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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김한길·486에게 '길'은 있는가?

 

[주장] 노선·철학의 빈곤... 새누리가 새정치연합보다 더 정당답다

 

[오마이뉴스] 2014.7.18

 

 새정치민주연합 7.30 동작을 전략공천 발표 직후 장고를 거듭해 온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오른쪽)이 지난 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전략공천 수락' 입장을 표명하자,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이 난입해 강력 항의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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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세 번째다. 야당이 '공천 자살골'로 유리한 선거를 망쳐 놓은 게.

2010년 7·28 재보선, 2012년 총선이 그랬다. 2014년 7·30 재보선은 그 중 최악이다. 모두가 시대적·국민적 요구와 가치·노선·비전 등 대의명분에 충실하지 않고, 원칙과 기준없이 자기 사람 심기식 '계파 공천'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2016년 총선까지 망치지 않으려면, 그동안 공천 잘못으로 유리한 선거를 패배하게 만든 세력의 대표주자들과 그 수혜자들이 또다시 당권을 쥐락펴락하지 못 하도록 하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

7·30 재보선, 기동민 전략공천 이전과 이후

7·30 재보선은 기동민 동작을 전략공천 이전과 이후로 정확히 구분된다. 선거 판세가 180도 돌변했다.

불과 10여 일 전. 기동민 동작을 전략공천 사태 직전만 해도 새누리당은 영남을 제외하고 전패 위기감이 돌았다. 세월호 참사와 총리 인사 참극 등 박근혜 정부의 연이은 실책으로 민심 이반이 컸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친박계인 새누리당 지도부가 지난 대선 경선 때 박근혜 대통령의 가족·사생활까지 집요하게 공격하며 저격수 역할을 했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에게 "제발 동작을에 출마해달라"며 '십고초려'를 할 정도였다. 재보선 참패에 따른 조기 레임덕 침몰 위기에서 대통령을 구해내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었다.

이제는 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가 앓는 소리를 한다. 10대 5로 이길 수 있는 판을 공천 참사로 망쳐 놓더니 이제는 5:10으로 져도 '잘한 선거'라고 말한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지난 16일. 모 언론사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수도권과 충청권 9곳 중 경기 평택을 1곳만 빼고 나머지는 새정치연합 후보가 모두 뒤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직 초반이지만 충격파가 간단치 않다.

박근혜 정부 '인사 참사' 심판이어야 할 선거가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 참사' 심판 구도로 바뀐 것이다. 국민들 보기에는 '박근혜 정부도 오만·무능하지만, 새정치연합도 오만·무능하긴 마찬가지'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다.

두말할 것 없이 안철수·김한길 지도부의 선거 전략 실패와 공천 패착이 1차 원인이다. 거기에다 자칭 '미래세력'이라는 486 정치인들의 권력 싸움을 연상케 하는 기자회견 아수라장이 하루 종일 방송을 타면서 국민 여론이 크게 돌아서 버렸다.

어중간한 지도부가 더 위험하다

야당. 대체 왜 이럴까. 번번이 이러기도 정말 쉽지 않다. 이제는 '계파 공천' 하나만으로는 그 원인을 설명하기도 어렵다. 당의 노선과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은 게 더 근본적인 이유이다.

안철수·김한길 지도부의 행보를 보면서, 철학과 노선이 불분명한 지도부가 민주진보 야당에 얼마나 위험한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김한길 대표는 지난 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월호 이후 우리 사회도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미국 타이타닉호 침몰 사태와 그 이후 '부자증세'를 담은 수정헌법 16조의​ 탄생을 예로 들었다.

그런데 김 대표는 바로 전날 부자증세를 가장 앞장서 주창했던 정동영 상임고문을 공천에서 배제하기 위해 광주 광산을에서 사무실까지 열고 선거운동을 하던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비밀작전하듯 서울로 끌어다 동작을에 내리꽂았다. 결국 이것이 공천 참사의 도화선이 되고 말았다.

안철수·김한길 대표는 기동민 등 486 후보들을 '미래 세력의 상징'이라고 입이 마르도록 칭송했다. 하지만 이번 공천 과정에서 486이 보여준 민낯은 더 이상 봐주기 민망할 정도로 부끄러운 모습이었다. 기득권화, 권력지향, 계파주의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계파주의 민낯' 드러난 486

실제로 486 의원들은 민평련계와 친노계로 나뉘어서 개개인의 공천에 대해 일일이 즉각적으로 집단 성명을 냈다. 지원사격의 대상이 자기 편이냐 아니냐에 따라 성명서 명단에 자기 이름을 올리기도 하고 빠지기도 했다. 국회의원이 개개인의 공천에 대해 반대와 지지의 연판장을 돌리는 것도 초유의 일이다.

당의 보수화에 맞서야 할 486이 당내 몇 안되는 진보개혁파의 상징적 인물들을 '올드보이'로 규정하고 공천 배제를 앞장서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이 내년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속한 계파가 당권을 잡기 위해서는 우선 호남·진보개혁 상징적 인물들의 원내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데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안철수·김한길 지도부와 486이 합작해 자기 사람 심기식 계파 공천으로 흘러가버렸고, 결과적으로 정동영·천정배·김상곤 등 진보개혁 3인방을 모두 배제해 버린 어처구니없는 현상이 벌어졌다. 출마하지 않겠다는 권은희씨를 무리하게 광주 광산을에 내리꽂아 진정성 논란을 일으키고, 호남 이외의 지역에서 새누리당 지지자들을 결집시켜 준 것도 다 이런 연장선에서 벌어진 일이다.

결국 486에게도 노선은 없었다. 야당의 기득권 중심부에 진입하면서 진보개혁과 학생운동 시절의 치열함이 사라진 지도 너무 오래됐다. 기성정당인 야당 정치에 입문한 시기도 486이나 정동영·천정배나 2~3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486 선두 주자인 이인영 의원과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1999년에 김대중 총재가 이끄는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했다. 우상호 의원은 1998년 새정치국민회의 고건 서울시장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으로 활약하면서 야당 정치에 뛰어들었다. 정동영 상임고문과 천정배 전 의원은 1996년 김대중 총재가 총선을 앞두고 영입해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야당에 몸담았다.

그 긴 세월 동안 486이 기성 정치권에서 보여준 게 뭐냐는 질타도 수없이 이어져 왔다. 본인들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뻔뻔하다. 자신들을 미래세력이라고 칭하는 게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진보개혁파 선배 정치인을 올드보이라고 말할 처지도 못 된다는 걸 그들만 모른다.

잡아야 할 발목 안 잡고, 사소한 것에 목숨 거는 '새정치'    

 

 김한길(왼쪽),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 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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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지지자들에게 듣기 좋은 말만 하는 게 다가 아니다. 지지자들의 요구를 실제 인사와 정책을 통해서 구현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대표와 책임이라는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이 유지되고 정당은 생명력을 갖게 된다.

안철수·김한길은 민주진보 야당의 지도부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정강·정책을 만들 때부터 안철수 측 인사들은 4·19 혁명과 5·18 민주화운동,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을 소모적·비생산적·불필요한 이념논쟁 거리라며 아예 빼버리자고 했다. 이들의 '중도 코스프레' 때문에 이전 민주당의 보편적 복지와 경제민주화 노선이 상당 부분 후퇴하고 새누리당과도 별 차별성이 없어졌다.

안철수 대표는 대선후보 단일화 국면에서는 국회의원 정수 축소를 핵심으로 제시했고, 민주당과 통합 때는 기초선거 정당 공천 폐지를 핵심으로 내걸었다. 과연 이것이 정치개혁과 정당정치의 본질인가. 대부분의 정치학자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정치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으니 사소한 것에 목숨 걸고 나선 것이다.

새정치와 정치개혁을 제대로 부르짖으려면 국민의 민의가 정확히 반영되고, 전국 어디서든 '사표(死票)'가 없어 지역구도 해소에도 효과가 크고, 거대 양당의 기득권 양보 효과가 있는 독일식 소선거구 정당명부비례대표제 정도는 던질 줄 아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안철수는 그러지 않았다. 안철수에게 철학과 치열함보다는 품위가 우선이었다. 집권여당의 발목 안 잡는 게 야당 대표의 제1 덕목으로 아는 사람이다. 안 대표는 지난 10일 "새정치민주연합에 합류한 후 100일 동안 더 이상 발목 잡는 정당의 이미지를 없앴다"고 자평했다. 6월 17일에도 "발목 잡는 정당이란 얘기가 없어질 수 있게 했다"고 역설했다.​

그러는 사이 박근혜 대통령은 친일 식민사관·민족 비하 인사 총리 지명, 세월호 참사 책임 지고 사퇴한 총리 재임명, 극우 성향 인사의 교육부 장관 임명 등으로 막장 인사의 레전드를 써내려 가고 있다. 안 대표는 문제투성이인 기초연금안 통과에도 사실상 최대 조력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기초연금이 지방선거에 미칠 유불리는 주목했지만, 미래 국민연금에 줄 악영향은 진지하게 다루지 않았다.

중도·중간층은 투표용지 가운데 선에다 기표하나?

민주진보 야당의 대표가 선명하고 투철한 입장을 견지해야 보수 여당과 타협해서 중간이라도 한다. 야당 지도부가 중도 운운하며 어중간하면 그 타협·절충 지점은 잘해야 보수 여당의 2중대다.

현실에서 많은 국민들은 정치에 관심없다고 말한다. 여당과 야당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정치권에서 이런 분들을 중도라고 규정하고 중간층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새롭게 제3의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어김없이 따라붙는 단어가 중도·중간층이다.

