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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돈에 자유롭고 호남에 구속되다 

 

 

 

지긋지긋한 정치인 돈 문제, 신기한 '정동영'

 

오늘은 좀 껄끄럽고 불편한 주제를 '솔까말'체로 얘기하려 한다. 정치인의 돈 문제와 영남패권주의.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여든 야든 '중진급' 이상 되면 거의 예외없이 돈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내린다.

 

그러고 보면, 정동영은 좀 신기한 케이스다.

 

정치를 시작한 지 벌써 16년째다. 그동안 국회의원 3번에 통일부장관, 집권당 당대표와 대선후보까지 지냈다. 어지간한 정치인 같으면 이미 돈 문제로 언론에 수차례 오르내리고, 검찰청도 수십 번은 들락거렸을 '스펙'이다. 모르긴 몰라도 검찰과 국정원에서도 수없이 그의 뒤를 캐봤을 것이다.

 

그런데도 정동영은 지금까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언론에 오르내린 적이 없다. 구질구질한 돈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거의 없다. 그래서인지 정동영은 돈 얘기만 나오면 늘 자신감이 넘친다. 지난 6월 <딴지일보> 인터뷰에서도 "정동영 정치에 돈은 빠져 있었다. 돈 문제는 없었다"고 으쓱했다. 너무 당연해야 될 얘기지만, 한국 정치판에서 그 정도 스펙의 정치인에겐 신기에 가까운 일이다.

 

'영남정권 15년' 확정, 영구집권할 기세

 

이것 하나만 봐도 정동영은 이미 대통령이 되고도 남았어야 한다. 단, 그가 '호남 출신'이 아니었다면…. 영남 출신이면 전과 14범에 군대도 안 갔어도 '떵떵거리며' 대통령 될 수 있는 게 대한민국의 엄연한 현실이다. 지금 잘나간다는 대선후보들도 전원 영남 출신이다. 2017년 대선에서도 영남 출신이 된다면 '영남정권 20년'이 된다.

 

정동영은 지난 3년 동안 뼈를 깍는 자기반성과 정열적인 친서민·노동 행보로 누구보다 대통령으로서 도덕적·정책적 자격을 갖춘 인물로 환골탈태했지만, '대한민국 정치인에겐 노예 신분이나 다름없는' 호남 출신의 굴레 때문에 늘 '비대칭적 과잉 피해'를 보고 있다.

 

똑같은 실수를 해도 정동영은 영남출신 정치인들보다 욕 먹는 강도와 유통기한이 최소 3배 이상은 되는 것 같다. 가슴에 손을 얹고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가.

 

외람되지만, 호남출신도 영남출신보다 대통령직을 훨씬 잘할 수 있다. 아무리 싫어해도 김대중이 역대 대통령 중에 최소 3위 안에 드는 건 사실 아니냐. 너무 그러는 거 아니다.

 

*원문 출처 : 정동영과 희망줌어

 

:
Posted by 엥란트

정동영과 용산참사, '두 개의 문'

  

 

 

 

용산참사와 그 이후를 적나라하게 그린 영화 <두 개의 문>.

 

그을린 25시간의 기록.

누가 이들의 죽음 앞에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정치적으로 대표되지 않은 자들의 비극,

그 전형이 바로 용산참사다.

 

 

정동영과 용산참사 

 

▲정동영과 용산참사 현장 (동영상 출처 : 유튜브)

 

  

용산참사는 집권당 대선후보였던 정동영에게 반성문을 쓰도록 만든 스승이다.

 

2년 전 그의 반성문 첫줄.

"반성과 성찰은 용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 정동영 반성문)

 

그 이후 정동영은 확연히 다른 정치적 노선과 행보를 펼쳐나갔다. 실제로도 보편적 복지, 부자증세,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 해결, 노동권 강화와 비정규직 차별 철폐, 한미FTA 독소조항 제거 전면재협상 등 주요 진보적(반신자유주의) 의제들을 당론으로 관철시켜내는 실천적 열정과 정치적 역량을 발휘했다. 특히 한미FTA 당론 변경, 부자증세,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 등 일부 의제들은 '정동영이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용산참사 유가족과 부둥켜안고 오열하는 정동영 (2010.1.9. 용산참사 희생자 범국민장)

 

 

애처로움

 

정동영이 지난 3년 동안 용산참사 문제 해결에 쏟은 열정은 '애처로움' 그 자체였다.

 

2009년부터 용산참사 희생자 장례식·위령제, 추모미사, 추모대회 때마다 단골로 참석하는 '용산 정치인'이었다. 유가족들과 함께 용산참사 문제 해결과 재발 방지 관련법만 3번이나 제출했다.

 

안간힘을 쓰고는 있지만, 동료 국회의원들의 무관심과 비협조를 돌파해내는 데 여전히 힘이 부친다.

 

오죽 답답했을까.

 

정동영은 올 1월 25일 박근혜 비대위원장 등 여야 의원 전원에게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용산참사 재발방지법안 처리와 구속된 철거민 석방에 협조 좀 해달라는 것이었다.

 

돌아온 건 묵묵부답.

 

 

두 개의 문

 

영화 <두 개의 문>이 개봉됐다.

첫날부터 매진 행렬을 기록하며 또 하나의 독립영화 신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의 관람 제안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극장을 찾은 정동영.

<두 개의 문> 관람 1호 대선주자. 그에겐 어쩌면 너무도 당연해 보인다. 

 

▲정동영, 트위터리안들과 <두 개의 문> 관람 번개(6.23)

 

이 영화는 정동영에게도 '두 개의 문'이다.

용산참사 문제 해결의 돌파구이자, 자신이 나아가야 할 정치지표이기 때문이다.

 

"용산참사 유가족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게 정치다" (정동영. 2009.7.20) 

 

:
Posted by 엥란트

조승수 "정동영, 가장 진보적·진정성 있다" 

"유시민은 진보의 기본도, 신뢰도 없는 인물" 혹평 대조 

[대자보] 2011.6.21 

손학규 '보수적 자유주의자'‥박근혜 '정체성 불분명'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가 여야의 유력 대선주자들에 대한 신랄한 인물평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진보 노선이 비교적 선명한 정당의 대표이자 최근 새로운 진보통합정당 건설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조 대표이기에 그 의미도 남달랐다.
 
▲조승수 진보진상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왼쪽부터)     © 대자보 박진철

 
조 대표는 19일자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등 유력 대선주자에 대해 단호한 평가를 내렸다.(☞ 인터뷰 전문)
 
그의 평가를 정리하면, 박근혜 전 대표는 "검증 안 되고 정체성이 불분명한 사람",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보수적 자유주의자",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진보정치의 기본도 모르고 신뢰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혹평했다.
 
조 대표는 그러나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민주당 내에서 가장 진보적 자유주의자이자, 진정성도 있어 보인다"며 호평을 해 눈길을 끌었다.
 
"유시민 참여, 진보정치의 우경화와 맞물려 있다"
 
조 대표는 특히 새 진보통합당에 참여시키는 문제를 놓고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결혼식 날짜 잡아놓고 바람피냐"며 설전까지 벌였던 유시민 대표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유시민 대표의 문제는 다르다"며 "단지 누구와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진보정치의 독자적 성장과 발전이라는 큰 기조를 허물어트리는 진보정치의 우경화와 맞물려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유 대표에 대해 "보수 정치인이나 즐겨 쓰는 화법", "신뢰가 없다", "진보정치의 기억, 니은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며 격한 어조로 거부감을 표시했다. 한마디로 유시민 대표는 진보정당이 함께 할 수 있는 인물도 아닐 뿐더러, 정치적 신뢰도 없는 인물이라는 최악의 평가를 내린 것이다.
 
조 대표의 유시민 대표에 대한 평가 부분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물론 연석회의에 참여당이 참가 신청을 했으니 논의는 해야 한다. 다만 지금은 그 논의를 할 시점이 아니다. 기존 참여 주체들의 내부 의결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다음에 논의해야 한다. (참여당의 참여 문제가) 가지는 휘발성 때문에 전체 논의 흐름을 헝크러트릴 수 있다는 데 (연석회의 내에서) 공감이 이뤄졌다.
 
다만 내가 내용적으로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참여당이 진보정당인가의 문제와 연관돼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20대 주요 정책 과제'와 현재 현안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참여당의 입장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유시민 대표가 얼마 전 인터뷰에서 자꾸 과거를 성찰하라고 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했는데 진보정치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는 요구에 대해 정확하게 핵심을 얘기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고 하는 얘기다. 그런 화법은 보수 정치에서나 즐겨 쓰는 것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 유시민 대표에 대한 신뢰가 없다. 민주당조차 재협상안 뿐 아니라 원안에 대해서도 반대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참여당이 이 문제를 얘기하지 않으면서 계속 '왜 우리를 배척하냐'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유 대표는 진보정당을 너무 모른다. 우리의 고민을 '소수파 전략'이라고 하지 않나. 진보정당이 왜 독자성장을 강조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니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다. 통합하는데 한미 FTA나 비정규직 문제를 얘기하는 것도 지난 정부의 잘못을 들춰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재의 고통이 바로 거기서부터 비롯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 대표는 양심의 자유 운운하고 있다. 진보정치와 함께 하자면서 진보정치의 기본적인 밑바닥 정서가 무엇인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진보정치와 함께 하려면) '기역, 니은'부터 다시 배워와야 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너무 닫아놓는다고도 하는데, 국민의 입장에서 한 번 보자. 우리 국민들이 참여당을 놓고 진보정당과 가깝다고 생각할까, 민주당과 가깝다고 생각할까? 다들 민주당이라 할 것이다. 이른바 친노진영 내부의 갈등 때문에 감정적으로 틈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그 뿌리나 정서, 인물, 정책에서 (참여당은) 민주당과 훨씬 더 가깝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이다."

"손학규의 한계, 중도 자유주의 넘기 힘들다"

조 대표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도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고 일축했다.

"학자로서의 손 대표는 인식이 신선하고 문제를 보는 능력이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런데 그 뒤에 한나라당에 가서 도지사도 하고 국회의원도 할 때는 손 대표가 무엇을 목표로 정치를 하고 있는지 사실 쉽게 이해되지는 않았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민주당에 왔지만 최근까지도 주요 의제에 대한 인식을 보면 손 대표는 보수적 자유주의자라는 느낌이 든다. 더 적극적으로 해석해도 중도 자유주의 이상을 넘기 힘들다고 생각된다. 손 대표의 정치적 스펙트럼이 그렇다는 얘기다."

조 대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향해서도 "정체성이 불분명한 사람"이라며 평가절하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진보진영에게 여러 가지 의미에서 혼란스러운 사람이다. 다만 한 가지, 검증이 안 된 사람 아닌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지난 대선에서 당내 후보로 나서긴 했지만 전면에 나서서 정치적으로 검증 받았는가에는 의문이다.
 
그 연장선에서 박 전 대표가 생각하는 우리 사회에 대한 비전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생애주기형, 맞춤형 복지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바로 다음날 복지는 돈이 아니라 마음이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나. 박 전 대표의 정체성은 확인이 좀 필요하다고 본다."
 
