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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제4의 위기 

 정태인 경제평론가

[경향신문] 2009-03-03 18:24:26

현재의 위기를 여간해선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죄송스러운 말씀을 작년부터 반복하고 있다(1월12일자 경향신문에 꽤 자세한 설명을 실었다). 아마도 내가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한 사람 중 하나일 텐데, 현실은 그 이상으로 나빠지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위기, 경제를 넘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할 에너지·식량위기가 겹쳐지고 있다. 그것도 거의 100% 확실해 보이니 다시 여러분을 심란하게 할 수밖에 없다.

3년뒤 닥쳐올 에너지-식량위기



물론 당장은 아니다. 현재의 심각한 불황은 에너지 가격을 낮췄고, 또 경제성장률이 낮은 만큼 탄소배출의 증가 속도도 낮아지겠지만 이미 엄청나게 증가한 통화량과 천문학적 재정지출은 언젠가 신용경색이 풀리는 기미만 보인다면 바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인도 등의 제조업 생산이 전반적인 물가를 낮추는 데 기여하겠지만 바로 이들의 무한한 에너지 포식 때문에 결국 가격은 치솟을 수밖에 없다.

최근의 각국 보고서들을 보면 오일피크에 대한 끝없는 논쟁도 어느 새 거의 정리되고 있는 듯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2012년쯤에는 석유위기(oil crunch)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2년이면 불과 3년 뒤이며, 금융마비가 풀리기 시작하는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이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가 ‘저탄소녹색성장’ ‘그린뉴딜’을 들고 나온 것은 그야말로 시의적절하다 할 수 있다. 또 최근 논의되고 있는 녹색성장기본법에는 국제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그린뉴딜’의 각 요소를 고루 담고 있다. 예컨대 오바마의 ‘그린뉴딜’(<그린칼라경제>라는 이름으로 출판돼 있다)이나 유엔환경계획(UNEP)의 ‘녹색경제’, 또 영국 그린뉴딜그룹의 보고서(A Green New Deal)의 소제목도 대동소이하게 구성돼 있다.

그런데 왜 환경단체들은 이 정책을 ‘포클레인 성장’ ‘녹색세탁’(녹색으로 포장만 바꿨을 뿐 내용은 반생태적이라는 뜻)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각 분야에 배당된 예산이 진실을 말해준다.

주지하다시피 대통령이 새로운 비전을 내세우면 정부 부처들은 숙원사업의 포장지를 재빨리 바꾼다. 그리하여 이명박의 그린 뉴딜에는 세계의 일반적 ‘그린뉴딜’에 없는 것들이 들어 있다. 지식경제부(구 산자부)의 ‘핵산업 활성화’, 국토해양부(구 건교부)의 ‘4대강 정비사업’, 환경부의 ‘물산업 육성’이 바로 그것이며 이들 정책이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녹색대책 대신 녹슨 삽질 한심

단언한다. 이 정책들은 우리가 이미 안고 있는 잿빛거품을 더욱 더 키우는 것이며 앞으로 에너지·식량 위기가 닥쳤을 때 오히려 국민들을 더욱 더 수렁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지역 풀뿌리 공동체가 주체가 되어야 하는 재생에너지 산업, 열복합발전, 유기농 생산의 증대가 그저 이름만 올려 놓았을 뿐이고(재생에너지산업의 경우는 보조금을 축소한 바 있다), 또한 무엇보다도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정책이 빠져 있기에 “온통 잿빛에 녹색 한 점”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한 것이다.

그린뉴딜은 전시경제(war economy)처럼 부족한 에너지 자원을 할당(rationing)하고 생태적 사업에 최대한의 자원을 집중해야 할 정도로 절박한데, 이명박 정부는 괜스레 워룸(war room)에 모여서 삽질만 계획하고 있으니, 우리의 위기는 앞으로 10년 이상 지속될 전망이다. 어찌 할 것인가.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3031824265&code=990510

http://www.hadream.com/zb40pl3/zboard.php?id=peopl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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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MB시대의 비애, "너 사이코패스지?"
[논단] '가난한 자의 슬픔을 이용해 장사하는' MB정권, 그 말로(末路)
 
김영국
연쇄살인범과 위대한 선동가(GreatDemagogue)

이런 식으로 해도 되는 게 대통령이라면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 능력은 쥐뿔도 안되지만 최소한 이명박 대통령보단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솔직히 말하면 국민 뿔나게 하는 일만큼은 덜할 자신 있다.

힘세고 돈 많은 재벌과 부자들에게 퍼주기만 하면 되고, 힘없는 서민에겐 벼룩의 간 빼먹다 반항하면 공권력으로 짓밟으면 되고, 여론 나빠지면 사이코패스 범인 하나 잡아 세상의 관심 따돌리면 되고, 그렇게 생각대로 하면 되는 게 대통령이라면 상근이를 '1박 2일'이 아니라 365일 청와대 집무실에 않혀놔도 이보단 나라가 편할 듯싶다.  

얼마 전까지 강호순이 최고의 사이코패스인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강호순을 능가하는 '강호의 고수'가 청와대 안에서 국민 세금으로 서식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한 청와대 행정관이 '강호순 사건은 용산 참사로 악화된 비판 여론을 잠재울 절호의 기회이니, 강호순 사건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활용하라.'며 경찰에 지침을 준 것이다.

"언론이 경찰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니 계속 기사거리를 제공해 (용산 참사와 관련한) 촛불을 차단하는 데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는 이 행정관의 절절한 당부에서, 이 정권이 억울한 부녀자들의 생명을 앗아간 연쇄살인범을 얼마나 애틋하게 '정권 보위를 위한, 은혜로운 보물'로 여기고 있었는지 극명하게 드러났다.

'뛰는 강호순과 나는 청와대 행정관'이 환상의 콤비를 이루면서 이명박 정권은 용산 참사로 악화된 비난 여론을 따돌릴 수 있었다. 이러다 조만간 극우보수 네티즌들이 'GreatDemagogue(위대한 선동가)'를 자처하며 <여론조작비서관 이성호님의 인권을 위한 팬카페>를 개설했다는 충격적인(?) 보도를 접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형님' 행정관과 '대부' 이명박

사실 군포연쇄살인사건이 터질 때부터 그 절묘한 시점과 이상 기류 때문에 눈치 빠른 사람들은 겉으로 표현은 안했지만, 과거 군사정권에서 고비 때마다 곶감 빼먹듯 터트린 '안기부판 간첩 잡았다' 사건을 떠올리며 이 정권의 퀴퀴한 냄새에 찜찜하던 차였다.

방송사와 조중동 등 보수언론이 용산 참사 보도를 구석에 처박고, 경찰이 폭포수처럼 제공하는 강호순의 일거수일투족과 경찰 수사의 무용담으로 방송 화면과 신문 지면을 도배하며 '사이코패스 열풍'에 불을 지필 때 의구심은 커져갔다.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야당을 "강호순 같은 사이코패스 정치인들"(1월30일)이라며 '사이코패스 딱지 붙이기'를 시작하면서 심증은 굳어져갔다. 결국 청와대의 강호순을 활용한 용산참사 여론호도 지침 '이메일'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그게 그랬던 거였구나.'로 막을 내리게 생겼다.

철거민의 죽음을 또 다른 부녀자의 죽음으로 덮기 위한 '살인마 띄우기'. 이 천인공노할, '가난한 자의 슬픔을 이용해 장사를 하는' 이명박 청와대가 강호순보다 더 악랄한 사이코패스 집단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안 그래도 이 정권은 용역깡패들과 합작한 용산 철거민 살인 진압 방식, 벼랑으로 내몰린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잔혹한 태도와 모욕 주기, 멀쩡한 베스트셀러에 불온서적 딱지 붙이기, 기획재정부 장관보다 경제 예측을 잘한다는 괘씸죄로 인터넷 논객에 불과한 미네르바 구속, 청와대의 <88만원 세대> 저자 우석훈 박사에 대한 '정부 비판 글 자제' 경고, 이어지는 공안통치 강화에서 이미 사이코패스 기질을 충분히 보여준 바 있다.

그것도 모자라 연쇄살인범 강호순을 이용해 생존권을 외치다 경찰과 용역깡패들의 살인 진압으로 불에 타 죽은 철거민들을 국민들 뇌리 속에 지워버리려 했다니, 강호순은 앞으로 청와대 행정관을 형님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대부로 모셔야 할 판이다.

국민 스포츠 된 'MB 사이코패스 정권'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월 30일 야당을 사이코패스 집단으로 규정하면서 "무엇이 옳은 것인지 잘 알면서도 자신이 하는 행동과는 너무나 큰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사이코패스다."며 "반의회적이고 반민주주의적 인격장애라고 할 수 있다."고 그 의미를 소상하게 설명해줬다.

아마도 전 의원은 조만간 청와대로부터 구두 경고를 받게 될 지도 모르겠다. 현재 이명박 청와대의 성격을 이토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가르쳐줬으니 말이다. 전 의원의 사이코패스 정의대로라면 그 의미에 가장 충실한 실천 집단이 이명박 청와대이기 때문이다.

이제 안심하고 이 정권을 '사이코패스 정권'이라고 불러도 전 의원이 먼저 구속되기 전에는 누구도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불려갈 일이 없게 됐다. 야당을 사이코패스라고 한 사람은 멀쩡하고 그보다 더한 이명박 정권을 사이코패스라고 한 사람만 잡혀간다면 전 세계의 비웃음을 살 테니 말이다.  

아닌 게 아니라 전여옥 의원의 '야당=사이코패스' 발언을 시작으로 이미 수많은 정치인, 지식인, 네티즌 사이에서 '이명박 정권이 하는 일=사이코패스' 딱지 붙이기가 국민 스포츠처럼 돼버렸다. 그럴 만한 이유도 충분하고 공감할 거리도 많아 누구도 이 흥미로운 스트레스 해소 운동을 멈추게 할 수도 없다. 어느덧 사이코패스는 '자기 마음에 안 들거나, 생각이 다른 사람이나 조직'을 비난할 때 쓰는 대한민국 공통어(共通語)가 돼가고 있다.

강호순과 사이코패스 열풍으로 재미 좀 보려다 부메랑이 되어 '미친 정권에서 사이코패스 정권으로' 급추락을 자초한 이 정권이 그래서 딱할 따름이다.

MB 정권의 썰렁 개그와 저질 철학

사실 청와대의 용산참사 여론호도 지침으로 이 정권은 그런 비난을 받는다 해도 감히 명예훼손을 입밖에 꺼낼 수조차 없는 파렴치한 일을 저질렀다. 강호순은 그나마 자신의 죄가 밝혀지자 깨끗하게 인정하면서 죄값을 치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정권은 '3초'만 확인하면 알 수 있는 일을 '3일 동안' 거짓말과 변명, 말바꾸기로 일관하다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과 오마이뉴스가 청와대의 홍보 지침 이메일 '전문' 등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들이대자 뒤늦게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그러더니 이번엔 청와대 행정관 개인의 부적절한 돌출행동이었다며 구두 경고로 사태를 무마하려 했다. 그들의 염원과 달리 이메일이 김석기 전 경찰청장 내정자 인사청문회 준비팀에도 전달됐다는 등 정권 차원의 여론조작이라는 정황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자, 안되겠다 싶었던지 도마뱀 꼬리 자르듯 이 행정관을 사퇴시켰다.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여전히 정권 차원이 아닌 '개인적인 아이디어 교환'이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황당한 것은 서로 '일면식도 없는' 청와대 행정관과 경찰청 홍보담당관이 정권의 안위와 직결된 '엄청난 내용'을 윗선에 보고도 없이 둘만 '사적 메일'로 주고받았다는 해명이다.

거짓말과 변명도 좀 그럴듯하게 해야지 유치원생이 들어도 웃지 않을 '썰렁 개그'를 하루가 멀다 하고 읊어대니 2MB 정권 소리 듣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이 정권은 듣는 사람의 괴로움 따위는 '아웃 오브 안중'이다. 아직도 청와대 이메일과 관련한 거짓말 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그게 안 먹히자 이젠 '뭉개기 개그'로 돌입했다.

조중동, 청와대 여론조작 지침 사건이 '부고 기사'인가

청와대의 여론호도 지침 사건이 얼마나 기가 막히고 어이없었으면, 그 말 많던 청와대 대변인과 여당 인사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갑자기 입을 닫고, 강호순 사건으로 도배를 하던 조중동은 이 엄청난 소스에도 비중 있는 보도는커녕 숨은그림 찾듯 뒤지지 않으면 그런 사실이 있는지조차 모를 구석에다 무슨 고위공직자 '부고 기사' 내보내듯 한다. 이들의 일사불란한 '무시 모드'를 보면, 이번엔 '건드릴수록 정권에 치명타니, 철저하게 뭉개라.'는 새 이메일 지침이라도 내려간 모양이다.

무슨 일만 터지만 '닥치고 발뺌'부터 하다 들통나면 말바꾸기와 꼬리 자르기를 밥먹듯 하다 보니 이제는 강 씨처럼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서 이 정권의 진짜 문제는 누가 어떤 책임을 지느냐보다 국정 운영에 대한 '저질 철학'에 있다.

이런 상황이니 '용산 참사는 철거민들의 자폭이고, 경찰은 아무 책임이 없다.'는 검찰 수사 결과를 국민들이 곧이곧대로 믿을 리 없다. 군사정권에서나 볼 수 있는, 이 참혹한 진압 작전에 대해 정부 측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건 '오만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오죽하면 "강호순도 무혐의 처리하자."는 비아냥이 나오겠는가. 국민 62%가 검찰 수사 결과를 불신(2.12일자 리얼미터 조사)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명박산성, 지하벙커, 다음은 청와대 옥상?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로 나라가 어디로 굴러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할 줄 아는 거라곤 각종 규제를 해체해 재벌대기업과 부자들의 돈벌이 수단 늘려주기, 방만한 경영으로 금융·경제위기의 주범인 건설사와 금융기관에 무차별적 국민 혈세 퍼주기밖에 모르는 이 정권이 그들에게 켜켜이 쌓여가는 '서민대중의 원성'을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잠재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던 대통령이 명박산성을 쌓아 귀를 막더니 이제는 지하벙커로 들어가 서민과 야당을 상대로 워게임(war game)을 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 잘못되면 청와대 옥상에서 헬기 타고 어디론가 날아가 버릴까 걱정이다.

솔직히 이 정권은 지금 자기 발로 걸어가는 게 아니라, MB보다 한심한 야당의 무능과 무기력 위에 얹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그래서 기성 정치권에서 감당하지 못할 민중의 분노가 언제 거리로 쏟아져 나올 지 모르는 폭풍전야의 연속이다.

이미 똑같은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등 선진 국가에선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다. 그리스는 이미 민중 봉기에 가까운 폭동이 전국을 휩쓸었다. 글로벌 금융·경제위기로 교육 환경과 일자리 사정이 더욱 열악해지자 마침내 폭발하고 만 것이다. "당신의 재산을 약탈한 은행을 불태우라."는 구호까지 대중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시위는 그리스에서 그치지 않고 유럽 전역으로 확산돼 동조 시위와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반발하는 노동자들의 파업 사태를 불러왔다.

이탈리아의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은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에 반대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와 도심이 마비되기도 했다. 프랑스에선 '자본주의 폐기', '자본가의 위기 책임을 서민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34살의 현직 우편배달부이자 신세대 극좌파 사회주의자인 '올리비에 브장스노'가 18%의 국민 지지율로 집권여당 후보를 위협하며 야당의 가장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가 주도한 반(反)자본주의신당(NPA) 창당대회는 밀려드는 인파와 취재기자들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이웃나라 일본조차 조만간 정권이 날아갈 판국이다.

비록 우리가 그들과 정치 환경이 다르다곤 하지만, 경제 지표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사상 최저'를 갱신하며 추락하고, 세계에서 가장 추악한 모습으로 자본주의 시스템의 모순을 드러내고 있는 한국 사회가 언제까지 이대로 조용할 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오죽하면 정정길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경제위기로 대졸 실업자와 중소기업들이 '체제 위협 세력'이 될 수 있다."고 했겠는가.

그래서 이 정권의 위기감, 불안, 초조를 이해 못 할 바도 아니다. 그렇다고 하루가 다르게 상상을 초월하고 뻔뻔하기 그지없는 사이코패스 정권으로 변모해가는 것은 차마 눈 뜨고 봐주기 힘들다. 제발 이성을 되찾고 서민대중의 고통과 목소리에 눈과 귀를 열기 바란다.

'졸지에 사이코패스'가 된 사람들  

이 정권과 조중동이 정권 보위를 위해 열심히 부채질한 '사이코패스 열풍' 때문에 앞으로 한국 사람은 '너 사이코패스지?' 소리 한번 안 듣고 살기 어렵게 됐다.  

세입자 철거민들을 수억 원의 투기 소득을 방해하는 눈엣가시처럼 여기다 그들의 죽음마저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용산 재개발 지역의 집주인들, 힘없는 철거민을 겁주고 폭행하는 걸로 먹고사는 용역깡패와 그들과 손잡고 물대포를 쏴댄 경찰, 뉴타운 공약에 푹 빠져 표 던져놓고 집값 폭락하자 정치인 싸잡아 욕하면서 변함없이 '뉴타운당' 지지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이 사이코패스가 아닐 리 없다.

자기 집값만 오르면 장땡이라는 생각들 때문에 전국의 집값을 폭등시켜 자녀과 후손들에게 '15년 동안 월급 한푼 안 쓰고 모아도 집 장만하기 힘든 사회'를 물려주는 우리가 후대에 '사이코패스 선조' 소리 안 듣고 배겨낼 도리가 없다. 교육정책 욕하면서 '내 자식만은 명문대 가야 한다.'고 원정 출산과 국제중에 미쳐 날뛰며 '교육 노예'로 살아가는 학부모들이 정상으로 보일 리 만무하다.

이윤만이 목적인 기업과 정부는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을 따로 떼어내 상품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독버섯처럼 우후죽순 생겨난 게 바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몰고 온 파생금융상품들이다. 그뿐인가. 약육강식 시장 만능의 신자유주의는 무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는 1%에게 부를 몰아주고 나머지 99%는 떨어지는 부스러기나 받아먹고 사는 사회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이고 선진 일류국가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강변해 왔다. 이것이 바로 이명박 정권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이런 오만들은 정신병일 뿐이다. 어떤 살인자보다 더 파괴적이고, 집단적이며, 계획적이다. 그래서 제2, 제3의 금융·경제위기는 주기적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걸 모르는 이는 이제 없다.

중요한 건 이런 식으로 남 얘기하듯 사이코패스 운운하는 순간 필자 또한 사이코패스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나만 아닌 사이코패스 세상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대한민국은 지금 미치지 않고 살아기기 힘들다. 그래서 지금 우리 사회는 '이대로 계속 가도 좋은가', '어떻게 하면 서민대중의 동의를 받아가며 지혜롭게 사회를 변혁시키고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를 치열하게 논쟁해도 모자랄 판이다. 국민 모두가 사이코패스가 되는 그날까지 이대로 내달릴 순 없지 않은가. / 편집위원

* 글쓴이는 '참여민주주의와 생활정치연대' 회원입니다.


2009/02/18 [16:52] ⓒ 대자보


☞ 해당기사 전문 보기


☞ 참정연 게시판 해당 글 보기(2009.2.18)


:
Posted by 엥란트

사이코패스로 재미보려다 부메랑 맞은 MB정권

[주장] '너 사이코패스지?' 열풍과 '슬픔을 이용해 장사하는' 정권

김영국

[오마이뉴스] 2009.2.17


연쇄살인범과 위대한 선동가(GreatDemagogue) 

이런 식으로 해도 되는 게 대통령이라면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 능력은 쥐뿔도 안되지만 최소한 이명박 대통령보단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솔직히 말하면 국민 뿔나게 하는 일만큼은 덜할 자신 있다. 

힘세고 돈 많은 재벌과 부자들에게 퍼주기만 하면 되고, 힘없는 서민에겐 벼룩의 간 빼먹다 반항하면 공권력으로 짓밟으면 되고, 여론 나빠지면 사이코패스 범인 하나 잡아 세상의 관심 따돌리면 되고, 그렇게 생각대로 하면 되는 게 대통령이라면 상근이를 '1박 2일'이 아니라 365일 청와대 집무실에 않혀놔도 이보단 나라가 편할 듯싶다.   

얼마 전까지 강아무개씨가 최고의 사이코패스인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강씨를 능가하는 '강호의 고수'가 청와대 안에서 국민 세금으로 서식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한 청와대 행정관이 '강씨 사건은 용산 참사로 악화된 비판 여론을 잠재울 절호의 기회이니, 강씨 사건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활용하라'며 경찰에 지침을 준 것이다.  

"언론이 경찰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니 계속 기사거리를 제공해 (용산 참사와 관련한) 촛불을 차단하는 데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는 이 행정관의 절절한 당부에서, 이 정권이 억울한 부녀자들의 생명을 앗아간 연쇄살인범을 얼마나 애틋하게 '정권 보위를 위한, 은혜로운 보물'로 여기고 있었는지 극명하게 드러났다. 

'뛰는 강씨와 나는 청와대 행정관'이 환상의 콤비를 이루면서 이명박 정권은 용산 참사로 악화된 비난 여론을 따돌릴 수 있었다. 이러다 조만간 극우보수 네티즌들이 'GreatDemagogue(위대한 선동가)'를 자처하며 <여론조작비서관 이성호님의 인권을 위한 팬카페>를 개설했다는 충격적인(?) 보도를 접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형님' 행정관과 '대부' 이명박

사실 군포연쇄살인사건이 터질 때부터 그 절묘한 시점과 이상 기류 때문에 눈치 빠른 사람들은 겉으로 표현은 안했지만, 과거 군사정권에서 고비 때마다 곶감 빼먹듯 터트린 '안기부판 간첩 잡았다' 사건을 떠올리며 이 정권의 퀴퀴한 냄새에 찜찜하던 차였다.  

방송사와 조중동 등 보수언론이 용산 참사 보도를 구석에 처박고, 경찰이 폭포수처럼 제공하는 강씨의 일거수일투족과 경찰 수사의 무용담으로 방송 화면과 신문 지면을 도배하며 '사이코패스 열풍'에 불을 지필 때 의구심은 커져갔다.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야당을 "강씨 같은 사이코패스 정치인들"(1월 30일)이라며 '사이코패스 딱지 붙이기'를 시작하면서 심증은 굳어져갔다. 결국 청와대의 강씨를 활용한 용산참사 여론호도 지침 '이메일'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그게 그랬던 거였구나'로 막을 내리게 생겼다. 

철거민의 죽음을 또 다른 부녀자의 죽음으로 덮기 위한 '살인마 띄우기'. 이 천인공노할, '가난한 자의 슬픔을 이용해 장사를 하는' 이명박 청와대가 강씨보다 더 악랄한 사이코패스 집단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안 그래도 이 정권은 용역깡패들과 합작한 용산 철거민 살인 진압 방식, 벼랑으로 내몰린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잔혹한 태도와 모욕 주기, 멀쩡한 베스트셀러에 불온서적 딱지 붙이기, 기획재정부 장관보다 경제 예측을 잘한다는 괘씸죄로 인터넷 논객에 불과한 미네르바 구속, 청와대의 <88만원 세대> 저자 우석훈 박사에 대한 '정부 비판 글 자제' 경고, 이어지는 공안통치 강화에서 이미 사이코패스 기질을 충분히 보여준 바 있다.  

그것도 모자라 연쇄살인범 강씨를 이용해 생존권을 외치다 경찰과 용역깡패들의 살인 진압으로 불에 타 죽은 철거민들을 국민들 뇌리 속에 지워버리려 했다니, 강씨는 앞으로 청와대 행정관을 형님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대부로 모셔야 할 판이다. 

국민 스포츠 된 'MB 사이코패스 정권'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월 30일 야당을 사이코패스 집단으로 규정하면서 "무엇이 옳은 것인지 잘 알면서도 자신이 하는 행동과는 너무나 큰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사이코패스다"며 "반의회적이고 반민주주의적 인격장애라고 할 수 있다"고 그 의미를 소상하게 설명해줬다.  

아마도 전 의원은 조만간 청와대로부터 구두 경고를 받게 될 지도 모르겠다. 현재 이명박 청와대의 성격을 이토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가르쳐줬으니 말이다. 전 의원의 사이코패스 정의대로라면 그 의미에 가장 충실한 실천 집단이 이명박 청와대이기 때문이다.  

이제 안심하고 이 정권을 '사이코패스 정권'이라고 불러도 전 의원이 먼저 구속되기 전에는 누구도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불려갈 일이 없게 됐다. 야당을 사이코패스라고 한 사람은 멀쩡하고 그보다 더한 이명박 정권을 사이코패스라고 한 사람만 잡혀간다면 전 세계의 비웃음을 살 테니 말이다.   