그러나 정치에 관심없다고, 여도 야도 아니라고 해서 투표장에 가서도 여야 후보 사이에 그어져 있는 중간선에다 기표하지는 않는다. 어느 쪽이든 분명하게 자기 의사를 표시한다.

결국 여든 야든, 보수든 진보든 야무지고 잘하는 쪽에 손을 들어주게 돼 있다.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잘해서 국민들에게 능력을 인정받고 대세적 지지를 획득해야 한다는 뜻이다. 6·4 지방선거에서 진보 교육감의 전국적 압승은 진보가 싫은 게 아니라 '찍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해 달라는 가르침이었다.

있지도 않은 중간 어디쯤에서 헤매다가 자기 장점을 살리는 데 게을리하고, 상대방이 자기 영역을 침범해 들어오면 덩달아 좌충우돌하는 정치세력에게 승리와 집권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민주진보 야당이면, 당당하게 진보개혁의 정체성 확립과 대안 제시에 매진해야 한다.

새누리당이 새정치민주연합보다 더 정당다워 보이는 것. 이것이 오늘날 야당 위기의 근본 원인이다. 하여 다시 묻는다.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노선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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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엥란트

정동영·천정배·김상곤 배제... 새정치의 '오만'이다

 

[주장] 더 이상 쫄지 말고, '진보개혁 배낭' 메고 당당하게 행군하라

 

[오마이뉴스] 2014.7.11

 

 

 정동영, 천정배, 김상곤(왼쪽부터)
ⓒ 김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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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뿐인 영광.'

7·30 재보선 새정치민주연합 공천장을 받아든 후보들을 보며 문득 떠오른 말이다.

공천 작업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새정연은 장밋빛 전망이 우세했다. 세월호 참사와 총리 인사 참극 등 박근혜 정부의 연이은 실책으로 민심 이반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야당이 '공천 참사'를 일으켰다. 원칙도 기준도 없는 '제멋대로 공천' 때문에 국민들 보는 앞에서 볼썽사나운 모습들이 속출했다. 수도권 등 주요 승부처에서는 야당 후보 난립 현상까지 벌어졌다. '지기도 쉽지 않은' 판이 '이기기 쉽지 않은' 판으로 돌변했다. 유리한 환경을 맞이하면서 야당이 '오만'해진 것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삼고초려도 모자라 십고초려라는 말이 유행이다. 중친 정치인 모시기에 당 대표가 직접 나서 최대한 예를 갖추고 꽃가마 태우기에 여념이 없다. 민심이 최악이라는 판단 아래 박근혜 정부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겉으로는 혁신을 주창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흑묘든 백묘든 쥐만 잡으면 된다'는 각오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절박감과 자만의 차이가 이렇듯 사뭇 다른 풍경을 만들었다.

개혁공천에 개혁 없고, 전략공천에 전략 없다

새정치민주엽합 공천을 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7·30 재보선을 바라보는 목표 의식이 불분명하고 치열함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혁공천에 개혁이 없고, 전략공천에 전략이 없는 공천이 돼버렸다.

야당이 7·30 재보선에 임하는 의미와 목표는 분명하다. 의미는 '변화와 견제 그리고 대안'이다. 목표는 '과반수의 탈환'이다.

변화는 세월호 참사와 6·4 지방선거 이후 대한민국이 변화해야 한다는 민심을 적극 수용하고 의제를 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7년 동안 적폐된 규제 완화, 비정규직 확대, 민영화 등 모든 게 '돈돈돈'에 초점이 맞춰진 사회, 경쟁 만능의 정글식 사회 시스템을 사람과 생명의 가치를 최우선에 두는 보편적 복지와 경제민주화의 사회로 바꾸어야 한다는 엄중한 명령을 내렸다.

진보 성향의 서울시장과 교육감 선거 승리에서 보듯이 현재의 시스템에 인내의 한계점을 넘어섰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고, 조금 더 개혁적이고 진보적으로 변화하기를 염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정치권에 던져준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견제도 시급하다. 6·4 지방선거 이후 총리와 교육부 장관 인사 등에서 나타난 오만과 오기, 무능과 무책임에 대해 국민적 경고를 보내고, 더 이상 잘못된 길로 가는 걸 막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야당에게 있다. 그리고 비판을 넘어 '대안있는 강한 야당'의 상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이번 재보선 공천은 위 세 가지 기준에 철저하게 맞췄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신진이냐 중진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국회에 들어가면 개혁·진보적 변화와 견제 그리고 대안을 누가 가장 잘 실천할 인물이고, 그런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그동안의 정치적 행보로 검증된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야 했다.

그런데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은 새누리당이 쳐놓은 혁신 프레임에 지나치게 의식하고 말려든 게 아닌가 생각된다. 신진이냐 중진이냐가 핵심이 돼버렸고, 그 결과 이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진보 정치인을 배제 1순위로 만들어버린 어처구니없는 현상이 벌어졌다.

그 대표적인 희생양이 바로 천정배 전 의원이고, 정동영 상임고문이고,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새정연에서 진보개혁 노선의 상징적인 인사들이다. 이번 새정연 공천을 두고 '진보개혁 노선의 배제 또는 포기'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같은 중진인데도 집중적인 배제 대상이 정동영·천정배·김상곤 같은 호남 개혁세력의 대표주자들이고, 손학규 등은 그 대상에서 처음부터 예외였다. 어쩌면 안철수·김한길 노선의 한계이기도 하고 실체이기도 할 것이다.

정동영·천정배·김상곤이 없는 게 개혁공천?

새정치민주연합은 재보선 공천 과정 내내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박근혜 정부와 싸워야 할 당이 천정배 한 명과 싸운 셈이다. 가장 개혁적인 인물을 그렇게 집요하게 배제시켜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할 정도였다.

당 지도부는 입만 열면 개혁공천을 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번 공천 신청한 후보들 중에 천정배만큼 개혁적이고 혁신적인 길을 걸어온 사람이 누가 있는지 묻고 싶다. 신진 인사는 다 좋고, 개혁성과 상관없이 중진 인사는 배제하고 보는 게 개혁공천이고 혁신공천은 아니다. 본말이 뒤바뀐 아집이고, 민주진보 야당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격이다.

4선의 천정배 전 의원이 광주에서 국회의원 한 번 더 해보고 싶어서 공천 신청을 한 건 아닐 것이다. 지금 호남 정치권에 대해 호남인들의 불만이 팽배해 있는 상태다. 호남은 늘 그 시대의 진보를 선도해 왔다. 지난 세월 동안 호남 정치권은 5·18정신을 제대로 계승·발전시키지도 못 하고, 기득권화되면서 새누리당과도 별 차별성이 없어진 것 아니냐는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누적돼 온 것도 사실이다.

천정배는 무기력증에 빠진 호남을 일깨워서 '개혁적이고 강한 야당'을 기치로 새 바람을 일으켜보겠다는 충정으로 광주에 출마를 선언했다. 그 배경에는 광주시민과 호남인의 요구도 있다.

호남 정치권이 무기력하고 기득권화된 모습에 실망하고, 뭔가 바뀌기를 바라는 바닥 민심이 결코 간단치 않다. 좀 강단있고 개혁적인 인사가 중심을 잡고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주었으면 하는 욕구가 분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예상을 뛰어넘은 윤장현의 압승도 그 연장선에서 발생한 대반전이었다. 광주 지역 시민사회와 원로들이 일방적인 천정배 배제에 대해 내 일처럼 발 벗고 나서서 비판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일 것이다.

천정배 전 의원이 당에 무리한 요구를 한 것도 아니다. 호남에서 그만한 인물도 없는데, 본인의 자존심 다 내려놓고 후배들과 경선하겠다고, 경선에만 참여시켜달라고 한 것이다. 당 지도부도 천 전 의원이 광주 공천 신청하기 전에 상의할 때는 승리해서 돌아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느닷없이 천정배 배제를 위한 전략공천으로 방침을 바꾸면서 신의를 저버렸다.

억울함과 부당함에도 권은희씨가 공천되자 천정배 전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진보개혁 중진이 젊은 신진 정치인들보다 미래지향적이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주었다. 이번 결단으로 '천정배표 호남 개혁'의 깃발은 더욱 강한 명분을 가지고 힘차게 펄럭일 것이다.

천정배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정동영이다.

처음부터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고 이번에 불출마했다. 하지만 나는 정동영에도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2007년 대선 패배의 당자사란 이유 때문에 그동안 많은 반성과 희생을 감내해왔다. 2008년 동작을에 출마할 때도, 2012년 강남을에 출마한 것도 질 걸 뻔히 알면서 어려운 곳에 가서 야당의 지지를 끌어모아 달라는 당의 명령으로 선당후사했다. 지난 5년 동안 가장 낮은 곳에서 서민·노동자들과 함께 치열하게 실천하고,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 야당의 노선을 보다 진보적인 방향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이제는 정동영의 반성과 치열함을 인정해줄 때도 됐다고 생각한다. 2007년 대선 패배가 정동영 혼자만의 잘못이고, 정동영 혼자만 짊어져야 할 몫이었을까. 당시 노무현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은 그의 대선 패배에 아무런 영향이 없었던 것일까. 정동영의 패배에 자유로울 수 있는 인사가 현재 야당에 있을까.