"정동영의 노동·증세, 진정성 있다"
 
이렇듯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 야권의 대선주자들까지 싸늘한 평가를 내린 조승수 대표는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만큼은 다소 예외였다.
 
그는 정 최고위원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 가장 진보적 자유주의자는 솔직히 정동영 의원 아니냐"며 "노동 문제나 증세 등을 얘기하는 것을 보면 일정 정도의 진정성도 있어 보인다"고 호평했다. 그나마 진보정당이 함께 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대선주자라는 평가다.
 
그는 2012년 야권연대에 대해서도 일정한 기준이 충족된다면 양보도 가능하다며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합의문에서는 진보정당이 자신의 후보를 내고 독자 완주를 기존으로 한다고 합의했지만 독자 완주 자체가 선거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독자 완주를 통해 독자적으로 집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다면 한국 사회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만 야권연대의 내용으로 수용된다면 (대선에서의 양보도)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양극화의 핵심이 비정규직 문제이고, 진보정치의 독자적인 성장과 발전에 있어서 선거제도 개편은 필수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가 확보된다면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
 
조 대표가 말한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이미 정동영 최고위원이 작년 민주당 전당대회 때부터 가장 앞장서 수용하고, 지금도 주장하고 있는 내용들이다.
 
손호철 "한나라당과 가까운 유시민, 제 갈 길 가라"
 
한편, 진보 논객인 손호철 서강대 교수도 20일 <프레시안>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유시민 대표는 진보진영에 추파 던지지 말고, 제 갈 길 가라"고 쏘아붙였다.(☞ 손호철 칼럼 전문)
 
손 교수는 "진보대통합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면 민주노동당과 같은 진보정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은 말이 되지 않는 넌센스"라며 "유시민 대표와 국민참여당은 민주당보다 보수적이고 친신자유주의적인 정치세력"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또 "우리 시대 진보의 가장 중요한 기준인 신자유주의라는 면에서는 유시민 대표는 야권 후보 중 가장 친(親)신자유주의적이고, 한나라당에 가까운 후보"라고 혹평했다.
 
그는 "유시민 대표와 국민참여당은 단순한 정치공학적 이유 때문에 이념적으로 거리가 너무도 먼 진보정당들에 추파를 던질 것이 아니라, 이념적으로 훨씬 가까운 민주당과 통합을 추구하는 것이 맞다"고 충고했다.
 
손 교수는 최근 유시민 대표와 통합 행보를 보인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민주노동당의 일부세력과 이정희 대표가 연석회의에서 참여 문제를 제대로 논의하지 않은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을 보인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민주노동당의 일부 세력이 조 대표 비판,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추진 등으로 진보신당 대의원들과 당원들을 자극해서 이들이 합의문을 부결시키게 만듦으로써 판을 깨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고 힐난했다.
 
1년 반 남은 대선 '아무도 모른다'
 
진보진영의 이 같은 혹평은 지난 4.27 재보선 김해을 패배와 최근 친노진영의 대안으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급부상하면서 정치적 위상이 급추락한 유시민 대표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진보정당의 대표가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민주당 내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진정성 있는 정치인"라고 호평하고,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에게는 "진보의 기본도 모르고 신뢰도 할 수 없는 정치인"이라는 혹평을 내린 작금의 현실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어떤 유명 논객은 "대한민국의 대선 전 1년은 100년과 맞먹을 정도로 변화무쌍하다"고 촌평한 바 있다. 그리고 최근 치러진 대선에서 여당이든 야당이든 1년 전에 잘 나가다던 후보가 최종 대선후보가 되거나 대통령이 된 적이 없다는 것도 간과하기 어렵다.
 
대선까지는 아직도 1년 반이 남았다. 정말 아무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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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엥란트

박근혜, '반짝 2위' 유시민에 20%차 압도

朴風, 盧서거풍에도 상승 '나홀로 독주'..민주당 1위도 '살얼음판'

 

취재부

盧 추모 반사이득 '거품' 빠지나

'박풍(朴風)'은 盧서거풍보다 셌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책임론에 휩싸여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급락한 가운데서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만은 예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노무현 추모 열기가 절정에 달했던 6월 초엔 지지도가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추모 열기가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자 곧바로 상승세로 돌아서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반면 서거 정국과 추모 열풍의 반사이득으로 급등했던 친노 정치인과 민주당의 지지도는 주춤해진 양상이다.

한국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7일 이틀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조사대상 1000명,표본오차 ±3.1%) 결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31.4%로 압도적 1위를 고수하며 서거 정국의 반사이득으로 '깜짝 2위'에 오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10.6%)에 무려 20.8%나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5.8%로 3위였으며, 무소속 정동영 의원이 5.0%, 오세훈 서울시장이 4.4%,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4.2%, 손학규 전 통합민주당 대표가 3.8%로 그 뒤를 이었다.

박 전 대표는 한국일보가 1월 실시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29.1%의 지지를 얻었던 것에 비해 미미하지만 오히려 지지도가 상승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반면 2위에 오른 유시민 전 장관은 추모 열풍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3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6.1%였던 것에 비하면, 이번 조사에선 10.6%로 낮아져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유 전 장관의 지지율은 노무현 서거 전 2위였던 정동영 의원의 지지율(10.6~12.5%, 리얼미터 조사)과 비슷해 두 사람이 자리만 맞바꾼 양상이다. 이는 박 전 대표에 맞설 야권 대선주자들의 '고만고만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MB는 거세지는데…

박 전 대표의 식을 줄 모르는 인기에 비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30.3%로 2월(37.1%)에 비해 현저히 낮아졌다.

정부 여당이 최우선적으로 쇄신해야 할 점을 묻는 질문에도 응답자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기조의 변화'(29.2%)를 가장 많이 주문했으며, '한나라당 내 계파 갈등 해소와 화합'을 꼽은 응답자가 전체 22.0%로 뒤를 이었다. 절반이 넘는 국민이 이 대통령에게 소통의 정치를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지역·측근 중심의 편중 인사 탈피'(13.2%)와 '한나라당 지도부·내각 등 인적 개편'(11.4%), '공천제도 개선 등 국회·당 운영 방식 개혁'(10.9%) 등의 답변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쇄신할 필요 없다'는 답변은 0.2%로 거의 없었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대기업과 신문의 지상파 방송 지분을 최대 20%까지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무려 62.9%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한다는 의견은 24.3%에 그쳤다.

뒷심 부족한 민주당, 벌써 2위 추락 조짐

노무현 서거 정국과 추모 열풍의 반사이득으로 5년 만에 한나라당을 역전하며 정당 지지도 1위에 등극한 민주당도 추가 상승에 한계를 보이며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일부 조사에선 한나라당에 1위를 내준 경우도 있다.

이번 한국일보 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지지도는 27.3%로 나타났다. 현 정부 출범 후 1년여 동안 34.0~41.5%를 오르내리던 것에 비하면 노무현 서거 이후 급락한 현상이 재확인된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같은 기간 15.9~19.0%의 낮은 지지도를 보이다 이번에 29.4%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양당의 지지도 차이는 2.1% 포인트에 불과해 오차범위(±3.1%)에 속한다.

이어 민주노동당(6.3%), 친박연대(5.5%), 진보신당(3.6%), 자유선진당(2.3%), 창조한국당(0.6%) 순으로 나타났치다. 이들 정당은 이전 조사와 별 차이가 없었다. '모름·무응답'은 25.0%였다.

특히 같은 날(6~7일) 내일신문이 한길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조사대상 1000명, 표본오차 ±3.1%)에서는, 오히려 한나라당이 21.9%로 민주당 18.7%보다 3.2% 앞선 1위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한나라당은 5월에 비해 3.6% 하락했고, 민주당은 8.1%포인트 상승했다. 민주당의 상승세가 돋보였지만 한나라당을 완전히 앞서지는 못한 것이다.

盧서거풍 '2004년 탄핵풍'보다 위력 떨어져

이 같은 흐름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이 1위로 나온 조사에서도 대부분 한나라당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2~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노무현 추모 열풍이 절정에 달했던 5월 말~6월 초에 실시한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한나라당에 6~8% 차이로 크게 앞섰던 것에 비하면, 시간이 갈수록 다시 좁혀지고 있는 양상이어서 언제라도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서거 직후 나타났던 정서적인 분위기가 정치적 지지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이라며 "정서와 정책을 분리해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론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盧서거풍이 2004년 탄핵풍보다 정치적 파괴력과 지속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서거 책임, '盧 전 대통령 자신과 가족'의 책임도 크다

이번 한국일보 조사에서는 또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63.8%가 '공정하지 않았다', 25.6%가 '공정했다'고 응답해 격차가 38.2%에 달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가 정치보복 때문이라는 주장에는 57.1%가 '동의한다', 38.3%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그 격차가 18.8%로 검찰 수사의 공정성 논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았다. 정치보복 여부도 논란을 빚고 있지만,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 불신의 강도가 훨씬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가장 큰 책임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2개의 복수응답을 받아 합산한 결과, 언론(40.3%), 노무현 전 대통령 자신과 가족(38.2%), 이명박 대통령(36.6%), 검찰(31.8%), 한나라당 등 여권(23.8%), 민주당 등 야권(5.8%)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거의 가장 큰 책임이 무엇인지 한 가지만 선택하도록 질문한 경우에는 노 전 대통령 자신과 가족이 31.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 22.5%, 언론 20%, 검찰 10%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30일자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여론조사에서도 1순위 응답에서는 서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은 '노무현 전 대통령 자신'이라는 응답이 27.9%로 검찰 22.7%, 언론 15.5%, 이명박 대통령 14.2%, 한나라당·여권 10.5% 등보다 더 많았다.

다만 '책임 있는 세 곳'(1, 2, 3순위 복수응답)을 꼽도록 하자, 응답자들은 검찰(56.4%)과 언론(49.1%)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노 전 대통령 자신'이라고 답한 이들도 36.7%나 됐다. 이명박 대통령(34.8%)과 한나라당·여권(34.4%)을 꼽은 이들보다 많았다.

친노세력과 야권에서 주장하는 '이명박 정권의 일방 책임론'과 비교하면, 국민들 중에는 노 전 대통령 본인과 가족의 비리 책임이 더 크다고 보는 사람도 적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여야 간 정쟁이 격화될수록 더욱 뚜렷하게 갈릴 것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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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한 '노무현 우상화'에 침을 뱉으마!

[각골명심의 時代獻辭 ①] 盧 우상화 민주개혁, 박정희 추종세력과 똑같아


각골명심
'신화(神話)'가 된 두 남자

우선 우문(愚問) 하나 던지고 시작하렵니다. 여러분, "오늘과 어제의 다른 점이 도대체 뭘까요?"

네. 쌍용자동차 노동자 엄인섭(41) 씨라는 분이 또 죽었다는데, 지금 자판이나 두드리고 앉아 있는 이 한심한 책상머리 좌빨에게 무슨 심오한 답을 기대했겠습니까만, 답은 허무하게도 '받침이 하나 적네!' 올습니다...??!!... 네. 유치합니다. 토 나옵니다.

그렇더라도 잠시만 인내심을 가지고 여러분이 이미 신화(神話:myth)로 만들어버린 그분을 추모하며 "맞습니다, 맞고요."를 합창하며 다음 장면을 한번 보시죠?



