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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의 반노(反盧)와 나


간만에 참정연 게시판이 활기를 띄고 있네요. 나쁘지 않은 일입니다.

어떻게 시작됐든 쓸모있는 논쟁으로 발전하느냐, 감정 싸움으로 그치는 다툼이 되느냐는 논쟁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의지에 달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제가 제대로 짚은 건지 잘 모르겠습니만, 애니바디 게시판에서 하은아빠님이 제기하신 문제의 요점은 "노 정권에 대한 비판이든, 비난이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정도'는 반노로 비춰지지 않도록 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걸 참정연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사람들이 감안해주었으면 한다"는 주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물론 하은아빠님이 이런 지적을 하신 건 참정연을 아끼시는 마음에서 선의로 제기하신 걸로 저는 생각합니다.

그걸 마음에 간직하고서 이번에는 제가 하은아빠님의 주장들중 반론을 제기하고 싶은 말씀도 좀 드려야 겠습니다. 단지 반론에 그치지 않고 노 정권과 참정연 게시판과 관련된 이런 저런 생각들도 이왕 판을 깔아주신 김에 생각나는대로 두서없이 피력합니다.

하은아빠님이 제기하신 문제의 핵심은 바로 과하지 않는 '정도'가 어디까지냐 아닐까요. 사실 여기서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요. 이건 상당부분 개인적인 가치판단의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겠죠.


2006년 지금의 ‘반노’(反盧)는 어떤 의미일까

저는 한걸음 더 나아가 하은아빠님이 지적하신 내용중 소위 '반노(反盧)'라는 단어 사용에 대해서 보다 근본적으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는 그런 단어 사용 자체에 대해서 특정인을 기준으로 편을 가르는 기제로 작동하는 측면이 있어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합니다만,  피해갈 수 없는 문제라면 정면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은아빠님이 반노로까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신 말씀으로 비추어 보아 이 반노란 단어를 과거 2002년 대선과정에서나 이후 민주당 분당과정에서 생긴 후단협 같은 집단을 일컫는 정도의 의미로 사용하신 것 같아 보이는데요.(제가 잘못 판단한거라면 지적바랍니다)

그게 아니면 2006년 지금의 정치상황에 맞게 반노란 의미 규정을 새롭게 하고 사용하신 건지 분명히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노'란 말 그대로 노무현 대통령에 반대적 입장을 가진 사람이나 집단을 일컫는 말인데, 과거 후답협이 활개치던 시절에 사용되던 반노는 대체로 반개혁, 원칙과 상식에 반하는 ‘나쁜 사람들’로 규정되고 그렇게 일반화된 의미로 사용해도 어느 정도 무방했습니다.

그렇다면 2006년 지금의 반노는 어떻습니까? 지금도 반노가 반개혁, 나쁜놈들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저는 오히려 그 반대의 의미가 더 강해진 것 아닌가 생각할 정도입니다.

자. 지금부터 제가 친노성향의 사람들이 볼때 얼마나 반노인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전 하은아빠님처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지 오래됐습니다. 그리고 노무현에 대해 상당히 비판, 비관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나의 대안은 뭔가, 진보는 잘하고 있는가 등등은 이번엔 논외로 하겠습니다)

전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송금특검과 파병방침에 반대했습니다.
요즘엔 빈부격차를 확산시킬 수 밖에 없는 노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정책들에 반대합니다.
무분별한 개방화 만능주의적 외교정책에 반대합니다.

과거 80년대 민주화운동 당시 민주화 세력의 두 가지 핵심 염원중에 부자들만의 세상이 아닌 서민대중들의 삶의 질 향상을 의미하는 경제적 민주화의 요구와는 정반대로, 비정규직과 빈부격차가 확산되도록 방치 또는 일조한 결과를 초래한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경제정책에 대한 실망과 함께 저 자신부터 뼈저린 자책을 합니다.

아예 이 나라를 90%가 보수, 수구화된 정치지형으로 바꿔버릴 소지가 있는 노 정권의 한나라당과 대연정 시도에 반대합니다.