아닌 게 아니라 전여옥 의원의 '야당=사이코패스' 발언을 시작으로 이미 수많은 정치인, 지식인, 네티즌 사이에서 '이명박 정권이 하는 일=사이코패스' 딱지 붙이기가 국민 스포츠처럼 돼버렸다. 그럴 만한 이유도 충분하고 공감할 거리도 많아 누구도 이 흥미로운 스트레스 해소 운동을 멈추게 할 수도 없다. 어느덧 사이코패스는 '자기 마음에 안 들거나, 생각이 다른 사람이나 조직'을 비난할 때 쓰는 대한민국 공통어(共通語)가 돼가고 있다.  

강씨와 사이코패스 열풍으로 재미 좀 보려다 부메랑이 되어 '미친 정권에서 사이코패스 정권으로' 급추락을 자초한 이 정권이 그래서 딱할 따름이다. 

MB 정권의 썰렁 개그와 저질 철학 

사실 청와대의 용산참사 여론호도 지침으로 이 정권은 그런 비난을 받는다 해도 감히 명예훼손을 입밖에 꺼낼 수조차 없는 파렴치한 일을 저질렀다. 강씨는 그나마 자신의 죄가 밝혀지자 깨끗하게 인정하면서 죄값을 치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정권은 '3초'만 확인하면 알 수 있는 일을 '3일 동안' 거짓말과 변명, 말바꾸기로 일관하다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과 <오마이뉴스>가 청와대의 홍보 지침 이메일 '전문' 등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들이대자 뒤늦게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그러더니 이번엔 청와대 행정관 개인의 부적절한 돌출행동이었다며 구두 경고로 사태를 무마하려 했다. 그들의 염원과 달리 이메일이 김석기 전 경찰청장 내정자 인사청문회 준비팀에도 전달됐다는 등 정권 차원의 여론조작이라는 정황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자, 안되겠다 싶었던지 도마뱀 꼬리 자르듯 이 행정관을 사퇴시켰다.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여전히 정권 차원이 아닌 '개인적인 아이디어 교환'이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황당한 것은 서로 '일면식도 없는' 청와대 행정관과 경찰청 홍보담당관이 정권의 안위와 직결된 '엄청난 내용'을 윗선에 보고도 없이 둘만 '사적 메일'로 주고받았다는 해명이다.  

거짓말과 변명도 좀 그럴듯하게 해야지 유치원생이 들어도 웃지 않을 '썰렁 개그'를 하루가 멀다 하고 읊어대니 2MB 정권 소리 듣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이 정권은 듣는 사람의 괴로움 따위는 '아웃 오브 안중'이다. 아직도 청와대 이메일과 관련한 거짓말 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그게 안 먹히자 이젠 '뭉개기 개그'로 돌입했다. 

조중동, 청와대 여론조작 지침 사건이 '부고 기사'인가 

청와대의 여론호도 지침 사건이 얼마나 기가 막히고 어이없었으면, 그 말 많던 청와대 대변인과 여당 인사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갑자기 입을 닫고, 강씨 사건으로 도배를 하던 조중동은 이 엄청난 소스에도 비중 있는 보도는커녕 숨은 그림 찾듯 뒤지지 않으면 그런 사실이 있는지조차 모를 구석에다 무슨 고위공직자 '부고 기사' 내보내듯 한다. 이들의 일사불란한 '무시 모드'를 보면, 이번엔 '건드릴수록 정권에 치명타니, 철저하게 뭉개라'는 새 이메일 지침이라도 내려간 모양이다.  

무슨 일만 터지만 '닥치고 발뺌'부터 하다 들통나면 말바꾸기와 꼬리 자르기를 밥먹듯 하다 보니 이제는 강씨처럼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서 이 정권의 진짜 문제는 누가 어떤 책임을 지느냐보다 국정 운영에 대한 '저질 철학'에 있다.

이런 상황이니 '용산 참사는 철거민들의 자폭이고, 경찰은 아무 책임이 없다'는 검찰 수사 결과를 국민들이 곧이곧대로 믿을 리 없다. 군사정권에서나 볼 수 있는, 이 참혹한 진압 작전에 대해 정부 측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건 '오만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오죽하면 "강씨도 무혐의 처리하자"는 비아냥이 나오겠는가. 국민 62%가 검찰 수사 결과를 불신(2월 12일자 리얼미터 조사)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명박산성, 지하벙커, 다음은 청와대 옥상?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로 나라가 어디로 굴러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할 줄 아는 거라곤 각종 규제를 해체해 재벌대기업과 부자들의 돈벌이 수단 늘려주기, 방만한 경영으로 금융·경제위기의 주범인 건설사와 금융기관에 무차별적 국민 혈세 퍼주기밖에 모르는 이 정권이 그들에게 켜켜이 쌓여가는 '서민대중의 원성'을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잠재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던 대통령이 명박산성을 쌓아 귀를 막더니 이제는 지하벙커로 들어가 서민과 야당을 상대로 워게임(war game)을 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 잘못되면 청와대 옥상에서 헬기 타고 어디론가 날아가 버릴까 걱정이다. 

솔직히 이 정권은 지금 자기 발로 걸어가는 게 아니라, MB보다 한심한 야당의 무능과 무기력 위에 얹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그래서 기성 정치권에서 감당하지 못할 민중의 분노가 언제 거리로 쏟아져 나올 지 모르는 폭풍전야의 연속이다.  

이미 똑같은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등 선진 국가에선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다. 그리스는 이미 민중 봉기에 가까운 폭동이 전국을 휩쓸었다. 글로벌 금융·경제위기로 교육 환경과 일자리 사정이 더욱 열악해지자 마침내 폭발하고 만 것이다. "당신의 재산을 약탈한 은행을 불태우라"는 구호까지 대중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시위는 그리스에서 그치지 않고 유럽 전역으로 확산돼 동조 시위와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반발하는 노동자들의 파업 사태를 불러왔다.  

이탈리아의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은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에 반대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와 도심이 마비되기도 했다. 프랑스에선 '자본주의 폐기', '자본가의 위기 책임을 서민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34살의 현직 우편배달부이자 신세대 극좌파 사회주의자인 '올리비에 브장스노'가 18%의 국민 지지율로 집권여당 후보를 위협하며 야당의 가장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가 주도한 반(反)자본주의신당(NPA) 창당대회는 밀려드는 인파와 취재기자들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이웃나라 일본조차 조만간 정권이 날아갈 판국이다.  

비록 우리가 그들과 정치 환경이 다르다곤 하지만, 경제 지표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사상 최저'를 갱신하며 추락하고, 세계에서 가장 추악한 모습으로 자본주의 시스템의 모순을 드러내고 있는 한국 사회가 언제까지 이대로 조용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오죽하면 정정길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경제위기로 대졸 실업자와 중소기업들이 '체제 위협 세력'이 될 수 있다"고 했겠는가. 

그래서 이 정권의 위기감, 불안, 초조를 이해 못 할 바도 아니다. 그렇다고 하루가 다르게 상상을 초월하고 뻔뻔하기 그지없는 사이코패스 정권으로 변모해가는 것은 차마 눈 뜨고 봐주기 힘들다. 제발 이성을 되찾고 서민대중의 고통과 목소리에 눈과 귀를 열기 바란다. 

졸지에 사이코패스가 된 사람들   

이 정권과 조중동이 정권 보위를 위해 열심히 부채질한 '사이코패스 열풍' 때문에 앞으로 한국 사람은 '너 사이코패스지?' 소리 한번 안 듣고 살기 어렵게 됐다.   

세입자 철거민들을 수억 원의 투기 소득을 방해하는 눈엣가시처럼 여기다 그들의 죽음마저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용산 재개발 지역의 집주인들, 힘없는 철거민을 겁주고 폭행하는 걸로 먹고사는 용역깡패와 그들과 손잡고 물대포를 쏴댄 경찰, 뉴타운 공약에 푹 빠져 표 던져놓고 집값 폭락하자 정치인 싸잡아 욕하면서 변함없이 '뉴타운당' 지지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이 사이코패스가 아닐 리 없다.  

자기 집값만 오르면 장땡이라는 생각들 때문에 전국의 집값을 폭등시켜 자녀과 후손들에게 '15년 동안 월급 한푼 안 쓰고 모아도 집 장만하기 힘든 사회'를 물려주는 우리가 후대에 '사이코패스 선조' 소리 안 듣고 배겨낼 도리가 없다. 교육정책 욕하면서 '내 자식만은 명문대 가야 한다'고 원정 출산과 국제중에 미쳐 날뛰며 '교육 노예'로 살아가는 학부모들이 정상으로 보일 리 만무하다. 

이윤만이 목적인 기업과 정부는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을 따로 떼어내 상품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독버섯처럼 우후죽순 생겨난 게 바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몰고 온 파생금융상품들이다. 그뿐인가. 약육강식 시장 만능의 신자유주의는 무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는 1%에게 부를 몰아주고 나머지 99%는 떨어지는 부스러기나 받아먹고 사는 사회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이고 선진 일류국가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강변해 왔다. 이것이 바로 이명박 정권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이런 오만들은 정신병일 뿐이다. 어떤 살인자보다 더 파괴적이고, 집단적이며, 계획적이다. 그래서 제2, 제3의 금융·경제위기는 주기적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걸 모르는 이는 이제 없다. 

중요한 건 이런 식으로 남 얘기하듯 사이코패스 운운하는 순간 필자 또한 사이코패스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나만 아닌 사이코패스 세상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대한민국은 지금 미치지 않고 살아기기 힘들다. 그래서 지금 우리 사회는 '이대로 계속 가도 좋은가', '어떻게 하면 서민대중의 동의를 받아가며 지혜롭게 사회를 변혁시키고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를 치열하게 논쟁해도 모자랄 판이다. 국민 모두가 사이코패스가 되는 그날까지 이대로 내달릴 순 없지 않은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대자보에도 송고합니다.

* 김영국 기자는 참여민주주의와 생활정치연대(http://www.cjycjy.org/) 정책위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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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엥란트

윤증현? 강만수보다 더 괴물이다.

정말 최악의 인사로고....




李대통령, 개각 단행..4명 교체


재정 윤증현.통일 현인택.국무총리실장 권태신.금융위원장 진동수
靑경제수석에 윤진식..박영준, 국무차관 기용
차관급 15명 교체..측근 전진배치.국정장악 강화포석

기사입력 2009-01-19 14:30 |최종수정2009-01-19 15:21





(서울=연합뉴스) 황정욱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기획재정부 장관에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을 내정하는 등 개각을 단행했다.

통일부장관에는 현인택 고려대 교수, 국무총리 실장에는 권태신 국무총리실 사무차장, 금융위원장에는 진동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이 각각 내정됐고, 최근 부당대출 의혹을 받고 있는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질되고 그 자리에 윤진식 한국투자금융지주회장이 임명됐다.

국정원장으로 임명된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후임은 공식 발표되지 않았으나 유화선 파주시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률 국세청장 사임으로 공식이 된 국세청장은 추후 내정키로 하고 당분간 허병익 국세청 차장이 직무대리를 수행토록 했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행안부 장관과 국세청장 후임인사와 관련, "하루, 이틀정도 더 걸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에는 경제부처 중심으로 소폭 개각을 했기 때문에 한나라당 의원입각은 쉽지 않았으며, (이 대통령이) 다음에 고려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기획재정부 제1차관에 허경욱 대통령실 국책과제비서관,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에 이주호 전 대통령실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 제2차관에 김중현 연대 교수, 법무부차관에 이귀남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행정안전부 제1차관에 정창섭 행안부 차관보, 2차관에 강병규 행안부 소청심사위원장을 기용했다.

지식경제부 제2차관에 안철식 지경부 에너지자원실장, 여성부차관에 진영곤 보건복지가족부 사회복지정책실장, 국토해양부 제2차관에 최장현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이사장, 방위사업청장에 변무근 전 해군교육사령관, 기상청장에 전병성 대통령실 환경비서관을 각각 발탁했다.

이와함께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에 박영준 전 대통령실 기획조정비서관,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에 조원동 국무총리실 국정운영실장, 소청심사위원장에 최민호 행안부 인사실장이 임명되는 등 차관급 15명에 대한 인사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정원장과 경찰청장을 교체하는 등 4대 권력기관 장들을 바꾼 데 이어 이날 개각을 단행함에 따라 경제부처 사령탑 교체 등을 통한 경제.금융위기 극복과 집권 2년차 국정개혁에 한층 가속도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의 일환으로 원세훈 장관과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 이주호 전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 등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주요 요직에 전진 배치, 국정장악을 다잡기 위한 포석으로 보이나 `측근 인사', `코드 인사'라는 비난에 직면할 전망이다.

또 당초 예상됐던 친박 의원들을 포함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입각이 무산됨으로써 당내 반발이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동관 대변인은 "윤증현 내정자는 금융.재정분야 등 경제전반에 걸쳐 전문성과 통찰력이 뛰어난 분으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시장의 신뢰가 기대된다"고, 현인택 통일부장관 내정자에 대해선 "비핵.개방.3000 구상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국방분야에도 상당한 식견을 가진 기획력과 아이디어가 풍부한 통일안보 전문가"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권태신 신임 실장은 치밀한 논리와 뛰어난 조정능력으로 국정 조정기능 강화가 기대되며, 진동수 신임 위원장은 금융.국제통으로 국정 안목이 넓고 금융현안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hjw@yna.co.kr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etc&oid=001&aid=0002461140


ㅁ 윤증현 "일자리 10만개 달성·플러스 성장 다 어렵다"
금산분리 완화·추경편성·부동산경제완화가 대안?(2009.2.5)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090205150724

ㅁ 만수처럼? 만수와 다르게?
보스형 관료 윤증현의 딜레마
MB 2기 경제팀 출범... 잃어버린 시장의 신뢰 회복할 수 있을까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066667&CMPT_CD=P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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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윤증현 장관 내정, 늑대 내보내고 호랑이 부른 인사”

손봉석기자 paulsohn@khan.co.kr
[경향신문] 2009-01-19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 내정자에 대해 정치권에서 “늑대를 내보내고 호랑이를 불러들이는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진보신당 심상정 대표는 19일 당 대표단 회의에서 “윤 전 금감위원장은 한마디로 경제위기의 주원인이 된 ‘감독실패’와 ‘재벌 편향적 인식’을 가진 대표적 관료로 경제상황 인식 능력과 이를 관리하는데 있어 강만수 현 장관보다 더 역행하는 인사”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민주노동당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윤 내정자를 “외환위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윤 전 위원장은 97년 환란 때 강만수 장관과 호흡을 맞춰 금융정책실장으로 일하면서 정책실패의 핵심 책임을 지고 있으며, 주리원 백화점과 진도그룹 부당대출 압력행사 사실이 지난 청문회에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윤 내정자는 1997년 당시 금융정책의 실무 총책임자인 재경원 금융정책실장으로 재직한 바 있고 공직에 있을 당시 진도그룹에 1060억원, 주리원 백화점에 150억원의 대출이 이루어지도록 은행에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 대표는 또 “금감위원장을 역임했던 지난 2004~2007년에는 우리나라 경제위기의 내적 요인이 된 건설대출 확대, 외채 증가 등이 금감위의 감독 부재 속에 잉태돼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윤 내정자가 금감위원장 시절 금산분리 완화를 추진한 점을 들어 “금감위원장 시절 ‘금산법’을 ‘삼성맞춤법’으로 개정하는 데 앞장서고, ‘금산분리완화’를 외치고 다녔던 대표적인 ‘친삼성 인물’ ”이라고 거듭 비판을 가했다.

심 대표는 “윤 전 위원장은 97년 환란, 08년 경제위기 모두에 책임을 지고 있는 당사자”라며 “경제 위기 극복이라는 국민의 뜻과 가장 거리가 먼 사람을 가장 중요한 자리에 앉히는 망사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노당 박승흡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윤증현 씨도 (강 장관과 함께)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재경원 금융정책실장으로서 금융정책 실무를 총괄했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또 “이런 사람이 기재부 장관 후보로 발탁된 데 깊은 실망과 우려를 갖고 있다”며 “지금의 경제상황이 97년 외환위기에 비할 바가 없음에도 외환위기를 초래한 인물을 경제사령탑으로 내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손봉석기자 paulsohn@khan.co.kr>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1191455031&code=9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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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심상정,노회찬 개각 비판 발언, 대표단 회의 결과  

진보신당, 2009-01-19   

심상정, ‘윤증현 장관? 늑대 내보내고 호랑이 부르는 격’

노회찬, ‘국민 여론 듣기 위해 인사 늦춰야’

현대미포조선 농성장 테러 대응 대책 논의
  

○ 심상정 상임대표 개각 비판발언 ‘윤증현 장관? 늑대 내보내고 호랑이 부르는 격’  

인사가 망사(亡事)가 되고 있다. 4대 권력 사정 기관장에 대한 인사가 MB 측근들로 채워졌다. 한나라당도 못미더워, 자기 사람들로 다 채운 정파독점형 인사이다. 그동안의 국정난맥상을 "권력"의 부족에서 찾는 이명박 대통령의 인식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민주화이후 가장 민주적이지 않은, 가장 독단적인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국민의 인식과 큰 괴리를 확인하게 해 주었다. 지금 이 나라는 MB의 색깔이 부족해서 어려운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색깔이 전혀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대통령이 권력을 사유화하기 위한 방편의 인사라면 그러 인사는 망사(亡事)가 될 것이다.
  
아울러 경제위기를 심화시킨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다음 타순으로 윤증현 전 금감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는 보도가 있었다. 늑대 내보내고, 호랑이 불러드리는 인사이다. 윤증현 전 금감위원장은 한마디로 경제위기의 주원인이 된 ‘감독실패’와 ‘재벌 편향적 인식’을 가진 대표적 관료이다. 경제상황 인식 능력과 이를 관리하는데 강만수 현 장관보다 더 역행하는 인사로 평가된다.  

금감위원장을 역임했던 지난 2004년~2007년에는 우리나라 경제위기의 내적 요인이 된, 건설대출 확대, 외채 증가 등이 금감위의 감독 부재 속에 잉태되어 왔다. 따라서 윤증현 전 금감위원장은 97년 환란, 08년 경제위기 모두에 책임을 지고 있는 당사자이다. 또한 금감위원장 시절 ‘금산법’을 '삼성맞춤법'으로 개정하는 데 앞장서고, ‘금산분리완화’를 외치고 다녔던 대표적인 친(親)삼성 인물이다.   

특히 윤증현 전 금감위원장은 97년 환란 때 강만수 장관과 호흡을 맞춰 금융정책실장으로 일하면서 정책실패의 핵심 책임을 지고 있으며, 주리원 진도그룹 부당대출 압력행사 사실이 지난 청문회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경제 위기 극복이라는 국민의 뜻과 가장 거리가 먼 사람을 가장 중요한 자리에 앉히는 망사(亡事)가 있어서는 안 된다.
  

○ 노회찬 상임대표 개각 비판발언 ‘국민 여론 듣기 위해 인사 늦춰야’  

국민들의 민심은 부분 개각이 아니라 전면 개각이다. 특히 대통령과 관료들이 직거래 방식으로 일처리를 하면서 사실상 독재정권 시절의 ‘대독 총리’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한승수 국무총리의 경질은 상식적인 요구이다.   

그러나 세간에 떠도는 말대로라면, 이번 개각과 인사는 ‘아랫 돌 빼서 윗 돌 괴는 돌려 맊기 개각’, TK 출신 ‘리틀 이명박’만으로 권력을 일색화하는 ‘친위 개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개각을 늦추고 국민들의 여론에 귀를 기울여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인사를 준비해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고 하지 않는가. 
  
○ 현대미포조선 농성장 테러 대응 대책 논의
  
대표단 회의는 지난 17일 발생한 울산 현대미포조선 경비대의 진보신당 농성장 테러 사건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대표단은 이번 사건을 오만한 ‘현대왕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모든 세력에 대한 테러라고 규정하고 총력 대응하기로 하였다. 당은 현대미포조선의 시질적 소유주이자 ‘현대왕국’의 황태자 정몽준 의원의 공개사과를 촉구하는 동시에 현대미포조선 사장과 노무담당자, 경비대 책임자에 대한 고소고발과 울산경찰청장, 울산동구서장에 대한 직무유기 고소고발 등 법률적 대응을 검토하기로 하였다. 또 당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시민사회 진영의 진상조사단 구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진보신당의 현대미포조선 굴뚝 농성은 테러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명을 지키고 원직복직을 이루어 낼 때까지 흔들림 없이 계속될 것이다.
http://www.newjinbo.org/board/view.php?id=comment&no=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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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IMF위기 책임자' 재활원이냐"

야권 "환란 차관 대신 금융정책실장이 웬말이냐"

[프레시안] 2009-01-19 오후 4:06:54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물러나는 대신 후임으로 윤증현 전 금융위원장이 내정되자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경제위기 극복하라는 것이 국민의 지상명령인데, 재정부 장관에는 IMF 환란 책임자만 임명하냐"고 비난했다. 윤 내정자는 1997년 IMF 당시 재경부 금융정책실장이었다.

19일 이뤄진 '중폭 개각'에 대해 야권은 일제히 "해도 너무한다"고 실망을 나타내 인사청문회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금산분리 완화 등 MB악법 돌격대 선발이냐"

최재성 대변인은 "적어도 위기 극복 경험자로 드림팀을 구성해야 함에도 윤증현 씨가 내정된 것을 보면 이명박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의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실망을 나타냈다.

최 대변인은 "강만수 장관에 이어 윤증현이라는 IMF의 악령이 다시 우리를 덮치는 것 아닌가 두렵다"며 "대한민국이 실패자들의 재활 기회를 주는 재활원인가. 제발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윤 내정자는 행시 10회 출신으로 1997년 IMF 당시 재경부 금융정책실장이었는데, 행시 8회 출신인 강만수 장관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며 재무부와 재경원 시절부터 함께 근무한 절친한 사이다. 윤 내정자는 IMF 때 공직에서 물러났지만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금융감독위원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해 삼성의 숙원인 생명보험사 상장의 길을 터주는 등 '금산분리 완화 전도사'로 불리는 인물이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윤 내정자는 강 장관을 능가하는 신자유주의 전도사로 속칭 삼성장학생의 대표주자로 세간에 알려져 있다"며 "금산분리 완화와 산업은행 민영화 등 시장만능주의의 돌격대로서 경제위기는 가일층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소문에서 벗어나지 않는 인사"

나머지 인사들도 "사람이 그렇게 없느냐"며 어느 한 명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최재성 대변인은 이번 인사의 특징을 '경북(K)-고려대(K)-공안통(K)'이라며 'KKK 인사'라고 명명했다. 이날 발표된 19명의 인사 중 현인택 통일부 장관 내정자, 윤진식 청와대 경제수석 등 고대 출신이 6명에 이주호 교과부 차관 내정자 등 대구-경북 출신이 5명이라는 것이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 내정자의 경우 '비핵개방 3000' 설계자라는 면에서 최 대변인은 "남북관계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특히 "이 정부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는 정부"라고 비꼬았다. 교과부 고위 공무원들을 경질할 때 이주호 전 수석이 차관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소문이 사실이 됐고,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차장으로 임명될 당시 '형님인사'라는 비판을 받았고, 어청수 청장의 후임 시나리오가 점쳐졌는데 사실이 됐다는 것이다.

최 대변인도 "친이세력으로 발탁한 돌격 내각"이라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 MB악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고 공안통치, 강권통치를 통해 정권을 유지하겠다는 발상이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인사마저 제외한 지극히 편협한 인사"

2008년부터 줄곧 '거국 내각'을 주장해오던 자유선진당도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더니"라며 몹시 실망한 눈치다. 이명수 대변인은 "어이없게도 차관 교체를 통해 숫자만 맞춘 함량미달 개각을 보여줬다"며 "알맹이 없는 졸속개각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니 기절하고 남을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정파 초월은커녕 한나라당의 인사마저도 개각 인선에서 제외하는 지극히 편협한 자기 사람 챙기기 개각에 불과하다"면서 "본 영화를 빨리 상영하라는 국민들의 아우성에 장사꾼 흥정하듯 예고편만 찔끔찔끔 감질나게 언제까지 보여줄 것인가. 답답하다 못해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구두끈을 단단히 조여매야 할 때 발에 꼭 맞는 구두를 찾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반응했다.

윤상현 대변인은 "아무쪼록 오늘 내정된 모든 분들이 높은 경륜을 바탕으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지혜와 용기를 발휘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논평에서 '환영'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어 개각에 대한 한나라당의 심사를 짐작케했다. /김하영 기자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9011915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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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 제때 안 불어 금융·가계부실 키웠다
윤증현 재정장관 후보 지상청문회
가계대출 급증 위험 지적에도 “모든 일은 시장에”
참여정부 ‘집값폭등’ 주범…‘친삼성 행보’ 지적도

[한겨레] 2009-02-05

이명박 정부의 2기 내각에 참여할 장관급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6일부터 시작된다. 국회는 이번 청문회에서 새 장관 후보자들의 도덕성과 자질을 따지는 동시에 경제위기를 타개할 능력과 소신을 갖추고 있는지 집중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첫날인 6일에는 윤증현 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양승태 중앙선거관리위원장 후보자가, 9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신영철 대법관 후보자, 10일에는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각각 인사청문회 대상이다. 각 후보별로 이번 청문회에서 제기될 주요 쟁점들을 미리 살펴본다.