우측 사진이야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어느 '진(짜)보(수)'언론이 이 시대의 대세로 자리잡은 '노무현 빨기 시합'에 좀 튀어보잡시고, Oh My God! 무려 2313개 헌사를 일일이 조각으로 모아 만든 '바보 노무현' 사진이라네요. 참 노력이 눈물겹죠? 무슨 구슬꿰기 시합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담번엔 필히 사랑이 철철 넘친다는 십자수도 한번 도전해 보세요~"

그리고 좌측 사진은 그 함자만 들어도 아직까지 가슴이 울렁거리는 영원불멸(永遠不滅)의 개발독재 신화, 존경으로 '피 칠갑'을 해 현세에도 여전히 당당하게 재림하고 계신 '하면된다맨 박정희' 사진입니다.

물론 이 사진이 완성되기까진 역시 가려졌던 눈물겨운 사연 하나쯤은 있었습죠. 1968년 9월 제49회 전국체전 개막식 때 당시만 해도 꽃다운 나이의 파릇파릇한 수백 명의 여고생들이 그 가녀린 온몸을 던져 한 몸으로 '옵빠!'를 외치며 펼쳐낸 카드섹션이라니 이 얼마나 눈물겹습니까. 이걸 보면 지하에서 혹 굴리고 있을 김일성이 자신이 결코 기쁨조 창설에 원조가 아니라고 좀 의기소침해질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상숭배 감성공화국의 '반인간·반역사성'

어쨌든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서 '오늘'과 '어제'의 차이점이 단지 받침 하나의 차이(사람만 바뀐 것)에 불과한 우상숭배의 결과로 귀결되는 허망한 꼬라지나 보자고, 그동안 이 땅의 좌빨들이 - 비록 소수의 찬밥 신세에서나마 - 기득권에 수없이 골통 깨지고 불온·불순 세력이란 온갖 나쁜 꼬리표에 낙인까지 감내하며 줄기차게 '함께 사는 공동체'를 부르짖어 왔던 건 아니란 말입니다.

그러니 이 글은 바로 그런 우상숭배의 내면에 감춰진 '반인간적', '반역사적' 허위의 가면들을 무참하게 부수는 것을 목표로 그야말로 마구잡이, 막무가내로 써내려 갈 겁니다.

'진영논리'고 나발이고, 설령 국민 모두가 받들어 '존경하는 이명박 각하'의 제주도에 푸른 밤을 더욱 만끽하게 해주는 '의도 밖'의 결과를 가져온다 할지라도, 눈앞에서 당장 대한민국이 마땅히 꿈꾸고 나가야 할 모든 가치와 이상들이 눈물과 추모를 과장해 독사 같이 교활하고 기회주의적인 일부 언론들의 마술피리에 춤추며 무참히 좌절되려 하는 꼬라지만은 정말이지 눈 뜨고는 못 봐주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런 짓이야말로 정말 토 나옵니다. 자기부정의 부정은 곧 '자신'인 것입니다!

이상은 아무리 쥐어뜯고 생각해 봐도, 그야말로 X도 아닌 대한민국 대통령 역사에 있어 약간의 시차를 두고 각각 한 편의 드라마처럼 '죽음'으로써 인민들의 가슴 속에 영원불멸의 '신화'가 되어버린 어떤 미스터리한 두 사내에 대한 간략한 소개였습니다.

네. 그러니 뿌듯해 하셔도 됩니다. 눈물을 멈추지 마세요. 쭈욱~. 역사는 항상 '어거지로 만들어가는 쪽수 많은 자들의 편'이라는 그 신념들 부디 되새김질만 하세요. 요때다 싶어 더더더 마음껏 부추겨, 온 나라를 통곡의 바다로 만들어 명박표 대운하쯤은 아무것도 아닌 당당히 뱃놀이 해양 대국으로 만들 때까지 부디 장사 잘해 쳐드세요. 특히 명함깨나 내민다는 진보언론들...

이제 "인간적"이란 부분에 관해서 이 두 양반이 얼마나 닮은꼴인가를 보여드리려 합니다. 어차피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대통령이라는 지위가 재임시 뭔짓을 했든지, 당시에 인민의 척박한 삶을 얼마만큼 실질적으로 개선해 냈는지 따위는 한낱 부록에 불과할 뿐이고, 단지 '인간적'이기만 하면 모든 것이 다 가려지고 곧 '신화'로 거듭나는 '감성천국 공화국' 아니겠습니까?

박정희·노무현 '영웅 만들기' 그 허위의 가면들

나는 앞서 지각(知覺) 잃은 일부 언론과 이에 동조한 대중의 전염성 최루물인 감성정치가 이미 두 남자(박정희-노무현)를 불멸의 신화로 거듭나게 했다고 꼬집은 바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예고한 대로 이런 '집단적 영웅 만들기'에 동원되고 있는 주요 도구로서의 '인간성'이란 것이 도대체 얼마나 실체적으로 정치 발전을 저해시키고, 순역사에 반동적으로 작동하는지 또한 이러한 기만과 허위의 무책임한 술책들이 가져올 결과가 결국 일반 민중들에게 어떤 반동적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하는지에 대해 아주 신랄하고도 가감 없이 까보이려 합니다.

그럼 먼저 이 '추모 정국'을 끌어내는데 아주 지대한 역할을 한 일부 진보언론들의 정신 빠진 '상징조작'의 결과가 결국 우리가 지난 30여 년을 오롯이, 그토록 극복하자며  X빠지게 이빨 악물고 대척점으로 삼아 온 박정희식 상징조작과 얼마나 깊은 유사성을 띠고 있는가를 아주 잘 보여주고 있는 몇 장의 사진들부터 소개하고 시작합죠. 보시죠! 
 


자, 여러분은 이 사진들에서 무엇을 느끼셨습니까. 유사성에 좀 놀래셨습니까? 아니면 그래도 여전히 "역시 노간지에 쩐다. 쩔어." 하십니까. 설마 그럴리야 없겠죠. 사진에 담긴 의미는 일일이 설명할 필요 없이 그대로 다 드러나 있는 것 같으니 생략하죠. 아무튼 "인간적 영웅 만들기, 차암 쉽쬬 잉~"

정치에서 '인간성 좋네, 나쁘네'를 따져 대통령 뽑으려면 차라리 종교인을 뽑던지 아니면 '인간극장' 나온 출연자들을 뽑아야죠. 그리고 설령 심정적으론 '좋은 인간성이 좋은 정치를 만든다'고 믿고 싶다 할지라도, 도대체 그 '인간성 좋다'는 건 또 어떤 기준으로 담보하죠? 그저 몇몇 단편적 사실들과 그 정치인이 가진 좀 푸근한 이미지들을 결합해 내린 결론이라면 그야말로 "깬다. 깨!"가 아닐까요?  

죽은 '시체' 끌어안고 호의호식하려는 사람들

그럼 도대체 30년 동안이나 박정희 망령 하나 걷어내지 못하고 찌질하게 상습적 앵벌이 짓이나 하며 정치 생명 연장해 나가고 있는 소위 '민주개혁 세력'이란 양반들의 실체는 뭘까요? 그리고 이 시점에 와서 결국 한다는 짓이 시체를 딛고 이런 또 하나의 우상을 만들어내는 걸로 전선을 대체하려는 얄팍한 수작질은 또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게 과연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그리고 무엇보다 인민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데 약이 될 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천만의 말씀!  

아무 내용물도 알맹이도 없이 그저 박정희 망령 하나 달랑 끌어안고 대를 물려 호의호식하는 저 수구꼴통들을 좀 보고 말씀하시죠? 그걸 주구장창 비판하는 정당성 하나로 그나마 기득권에 발 걸치고 유지해 온 민주개혁 세력들이 이제 동일한 방법으로 같은 짓을 저지르려는 어이없는 이 현실 앞에 나는 침을 뱉어주고 싶습니다. 퉤!

힘을 조직하려면 설령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힘을 조직하세요. 괜히 '값싼 눈물' 몇 방울 모아 애꿎은 엄한 사람들 죽어나가게 하지 말란 말입니다. 네. 감히 값싼 눈물이라 했습니다. 대중의 눈물 말입니다.

노무현과 박종태, 값싼 눈물과 값진 눈물

정말, 진실로 '인간답고, 인간다운 삶'에 동질성을 느껴서 이리도 애통해하는 거라면 허세욱 씨나 박종태 씨는 물론 정말 당신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은 약한 피지배자들이 줄줄이 죽어나갔을 때 지금 노무현 죽음에 만분지 일이라도 슬퍼했어야죠. 통곡했어야죠. 그런 슬픔을 힘으로 승화해내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힘이 되고 값진 눈물 아닐까요?

이 강퍅하고 미친 자본주의 천국에 소외와 무관심만큼 잔인한 형벌이 또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인간으로서 누릴 것 안 누릴 것 다 해보고 떠난 사람에게, 그것도 무슨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그렇다고 노동자를 위해서도'가 아닌 순전히 자신만의 문제로 던진 한 목숨이 정말 그리도 애통하고 동질감이 팍팍 느껴진다니...그 눈물 누구의 눈물인지 참으로 이기적이군요! 잔인하군요!

그리고 노무현이 정말 그리도 신격화될 만한 인물이면 살아 있을 때 지켜줬어야죠. 치맵니까? 그의 시대를 불과 얼마 전까지 살아보고도 이제 와서 마치 천국 위를 걸어다닌듯 말하는 오늘의 당신들이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갑니다. 그것도 그가 정치인으로서, 대통령으로서 행한 모든 행위들은 완전히 쏙 빼고 말입니다.

'박정희표 눈물' 흘리는 사람들한테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며 수구꼴통이라고 딱지 붙이기 바빴던 어제의 당신들이 오늘은 노무현의 시체를 끌어안고 그를 신격화하며 '순교자'의 반열에 올려놓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이란 주문을 외며 통곡을 하는 군요. 세상 참 토 나옵니다! "밥굽네 만셉니다, 씨X~"

감정이 좀 격해졌군요. 마음을 좀 가라앉혀야겠기에 여기서 끊습니다. 다음은 이런 허위의 가면을 쓰고 조작된 우상의 정치가 어떻게 시작됐으며, 그것이 작동된 결과 민중들의 삶은 또 얼마만큼 피폐되고 망가져 왔는가에 대해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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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없이 사는' 박근혜의 독주, 반MB는 없다

재보선 승리? 꿈쩍도 않는 '민주당 지지율'..'그 무엇'이 없다
 

[오마이뉴스] 김영국  2009.05.08   


확인된 '반MB와 국정심판' 

니가 깜짝 놀랄 만한 얘기를 들려주마. 아마 절대로 기쁘게 듣지는 못할 거다. 뭐냐 하면. 

"MB는 싫지만 박근혜는 좋다. 반MB 동의하지만 야당도 마음에 안 들어."  

현재 우리 국민의 정서를 압축해 표현한 말이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일관되게 유지돼 온 여론 흐름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한나라당이 이번 4.29 재보선에서 '국회의원 지역구 0:5, 전체 1:14'라는 참패를 당했음에도 이런 기조가 변화될 조짐이 없어 야당을 더욱 당혹스럽고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건 절대로 믿고 싶지 않고, 사실이 아니길 엄청 바라겠지만 부질없는 짓이다. 