최근 황우석 교수 사태에서 보듯 엄청난 세금을 쏟아붓고도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제대로 감시, 통제하지 못하고, 황우석 신드롬을 조장하고 끝내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고 마는데 '무조건 지원'이라는 원칙밖에 없었던 노무현 정부의 무책임에 대해 규탄합니다.

정부 부서 중 그나마 진보적이고 좌파적인 인사가 들어가서 복지정책을 주도해야 함에도 신자유주의(시장주의)적 성향의 유시민 의원을, 그것도 노 대통령 자신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해 장관 자리를 유시민의 경력관리용으로 활용하려는 것에 한심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반대했거나 반대할 것들이 찬성했거나 그럴 것들보다 훨씬 많습니다.
어떻습니까? 진보성향의 사람들이 보기엔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하겠지만, 친노성향의 사람들이 볼땐 저는 영락없이 '반노중의 반노'입니다.

자 그러면 이제 질문해 보겠습니다.
저렇게 반노인 제가 반개혁입니까? 나쁜 놈입니까? 후답협스럽습니까?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든 납득할만한 이유를 함께 설명해주셔야 합니다.(조중동, 잔민당과 동일한 논조와 어투로 비판한다는 상식밖의 비아냥 말고...)
이런 저를 친노성향의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하든, 전 스스로 개혁.진보 성향의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참정연이든 다른 정치적 사이트든, 글을 쓰거나 다른 글을 퍼오게 된다면 당연히 위와 같은 저의 신념이 반영된 글들을 주로 쓰거나, 올리게 될 것입니다.
저런 신념을 갖고 있는 사람이 노 대통령의 파병을 찬양하고, 대연정을 옹호하는 그런류의 글을 쓰거나 퍼오는 경우는 드물지 않겠습니까.

요즘같아선 오히려 한나라당과 연정에 적극 두둔하고, 황우석 사태에서 보듯이 그를 옹호하면서 황우석 신드롬을 마치 진보진영을 일거에 밟아버리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려던 작금의 서프라이즈류 친노세력이 개혁은 커녕 ‘극우적으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물론 친노라고 해서 다 그런건 아니라는 상식적인 립서비스는 기본으로 깔고 요사이 제가 느끼는 단상이라고나 할까요.

한나라당이나 여전히 구태를 떨쳐버리지 못한 민주당 일부 세력은 일단 논외로 하고 굳이 친노-반노로 따져 본다면, 어떤 면에선 친노=반개혁, 보수, 반노=개혁,진보적 이미지가 요즘 들어선 더 설득력 있는 의미 규정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최근 유시민 복지부 장관 임명과 관련하여 열린우리당 내에서 18명의 의원이 반기를 들었더군요. 그래서 유시민 팬클럽을 비롯 일부 친노세력들이 이들을 또다시 ‘반노’로 규정, 마타도어를 시도하더군요.

근데 이들이 누군가하고 살펴보니 안영근 같은 안개모 소속 의원들만 득실거릴 줄 알았더니 왠걸 임종인, 최재천 같은 열린우리당 내에서 몇안되는 그나마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목소리를 냈던 소장파들도 꽤 있더군요.

이 사람들이 반노라면 나는 오늘날 열린우리당내 반노야 말로 소신있는 개혁파라고 불러주고 싶군요. 반면 친노세력이라고 떠들어대는 일단의 사람들이야 말로 제가 보기엔 꼴통같아 보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노빠라고 행세하는 사람들이 노 정권 들어서고 무슨 권력을 누렸거나, 재산을 크게 늘린 기득권층도 아니면서 노 정권을 열렬히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마치 기득권 흉내 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반노는 개혁.진보 또는 좋은 것. 친노는 극우 또는 기득권 세력, 나쁜 놈들이라고 규정해서 불러도 좋을까요? 그럴 수 있겠습니까? 또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열린우리당이 분당되고, 노 대통령이 내각제를 연결고리로 친노그룹과 함께 염원대로 한나라당과 연정을 이루면서 자연스럽게 친노=보수.수구로 일반화시켜 부를 수 있게 될지.