6일 열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그가 당면한 경제위기를 헤쳐나갈 적임자냐가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자는 참여정부 시절 금융감독위원장(2004년8월~2007년8월)으로 3년간 일했다. 금융회사의 몸집 부풀리기 경쟁이 극심했던 시기다. 윤 후보자는 감독당국의 수장으로서 이를 적절히 제어하지 못하고 방치한 까닭에 오늘날 금융회사들와 가계의 잠재부실 위험을 크게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윤 후보자가 금감위원장을 맡던 당시에도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의 급증이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은행의 주택담보 대출은 2004년말 169조원에서 2006년말 217조원으로 불과 2년 만에 48조원이 늘었다. 이를 포함한 가계대출은 70조원이 순증했다. 기업 대출도 건설업 분야에 집중돼, 2004년말 21조원이던 대출잔액이 2007년말에는 44조원으로 갑절 넘게 늘었다. 부동산 부문 대출 급증은 당시에는 부동산 과열을 낳았고, 지금은 금융회사와 가계에 큰 짐이 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의 급증은 현재 저축은행발 금융불안의 뇌관이 돼 있다.

윤 후보자쪽은 총부채상환비율(DTI) 및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통해 부동산 시장 과열을 저지한 것을 치적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2003년 10·29대책에서 처음 도입한 담보인정비율 규제, 2006년 3·30대책에서 도입한 총부채상환비율 규제는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집값이 급등한 뒤인 2006년 11·15 대책 이후에야 내용을 강화하고 적극 관리한 것은 실기한 것이라는 비판이 많다.

»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및 건설업 대출잔액
주택담보대출과 가계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뒤, 금융회사들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 경쟁을 감독당국이 방치한 것도 금융회사의 잠재부실 위험을 크게 키워놓았다. 지난 2007년 중소기업 대출은 65조원 늘어 1년 만에 22.4%의 증가율을 보였다. 앞서 2006년에도 43조원(17.6%)이 늘었다.

윤 후보자는 금감위원장 퇴임을 석 달 앞둔 2007년5월 시중은행장들과 간담회에서 “가능하다면 모든 일을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면서 “훌륭한 심판은 휘슬을 자주 불지 않는다”고 자신의 금융감독 철학을 밝혔다. 문제는 정작 휘슬을 불어야 할 때, 제대로 불지 않았다는 것이다.

금융파생상품 발행과 거래가 크게 늘어, 주가폭락과 함께 투자자의 손실이 급증한 데 대해서도 윤 후보자가 자유롭기는 어렵다. 주가연계증권(ELS),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파생증권 발행규모는 2003년 3조5천억원에서 2007년에는 41조7천억원으로 늘었다. 윤 후보자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커지기 시작하던 2007년7월 열린 제2차 금융허브 회의에서도 파생상품 규제 완화 등을 금융선진화의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33703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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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다음 윤증현, “李정부는 재벌 민원실?”

이명박 대통령 개각 단행, “강만수 보다 더 역행하는 인사”

[참세상] 이꽃맘 기자 iliberty@jinbo.net / 2009년01월19일 14시05분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이 차기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낙점되면서 “늑대 내보내고 호랑이를 부르는 격”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국무위원급 인사 5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윤증현 전 위원장이 IMF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원 금융정책 실장으로 당시 위기에 대한 실질 책임자였다는 것.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IMF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원 차관을 지냈었다. 또한 그는 금융정책실장 재직 당시 진도그룹과 주리원에 대출 압력을 부당하게 행사한 사실도 이후 청문회에서 지적된 인물이다. 삼성장학생의 대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윤증현 전 위원장은 참여정부 시절부터 금산분리 완화를 강력히 주장해 온 바 있다. 이에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금산분리 완화를 위한 각종 조치들은 더욱 힘을 받아 추진될 전망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의 위기인식을 놓고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증현 내정자는 올 초 MBC와의 인터뷰에서 “IMF 위기 이후 10년 동안 금융이나 기업 쪽의 수익성이나 건전성 등이 많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IMF 때와 같은 정도로 혹독한 대규모 실업이나 어려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현 경제위기를 진단한 바 있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현 정부가 윤증현 씨를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으로 고려하는 이유는 그가 그동안 금산분리 완화를 줄기차게 주장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승흡 대변인은 “윤증현 씨의 기용은 이명박 정부가 재벌의 민원실로 전락했다는 확실한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대표도 “윤증현 전 금감위원장은 한마디로 경제위기의 주원인이 된 감독실패와 재벌 편향적 인식을 가진 대표적 관료”라며 “경제상황 인식 능력과 이를 관리하는데 강만수 현 장관보다 더 역행하는 인사로 평가된다”라고 설명했다. 심상정 대표는 “경제 위기 극복이라는 국민의 뜻과 가장 거리가 먼 사람을 가장 중요한 자리에 앉히는 망사”라고 평가했다.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51246


ㅁ  "MB, '강만수 실패' 되풀이하나"
경제개혁연대 "윤증현은 삼성 기득권 보호에만 매몰"==>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9011914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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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주미대사에 한덕수 전 총리 내정(1.18)
국정원장-원세훈, 경찰청장-김석기  
[4대기관장 인사] 국세청장은 후임 확정 못해 직무대리 체제로==>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051660
http://www.segye.com/Articles/NEWS/ECONOMY/Article.asp?aid=20090118002375&subctg1=&subctg2=


ㅁ 李대통령, 주미대사 '한덕수 카드' 배경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2459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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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 고문, 2기 MB경제팀 수장되다

강만수 후임에 윤증현 고문 내정... 통일-현인택, 금융위-진동수, 경제수석-윤진식

[오마이뉴스] 2009.01.19

일찌감치 기획재정부장관 후보로 거론돼온 윤증현 내정자는 경남 마산출신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71년 행정고시 10회로 공직사회에 입문했다. 이후 재무부 금융실명제실시준비단 단장·금융정책과장·증권국장·금융국장, 재경원 세제실장·금융부동산실명단장·금융정책실장, 세무대학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 등을 거쳐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금감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을 지냈다.  

'시장주의자'인 윤 내정자는 참여정부 금융감독기구 수장으로 임기 3년을 채워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난 2007년 8월 금감원장에서 물러나 다음해(2008년) 1월 김앤장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 내정자는 이명박 정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주미대사 내정자)와 신희택 서울대 법대 교수 등과 함께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김앤장 3인방' 중 한 명이었다.

<법률사무소 김앤장>의 공동저자인 임종인 전 의원은 "정권이 바뀌어도 김앤장 인맥은 회전문 인사를 통해 권력에 중용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며 "특히 경제팀 수장에 김앤장 인맥이 발탁됨으로써 김앤장의 영향력은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052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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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각 관전 포인트, '김앤장' 인맥 중용과 권력실세 복귀

[분석] 'TK 편중' 의식한 지역안배... 정치인 입각 전혀 없어 

    구영식 (ysku)  
[오마이뉴스] 2009.01.19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장관급 4명과 차관급 15명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했다. 이번 1·19 개각의 관전 포인트는 다음의 다섯 가지다.

[관전포인트 1] 'MB노믹스 전도사' 강만수의 교체

이명박 대통령은 강만수 장관의 교체 여부를 고심을 거듭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임과 교체 기류가 계속 교차했다. 하지만 내각개편의 초점이 '경제위기 극복'에 있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도 '시장의 불신'을 이겨낼 수는 없었다.

이 대통령은 한·미·일 통화스와프를 성사시켜 금융시장을 안정시켰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강 장관을 유임하려고 했지만, 강 장관에 대한 시장의 불신의 워낙 커서 교체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는 윤증현 전 금감위원장을 2기 경제팀 수장으로 발탁한 배경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이동관 대변인의 설명이다.

"참여정부에서 금감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금융·재정전문가로서 통찰력이 뛰어나 경제위기 극복과 시장 신뢰에 적임이라고 판단했다."

이 대변인은 "강 장관은 미국·일본·중국과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금융위기를 극복한 공을 높이 평가했지만, 장관 스스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이 교체됐음에도 일각에서는 강 장관이 다른 자리로 이동해 이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권력 실세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경험칙과도 관련된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강 장관이 다른 자리로 이동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관전포인트 2] 윤증현·한덕수 등 MB 정부에서도 중용된 '김앤장 인맥'   
  
▲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 내정자(왼쪽)와 한덕수 주미대사 내정자  
ⓒ 권우성  윤증현  

강만수 장관의 후임으로 발탁된 윤증현 내정자는 지난해 1월부터 '법조계의 삼성'으로 불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고문으로 영입됐다. 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도 활동해왔다.

윤 내정자가 참여하고 있던 국민경제자문회의에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앤장의 간판변호사였던 신희택 현 서울대 법대 교수도 참여하고 있다.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김앤장 출신 3인방'인 셈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하루 전인 18일에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주미대사로 내정됐다는 점이다. 한 전 총리는 2002년 11월부터 2003년 7월까지 8개월간 김앤장 고문을 지냈다. 한 전 총리와 윤 내정자는 노무현 정부에서도 중용된 인물들이다. '김앤장 인맥'들이 이명박 정부 2기 경제팀 수장과 대미 관계를 조율하는 주미대사를 맡았다는 점에서 '권력은 바뀌어도 김앤장 인맥은 중용된다'는 주장이 사실로 입증된 셈이다.  

<법률사무소 김앤장>의 공저자인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집행위원장은 "노무현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김앤장 출신을 등용하면서 김앤장이 경력관리의 정거장이 된 것 같다"며 "정부에서 김앤장으로 갔다가 다시 정부에 돌아오는, 김앤장을 중심으로 한 회전문 인사는 분명히 문제 있다"고 지적했다.

장 위원장은 "향후 기업의 인수·합병이나 금융기관의 민영화 등에서 김앤장이 끼치는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해외매각·민영화·투기자본 등을 견제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관전포인트 3] 박영준 등 권력 핵심 실세의 복귀... 관료사회 장악력 높아지나?  

권력의 핵심실세가 복귀한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이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차관급)으로 복귀한 것이다. 지난해 6월 청와대를 떠난 지 7개월 만이다. 

박 내정자는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을 11년간 보좌했으며, 서울시장 시절부터 이 대통령을 보좌해온 최측근이다. 그는 '17대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총괄조정팀장'을 거쳐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으로 권력 핵심부에 입성했다.  

하지만 초기 개각 인사 등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6월 청와대를 떠났다. 당시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박 내정자를 "권력사유화 당청 4인방"의 한 명으로 지목해 파문이 일었다.

청와대를 떠난 이후에도 박 내정자는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끊이질 않았다. 청와대로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확인되지 않았던 이러한 '설'은 이번 복귀로 권력 실세라는 그의 위치를 다시 각인시켜주었다.  

이동관 대변인은 "(박 내정자는) 오래전부터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이해하고 정책보좌를 해왔던 분"이라며 "일선에 투입해서 경제살리기에 앞장서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향후 박 내정자는 '경제위기 조기극복'을 위해 공직사회에 대한 장악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 내정자와 함께 이 대통령의 핵심참모였던 이주호 전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도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으로 복귀했다. 그의 복귀설은 지난해부터 파다하게 돌았다.  

교육부 내부와 교총, 전교조 등의 반발로 낙마했던 이 내정자는 교육정책에 관한 한 철저히 'MB코드'로 무장한 핵심참모다. 그런 점에서 그의 복귀는 'MB식 교육개혁'의 가속화를 예고하고 있다.

[관전포인트 4] TK 편중 의식한 지역 안배... 서울대·고려대 비중 절대적

전날(18일) 단행된 '4대 권력기관장' 인사에서는 대구·경북(TK)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국정원장과 경찰청장이 각각 경북 영주와 영일이었던 것. 사실상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과 동향인 인사를 발탁한 셈이다.

하지만 19일 단행된 개각에서는 이런 비판을 헤아려서인지 지역을 안배한 흔적이 뚜렷하다. 장관급인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내정자만 경북 출신이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경남, 진동수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전북, 현인택 통일부 장관 내정자는 제주, 윤진식 청와대 수석 내정자는 충북 출신이다.

이러한 지역안배는 차관·차관급 인사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14명의 내정자 중 대구·경북 출신 4명, 호남 4명, 충청 3명, 서울 3명의 분포를 보인 것. 반면 노무현 정부 때 약진했던 부산·경남(PK) 출신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대구·경북 출신에는 박형준 국무차장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 강병규 행정안전부 제2차관, 변무근 방위사업청장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고려대와 서울대의 편중은 여전했다. 19명의 내정자 중에서 서울대 출신이 8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 출신이 6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연세대·성균관대·한국외대·건국대·해사 출신은 각각 1명씩에 그쳤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052386


ㅁ 윤증현-김앤장 유착관계 구설수
금감원장 재임 때 5건 용역 의뢰
퇴임 뒤엔 김앤장 고문으로 취직... 공직자윤리 논란(2009.2.5)==>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062254&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1&NEW_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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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모피아에 투항?…기막힌 짝짜꿍!

[한겨레] 2009.1.29

2003년 초 참여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일화다. 한 기자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고위 관료에게 은근한 말투로 물었다. “개혁성향의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으니 이제 (관료들) 좋은 시절도 다 지나간 것 같은데….” 하지만 다음 순간 돌아온 답변에 기자는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걱정 말어. 우리는 민주노동당이 집권해도 다 적응할 수 있으니. 아마 6개월 뒤에는 우리 세상이 돼 있을걸.” 실제 그의 말대로 6개월은 아니지만, 2년 정도 지나자 참여정부의 주도권은 다시 관료들에게 넘어갔다.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 이동걸 금융감독위 부위원장 같은 개혁주도 세력들이 2004~2005년에 차례로 물러나면서 참여정부 집권 후반기는 다시 그들의 세상이 된 거죠.”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일한 전직 고위 인사의 회고다.

참여정부 2년 걸린 ‘모피아 영생론’ MB정부 1년만에 입증
“민노당 집권해도 6개월이면 우리세상” 자신한 관료제국
한편에선 “위기극복 위한 기용…부활 단정짓긴 이르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금융관료들의 시대가 다시 열렸다. 즉 모피아(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로, 옛 재무부 출신 금융관료를 가리킴)의 부활이다. 1·19 개각에서 이명박 정부 2기 경제팀의 세 축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진동수 금융위원장-윤진식 청와대 경제수석 등 모피아들이 모두 독식한 것이다. 정권 출범 이후 불과 1년 만이다. 관료들을 질타하고 불신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오히려 관료들을 신뢰하고 지지했던 노 대통령보다 더 빨리 모피아의 품에 안긴 것은 아이러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여러 차례 공직사회와 관료들을 비판했다. 비대하고 비능률적인 정부조직과 공공부문을 구조조정의 수술대에 올렸다. 특히 대통령이 강조한 친시장, 작은 정부는 관치의 상징인 모피아와는 상극이다. “그러니까 모피아라는 말을 듣는 거 아니냐.” 이 대통령이 취임 초 국무회의에서 강만수 재정부 장관을 질책한 말이다. 재정부가 태스크포스를 신설하려는 것이 조직개편 과정에서 떨려나온 관료들을 살리기 위한 ‘조직 이기주의’ 아니냐는 것이었다. 1기 경제팀의 구성은 대통령의 생각을 잘 보여준다. 금감위와 재경부 금융정책국을 합친 금융위의 초대 위원장에 민간 출신인 전광우 전 우리금융 부회장을 기용한 것은 금융관료들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한 고참 국장은 “공무원에게 장관이 되는 것은 일종의 꿈이자 희망인데,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누가 공직에 남겠느냐”고 말했다. 사실 금융위 신설 때부터 수모는 시작됐다. 한 과장은 “재경부 금융정책국과 금감위 인원을 합하면 180명이었는데 금융위는 150명으로 줄었다”며 “금융위를 가급적 축소시켜 힘을 빼놔야 관치를 못한다는 것이 이유였다”고 회고했다. 재무부 차관 출신인 강만수씨가 기획재정부 장관에 기용되지 않았느냐는 반론이 나올 법하다. 하지만 강 장관은 금융관료로서보다는, 이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입안한 핵심 측근의 성격이 더 짙다고 할 수 있다.

고집이 센 이 대통령이 생각을 바꿔 모피아에게 손을 내민 이유는 뭘까? 재경부 차관을 지낸 한 인사는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역시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소방수론’을 폈다. 선발투수가 무너지며 대량 실점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구원투수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한 비서관의 설명도 비슷하다. “지금은 국가경제에 불이 난 상태다. 이번 경제팀에는 국가경쟁력 강화 같은 중장기 과제가 아니라, 당장 눈앞의 불을 끄라는 임무가 주어진 것이다.”

경제위기 때 모피아를 소방수로 기용한 것은 11년 전에도 있었다. 1997년 말 김영삼 대통령은 국가부도 위기 상황에서 경제기획원 출신인 강경식 경제부총리와 김인호 경제수석을 모두 경질하고, 모피아 출신인 임창열 전 재경원 차관과 김영섭 전 금융정책실장을 기용했다. 임 부총리는 취임 즉시 재경부 금융정책국의 핵심 라인을 금융관료 중에서도 정예 멤버로 대거 교체했다. 일종의 ‘드림팀’을 짠 것이다. 정건용 금융총괄심의관(전 산업은행 총재), 변양호 국제금융담당관(전 금융정보분석원장), 진영욱 금융정책과장(현 한국투자공사 사장), 임영록 자금시장과장(전 재경부 2차관)이 당시 긴급수혈된 주인공들이다.

금융관료들이 대통령의 눈 밖에 나게 된 이유에 대해 여러가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초 대통령직인수위에 파견됐던 금융위의 한 국장은 “엠비(MB) 캠프나 자문교수들 중에서 금융관료에 대해 좋게 얘기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고 말한다. 엠비노믹스(이 대통령의 경제정책)의 근간을 짠 핵심 인물들도 곽승준 전 국정기획수석,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 등 대부분 학자 출신이다. 이들도 대통령에게 영향을 끼쳤겠지만, 대통령 자신도 모피아에 대한 불쾌한 추억을 갖고 있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있던 시절이다. 2006년 4월 서울시 주관으로 동북아 금융허브 육성 관련 국제행사가 열렸는데 주무부서인 재경부 사람들은 청와대의 눈치를 봤는지 코빼기도 안 보였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가 자체 예산으로 정부 대신 금융허브를 한다고 하면 재경부 장차관이 직접 와서 격려사라도 하는 게 마땅한데 팀장급도 안 왔다”고 두고두고 섭섭해 했다고 한다.

대통령의 불신을 더 깊은 뿌리에서 찾는 이들도 있다. 재경부 차관을 지낸 한 인사는 “이 대통령이 건설사 최고경영자를 오래 지내면서 겪은 경험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건설사들은 구조조정 대상 1순위에 올라 있지만, 건설사에게는 예나 지금이나 은행 문턱이 높다. “은행이 지금은 많이 변했지만 당시만 해도 대출을 받으려던 건설사들에게는 큰 상전이었다. 그런 은행들 위에서 군림하던 게 누군가. 금융관료들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이 좋지 않은 게 당연하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외환위기 당시 금융정책실장을, 참여정부 때인 2004~2007년에는 금감위원장을 지냈다. 두 번의 경제위기에 모두 책임이 있는 인물이다. 이런 그가 과연 경제위기 극복을 주도할 적임자인지는 인사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를 “한 편의 희극”이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자는 2007년 이후 김앤장의 고문으로 있었다. 모피아들이 관직과 로펌을 오가며 일종의 로비스트 노릇을 하고 억대의 연봉을 받는 것을 비판해온 이 대통령이 윤 후보자를 기용한 것도 모양새가 이상하다. 그의 발탁에는 이 대통령과의 인연도 작용했다. 문제의 2006년 서울시 주최 국제행사에 윤 후보자가 정치권의 눈치를 안 보고 참석한 데 대해 이 대통령이 상당히 고마워했다고 한다. 윤 후보자가 금감위원장 시절 금산분리 완화를 주장한 것도 대통령의 친기업 기조와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가 관치의 상징인 모피아라는 점에서 친기업보다는 친삼성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윤 후보자가 금감위원장 시절 보여준 친삼성 행적은 한두 건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금산분리 완화 주장 외에도 금융지주회사법 규정을 바꿔 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해준 것, 금산법 편법개정을 통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를 용인한 것, 삼성생명에 유리하게 생명보험사 상장 방안을 마련한 것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한 모피아 출신 인사는 그의 친삼성 행보와 관련해 “삼성 고위 실력자와의 지연·학연이 큰 작용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경제개혁이 실패한 원인을 경제관료에 대한 의존에서 찾는 이들이 많다.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관료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면 개혁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모피아들은 “대통령이 관료를 장관에 기용한 것을 관료에 투항했다고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한다. 경제부처의 한 차관은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는 말도 있다”며 “공무원도 자기 소신과 다른 정책을 추진할 때는 고민하지만, 결국은 대통령의 뜻에 따라간다”고 말한다. 공무원들은 대통령이 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도 관료사회와의 갈등이 상당한 부작용을 낳았음을 인정한다. 개각 직전까지도 금융위 안에서는 “일하는 사람은 (이창용) 부위원장 하나뿐”이라는 말이 돌았을 정도다. 모피아 출신인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은 “관료들을 무조건 반개혁으로 모는 것은 잘못”이라며 “과거 정부에서 개혁이 실패한 것은 너무 이념적이고 이상론에 치우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정우 교수는 “공직사회는 국장급 이상의 극소수 상위그룹과 과장급 이하의 대다수 중하위그룹으로 구분해야 한다”며 “(모피아는) 기득권 유지를 위해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일종의 특권층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보수적이고, 개혁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대통령과 모피아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재경부 차관을 지낸 한 인사는 “대통령의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보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며 “이번 기용은 일종의 시험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기 경제팀이 현 경제위기를 어떻게 잘 막아내느냐에 달렸다는 얘기다. 금융위의 한 사무관도 “이번 개각만 놓고 모피아의 부활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내건 친시장, 작은 정부의 정책은 모피아의 기용으로 물건너갔다는 지적도 많다. 관치라는 모피아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증권사의 한 임원은 “앞으로 경제정책의 조정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윤 후보자의 발언에 시장이 기대감을 보인 것은 강만수 경제팀에 대한 실망이 컸기 때문”이라며 “전과 같이 무조건 팔을 비트는 식의 관치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 만큼 시장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밀턴 프리드먼 시카고대 교수가 생전에 “새 정부의 개혁이 성공하려면 집권 6개월 안에 해야 한다”고 강조했듯이, ‘시간의 여신’도 대통령의 편은 아닌 듯싶다. 관건은 이 대통령이 관료들의 능력은 살리되, 통제권을 잃지 않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만약 그것이 실패한다면 ‘정권은 유한하되, 모피아는 영원하다’는 신화가 또 한번 건재를 과시할 것이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newspickup_section/335801.html


ㅁ MB내각, '고소영·강부자' 이어 'KKK·차관정치'
"KKK=고려대+TK+공안통…차관정치=일제시대 전략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90119181426


ㅁ ‘사전협의’조차 없었다 …한나라당, 일방적 개각에 ‘분통’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1191816125&code=91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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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김수행.정성진.채만수, 자본주의 위기 쟁점토론

진보전략회의 쟁점토론회 요약

[참세상] 유영주 기자 www.yyjoo.net / 2009년01월12일 8시23분


진보전략회의가 주최한 ‘현 시기 세계 경제위기의 성격과 전망’ 쟁점토론회가 지난 9일 오후 3시 국가인권위 배움터(11층)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수행, 정성진, 채만수 등 세 연구자는 발제문 없이 의견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이론 쟁점을 다루었다.

세 연구자는 주로 현대 자본주의의 시기 구분, 과잉생산.과잉축적 위기 진단 등 연구 쟁점을 확인하고,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 분석과 좌파의 대응방향에 대해서도 코멘트 했다.

아래는 당일 토론 내용의 일부(요약)이다.

▲  진보전략회의 주최의 '현 시기 세계 경제위기의 성격과 전망' 토론회. 100여 명의 활동가와 연구자가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사진/ 주영

김세균(사회자)
이번 세계적 공황은 1930년대 세계 대공황에 비견되거나 능가하는 공황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데는 대체로 동의하는 거 같다.