'한나라당 참패, 민주당 수도권 승리, 진보신당 원내 진입'으로 끝난 재보선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들을 살펴보면, 국민들은 이번 재보선이 이명박 정권에 대한 냉혹한 중간평가였고 반MB의 승리임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야당들에게는 전혀 마음을 주지 않고 있다. 

재보선 다음날인 4월 30일자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 대비 7.6% 하락한 25.0%에 그쳐 2개월여 만에 다시 20%대로 내려갔다. 반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는 8.6% 상승한 71%로 나타나 지난해 7월 16일 조사(75.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국민의 절반이 넘는 56.8%가 한나라당의 재보선 참패 원인을 '이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응답했다. 

같은 날 실시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도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해 '정부여당의 잘못된 국정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 여론이 반영된 것'이라는 의견이 58.6%로 나타났다. 반면에 청와대 주장처럼 '일부 지역선거 결과를 가지고 정부여당 심판으로 확대해석하기는 무리'라고 평가한 답변은 33.7%에 그쳤다.  

또 5월 1일자 '폴리뉴스-모노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1개월 전보다 6.3% 감소한 33.7%인 반면, 부정적 평가는 52.4%에서 58.4%로 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무려 64%가 한나라당의 참패 원인을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적 심판'으로 규정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일방적이고 잘못된 국정운영'이 재보선을 통한 '국민적 심판'으로 연결됐음이 드러난 것이다. 

  
4.29 재보선 이후 3개 여론조사 개요
ⓒ 김영국
여론조사

 정당 지지도 보면 '민주당 참패'로 착각 

그러나 정당 지지도를 살펴보면 한나라당이 재보선 참패 여파로 어느 정도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1위를 독주하고 있고, 수도권 승리에 환호작약했던 민주당의 지지율은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도는 전주 대비 11.2%나 빠진 23.5%을 기록했지만 1위를 유지했고, 민주당은 16.7%로 겨우 2.5%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다음으로 민주노동당이 5.7% 급등해 13.3%로 3위에 올랐으며, 친박연대 6.3%, 자유선진당 4.5%, 진보신당 3.5%, 창조한국당 2.2% 순이었다.

폴리뉴스-모노리서치 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초라하다 못해 참혹할 정도다. 한나라당은 재보선 전(4.2일)과 거의 변화 없는 29.7%로 1위를 유지했고, 민주당은 고작 0.2% 상승한 14.0%로 한나라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음으로 자유선진당 6.5%, 민주노동당 5.1%, 친박연대 4.7%, 진보신당 2.4%, 창조한국당 1.4%의 순이었고, 무당층은 36.2%로 조사됐다. 

정당 지지도만 보면 마치 한나라당이 재보선에서 완승하고 민주당 등 야당이 참패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이에 대해 한귀영 KSOI 수석전문위원은 "전반적인 선거 결과는 야당의 선전보다는 여당의 패배로 봐야 할 것"이라며 "야당의 존재감이 매우 약한 상황에서 여야 간 대결 구도보다는 'MB 대 반MB 구도'로 치러진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한마디로 민주당 등 야당의 선전은 국민들의 광범위한 반MB 정서에 편승한 '반사이득' 정도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이는 언제든지 사라지고 뒤집힐 수 있는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게 지난 정치 역정들이 적나라하게 증명해준 바 있다.  

사실 이번에 민주당도, 한나라당 참패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호남 4곳에서 '0:4'의 전패를 당하면서 자신들의 텃밭조차 지키기 힘든 부실함을 드러냈다. 

'묻지마 지지' 박근혜, 재보선 최대 승자 

그러나 정작 야당에게 뼈아픈 대목은 따로 있다. 바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독보적인 국민 지지도와 영향력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번 4.29 재보선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국민들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도 여전히 여야를 막론하고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압도적 1위다. 

지난 4월 30일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 따르면, '이번 재보선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가장 크게 보여준 정치인이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34.8%가 박 전 대표를 1위로 꼽았다. 민주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에다 신건 전 국정원장을 끌어들이며 재보선 내내 이슈의 중심에 있었고 결과적으로 전주 지역 완승까지 이끌어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20.2%로 2위에 그쳤다. 

다음으로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10.0%), 정세균 민주당 대표(8.2%), 손학규 전 대표(3.6%),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2.7%) 순이었다. 이들은 당 대표로서 또는 칩거를 끝내고 재보선 전면에 나서 자당 후보를 지원하며 분위기를 주도했지만 박근혜, 정동영의 영향력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리얼미터가 조사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39.2%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고, 다음으로 정동영 전 장관(10.6%),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10.5%), 손학규 전 경기지사(6.8%), 정몽준 의원(6.3%), 김문수 현 경기지사(5.4%), 오세훈 서울시장(5.0%), 정세균 민주당 대표(2.2%) 순이었다. 박 전 대표의 지지도가 여타 후보와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압도적이고 독보적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4월 1일 경주시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선 무소속 정수성 후보에 대한 이상득 의원(이 대통령 친형) 측의 '후보 사퇴 종용' 논란이 벌어지자, 이 의원을 향해 '우리 정치의 수치'라며 한마디 한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그의 이 한마디는 무수한 여론조사를 비웃기라도 하듯 영남에서 친박 성향의 무소속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키는 괴력을 발휘했다. 

현재 국민들이 박 전 대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들이다. 결국 이번 재보선의 최대 승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박 전 대표가 차지한 셈이다. 

박근혜 이겨야 '진짜 반MB', 연대 이상의 '무엇' 필요 

한나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박 전 대표가 이번 재보선 전면에 나서 한나라당 후보들을 지원했더라면 결과는 확실히 달라졌을 거라는 주장이 크게 틀린 말이 아닐 수도 있다. 

박근혜는 한나라당의 현재가 아닌 '미래'를 대표하는 가장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이기 때문에 야당의 반MB 구호만으로는 격파하기 어려울 것이라 지적도 간과하기 어렵다. 

이명박 대통령이 실정을 거듭하고 여당이 선거에서 참패해도 한나라당 지지도가 좀처럼 야당에 역전 당하지 않는 이유도 박근혜라는 존재가 한나라당 안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는 박근혜의 정치적 노선에 동의 여부를 떠나 엄연한 현실이다. 

따라서 박근혜가 전면에 나서는 선거에서 이겨야 '진짜 반MB'가 완성되고 국민적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점에서 야당에게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의 여론조사 추이와 이번 재보선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親李) 그룹은 더 이상 야당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게 확인됐다면, 박근혜와 싸움은 야당에게 '반MB 이상의 그 무엇'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반MB 연대' 식의 대동단결 차원을 뛰어넘는 그 무엇. 그것이 무엇인지는 야당 스스로 풀어야 할 과제이다. 그렇지 않으면 '반DJ'만 외치다 노무현 정권이 탄생하는 걸 지켜봐야 했던 한나라당의 전철을 지금의 야당도 고스란히 밟아갈 가능성이 현재로선 매우 높아 보인다.  

'별일 없이 사는' 박근혜의 독주(獨走)가 재미없고, 싸구려 커피처럼 씁쓸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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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없이 사는' 박근혜의 독주, 반MB는 없다

[진단]재보선 승리? 꿈쩍도 않는 '민주당 지지율'..'그 무엇'이 없다

김영국
확인된 '반MB와 국정심판'

니가 깜짝 놀랄 만한 얘기를 들려주마. 아마 절대로 기쁘게 듣지는 못할 거다. 뭐냐 하면.

"MB는 싫지만 박근혜는 좋다. 반MB 동의하지만 야당도 마음에 안 들어."

현재 우리 국민의 정서를 압축해 표현한 말이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일관되게 유지돼 온 여론 흐름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한나라당이 이번 4.29 재보선에서 '국회의원 지역구 0:5, 전체 1:14'라는 참패를 당했음에도 이런 기조가 변화될 조짐이 없어 야당을 더욱 당혹스럽고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건 절대로 믿고 싶지 않고, 사실이 아니길 엄청 바라겠지만 부질없는 짓이다.

'한나라당 참패, 민주당 수도권 승리, 진보신당 원내 진입'으로 끝난 재보선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들을 살펴보면, 국민들은 이번 재보선이 이명박 정권에 대한 냉혹한 중간평가였고 반MB의 승리임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야당들에게는 전혀 마음을 주지 않고 있다.

재보선 다음날인 4월 30일자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 대비 7.6% 하락한 25.0%에 그쳐 2개월여 만에 다시 20%대로 내려갔다. 반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는 8.6% 상승한 71%로 나타나 지난해 7월 16일 조사(75.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국민의 절반이 넘는 56.8%가 한나라당의 재보선 참패 원인을 '이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응답했다.

같은 날 실시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도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해 '정부여당의 잘못된 국정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 여론이 반영된 것'이라는 의견이 58.6%로 나타났다. 반면에 청와대 주장처럼 '일부 지역선거 결과를 가지고 정부여당 심판으로 확대해석하기는 무리'라고 평가한 답변은 33.7%에 그쳤다.

또 5월 1일자 '폴리뉴스-모노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1개월 전보다 6.3% 감소한 33.7%인 반면, 부정적 평가는 52.4%에서 58.4%로 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무려 64%가 한나라당의 참패 원인을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적 심판'으로 규정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일방적이고 잘못된 국정운영'이 재보선을 통한 '국민적 심판'으로 연결됐음이 드러난 것이다.



정당 지지도 보면 '민주당 참패'로 착각

그러나 정당 지지도를 살펴보면 한나라당이 재보선 참패 여파로 어느 정도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1위를 독주하고 있고, 수도권 승리에 환호작약했던 민주당의 지지율은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도는 전주 대비 11.2%나 빠진 23.5%을 기록했지만 1위를 유지했고, 민주당은 16.7%로 겨우 2.5% 상승하는데 그쳤다. 다음으로 민주노동당이 5.7% 급등해 13.3%로 3위에 올랐으며, 친박연대 6.3%, 자유선진당 4.5%, 진보신당 3.5%, 창조한국당 2.2% 순이었다.

폴리뉴스-모노리서치 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초라하다 못해 참혹할 정도다. 한나라당은 재보선 전(4.2일)과 거의 변화 없는 29.7%로 1위를 유지했고, 민주당은 고작 0.2% 상승한 14.0%로 한나라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음으로 자유선진당 6.5%, 민주노동당 5.1%, 친박연대 4.7%, 진보신당 2.4%, 창조한국당 1.4%의 순이었고, 무당층은 36.2%로 조사됐다.

정당 지지도만 보면 마치 한나라당이 재보선에서 완승하고 민주당 등 야당이 참패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이에 대해 한귀영 KSOI 수석전문위원은 "전반적인 선거 결과는 야당의 선전보다는 여당의 패배로 봐야 할 것"이라며 "야당의 존재감이 매우 약한 상황에서 여야 간 대결 구도보다는 'MB 대 반MB 구도'로 치러진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한마디로 민주당 등 야당의 선전은 국민들의 광범위한 반MB 정서에 편승한 '반사이득' 정도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이는 언제든지 사라지고 뒤집힐 수 있는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게 지난 정치 역정들이 적나라하게 증명해준 바 있다.