그러나 아직은 그런식으로 규정하고 불러서는 안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다군다나 그런류의 단어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게 좋겠지요.

마찬가지로 제가 친노성향의 사람들로부터 반노라고 불린다고 해서 특별히 자랑스러워 할 것도,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반노라고 부를까바 어설프게 반노가 아니라고 해명하고 멈칫할 필요도 없습니다.

친노성향의 사람들이 어떤 사람이나 집단을 반노라고 부른다고 해서 2002년의 경우처럼 정치적으로 별 의미를 부여할 만한 상황도 아니고, 그렇게 부르던 말던 별로 신경쓰지도 않습니다.

참정연 게시판의 글들

참정연 게시판에 盧 대통령을 비판, 비난하는 글이 많다는 게 자연스럽지 않으면, 과연 지금 상황에서 어떤게 자연스러운 일일까요. 여기서부터 고민이 시작됩니다. 노 대통령 칭찬글과 비난글이 비슷하게 걸려있어야만 자연스러운 일일까요. 꼭 그럴까요. 설사 그렇다 해도 그건 누가, 누구에 의해서 그렇게 만들어져야 합니까?

참정연 게시판, 특히 애니바디 게시판은 누구나 자유롭게 자기의 의사를 표현하거나, 자기가 고른 글이나 기사를 펌해놓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게시판 아닙니까.

노 정권에 대해 칭찬이든 비난이든, 자신의 글이든 퍼온 글이든 참정연 게시판에 글 올리는 자유를 모두에게 똑같이 부여한 이상, 게시판 참여자의 글쓰기 자유를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하은아빠님이 우려하시는 부분은 왜 노대통령 씹는 글만 이렇게 게시판에 넘쳐나느냐, 그래서 반노 사이트처럼 보여서 문제가 있다는 건데요.

그것에 대해 제가 뭐라고 답변할 수 있는 문제인가부터 '참 난감하다'입니다. 거꾸로 노 대통령을 칭찬하고 격려해주고 싶은 사람들은 왜 참정연 게시판에 '친노 글'을 안올릴까요?라고 질문하고 싶어집니다.

똑같이 기회를 부여해주고 게임의 룰를 공정하게 지켜주고 있는데 왜 친노성향의 사람들은 친노성 글을 게시판에 안올릴까요.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그만큼 명분이 약해져서 그런다고 하기도, 관심도 없고 귀찮아서 그런다고 하더군요.

노 정권 비판, 비난하는 사람들은 당당하게(?)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저렇게도 많이 올리는데...친노 성향의 사람들은 왜 참정연 게시판에 하나도 안올리고, 참여할 의지조차 보여주지 못했으면서 "왜 이리 반노 글만 많아?"하고 불만을 표하며, 참여하고 있는 다른 분들 탓으로 돌린다면 그게 과연 합당한 주장일까요.

혹시 노 정권에 비판적인 사람들에게 노무현 칭찬과 격려글까지 함께 올려달라는 요구이신지. 그렇다면 더욱 난감해집니다.  

그게 아니라면 글 올리는 사람들에게 노 대통령 비판, 비난 글 좀 그만 올리라는 주문일수도 있는데, 각자 개인적인 사고와 판단을 뉘라서 그렇게 강요할 수 있겠습니까.

참정연 게시판이 노대통령 비판, 비난 글이 많은 건 게시판 흐름을 지켜나가는 소수 주류때문이라고 하시는데, 그런 주류가 형성된 것도 따지고 보면 그 사람들이 그만큼 참여하고 열정을 쏟은 결과 아닙니까.  


익명 글쓰기가 부도덕(?)

