카, 아일랜드, 그리스 등 유럽, 그리고 타이,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고루 퍼져 있다.

  종교적 특성상 낯선 사람과의 포옹이 어려운 이슬람권을 제외하고는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이같은 나라들의 공통점은 어느 정도 '서구화된 사회'라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이 운동이 낯선 사람과의 포옹에 대한 거부감이 비교적 적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

  "덧없는 삶을 살 만한 것으로 만들어주는 따뜻함"

  하지만 그저 해외토픽 거리로만 머물 수도 있었던 한 청년의 운동이 지구촌 전체로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서구적인 문화'라는 배경을 넘어 안아주는 행위, 즉 포옹이 갖고 있는 힘에 있다.

  임신 중인 둘째 아이가 다운증후군이라는 것을 알고 절망했던 하버드 학생인 마사 베크는 그의 책 <아담을 기다리며>(녹색평론사)에서 남편의 품에 안기는 '행위'를 통해 받았던 위로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존은 다른 팔을 둘러서 나를 가슴에 안았다. 그는 그때까지 두터운 오리털 파카를 입고 있었다. 그것은 나에게 베개처럼 느껴졌다. 나는 옷 아래서 그의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잠시 동안 나는 내 가슴 속의 조바심을 놓아버리고, 그날 해야 할 일들도 잊고, 아주 안전하다는 느낌만을 느꼈다. (…)

  '바로 이거야'라고 나는 생각했다. 우리의 짧고 덧없는 삶을 살 만한 것으로 만드는 것은 고립된 자신을 벗어나 손을 뻗쳐 서로에게서, 그리고 서로를 위해서, 힘과 위안과 온기를 발견하는 능력이다."


  고립된 나를 벗어나 상대방의 온기를 통해 짧고 덧없는 삶을 살 만한 것으로 느끼게 되는 것. 프리 허그 운동은 포옹이 가진 그런 힘에 착안하고 있다.

  김현수 정신과 전문의는 "어린 아이에게 스킨십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많지만 성인의 스킨십이 성적 친밀감이 아닌 정서에 어떤 효과를 내는지에 대한 연구는 별로 없다"면서도 "그러나 껴안는 행위는 돌봄(care)의 의미이면서 환대한다는 의미를 가지는 만큼 긍정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프리 허그 운동, 신자유주의에 치인 인간 영혼의 대반격"
  
▲ 결국 포옹이라는 행위를 통해 사람들과의 소통을 늘려보자는 프리 허그 운동의 취지는 '인간애의 복원'이라는 따뜻함을 담고 있으나, 이 운동의 확산 자체가 우리 사회의 삭막함을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 ⓒ로이터=뉴시스

  결국 프리 허그 운동은 점점 더 파편화되고 단절되어 가는 사회에서 인간관계의 탈출구를 갈망하는 현대인의 갈증이 포옹이라는 행위가 갖는 정서적 치유의 힘을 만나는 현장이었던 것이다.

  국제정치경제 칼럼니스트인 홍기빈 씨가 "프리 허그 운동의 전세계적인 확산은 올해의 가장 큰 뉴스"라며 이 운동을 극찬하는 것도 그런 점 때문이다.

  홍기빈 씨는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프리 허그 운동은 지난 15년 간 진행된 신자유주의적인 자본주의의 확산으로 치일대로 치인 인간 영혼의 반격"이라고까지 말했다.

  "전세계가 신자유주의적인 자본주의로 전환한 것은 15년 남짓이다.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불가능이란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공짜로 주는 것은 거의 없다는 것. 모든 '거래'에는 돈과 같은 조건이 붙어 있다. 그야말로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것처럼 손익분석을 통해 행동을 하는 것이 신자유주의적인 행동 방식이다.

  관계도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비롯해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에 이르기까지 신자유주의 시대 속의 사람들은 '신자유주의적인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다."


  "모든 관계에 대가가 필요한 세상에 대한 인간 영혼의 반격"이라는 홍기빈 씨의 말은 그대로 프리 허그 운동이 보여주고 있는 '빛과 그늘'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사람들이 메마른 관계에 대해 '반격'에 나섰다"는 이 운동이 뿜어내는 '빛'은 꼭 그만큼 "현대인이 외로움에 힘들어하고 있다"는 '그늘'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의 관계로부터 위로받지 못하는 현대인의 자화상

  직장을 다니는 평범한 여성이면서 기혼자인 최희정 씨는 "프리 허그 운동을 벌이는 사람을 만나면 흥미로워 관심이 가기는 하지만 직접 안겨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매일 안아주는 사람이 있는데 굳이 모르는 사람에게 안길 필요는 없잖아요?"

  취재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가운데 최 씨와 같이 '흥미롭긴 했지만 프리 허그를 경험해보고 싶은 유혹은 전혀 없었다'는 사람들은 그 이유로 대개 "낯선 사람과의 포옹이 특별히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옆 사람에게 안아달라고 하면 되는데 왜 굳이…" 등을 꼽았다.

  이같은 얘기들을 종합해보면, 프리 허그 운동이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갈 수 있었던 데는 주변의 가까운 관계로부터 위로 받지 못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이 내포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소통과 관계에 메마른 현대인의 피로감과 우울함이 낯선 사람과의 '조건 없는 포옹'을 통해 위안을 받는 것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현상으로 나타난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김현수 정신과 전문의 역시 "가족과 같은 공동체가 붕괴되면서 싱글족이 많아지고 있어 정서적 친밀감을 표현할 수 있는 행위 자체도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대 사회의 현실"이라며 "포옹 조차도 잃어버린 사회에서 낯선 사람을 껴안으면서 친밀감을 채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문의는 "돌봄이 부족한 사회(careless society)일수록 그런 운동이 더 호응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회가 더 팍팍해질수록 낯선 사람을 통해서라도 위로를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갈증은 깊이를 더할 것이고, 프리 허그 운동과 같은 현상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프리 허그 운동을 바라보면서 '인간애의 복원'을 생각해도 좋고 그저 '마음의 위안'을 느껴도 좋다. 다만 이 운동의 확산 자체가 우리 사회의 '그늘'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그 '그늘'에 먼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길에서 만난 사람과의 포옹은 말 그대로 '일회적인 위로'일 뿐 근본적인 치유와는 거리가 먼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여정민 기자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61225163208&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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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