사실 이번에 민주당도, 한나라당 참패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호남 4곳에서 '0:4'의 전패를 당하면서 자신들의 텃밭조차 지키기 힘든 부실함을 드러냈다.

'묻지마 지지' 박근혜, 재보선 최대 승자

그러나 정작 야당에게 뼈아픈 대목은 따로 있다. 바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독보적인 국민 지지도와 영향력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번 4.29 재보선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국민들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도 여전히 여야를 막론하고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압도적 1위다.

지난 4월 30일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 따르면, '이번 재보선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가장 크게 보여준 정치인이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34.8%가 박 전 대표를 1위로 꼽았다. 민주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에다 신건 전 국정원장을 끌어들이며 재보선 내내 이슈의 중심에 있었고 결과적으로 전주 지역 완승까지 이끌어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20.2%로 2위에 그쳤다.

다음으로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10.0%), 정세균 민주당 대표(8.2%), 손학규 전 대표(3.6%),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2.7%) 순이었다. 이들은 당 대표로서 또는 칩거를 끝내고 재보선 전면에 나서 자당 후보를 지원하며 분위기를 주도했지만 박근혜, 정동영의 영향력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리얼미터가 조사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39.2%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고, 다음으로 정동영 전 장관(10.6%),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10.5%), 손학규 전 경기지사(6.8%), 정몽준 의원(6.3%), 김문수 현 경기지사(5.4%), 오세훈 서울시장(5.0%), 정세균 민주당 대표(2.2%) 순이었다. 박 전 대표의 지지도가 여타 후보와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압도적이고 독보적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4월 1일 경주시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선 무소속 정수성 후보에 대한 이상득 의원(이 대통령 친형) 측의 '후보 사퇴 종용' 논란이 벌어지자, 이 의원을 향해 '우리 정치의 수치'라며 한마디 한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그의 이 한마디는 무수한 여론조사를 비웃기라도 하듯 영남에서 친박 성향의 무소속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키는 괴력을 발휘했다.

현재 국민들이 박 전 대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들이다. 결국 이번 재보선의 최대 승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박 전 대표가 차지한 셈이다.

박근혜 이겨야 '진짜 반MB', 연대 이상의 '무엇' 필요

한나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박 전 대표가 이번 재보선 전면에 나서 한나라당 후보들을 지원했더라면 결과는 확실히 달라졌을 거라는 주장이 크게 틀린 말이 아닐 수도 있다.

박근혜는 한나라당의 현재가 아닌 '미래'를 대표하는 가장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이기 때문에 야당의 반MB 구호만으로는 격파하기 어려울 것이라 지적도 간과하기 어렵다.

이명박 대통령이 실정을 거듭하고 여당이 선거에서 참패해도 한나라당 지지도가 좀처럼 야당에 역전 당하지 않는 이유도 박근혜라는 존재가 한나라당 안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는 박근혜의 정치적 노선에 동의 여부를 떠나 엄연한 현실이다.

따라서 박근혜가 전면에 나서는 선거에서 이겨야 '진짜 반MB'가 완성되고 국민적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점에서 야당에게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의 여론조사 추이와 이번 재보선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親李) 그룹은 더 이상 야당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게 확인됐다면, 박근혜와 싸움은 야당에게 '반MB 이상의 그 무엇'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반MB 연대' 식의 대동단결 차원을 뛰어넘는 그 무엇.

그것이 무엇인지는 야당 스스로 풀어야 할 과제이다. 그렇지 않으면 '반DJ'만 외치다 노무현 정권이 탄생하는 걸 지켜봐야 했던 한나라당의 전철을 지금의 야당도 고스란히 밟아갈 가능성이 현재로선 매우 높아 보인다.

'별일 없이 사는' 박근혜의 독주(獨走)가 재미없고, 싸구려 커피처럼 씁쓸한 이유이다. / 편집위원

* 글쓴이는 '참여민주주의와 생활정치연대'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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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친노와 민주당'이 깨져야 '야당'이 산다?

 

[논단] 프랑스의 희망 브장스노 보며 '한국 야당의 캐안습'을 생각하다

 

김영국

같으면서 '위대한 차이'

브장스노라는 극좌파 인물이 정치 영웅으로 혜성처럼 떠오른 것만 빼면, 프랑스의 현 정치 상황은 한국과 닮은 점도 아주 많다.

부자 감세 등 친대기업 정책과 노동 유연화를 주도하는 신자유주의자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지도가 급추락하면서 국민의 반대가 50%를 넘고 있다. 이 때문에 사르코지와 이명박 두 대통령이 닮은꼴이라는 평가가 한동안 국내 언론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집권여당의 추락에도 제1야당과 기존 좌파정당이 반사이득은커녕 무기력과 지리멸렬 상태인 것도 희한하게 빼닮았다. 사회자유주의를 표방하며 신자유주의를 수용하고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여온 제1야당 사회당도 한국의 민주당처럼 실망한 전통적 지지자들의 이탈로 위기에 빠졌다. 당내 중진들이 이끄는 계파간 불협화음, 노선 갈등으로 적전 분열상을 자주 드러내는 것도 똑같다.

브장스노와 반자본주의신당(NPA)은 갈수록 우경화하는 사회당과 일찌감치 '정치적 단절'을 선언했다. NPA는 창당대회에서 反자본주의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선거연합 방침을 세우면서도, 사회당과 연대만은 불가하다고 못박았다. 이 때문에 NPA의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연대하고 싶어 하는 다른 좌파정당들이 중간에서 딜레마에 빠졌다. 이들은 사회당과 선거연합 전력이 있거나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기 때문이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좌)과 강력한 호적수로 떠오른 올리비에 브장스노(우) ⓒ르 피가로

결국 프랑스와 한국의 정치 현실이 비슷하면서도,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낸 건 세 가지다. 프랑스에선 '좌파 영웅' 브장스노와 반자본주의신당이 탄생했고, 강력한 노조가 건재하며, 경제위기의 본질을 제대로 읽고 급진적 대안에도 높은 지지를 보내주는 프랑스인의 '열린 마음'이 있다. 그 결과 두 나라는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국민들의 선택도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는 브장스노를 통해 '자본주의 폐기와 사회주의 건설'이라는 대안까지 큰 관심과 성원을 보내고 있는 반면, 한국은 박근혜와 한나라당이라는 신자유주의 극우파가 국민적 지지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프랑스 국민은 노동계와 학생들이 최저임금 인상, 고용 보장, 부유층 증세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총파업을 벌여 교통과 공공부문 서비스가 마비돼 큰 불편을 겪어도, 무려 78%의 국민이 총파업을 자신의 일로 여기며 적극 찬성하고 있다. 집권여당의 일방독주를 국민들이 야당과 노동계에 대한 강력한 지지로 방어선을 치며 균형을 잡아주고 있는 것이다.

반면 대한민국은 이명박 정권의 시대착오적인 역주행이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고깔을 쓴 채 이데올로기화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왼쪽 날개가 부러진 채 고공 에어쇼를 벌이는 전투기와 같다. 이렇게 만든 일등공신은 좌파도 아니면서 좌파연하다 좌파를 코미디로 전락시킨 '노무현과 민주당 세력'에게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여전히 무책임한 '친노(親盧)와 민주당'

경제대통령이라는 구호가 무색할 정도로 서민들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며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적 반대가 60%를 넘나들고 있다. 이를 틈타 일부 친노 네티즌은 허울뿐인 주가 2000p,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등을 내세우며 '노무현 영웅 만들기'를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제1야당 민주당은 벌써 한나라당의 두 배가 넘는 지지율로 압도하고 있어야 하고, 친노 정치인들은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박근혜를 두 배 이상 앞서도 시원치 않을 판이다.

그러나 상황은 이들의 염원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그냥 다른 정도가 아니라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권이 숱한 실정을 거듭하고 촛불을 만나 휘청거리기까지 했지만 여전히 지지율에서 민주당을 두 배 이상 앞서고 있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박근혜는 30%가 넘는 지지율로 독주하고 있고, 야권의 유명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오차범위(1~6%) 수준에서 맴도는 '오차범' 신세다. 그마나 친노세력이 우쭐해 하던 '상대적 도덕성'마저 박연차 리스트로 패가망신이 되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없을 리 없다. 많은 이들은 현재의 야당이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이명박 정권에 대항할 '대안 세력'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검증된 실패세력'

자본주의가 거대한 실패와 함께 패륜적일 정도로 추악한 몰골을 드러내고 있다면, 자본주의를 뜯어고치거나 아예 폐기처분해야 된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정확한 대안이다. 한국에서 이런 소리 하면 큰일 날 것처럼 여기지만, 솔직히 말하자. 지금 큰일 난 건 '대한민국의 천민자본주의' 아닌가? 오죽하면 기획재정부조차 '전례없는(unprecedented) 세기적 위기'라고 했겠는가.

강도가 칼 휘두르면 뭉둥이로 때려잡고, 말기암에 걸렸다면 종양 자체를 제거하는 것 이상의 대안이 있을 수 없다. 재벌과 강남 부자들 말고 지금 이대로가 좋다고 생각하는 서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브장스노 열풍이 프랑스인들이 신의 계시를 받아서 생겨난 게 아니다. 이 간단한 소리들을 가장 믿음이 가는 청년이 용기 있게 말한 것뿐이다.

그러나 친노세력과 민주당 정치인이 이런 소리 하면 국민들에게 씨도 안 먹힌다. 이유는 단 하나다. 그들의 말을 믿어줄 국민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적 신뢰는 좌충우돌과 반비례하고 일관성과 정비례한다. 그들은 이미 신뢰를 잃었다. 그들은 국가를 운영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받았고, 그 결과 '검증된 실패세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우리 국민들 상당수는 "현재 이명박 정권이 경제를 잘 못하고 있지만, 지금의 경제위기에 노무현 정권과 민주당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정권 때의 양극화 심화, 부동산 폭등, 펀드 거품 등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오늘날 서민대중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벌과 외국투기자본의 대변자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들을 너무도 훌륭하게(?) 키워놓은 결과, 지금의 이명박 대통령이 노 정권의 핵심 인사들을 고스란히 데려다 자기 사람으로 쓰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한덕수 주미대사, 김현종 삼성전자 사장, 진동수 금융위원장 등이 바로 두 정권의 경제적 정체성이 얼마나 일치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산증인들이다.

서민들은 노무현 정권 때도 살기 어려워졌고 그래서 이명박 정권으로 바꿔봤지만, 결과는 '쓰레기차 피하려다 똥차에 치인' 것이다. 그래서 이명박 정권에 실망한 국민들이 이제는 어느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고 대거 무당파로 옮겨갔다. 현재 대한민국 제1당은 무려 50%가 넘는 사람들이 지지(?)하는 '지지없음당'이다.

또 'Again 2007'인가

지금 야당은 단순히 비전의 제시가 문제가 아니다. MB 정권과 다른 비전과 대안은 이미 넘쳐나고 있다. 한국의 진보개혁 세력이 아무리 무능해도 브장스노 흉내낼 정도는 된다. 문제는 국민들이 그들의 말대로 실천해줄 것이라는 믿음 자체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더 솔직히 말하면 신뢰할 만한 야당 정치인이 극소수라는 게 핵심이다.