제가 좀 답답하게 생각하는 건, 익명으로 쓸수 있는 게시판에서 익명으로 쓰니 실명으로 쓰니 하는 걸 가지고 따지는 건데요. 선의로 해석해도 '꼬투리 잡기'라는 생각입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익명 글쓰기가 예외적인 현상도 아니고, 거의 일반화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그리고 인터넷 공간에서 여론 형성이 대부분 익명으로 자신의 의사를 보다 자유롭게 표현하고자 하는 네티즌들의 역동성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판국에 익명으로 쓰면 비겁하고, 아이디로 쓰면 떳떳하다고 여기는 것도 인터넷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편견입니다.

글을 누가 쓰고, 누가 그 글을 퍼나르고, 익명이냐 실명이냐 하는 것은 인터넷 공론의 장에 참여하는 하나의 방법이지 그 자체가 그렇게 따지고 밝혀서 조져야 될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노통을 잡아먹든 씹어먹든, 주장의 내용이 형편 없으면 글을 아무리 열심히 올려도 인터넷 여론 형성하는데 그만큼 기여도가 떨어질 것이고, 내용이 좋고 호응이 많으면 그만큼 기여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평가는 글 내용을 보고 갑론을박하는 네티즌들이 하는 것이지 누가 그 글을 썼는지, 누가 퍼왔는지 그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일까요. 실제 정치적 사이트에서 그런 것에 주안점을 두고 시비거는 네티즌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아이디로 쓴다고 그게 실명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 아이디를 보고 누구인지 알아주는 사람이 몇명이나 되겠습니까. 익명이나 아이디나 별 차이 없다는 생각인데요.

물론 남을 비방하거나 인신공격하기 위해서 또는 해당 사이트에 혼란을 야기하기 위해서 악의적인 글을 쓰거나 도배를 일삼는 짓을 ‘그것도 익명으로’ 한다면 그건 문제겠지요. 그런 경우는 고발하면 법적으로 처리되곤 하지 않습니까.

참정연 게시판에 올라온 글중에 그런 글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많은 글이 언론 기사나 칼럼인데요.
그리고 노통 비난의 효과를 높이 위해 기사 짜깁기 형식을 취한다고 비판하시는 데요. 그거 노통 비난하고 싶은 분들 입장에선 잘하는 일입니다. 안그런가요? 자신이 알리고 싶은 게시물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그 사람은 그만큼 공을 들인겁니다.

노무현을 칭찬하고 싶은 분들 또한 더 기발한 아이디어 있으면 동원해서 효과 만땅인 글을 올리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번 황우석 사태때 아이러브 황우석 카페 회원들이 포탈 사이트나 각종 정치 사이트 게시판에서 황우석을 옹호하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벌인, 전쟁 수준의 여론 몰이에 비하면 참정연 게시판에서의 작은 기교는 그야말로 초보적인 수준의 애교에 불과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아이러브 황우석 카페 회원들처럼 물불 안가리고 달려드는 여론몰이에는 매우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만, 한편으론 인터넷 공간에서 네티즌들의 응집된 힘이 어디까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목격했습니다.

어쨌든 참정연 게시판에서 보이는 그런 정도의 기교조차 용인해주지 못하고, 타박하면서 참정연이 향후 무슨 일을 벌일때 어떻게 네티즌들에게 참정연의 입장을 설득하고 홍보할 것인지요. 그게 그렇게 부도덕해 보입니까. 없는 사실들을 모아서 짜깁기 하는 것도 아니고, 있는 기사 중 자신들이 좀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고 그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골라온 글들을 모아 올리는 행위가...

자신이 올린 글이나 기사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공유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다른 곳에도 퍼나르고, 또 참정연 게시판에 와서 볼 수 있도록 적당히 홍보하는 행위가 부도덕이니 치졸이니 따위로 매도할 수 있는 건지요. 전 그런 분들에게 솔직하게 ‘그런 글 꼴보기 싫다’고 말하라고 하고 싶습니다. 인터넷 공론의 장에서 별 시답지도 않는 소리로 꼬투리 잡지 말고.