실천진영의 대응과 관련 상당히 많은 이론적 쟁점이 존재하는데, 오늘은 이론 쟁점을 정리하는 토론회이다. 이 급한 판에 무슨 이론 쟁점이냐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올바른 이론적 관점이 올바른 실천적 관점을 가져오므로 이번 쟁점 논의가 실천적 함의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발제문은 없고 세 분 선생에게 이 토론회에서 토론하고 싶은 쟁점을 질문형식으로 보냈고, 질문 사항에 대해 세 선생이 각각 준비를 해왔다.

우선 의견을 듣고 싶은 건 세계 공황을 이야기하기 전에 현대 자본주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현대 자본주의의 기점을 어디로 잡을 건지에 대해 질문하겠다. 19세기 말-20세기 초부터 현대 자본주의로 넘어왔다고 파악하는 학자도 있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기점을 잡는 분도 있다.


정성진
현대 자본주의 기점이 언제부터냐 문제는 채만수 선생과 저의 해묵은 쟁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핵심은 국가독점자본주의(국독자) 여부이다.

20세기 자본주의 변화 속도는 어떤 경우 빠르기도 하고 또 점진적으로 변화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21세기도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지금 자본주의가 맑스가 자본론을 썼을 때의 자본주의와 다르다는 건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이론화에 있어 지금은 이야기하지 않지만 20년 전까지 좌파의 교과서로 받아왔던 인식들, 국독자에 대한 인식은 타당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본다.

국독자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는가는 여러 가지 상이한 접근이 있을 수 있다. 염두에 두는 것으로 소련이나 중국의 경제학 교과서에 따르면 19세기 이전까지의 자본주의는 자유경쟁 자본주의이다. 이 시기 맑스 자본론의 전개는 여러 운동법칙들이 적용되지만, 19세기 말-20세기 초를 경과하며 자본주의가 변모하는데, 과거 개념과 운동법칙을 가지고서는 설명하기 어렵다.

레닌의 제국주의론 다음, 대공황과 국가 개입 전면화 이후 자본주의는 19세기 말-20세기 초의 자본주의와는 다른 차원의 국가 개입으로 볼 수 있다. 현대 자본주의의 중층적 이론, 즉 자본론+제국주의론+국독자론이라 하겠다.

20년 전쯤 아마 채만수, 윤소영 선생 등과 비슷한 논쟁이 있었는데, 우리 나라에서 국독자에 대한 이론적 정교화는 윤소영 선생이 했다. 국독자론을 정당화하기 위해 평균이윤율과 독점이윤율의 편차를 정식화 했다. 국독자로 바라보는 것이 맞느냐 라고 했을 때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가. 자본의 집적과 집중으로 대자본이 출현한 것은 이미 맑스가 다 이야기한 것이다. 자본론의 타당성이 약화되고 별도의 이론이 나온 것은 아닐 것이다. 평균이윤율과 독점이윤율은 새로운 이야기이긴 하나, 맑스 자본론 경제학비판을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현재의 현실 경쟁 격화에 실증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 좌파 국독자론으로 현재의 위기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게 어디 있는지 궁금하다.


채만수
현대 자본주의를 19세기 말-20세기 초냐, 2차 대전 이후냐 라는 질문 자체가 문제가 있다. 현대 자본주의는 무개념적인 단어이다. 정확하려면 어떤 구조의 자본주의냐를 물어야 한다. 맑스가 활동하던 19세기 고만고만한 산업자본가들이 경쟁하던 자본주의냐 경쟁 법칙이 관철되고 독점자본이 특출하게 발전해서 그들이 이 사회를 지배하는 자본주의냐의 문제이다.

현대 자본주의를 국독자로 이야기하는 것은 맑스 자본론을 덜 평가하는 게 아니라 그런 기초위에서 새로운 걸 반영하는 거다.

정성진 선생이 불가사의한 것은, 트로츠키가 맑스레닌주의 계승의 연장이라고 하는데, 그러면 현대 자본주의를 독점자본주의, 국독자로 규정한 것은 누구보다도 레닌이었다. 현대 자본주의는 독점자본주의 단계라고 했고, 대공황을 거치면서 국가가 생산과정에 전면적으로 개입하지 않고서는 자본주의가 유지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걸 가리켜 국독자라 이야기하고 오늘날 대공황도 그런 맥락에서 파악할 때 명백해진다. 좌파 활동가와 이론가 중에 누가 그러느냐고 물었는데 국내에서는 김성구 선생이 전형적인 국독자 관점에서 현대 자본주의와 그 위기를 진찰하고 있다. 맑스로부터 떨어지는 게 아니라 연장선상이고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생각한다.


김수행
현대 자본주의라고 하면 시대 구분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기준을 놓아야 단계든 뭐든 이야기할 수 있는데 자본론 3권 47장에 자본주의 지대의 기원이 있다. 맑스는 봉건사회 단계 구분을 했다. 노동지대의 단계, 생산물 현물지대의 단계, 화폐지대의 단계로 구분했다. 봉건사회가 자본주의사회로 넘어왔다는 거다. 자본주의로 넘어오는 과정에 농노들의 잉여노동 취득이 어떻게 변화했느냐로 단계를 구분했는데, 자본주의 단계를 구분하려면 자본주의 이후 사회에 대한 생각이 없으면 단계 구분은 의미가 없다.

자본주의 이후 세상은 노동해방, 인간해방이라고 보면 단계 구분이 달라진다. 정치적 민주주의와 경제적 민주주의 그리고 사회적 민주주의, 그래서 인민들의 필요 욕구를 충족하는 단계라고 이야기하면 충분하다. 내 생각은 지금의 자본주의는 아직도 자본가들이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라고 이야기해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


정성진
레닌이나 트로츠키, 맑스를 받아들인다고 그걸 다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경제학비판의 측면에서 레닌의 제국주의론, 부하린이나 트로츠키의 독점자본주의, 국독자 개념은 맑스 자본론이 하지 못한 데 대한 이론적 기여가 있었지만, 이론적 체계로 볼 때 제국주의론의 독점자본주의 단계론이 맑스의 자본론을 대체한 건 아니다.


채만수
우선 현대 자본주의를 독자, 국독자 틀에서 분석하는 것이 자본론을 대체한 거냐는 건데, 그걸 대체하는 걸로 보는 사고가 사실은 변증법적이지 못하고 자본론적이지 못한 것이다.

이윤율 문제와 관련 평균이윤율과 독점이윤율의 틀이 자본론적이지 않다고 하는데 그건 자본론적이다. 이 자리에 없는 윤소영 선생과 서로 대립점에 서있지만 공통점은 현대 자본주의를 이야기할 때 이윤율의 데이터로 입증하려고 한다. 물정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과학적으로 보인다. 통계와 그래프를 통한 접근이야말로 자본론적이지 않고 과학적이 아니다. 실증이 아니고 실증주의다.

맑스가 자본론에서 통계 이야기를 하지만 이윤을 이야기한 적은 없다. 이윤의 성격 때문이다. 한 번 있다. 자본론 1권 7편에 자본주의적 축적의 일반법칙에서 통계를 제시한다. 이윤율 변화 자체가 아니라 소득세의 대상으로 되는 이윤의 변화이다.

대공황을 맞아 미국 정부가 개입하는 구제금융이 1조 달러가 넘는다. 환율로 1300조 원이 넘는다. 경제적 재생산 과정에서 위기에 국가가 어마한 규모로 개입하는 상황 자체를 눈감을 수 없다. 이게 국독자이다. 이렇게 국가가 엄청난 개입을 해도 꿈쩍 않는 상황이 뭘 의미하는가. 국가가 어떤 작용과 역할을 했느냐를 문제 삼지 않고서 우리가 이 위기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국독자 관점이 필요하다.


정성진
우리 나라에서 김성구, 채만수 선생이 그리 이야기하는데 누가 많이 주장한다고 해서 이론이 맞고 몇 명이 주장한다 해서 이론이 틀린 건 아니다. 내가 과문하고 무지해서인지 모르나 국제 좌파 이론 동향에서 국독자로 오늘날 위기를 설명하는 건 거의 본적이 없다. 어떤 데와 교류하는지 알고 싶은데, 국독자가 우리 나라에서 20년 전만 해도 금과옥조였다. 현대 자본주의를 당연히 그렇게 보고 소련, 중국 공산당 교과서에 그리 적혀있으니 받아들인건데 1990년대 이후에는 완전 일소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론 맹점들이 현실과 부합되지 않는 측면들, 현실 데이터와 부합하지 않은 부분들로 인해 기각된 거 아닌가.

1980년대 이후는 신자유주의가 득세하고 케인즈주의가 퇴각하는 시점이었다. 국독자가 가장 흥성했던 시기는 케인즈주의를 했던 시기였다. 좌파 이론의 지배적인 것이 국독자였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자본이 호황을 누리고, 소련과 동유럽이 존재한 시기이고, 그들의 이데올로기가 하나의 힘을 발휘했던 때였다. 1990년대 이후 자본주의는 상당한 변화를 했다. 정책 레짐의 변화라 보지만 국가가 퇴각하고 시장 금권주의가 맹위를 떨쳤다. 1980-90년대 세계화가 전면화, 국제화 되면서 국독자라는 용어는 상충되고, 따라서 소멸되었다. 2008년 위기에서 국가의 개입이 나오니까 국독자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면 그랗게 볼 수도 있겠지만.

다음으로, 채만수 선생이 실증주의라고 하는데 맑스는 잉여가치율에 대해 계산하고 있다. 그게 무슨 실증주의인가. 맑스가 한 번만 계산했다고 해서 우리도 한 번 정도 부분적으로 할 건 아니다. 현대 자본주의를 잘 설명 할 수 있다면 최대한 해야 맞다.


김세균
채만수 선생은 자유경쟁자본주의에서 독점자본주의, 국가독점자본주의의 단계론을 지지하는 입장이고, 정성진은 단계론의 시기 구분이 불필요하다고 보는데, 단계가 필요하다면 어떻게 나눌 수 있나.


정성진
제가 아는 범위에서 단계론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비판적인 생각이다. 특정한 정세라든지 자본주의 장기파동적 인식을 말씀드렸는데 그런 수준에서 이야기할 수 있고, 국독자를 주장한 분 중 전향하지 않은 분들 빼고는 90년대에 금융화론으로 돌아섰다.

국독자를 폐기하고 금융화로 가야 한다, 정태인이나 이른바 케인즈주의자들도 그런 식으로 세상이 바뀌었다고 본다. 맑스가 지향한 반자본주의 이론과 다른 이론 담론, 가령 네그리 하트의 제국론도 그렇다. 제가 보기에는 단계론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측면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채만수
맑스가 자본론에서 잉여가치율까지도 데이터에 기초해서 계산한다는 이야기는 놀라운 이야기다. 제가 알기로 맑스는 논리적 근거로 설정했다.

신자유주의는 케인즈주의의 기초 위에 있다. 신자유주의에서 국가 위기가 축소됐다거나 작은 정부와 시장만능주의가 이루어졌고, 그래서 국가 역할과 규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건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다. 신자유주의는 국가 역할을 축소하고 작은 정부를 한 게 아니라 대단히 큰 정부로 갔다. 독점자본에 대해서는 그들의 활동 영역을 넓혀주었다. 강화한 국독자이다.
 
신자유주의의 전형이었던 레이건 정부 하의 재정구조를 보라. 재정이 축소되는 게 그 경제적인 표현일 텐데, 신자유주의에서 국가 재정은 폭증했다. 국가가 개입해왔다는 거다. 1970-80년대 중반과 어떤 차이가 있나. 자본주의 위기 자체가 격화되므로 국가 개입 방식이 과거와 상대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나타났다.


정성진
역사적 자본주의 설정은 타당치 않다고 본다. 아리기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이 비자본주의적 시장경제의 하나의 진보적 대안이 된다고 이야기했지만 맑스주의의 입장이 아니다. 월러스틴도 그렇다.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문제를 구별하고 있다. 그점에서 국독자론과 상통하는 점도 있다. 현대 자본주의에 대해 브로델, 월러스틴, 아리기의 경우 시장경제를 구별하고 다음에 물질경제, 자본경제 3중으로 보는 식인데, 그러한 인식은 단계론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위기 설명에 있어 금융화 부분은 대다수 주류 이론가들의 분석과 달리 1980-90년대 자본주의의 경기 회복에 있어 미국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은 장기 상승 국면이 아니라 마지막 하강에서 금융적 축적 국면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금융화 분석이 기여한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인 문제설정을 함축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

잉여가치율에 대해서는 자본론 1권에서 예증하고 있다. 잉여가치율이 어떻게 해서 필요노동시간과 잉여노동으로 구분되는지 해명하기 위해 예증을 통해 논증했다. 예증 자체가 계산이 아니고 뭐냐. 맑스 3권에서도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김세균
자본주의 이후 사회 전망과 연결해서 이야기했는데, 독점자본에 대한 해석은 자본주의 이후 사회주의 건설에서 일차적으로 독점자본의 사회화 없이는 사회주의가 불가능하다. 중소자본도 많지만 중소자본을 일거에 그렇게 하는 것은 모험적이다. 자본주의가 발달되고 시장시스템 문제점을 보완하는 국가적 경제 조절메카니즘은 대체하는 사회주의 시스템을 만드는데 전용할 수 있을 것이다.


채만수
국독자는 생생한 많은 학자들에 의해 살아있다. 80년대 이후 사회과학이 부흥하면서 레닌의 제국주의론이 이야기될 때 레닌은 국독자를 최후의 단계라고 했는데 지금 어찌된 거냐. 레닌은 제국주의를 최후의 단계로 한 게 아니라 기계제 대공업을 최후의 단계라고 했다. 기계제 대공업이냐 수공업이냐 구분에 의해서 보면 기계제 대공업은 최후의 단계이다. 국독자냐 비국독자냐에서 국가의 전면적 개입 단계냐, 그렇지 않고도 자본주의가 자기발로 걸어가느냐를 보면 여전히 국독자이다. 90년대 이후 국가 주권이 약화되었느냐. 전혀 그렇지 않고 신자유주의 시대 국가 주권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의 가장 본질적인 측면은 계급적 억압이다.


김세균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1970년대 중반 이전을 ‘세계자본주의의 장기성장 국면’으로, 그 이후를 ‘장기불황 국면’으로 정의할 수 있는가. 과잉생산의 위기와 과잉축적의 위기의 진실은 무엇인가.


채만수
많은 사람이 1970년대를 계기로 호황과 불황을 가르는데, 공황은 2차 대전 이후 10년 주기로 벌어졌다. 1970년대 초까지는 10년 산업순환의 격렬함의 진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1930년대 대공황이 엄청난 과잉 공황이었고, 2차 대전이 생산 근거지를 초토화시켰기 때문에 장기적 호황이 가능했다. 그렇다고 해서 1970년대 이후를 불황 국면으로 보느냐도 동의하기 어렵다. 1960년대까지를 장기적이고 상대적인 호황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1970년대 이후에도 호황과 위기가 반복되었다.


정성진
현실을 구체적으로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10년 주기의 산업순환 뿐 아니라 그걸 포괄하는 장기적인 파동으로 봐야 한다. 이론은 장기파동이론이라든지 그걸 원용하는 세계체제론을 동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개념은 적극 고려할 수 있겠다. 그점에서 채만수 선생과 개념을 달리 한다. 2차 대전 이후 70년대 초까지 장기호황이 있었다. 이는 현대 경제사회 모든 연구에 의해 정형화되고 사실로서 인정되고 있고 채만수 선생도 인정했다.

70년대 초반 이후 시기를 하나의 구조적인 위기, 장기불황으로 보는 것 역시 여러 사실에 의해 뒷받침되는 정형화된 사실이다. 대체로 입장을 달리하는 많은 정치경제학적 연구 성과에 의해 하나의 컨센서스가 이루어진 것이고, 주류 경제사관에서도 인정된다. 문제는 구체적인 위기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가 하는 건데, 장기불황이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장기 상승국면으로 들어갔는가, 그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견이 있다.

현재 돌입하는 공황이 단순한 산업순환이 아니라 30년대 대공황에 버금가는 위기가 될 건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본론에서 장기파동적 인식이 들어가 있지 않은 건 사실인데, 트로츠키와 콘트라디에프론 논쟁에서도 볼 수 있듯이 10년 주기로 설명이 안 되는 양상이 있고, 대공황이 터지기 전 볼세비키에 의해 논의되기도 했다. 장기파동적인 인식이 필요하다.

케인즈주의 개량주의와 관련하면 하나의 모델로 2차대전 이후 골든 에이지로 설명한다. 분배와 성장의 동시 실현 시기라고 하는데 그 부분은 유보해서 볼 필요가 있다. 장기파동적인 인식을 우리가 적극 받아들인다 해서 조절이론 포드주의론이 특권화하는 황금시대로 귀결되는 건 아니다.

2차 대전 이후 황금시대 장기호황이 상당기간 지속되었지만 긴 시기는 아니었다. 1945-60년 한국 전쟁 후로 보면 10년보다 조금 많은 정도로 하나의 장기 10년보다는 길지만, 2차 대전 이후 대량의 자본파괴를 거치고 그 바탕 위에서 가능했다고 봐야지 조절이론으로 설명하는 건 옳지 않다.


김수행
장기파동과 관련 콘트라디에프나 슘페터는 기술혁신을, 만델은 이윤율의 변화를 갖고 주장했는데, 왜 하필이면 주기가 50년이냐에 대한 이론적 설명은 없다. 경험상으로 이야기한다. 이론적으로 자본주의 경제가 50년 주기로 반복한다는 건 무리다.

(* 이어진 ‘과잉생산.과잉축적의 위기’ ‘이윤율 경향 저하’와 관련한 토론 정리는 생략)


김세균
1980년대 이후 미국 자본주의의 변화 발전은, 그리고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부터 시작된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공황의 특징은 무엇인가. 자본주의를 넘어서기 위한 사회주의를 위한 투쟁을 어떻게 할 것인가.

김수행
우선 금융공황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맑스도 자본론에서 금융공황을 이야기할 때 두 가지를 말했다. 하나는 독립적인 금융공황이 있고 하나는 산업공황에 뒤이어 나오는 금융공황인데 이를 구별했다.

독립적 금융공황은 자본주의 신용제의 발달로 주식, 채권시장이 발달해 실제로는 다른 문제가 없는데도 여러 풍문이나 상상력에 의해 금유시장이 혼란에 빠지는 것으로, 주가 폭락으로 산업이나 상업에 영향을 준다고 했다. 1987년 10월에 있었던 세계적인 주식시장 공황의 경우가 그렇다. 미 재무장관이 미 정부는 금리를 낮추고 달러 가치를 낮게 유지하겠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대폭으로 주식을 팔아 주가가 엄청나게 폭락한 경우도 있다. 산업이나 상업자본의 위기가 없었기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 공급으로 위기를 극복하는데 이는 지금의 금융공황과는 다르다.

하나는 주택산업에서 큰 투기가 일어난 것이다. 1990년대 아이티산업의 거품이 무너지고 9.11사태 이후 미국 경제가 위기 국면에 들어가니 FRB가 중앙은행의 금리를 낮추고 자금 공급에 들어갔다. 이 자금이 주택산업으로 들어가 주택 가격을 올리고, 주택담보대출 모기지 나오고, 파생금융상품 부추겼다. 이러다가 2006년 하반기 주택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주택산업에서도 과잉생산이 일어났다. 모기지 받은 사람들의 연체율이 올라가고 주택 모기지 관련 금융상품 가격이 폭락하면서 시작된 게 이번 공황이다. 이것은 금융기관이 그냥 뭔가 욕심을 부렸다든지 사기를 쳤다든지 한 게 아니다. 자본주의 전체의 위기라고 파악해야 한다.

그런 가운데 세계적 대공황으로 폭발한 것은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가 경제를 금융화시키고 금융기관의 금융활동을 활발히 해서 생산적인 부분의 생산활동을 감축한 데 기인한다. 고용도 안 늘고 임금 수준은 줄어들고 이런 수준의 경제바탕에서 주택산업의 붕괴를 통해 전 세계적인 공황이 일어난 것이다.

다음으로, 지금 세계적 대공황의 극복을 위해서는 어떡해야 하느냐. 좌파들은 대체로 케인주주의 정책에 적대적인 태도를 많이 취하는데 꼭 그럴 필요가 있는가 싶다. 지난 1월 1일 메사츄세츠대와 뉴스쿨 교수들이 오바마에 공개 선언문 비슷한 걸 하나 보냈다. 공황을 어떻게 해결할 거냐 묻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경제회복을 촉진하기 위한 대규모 재정확대 프로그램과 더 푸른 경제로의 전환, 노동.가족.공동체에게 사회적으로 균형적인 세력과 건강을 회복하는 경제정책, 금융기관에 대한 인민의 필요의 제기와 금융안정을 위한 금융재편, 국유화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한 공정하고 균형잡힌 국제적 협력과 조절에 우리 좌파가 어느 정도 개입이 가능할 것인지, 내용은 어떤 것이지 등을 치밀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안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실제로 케인즈주의 일반이론에서는 금리생활자를 죽여야 한다고 했다. 금리생활자는 고리대금업자 뿐 아니라 증권 투기 다 포함된다. 투자를 사회화해야 한다. 투자를 사회가 규제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다 한다. 이런 건 좋은 아이디어인데 이 아이디어가 자본주의 생산관계, 즉 자본가가 착취하는 문제는 손대지 않고 주장되어서 문제다. 이에 대해 맑스는 부르주아소시얼리스트라고 한다. 치명적 약점이 있지만 우리는 여러 가지를 연구해야 한다.


채만수
금융위기에 대한 김수행의 판단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부르주아언론이 금융위기이고 실물경제로 전이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하는 것은 정확히 사태를 거꾸로 보는 것이다.

과거 신뢰받던 세계적인 좌파라고 하는 사람도 그런 이야기를 해서 문제다. ‘진보평론38호’에서 달러지배체제에 대한 관측도 있다. 여러 측면이 있으므로 그렇게 볼 수도 있는데, 경제위기는 달러지배체제의 위기를 초래하겠지만 그게 주요원인이 되어서 발발한 게 아니다. 그 글이 갖는 화폐론에 대해서는 글로 준비하고 있다. 사회주의, 꼬뮌주의로의 이행에 있어 증권시장 이행 부분은 천재적인 아이디어로 기발하다. 이 경우 혁명은 필요없고 사회연대기금으로 사회주의로 가는 거다.

현 위기는 전형적인 과잉생산의 위기다. 자본주의 내적 모순이 관철된다. 지난 연말에 한 토론회에서 왜 그렇게 과잉생산 위기를 강조하느냐 라고 물어서 대답했는데, 첫째는 이 위기의 본질 원인 자체가 그것이니 강조하는 것이고, 둘째는 현재 위기 과잉 파악은 역사적인 의의가 있다. 과잉생산 위기는 절대적인 과잉이 아니고 자본주의라는 생산양식 체제이기 때문에 나오는 과잉생산이다. 자본주의 체제가 역사적으로 자기생명을 다했다는 것, 새로운 생산체제, 사회체제로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30년대 이후 케인즈주의, 신자유주의를 포함하는 국독자, 국가의 경제위기 완화 회피의 모든 노력이 위기가 증폭하면서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걸 현재 사태가 보여주고 있다. 엄청난 규모로 오는 건 어떤 계기를 통해 극복되어도 의미가 없다. 오히려 더 큰 위기가 폭발 할 것이다.

요인이 뭐냐. 첫째는 자본간 축적 과잉, 생산 과잉, 경쟁 격화로 과학기술혁명을 비약적으로진행시켜온 것이다. 노동자와 산노동을 배재해 모순이 격화되어왔다. 둘째, 신자유주의의 노동자계급에 대한 공세 역시 모순을 격화시키는 요인이다. 셋째, 소련 등의 붕괴로 독점자본의 노동자 밀어붙이기 공세를 조성한 것도 현재 위기 격화의 요인이다.

이명박 정부가 최근 독점자본과 부자를 위한 세금 정책을 편다. 과거 노동운동과 노동자 문제에 관심과 애정을 가졌던 이영희 노동부장관이 반노동자적인 최저임금법, 비정규법 내오는 사태들, 전반적인 파시즘 강화와 정권 기반 유지를 위한 언론 관련 움직임, 코미디 같은 미네르바 체포, 이런 거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금년과 내년에 큰 격돌이 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노동자계급이다. 작년 노사관계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노사관계의 상대적 안정의 보답은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감옥에 가있어야 한다는 것과 한 짝이다. 작년에 대립적이었다면 이석행 위원장이 감옥에 앉아있을 수 있겠는가.

민주노총이 아직까지는 계급적, 전투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비정규직 영세사업장 노동자의 투쟁, 철탑과 굴뚝을 오르고 천막을 치는 것도 상징적인 상황이다.

금속노조의 일자리 나누기는 표현은 재밌지만 1930년대 이후 서유럽, 북유럽 사회복지제도 사민주의 제도가 어떻게 확립되었는지 역사적 맥락을 봐야 한다. 사민주의 사회복지제도는 투쟁을 했으므로, 혁명적이어서 획득한 것이다. 대공황이 벌어지는 속에서 자본, 국가와 타협하고 협상하면 어찌되겠나. 대중적으로 아래로부터 극복하고 새로운 투쟁 기풍을 새워낼 수 있느냐의 정세에 달려 있다.