야권과 시민사회가 '反MB 전선'으로 대동단결을 외치기 전에 무너진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말은 지난 대선 이후 여러 사람 입에서 나왔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고민은 사라지고, 문제의 그 사람들이 '메기 등에 뱀장어 넘어가듯' 슬그머니 얼굴을 들이밀고 있다.

순진한 개미들 낚아서 실컷 우려먹고 날아간 개혁장사꾼 유 모씨도 나타나 "대선에서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낚였다."고 훈계하는 '염장 개그'를 다시 시작했다. "이명박이 대통령 돼도 나라 안 망한다.", "우리는 한나라당과 별 차이 없으니 대연정해야 한다."고 큰소리쳤던 그가 이제 와서 표정 하나 안 바뀌고 그런 말을 하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지금까지 야당이 뜨지 못한 것도 이처럼 '옳은 소리를 자격 없는 사람들이 지껄였기' 때문이다.

야권은 지금 온통 'Again 2007'이다. 사상 최악의 대선 패배와 총선 참패를 안긴 장본인들이 죽지도 않고 나타나 각설이 타령을 하고 다닌다. 그들이 MB를 비난하면 환호하는 건 MB요, 속 터지는 건 반MB다. 그들이 다시 나선다고 이 상황이 개선되리라고는 그들 스스로도 믿지 않을 것이다. 다만 살기 위해 발버둥 칠 뿐이다.

침체보다 무서운 '불만제로' 정당

민주당이 가망 없음은 국민들이 '민주당에 불만이 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 '불만제로 정당'이야말로 민주당의 현주소이자 모든 것이다. MB 정권이 저 지경인데도 제1야당이 이 지경이면 온갖 비난이 쏟아져 연일 사이트가 다운되어야 마땅하지만, 아무도 그들에게 불만이 없다. 애초부터 기대 자체가 없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민주당의 정체성은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 아니다. 정확하게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당이다. 한미FTA 비준을 반대하는 당에서 한미FTA 체결과 조기 비준을 선봉에 서서 지휘했던 인사가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공천 신청하는 당이다.

따지고 보면 야당에 박근혜와 호적수가 될 만한 '한국판 브장스노'가 있었다면, 국민들 눈에 야당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인식을 갖게 했더라면 MB와 한나라당이 지금처럼 막 나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선거에 명줄이 달린 정치인이 득실거리는 정당에서 자기 무덤 파는 일들을 저렇게 쉽게 하기 어렵다. 그들이 자신감을 갖고 깽판치는 이유는 때 되면 알아서 삽질해주는 노무현과 친노세력 그리고 민주당 같은 트로이목마들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로 문제는 반MB 진영이다. MB를 비판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반대로 MB를 더욱 거세게 몰아붙여야 한다. 그러나 '묻지마 대동단결'만이 그 힘을 가져다 주진 않는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분노만으로 이 상황을 돌파할 수 없다는 것쯤은 이제 다들 알고 있다. 왼쪽 깜빡이 켜고 우회전하다 집토끼 날려버린 것 본전 생각 난 시점도 한참을 지났다.

민주당이 깨져야 야당이 산다?

국민들에게 '야당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그동안 정치적 행보와 실천으로 MB식 막장 신자유주의 노선과 다른 면모가 검증된 정치인, 노무현과 민주당의 책임론에서 그나마 자유로운 사람들이 야권의 주도세력으로 확실하게 등장하지 않는 한, 지금의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

브장스노가 혜성 같이 등장하고 지금처럼 자리잡은 것도 투옥과 정치 탄압의 힘든 여정 속에서 극좌파 정당(LCR)을 일궈온 상징적 노장 정치인들이 젊은 인재에게 흔쾌히 대표주자 자리를 내주고 한발 비켜서는 '아름다운 후퇴' 때문이었다. 자신들이 만든 정당을 해체하면서까지 새로운 흐름과 인물들이 동참하도록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정치적 지분을 앞세워 당을 장악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대신 역사적 정통성을 벗어나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면서 노·장·청이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경륜을 발휘했다. 이런 정치세력이 잘 안되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여기서 한국 야권의 또 다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노무현 정권의 오락가락한 개혁과 지난 대선의 대동단결론을 거치면서 쓸 만한 인물들이 대거 망가져 버렸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 해도 자격을 갖춘 사람들을 찾기 어렵다는 게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정권을 내준 것보다 이것이 더 큰 후유증으로 남아 있다.

그렇다고 이 사실을 외면할 수도 없다. 누군가는 짊어지고 가야 한다. 없으면 없는 대로 그동안 정신줄 놓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도 정신 차려가는 사람들 차근차근 모아 새로운 정치주체를 만드는 일에 정열을 쏟아부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를 힘을 모아 막아내기도 벅찬 마당에 한가롭게 새 정치세력 타령이냐며 역정낼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일 할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도 할 것이다. 지난 대선 때부터 그런 소리 숱하게 들어왔고, 현재의 야권이 그 틀에서 벗어난 적도 없다. 소원대로 대동단결해 지금의 민주당으로 대통합도 했다. 그리고 대선과 총선 참패로 실패한 노선임이 검증됐고, 지금은 최상의 조건에서 최악을 달리고 있다. 앞으로도 크게 달라질 건 없어 보인다.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호남의 정서도 '대세적 명분'을 잃어 버렸다. 지금은 군사 정권에 의해 탄압받던 80년대보다 더 위축돼 있다. 이렇게 만든 건 다른 누구도 아닌, 호남의 지지를 독점해 온 노무현과 민주당 세력이다. 그리고 얻은 교훈은 '호남의 지지를 받는 영남 후보론' 같은 모욕적 자해행위를 두 번 다시 해서는 안된다는 것뿐이다. 그렇게 해서 해소될 지역감정이 아니라는 걸, 그것이 정치의 본질도 아니라는 걸 노 정권이 너무도 생생하게 증명해주었다.

그러나 수도권의 보편적 정서 특히 정치에 환멸을 느끼며 떠나버린 무당파들의 바다에 민주당을 던져놓고 물어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다. 호남 지지로 버티는 민주당은 '호남인 모욕주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절망'에 부대끼다 지치다

"민주당은 지금 한국 정치가 정상적이라고 은폐하는 도구이자 이 정권의 장식품이 된 줄 알아야 한다. 저렇게 무능한 이명박 정부와 지리멸렬 한나라당이 민주당과 일전을 거듭할수록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다 민주당 때문이다. 지금 민주당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고, 민주당이 깨져야 이 (잘못된) 정치질서도 깨진다."

이대근 경향신문 정치·국제에디터가 지난 3월 5일 '해머도 타협도 민주당을 살릴 수 없다'며 쏟아낸 직격탄이다. 뼈아프지만 외면할 수도 없는 야당의 현주소를 가장 용기 있게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어제(4.2일자) 칼럼에서도 "지금이 5공·유신 정권 때보다 더 절망적이다. 그 때 있었던 열망, 헌신, 재야, 지도자, 강력한 야당, 대안의 가치·노선·세력 중 지금은 아무것도 없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믿을 곳도, 기댈 데도 없는 시민들은 뿔뿔이 흩어져 불신과 절망의 늪에서 고립되어 가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또 한겨레신문의 김선주 씨는 "이명박 정권이 기가 막히고 분통 터지는 일들을 저질러도 나는 별일 없이 산다."며 "희망도, 개선의 여지도 보이지 않는 절망 때문이다."고 냉소와 자포자기 뒤섞인 푸념을 했다.

프레시안의 김종배 씨는 지난 3월 16일자 칼럼에서 "민주당의 상태는 중증이고, 아무리 둘러봐도 처방전을 찾을 수 없다."며 "속 시원히 민주당을 깨고 백지상태에서 선명개혁야당을 새로 건설해야 한다는 얘기를 꺼내는 건 어렵지 않으나 그 맹아가 될 세력을 찾을 길이 없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의 사태에 느끼는 절망감, 답답함, 막막함이 어디 이들 뿐이겠는가. 진보개혁 진영의 논객들이 절망에 부대끼다 지쳐가고 있는 것이다. 그들마저 입을 닫아버리는 날이 올까 두려울 뿐이다.

애초부터 '돌아갈 길'은 없었다

그동안 '차선(次善)'이나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次惡)'만을 선택해 온 우리 정치가 한 발짝씩 나아지기는커녕 또 다른 최악을 낳은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면서 서민들은 정치를 외면하고 냉소·무관심·환멸의 깊은 바다로 흘러가 버렸다.

더 이상 차악, 차선을 가지고 이들을 다시 불러올 수 없다. 비판적 지지의 수준으로는 이 거대한 냉소와 혐오의 물줄기를 결코 되돌릴 수 없다. 오늘의 사태에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이 손짓하면 할수록 더 멀리 달아나 버릴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포크레인질만이 야당을 먹여 살리는 굴욕을 야당 지지지들에게 언제까지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설사 운이 좋아 그렇게 해서 정권을 되찾아 온들 더 큰 실패와 좌절의 반복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절망이 깊을수록 최선에 대한 염원은 더 커져만 간다.

지금은 최선(最善)의 정치세력을 창출하기 위한 닻을 올려야 할 때이다. 새로운 '정치 주체'에 대한 신뢰도, 새로운 '비전과 정책', 새로운 '정당정치와 정당문화'. 이 삼박자가 모두 최선이거나 최선을 향해 달려갈 때만 떠나간 지지자들의 허망한 마음을 다시 채워주고, 발길을 돌려세울 수 있을 것이다. 당장은 답답해 보이고, 더디 가더라도 그 길이 가장 빨라 보인다. 애초에 돌아가는 길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지금의 야권이 최소한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한국이 프랑스와 같을 수는 없다. 브장스노가 잘나간다고 그와 똑같이 흉내낼 필요도 없다. 브장스노에게 배워야 할 점이 있다면, 그의 과감한 상상력과 용기 그리고 일관성일 것이다.

좌파는 인물을 평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인물 없는 혁명도 없다.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아 MB 정권에 대적할 호적수가 되고 싶은 야당 정치인 있다면, 해주고 싶은 말도 딱 한 가지다.

"당당하고 분명하게 말하라. 제발 적당히 말하지 말라."고. 지금 대한민국 어디에도 '적당한 곳'은 없다. / 편집위원

* 글쓴이는 '참여민주주의와 생활정치연대'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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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친노와 민주당, 그들에겐 '불만'도 없다

브장스노 보며 '한국 야당의 캐안습'을 생각하다
 

김영국 

[오마이뉴스] 2009.4.3 

같으면서 '위대한 차이' 

브장스노라는 극좌파 인물이 정치 영웅으로 혜성처럼 떠오른 것만 빼면, 프랑스의 현 정치 상황은 한국과 닮은 점도 아주 많다. 