참정연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활동력을 배가할 수 밖에 없는 단체라는 걸 아시는 분들은 그런 수준의 기교 좀 부린 것가지고 트집 잡으면 정말 곤란하지 않을까요. 왜 외부의 네티즌들은 그런 것 가지고 트집잡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트집잡을 만한 사안도 아니어서 그렇겠지만) 유독 참정연 회원중에 그런식의 타박을 하는 건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소수에 의해 게시판 여론이 형성되고 그것이 사이트의 본 모습이 변질된다고 우려하시면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그렇게 되지 않도록 좋은 글 마니마니 올려주세요. 제발~

올린 글이 맘에 안들면 댓글로 공박하든, 씹든 그러면서 논쟁도 되고 그러겠지요. 인터넷 게시판에서 그 정도면 되는 것 아닙니까?  

지금처럼 친노 성향의 글이 거의 안올라오는 상태에서 억지로 균형을 맞추려면, 결국 노 대통령 비판, 비난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글 올리지 말라고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구더기 무서워 초간삼간 태우자는 말이 되겠지요.

전 참정연 게시판에 노대통령 비판, 비난글이 많은 것도 일정 부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세와 크게 다르지 않는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판 글이 많은 것까지는 좋으나 과도해서 문제라는 지적은 그럴수 있다고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누가 어떻게 균형을 맞춰줍니까.  


남은 자들의 몫

어쩌면 참정연 게시판에서 글 올리는 사람들이 노 대통령에 비판적인 사람들만 있고, 그런 사람들만 참여하고 있다해도 그 또한 참정연의 현실로 인정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참정연의 정체성이 어떻게 정립돼가는가 하는 것은 결국 남은 자들의 몫이겠지요.  

떠난 분들들이 가끔 들어와 보거나, 외부 사람들이 와서 보기에 한 쪽으로 기울어 있다고 느끼는 측면이 있다해도 그리고 관전자 입장에서 참정연이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는 것도 얼마든지 좋고, 그럴 자유가 있으니 상관할 바는 아닙니다만, 스스로 참여해서 바꾸지 않으면 참정연은 남은 사람들에 의해서 굴러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남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최선을 다하는 만큼 평가 받게 되는 거구요.  

남은 사람들이 참정연을 떠난 분들, 바깥에서 비난하는 분들을 원망할 필요도 없고, 그분들의 말할 자유를 막을 수도 없겠지요. 그리고 존중합니다. 어차피 정치적 입장 차이는 정치적 공간에서 갑론을박하는 수 밖에...

그리고 지금 노 대통령에 대한 비판, 비난이 조중동을 비롯 보수세력에서만 전개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일부 친노세력을 빼곤 거의 전방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데 그렇다면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통치에 문제가 많다는 시그널이 아닐까요.  

물론 세상 사람이 다 노무현 비판, 비난한다고해서 그게 다 옳다는 건 아닙니다. 이번 황우석 사태에서 잘 보았지요. 그래서 노빠도 있고 그들 나름대로 자신들의 공간에서 열심히 자기 주장 펼치며 방어하고 있지 않습니까.

서로의 주장이 옳다 그르다 하면서 갑론을박하는 거야 당연한거고, 지금 상황에선 노 대통령과 친노세력의 주장이 그만큼 국민들을 설득하거나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된 가장 큰 이유가 노 정권과 친노세력이 집권 초기와 다르게 거듭된 갈짓자 행보를 보임으로써 신뢰 상실의 과정이 축적되고, 고착돼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만(뭐 원인 분석이야 각자 다르니깐 이 부분은 여기까지만).

또한 하은아빠님의 생각에 노 대통령의 힘이 부족함을 들어 많은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이해해줘야 하며, 그래서 반노로까지 가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지금 상황에서 반노가 나쁜 게 아니라는 설명은 앞에서 이미 드렸습니다)

어쨌든  그런 입장도 존중합니다.  

따라서 저의 경우만 말씀드리자면 지금에 와서 노 정권에 그렇게 너그럽지 못합니다. 이게 실망이든 실망이 쌓여 증오가 됐든. 어쨌든 노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책임지고 국가를 보다 개혁적이고 부자, 재벌보다는 서민들에게 득이 되는 방향으로 운영해보겠다며 국민들의 지지를 요구했고 그래서 당선된 대한민국 국정 최고 책임자입니다.