김상곤은 또 어떤가. 그는 진보개혁 진영에서 교육감이란 행정가로서 유일하게 성공한 인물이다. 지방선거에서 진보 교육감 압승의 기초를 닦은 일등공신이다. 통합 이전에 안철수 진영과 민주당이 서로 영입하려고 안달복달했던 인물이다. 김상곤만큼 새정치·개혁정치·혁신정치에 걸맞은 인물이 또 있을까. 그런 김상곤마저 자기 사람 내리꽂기 공천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아무리 정치가 비정하다지만, 이러기도 쉽지 않다.

새정치민주연합, 이대로는 안 된다

비단 이번 공천 사태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시나브로 누적돼 온 의문 부호가 있다. '야당이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호남'이라는 지점과 맞닥뜨리면서 더욱 또렸해졌다.

천정배 배제는 어떻게든 '호남 개혁정치 대표주자'의 부활만은 막겠다는 집요함과 절박함의 표현처럼 보였다. 김대중 대통령 이후 야당에 암묵적으로 형성된 '호남 열외' 기류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와 저항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부터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호남은 나서지도 말고 희생만 해야 한다'는 명제가 야당 내에 무슨 독트린처럼 자리잡았다. '호남 대표 주자'의 부상만은 막아야 한다는 암묵적이고 집단적인 카르텔이 형성됐고, 큰 선거 때만 되면 아주 집요하고 절실하게 관철되고 있다.

이 카르텔에는 중진과 신진이 따로 없다. 자칭 미래세력이라는 486 정치인들도 자신들의 밥그릇이 달린 선거철이 돌아오자 아무런 이유나 설명도 없이 중진들을 '올드보이'라고 규정하고 배제하라고 앞장서 주장했다.

누구라고 지목은 하지 않았지만, 그 주요 타킷은 정동영, 천정배 같은 호남 개혁 정치인이라는 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들 또한 천정배 배제 집단 성명를 낸 호남 기득권 의원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중진 배제라는 프레임 자체가 486이 몰개념적이고 계파주의에 매몰됬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것 외에는 뾰족히 내세울 게 없는 자기 고백처럼 보인다.

야당 내 호남 배제 기류가 정권교체를 위해서 당연하고 바람직한 것일까. 이대로 침묵하고 넘어가는 게 옳을까. 이에 대해 근본적인 숙고를 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야당이 잘되고 정권교체도 성공했고 가능성도 높다면 모르겠지만, 오늘날 야당의 모습은 그렇지 못 하다. 물에 술 탄듯 술에 물 탄듯, 되는 것도 아니고 안 되는 것도 아닌 '어중간하고 맥아리 없는 당'이 돼버렸다. 집권여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아무리 커도 무기력하고 정체성이 불분명한 야당에 대한 불만도 켜켜이 쌓여 왔다.

지역구도 극복은 독일식 소선거구 정당명부비례대표제 같은 획기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 비호남 출신을 간판으로 내세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란 것도 이미 검증됐다.

정동영·천정배·김상곤의 진보개혁 행군은 어떤 시련에도 멈춰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쫄지도 말고, 정정당당하게 뻔뻔해지길 바란다.

진보개혁. 왜 꼭 3인방이어야 하느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인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들의 삶과 실천, 그걸 지켜봐 왔던 대중들의 눈이 보증수표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직 '뉴(new)'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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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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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노동당원, 자신의 지역구에서 재도전 

지난 17대 국회에서 '열린노동당원'으로 불리며 뚜렷한 소신과 개혁성을 인정 받았던, 임종인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오는 10월 28일 치러지는 경기도 안산 상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다.   

임종인 전 의원은 27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민주주의를 파괴한 이명박 정권을 확실하게 심판하고, 침체에 빠진 진보개혁 세력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10월 재보선에 나서겠다."고 밝혀 출마를 공식화했다.   

임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안산 상록을 선거구는 최근 홍장표 한나라당 의원이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재보선이 확정됐으며, 지난 2004년 총선에서는 임 전 의원이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곳이기도 하다. 

임 전 의원은 이날 글에서 "지역구에 재보선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듣고, 그동안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주요 인사들을 두루 만나 조언을 구해왔다"며 "최근 미디어악법 처리 과정을 지켜보면서 마음을 굳혔다"고 출마 동기를 설명했다.

 

 

"개혁+진보세력 대표주자로 나서 한나라당에 압승해야"  

임 전 의원은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망라한 개혁·진보진영의 대표주자로 나서, 단순한 승리가 아닌 '압승'을 통해 이명박 정권을 확실하게 심판하겠다"며 이번 선거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임 전 의원은 "지난날 우리 국민이 피와 땀으로 일으켜 세운 민주주의를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완전히 파괴했다"고 현 정권을 강력 성토하면서 "10월 재보선은 정권 심판과 더불어 진보개혁 세력 전체가 국민적 신뢰 회복을 위해 지난날을 성찰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함께 모색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반MB 구호만으로는 위기에 빠진 민주주의를 회복시킬 수 없으며 보수를 뛰어넘는 진보개혁의 대안이 필요하다"며 "단순한 득표활동이 아닌, 민생 현장을 찾아다니며 국민들의 요구를 직접 듣고 살아있는 정책대안을 만들어가는 생동감 있는 선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반MB를 넘어 새로운 대안으로' 나아가는 밑돌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진보양당·민주당 개혁파, '임종인 야권연합 후보' 물밑 움직임  

임종인 전 의원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반MB 연대라는 큰 틀에서 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은 물론 민주당과도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 개혁파 사이에서는 오는 10월 재보선 안산상록을 지역에 임종인 전 의원을 '범야권 연합 후보'로 내세우기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의원도 "진보신당의 노회찬 대표와 심상정 전 대표는 이미 적극 지지 의사를 표명해 왔다"며 진보·개혁진영의 대표주자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임 전 의원은 민변 부회장 출신으로 17대 국회 국방위, 정보위, 법사위원을 지냈으며, 국제투기자본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인수 과정을 다룬 책 『법률사무소 김앤장』(임종인,장화식 공저)이 사회과학 분야 베스트 셀러에 올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임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1월 원칙도 명분도 없는 정계개편에 반대하며 열린우리당을 가장 먼저 탈당, 이후 대통합민주신당 합류를 거부하고 18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도전했다가 낙선한 바 있다. 

그는 낙선 이후에도 광우병 쇠고기 반대 삼보일배, 촛불집회 참여, YTN 노조 지원연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위원 등 왕성한 정치 활동과 북유럽 5개국 탐방 등 복지국가 모델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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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10월 재보선에 출마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임종인입니다.
아직도 허탈한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언론악법 완전폐기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였습니다.
일수불퇴, 낙장불입이라는 말이 아직도 귓가를 맴돌고 있습니다. 

딱 1년 반이 걸렸습니다. 후퇴가 아닙니다. 파괴입니다.
지난날 우리 국민이 피와 땀으로 일으켜 세운 민주주의를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완전히 파괴했습니다.  

그동안 저는 10월에 재보선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듣고,
재보선 가능성에 대비해서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주요 인사들을 두루 만나 조언을 구해왔습니다.
그러다 최근 미디어악법 처리 과정을 지켜보면서 마음을 굳혔습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망라한 개혁․진보진영의 대표주자로 안산상록을 10월 재보선에 나서겠습니다.
압승을 거두기 위해서입니다. 압승을 거둬서 민주주의를 파괴한 이명박 정권을 확실하게 심판하겠습니다. 침체에 빠진 진보개혁 세력의 대안을 마련하겠습니다. 

10월 재보선은 정권 심판과 더불어 진보개혁 세력 전체가 국민적 신뢰 회복을 위해 지난날을 성찰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함께 모색하는 선거가 되어야 합니다. 반MB 구호만으로는 위기에 빠진 민주주의를 회복시킬 수 없습니다. 보수를 뛰어넘는 진보개혁의 새로운 대안이 필요합니다.  

저는 단순한 득표활동이 아닌, 민생현장을 찾아다니며 국민들의 요구를 직접 듣고 살아있는 정책대안을 만들어가는 생동감 있는 선거를 치르겠습니다. '반MB를 넘어 새로운 대안으로' 나아가는 밑돌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 7. 27.
임종인 (변호사, 전 국회의원)

 


▲22일 경기지역 대학생 초청으로 '민주주의와 대학생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는 임종인 전 의원


▲25일 언론악법 원천무효 촛불문화제에 함께 참석한 심상정, 임종인 전의원(윗줄).
아래에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 보인다.

☞ 임종인 전의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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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별일 없이 사는' 박근혜의 독주, 반MB는 없다

재보선 승리? 꿈쩍도 않는 '민주당 지지율'..'그 무엇'이 없다
 

[오마이뉴스] 김영국  2009.05.08   


확인된 '반MB와 국정심판' 

니가 깜짝 놀랄 만한 얘기를 들려주마. 아마 절대로 기쁘게 듣지는 못할 거다. 뭐냐 하면. 

"MB는 싫지만 박근혜는 좋다. 반MB 동의하지만 야당도 마음에 안 들어."  

현재 우리 국민의 정서를 압축해 표현한 말이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일관되게 유지돼 온 여론 흐름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한나라당이 이번 4.29 재보선에서 '국회의원 지역구 0:5, 전체 1:14'라는 참패를 당했음에도 이런 기조가 변화될 조짐이 없어 야당을 더욱 당혹스럽고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건 절대로 믿고 싶지 않고, 사실이 아니길 엄청 바라겠지만 부질없는 짓이다. 

'한나라당 참패, 민주당 수도권 승리, 진보신당 원내 진입'으로 끝난 재보선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들을 살펴보면, 국민들은 이번 재보선이 이명박 정권에 대한 냉혹한 중간평가였고 반MB의 승리임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야당들에게는 전혀 마음을 주지 않고 있다. 