부자 감세 등 친대기업 정책과 노동 유연화를 주도하는 신자유주의자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지도가 급추락하면서 국민의 반대가 50%를 넘고 있다. 이 때문에 사르코지와 이명박 두 대통령이 닮은꼴이라는 평가가 한동안 국내 언론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집권여당의 추락에도 제1야당과 기존 좌파정당이 반사이득은커녕 무기력과 지리멸렬 상태인 것도 희한하게 빼닮았다. 사회자유주의를 표방하며 신자유주의를 수용하고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여온 제1야당 사회당도 한국의 민주당처럼 실망한 전통적 지지자들의 이탈로 위기에 빠졌다. 당내 중진들이 이끄는 계파간 불협화음, 노선 갈등으로 적전 분열상을 자주 드러내는 것도 똑같다. 

브장스노와 반자본주의신당(NPA)은 갈수록 우경화하는 사회당과 일찌감치 '정치적 단절'을 선언했다. NPA는 창당대회에서 反자본주의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선거연합 방침을 세우면서도, 사회당과 연대만은 불가하다고 못박았다. 이 때문에 NPA의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연대하고 싶어 하는 다른 좌파정당들이 중간에서 딜레마에 빠졌다. 이들은 사회당과 선거연합 전력이 있거나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기 때문이다.

결국 프랑스와 한국의 정치 현실이 비슷하면서도,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낸 건 세 가지다. 프랑스에선 '좌파 영웅' 브장스노와 반자본주의신당이 탄생했고, 강력한 노조가 건재하며, 경제위기의 본질을 제대로 읽고 급진적 대안에도 높은 지지를 보내주는 프랑스인의 '열린 마음'이 있다. 그 결과 두 나라는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국민들의 선택도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는 브장스노를 통해 '자본주의 폐기와 사회주의 건설'이라는 대안까지 큰 관심과 성원을 보내고 있는 반면, 한국은 박근혜와 한나라당이라는 신자유주의 극우파가 국민적 지지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프랑스 국민은 노동계와 학생들이 최저임금 인상, 고용 보장, 부유층 증세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총파업을 벌여 교통과 공공부문 서비스가 마비돼 큰 불편을 겪어도, 무려 78%의 국민이 총파업을 자신의 일로 여기며 적극 찬성하고 있다. 집권여당의 일방독주를 국민들이 야당과 노동계에 대한 강력한 지지로 방어선을 치며 균형을 잡아주고 있는 것이다. 

반면 대한민국은 이명박 정권의 시대착오적인 역주행이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고깔을 쓴 채 이데올로기화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왼쪽 날개가 부러진 채 고공 에어쇼를 벌이는 전투기와 같다. 이렇게 만든 일등공신은 좌파도 아니면서 좌파연하다 좌파를 코미디로 전락시킨 '노무현과 민주당 세력'에게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여전히 무책임한 '친노(親盧)와 민주당' 

경제대통령이라는 구호가 무색할 정도로 서민들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며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적 반대가 60%를 넘나들고 있다. 이를 틈타 일부 친노 네티즌은 허울뿐인 주가 2000p,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등을 내세우며 '노무현 영웅 만들기'를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제1야당 민주당은 벌써 한나라당의 두 배가 넘는 지지율로 압도하고 있어야 하고, 친노 정치인들은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박근혜를 두 배 이상 앞서도 시원치 않을 판이다.  

그러나 상황은 이들의 염원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그냥 다른 정도가 아니라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권이 숱한 실정을 거듭하고 촛불을 만나 휘청거리기까지 했지만 여전히 지지율에서 민주당을 두 배 이상 앞서고 있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박근혜는 30%가 넘는 지지율로 독주하고 있고, 야권의 유명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오차범위(1~6%) 수준에서 맴도는 '오차범' 신세다. 그마나 친노세력이 우쭐해 하던 '상대적 도덕성'마저 박연차 리스트로 패가망신이 되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없을 리 없다. 많은 이들은 현재의 야당이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이명박 정권에 대항할 '대안 세력'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검증된 실패세력' 

자본주의가 거대한 실패와 함께 패륜적일 정도로 추악한 몰골을 드러내고 있다면, 자본주의를 뜯어고치거나 아예 폐기처분해야 된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정확한 대안이다. 한국에서 이런 소리 하면 큰일 날 것처럼 여기지만, 솔직히 말하자. 지금 큰일 난 건 '대한민국의 천민자본주의' 아닌가? 오죽하면 기획재정부조차 '전례없는(unprecedented) 세기적 위기'라고 했겠는가. 

강도가 칼 휘두르면 뭉둥이로 때려잡고, 말기암에 걸렸다면 종양 자체를 제거하는 것 이상의 대안이 있을 수 없다. 재벌과 강남 부자들 말고 지금 이대로가 좋다고 생각하는 서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브장스노 열풍이 프랑스인들이 신의 계시를 받아서 생겨난 게 아니다. 이 간단한 소리들을 가장 믿음이 가는 청년이 용기 있게 말한 것뿐이다. 

그러나 친노세력과 민주당 정치인이 이런 소리 하면 국민들에게 씨도 안 먹힌다. 이유는 단 하나다. 그들의 말을 믿어줄 국민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적 신뢰는 좌충우돌과 반비례하고 일관성과 정비례한다. 그들은 이미 신뢰를 잃었다. 그들은 국가를 운영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받았고, 그 결과 '검증된 실패세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우리 국민들 상당수는 "현재 이명박 정권이 경제를 잘 못하고 있지만, 지금의 경제위기에 노무현 정권과 민주당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정권 때의 양극화 심화, 부동산 폭등, 펀드 거품 등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오늘날 서민대중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벌과 외국투기자본의 대변자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들을 너무도 훌륭하게(?) 키워놓은 결과, 지금의 이명박 대통령이 노 정권의 핵심 인사들을 고스란히 데려다 자기 사람으로 쓰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한덕수 주미대사, 김현종 삼성전자 사장, 진동수 금융위원장 등이 바로 두 정권의 경제적 정체성이 얼마나 일치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산증인들이다. 

서민들은 노무현 정권 때도 살기 어려워졌고 그래서 이명박 정권으로 바꿔봤지만, 결과는 '쓰레기차 피하려다 똥차에 치인' 것이다. 그래서 이명박 정권에 실망한 국민들이 이제는 어느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고 대거 무당파로 옮겨갔다. 현재 대한민국 제1당은 무려 50%가 넘는 사람들이 지지(?)하는 '지지없음당'이다. 

또 'Again 2007'인가 

지금 야당은 단순히 비전의 제시가 문제가 아니다. MB 정권과 다른 비전과 대안은 이미 넘쳐나고 있다. 한국의 진보개혁 세력이 아무리 무능해도 브장스노 흉내낼 정도는 된다. 문제는 국민들이 그들의 말대로 실천해줄 것이라는 믿음 자체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더 솔직히 말하면 신뢰할 만한 야당 정치인이 극소수라는 게 핵심이다. 

야권과 시민사회가 '反MB 전선'으로 대동단결을 외치기 전에 무너진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말은 지난 대선 이후 여러 사람 입에서 나왔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고민은 사라지고, 문제의 그 사람들이 '메기 등에 뱀장어 넘어가듯' 슬그머니 얼굴을 들이밀고 있다.  

순진한 개미들 낚아서 실컷 우려먹고 날아간 개혁장사꾼 유모씨도 나타나 "대선에서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낚였다."고 훈계하는 '염장 개그'를 다시 시작했다. "이명박이 대통령 돼도 나라 안 망한다.", "우리는 한나라당과 별 차이 없으니 대연정해야 한다."고 큰소리쳤던 그가 이제 와서 표정 하나 안 바뀌고 그런 말을 하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지금까지 야당이 뜨지 못한 것도 이처럼 '옳은 소리를 자격 없는 사람들이 지껄였기' 때문이다. 

야권은 지금 온통 'Again 2007'이다. 사상 최악의 대선 패배와 총선 참패를 안긴 장본인들이 죽지도 않고 나타나 각설이 타령을 하고 다닌다. 그들이 MB를 비난하면 환호하는 건 MB요, 속 터지는 건 반MB다. 그들이 다시 나선다고 이 상황이 개선되리라고는 그들 스스로도 믿지 않을 것이다. 다만 살기 위해 발버둥 칠 뿐이다.  

침체보다 무서운 '불만제로' 정당 

민주당이 가망 없음은 국민들이 '민주당에 불만이 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 '불만제로 정당'이야말로 민주당의 현주소이자 모든 것이다. MB 정권이 저 지경인데도 제1야당이 이 지경이면 온갖 비난이 쏟아져 연일 사이트가 다운되어야 마땅하지만, 아무도 그들에게 불만이 없다. 애초부터 기대 자체가 없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민주당의 정체성은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 아니다. 정확하게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당이다. 한미FTA 비준을 반대하는 당에서 한미FTA 체결과 조기 비준을 선봉에 서서 지휘했던 인사가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공천 신청하는 당이다. 

따지고 보면 야당에 박근혜와 호적수가 될 만한 '한국판 브장스노'가 있었다면, 국민들 눈에 야당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인식을 갖게 했더라면 MB와 한나라당이 지금처럼 막 나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선거에 명줄이 달린 정치인이 득실거리는 정당에서 자기 무덤 파는 일들을 저렇게 쉽게 하기 어렵다. 그들이 자신감을 갖고 깽판치는 이유는 때 되면 알아서 삽질해주는 노무현과 친노세력 그리고 민주당 같은 트로이목마들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로 문제는 반MB 진영이다. MB를 비판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반대로 MB를 더욱 거세게 몰아붙여야 한다. 그러나 '묻지마 대동단결'만이 그 힘을 가져다 주진 않는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분노만으로 이 상황을 돌파할 수 없다는 것쯤은 이제 다들 알고 있다. 왼쪽 깜빡이 켜고 우회전하다 집토끼 날려버린 것 본전 생각 난 시점도 한참을 지났다.  

민주당이 깨져야 야당이 산다? 

국민들에게 '야당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그동안 정치적 행보와 실천으로 MB식 막장 신자유주의 노선과 다른 면모가 검증된 정치인, 노무현과 민주당의 책임론에서 그나마 자유로운 사람들이 야권의 주도세력으로 확실하게 등장하지 않는 한, 지금의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 

브장스노가 혜성 같이 등장하고 지금처럼 자리잡은 것도 투옥과 정치 탄압의 힘든 여정 속에서 극좌파 정당(LCR)을 일궈온 상징적 노장 정치인들이 젊은 인재에게 흔쾌히 대표주자 자리를 내주고 한발 비켜서는 '아름다운 후퇴' 때문이었다. 자신들이 만든 정당을 해체하면서까지 새로운 흐름과 인물들이 동참하도록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정치적 지분을 앞세워 당을 장악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대신 역사적 정통성을 벗어나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면서 노·장·청이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경륜을 발휘했다. 이런 정치세력이 잘 안되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여기서 한국 야권의 또 다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노무현 정권의 오락가락한 개혁과 지난 대선의 대동단결론을 거치면서 쓸 만한 인물들이 대거 망가져 버렸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 해도 자격을 갖춘 사람들을 찾기 어렵다는 게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정권을 내준 것보다 이것이 더 큰 후유증으로 남아 있다. 