그런데 노 대통령의 립서비스와는 정반대로 양극화가 심각해지면서 서민들의 상실감이 커지고, 부자와 재벌 등 소수 계층만이 더욱 살쪄가는 상황, 개혁은 기대했던 것과는 많은 차이가 나고, 파병, 대연정, 황우석 사태 등등 여러 부면에서 실망감이 쌓이면서 노 정권에 대한 지지를 접고, 대통령을 원망하고, 때론 비난하고 때론 증오하고...이건 국민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겠지요. 그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대통령은 국민들의 원성이 많으면 많은대로, 칭찬의 소리가 크면 큰대로 그 공과를 최종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원래 그런 자리 아닙니까. 그렇게 비판, 비난이 듣기 싫었으면 처음부터 대통령으로 나오지 말았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역대 대통령 모두 노 대통령 못지않게 비판, 비난 많이 들어가면서 임기 마쳤습니다.

노 대통령의 경우엔 조종동의 경우 더 과한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전임 정권도 그리 만만치 않았습니다.

물론 "모든 게 다 노무현 때문이냐, 노무현만 씹으면 다 해결되느냐"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주장이 잘못됐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기에 가장 큰 책임을 지는 것이며 또 요구도 하고, 원망도 하고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노무현 지지자의 역할이 있듯이 노무현을 비판, 비난하는 사람들의 역할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통령이 돼가지고 잘 된 일은 다 자기가 잘나서 그렇고, 잘못된 것은 전임 정권 탓이거나 언론이나 국민들이 안 도와줘서 그렇다고 떠넘겨도 된다면, 대통령이 정말 그렇게만 해도 된다면, "지금 그 대통령 저에게 물려달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편하고 쉬운 대통령 저도 한번 해보죠. 뭐.

더군다나 지금 노 대통령이 사방으로부터 비난을 듣고 고립무원 상태에 빠진 게 조중동과 한나라당 보수세력 때문이라고만 주장하는 것도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지금처럼 盧정권이 곤궁한 처지에 빠진 건 누가 뭐라해도 노 대통령과 친노세력 자신들이 일차적 책임이 있고,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만 놓고 보면 조중동이 지적하는 점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해도 할 수 없습니다.

제가 보기엔 그렇게밖에 안보입니다. 그리고 그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어떻게 이 상황에서 노 정권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지 제 상식으론 납득이 안됩니다.

조중동의 행태가 참 치졸하다는 건 익히 알고 있고, 박근혜나 이명박의 행태가 꼴불견일 때도 많지만, 지금은 이 쪽 자체의 거듭된 실족으로 인한 급추락 때문에 남 탓하고 있을 여유조차 없었던 건 아닐까요.  

집권 중반이후 특히 요즘에 와서, 노 대통령이 비판, 비난 많이 듣고 있는데 크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들을 비난 듣는 거고, 얻어맞을 매 맞고 있는 겁니다. 이 점 친노성향의 분들과 생각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그 분들이 저를 반노라고 규정하고 싶다면 그냥 반노하겠습니다. 그렇게 상황판단이 안되는(이거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임) 사람들과의 소통은 어차피 노력해서 해소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렇지 않다, 노통이 잘한 것도 많다"고 생각하신 분들은 말로만 그러지 말고 참정연 게시판의 균형을 위해 좋은 글좀 많이 퍼오시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그것도 인터넷 공론의 장에서 소통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동의하고 안하고는 글을 읽는 사람 각자의 판단이겠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은 해야죠.

그러면 지금처럼 왜 반노 글만 많냐는 불만은 자동적으로 해결되는 겁니다.

참 오래간만에 긴 글 써봅니다. 그만큼 한번은 정리하고 넘어가야할 문제들이라고 판단 두서없이 써내려가다보니 길어졌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 참정연 게시판 해당 글 보기(2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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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