정성진
위기는 경제학자들이 이야기하듯 탐욕과 고삐 풀린 금융의 과도한 유동성 규제 미비 때문이 아니다. 위기는 깊고 오래 되었다. 오래 묵은 게 터져나왔다. 70년대 초부터 시작된 자본주의 경제불황이고, 그 사이 위기에 대한 지배계급의 대응이 있었지만 결국 위기 극복에 실패했다. 1980년대 신자유주의 재편과 노동계급에 대한 착취 강화, 세계화가 추진되고, 양극화 심화와 노동자의 구매력 및 실질임금의 정체는 자본의 과잉생산 경향의 다른 한편이다.

이윤율 저하에서 착취율 증대로 만회하면 다시 구매력 증대와 과잉생산이 악화된다, 가계부채의 증대는 그야말로 거품을 어마어마한 규모로 불려 커지는 과정에서 초래되었다. 위기 처방에 있어 케인즈주의 처방은 다 안 되었고 먹혀들지 않았다. 심도나 규모에서 위기는 글로벌 위기로 시작되었다. 비동조화 이야기도 하지만 중국은 올해 5% 대로 뚝 떨어지는 경착륙이다. 설 명절 때 1억 명이 집으로 가는데 이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을 걸로 예상된다. 브릭스와 신흥시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많은 좌파들은 세계적으로도 이 위기를 금융과 서브프라임모기지 측면을 강조해서 금융위기라고 하는데, 채만수 선생의 지적처럼 케인즈주의 위기가 아니라 맑스적 위기이다. 그러므로 해법도 맑스적 해법에서 발견될 수밖에 없다. 이번 위기는 1930년대 대공황 수준으로 장기화되고 오바마의 재정부양책이 어느 정도 먹히더라도 위기 반전이 아니라 지지부진하게 질질 끌고가는 효과 정도일 거다.

케인즈주의에 대한 비판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유화 요구라든지 신자유주의 정책 체제에서는 생각도 할 수 없었던, 손실을 사회화 하는, 돈 나오는 거는 지들이 다 먹고 손해되는 건 국유화를 통해 대중에게 떠넘기는 사이비 국유화를 진정한 의미의 노동자 통제를 통한 국유화 요구로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자본에 반격을 하는 것, 임금삭감 반대, 비정규직 철폐, 노동강도 강화 반대, 사유화 반대의 노동자 투쟁을 건설하는 데 방점을 놓아야 한다.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5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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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경제교수들 “이명박 정부 경제팀 F학점”
전문가 82명 대상 설문
강만수 장관 성적 꼴찌

[한겨레] 2008.12.28

이명박 정부 경제팀이 경제·경영 전공 대학교수 등 경제 전문가들로부터 낙제점인 에프(F) 학점을 받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근 경제·경영 분야 전공 대학교수와 전문가 82명을 대상으로 현 경제팀 책임자들의 업무 수행 능력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평균 점수는 5점 만점에 1.92점에 그쳤다고 28일 밝혔다. 평가 대상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전광우 금융위원장,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등 모두 7명이다.

이들 가운데 강만수 장관이 1.39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정종환 장관(1.69)·박병원 수석(1.92)·전광우 위원장(1.99) 등 3명도 낙제점에 해당하는 1점대 점수에 머물렀다. 이윤호 장관과 백용호 위원장은 각각 2.17점과 2.40점이었다. 이성태 총재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점수는 3.04점으로 보통 수준이었다.

강만수 장관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에 대한 답변으로는 ‘낡은 사고, 시대착오적 상황인식과 발상’이 58.8%로 가장 많았다. ‘잘못된 정책 추진’(28.8%)과 ‘시장참여자들의 신뢰 상실’(2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강 장관은 ‘교체 대상 인물을 꼽아달라’는 설문에서도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82명의 응답자 가운데 69명이 강 장관을 교체 대상 1순위로 답했다. 2, 3순위까지 포함하면 모두 76명의 응답자가 강 장관의 경질을 원했다.

개각이 이뤄질 경우 후임 재정부 장관으로 적격인 인물을 묻는 질문에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꼽은 응답자가 26명으로 가장 많았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330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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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ㅁ 손낙구의 세상공부 ==> http://blog.ohmynews.com/balbadak/

ㅁ 손낙구의 부동산계급사회 ==>
http://blog.ohmynews.com/balbadak/tag/부동산계급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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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택보급률'이 수상하다
[손낙구의 세상공부] 100% 초과 피하려 축소?…주거현실 반영 정확한 통계 필요

[레디앙] 2009.1.7

며칠 전(2008.12.30) 국토부가 새로운 주택보급률을 발표했다. 1인가구와 다가구주택 구분거처를 반영한 결과 2007년 말 기준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현행 108.1% 보다 훨씬 낮은 99.6%라는 것이다. 언론은 이를 근거로 일제히 아직 더 많은 주택공급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몰고 갔다.

주택보급률은 무엇일까. 옛 통계에 어떤 문제가 있었기에 새 통계를 만든 걸까. 새 주택보급률은 더 고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정확하게 산정한 걸까. 오늘은 주택보급률에 대해 공부해보자.

주거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 주택보급률이 필요하다

주택보급률이란 주택수를 가구수로 나눈 것으로 주택이 필요한 만큼 충분히 공급됐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주택통계다. 거칠게 말해서 주택보급률이 100%가 넘으면 주택이 충분하다는 얘기고, 이에 못 미치면 부족하다는 뜻이다.

국토부가 새로운 주택보급률을 산정해 발표한 것은 현행 주택보급률이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변화와 주거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역대 대통령이 모두 ‘집짓는 대통령’이 돼 공급중심의 주택정책을 편 결과 2002년부터 주택보급률이 100%가 넘어 집이 남아돌기 시작했으며, 2007년 말 기준으로 108.1%를 기록해 전체 국민이 가구당 한 채씩 내 집을 갖고도 103만 채가 남아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현행 주택보급률 통계를 내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가구수에 1인가구가 제외돼있다. ‘나 홀로 가구’라 불리는 1인가구수는 1990년 102만에서 2005년 317만으로 세 배로 불었고, 전체 가구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에서 19.9%로 증가했는 데, 주택보급률에서는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았으니 사회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주택수에 다가구 주택이나 영업겸용 주택처럼 여러 가구가 살 수 있는 집이 소유권을 기준으로 한 채로 계산되고, 사람이 사는 주거시설로 아무런 손색이 없는 주거용 오피스텔도 주택수에서 빠져있다. 현실에 존재하는 주택수를 정확히 담지 못함으로써 주거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현행 주택보급률은 가구수와 주택수 모두 존재하는 현실 보다 적게 반영되는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변화와 주거현실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주택보급률을 내는 일 자체는 필요하다고 하겠다. 통계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할 때 의미가 있는 반면 하나의 통계가 반영하는 현실은 일면적일 수 있기 때문에 현행 주택보급률과 새로운 주택보급률을 종합할 경우 보다 현실에 가까운 통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필요한 일이다.

   
  


1인가구 포함한 일반가구 … 전체가구의 99.4% 반영

그렇다면 국토부가 발표한 새로운 주택보급률은 사회변화와 주거현실을 제대로 반영했을까? 먼저 현실에 존재하는 가구수를 제대로 반영했는지를 보자.

2005년 현재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은 4,727만8,951명이다. 대다수는 배우자와 자손, 또는 부모 형제와 함께 가족을 이뤄 살지만, 상당수는 혼자 살고, 어떤 이는 핏줄이 아니지만 친한 친구와 함께 산다. 소수지만 기숙사나 고아원 등의 시설에서 사는 사람도 있고, 외국인끼리만 모여 사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한 사람 또는 두 사람 이상이 모여서 밥 먹고 잠자는 등 생계를 같이 하는 생활 단위를 가구라 한다. 4728만 명 모두가 이처럼 가구라는 울타리를 치며 살고 있는 데, 그 울타리수가 1,598만8,274개다. 1,599만 가구 가운데 99.4%는 일반가구라 불리는 울타리를 이루고 살고 있고, 나머지는 0.6%는 집단가구(0.1%)와 외국인가구(0.5%)라는 울타리를 치고 산다.

일반가구는 다시 세 가지 종류로 나뉘는 데, 보통 혈연관계인 가족단위로 생활하는 혈연가구(78.1%)와 혼자서 살림하는 1인가구(19.9%)가 총가구의 98.0%를 차지한다. 나머지 일반가구는 친구나 혈연관계가 아닌 사람들이 같이 사는 5인 이하 비혈연가구가 소수(1.4%) 포함돼 있다.

새로운 주택보급률은 전체 가구의 99.4%인 일반가구를 가구수로 삼음으로써 사실상 모든 가구를 포괄한다고 하겠다.

   
  


주거용 오피스텔 제외 납득 안 돼

이번에는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이 거주하는 곳’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살펴보자. 대한민국 땅 위에 사는 사람은 어디에서 잠자고 쉬고 생활할까? 사람이 사는 모든 곳을 ‘거처’라 한다. 대다수는 아파트,단독주택,연립주택,다세대주택,상가건물내 주택과 같은 집(주택)에 산다. 그러나 소수지만 주택이 아닌 주거용 오피스텔에 사는 사람도 있고, 판잣집이나 비닐하우스 쪽방 심지어 동굴에 사는 사람도 있는 데 이런 곳을 ‘주택이외의 거처’라 한다.

새로운 주택보급률은 단독주택 중 다가구 단독주택을 한 채가 아니라 거처를 구분해 반영했다는 점에서 현행 보급률과 차이가 있지만, 주택이외의 거처는 주택수에 포함시키지 않은 점에서는 같다. 특히 가구수에 1인가구를 포함시켰으면서도 1인가구 14만 명이 살고 있는 주택이외의 거처를 주택수에서 배제한 것은 문제다.

물론 주택이외의 거처 가운데 호텔여관 등 숙박업소의 객실이나 기숙사 및 특수사회시설은 주로 집단가구가 거주하는 거처여서, 또 판잣집 등 기타 거처는 인간이 살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곳이어서 포함시키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으로서 아무런 손색이 없는 버젓한 거처이고, 여기에 살고 있는 1인가구가 11만에 달한다고 할 때 당연히 주택수에 포함시켜야 한다.

오피스텔 포함하면 이미 100% 초과

   
  


사실 1인가구를 가구수에 반영할 때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수에 반영하는 것은 정해진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학계는 물론 서울시 등 새로운 주택보급률 산정을 시도하는 경우 이는 당연한 일로 여겨왔다. 그런데 왜 국토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해답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수에 포함시킬 경우 어떤 변화가 생길지를 따져보자.

국토부 발표 새로운 주택보급률에 따르면 서울시의 새로운 주택보급률은 2005년과 2006년 94%에서 2006년엔 93%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가구 단독주택 구분거처호수만 반영하고 주거용 오피스텔을 제외했을 경우다.

그러나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다가구 단독주택 구분거처 반영과 함께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수에 포함시킬 경우 주택보급률은 2005년 97%, 2006년 98%로 각각 나타났다.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2007년 말 서울시 주택보급률은 100%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토부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2007년 말 기준 새로운 주택보급률은 99.6%다. 다시 말하면 가구수에 비해 주택수가 불과 6만8,800채가 모자라서 100%가 안 된 것이다. 그러나 주거용 오피스텔이 2005년에 이미 15만 채가 넘었으니 이것만 반영해도 보급률은 벌써 100%를 뛰어 넘은 셈이다.

결국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수에 포함시킬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의 차이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느냐와 넘지 않느냐의 차이인 것이다.

제외된 주택 더 없나

한 가지 더 따져볼 게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2005년 현재 다가구 단독주택수는 76만3천 채이지만 이곳에 살 수 있는 가구 기준 거처수는 316만3천 채로 주택당 4가구에 달한다. 이에 따라 다가구 단독주택 구분거처수를 316만3천 채로 계산한 것이다.

다가구주택만 이런 성격을 갖고 있을까?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보면 일반단독주택, 다구가단독주택과 함께 단독주택을 구성하고 있는 영업겸용단독주택의 경우도 한 채 당 최소한 3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추가로 필요한 요건도 따져봐야 하겠지만, 다가구주택에 적용한 기준을 영업겸용단독주택에도 적용해서 현실에 존재하는 주택수를 제대로 반영해야만 올바른 주택보급률 통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거칠지만 영업겸용 단독주택의 구분거처호수를 반영해보면 2007년 현재 전국 주택보급률은 103%를 초과해 1인가구의 주택수요를 충족하고도 집이 40만 채 이상 남아돌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영업겸용단독주택 외에 비거주용건물내 주택도 2005년 현재 주택당 1.4가구가 거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같은 방식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주택보급률 100% 초과’ 피하려 주택수 축소?

결국 국토부의 새로운 주택보급률은 가구수는 최대한 반영한 반면, 주택수는 축소한 셈이다.

그 사이에 주택보급률 100%라는 심리적 경계선이 있다. ‘주택보급률 100%’는 집이 모자라는 시대와 집이 남아도는 시대의 경계이며, 주택정책의 목표가 주택공급이라는 양적 측면에서 주거복지 향상이라는 질적 측면으로 전환하는 갈림길이다.

집을 더 많이 지어야 돈을 버는 건설재벌이나 그들과 함께 개발정책으로 공생하는 이른바 부동산 동맹세력에게는 집이 남아도는 ‘주택보급률 100%’는 달갑지 않은 수치다. 보수언론과 건설관련협회가 그동안 현행 주택보급률 통계를 바꿔야 한다고 끈질기게 제기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토부는 ‘주택보급률 100%’를 넘기지 않기 위해 일부러 주거용 오피스텔을 제외한 것일까? ‘그렇지 않고서야…’하는 생각이 절로 들만큼 그만큼 주택수 축소는 납득하기 어렵다.

의구심은 다른 곳에서도 감지된 적이 있다. 새로운 주택보급률이 아직 확정되지도 않았던 지난 2008년 9월19일 국토부는 ‘도심공급 활성화 및 보금자리 주택 건설방안’(9.19대책)을 발표하면서 이 통계를 끼워 넣었다. 9.19대책의 핵심내용인 ‘10년간 500만 채에 달하는 대량의 주택공급’을 합리화하기 위해 현행 주택보급률 108.1% 대신 99.3%를 사용한 것이다.

당시 국토부는 이 통계를 불쑥 끼어 넣으면서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한국의 주택 보급률은 108.1%(2007년)로 프랑스 120.5%(2004년)를 제외하고는 미국 108.5%(2003년), 영국 105.2%(105.2%) 등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수년 간 되풀이해온 국토부 통계는 다른 나라는 그대로인 데 한국만 갑자기 99.3%로 뒤바뀌었다. 전쟁이나 지진으로 집이 수백만 채 폭삭 무너지지 않고서는 일어날 수 없는 우스꽝스런 일이 정부 공식문서에서 발생한 셈이다.

9.19대책 당시는 아직 새 보급률이 확정되지도 않은 때였다. 국토부에 따르면 새로운 주택보급률은 12월11일 전문가 세미나와 그 뒤 관계부처 협의 및 주택정책심의위원회를 거친 뒤인 2008년 연말이었다. 더구나 9.19대책 당시 발표한 보급률(2007년 기준)은 전국 99.3% 수도권 94.6%로, 최종 확정 발표된 전국 99.6% 수도권 96.0%와도 다른 수치였다. 확정되지도 않은 설익은 통계를 무리하게 발표한 셈이다.

국토부가 이 같은 의구심을 떨치려면 새로운 주택보급률 산정 과정과 관련 자료를 자세하게 공개해야 한다. 왜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수에서 제외했는지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해야 하며, 다가구주택에 적용한 기준이 영업겸용 단독주택이나 비거주용건물내주택에는 왜 적용되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해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한 해 50만의 주택을 무조건 짓는 것으로 결론을 내놓고 이를 합리화하기 위해 부동산 통계를 꿰맞추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확한 부동산 통계 생산 정부가 앞장서야

현실을 정확히 진단할 때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울 수 있다. 통계는 종종 현실을 진단하는 유용한 수단이 되며, 똑같은 현실을 말해도 통계를 사용할 때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그 권위와 위력이 더 크다.

통계는 정확할 때만, 즉 현실을 제대로 반영할 때만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잘못되거나 정확하지 않은 통계는 매우 위험하다. 그릇된 진단은 그릇된 처방을 낳기 때문이다. 만약 특정한 목적을 위해 통계를 ‘마사지’하거나 심지어 조작해서 현실을 호도하고 그 결과 다수에게 피해를 입히게 된다면 심각한 문제다.

한국사회는 부동산으로 계급을 이룬 부동산 계급사회답게 단 하루도 부동산 통계를 만나지 않고 사는 날이 없을 정도로 통계가 많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마사지’된 통계, 심지어 축소되거나 과장되고 왜곡된 통계가 난무하고 있다. 이같은 현실을 바꾸려면 정부 기관부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는 정확한 부동산 통계를 내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오늘은 국토부가 발표한 새로운 주택보급률을 중심으로 정확한 부동산 통계의 필요성에 대해 공부했다.

* 이 글은 오마이블로그 '손낙구의 세상공부'에 올라온 글입니다.
http://blog.ohmynews.com/balbadak/243193
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1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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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떨어진 뒤 한국사회 어떤 변화 올까
[손낙구의 세상공부] ‘일본형’ 대폭락 … 부유층엔 최악 빈곤층엔 최선

[레디앙] 2009.1.12

집값 전망과 관련한 대폭락(일본형), 일시적 하락 후 상승(한국형), 폭락 후 폭등(외환위기형)의 세 가지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날지는 몇 년을 지켜봐야 알 수 있을 터여서 그 영향을 예상하는 게 성급할 수 있지만,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에 되느냐에 따라 그 영향이 한국사회 전반에 깊고 넓게 미칠 것이란 점에서 미리 짚어볼 필요가 있다. 오늘은 향후 집값 변동 양상에 따라 한국사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해본다.

   
  

부동산 신화, 붕괴냐 강화냐

일본과 비슷한 양상으로 부동산 가격이 대폭락한다면 빚을 잔뜩 내서 부동산을 사둔 사람들이 가장 먼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나아가 10년 이상 장기간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경우 한국 현대사를 지배해온 부동산 불패 신화가 붕괴되고, 부동산 동맹세력이 서민의 피땀을 빨아들이는 부동산 먹이사슬이 무너질 것이다.

한국경제를 좀먹고 있던 부동산 비만증도 많이 약화될 것이며, 부동산 자산재분배의 효과가 나타나 부동산 빈부격차도 줄어들 것이다. 주거비에 너무 많은 돈이 들이지 않아도 되는 사회로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중장기적인 효과이고, 당장은 큰 고통이 따를 것이다. 부동산값 폭락이 연쇄작용을 일으켜 경제전반에 흔들어 가계파산과 실직, 소득감소로 번지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만약 외환위기 때와 같이 가격폭락 뒤 곧바로 폭등하는 경우 빚을 지고 내집을 마련했거나 가정경제가 부도 난 중산층 하층이 집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크며, 1998년 IMF 때처럼 이 집들은 경매를 거쳐 투기꾼들 손아귀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 뒤 집값이 폭등하면 투기꾼들은 떼돈을 벌게 될 것이다.

거품이 빠지지 않는 바에야 폭락 후 폭등하든 아니면 조금 떨어진 뒤 다시 오르는 과정을 거치든 결국 수십 년 간 한국 부동산이 걸어왔던 계단형 상승곡선으로 복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에도 끄떡하지 않는 부동산 불패 신화에 더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며, 이명박 정부 기간 동안 폭식을 거듭한 덕에 부동산 비만증은 더 심각해질 것이다. 투기규제 장치까지 모두 풀린 상황이니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그 폭은 더 크고 심각할 수밖에 없으며, 불로소득은 모두 부유층들에게 돌아가 빈부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

집값 올라 돈 번 10% 부유층의 장래는?

   
 

집값이 떨어지면 모든 집이 다 떨어질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집값이 오를 때 모든 집이 다 오른 게 아니고, 올랐다 해도 많이 오른 집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집이 있듯이 저마다 사정이 다를 것이다.

분명한 것은 그 동안 가격이 많이 오른 집일수록 많이 떨어질 것이란 점이다. 따라서 비싼 집이 주로 폭락할 것이며, 이 점은 작년부터 시작된 집값 하락세가 그동안 집값이 폭등했던 서울 강남권을 비롯해 과천, 분당, 용인 등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데서도 확인된다.

작년 초 (공시가격을 100% 가격으로 환산한)매매가격 기준으로 전체 주택의 63%는 1억2천5백만 원 이하에 해당한다. 이 집들은 그동안 사실상 거의 오르지 않았거나 물가상승분 정도 올랐다고 본다면 내려갈 가능성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1억2천5백만 원에서 2억5천만 원 사이에 있는 20%의 약간의 정도의 차가 있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면 전체 주택의 83%는 오른 게 없는 만큼 떨어질 것도 없다고 볼 수 있다.

2억5천만 원에서 3억7천5백만 원 사이에 있는 7.8%의 주택은 지역에 따라서 어느 정도 하락 가능성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격 변동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은 전체 주택의 9%를 차지하는 3억7천5백만 원이 넘는 주택 140만 채일 텐 데, 이 가운데 그 동안 가격이 폭등한 집들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크게 떨어질 집은 전체 주택의 4.3%를 차지하는 6억이 넘는 고가주택 58만 채다. 고가주택은 강남권을 비롯한 몇몇 지역에 집중돼 수 년 동안 가장 많이 폭등해왔기 때문에 하락폭도 가장 클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집이 아예 없는 40% 넘는 전월세 가구는 손해 볼 게 없고, 1가구 1주택자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2억5천만 원 이하 주택에 사는 사람도 거의 영향이 없다. 또 집값이 하락하더라도 원래 자기 집에 살고 있던 1가구 1주택자는 오른 게 떨어지는 것이니 실질적인 손해를 본다고 하긴 어렵다.

결국 고가주택들인데, 이 주택을 부유층들이 여러 채 소유한 경우가 많고 저가주택도 아울러 소유하고 있다고 본다면 대체로 전체 가구의 10% 정도가 부동산값 하락의 직접적인 손해를 본다고 하겠다. 물론 이들은 부동산값이 오를 때 그만큼 혜택을 본 사람들이다.

결국 많이 잡으면 전체의 10% 정도인 고가주택 또는 집 여러 채 소유자들이 문제가 될 터이다. 일본형 대폭락이 오면 이들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폭락 뒤 폭등의 외환위기형이 되풀이되면 이 가운데 빚이 많거나 자금동원력이 부족한 일부가 타격을 받고 이들의 부동산 재산이 더 부유한 사람들에게 집중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일시적 하락 뒤 계단모양의 상승세(한국형)가 유지될 경우 대체로 현 상태가 유지되는 가운데 시간이 갈수록 이들의 부동산 자산이 불어날 것이다.

‘일본형’ 대폭락 … 부유층엔 최악 빈곤층엔 최선

한편 부동산 계급별 이해관계는 시나리오마다 극명하게 엇갈린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재산이 가장 많은 2% 특권층인 부동산 1계급에게 일본형 대폭락은 최악이다. 한마디로 계급의 몰락이다. 나는 이 블로그의 다른 글에서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또 아파트를 사는 방식으로 5년 동안 무려 73채를 사들였다가 아파트값이 떨어지자 빚을 감당 못해 주저앉은 고아무개씨(48)의 사례를 소개한 적이 있다. 고씨의 사례는 빚을 많이 내서 부동산에 올인한 사람이 부동산값이 대폭락한 뒤 맞게 될 운명에 대한 예고편이라 하겠다.

물론 빚이 적은 경우 어느 정도 버틸 수 있겠지만 일본처럼 15년 넘게 가격이 계속 내려갈 경우 부동산을 갖고 있을수록 돈을 까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투기목적으로 보유한 주택은 팔지 말라고 해도 모두 내다팔게 될 것이다. 일본형 대폭락이 현실화되면 부동산 1계급 중 돈이 많아 넓고 비싼 집에 사는 소수의 실수요자를 제외하고는 몰락을 넘어 계급 해체의 길로 접어들 것이다.

반대로 그동안 투기가 극심한 가운데 부동산이 없어 고통 받아왔던 부동산 4,5,6계급의 처지에서는 세 가지 시나리오 중 일본형 대폭락이 그나마 최선이다. 만약 집값이 계속 떨어져 10년 안에 반토막이 된다면 4계급 중 상당수는 내집마련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5계급은 집값이 떨어지는 만큼 주거비 부담이 줄어 교육비를 늘릴 수 있거나, 방 두 칸에서 세 칸으로 셋방을 옮겨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집값과 전월세값 대폭락은 6계급에게 지하실에서 밝은 지상으로 올라올 수 있는 사다리를 내려주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가 있다.