그렇다고 이 사실을 외면할 수도 없다. 누군가는 짊어지고 가야 한다. 없으면 없는 대로 그동안 정신줄 놓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도 정신 차려가는 사람들 차근차근 모아 새로운 정치주체를 만드는 일에 정열을 쏟아부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를 힘을 모아 막아내기도 벅찬 마당에 한가롭게 새 정치세력 타령이냐며 역정낼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일 할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도 할 것이다. 지난 대선 때부터 그런 소리 숱하게 들어왔고, 현재의 야권이 그 틀에서 벗어난 적도 없다. 소원대로 대동단결해 지금의 민주당으로 대통합도 했다. 그리고 대선과 총선 참패로 실패한 노선임이 검증됐고, 지금은 최상의 조건에서 최악을 달리고 있다. 앞으로도 크게 달라질 건 없어 보인다.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호남의 정서도 '대세적 명분'을 잃어 버렸다. 지금은 군사 정권에 의해 탄압받던 80년대보다 더 위축돼 있다. 이렇게 만든 건 다른 누구도 아닌, 호남의 지지를 독점해 온 노무현과 민주당 세력이다. 그리고 얻은 교훈은 '호남의 지지를 받는 영남 후보론' 같은 모욕적 자해행위를 두 번 다시 해서는 안된다는 것뿐이다. 그렇게 해서 해소될 지역감정이 아니라는 걸, 그것이 정치의 본질도 아니라는 걸 노 정권이 너무도 생생하게 증명해주었다. 

그러나 수도권의 보편적 정서 특히 정치에 환멸을 느끼며 떠나버린 무당파들의 바다에 민주당을 던져놓고 물어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다. 호남 지지로 버티는 민주당은 '호남인 모욕주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절망'에 부대끼다 지치다 

"민주당은 지금 한국 정치가 정상적이라고 은폐하는 도구이자 이 정권의 장식품이 된 줄 알아야 한다. 저렇게 무능한 이명박 정부와 지리멸렬 한나라당이 민주당과 일전을 거듭할수록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다 민주당 때문이다. 지금 민주당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고, 민주당이 깨져야 이 (잘못된) 정치질서도 깨진다." 

이대근 경향신문 정치·국제에디터가 지난 3월 5일 '해머도 타협도 민주당을 살릴 수 없다'며 쏟아낸 직격탄이다. 뼈아프지만 외면할 수도 없는 야당의 현주소를 가장 용기 있게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어제(4.2일자) 칼럼에서도 "지금이 5공·유신 정권 때보다 더 절망적이다. 그 때 있었던 열망, 헌신, 재야, 지도자, 강력한 야당, 대안의 가치·노선·세력 중 지금은 아무것도 없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믿을 곳도, 기댈 데도 없는 시민들은 뿔뿔이 흩어져 불신과 절망의 늪에서 고립되어 가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또 한겨레신문의 김선주 씨는 "이명박 정권이 기가 막히고 분통 터지는 일들을 저질러도 나는 별일 없이 산다."며 "희망도, 개선의 여지도 보이지 않는 절망 때문이다."고 냉소와 자포자기 뒤섞인 푸념을 했다.  

프레시안의 김종배 씨는 지난 3월 16일자 칼럼에서 "민주당의 상태는 중증이고, 아무리 둘러봐도 처방전을 찾을 수 없다."며 "속 시원히 민주당을 깨고 백지상태에서 선명개혁야당을 새로 건설해야 한다는 얘기를 꺼내는 건 어렵지 않으나 그 맹아가 될 세력을 찾을 길이 없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의 사태에 느끼는 절망감, 답답함, 막막함이 어디 이들 뿐이겠는가. 진보개혁 진영의 논객들이 절망에 부대끼다 지쳐가고 있는 것이다. 그들마저 입을 닫아버리는 날이 올까 두려울 뿐이다. 

애초부터 '돌아갈 길'은 없었다 

그동안 '차선(次善)'이나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次惡)'만을 선택해 온 우리 정치가 한 발짝씩 나아지기는커녕 또 다른 최악을 낳은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면서 서민들은 정치를 외면하고 냉소·무관심·환멸의 깊은 바다로 흘러가 버렸다.  

더 이상 차악, 차선을 가지고 이들을 다시 불러올 수 없다. 비판적 지지의 수준으로는 이 거대한 냉소와 혐오의 물줄기를 결코 되돌릴 수 없다. 오늘의 사태에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이 손짓하면 할수록 더 멀리 달아나 버릴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포크레인질만이 야당을 먹여 살리는 굴욕을 야당 지지지들에게 언제까지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설사 운이 좋아 그렇게 해서 정권을 되찾아 온들 더 큰 실패와 좌절의 반복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절망이 깊을수록 최선에 대한 염원은 더 커져만 간다. 

지금은 최선(最善)의 정치세력을 창출하기 위한 닻을 올려야 할 때이다. 새로운 '정치 주체'에 대한 신뢰도, 새로운 '비전과 정책', 새로운 '정당정치와 정당문화'. 이 삼박자가 모두 최선이거나 최선을 향해 달려갈 때만 떠나간 지지자들의 허망한 마음을 다시 채워주고, 발길을 돌려세울 수 있을 것이다. 당장은 답답해 보이고, 더디 가더라도 그 길이 가장 빨라 보인다. 애초에 돌아가는 길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지금의 야권이 최소한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한국이 프랑스와 같을 수는 없다. 브장스노가 잘나간다고 그와 똑같이 흉내낼 필요도 없다. 브장스노에게 배워야 할 점이 있다면, 그의 과감한 상상력과 용기 그리고 일관성일 것이다.  

좌파는 인물을 평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인물 없는 혁명도 없다.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아 MB 정권에 대적할 호적수가 되고 싶은 야당 정치인 있다면, 해주고 싶은 말도 딱 한 가지다.  

"당당하고 분명하게 말하라. 제발 적당히 말하지 말라."고. 지금 대한민국 어디에도 '적당한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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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역시 경향신문 이대근은 탁월하다. 글도 깔끔하게 잘 쓰지만 그 용기가 대단하다. 그러나 그의 용기는 결코 만용이 아니다.

주류 언론매체에 종사하는 언론인 중, 한국 정치의 맥을 "항상" "정확하게" 부여잡고 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다.

"지금 민주당이 깨져야 한국 정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는 용기 있는 주장과 탁견은 이대근 그만이 할 수 있는 소리이자 또 해야 하는 소리일 것이다.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민주당 주변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깊이 새겨들어 마땅한 충고가 아닐 수 없다.
민주당에 가까워질수록 새로운 세상과 아득히 멀어진다는 걸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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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해머도 타협도 민주당을 살릴 수 없다

이대근 정치·국제에디터

[경향신문] 2009.3.4

정세균의 말대로 민주당은 최선을 다했다.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 주변을 장악했다. 믿던 국회의장은 문제 법안들을 모두 직권 상정하겠다고 배신했다. 박근혜는 마지막 순간에 한나라당 지도부의 손을 들어주었다. 문제 법안이 그대로 통과될 절체절명의 순간,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겨우 법안 처리를 지연시켰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그도 놓칠 뻔했다. 정세균은 최악을 막는 게 우선이었다고 했다. 달리 방법이 없는 민주당이었다. 당내 비판그룹들이 지도부에 불만을 표시했지만, 그들이라고 다른 방법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삭발단식, 의원직 총사퇴 이야기도 나왔지만, 그런 선택을 진지하게 고민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지금의 정치 현실에서 민주당이 견제를 제대로 한 경우가 있다면, 그건 예외적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여당의 법안은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해야 하고, 여당의원은 느슨해진 데 반해 야당의원은 높은 수준의 결의로 똘똘 뭉쳐 있어야 하고, 박근혜는 야당 편을 들어야 하고, 국회의장은 여당에 맞서 직권 상정을 거부해야 하고, 야당은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데 성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입법전쟁 때는 운이 좋았다. 이 모든 조건이 충족되었다.

문제법안에 검증 들러리 선 격

만일 이 가운데 하나라도 없었다면, 민주당은 맥을 못췄을 것이다. 이번 입법전쟁 때 그 점이 증명되었다. 민주당이 동원할 수 있는 것은 문제 법안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낮다는 사실뿐이었다. 민주당은 이렇게 한나라당에는 고려 대상도 아닌 것을 믿고 버티다 무너졌다. 이제 운을 믿고 야당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의장은 왜 막판에 오락가락하며 흔들렸는지, 박근혜는 얄밉게도 왜 돌아섰는지, 민주당이 왜 본회의장을 먼저 장악하지 못했는지 화내고 후회해 봤자 부질없는 일이다. 해머도, 타협도 민주당을 살릴 수 없다. 민주당의 딜레마이다.

민주당은 하나의 저항집단으로 나설 수 있다. 지난 1차전이 그랬다. 그러나 매번 해머 들고 나올 수는 없다. 그렇다고, 이 정치 구도에 순응해 일상적인 여야간 협상과 타협을 통해 야당의 기능을 수행하는 일도 쉽지 않다. 이번 2차전이 그 점을 보여주었다. 금융 규제의 세계 흐름을 거스르며 재벌에 은행과 방송을 넘겨주는 것이 경제살리기 위해서라는, 코흘리개도 믿기 어려운 서툰 논리를 내세웠는데도 민주당은 당해내지 못했다. 금산분리 완화, 미디어법, 시민 통제와 감시라는 한나라당의 카드는 주고받고 할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민주당은 미디어법을 미루고, 금산분리 완화는 눈감아 주는 듯한 거래를 했다. 그런 민주당이 합의하고 웃으며 돌아서서는 불편해 하고 있다. 손해 봤다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민주당은 마치 한국 정치가 온전하게 작동할 때처럼 주고 받았지만, 전혀 등가의 교환이 아니었다. 정치는 주고받기이므로 어쩔 수 없었다고 꾹 참았지만, 민주당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였다. 민주당이 현 정치질서에 안주하는 한 절충하고 돌아서서 후회하는 일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 그런 것처럼 법안통과 과정의 소란과 소동도 야당답다는 표시라기보다 여당의 문제 법안이 제대로 검증을 거쳤다는 증표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지금 한국 정치가 정상적이라고 은폐하는 도구, 나아가 이 정권의 장식품이 된 줄 알아야 한다. 해머도 보기 좋은 것은 아니지만, 집권당의 장식 노릇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이 그걸 좋아해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치열한 고민과 성찰이 없으면,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전락한다. 민주당은 1차전에서 이겼지만, 지속가능한 승리가 아니었고, 2차전에서는 패배했다.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먼저 이명박 정권이 깔아 놓은 멍석에서 노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 그 멍석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최선을 다해야 고작 최악을 피할 수 있는 정도이다. 너무 피곤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정치이다.

민주당 깨져야 현 정치질서 깨져

이 정치질서를 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민주당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민주당을 깨야 한다. 민주당이 깨져야 이 정치질서도 깨진다. 저렇게 무능한 이명박 정부와 지리멸렬 한나라당이 민주당과 일전을 거듭할수록 승승장구하는 이유가 무엇일 것 같은가. 다 민주당 때문이다.

<이대근 정치·국제에디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3041824325&code=99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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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불안한 세상, 평온한 민주당
MB와 싸울 자격 없는 민주당
새 노선·조직으로 탈바꿈 해야(2008.9.3)==>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09031807285&code=990339


ㅁ 이 글 출처 ==>
http://www.cjycjy.org/bbs/view.php?id=anybody&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6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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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