재보선 다음날인 4월 30일자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 대비 7.6% 하락한 25.0%에 그쳐 2개월여 만에 다시 20%대로 내려갔다. 반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는 8.6% 상승한 71%로 나타나 지난해 7월 16일 조사(75.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국민의 절반이 넘는 56.8%가 한나라당의 재보선 참패 원인을 '이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응답했다. 

같은 날 실시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도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해 '정부여당의 잘못된 국정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 여론이 반영된 것'이라는 의견이 58.6%로 나타났다. 반면에 청와대 주장처럼 '일부 지역선거 결과를 가지고 정부여당 심판으로 확대해석하기는 무리'라고 평가한 답변은 33.7%에 그쳤다.  

또 5월 1일자 '폴리뉴스-모노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1개월 전보다 6.3% 감소한 33.7%인 반면, 부정적 평가는 52.4%에서 58.4%로 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무려 64%가 한나라당의 참패 원인을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적 심판'으로 규정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일방적이고 잘못된 국정운영'이 재보선을 통한 '국민적 심판'으로 연결됐음이 드러난 것이다. 

  
4.29 재보선 이후 3개 여론조사 개요
ⓒ 김영국
여론조사

 정당 지지도 보면 '민주당 참패'로 착각 

그러나 정당 지지도를 살펴보면 한나라당이 재보선 참패 여파로 어느 정도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1위를 독주하고 있고, 수도권 승리에 환호작약했던 민주당의 지지율은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도는 전주 대비 11.2%나 빠진 23.5%을 기록했지만 1위를 유지했고, 민주당은 16.7%로 겨우 2.5%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다음으로 민주노동당이 5.7% 급등해 13.3%로 3위에 올랐으며, 친박연대 6.3%, 자유선진당 4.5%, 진보신당 3.5%, 창조한국당 2.2% 순이었다.

폴리뉴스-모노리서치 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초라하다 못해 참혹할 정도다. 한나라당은 재보선 전(4.2일)과 거의 변화 없는 29.7%로 1위를 유지했고, 민주당은 고작 0.2% 상승한 14.0%로 한나라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음으로 자유선진당 6.5%, 민주노동당 5.1%, 친박연대 4.7%, 진보신당 2.4%, 창조한국당 1.4%의 순이었고, 무당층은 36.2%로 조사됐다. 

정당 지지도만 보면 마치 한나라당이 재보선에서 완승하고 민주당 등 야당이 참패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이에 대해 한귀영 KSOI 수석전문위원은 "전반적인 선거 결과는 야당의 선전보다는 여당의 패배로 봐야 할 것"이라며 "야당의 존재감이 매우 약한 상황에서 여야 간 대결 구도보다는 'MB 대 반MB 구도'로 치러진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한마디로 민주당 등 야당의 선전은 국민들의 광범위한 반MB 정서에 편승한 '반사이득' 정도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이는 언제든지 사라지고 뒤집힐 수 있는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게 지난 정치 역정들이 적나라하게 증명해준 바 있다.  

사실 이번에 민주당도, 한나라당 참패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호남 4곳에서 '0:4'의 전패를 당하면서 자신들의 텃밭조차 지키기 힘든 부실함을 드러냈다. 

'묻지마 지지' 박근혜, 재보선 최대 승자 

그러나 정작 야당에게 뼈아픈 대목은 따로 있다. 바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독보적인 국민 지지도와 영향력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번 4.29 재보선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국민들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도 여전히 여야를 막론하고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압도적 1위다. 

지난 4월 30일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 따르면, '이번 재보선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가장 크게 보여준 정치인이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34.8%가 박 전 대표를 1위로 꼽았다. 민주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에다 신건 전 국정원장을 끌어들이며 재보선 내내 이슈의 중심에 있었고 결과적으로 전주 지역 완승까지 이끌어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20.2%로 2위에 그쳤다. 

다음으로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10.0%), 정세균 민주당 대표(8.2%), 손학규 전 대표(3.6%),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2.7%) 순이었다. 이들은 당 대표로서 또는 칩거를 끝내고 재보선 전면에 나서 자당 후보를 지원하며 분위기를 주도했지만 박근혜, 정동영의 영향력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리얼미터가 조사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39.2%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고, 다음으로 정동영 전 장관(10.6%),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10.5%), 손학규 전 경기지사(6.8%), 정몽준 의원(6.3%), 김문수 현 경기지사(5.4%), 오세훈 서울시장(5.0%), 정세균 민주당 대표(2.2%) 순이었다. 박 전 대표의 지지도가 여타 후보와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압도적이고 독보적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4월 1일 경주시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선 무소속 정수성 후보에 대한 이상득 의원(이 대통령 친형) 측의 '후보 사퇴 종용' 논란이 벌어지자, 이 의원을 향해 '우리 정치의 수치'라며 한마디 한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그의 이 한마디는 무수한 여론조사를 비웃기라도 하듯 영남에서 친박 성향의 무소속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키는 괴력을 발휘했다. 

현재 국민들이 박 전 대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들이다. 결국 이번 재보선의 최대 승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박 전 대표가 차지한 셈이다. 

박근혜 이겨야 '진짜 반MB', 연대 이상의 '무엇' 필요 

한나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박 전 대표가 이번 재보선 전면에 나서 한나라당 후보들을 지원했더라면 결과는 확실히 달라졌을 거라는 주장이 크게 틀린 말이 아닐 수도 있다. 

박근혜는 한나라당의 현재가 아닌 '미래'를 대표하는 가장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이기 때문에 야당의 반MB 구호만으로는 격파하기 어려울 것이라 지적도 간과하기 어렵다. 

이명박 대통령이 실정을 거듭하고 여당이 선거에서 참패해도 한나라당 지지도가 좀처럼 야당에 역전 당하지 않는 이유도 박근혜라는 존재가 한나라당 안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는 박근혜의 정치적 노선에 동의 여부를 떠나 엄연한 현실이다. 

따라서 박근혜가 전면에 나서는 선거에서 이겨야 '진짜 반MB'가 완성되고 국민적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점에서 야당에게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의 여론조사 추이와 이번 재보선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親李) 그룹은 더 이상 야당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게 확인됐다면, 박근혜와 싸움은 야당에게 '반MB 이상의 그 무엇'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반MB 연대' 식의 대동단결 차원을 뛰어넘는 그 무엇. 그것이 무엇인지는 야당 스스로 풀어야 할 과제이다. 그렇지 않으면 '반DJ'만 외치다 노무현 정권이 탄생하는 걸 지켜봐야 했던 한나라당의 전철을 지금의 야당도 고스란히 밟아갈 가능성이 현재로선 매우 높아 보인다.  

'별일 없이 사는' 박근혜의 독주(獨走)가 재미없고, 싸구려 커피처럼 씁쓸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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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별일 없이 사는' 박근혜의 독주, 반MB는 없다

[진단]재보선 승리? 꿈쩍도 않는 '민주당 지지율'..'그 무엇'이 없다

김영국
확인된 '반MB와 국정심판'

니가 깜짝 놀랄 만한 얘기를 들려주마. 아마 절대로 기쁘게 듣지는 못할 거다. 뭐냐 하면.

"MB는 싫지만 박근혜는 좋다. 반MB 동의하지만 야당도 마음에 안 들어."

현재 우리 국민의 정서를 압축해 표현한 말이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일관되게 유지돼 온 여론 흐름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한나라당이 이번 4.29 재보선에서 '국회의원 지역구 0:5, 전체 1:14'라는 참패를 당했음에도 이런 기조가 변화될 조짐이 없어 야당을 더욱 당혹스럽고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건 절대로 믿고 싶지 않고, 사실이 아니길 엄청 바라겠지만 부질없는 짓이다.

'한나라당 참패, 민주당 수도권 승리, 진보신당 원내 진입'으로 끝난 재보선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들을 살펴보면, 국민들은 이번 재보선이 이명박 정권에 대한 냉혹한 중간평가였고 반MB의 승리임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야당들에게는 전혀 마음을 주지 않고 있다.

재보선 다음날인 4월 30일자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 대비 7.6% 하락한 25.0%에 그쳐 2개월여 만에 다시 20%대로 내려갔다. 반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는 8.6% 상승한 71%로 나타나 지난해 7월 16일 조사(75.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국민의 절반이 넘는 56.8%가 한나라당의 재보선 참패 원인을 '이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응답했다.

같은 날 실시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도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해 '정부여당의 잘못된 국정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 여론이 반영된 것'이라는 의견이 58.6%로 나타났다. 반면에 청와대 주장처럼 '일부 지역선거 결과를 가지고 정부여당 심판으로 확대해석하기는 무리'라고 평가한 답변은 33.7%에 그쳤다.

또 5월 1일자 '폴리뉴스-모노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1개월 전보다 6.3% 감소한 33.7%인 반면, 부정적 평가는 52.4%에서 58.4%로 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무려 64%가 한나라당의 참패 원인을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적 심판'으로 규정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일방적이고 잘못된 국정운영'이 재보선을 통한 '국민적 심판'으로 연결됐음이 드러난 것이다.



정당 지지도 보면 '민주당 참패'로 착각

그러나 정당 지지도를 살펴보면 한나라당이 재보선 참패 여파로 어느 정도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1위를 독주하고 있고, 수도권 승리에 환호작약했던 민주당의 지지율은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도는 전주 대비 11.2%나 빠진 23.5%을 기록했지만 1위를 유지했고, 민주당은 16.7%로 겨우 2.5% 상승하는데 그쳤다. 다음으로 민주노동당이 5.7% 급등해 13.3%로 3위에 올랐으며, 친박연대 6.3%, 자유선진당 4.5%, 진보신당 3.5%, 창조한국당 2.2% 순이었다.