   
  

외환위기형 … 중산층 날린 집 부유층 사들여 횡재

물론 앞에서 말했듯이 부동산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기에 단순화하기 쉽지 않으나 이치를 따지자면 세 가지 중 부동산값 대폭락이 부유층에게는 최악인 반면, 빈곤층에게는 최선인 정반대의 이해관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나머지 두 가지 시나리오도 마찬가지다. 외환위기 때 이미 경험했듯이 13개월간 부동산값이 폭락하는 동안 수많은 하층 중산층이 살던 집을 잃었다. 어떤 이는 실직해서 어떤 이는 주식이 휴지조각이 돼서 어떤 이는 소득이 뚝 떨어져 가계가 파산하였고, 빚을 감당하지 못한 끝에 결국 살던 집까지 날린 사람이 많았다.

그 결과 경매에 넘겨진 집들이 넘쳐났다. 아이러니는 이 집들을 자금여력이 풍부한 부동산 상위계급들이 헐값에 사들였고, 1999년부터 집값이 하늘로 뛰어 떼돈을 벌었다는 사실이다. 외환위기형 ‘폭락 후 폭등’이 하급 중산층에게는 최악이 된 반면, 부동산 부유층에게는 부동산으로 다시 한 번 횡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외환위기형을 거치든 그렇지 않든 한국형 계단모양 상승곡선은 부동산 1계급이나 2계급에게 부동산으로 계속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된다. 대신 대다수 서민은 집 때문에 일생을 허리가 휘어야 하며, 집 때문에 눈물을 삼켜야 하고, 집 때문에 인생을 허비해야 하는 부동산 계급사회에서 계속 살아야 한다.

최선은 이미 놓쳤을 수도

과연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지는 안팎의 수많은 변수로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부동산 부유층에게 ‘죽음’이 될 일본형 대폭락을 막는 데 모든 목표를 둔 것으로 보이나 ‘백약이 무효’라 할 정도로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어 성공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이명박 정부의 각종 투기규제 완화 정책과 부동산 부유층 세금 깎아주기, 각종 개발정책이 당장의 집값 하락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대신, 경기회복 등의 변수와 맞물려 집값이 다시 오르기 시작할 때 투기를 촉진하는 결과를 빚을 가능성도 매우 크다.

세 가지 외에 다른 시나리오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예컨대 터무니없이 부풀어 오른 부동산값을 확실히 낮춰가되, 사회전반에 미치는 급격한 영향을 감안해 속도를 늦춰 서서히 해나가는 이른바 ‘연착륙’ 방식이다. 이명박 정부 역시 각종 투기규제를 풀고 부유층 세금을 깎아주는 명분을 ‘경착륙을 막고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비만증을 키울 대로 키워온 가운데 경제위기까지 겹친 상황에서 과연 가능할지는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문제다. 더구나 연착륙도 속도만 느릴 뿐 부동산값을 떨어뜨리는 것인데, 이명박 정부가 과연 부동산값을 떨어뜨릴 생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가 드는 게 사실이다.

세 가지 시나리오 모두 우리사회가 치러야 할 대가가 매우 크다. 그러나 부동산 비만증을 너무 키워온 탓에 ‘최선’의 길은 이미 놓쳤는지도 모른다. 최선 대신 차선 또는 최악을 막기 위한 차악을 택해야 하는 상황일 가능성이 높은 게 솔직한 현실이다.

그러나 최선과 최악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느냐, 어떤 계급의 이해관계에서 보느냐 에 따라 그 내용이 판이하게 달라지기 때문에 한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다수 서민의 행복이라는 상식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오늘은 하락세로 접어든 집값의 세 가지 시나리오가 미칠 영향에 대해 공부했다.

* 이 글은 오마이블로그 '손낙구의 세상공부'에 올라온 글입니다.

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12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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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1인가구의 주거현실

[손낙구의 세상공부] 2009.2.28

이명박 정부가 앞으로 10년간 주택 500만 채를 더 짓겠다고 발표한 통계적 근거는 이른바 1인 가구를 포함시킨 새로운 주택보급률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말 현재 홀로 사는 1인 가구는 모두 335만 7천 가구로 전체 가구의 20.1%를 차지하고 있다. 1975년 28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4.2%였던 것과 비교하면 33년 만에 가구수는 12배가 늘었고, 전체 가구 중 비중도 5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가구수가 2.2배 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셈인 데,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빠른 속도로 증가해 하루 평균 388가구씩 1인 가구가 생기고 있다. ‘혼자 사는 것’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2007년 말 현재 주택보급률이 108.1%로 모든 국민이 가구당 한 채씩 내 집을 장만하고도 집이 103만 채가 남아도는 것으로 나타나 있으나, 급증하는 1인가구가 포함되지 않은 주택보급률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대량의 주택공급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2008년 말 국토부가 가구수에 1인 가구를 포함시키고 주택수에도 여러 가구가 살고 있는 다가구 주택의 거처구분을 반영하니 새 주택보급률이 99.6%로 나타났기 때문에 주택공급을 큰 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새 주택보급률을 내는 과정에서 1인 가구 상당수가 살고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을 제외함으로써 통계를 축소 조작한 의혹이 크지만(필자의 <‘새 주택보급률’이 수상하다> 참조),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현실이며 이명박 정부와 건설재벌 그리고 보수언론이 대량의 주택공급을 주장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1인 가구 문제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1인 가구의 주거현실은 어떠하며 과연 대량의 주택공급이 해법이 될 수 있는 것인가. 오늘은 1인 가구의 주거현실을 통계로 공부해본다.

93%가 보증금 5천만 원 미만

1인 가구는 모두 집이 없을까.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기준 1인 가구 317만 가운데 35% 110만여 가구는 집을 소유하고 있다. 이 중 8만8천여 가구는 두 채 이상을 소유한 다주택자이며, 101만 여 가구는 1주택자다. 1주택자 중 12만 여 가구는 어딘가에 자기 명의의 집을 소유하고 있지만 경제 사정이나 직장생활 등의 이유로 전월세 등에 거주하고 있고, 89만7천여 가구는 자기집에서 살고 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자기집인 1인가구는 31%이며, 64%는 전월세, 5%는 기타에 살고 있다. 서울은 자기집 15%, 전월세 82%이며 수도권은 자기집 20%, 전월세 77%로 대도시일수록 자기집에 살기 보다는 남의 집에 셋방 사는 1인가구가 많다. 특히 전세는 24%(서울 37%, 수도권 34%)인데 비해 월세/사글세는 40%(서울 46%, 수도권 43%)로 월세/사글세 사는 사람이 많다.

결국 1인 가구 중 3분의 1 이상은 이미 집을 장만했고, 3분의 2는 아직 집이 없어 셋방에 사는 셈이다. 그렇다면 집이 없는 1인 가구는 왜 집을 사지 않는 걸까. 통계를 보면 가진 재산이 적어서다. 셋방 사는 1인 가구의 93%는 전월세 보증금이 5천만 원에 못 미친다(주거전용 기준). 65%는 천만 원에서 3천만 원, 11%는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 사이고, 나머지는 아예 보증금 없는 월세나 사글세에 살고 있다.

집 한 채를 장만하려면 최소한 5천만 원은 종자돈으로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고 볼 때, 1인 가구 중 내집 마련에 도전해볼 수 있는 사람은 전체의 7% 12만7천여 가구 정도다. 이 중 86%는 방값이 비싼 수도권에 살고 있고, 그 중에서도 61%는 서울에 살고 있다. 2억 원 이상 3,308가구를 포함한 보증금 1억 원 이상 전세 가구는 모두 2만896가구인데, 이 가운데 92%가 수도권에 살고 71% 1만4천791가구가 서울에 산다.

이명박 정부가 1인 가구를 위해 집을 수백만 채 더 짓는다 해도 그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수도권 중심의 12만여 가구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1인 가구 절반은 실업자

1인 가구 중 앞으로 돈을 많이 벌어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통계를 보면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기준 15살 이상 1인 가구 316만8천여 가구 중 취직해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절반이 조금 넘는 169만8천여 명에 불과하다. 일자리가 없는 사람이 146만7천여 명에 달하는 데, 이 중 일자리를 찾아 본 사람은 26만5천여 명이고 아예 찾아보지 않은 사람이 120만2천여 명에 달했다.

취직해 일을 하고 있는 1인 가구의 직업을 보면 판매서비스직이 22%, 단순노무직 10%, 기능직 10% 장치기계조작조립 10% 등 블루컬러 직업군이 52%에 달한다. 고위 관리직·전문직 과 준전문직·사무종사자 등은 10년 전에 비해 10%가 높아졌지만 34%에 머물렀다. 그 중 사정이 낫다는 서울과 수도권도 불루컬러 직업에 종사하는 1인 가구가 50%와 54%에 달한다.

1인가구는 교육수준도 높지 않다.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는 74만 명(23%)에 불과하고, 67%에 달하는 213만 명은 학력이 고졸 이하였다. 20∼30대 130만8천여 명 중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도 56만여 명으로 43%에 그쳤다.

취직도 힘들고, 학력도 높지 않고, 직업도 불루컬러 중심이니 소득도 높지 않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1인 가구 중 한 달 평균 소득이 100만 원이 안 되는 사람이 45%에 달하고, 100∼200만 원도 31%에 달하는 등 10명 중 7∼8명은 200만 원미만의 저소득층이다. 특히 1인 가구 중 소득이 가장 적은 20%의 한 달 평균 소득은 34만 원으로, 2인 이상 가구 소득 평균의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진 재산도 적은 데다 벌이도 시원치 않으니 1인 가구를 위해 아무리 집을 많이 지어 공급한다 한들 그 집을 1인 가구가 사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것이다.

다섯 중 한 가구가 최저주거기준 미달

1인 가구는 어디에 살고 있을까. 1인 가구는 수도권 보다는 비수도권에 많이 살고, 남성 보다 여성이 더 많다. 1인 가구 중 44%는 수도권에, 45%는 서울시와 6대광역시에 산다. 반면 절반이 넘는 1인 가구가 비수도권 또는 경기도·경남·경북을 비롯한 9개 도에 살고 있다. 남성은 45%인 반면 여성은 55%로 여성이 더 많다.

1인 가구의 연령층은 어떨까. 31%는 60세 이상 노령층이며, 30대 미만은 23%, 30대 20%, 40대 15%, 50대 12% 순이다. 수도권은 30대 미만과 30대가 각각 26%로 가장 많고, 60대 이상 노령층 21%, 40대 17%, 50대 10% 순이다. 서울은 30대 미만이 30%로 가장 많고, 30대 26%, 60대 이상 19%, 40대 15%, 50대 10% 순이다.

1인 가구는 어떤 집에 살고 있을까. 전체의 65%가 단독주택에 살고 있고 아파트에는 21%가 살고 있다. 또 다세대주택 5.3%, 오피스텔 3.5%, 비거주용건물내주택 2.4%, 연립주택 2.0% 순이다. 심지어 판잣집, 비닐집, 움막 등 적절하지 못한 곳에 사는 1인 가구도 2만858명에 달한다.

1인 가구 중 21% 67만2,683 가구는 최저주거기준에 미달되는 주거환경에서 살고 있다. 다섯 중 한 가구 꼴로 인간다운 주거환경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가구의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중이 13%인 점을 감안할 때 1인가구의 주거환경이 훨씬 열악한 셈이다. 서울 9만여 가구를 비롯해 수도권 17만4천여 가구도 최저주거기준 미달이다. 1인 가구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의 90%는 화장실·목욕시설·부엌·수도 등 시설기준 미달이다.

‘화려한 싱글’에 가려진 빈곤층 ‘사회적 돌봄’ 필요

1인 가구 증가는 세계적 추세로 스웨덴 46%, 독일 38%, 네덜란드 35%, 영국과 일본 30% 등 선진국일수록 비중이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선진국으로 갈수록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나라 1인 가구는 2030년에 가면 471만 가구로 전체의 23.7%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208년 다보스 세계경제 포럼에서는 1인가구의 증가와 관련해 “전세계적으로 교육수준이 높은 싱글족이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20∼30대 독신여성이 문화와 소비의 새로운 주체로 떠올랐다.… ‘싱글경제의 형성’을 핵심 키워드로 등장하였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1인 가구 증가 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과거에는 1인 가구가 젊었을 때 잠깐 존재하는 일시적인 주거형태이거나, 핵가족 시대를 맞아 자식들과 별도로 사는 노인가구 정도로 이해되었다. 최근에는 ‘화려한 싱글족’이니 ‘골드 미스·미스터’ 등 1인 가구가 젊고 돈 잘 벌고 화려한 전문직 직장인일 거라는 이미지로 대표되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의 1인 가구는 젊었을 때 잠깐이 아니라 결혼연령이 늦어지고 이혼율이 늘어나면서 중년 1인 가구가 크게 늘었을 뿐 아니라, 평균 수명이 늘면서 노령층 1인 가구도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1인 가구의 삶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결코 화려하지도 않으며, 대다수는 ‘골드 미스·미스터’와는 거리가 멀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의 1인 가구는 단일한 모습이 아닌 3·40대 전문직 중심의 ‘골드 미스·미스터’, 우울한 싱글인 산업예비군 그룹, 해체된 가족의 결과인 불안한 독신자 그룹, 고령사회의 중심 세력으로서의 실버세대 그룹 등 4종4색의 모습이며, 지하철 2호선 정류장 근처에 몰려 살고 있다. 1인 가구의 실제 모습은 ‘화려한 소수에 가려진 다수의 빈곤층’이며, 사회적 돌봄 즉 복지정책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그림 : 시사저널>

1인 가구 현실에 맞는 주거정책 필요

1인 가구 증가를 근거로 대량의 주택공급을 꾀하기 이전에 1인 가구의 현실을 정확히 봐야 한다. 1인 가구의 현실에 맞는 맞춤형 주거정책이 필요하다. 우선 취업대책과 소득향상 정책이 필요하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에 대한 주거상향 정책과 대다수 셋방 사는 가구에 대한 주거안정 대책으로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이 먼저 필요하다. 내집을 장만할 수 있는 1인 가구에게도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중대형 아파트 공급이 필요한 게 아니라 값싼 소형 주택이 필요하다.

1인 가구의 주거문제를 해결한다면서 결과적으로 중대형 아파트를 대량으로 짓겠다는 것은 건설재벌을 위한 개발정책에는 도움이 될지언정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빈곤에 시달리는 대다수 1인 가구의 주거현실을 해결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오늘은 날로 늘어나는 1인 가구의 주거현실에 대해 공부했다.

 http://blog.ohmynews.com/balbadak/257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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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산업, 무너지는 노동자

[통계로 보는 부동산투기(6)] '부동산 망국'의 길

- 글쓴이 : 손낙구 심상정 의원 보좌관

[프레시안] 2005-06-18 오전 9:06:16


3. 부동산 투기와 산업공동화
  
  ① 해외로 나가는 제조업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공동화 문제는 한국경제 발전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이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산업공동화는 일반적으로 기업이 해외직접투자로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점함으로써 제조업의 비중이 하락하고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낮아지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산자부, 우리나라 외국인 직접투자ㆍ해외직접투자의 비교분석,2001.12.28)
  
  최근 국내투자의 둔화속에서 중국 등으로 해외투자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고, 2003년부터 중소기업의 해외투자가 대기업을 초과(금액기준)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산업별로는 전자, 자동차, 기계 등 한국경제의 주력산업에서 해외생산이 확대되고 있으며, 2001년부터는 제조업 투자수지(외국인투자-해외투자)도 적자를 기록했다.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공동화를 해결하기 위한 올바른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도 그 원인을 정확히 살피는 게 필요하다. 산업공동화의 중요한 원인이 한국경제가 높은 비용을 치르면서도 효율성이 낮은 구조 때문이라는 진단만큼이나,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떠받치는 게 바로 부동산 문제라는 점 또한 주목해야 한다.
  
  ② 비싼 땅값 → 높은 공장용지값 → 제조업 공동화ㆍ외자유치 걸림돌
  
  부동산 투기로 땅값이 세계 최고수준으로 폭등한 탓에 한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려면 엄청난 공장용지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악조건을 떠안게 됐다. 흔희 왜 한국에서 공장 문을 닫고 중국으로 가는지에 대해 ‘비싼 임금을 피해 값싼 노동력을 찾아 떠난다’는 논리가 있지만,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이 조사해 발표한 통계는 핵심 원인이 다른 곳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경련에 따르면 한국의 안산 반월ㆍ시회국가산업단지와 중국청도기술개발구를 사례로 주요 인프라 환경을 비교해보니, 한국이 중국에 비해 임금 약10배, 토지가격 약40배, 법인세 약2배, 공업용전기비 약1.9배, 공업용수비 약1.5배 정도 높은 실정이라고 한다.
  

  임금은 10배 차이지만 땅값은 무려 40배가 차이난다는 것이다. 임금이 중국에 비해 높은 이유도 따지고 보면 중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세계 최고 수준의 땅값과 높은 주택가격, 그에 따른 높은 물가 때문이라고 할 때, ‘왜 중국으로 가느냐’에 대한 대답은 ‘한국에 비해 40분의 1밖에 안 되는 값싼 땅을 찾아서’라고 해야 정확할 것이다.
  
  전경련, 삼성경제연구소, 산업연구소 등에서 조사 분석한 통계를 보면 중국만이 아니라 동아시아, 유럽, 미국 등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어느 나라와 비교해서도 한국 공장용지 분양가는 압도적으로 높다. 어느 지역을 비교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공장용지 구입 부담은 경쟁국가에 비해 적게는 2배, 많게는 100배나 된다.
  
  땅을 이용하지 않고 기업을 운영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땅값은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밖에 없다.
  

  공장용지뿐 아니라 도시에서 사무실을 낼 경우에도 한국 기업은 대부분의 경쟁국 기업에 비해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 서울의 임대료 지수는 97로 런던(135), 동경(100)을 제외하고는 멕시코시티(25)의 약 4배, 오클랜드(39), 프랑크푸르트(43), 벤쿠버(44), 브뤠셀(52)의 약 2배 가량 비싸고 파리(64), 시드니(73), 뉴욕(84)에 비해서도 훨씬 높다.
  

  ③ 땅값 비싸니 물류비도 많이 든다
  
  물류비가 많이 드는 것도 ‘고비용 때문에 한국에서 기업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지만, 그 이유도 지나치게 높은 땅값에 상당한 원인이 있다. 물론 무조건 도로를 증설하는 등 개발이 능사는 아니지만 설사 필요하다 해도 높은 땅값 때문에 실행하기가 어렵다.
  
  우리나라 물류비용은 GDP 대비 12%가 넘고, 제조업 총매출액의 17%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 물류비용은 GDP 대비 7~10% 수준이고, 제조업 총매출액에 대비해서도 일본이 8.84%, 미국이 7.72% 정도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물류비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④ 도로ㆍ댐 건설비도 폭등
  
  물류비가 높은 것은 사회간접자본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인데, 땅값이 너무 비싸니 도로나 철도, 항만, 소방서, 관공서 등 사회간접자본이나 공공재의 건설비도 너무 올라가서 정부예산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2000년 현재 사회간접자본시설 투자를 위한 전체 예산의 80% 이상이 도시지역의 토지 취득비용으로 씌이고, 도시 아파트 건설을 위한 예산 대비 토지비용의 비율은 1963년 9%에서 1997년 60%로 상승했다.(OECD, 한국지역정책보고서 2001)
  
  2002년 현재 우리나라의 총 도로연장은 9만6,037㎞로 1971년 4만635㎞에 비해 2배이상 증가하였으며 도로포장률도 1971년 14.2%에서 2002년 76.7%로 크게 향상됐지만,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서는 도로가 부족한 형편이다.
  
  그러나 국도나 지방도로를 낼 때 드는 토지보상비가 1979년 6.2%였던 것이 20년도 지나지 않은 1987년에는 35%로 껑충 뛰었다. 1970년에 완공한 경부고속도로는 총공사비 중 토지보상비가 10%였지만 20여년간 수도권 땅값이 폭등해 1995년 수도권 도시화고속도로를 낼 때는 토지보상비가 총공사비의 95%를 차지했다. 1970년 경부고속도로를 낼 때 1㎞당 건설비를 100으로 했을 때, 7년 뒤인 1977년 구마고속도로를 낼 때는 3배인 2,900으로, 다시 7년 뒤인 1984년 88올림픽도로(담양-대구)를 낼 때는 그 열두 배인 1147.8로 뛰어 올랐다. 20년 뒤인 1991년에는 수도권 땅값 폭등으로 판교-퇴계원간 서울외곽순환도로를 낼 때 128배인 12879, 30년 뒤인 하남-호법간 제2 중부고속도로를 낼 때는 166배인 16657로 폭등했다.
  

  

  댐 건설에 뒤따르는 토지보상비도 급증해왔다. 1973년 소양감댐을 건설할 때는 보상비가 전체 공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45% 불과하였지만, 1992년 임하댐을 건설할 때는 이 비율이 61.4%로 뛰었다.(최지용, 1996, 21세기를 대비한 물관리정책의 개선방안, 한국환경기술개발원, 10쪽)
  
  1997년에 완공된 횡성댐의 경우 보상비비율이 72.6%였고, 남강댐의 경우에는 77.6%로 거의 80%대를 육박했다.(김선희, 1997, 수자원관리와 환경정책,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21세기국가발전과 환경정책ꡑ워크샾)
  
  4. 부동산 투기와 산업구조
  
  부동산 투기에 따라 땅값 집값이 지나치게 비싼 부동산 문제는 한국경제의 산업구조를 기형적으로 만들어놓아 정상적인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① 건설업 비대한 ‘토건국가’
  
  한국경제가 정상적으로 발전해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성장잠재력을 키워야 한다는 논의가 성하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부동산 투기의 영향으로 건설산업이 이상비대 현상을 보이는 이른바 ‘건설족이 지배하는 토건국가’라 불리는 후진국형 산업구조는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민경제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각국의 건설업 비중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1990년대 11~12%대를 기록했고, 2000년대 들어 한 자리수로 낮아졌으나 여전히 9%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4~6%대에 머물고 있고 일본의 경우 부동산 거품 붕괴 후 건설업 비중이 낮아져 6%대로 떨어졌으며, 미국의 경우 4%대 전후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GDP 대비 투자비중을 봐도 건설업의 비중은 지나치게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국내총생산에서 건설투자의 비중이 23.4%이지만, 선진 8개국의 평균 비중은 13% 수준에 머물며, 특히 주택투자와 토목투자는 우리나라에 비해 각각 3분의 2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일정 수준 이상의 주택 재고와 인프라 시설이 갖춰지면, 건설산업의 성장률이 경제성장률을 밑도는 것이 선전국의 경험이라 할 수 있다. (왕세종, 2004) 실제로 각국의 건설업 성장률을 비교해보면 대다수 선진국의 건설업 성장률은 30여 전부터 1~2% 대에 머물렀고 성장률이 높다 해도 3%대를 넘지 않고 있다. 반면 한국은 70년대에는 두 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했고 80~90년 내내 5.6~7.9%의 가파른 성장세를 계속했으며, 2001년 5.5%, 20002년 2.8%, 2003년 8.1% 등 최근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또 건설투자 비중이 설비투자 비중보다도 높게 나타나고, 건설투자가 설비투자보다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태여서 선진국형 산업구조와는 거리가 먼 상태이다. <표 2-44>에 나타나있듯이 실제로 1996년~2000년까지 건설투자 비중이 큰 상위 20개 국가를 보면 모두 후진국들이며, 그 중에서 한국은 1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건설업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에 비해서는 약간 낮아졌지만 선진국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지나치게 높고, 성장률과 투자율에서도 여전히 그 비중이 높은 후진국형 산업구조에 가깝다.
  
  한화증권경제연구팀(2003.6.30) 분석에 따르면,경기순환별로 살펴볼 때도 건설업증가율은 경기확장국면에서는 성장률 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경기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또 건설경기의 변동성은 GDP에 비해 매우 크며 건설투자와 주택가격의 변동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정부가 극단적으로는 ‘골프장이라도 지어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논리로 의도적으로 건설경기를 부양해왔기 때문이다.
  