폴리뉴스-모노리서치 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초라하다 못해 참혹할 정도다. 한나라당은 재보선 전(4.2일)과 거의 변화 없는 29.7%로 1위를 유지했고, 민주당은 고작 0.2% 상승한 14.0%로 한나라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음으로 자유선진당 6.5%, 민주노동당 5.1%, 친박연대 4.7%, 진보신당 2.4%, 창조한국당 1.4%의 순이었고, 무당층은 36.2%로 조사됐다.

정당 지지도만 보면 마치 한나라당이 재보선에서 완승하고 민주당 등 야당이 참패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이에 대해 한귀영 KSOI 수석전문위원은 "전반적인 선거 결과는 야당의 선전보다는 여당의 패배로 봐야 할 것"이라며 "야당의 존재감이 매우 약한 상황에서 여야 간 대결 구도보다는 'MB 대 반MB 구도'로 치러진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한마디로 민주당 등 야당의 선전은 국민들의 광범위한 반MB 정서에 편승한 '반사이득' 정도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이는 언제든지 사라지고 뒤집힐 수 있는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게 지난 정치 역정들이 적나라하게 증명해준 바 있다.

사실 이번에 민주당도, 한나라당 참패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호남 4곳에서 '0:4'의 전패를 당하면서 자신들의 텃밭조차 지키기 힘든 부실함을 드러냈다.

'묻지마 지지' 박근혜, 재보선 최대 승자

그러나 정작 야당에게 뼈아픈 대목은 따로 있다. 바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독보적인 국민 지지도와 영향력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번 4.29 재보선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국민들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도 여전히 여야를 막론하고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압도적 1위다.

지난 4월 30일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 따르면, '이번 재보선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가장 크게 보여준 정치인이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34.8%가 박 전 대표를 1위로 꼽았다. 민주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에다 신건 전 국정원장을 끌어들이며 재보선 내내 이슈의 중심에 있었고 결과적으로 전주 지역 완승까지 이끌어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20.2%로 2위에 그쳤다.

다음으로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10.0%), 정세균 민주당 대표(8.2%), 손학규 전 대표(3.6%),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2.7%) 순이었다. 이들은 당 대표로서 또는 칩거를 끝내고 재보선 전면에 나서 자당 후보를 지원하며 분위기를 주도했지만 박근혜, 정동영의 영향력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리얼미터가 조사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39.2%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고, 다음으로 정동영 전 장관(10.6%),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10.5%), 손학규 전 경기지사(6.8%), 정몽준 의원(6.3%), 김문수 현 경기지사(5.4%), 오세훈 서울시장(5.0%), 정세균 민주당 대표(2.2%) 순이었다. 박 전 대표의 지지도가 여타 후보와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압도적이고 독보적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4월 1일 경주시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선 무소속 정수성 후보에 대한 이상득 의원(이 대통령 친형) 측의 '후보 사퇴 종용' 논란이 벌어지자, 이 의원을 향해 '우리 정치의 수치'라며 한마디 한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그의 이 한마디는 무수한 여론조사를 비웃기라도 하듯 영남에서 친박 성향의 무소속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키는 괴력을 발휘했다.

현재 국민들이 박 전 대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들이다. 결국 이번 재보선의 최대 승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박 전 대표가 차지한 셈이다.

박근혜 이겨야 '진짜 반MB', 연대 이상의 '무엇' 필요

한나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박 전 대표가 이번 재보선 전면에 나서 한나라당 후보들을 지원했더라면 결과는 확실히 달라졌을 거라는 주장이 크게 틀린 말이 아닐 수도 있다.

박근혜는 한나라당의 현재가 아닌 '미래'를 대표하는 가장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이기 때문에 야당의 반MB 구호만으로는 격파하기 어려울 것이라 지적도 간과하기 어렵다.

이명박 대통령이 실정을 거듭하고 여당이 선거에서 참패해도 한나라당 지지도가 좀처럼 야당에 역전 당하지 않는 이유도 박근혜라는 존재가 한나라당 안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는 박근혜의 정치적 노선에 동의 여부를 떠나 엄연한 현실이다.

따라서 박근혜가 전면에 나서는 선거에서 이겨야 '진짜 반MB'가 완성되고 국민적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점에서 야당에게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의 여론조사 추이와 이번 재보선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親李) 그룹은 더 이상 야당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게 확인됐다면, 박근혜와 싸움은 야당에게 '반MB 이상의 그 무엇'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반MB 연대' 식의 대동단결 차원을 뛰어넘는 그 무엇.

그것이 무엇인지는 야당 스스로 풀어야 할 과제이다. 그렇지 않으면 '반DJ'만 외치다 노무현 정권이 탄생하는 걸 지켜봐야 했던 한나라당의 전철을 지금의 야당도 고스란히 밟아갈 가능성이 현재로선 매우 높아 보인다.

'별일 없이 사는' 박근혜의 독주(獨走)가 재미없고, 싸구려 커피처럼 씁쓸한 이유이다. / 편집위원

* 글쓴이는 '참여민주주의와 생활정치연대'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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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수로 단일화시 '압승', 김창현은 '패배'

[울산MBC 여론조사] 단일화 직전 조사에서 조·김 '경쟁력 차이' 뚜렷

김영국
조승수로 단일화시 한나라당에 13.8% 이상 앞서

조승수로 단일화하면 '압승', 김창현으로 단일화하면 '근소한 패배'.

오늘(24일) 발표된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 관련 최종 여론조사 결과이다.
 
▲ 경상일보·울산MBC-울산리서치 4.21~22일자 여론조사     © 대자보

어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4.29 울산 북구 재선거에 앞서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 단일화를 하기로 전격 합의한 가운데, 이 같은 결과가 나와 오늘 내일 중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단일화 여론조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경상일보>와 <울산MBC>가 여론조사기관인 '울산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이틀간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는 진보 양당의 후보 단일화시 지지도 변화까지 담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김창현으로 단일화시 '1.8% 뒤져' 충격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로 단일화할 시에는 조 후보가 37.2%의 지지를 얻어 한나라당 박대동 후보(23.4%)에 13.8%의 큰 차이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제 투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적극투표층에서도 조 후보는 43.8%의 지지로 박 후보(28.6%)를 15.2% 차이로 따돌리면서 압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진보신당의 낮는 지지도에도 불구하고 조 후보의 인물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김창현 후보로 단일화할 시에는 한나라당 박 후보에 근소한 차이로 패배할 것으로 예상돼 충격을 주고 있다.

김 후보가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 김 후보는 28.8%의 지지로 한나라당 박 후보(30.6%)에 1.8% 차이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투표층에서도 김 후보 33.7%, 박 후보 36.5%로 격차(2.8%)가 더 벌어졌다. 비록 오차범위 내의 접전이지만 후보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지는 수치가 나오는 건 상당히 의외의 결과다.

이 같은 결과는 단일화 여론조사를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김창현 후보 측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에 실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조 후보가 김 후보에 비교우위를 보이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어 김 후보 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단일화 안 하면 둘 다 패배, 단일화시 당선가능성도 앞서

한편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현 상태로 선거를 치룰 경우, 후보 간 지지도는 박대동 24.2%(적극투표층 29.2%), 조승수 20.0(22.9)%, 김창현 14.2(16.8)%, 김수헌6.2(8.3)%로 지난 1차 조사(4.13~14) 때보다 선두 3명의 후보 지지도가 나란히 상승했다. 다만 1·2위 간 격차가 1.2%에서 4.2%로 조금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 경상일보·울산MBC-울산리서치 4.21~22일자 여론조사     © 대자보

 
이에 따라 단일화가 없는 상태에선 한나라당 박 후보의 어부지리 당선이 예상된다. 어제 진보 양당의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며 사퇴한 민주당 김태선 후보의 지지도는 2.0%에 불과해 다른 후보의 지지도 변화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들은 세 후보 모두 확실한 지지층을 갖고 있다는 반증이다. 또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여부에 따라 지지도가 크게 바뀜으로써 후보 단일화가 이번 재선거의 최대 쟁점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조사에서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당선가능성에서도 진보 단일후보가 35.2%로 박 후보의 33%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단일후보 누구냐' 이목 쏠려

그러나 여전히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은 무응답층이 33%나 돼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긴 이르다. 특히 후보 단일화가 선거일을 불과 2~3일 앞두고 이뤄진다는 점과 진보 양당의 앙금 등으로 시너지 효과가 실제만큼 나타날지 장담할 수 없는데다, 영남 지역 특성상 진보 단일화에 대한 위기감으로 한나라당 지지층의 막판 결집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어 선거 결과를 단정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

또한 두 달여의 후보 단일화 과정이 지나치게 선거공학적으로 흘러간 측면이 있어 과연 진보·노동의 가치를 선거 공간에서 얼마나 대중들에게 알리고 호응을 받았는 지도 두고두고 아쉬운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종 단일후보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와 울산 북구 노동자들의 단일화 열망, 그동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추이 등으로 볼 때 이번 후보 단일화는 진보 후보의 당선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이란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오는 26~27일 사이에 발표될 것으로로 예상되는 최종 단일후보가 누가 될지, 패배한 후보가 깨끗하게 승복하고 단일후보의 손을 들어줄지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조사에서 울산 북구의 정당지지도는 한나라당 34.8%, 민주노동당 18.4%, 진보신당 4.0%, 민주당 3.4% 등의 순을 보였다. 그러나 지지정당이 없다는 '무당파'도 36.4%나 돼 정치 불신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투표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응답자는 63%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차의 51.6%보다 11.4%포인트나 늘어난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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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북구·시흥시장 '진보 후보' 무서운 '뒷심'

[여론조사 종합분석] 조승수 단일화 ‘비교우위’, 진보·시민연합 최준열 ‘돌풍’

 

김영국

울산 북구·시흥시장 '여론' 어디까지 왔나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와 시흥시장 보궐선거.

이번 4.29 재보선에서 진보개혁 진영의 최대 관심 지역이다. 볼 맛 안 나는 선거판에 그나마 '볼만한 곳'이기에 그렇다.  

울산 북구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후보 단일화만 하면 이길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시흥시장 선거는 진보개혁 야 3당과 시민단체가 연합해 '무소속 후보'를 지지·지원하면서 두 거대 정당에 도전장을 낸 사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자보>는 울산 북구와 시흥시장 선거와 관련해, 후보등록일(4.14~15)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들을 모두 모아 종합적인 판세분석과 전망을 해봤다.

특정 기관의 여론조사만 인용할 경우 발생할 공정성 논란과 객관성 부족을 줄이고, 여론 흐름의 추세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특히 울산 북구의 경우 진보 양당이 여론조사로 후보 단일화를 하기로 한 상태여서 최근 여론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시흥시장 선거도 진보정당·시민단체 연합 후보가 민주당과의 홀로서기에 얼마나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을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는 올 10월 국회의원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실험적 성격이 가미돼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두 거대 정당의 '집안싸움'에다 후보들마저 진보와는 거리가 멀어 진보진영 입장에선 강 건너 불구경일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인천 부평을의 경우에는 야권 단일화는커녕 민주당 후보의 한미FTA 체결지원단장 전력 때문에 민주노동당으로부터 단일화 제안를 일언지하에 거절당하고, 진보 시민단체는 낙선운동까지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을 정도다.

◆ 울산북구·시흥시장 여론조사 종합표 ◆




 

[울산북구 판세와 전망] 조승수, 김창현과 접전 속 '비교우위'

후보 등록 이후 지금까지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와 관련해 실시된 여론조사는 모두 5개다.

이들 다섯 개의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확연하게 드러나는 특징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후보가 단일화할 시에는 한나라당 후보를 큰 차이로 이긴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단일화 없이도 한나라당 박대동 후보와 진보신당 조승수, 민주노동당 김창현 후보 3명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일 정도로 진보 후보들의 강세가 돋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진보 양당의 후보 단일화가 없으면, 한나라당 박대동 후보의 어부지리 당선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아직까진 더 높다. 그러나 영남 지역이라는 특성상 후반으로 갈수록 진보 후보들이 크게 밀릴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한나라당 후보가 경쟁력 면에서 우월하지 못하고, 오히려 진보 양당의 단일화 프레임에 묻혀 버린 측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남은 건 조승수, 김창현 두 후보의 지지율 추이다.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누가 최종 주자가 될 것이냐를 결정할 유일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 결과들만을 종합해 보면, 일단은 조승수 후보가 김창현 후보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5번의 여론조사에서 박대동 후보는 19.0%~26.6%, 조승수 후보가 17.8%~21.3%, 김창현 후보가 11.8%~21.2%의 지지를 보였다.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김수헌 후보는 7.2%~12.1%였다.

조승수 후보가 최고·최저의 편차가 3.5%로 비교적 적은 반면, 김창현 후보는 9.4%로 다소 큰 편이다. 그만큼 조 후보의 지지세가 보다 안정적이라는 의미이다.

또 조 후보는 5번 중 3번을 김 후보에 앞섰고, 김 후보는 2번을 앞섰는데,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조 후보가 좀 더 우위에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조 후보는 김 후보에 3~6.6% 차이로 앞선 반면, 김 후보는 1% 차이에 불과했다. 게다가 김 후보가 앞선 곳 중 하나는 실제 투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적극투표층에서 오히려 조 후보가 더 높게 나왔다. 가장 최근 조사치인 중앙일보 조사에서 조 후보가 김 후보를 앞선 것도 조 후보에게 플러스 요인이다.

후보 등록 이전의 여론조사 결과를 포함하더라도,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추세는 조승수 후보가 다소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지난 3일자 경향신문-현대리서치 조사(조사대상 500명,표본오차 ±4.38%)에서 진보정당 후보 단일화시 '적합 후보'로 조 후보를 꼽은 응답이 45.3%로 김 후보(22.9%)보다 두 배나 높게 나온 적도 있다.

그러나 현재 두 후보의 지지도 차이가 확연히 우열을 가릴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김 후보가 막판 상승세를 탄다면 조 후보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결과들은 두 후보의 단일화의 폭발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과 한편으론 어느 한쪽이 양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비대칭적 양성면을 갖고 있다. 따라서 두 후보의 결단만이 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를 결정짓는 유일한 돌파구가 되고 있다.

[시흥시장 판세와 전망] 진보연합 최준열 '초반 15%' 돌풍에 민주당 '휘청'

시흥시장 선거 판세는 후보 등록일만 해도 민주당 김윤식 후보가 여유 있게 1위를 달리는 듯했으나,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진보·시민 연합의 무소속 최준열 후보가 하루가 다르게 상승해 15%대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김 후보가 1위에서 밀려나는 등 쓰나미를 맞는 격이 됐다.

두 후보의 지지층이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그 사이 한나라당 노용수 후보는 인지도를 높이며 1위에 등극했다. 울산 북구와 마찬가지로 야권 표 분산에 따른 어부지리 성격이 짙다.

총 3번의 여론조사에서 노용수 후보는 24.1~29.4%, 김윤식 후보는 24.4~33.3%, 최준열 후보는 8.5~14.7%의 지지를 나타냈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노 후보가 29%대로 진입한 가운데, 김 후보가 33.3%에서 24.4%로 급추락하는 모양새다. 이는 최 후보가 단 3일만에 6.2%나 오른 것과 동전의 양면이다.

특히 최준열 후보는 후보 등록을 앞두고 시흥시 선관위의 잘못된 제제 조치 때문에 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 등 진보개혁 3당과 시민단체의 '단일후보'라는 사실을 선거 홍보물에 넣지 못하고, 강기갑·노회찬 등 진보정당 스타급 대표들의 지원 유세도 받지 못하는 등 '나홀로 유세'를 전개했음에도 높은 상승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게다가 지난 20일 뒤늦게나마 중앙선관위가 시흥시 선관위의 잘못된 제제 조치를 바로잡아 주면서, 최 후보는 남은 선거기간 동안 진보개혁 3당의 단일후보 자격으로 각 당 대표의 지원 연설 등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최 후보의 막판 스퍼트가 어디까지 갈지가 시흥시장 선거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지지층이 겹치는 민주당 김 후보 입장에서는 최 후보의 막판 급상승이 '넘사벽'이 될 가능성도 있어 야권 후보 단일화 논란에 더욱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 후보는 자신의 출마를 기존의 정치판을 바꾸고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새로운 모델 창출의 기틀로 여기고 있어 "단일화 제안이 와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야권의 한 인사는 "시장의 비리라면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인 시흥 시민들에게 과거 시장 재임 시절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사법처리 당한 사람을 또 다시 공천했다가 갑자기 교체하는 자충수를 두고, 야권 단일화에도 전혀 진정성이 없었던 민주당의 오만이 낳은 참사가 눈앞에 현실이 되고 있다."고 혹평했다.

이제 시흥시장 선거는 무소속 진보·시민연합의 선전 여부에 모든 게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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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장 선거, '제2의 김상곤' 나올까?

진보정당·시민단체 연합 '최준열' 후보, '시흥을 출산한 남자' 꿈꾸다


[오마이뉴스] 2009.4.16

김영국 

진보 가문, '십년 가뭄에 단비' 

제2의 김상곤이 나올 수 있을까. 이번엔 시흥시장이다.  

지난 8일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를 내세워 승리를 일궈낸 지 일주일만에 진보 진영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실험을 시작했다.  

오는 4월 29일 치러지는 경기도 시흥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을 제외한 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 등 진보개혁 성향의 야 3당과 시민단체가 연합해 '무소속 최준열' 후보를 공동 지지·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 시민후보 추대합니다 노동+진보+창조가 뭉쳤다! 14일 민노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 3당 대표들이 시흥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시민후보 최준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 연합뉴스
최준열

민노당 강기갑 대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시민후보 최준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앞서 3월 18일엔 시흥시의 진보개혁 시민·노동단체 인사들이 '범시민후보'로 최준열 씨를 추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최 후보는 진보정당·시민사회단체 연합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더불어 한나라당, 민주당 후보와 3자 구도를 형성하며 지지율 제고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김상곤 경기교육감 당선자가 민주당을 포함한 반MB 진영 전체의 단일 후보였다면, 최준열 후보는 '민주당만 뺀 반MB 단일 후보'인 셈이다.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락가락한 노선에 큰 불신을 갖고 있는 진보정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이번에는 민주당을 제외한 채 '진보 단결 구도'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런 시도가 근래에 보기 드문 사례일 뿐만 아니라, 향후 정치권 변화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종의 실험적 성격도 있어 진보 진영에선 시흥시장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볼 맛 안 나는 선거판에 그나마 '볼만한 곳'이 생긴 셈이다.   