  시민경제사회연구소에 따르면 <표 2-46>과 같이 외환위기 전 한 해 48~54만호 안팎이던 아파트 건설량은 1998년부터는 한 해 평균 34만호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2003년 건설회사수는 1998년 대비 3배로 늘었고 그런데도 건설회사의 부도율은 급격히 줄어 2001~02년에는 1% 미만을 기록했다. 물론 건설회사수가 3배로 는 데는 공공택지를 분양받으려 이른바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분양가 자율화 조치로 5년 사이에 분양가가 두 배로 올라서 건설회사의 수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분양가가 두 배로 올라 건설물량도 줄고 회사수도 늘었지만 부도율은 크게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 여파로 주택가격은 크게 올랐고 서민경제는 어려워졌으며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 내수가 침체되고 경제는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정부가 후진국형 산업구조에 집착하며 건설업을 경기부양 수단으로 삼은 결과 이처럼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잠재력을 키워야 한다는 한국경제의 당면과제는 갈수록 그 해결이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② 생산활동보다 부동산투기에 눈 돌리는 기업들
  
  물론 ‘토건국가’에서 살찌는 ‘건설족’ 대부분이 대형 건설업을 겸업하고 있는 한국의 재벌들이다. 재벌 대기업을 비롯한 기업들은 자본투자이득 보다 더 큰 규모의 부동산투자이득을 노리고 부동산 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세계 최고수준이어서 부동산이 없는 기업은 원가 부담이 큰 부담이 되어 기업할 의욕을 잃는 반면, 부동산을 많이 가진 기업은 더 큰 이득을 보게 되니 기업들도 생산적 기업활동 보다 부동산 투기에 뛰어들어 왔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재벌들은 제3차 부동산 투기 파동이 한창이던 1989년 당시 장부가격으로 자기자본 18조의 절반이 넘는 10조원어치의 부동산을 보유하며 생산활동보다 땅 투기에 열을 올려 국민적인 공분을 산 적이 있다. 토지공개념위원회의 연구에 따르면 1974년에 똑같은 금액을 토지와 자본에 투자하여 1987년에 이르렀을 때 토지투자이득이 자본투자이득보다 6배 이상 컸다고 한다.
  
  당시 노태우 정권은 80년대말 2백만호 부동산 파동으로 체제가 흔들리게 되자 1990년 5.8조치를 발표하고 부동산 투기의 주범으로 지적됐던 기업의 부동산 과다 보유에 제재를 가하고,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과 신규 매입 금지 조치를 취했다. 그 뒤 토지공개념 3법 도입과 외환위기 발발로 재벌기업의 부동산 투기는 수그러드는 듯 했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끝나고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기업들은 다시 부동산 투자에 나서고 있다. 제4차 부동산 투기 파동으로 부동산가격이 한창 폭등하던 2002년의 경우 땅값은 9%, 집값은 16%가 올랐으나, 제조업체 총자산 수익률은 5.08%로 부동산 투자 이득이 훨씬 높아진 까닭이다.(삼성경제연구소, 2003.5)
  
  표에서 보듯 2004년 1/4 분기 현재 30여개 대기업이 보유한 부동산 규모는 장부가격으로만 52조9천76억, 실제 시가로는 무려 213조8천919억어치에 달하고 있다.
  

  외국과 비교해서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지나치게 많은 부동산을 갖고 있으며, 그 결과 설비투자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2001년 말 현재 한국과 미국, 일본 기업들의 부동산 보유 실태를 조사한 데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토지 보유비중은 총자산 대비 12.5%로 미국 (2.1%), 일본(9.9) 등에 비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1980년(4.9%)에 비해 2.6배나 커져 꾸준히 늘어났다. 건물의 비중도 12.8%로 1980년(8.7%)에 비해 크게 증가했으나, 설비투자와 직결되는 기계장치의 비중은 1980년(17.9%) 보다 낮은 15% 내외를 유지하고 있어 생산과 거리가 먼 부동산 자산을 늘리는 데 힘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자산을 늘리는 데 힘쓰다 보니 총자산 중 유형자산의 비중이 2001년 말 현재 45.2%로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24.9%), 일본(30.7%) 등 주요 선진국 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 기업의 총자산 회전율은 미국, 일본과 비슷한 반면 설비투자의 효율성을 평가할 수 있는 유형자산회전율(매출액/유형자산)은 2001년 중 2.18회로 미국(3.67회), 일본(3.25회) 등의 약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였다. 이는 우리나라 제조업체가 동일 규모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미국ㆍ일본 기업에 비해 각각 1.7배와 1.5배의 유형자산을 사용한다는 이야기이다.
  

  재벌과 기업들이 투기용으로 사둔 땅과 건물을 처분하고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자산을 운영하지 않는다면 격렬한 노동쟁의라는 ‘부메랑’ 뿐 아니라, 설비투자의 효율성 등 기업운영의 정상적인 발전 또한 기약할 수 없는 것이다. 어쨌든 부동산 투기는 기업들이 자본주의의 특징인 생산적 투자 증대에 소홀하게 되는 비정상적인 자본주의 경제양식을 뿌리내리게 하고 있다.
  
  ③ 궤도 벗어난 금융산업
  
  국민경제에서 건설업 비중이 지나치게 비대한 상황에서 기업들도 부동산 투기에 적극 나서는 가운데 금융기관이 지나치게 부동산 담보에 의존해 대출을 하게 됨으로써 또 다른 차원의 문제로 번져간다.
  
  은행은 금융중개자이자 자금배분 조정자로 경제발전에 매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은행이 경제발전을 돕고 동시에 은행도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업금융지원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특히 은행은 내부유보가 크고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대기업 보다는 내부유보도 적고 자본시장 이용도 어려운 중소ㆍ신생기업을 적극 지원해야만 은행과 경제가 함께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은행들은 오래 전부터 부동산 담보에 의존해 대출을 해왔다는 점에서 금융중개자나 자금배분 조정자로서의 기능은 물론 경제발전을 돕는 적극적인 역할을 제대로 해오지 못해왔다.
  
  1980년대 중반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일반은행(시중은행 + 지방은행) 원화 대출금 중 부동산 담보 대출비중은 40% 안팎에 이르렀다. 그런데 1995년부터 30%대로 낮아져 2000년에는 36%대까지 떨어졌으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던 2001년부터 다시 높아지기 시작해 2003년에는 47%에 육박하게 되었다. 2001년부터 본격화된 제4차 부동산투기 파동 기간동안 부동산 담보에 의존하는 대출 추세는 더욱 강화된 것이다.
  

  더구나 외환위기 후 국내 은행 대부분을 장악한 외국자본이 수익성 전략의 일환으로 기업대출비중을 줄이는 대신 가계대출을 크게 늘렸고, 특히 부동산 투기를 지원하는 부동산 대출을 급격하게 늘리면서 은행의 자산운용 행태를 변화시켰다.
  
  국내 일반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2004년 9월말 현재 59.2%로 사실상 외국자본이 지배하게 됐고, 그 가운데 제일ㆍ외환ㆍ시티ㆍ외은지점은 경영권까지 장악하고 있다. 외국자본이 경영권까지 장악한 ‘외국계’은행들은 주택담보 대출 등 안정자산에 치중하는 경영으로 부동산을 담보로 한 가계대출을 크게 늘리고, 자금사정이 어려워 지원이 필요하지만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 대출을 급격히 줄였다.
  
  이들 ‘외국계’ 은행들은 1998년말~2003년 9월 사이에 기업대출 비중을 33.3%나 줄이는 대신, 가계대출 비중은 무려 35.2%나 늘렸다. 또 총대출액 중 중소기업 대출비중은 2000년 40.2%에서 2004년 34.6%로 5.6% 낮아진 대신, 가계대출 비중은 32.8%에서 56.6%로 무려 23.8%나 높아졌다.(한국은행 은행국, 2003.12. 한국은행 금융연제연구원, 2005.5)
  
  외국자본이 장악한 은행들의 이같은 자산운용 방식은 은행권 전체로 파급됐다. 1997년 일반은행 원화대출금의 65% 가량이 기업에 대출되었고, 가계대출은 33%를 밑돌았다. 그러나 외환위기 후 국내은행 대부분을 사실상 외국자본이 장악한 뒤 제4차 부동산투기 파동이 시작된 2001년 한 해동안 기업-가계대출 비중은 48.9% 대 49.1%로 처음으로 역전됐고, 지난 해 말 기준으로 가계대출은 55.1%를 기록한 반면 기업대출은 43.5%로 줄어들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이 크게 줄어들어 중소기업이 극심한 자금난을 겪게 되었다. 1966년 전체 원화대출 중 대기업 :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20.7% : 54.3% 였으나 2003년에는 5.3% : 39.7%로 떨어졌다. (삼성경제연구소, 2005.1.3)
  

  한국은행이 조사 분석한 데 따르면 은행이 가계에 대출해 준 돈은 대부분 주택구입용이었는데 집이 없는 사람들에게 빌려준게 아니라 90%는 집이 있는 사람들이었고, 그 중에서도 특히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서울ㆍ수도권에 집중돼 제4차 부동산 투기 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4차 부동산 투기 파동이 한창이던 2001년 1월부터 은행이 가계에 대출한 돈 중 주택구입용 대출금은 40%를 훌쩍 넘기며 갈수록 늘어 2002년 들어서는 60% 가까이가 모두 주택구입비로 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대출된 주택구입비의 90% 이상은 모두 이미 집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대출되어 집이 없는 사람에게 빌려준 비중은 채 10%도 되지 않았고 대출규모도 거액이 많았다. 다시 말하면 내집마련 비용이 아닌 재산증식수단 즉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대출해준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주택구입자금 비중이 어느 지역에서 주로 늘었는지를 보면 더 그 성격은 더 뚜렷해진다.
  
  투기가 심했던 서초ㆍ강남ㆍ송파구 등 강남권은 1년3개월만에 주택구입비중이 19.1%에서 48.2%로 1.5배 이상 뛰었고, 서울지역도 26%에서 53.1%로 100% 이상 그 비중이 늘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도 각각 65%와 49%가 각각 늘었다. 이 같은 추세는 2000년 대비 2003년 집값이 강남-서울-수도권-지방순으로 많이 오른 결과와 비례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강남권 등 서울과 수도권의 집가진 사람들에게 대출된 주택구입자금은 다름아닌 부동산 투기 자금으로 사용된 것이다. 또한 대출규모 중 3천천만 초과~1억원 이하 및 1억원 초과 대출은 주택구입용이 각각 65.4% 및 55.0%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은행조차 부동산 투기에 몰두함으로써 금융시장의 자금중개기능은 크게 약화되어 은행이 경제발전에서 마땅히 해야 하는 기능은 마비돼가고 있다. 경제성장을 돕고 동시에 은행도 성장하는 은행 본연의 궤도를 이탈한 채, 투기를 부추기고 투기이득을 빨아들여 자신도 살찌는 왜곡된 금융산업의 현실은 부동산 투기가 불러온 또 하나의 심각한 결과이다.
  
  5. 부동산 투기와 노동쟁의
  
  ① 투기로 주거비 폭등하니 임금인상 요구할 수밖에
  
  부동산 투기로 땅값 집값 전세 월세가격이 폭등하면 노동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가중된다. 전세나 월세가격 또는 내집마련 구입 비용 등 주거비가 폭등하면 임금 외에 다른 소득이 없는 노동자들은 어쩔 수 없이 임금 인상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비싼 주거비는 비싼 교육비와 더불어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아무리 임금이 올라도 갈수록 살기 힘들고 임금인상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세계최고 수준의 부동산 가격 때문에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자기 집 가진 사람들의 기회비용까지를 고려하면 월 평균 소득의 20%가 넘고, 주거비와 교육비가 월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가 훌쩍 넘어가고 있다. 즉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한 달 뼈 빠지게 일해서 받는 임금의 3분의 1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거비와 교육비로 쓰고 있는 셈이다. 세계에서 주거비가 비싸다는 일본과 비교해서도 한국 노동자들의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은 2~3배에 달하고 있다.
  

  ②주거비ㆍ교육비에 짓눌리는 40대 노동자 가장
  
  한 달 일해 받은 임금 한도 안에서 여러 가지 지출 항목을 쪼개 빠듯하게 써야 하는 노동자 가구는 다른 항목의 지출을 줄이거나 적자운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주거비와 교육비가 오르면 소비구조가 왜곡되고 후생분야 소비가 우선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40대 노동자 가장을 둔 가계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액이 다른 연령층 가계 보다 2배 가까이 높아 고통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가계는 한 달 소득의 34.2%에 해당하는 103만원을 주거비와 교육비로 쓰고 있다. 문제는 이들 40대 노동자 가장은 우리사회에서 기업 내 명예퇴직 정리해고 1순위로 찍혀 있기 때문에 더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고 그만큼 노동현장은 불안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줄이고 또 줄여 쓰겠지만, 부동산 투기로 집값 전세가격이 폭등해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되면 노동자들이 임금인상을 위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은 매우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말 폭발한 대규모 노동쟁의는 당시 부동산 가격을 폭등시킨 제2차, 제3차 부동산 투기 파동에 따른 노동자들의 주거비 상승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부동산 투기에 따라 주거비가 급등하자 조합주택 설립, 임직원 주거지원 등 주거복지를 제공하기 어려워졌고, 주거복지 혜택이 축소될 경우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고 노사갈등이 격화된다는 것이다.(삼성경제연구소,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긴급대책, CEO Information 402호 2003.5.28)
  
  ③ 제2차 부동산 폭동기 → YH농성 등 쟁의규모 두 배로 늘어
  
  실제로 제2차 부동산 투기 파동이 몰아친 1977년부터 1979년까지 땅값이 최고 연 48.98%까지 치솟아 주거비 상승률(30.8%~54.9%)이 소비자 물가 상승률(10.1%~15.3%)을 크게 앞질러 주거비 부담이 급격하게 높아졌다. 그 결과 유신독재시절임에도 생계압박을 느낀 노동자들의 노동쟁의가 크게 늘었다. 이 기간 동안 노동쟁의 발생건수는 그 이전과 비슷했지만, 쟁의 참가인원과 손실일수는 각각 14,258명과 14,366일로 1977년의 7,975명과 8,294일의 두 배 가까이로 폭증하였다.
  
  1970년대말 제2차 부동산 투기 파동 시기 노동쟁의는 1979년 8월 YH사건 이후 야당의 강경투쟁으로 이어졌고, 국민저항이 확산돼 계엄령 선포까지 가는 등 노동쟁의와 사회갈등은 경제위기를 넘어 정치위기로 연결되었다.(삼성경제연구소, 2003.5)
  

  ④ 제3차 부동산 폭등 → 87년 노동자 대투쟁 폭발
  
  제3차 부동산 투기 파동이 몰아친 1980년대 말에는 군사정권 종식과 맞물려 미증유의 노동쟁의가 폭발했다. 1987~90년간 땅값, 집값, 전세가격은 당시 소비자상승률(3.1%~8.6%)의 2~3배에 달하는 폭등세를 기록했다. 그 결과 도시가구 주거비 상승률도 최고 26%까지 치솟아 노동자들의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켰고, 그 결과 대규모 노동쟁의가 폭발했다. 1987년 급증했던 노동쟁의 발생건수는 1988년 전해에 비해 다소 수그러졌지만, 1989년 노동쟁의 참가인원은 전해의 두 배를 기록하는 등 다시 급증했고, 1991년 주택가격이 안정된 뒤에야 정상화되었다.
  

  외환위기로 떨어지기까지 했던 부동산 가격은 2000년을 넘어서면서 땅값과 집값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다시 뛰어오르기 시작해 제4차 부동산 투기 파동이 일었다. 소득증대 외에 저금리와 이에 따른 월세 이율 하락(2001년 8월 1.31→2004년 6월 1.05%)으로 이전에 비해 주거비 부담의 상승 정도는 약했지만, 부동산 가격의 폭등은 이전 시기에 비해 노동쟁의 발생건수나 참가인원, 손실일수를 증가시키고 있다.
  

  결국 부동산 투기에 따른 주택가격과 주거비 상승은 결국 임금인상 압력의 형태로 나타나게 되고, 이것은 산업자본가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한국의 자본가, 기업가들은 부동산 소유자의 불로소득 때문에 일어난 노동자들의 격렬한 투쟁에 토지소유자 대신 직면해야 하는 부담을 지고 있다. 물론 한국의 재벌과 기업주들은 대부분 동시에 부동산 소유자이므로 이것은 자업자득인 셈이다.(장상환, 2004)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부동산 투기는 한국경제 전반에 심각한 왜곡과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경제의 고질병이라 진단돼온 고비용 저효율 구조 또한 그 근원에는 부동산 투기와 그에 따른 부동산 가격의 폭등이 자리잡고 있다. 더 나아가서 1960년대 이후 지금까지 심각한 불황에는 항상 그에 앞서 토지투기가 있었으며 ‘토지가치의 투기적 상승→건설경기의 후퇴→일반경기의 후퇴’라는 순서로 경제위기로 치달아왔다는 분석(전강수ㆍ한동근, 2001)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1960년 이후 일어난 34개국의 금융위기 가운데 80% 정도가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을 배경으로 한 과도한 은행대출 확대가 1년 정도 이어진 후에 발생했다는 국제결재은행의 분석도 무시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로 가야 하는 한국경제의 앞날을 위해서는 성장과 분배 양 쪽에서 한국경제의 목을 조이고 있는 부동산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끝>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050609135247&Section=

:
Posted by 엥란트

 

집을 쏟아내도 '셋방살이 국민' 되레 급증

[통계로 보는 부동산투기(4)] 1천만명 '최악의 주거환경' 생활

- 글쓴이 : 손낙구 심상정 의원 보좌관

[프레시안] 2005-06-16 오전 9:00:08


제2부. 부동산투기와 한국경제
  
  1. 부동산 투기와 서민주거
  
  ① 74%이던 주택 보급률 30년 만에 102%로
  
  건설교통부 추계에 따르면, 2004년을 기준으로 전국에 지어진 집은 1천2백98만8천7백 채이다. 반면 가구 수는 1천2백71만3천9백 가구이니 단순 계산으로는 모든 가구가 살고도 집이 남아야 한다. 1975년 74.4%이던 주택보급률도 2002년을 기점으로 100%를 넘어섰고, 2004년 현재 전국은 102.2% 서울과 수도권도 각각 89.2%와 93.9%로 높아졌다.
  
  서울과 수도권도 다가구주택, 오피스텔 등을 포함한 실제 사용 가능한 주택을 포함하면 이미 100%에 근접하거나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② 집은 남는 데 국민 절반이 셋방살이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섰지만, 자기집 보유율은 오히려 63.5%에서 54.2%로 떨어졌다. 대신 셋방살이 비율은 33.2%에서 43%로 10%나 늘었다. 자기 집을 장만해 사는 사람은 2000년 현재 전국 기준으로 절반이 조금 넘고, 전체의 43% 무려 615만 가구 줄잡아 2천만 명은 집도 절도 없이 전세나 월세방을 전전하며 살고 있다. 서울의 경우 더 심해서 열 집 중 네 집만 집이 있고, 나머지 여섯 집은 남의 집에서 전월세를 살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도 내집을 장만한 47.6% 보다 훨씬 많은 52% 이상이 무주택자로 남의 집을 전전하고 있다.
  
  집은 남아도는데 자기집을 가진 사람의 비율은 오히려 줄어들어 국민 절반이 셋방살이를 전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집부자들이 집을 평균 3채씩 갖고 있고 그 가운데서도 전체 세대의 1.7%에 불과한 27만명의 집부자들이 다섯 채에서 스무 채까지 집을 갖고 투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에서 집을 두 채 넘게 갖고 있는 세대는 44만세대로 이들은 평균 3.24채씩 모두 141만채를 차지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강남지역은 5만5천세대가 20만호를 갖고 있어 한 집당 3.67채씩을 갖고 있다.
  
  둘째, 주기적인 부동산 투기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소득에 비해 집 가격이 너무나 비싸기 때문에 일반 서민들은 도저히 내집을 장만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한 가처분 소득 대비 주택가격을 보면 우리나라 서민들에게 내집이 얼마나 머나먼 존재인지 알 수 있다.
  
  한국조세연구원(2004.6)에 따르면, 주요국가의 가처분 소득 대비 주택가격 평균은 약 2.5배이고, 주택비용이 높은 호주의 대도시의 경우에도 3(Hobart)~8배(Sydney)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가처분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3~10배에 달한다. 도시의 경우 가처분 소득을 3천만원 주택가격을 1억5천만원(3억원)으로, 농촌의 경우 가처분 소득을 2천만원 주택가격을 6천만원으로 가정한 수치이다.
  

  ③ 서울에서 내집마련, 사무직 22년, 기능직 24년 걸린다
  
  우리나라에서 내집을 마련하는 데 실제로 어느 정도 기간이 걸릴까.
  
  먼저, 내집을 장만한 사람들에게 물어보자. 통계청이 이미 내집을 장만한 가구주를 대상으로 조사한 데 따르면, 1987년에 내집을 마련하는 데 걸린 기간은 결혼 후 8년 5개월이었지만 1997년 이후 현재까지는 10년~11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에는 서너차례 이사를 다닌 후 내집을 장만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다섯차례 정도 이사를 다닌 뒤에야 내집을 장만했고, 1980년대에는 30대에 내집을 장만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마흔이 넘어서야 집을 장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내집마련 조달비용 중 돈을 저축해서 조달한 것은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전체 집값의 4분의 1 이상을 부모의 상속재산이나 가족의 보조를 받아 충당했고, 나머지 4분의 1은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나 부모의 상속이나 가족의 도움에 빚까지 지지 않고는 이 기간 안에 내집을 장만할 수 없고 최소한 두 배 이상의 기간이 걸린다는 얘기이다.
  

  그렇다면 서울에서 내 힘으로 내 집을 장만하는 데는 얼마나 걸릴까?
  
  한 부동산 정보업체가 조사한 데 따르면 세계최고 수준의 부동산 가격을 뽐내는 대한민국 서울에서 자신의 힘으로 25평 서민 아파트를 장만하려면 고졸자는 24년, 대졸자는 15년 4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32평 아파트를 마련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고졸자가 31년 3개월, 대졸자는 20년 4개월이 걸린다.
  
  또한 가구당 월 소득 467만원 - 월 지출 386만 7천원(통계청, 2004년 1분기)인 전문직이 25평을 장만하는 데는 13년 8개월이, 월 소득 207만 1천원 - 월 지출 168만 1천원인 단순노무직은 27년 8개월이 걸렸다. 준전문직은 14년 6개월, 사무직은 22년 5개월, 서비스직은 27년 6개월, 기능직은 24년 10개월이 걸린다.
  

  ④ 무늬만 임대주택, 실제 장기임대주택 겨우 2.5%
  
  하물며 달팽이도 ‘내집’이 있는데, 직장에서 쫓겨나지 않고 열심히 일해도 내힘만으로 내집을 장만하는데 짧아야 14년, 길면 30년 가까이 걸린다면, 일러도 40대고 여차하면 50대가 돼야 한다는 얘기인데, 인생의 목표가 내집마련이 되고 마는 너무나 슬픈 일이다.
  
  대다수 사람이 내힘만으로 40대에도 내집을 장만하는 게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으로 문제가 끝나는 게 아니다. 내집이 없어 전세로 월세로 떠돌아다녀야 하는 전체 국민의 절반에 해당하는 무주택자들에게 세계 최고수준의 임대료가 기다리고 있다. 셋방 사는 사람들이 주거비 부담을 나타내는 통계로는 연간소득 대비 연간 임대료 비율(RIR)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연간소득 대비 임대료 비중은 21.3%로 선진국의 16%에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물론 안심하고 늙을 때까지 살 수 있다면 꼭 ‘내집’일 필요는 없다. 선진외국의 경우 자기집이 없어도 국가나 지방정부 등이 제공하는 공공임대주택에서 비교적 안정된 주거생활을 하고 있다. 주요선진국의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전체 주택 대비 7~36%에 달해 국민의 주택 선택권을 넓혀주고 있을 뿐 아니라, 내집을 장만하기 어려운 서민들이 장기간 싼 가격으로 임대해서 살 수 있게 보장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집없는 서민들이 싼 값에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같은 실질적 공공임대주택비율이 매우 낮아서 의미있는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04년 말까지 공급된 임대주택은 공공ㆍ민간임대를 통 털어 전체 주택의 8.9%인 115만호이지만, 임대기간이 5년 미만인 단기임대주택이 71%를 차지하고 있다. 단기임대주택은 입주 후 최저 2.5년이 지나면 분양돼 사실상 내집마련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어 임주주택이라 보기 어렵고 사실상 후분양 아파트이다.
  
  따라서 외국의 공공임대주택의 기능에 견줄 수 있는 최소한의 기간인 10년 이상 임대되는 실질적 임대주택은 공공기관이 공급한 33만호밖에 없으며, 이는 전체 주택 1299만호의 2.5%에 지나지 않는다.
  

  
  선진국의 경우 값싼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할 뿐 아니라, 미국이 재정보조 하에 임대료 보조제도를 중점적으로 운용하고 유럽국가들은 모두 임대료 보조제도를 병행하며 운용하는 등 전체 가구의 6.3~24.3%에 해당하는 저소득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애쓰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초생활 수급자에 한하여 매월 3만3천~5만5천원씩 주거급여를 지원하고 있으나 그 액수가 너무 적고, 혜택을 보는 가구도 71만8천가구로 전체 가구의 4.2%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⑤ 바람처럼 뜬구름처럼 떠돌아다닌다
  
  내집 장만도 어렵고 외국같은 장기임대 공공주택도 없는 현실에서 한국의 서민들은 비싼 임대료와 집없는 설움에 시달리며 바람처럼 뜬구름처럼 남의 집을 떠돌아다니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집값은 2배 올랐지만 전세는 3.3배나 올랐고, 특히 단독주택 전세는 5배나 올랐다.
  