집권여당-보수야당-진보·시민연합 '진검승부' 

이번 선거에 한나라당은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비서실장을 지낸 노용수(43) 전 경기도의원을 공천했고, 민주당은 고 제정구 의원의 비서였던 김윤식(43) 전 경기도의원을 내세웠다. 무소속 진보연합 대표로 나서게 된 최준열(50) 후보는 현재 중앙산부인과 원장으로 시흥YMCA 초대 이사장과 시흥시장 주민소환운동본부 상임대표를 역임한 시민운동가이기도 하다. 

  
왼쪽부터 한나라당 노용수, 민주당 김윤식, 무소속 최준열 후보
ⓒ 김영국
최준열

이로써 시흥시장 선거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보수 양당에 무소속 진보연합 후보가 도전장을 낸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출마한 후보도 딱 이들 3명뿐이다. 군더더기 없이 집권여당, 보수야당, 진보·시민연합이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시흥시장 선거는 인천 부평을 국회의원 선거와 함께 이명박 정권에 대한 수도권의 민심을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기도 하다. 

이번에 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지역은 총 16곳으로 국회의원 5곳(인천 부평을, 울산 북구, 전주 완산갑, 전주 덕진, 경북 경주시), 기초단체장 1곳(경기도 시흥시), 광역의원 3곳(서울 광진구, 강원도 양양군, 전남 장흥군), 기초의원 5곳(광주광역시 서구, 충북 증평군, 전남 영암군, 경북 경주시 마.아선거구), 교육감 2곳(충청남도, 경상북도)이다. 

그러나 친이-친박, 정세균-정동영, 조승수-김창현 등 여야 모두 '집안싸움'에 골몰하면서 정상적인 의미의 여야 대결 구도가 실종되고 있다. 그만큼 재보선 이후 각 정파가 극심한 후유증과 변화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지도부의 정치적 운명, 각 당의 계파 간 경쟁구도, 진보 진영의 주도권 등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준열 "진정성 없는 민주당, 단일화 제안해도 거부할 것" 

이런 가운데 시흥에서 진보 진영이 시민단체와 연합해 단일 후보를 내세운 것은 쾌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선 전망까지 쾌청한 것은 아니다. 민주당과 진보연합 후보가 동시에 출마하면서 야권 표 분산이 당장의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보수 진영에서 단독 출마한 한나라당 후보만 어부지리를 얻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따라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관심과 논란은 선거기간 내내 계속될 전망이다.  

시흥시는 지역 국회의원 두 명이 모두 민주당 의원(조정식, 백원우)으로 비교적 야성이 강한 곳이다. 따라서 민주당도 단일화 필요성만큼은 인정하고 있다. 최준열 후보도 지난 2월 24일 출마 선언 때 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 단일 후보 선출을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민주당 측에서 과거 시흥시장 재임 시절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사법처리 당한 사람을 또 다시 공천했다가 갑작스럽게 교체하는 등 야권 단일화의 취지를 무색게 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특히 후보 등록 이후 선거운동이 본격화된 상태에서 단일화란 어느 일방의 사퇴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쉽지 않아 보인다. 그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최준열 후보도 이런 점을 의식, 기존 정당들의 정치 논리에 구애받지 않고 "끝까지 가겠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어제(15일)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야권 단일화에 전혀 진정성도 열의도 없다."고 일침을 가한 뒤, "아무리 어려운 악조건에서도 자기가 열심히 해서 스스로 우월성을 가지고 시장에 당선되어야 한다."며 단일화 논란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나의 출마는 일단은 당선되는 데에 있지만, 또 하나는 기존의 정치판을 바꾸고 그것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나가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지도록 하나의 촉매제가 되고 싶다."며 "이런 뜻이기 때문에 내가 중간에 후보 단일화로 주저앉고 이런 것은 나의 뜻, 의지, 목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한발 더 나아가 "선거 중간에 민주당이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 해도 거기에 큰 비중을 두지 않겠다."며 "지금에 와서 후보 단일화는 효과도 별로 없다. 시기적으로도 완전히 지나갔다. 단일화 제안이 와도 거부하고 나의 입장을 가지고 시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쐐기를 박았다. 

왕성한 풀뿌리 운동의 산물, 진보 색깔 뚜렷

시흥시는 민선 초대 시장부터 4번째 시장이었던 이연수 씨까지 모두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물러난 악몽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시흥시민들은 시장의 부정·비리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한 시민은 후보자가 명함을 건내자 "시장 필요 없어" 하며 눈 앞에서 명함을 집어던지는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이번 시흥시장 보궐선거는 한나라당 소속의 이연수 전 시장이 2007년 12월 뇌물수수죄로 구속된 이후 올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에 추징금 5000만 원의 형이 확정돼 시장직을 상실하면서 치러지게 된 것이다. 

이 전 시장이 구속됐을 당시 시흥YMCA, 시흥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시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장직 사퇴를 촉구했으나 이 전 시장이 사퇴하지 않자 2008년 여름 주민소환운동을 전개했고, 당시 주민소환운동을 이끌었던 인물이 바로 최준열 후보다. 최 후보는 이연수 시흥시장 주민소환운동본부 상임대표로 활동하면서 4만6천여 명에 달하는 시민들의 지지 서명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최 후보는 지역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로 이번 선거에서 시흥지역 시민·노동단체의 추대를 받아 출마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민주노동당 시흥시위원회와 진보신당 시흥시 당원협의회 등 진보정당들도 적극 동참했다. 이들은 지난 3월 26일 주민소환운동의 완성과 진보적 가치 실현, 반MB 연대라는 틀 속에서 별도의 후보를 내지 않고 최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고, 창조한국당도 최 후보 지지 대열에 가세하면서 지난 14일 국회에서 진보개혁 3당 대표가 공동 지지 선언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런 배경 속에 출마한 최준열 후보는 '경제는 살리고 부패는 끊고'라는 모토로 부패 척결을 위한 시장 직속 클린행정시민위원회 신설, 예산계획·심의·확정 과정에 시민참여 보장, 교육예산을 70억에서 200억원으로 증액해 초등학교 단계별 무상급식·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실현, 공익적 일자리 확충, 어르신 틀니, 대학생 학자금 지원 등 저소득층 복지 확대, 녹색 친환경 도시 건설 등을 공약했다. 서민 생활 안정과 복지 확대를 최우선에 두면서 이명박식 재벌·부자 중심의 개발 정책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비전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최 후보는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니까 용기가 나고, 분위기가 올라오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서 '시흥을 출산한 남자'가 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공약 '판박이' 

한편 한나라당 노용수 후보는 15일 박희태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노 후보는 그린벨트 해제 및 개발로 100만 도시 건설, 서울대 국제캠퍼스 유치, 명문고 육성, 광역전철 유치, 군자지구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힘 있는 여당 후보임을 강조한다. 

민주당은 당초 지난 4월 1일 백청수 전 시흥시장을 후보로 공천하고 9일엔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선거사무소 개소식까지 열었으나, 불과 하루만인 10일 백 전 시장이 "지병을 앓고 있는 아내의 건강이 악화됐다."며 돌연 후보를 사퇴해버렸다.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던 백 전 시장이 갑작스럽게 공천을 반납함에 따라 민주당은 같은 날 김윤식 전 경기도의원으로 부랴부랴 후보를 교체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런 사정 때문에 민주당 경기도당은 지난 14일 "한나라당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비리로 재보궐선거가 실시될 경우 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지키고, 노 후보의 공천을 철회하라."고 주장하는 등 선거 구도를 양당 대결로 몰고 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김 후보는 그린벨트 대폭 해제 및 개발로 명품도시 건설, 서울대 국제캠퍼스 유치, 체험식 영어마을 설치, 광역전철 유치, 시흥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 친환경 급식 제공, 수변생태관광벨트 조성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주요 공약이 한나라당 노용수 후보와 흡사한 게 눈에 띈다. 

아름다운 홀로서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라는 거대 정당 중심의 선거구도에서 시민사회와 진보정당들이 연합한 무소속 후보가 얼마나 선전하고,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보궐선거라는 낮은 투표율까지 감안한다면 쉽지 않은 도전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급추락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너무도 오랜 기간 국민들로부터 대안적 견제 세력으로 인정받지 못 하고 존재감마저 상실한 채 지리멸렬한 상태이다.  

따라서 시민사회와 진보·좌파 진영에게 이번 시도는 자유주의 정당으로서 뚜렷한 한계를 갖고 있는 제1야당 민주당과의 연대 프레임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실험해 본다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 또한 이는 올 10월에 있을 국회의원 재보선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정치적 변수가 될 수도 있다. 구각(舊殼)을 깨고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한 야권에 신선한 시도들이 다양하게 전개될 필요가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세상을 임신한 남자'에서 '시흥을 출산한 남자'로 거듭나기 위한 몸부림이 아름다운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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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시흥시장 선거, '제2의 김상곤' 나올까?

진보정당·시민단체 연합 '최준열' 후보, '시흥을 출산한 남자' 꿈꾸다

김영국
진보 가문, '십년 가뭄에 단비'

제2의 김상곤이 나올 수 있을까. 이번엔 시흥시장이다.

지난 8일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를 내세워 승리를 일궈낸 지 일주일만에 진보 진영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실험을 시작했다.

오는 4월 29일 치러지는 경기도 시흥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을 제외한 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 등 진보개혁 성향의 야 3당과 시민단체가 연합해 '무소속 최준열' 후보를 공동 지지·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 노동+진보+창조가 뭉쳤다! 14일 민노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 3당 대표들이 시흥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시민후보 최준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 CBS노컷뉴스

민노당 강기갑 대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시민후보 최준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앞서 3월 18일엔 시흥시의 진보개혁 시민·노동단체 인사들이 '범시민후보'로 최준열 씨를 추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최 후보는 진보정당·시민사회단체 연합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더불어 한나라당, 민주당 후보와 3자 구도를 형성하며 지지율 제고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김상곤 경기교육감 당선자가 민주당을 포함한 반MB 진영 전체의 단일 후보였다면, 최준열 후보는 '민주당만 뺀 반MB 단일 후보'인 셈이다.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락가락한 노선에 큰 불신을 갖고 있는 진보정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이번에는 민주당을 제외한 채 '진보 단결 구도'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런 시도가 근래에 보기 드문 사례일 뿐만 아니라, 향후 정치권 변화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종의 실험적 성격도 있어 진보 진영에선 시흥시장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볼 맛 안 나는 선거판에 그나마 '볼만한 곳'이 생긴 셈이다.  

집권여당-보수야당-진보·시민연합 '진검승부'

이번 선거에 한나라당은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비서실장을 지낸 노용수(43) 전 경기도의원을 공천했고, 민주당은 고 제정구 의원의 비서였던 김윤식(43) 전 경기도의원을 내세웠다. 무소속 진보연합 대표로 나서게 된 최준열(50) 후보는 현재 중앙산부인과 원장으로 시흥YMCA 초대 이사장과 시흥시장 주민소환운동본부 상임대표를 역임한 시민운동가이기도 하다.
 
▲ 왼쪽부터 한나라당 노용수, 민주당 김윤식, 무소속 최준열 후보     © 대자보


이로써 시흥시장 선거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보수 양당에 무소속 진보연합 후보가 도전장을 낸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출마한 후보도 딱 이들 3명뿐이다. 군더더기 없이 집권여당, 보수야당, 진보·시민연합이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시흥시장 선거는 인천 부평을 국회의원 선거와 함께 이명박 정권에 대한 수도권의 민심을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기도 하다.

이번에 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지역은 총 16곳으로 국회의원 5곳(인천 부평을, 울산 북구, 전주 완산갑, 전주 덕진, 경북 경주시), 기초단체장 1곳(경기도 시흥시), 광역의원 3곳(서울 광진구, 강원도 양양군, 전남 장흥군), 기초의원 5곳(광주광역시 서구, 충북 증평군, 전남 영암군, 경북 경주시 마.아선거구), 교육감 2곳(충청남도, 경상북도)이다.

그러나 친이-친박, 정세균-정동영, 조승수-김창현 등 여야 모두 '집안싸움'에 골몰하면서 정상적인 의미의 여야 대결 구도가 실종되고 있다. 그만큼 재보선 이후 각 정파가 극심한 후유증과 변화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지도부의 정치적 운명, 각 당의 계파 간 경쟁구도, 진보 진영의 주도권 등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준열, "진정성 없는 민주당, 단일화 제안해도 거부할 것"

이런 가운데 시흥에서 진보 진영이 시민단체와 연합해 단일 후보를 내세운 것은 쾌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선 전망까지 쾌청한 것은 아니다. 민주당과 진보연합 후보가 동시에 출마하면서 야권 표 분산이 당장의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보수 진영에서 단독 출마한 한나라당 후보만 어부지리를 얻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따라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관심과 논란은 선거기간 내내 계속될 전망이다.

시흥시는 지역 국회의원 두 명이 모두 민주당 의원(조정식, 백원우)으로 비교적 야성이 강한 곳이다. 따라서 민주당도 단일화 필요성만큼은 인정하고 있다. 최준열 후보도 지난 2월 24일 출마 선언 때 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 단일 후보 선출을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민주당 측에서 과거 시흥시장 재임 시절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사법처리 당한 사람을 또 다시 공천했다가 갑작스럽게 교체하는 등 야권 단일화의 취지를 무색게 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특히 후보 등록 이후 선거운동이 본격화된 상태에서 단일화란 어느 일방의 사퇴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쉽지 않아 보인다. 그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최준열 후보도 이런 점을 의식, 기존 정당들의 정치 논리에 구애받지 않고 '끝까지 가겠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어제(15일) <대자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야권 단일화에 전혀 진정성도 열의도 없다."고 일침을 가한 뒤, "아무리 어려운 악조건에서도 자기가 열심히 해서 스스로 우월성을 가지고 시장에 당선되어야 한다."며 단일화 논란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나의 출마는 일단은 당선되는 데에 있지만, 또 하나는 기존의 정치판을 바꾸고 그것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나가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지도록 하나의 촉매제가 되고 싶다."며 "이런 뜻이기 때문에 내가 중간에 후보 단일화로 주저앉고 이런 것은 나의 뜻, 의지, 목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한발 더 나아가 "선거 중간에 민주당이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 해도 거기에 큰 비중을 두지 않겠다."며 "지금에 와서 후보 단일화는 효과도 별로 없다. 시기적으로도 완전히 지나갔다. 단일화 제안이 와도 거부하고 나의 입장을 가지고 시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쐐기를 박았다.

왕성한 풀뿌리 운동의 산물, 진보 색깔 뚜렷

시흥시는 민선 초대 시장부터 4번째 시장이었던 이연수 씨까지 모두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물러난 악몽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시흥시민들은 시장의 부정·비리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한 시민은 후보자가 명함을 건내자 "시장 필요 없어." 하며 눈 앞에서 명함을 집어던지는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이번 시흥시장 보궐선거는 한나라당 소속의 이연수 전 시장이 2007년 12월 뇌물수수죄로 구속된 이후 올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에 추징금 5000만 원의 형이 확정돼 시장직을 상실하면서 치러지게 된 것이다.

이 전 시장이 구속됐을 당시 시흥YMCA, 시흥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시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장직 사퇴를 촉구했으나 이 전 시장이 사퇴하지 않자 2008년 여름 주민소환운동을 전개했고, 당시 주민소환운동을 이끌었던 인물이 바로 최준열 후보다. 최 후보는 이연수 시흥시장 주민소환운동본부 상임대표로 활동하면서 4만6천여 명에 달하는 시민들의 지지 서명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최 후보는 지역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로 이번 선거에서 시흥지역 시민·노동단체의 추대를 받아 출마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민주노동당 시흥시위원회와 진보신당 시흥시 당원협의회 등 진보정당들도 적극 동참했다. 이들은 지난 3월 26일 주민소환운동의 완성과 진보적 가치 실현, 반MB 연대라는 틀 속에서 별도의 후보를 내지 않고 최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고, 창조한국당도 최 후보 지지 대열에 가세하면서 지난 14일 국회에서 진보개혁 3당 대표가 공동 지지 선언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런 배경 속에 출마한 최준열 후보는 '경제는 살리고 부패는 끊고'라는 모토로 부패 척결을 위한 시장 직속 클린행정시민위원회 신설, 예산계획·심의·확정 과정에 시민참여 보장, 교육예산을 70억에서 200억원으로 증액해 초등학교 단계별 무상급식·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실현, 공익적 일자리 확충, 어르신 틀니, 대학생 학자금 지원 등 저소득층 복지 확대, 녹색 친환경 도시 건설 등을 공약했다. 서민 생활 안정과 복지 확대를 최우선에 두면서 이명박식  재벌·부자 중심의 개발 정책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비전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최 후보는 <대자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니까 용기가 나고, 분위기가 올라오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서 '시흥을 출산한 남자'가 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공약 '판박이'

한편 한나라당 노용수 후보는 15일 박희태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노 후보는 그린벨트 해제 및 개발로 100만 도시 건설, 서울대 국제캠퍼스 유치, 명문고 육성, 광역전철 유치, 군자지구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힘 있는 여당 후보임을 강조한다.

민주당은 당초 지난 4월 1일 백청수 전 시흥시장을 후보로 공천하고 9일엔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선거사무소 개소식까지 열었으나, 불과 하루만인 10일 백 전 시장이 "지병을 앓고 있는 아내의 건강이 악화됐다."며 돌연 후보를 사퇴해버렸다.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던 백 전 시장이 갑작스럽게 공천을 반납함에 따라 민주당은 같은 날 김윤식 전 경기도의원으로 부랴부랴 후보를 교체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런 사정 때문에 민주당 경기도당은 지난 14일 "한나라당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비리로 재보궐선거가 실시될 경우 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지키고, 노 후보의 공천을 철회하라."고 주장하는 등 선거 구도를 양당 대결로 몰고 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김 후보는 그린벨트 대폭 해제 및 개발로 명품도시 건설, 서울대 국제캠퍼스 유치, 체험식 영어마을 설치, 광역전철 유치, 시흥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 친환경 급식 제공, 수변생태관광벨트 조성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주요 공약이 한나라당 노용수 후보와 흡사한 게 눈에 띈다.

아름다운 홀로서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라는 거대 정당 중심의 선거구도에서 시민사회와 진보정당들이 연합한 무소속 후보가 얼마나 선전하고,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보궐선거라는 낮은 투표율까지 감안한다면 쉽지 않은 도전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급추락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너무도 오랜 기간 국민들로부터 대안적 견제 세력으로 인정받지 못 하고 존재감마저 상실한 채 지리멸렬한 상태이다.

따라서 시민사회와 진보·좌파 진영에게 이번 시도는 자유주의 정당으로서 뚜렷한 한계를 갖고 있는 제1야당 민주당과의 연대 프레임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실험해 본다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 또한 이는 올 10월에 있을 국회의원 재보선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정치적 변수가 될 수도 있다. 구각(舊殼)을 깨고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한 야권에 신선한 시도들이 다양하게 전개될 필요가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세상을 임신한 남자'에서 '시흥을 출산한 남자'로 거듭나기 위한 몸부림이 아름다운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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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