  전세나 월세ㆍ사글세방을 얻어 사는 2천만명 615만 무주택 가구의 거주기간을 보면 3년 미만이 68.9%에 달하고 있어 세 가구 중 두 가구는 한 집에서 채 3년을 넘기지 못하고 이사를 다니고 있다. 1년도 살지 못하고 집을 옮긴 가구도 전체의 3분의 1(31.7%)에 달하고, 전체의 57.5%가 2년을 채 살지 못하고 이삿짐을 싸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이사 다니기 세계최고’라는 또 하나의 불명예스런 금메달을 달고 있다. 우리나라는 1971년~1995년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거의 매년 이동하였다.(통계청, 1995, 인구이동통계연보 : 7). 그 중 19.4%는 직장 때문에 이동하였지만, 48.5%는 주택 때문에 이동했다.(통계청, 1989, 인구이동통계연보) 같은 기간동안 일본은 5.4%, 대만은 8.1%만이 매년 이동한 데에 불과하였다.(정희남ㆍ진정수, 2003) 최근 들어 이 같은 추세는 조금 수그러들었지만 아직도 인구의 5분의 1 가까이가 매년 이동하고 있다.
  

  ⑥ 최저주거기준 미달 1천만명 … 동물이나 살 집에 산다
  
  부동산 투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맨 밑바닥 소득계층들이다. 우리나라 헌법 35조는 국가가 국민에게 쾌적한 주거생활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주택법 제5조에 따르면 건교부 장관은 국민이 쾌적하고 살기좋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최저주거기준을 설정ㆍ공고하도록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최저주거기준이란 인간다움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도의 주거기준이라 할 수 있으며, 2004년 6월 건교부 장관이 공고한 최저주거기준은 표와 같다.
  
  그러나 전체가구의 23.1%에 해당하는 330만6천가구 줄잡아 1천만명에 달하는 맨 밑바닥 사람들은 최저주거기준에도 못 미치는 집에서 살고 있다. 그 가운데 112만 가구는 단칸방에 살고 있다. 최저기준 미달가구의 46%(152만 가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며, 그 중 절반 가까운 73%는 서울에 살고 있다.
  

  최저기준 미달가구는 일반가구에 비해 주거면적, 주택유형, 점유형태, 주거시설 등 모든 면에서 크게 뒤떨어져 ‘인간다운 삶의 조건’에서 크게 밑돌고 있다.
  
  일반가구의 주거면적이 평균 19.1평인데 비해 미달가구는 3분의 2 크기인 13.1평이었고, 1인당 주거면적과 방당 가구원수도 각각 6.2평, 1.23명으로 일반가구의 7.3평과 0.98명에 비해 주거밀도도 훨씬 높았다. 일반가구의 36.6%가 아파트에 사는 반면 미달가구 중 아파트 거주 비율은 6.0%에 지나지 않았고 83.8%는 단독 또는 다가구주택에 살고 있다.
  
  시설도 일반가구에 비해 훨씬 엉망이다. 일반가구는 입식부엌, 수세식 화장실, 온수목욕탕이 갖춰진 정상적인 집에 사는 비율이 87%가 넘지만, 미달가구는 수세식 화장실이 갖춰진 곳은 29%밖에 안 되고, 온수가 나오는 목욕탕을 갖춘 집에 사는 비율도 절반밖에 안 된다.
  
  일반가구는 지은 지 13년 정도 되는 집에 사는데, 미달가구는 지은 지 22.2년이나 된 낡은 집에서 살고 있다. 미달가구 중 42.9%가 자기집을 갖고 있는데(일반가구는 54.2%), 자기 집이라 해봤자 좁고 낡고 수세식 화장실조차 안 갖춰진 초라한 곳이고, 그 가운데 71.5%는 20년이 넘도록 그 집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 집조차 없이 셋방살이하는 사람 비율은 53%로 일반가구에 비해 10%이상 많고, 특히 월세 사는 사람의 비율은 두 배 이상 높았다.
  
  부동산 투기 유령이 50여년째 떠도는 대한민국. 집을 필요로 하는 가구 보다 지어진 집이 더 많아 남아돌지만, 1천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인간이 사는 집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처절한 조건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050609115005&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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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상속재산 70%가 부동산, '부동산 대물림'

[통계로 보는 부동산투기 (3)] 심화되는 양극화

- 글쓴이 : 손낙구 심상정 의원 보좌관

[프레시안] 2005-06-15 오전 9:09:40

4. 불로소득과 부동산 세제
  
  부동산 투기 불로소득은 얼마나 생겼고, 누구에게 돌아간 것일까.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또는 자본이득) 개념과 관련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땅값 상승분 중에서 땅 소유자가 직접 투자한 것을 제외한 증가분’으로 정의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공공투자에서 비롯된 편익증진, 개발사업 인허가에서 초래된 이익, 토지개발 및 건축행위에서 발생한 이익, 지가상승으로 얻게 된 우발적인 이익 모두를 개발이익이라는 하나의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김용창, 2003)
  
  어쨌든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 불로소득인 개발이익(자본이득)이 발생하고, 극심한 소유편중 때문에 그 이익은 부동산을 독점한 땅부자 집부자가 독식한다. 그렇다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발생한 개발이익(자본이득)의 규모는 얼마나 되며, 누가 가져가는 것일까? 또 투기 불로소득에 대해 세금은 제대로 걷는 것일까.
  
  ① 땅투기 불로소득 20년동안 1284조
  
  국토연구원 정희남ㆍ김승종 연구원과 박동길 한국토지공사 대리가 함께 추산한 데 따르면 1980년도에는 땅값총액이 134조원이었으나, 2001년도에는 1419조원으로 증가하여 21년 동안 땅값이 올라 발생한 개발이익은 1284조원에 달한다.
  


  앞의 연구 결과가 토지매매와 상관없이 땅값 상승에 따라 단순 발생하는 개발이익 또는 자본이득 즉 미실현 이득에 대한 추산이라면, 이정우(1991)는 토지를 매각했을 때 물가상승분을 감안하고도 발생한 ‘실현된 자본이득’이 표와 같이 12년 동안 157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주택분야는 관련통계가 정부는 물론 민간단체에서도 거의 나온 게 없어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이득을 추정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한계가 많지만 전체주택 중 일부인 아파트 시가총액에 대한 부동산정보업체의 자료를 바탕으로 아파트 시가총액 변동에 따른 자본변동을 추정해볼 수 있을 뿐이다.
  

  
  <표 1-35>와 같이 부동산뱅크 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은 2000년 4월 조사(3월31일 기준) 결과 353조였으나 5년 뒤인 2005년 4월 조사 결과 1000조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5년 사이에 전국 아파트 가격 시가총액 변동에 따른 자본이득은 646조원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아파트 매매와 상관없이 시세변동에 따라 발생한 미실현 자본이득이다.
  
  ② 투기 앞에 맥 못 추는 조세제도
  
  만약 이러한 자본이득이 공평하게 분배되었다면 계층간 갈등은 완화됐을 것이며, 적절한 수준의 과세가 이뤄졌다면 빈부격차나 사회갈등 역시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땅과 집을 일부 부유층이 독점함으로써 부동산값이 올라 생긴 자본이득을 이들이 독식하게 되고, 그 결과 땅을 갖지 못하거나 조금 갖고 있는 사람과의 빈부격차는 더 벌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는 불로소득인 개발이익을 제대로 환수하지 못하는 조세제도의 한계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자본이득 또는 개발이익 환수는 취득ㆍ보유ㆍ처분 단계별로 거두는 과세적 방법과 토지공개념을 통한 환수, 기타 부담금 제도를 통해 이뤄졌으며 1980~2001년 동안 환수된 실적은 <표 1-36>에 제시된 한 연구결과에서 잘 나타나있다.
  
  이에 따르면 개발이익 환수규모는 1980년 5550억에서 2001년 18조원으로 늘어나 32배가 증가했다. 그러나 21년 동안 땅값 상승으로 발생한 개발이익 1284조원에 비해서 개발이익 환수총액(이전과세 + 취득과세 + 토지부담금)은 총 113조원에 지나지 않아 개발이익 대비 8.8%에 불과하다. 더구나 이 중에서 개발이익 환수수단이라 보기 어려운 취득세 등 이전과세를 제외하면 환수수준은 6.1%로 떨어지며, 공시지가가 시장가격의 평균 70~80% 수준에 머문 현실을 감안하면 환수수준은 이 보다 훨씬 낮은 4.6~6.6%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표1-37>에 나타난 국세청의 부동산 관련 세금 현황에 따르면 2005년 기준으로 보면 표와 같이 부동산을 사고 팔 때나 보유하고 있을 때 다양한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와 그에 따른 가격폭등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에 대한 환수규모가 너무 작아 대부분의 이득이 부동산을 독점하고 있는 부유층에게 돌아감으로써 빈부격차를 크게 벌려놓고 있는 것이다.
  
  불로소득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조세체계에 커다란 구멍이 나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과표(또는 공시지가)가 실제 시장가격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아 실거래가 기준 과세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종합토지세(1990~2004)의 경우 공시지가에 적용비율(과세표준 현실화율)을 곱한 뒤 법정세율(0.2~5%)을 곱해 적용해왔는데, 우선 공시지가 자체가 2000년 이전은 시가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최근 5년간 현실화율을 높였다 해도 70%대였으며 올해 들어서야 90%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공시지가가 시가가 아닌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통상적인 시장에서 성립될 가능성이 크다고 인정되는 적정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현실화율을 높였다고 해도 부동산 투기 등은 반영되지 않아 시가와는 아직 거리가 멀다.
  

  

  또한 종합토지세가 도입된 1990년 적용비율(토지과표 현실화율)은 15%에서 시작돼 15년이 지난 시점까지 30%대를 벗어나지 못해왔다. 따라서 토지과표는 높게 계산해도 시장가격의 20%대를 넘지 못했던 것이다.
  

  시가반영률이 낮기는 재산세도 마찬가지이다. 재산세의 과표인 시가표준액은 1㎡당 신축건물기준가액에 몇 가지 지수와 면적을 곱한 뒤 산출하고, 여기에 법정세율(0.3~7%)를 곱해 적용해왔다. 건물과표현실화율은 아래 표에서 보듯 외환위기 이후 꾸준히 떨어져 실제 가격과 거리가 멀어져왔다. 기준가액(㎡당)이 2002년 16만5천원, 2003년 17만원이었지만 이는 해당년도 실제 건축비의 30%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그 결과 종합부동산세가 도입되기 이전인 2004년까지 종합토지세(토지)와 재산세(건물) 등 부동산 보유세의 실효세율(부동산 가격 대비 세부담액)이 0.12%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선진국이 대략 1% 내외이니 우리나라는 그 8분의 1도 안 되는 셈이다. 실효세율이 0.12%라는 것은 공시지가 기준 1억원 짜리 부동산을 갖고 있어도 보유세를 100만원 정도만 낸다는 뜻이고, 이 1억원조차 실제 가격에 못 미치는 공시지가 기준이기 때문에 실제 세 부담은 이 보다 훨씬 적다는 얘기이다.
  

  또한 취득ㆍ등록세와 양도소득세의 과표가 되는 기준시가도 2005년 정부발표를 보면 ‘적정시가’의 70~80%이라고 밝히고 있다. 공시지가는 종합토지세 뿐 아니라 상속세ㆍ증여세ㆍ양도소득세의 과표로, 건물시가표준액은 재산세 뿐 아니라 도시계획세ㆍ공동시설세의 과표와 취득세ㆍ등록세의 최저과표로 활용돼왔기 때문에 시가를 반영하지 못하는 만큼 거둬야 할 세금을 걷지 못하는 결과를 빚어온 것이다.
  
  정부는 이같은 문제점을 시정하려 공시지가 현실화율을 2005년의 경우 91% 수준으로 높였으나, 그에 따라 토지관련 세금이 늘어난다는 이유로 과표 상승분을 일정 비율 제한하는 과표 상한제를 도입할 방침이어서 부동산에서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원칙이 실현되는 길은 멀고 먼 길이 되고 있다.
  
  아울러 부동산 보유단계에 대한 과세 보다는 거래단계에 대한 과세가 중심이 되는 부동산 세제체계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영국 등 선진국의 경우 보유세가 63.9%~98.3% 규모이고 거래세는 1.7%~36.1%이지만, 우리나라는 거꾸로 거래세가 70%가 훨씬 넘고 보유세는 20%대에 머물고 있다. 다른 지표를 봐도 외국의 경우 토지 보유에 대해 훨씬 높은 비율로 과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보유단계의 과세율이 낮고 거래세 비중이 높기 때문에, 부동산을 갖고 있으면서 가격이 올라가 불로소득이 발생해도 계속 갖고 있게 되며, 그 결과 부동산 시장에 공급이 늘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물론 이밖에도 부동산 세제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부동산 소유가 극도로 편중돼있는 가운데 가격이 폭등해 막대한 불로소득이 발생하는데 이를 환수할 조세체계조차 큰 구멍이 나있어 부동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엄청나게 발생한 불로소득은 누구에게 돌아갔고 이것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한 연구에 따르면 기업은 전체 자본이득의 약 10%를 가져가고(현진권에 따르면 법인 즉 기업은 가격기준으로 전체 사유지의 12%를 소유하고 있음), 나머지 90%를 일반 소유자가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소유자 중에서는 상위 5%가 자본이득의 약 60%를, 상위 20%가 80%를 가졌다. 이것은 토지를 소유하지 못한 계층을 제외한 것이고 무토지 국민을 포함했을 때는 상위 1.3%의 부유층이 모든 자본이득의 60%를, 상위 3.9%가 80%를 차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강수(2005)가 건설교통부 추계 발표 전국 지가 변동률을 사용해 토지자본 이득을 추정한 데 따르면, 2001~2003년 사이에 발생한 토지 자본이득은 연평균 약 70조원으로 3년동안 212조에 달한다. 전강수의 분석에 따르면 상위층 1%(약 10만명)가 토지과표의 45%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이들이 연간 약 32조원의 잠재적 토지 자본이득을 획득(1인당 3.2억원)한 것이다. 상류층이 더 높은 양질을 땅을 갖고 있다는 점, 자본이득 뿐 아니라 지대소득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류층의 소득은 더 늘어날 것이다.
  
  앞서 살펴본 2000.4~2005.4 사이 아파트 시가총액 변동으로 발생한 자본이득 647조를 누가 차지했는지는 역시 통계가 뒷받침되지 않아 추정하기가 어렵다. 다만 주택소유와 관련한 유일무이한 자료인 행자부 ‘세대별주택소유현황’에 포함된 아파트 소유관련 통계와 연계해 가능한 범위에서 논의를 전개해볼 수밖에 없다.
  

  행자부에 따르면 2002년 말 현재 전국의 아파트수는 5백7만9,778호이며, 아파트를 보유한 세대(+개인)수는 4백4십7만7,831세대(명)로 1세대당 1.13호씩 갖고 있다. 따라서 단순논리로는 5년 동안 가격폭등으로 발생한 자본이득은 아파트를 갖고 있는 세대당 평균 1억443만원(1년 평균 2천887만원)씩 돌아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파트 보유 세대(개인) 중 49만685세대(개인)는 아파트를 2채에서 20채씩 갖고 있으므로 소유한 아파트수에 따라 자본이득의 규모는 차이가 나는데 그 추정 결과는 <표 1-46>과 같다.
  
  한편 이 추정은 아파트 평수나 아파트 가격 차이를 무시하고 보유 아파트수를 기준으로 한 것인데, 아파트는 지역마다 가격이 크게 차이 나기 때문에 지역별 조건과 보유 평수를 고려해야만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자료로는 이를 감안해 자본이득을 추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행자부 세대별주택소유현황에 첨부된 강남권 소재 아파트 소유현황을 활용해 전국에서 가장 가격이 비싼 서울 강남 아파트를 대상으로 자본이득 규모와 수혜가구를 추정해 보면 <표 1-47>과 같다.(물론 여기서도 평수를 고려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강남권 아파트 시가총액은 2002년4월~2005년4월까지 3년 동안 67조원이 올랐다. 또 행정자치부 ‘세대별주택소유현황’에 따르면 2002년 말 현재 강남아파트는 총 23만7찬925호이고 이를 소유한 세대(개인)는 20만7천975세대이다. 이를 바탕으로 강남아파트 가격 폭등에 따른 자본이득은 한 세대당 1년마다 1억 1395만원꼴로 돌아간 셈이며, 보유 아파트수에 따른 자본이득 규모를 계산하면 <표 1-48>과 같다.
  

  결국 전국의 아파트의 경우 1년간 발생한 자본이득이 평균 2천887만원인 반면, 강남권 아파트는 1년간 평균 1억1395만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강남권을 비롯한 가격이 비싸고 상승 폭도 큰 부유층 거주 아파트가 전국 평균의 4배에 해당하는 자본이득을 누린 것이다.
  

  5. 부동산 투기와 빈부격차
  
  ① 통계의 빈곤
  
  앞에서도 지적했던 ‘부동산 통계의 빈곤’은 ‘전체통계의 빈곤’으로 이어져 빈부격차 통계가 실제 빈부격차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빈부격차를 측정하는 통계로는 지니계수(Gini)계수를 널리 이용하고, 지니계수가 1.0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며 0.0에 가까울수록 평등함을 뜻한다. 그러나 지니계수가 어떤 통계를 바탕으로 측정됐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진다. 현재 통용되는 소득분배에 관한 지니계수는 주로 부동산을 포함한 부나 자산을 제외한 좁은 의미의 소득, 그 중에서도 주로 노동자가구의 소득격차를 주로 담은 수치라 하겠다.
  
  부(wealth)는 그 자체가 빈부간 경제적 격차를 초래하고, 부가 낳은 재산소득이 다시 소득 불평등을 일으키며, 자산가격 상승이 있으면 자본이득(capital gains)라는 소득이 생겨 다시 부를 증가시키게 된다. 이처럼 부의 불평등은 소득분배와 표리관계를 이루며 경제적 불평등의 중요한 고리로 작용하게 된다.(이정우ㆍ황성현, 1998)
  우리나라의 빈부격차는 소득분배 보다 부의 분배문제가 더 심각하다. 그러나 부 또는 자산에 대한 통계 특히 그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땅과 집 등 부동산에 대한 통계가 부실하고, 부와 소득을 연결하는 자료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② 벌어지는 빈부격차, 악화되는 소득분배
  
  현재 우리나라에서 정부가 내는 공식통계 중 소득분배 정도를 측정하는 데 쓸 수 있는 것은 통계청이 1963년부터 매월 조사하는 도시가계조사와 1991년부터 5년에 한 번씩 조사하는 가구소비실태조사 두 가지가 있다. 가계조사는 소득불평도의 변화 추세를 매년마다 살필 수 있는 반면 주로 노동자 가구(그것도 1인가구는 제외한)에만 해당되는 조사라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비해 가구소비실태조사는 1인가구는 물론 농어민가구까지 포괄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고 조사항목도 많은 반면, 비용문제로 5년에 한 번씩 조사(현재까지 세 번 조사)하니 매해 변화흐름을 알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부와 자산의 격차를 담지 못한 것이긴 하지만, (좁의 의미의) 소득(income)만 대상으로 한국사회의 불평등 추이는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며 계속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주로 도시노동자가구 소득격차(그것도 1인가구를 제외한)를 반영한 통계이지만 가계조사를 기초로 뽑은 외환위기 이후 소득격차지수는 계속 확대돼 악화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1980년대 0.3대를 기록하던 지니계수는 외환위기 때 0.2대로 떨어져 다소 나아지는 추세를 보였으나, 외환위기 이후 다시 악화돼 도시노동자가구 내부의 소득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고소득자인 상위 10%의 소득의 저소득자인 하위 10% 소득으로 나눈 10분위배율과 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5분위배율도 2005년 1/4분기 현재 각각 10.26과 5.87을 기록해 1982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소득격차를 보여주고 있다. 결국 하위 10%와 20%의 소득의 5.87배와 10.26배의 소득을 고소득층이 올린다는 얘기이다.
  

  통계청이 2003년부터 조사대상을 노동자가구 뿐 아니라 농어가를 제외한 자영업자가구와 무직가구 등 비노동자 가구를 포함한 전체 가구로 확대해 뽑은 결과는 더 심각하다. 2005년년 1/4분기 현재 상위 10% 고소득자의 소득은 하위 10% 저소득자 소득의 18배에 달하고, 상위 20% 소득도 하위 20% 소득의 8배에 이르며, 지니계수로 본 불평등 정도도 더 심각하다.
  
  한편 통계청 조사에서 제외된 농촌가구의 5분위배율은 1998년 7.2에서 99년 8.0배, 2000년 7.6배, 2001년 8.0배, 2002년 8.9배를 기록하다 2003년 현재 12.3배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한국농촌경제연구소, 2005.6.7) 이를 포함할 경우 소득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③ 소득격차 OECD 국가 중 최상위권
  
  한편 가구소비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국제비교가 가능하도록 가처분소득(국민연금ㆍ기초생활보장급여 등 정부로부터 공적이전을 받고, 정부에 조세를 납부한 후의 소득) 기준으로 지니계수를 뽑은 뒤 OECD 가맹 국가들과 비교해본 결과는 다음 표와 같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득의 빈부격차는 OECD 가맹국 가운데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 또는 멕시코ㆍ미국에 이어 세 번 째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④ 빈부격차 부추기는 부동산 빈부격차
  
  그러나 앞에서 지적했듯이 통계청 가계조사와 가구소비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한 불평도 조사는 빈부격차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부동산과 금융자산 등 부와 자산을 반영하지 못한 소득격차 통계라는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특히 10년 주기로 네 차례에 걸쳐 폭등해 생긴 부동산 불로소득이 반영되지 않아 빈부격차의 실상이 실제보다 심각하지 않게 수치화된 것이다.
  
  앞서 살펴본 우리나라 정부의 최초의 토지소유 분포도 통계인 토지공개념위원회의 발표 결과를 봐도 1988년 현재 면적기준 토지소유 불평등 지니계수는 완전 불평등에 가까운 0.849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동산과 금융자산 등 부와 자산을 제외한 2인 이상 도시근로자가구 소득만을 조사한 통계청 가계조사에 근거한 소득 불평등 지니계수는 0,3대에 고정돼 있었다. 같은 해를 금융자산과 부동산 자산의 불평등 지수도 소득 불평등 지수를 훨씬 뛰어넘는 0.5와 0.6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 조사 외에 대우경제연구소가 1993년 민간연구소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소득과 소비 관련 조사를 시작해 1998년까지 6년간 이어간 한국가구경제활동조사(KHPS)가 있다. 물론 이 자료도 수십 수백억 대 거대 재산가들이 빠져 있는 등 한게가 있으나, 부동산 가치과 부동산 관련 세금, 금융자산 등 각 가구의 부의 보유상태에 관한 상세한 설문을 아울러 담고 있어 이를 근거로 통계청 조사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부동산과 금융자산 등 부와 자산의 소유 격차를 엿볼 수 있다.
  

  정부자료에서도 이같은 추세는 일부분이지만 반영되고 있다. 건설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주택자산 지니계수가 1993년 0.489였으나, 10년만에 0.510으로 크게 악화되었다.
  

  부동산을 일부 부유층이 독차지함으로써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이득을 이들이 독식하게 되고, 그 결과 땅을 갖지 못하거나 조금 갖고 있는 사람과의 빈부격차는 소득격차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 보다 훨씬 더 빈부간 격차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92.8%가 소득차이가 너무 크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자본주의의 이미지로 빈부격차를 먼저 떠올리는 국민이 제일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한국종합사회조사 제2차 여론조사 결과. 연합뉴스 2005.5.19) 이것이 바로 국민이 체감하는 빈부격차의 실상이며, 그 실상조차 통계로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증유의 부동산 가격 폭등과 천문학적인 불로소득의 독점, 이것이 한국사회에 남긴 결과는 극단적 빈부격차이다.
  
  ⑤ 상속재산 70%가 부동산.대물림되는 부동산 빈부격차
  
  더 큰 문제는 부동산 빈부격차가 대물림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1990년대 말까지 30여년 간 상속재산의 82%가 부동산이었으며, <표 1-55>에서 보듯 금융자산 비중이 늘어난 최근에도 전체 상속재산의 3분의 2 가량인 67%가 부동산이다.
  
  부동산 투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우리사회의 빈부격차를 해결할 수 없으며, 부동산 투기 문제를 해결하면 우리나라 빈부격차의 절반이상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바로 이같은 사정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050609113535&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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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