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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가는 MB 정권, 이번엔 '비판 교수' 재갈 물리기?
우석훈 박사, 청와대로부터 '정부 비판 글 자제하라' 경고 받아 파문
 
취재부
"이게 마지막 경고인 듯싶다. 감옥 보내렬면 보내라"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박사(41·연세대 문화인류학 강사)가 정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정부 비판을 자제하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에 대한 검찰의 구속수사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가 본격적인 '비판 언로(言路) 차단'에 나선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우석훈 박사가 11일 새벽 자신의 블로그에 <필화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짤막한 글에서 청와대로부터 받은 경고 메시지에 대해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우 박사는 이 글에서 "지난 정권(노무현 정권)에서도 나는 청와대에게 눈의 가시였는데, 본의가 아니게 주변 지인들이 나 때문에 고생을 좀 했다."며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우석훈 저,2006>를 내고 난 다음에 몇 사람이 곤경에 빠졌었다."고 그간의 소회를 피력했다.

그러면서 "필화 사건에 대한 거의 마지막 경고를 오늘 받은 듯싶다."며 "모르겠다...감옥 보낼려면 보내라."고 비장한 어투로 글을 맺었다.
 
▲ 우석훈 박사가 지난 11일 자신의 개인블로그에 올린 글 전문.     © 대자보

"청와대가 원 소스일 것"

그리고 11일 오후 CBS와 인터뷰에서 우 박사는 "정부로부터 (비판글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해 정부 압력설을 본격 제기했다.

우 박사는 이 인터뷰에서 "어제(10일) 평소 알고 지내던 정부 관계자와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말을 들었다."며 "청와대 관계자가 직접 얘기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정부 관계자를 통해 나에게 이를 전달했고, 청와대가 원 소스인 걸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변의 친한 분들이 내가 쓴 글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다. 주로 공직 쪽에 계신 분들이 그렇다."며 "지난 정부부터 현 정부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서 경고 메시지를 받았는데, 이게 마지막 경고라고 생각된다. 자세한 내용은 지인들의 피해가 걱정돼 설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우석훈 박사는 12일에도 자신의 블로그에 <어머니가 암, 조직 검사하러 가신다>는 글을 통해 "언로는 막지 마라, 그런 말을 하고 싶다."며 "남은 책 시리즈 12권 그건 정리하려고 하니까, 그 때까지만 날 좀 내비두라. 어차피 1년 조금 지나면 어머니를 위해서, 땅을 위해서, 조용히 살아갈려고 생각하고 있고 은퇴할 예정이니까, 잠시만 내비두라."며 이 정권의 압력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청와대, 대리인 통해 "이런 식으로 쓰면 곤란하다"

우석훈 박사는 12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도 "지난 10일 정부 고위 인사로부터 정부 비판 글을 자제해 달라는 말을 들었다."며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경고를 받기는 했지만 정부 관계자가 직접 전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인사는 '청와대 홍보실에서 글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도 했다."며 "사실상 청와대가 원 소스이고 이를 전달하기 위해 나를 만난 것 같다."고 주장해 청와대 압력설을 다시 제기했다.

우 박사는 "노무현 정부 때도 몇 번 경고를 들었지만 '오해가 있으니 풀자'는 수준이었다면, 이번에는 '이런 식으로 쓰면 곤란하다'는 식으로 경고 수위가 높았다."며 "글 쓰는 것에 대해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우 박사는 지난 5일자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칼럼이 직접적으로 문제가 된 것 같다면서 정부측 인사가 "이런 식으로 쓰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우 박사는 <녹색성장이라는 사기극> 제목의 한겨레 칼럼에서 "녹색 본래의 의미는 '반핵'인데 이명박 정부는 철저하게 원자력 위에 서 있기로 선택한 것이라서 녹색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기본적으로 반녹색"이라며 "기괴한 토건자본의 '그린 워시', 즉 녹색 이미지를 뒤집어쓰는 녹색 마케팅이 바로 녹색성장"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우 박사는 "(경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지인들의 피해가 걱정돼 말하기 곤란하다."면서 "내가 글 쓰는 기조가 있고 글은 계속 쓸 것이므로 어찌됐든 앞으로도 충돌은 피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압력과 상관없이 우 박사의 글쓰기가 계속될 것임을 강조해 이명박 정권의 향후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우석훈 "정부 압력에 굴복 안해" 충돌 불가피할 듯

파리 제10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우석훈 박사는 지난 2007년 8월 펴낸 <88만원 세대,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을 통해 '88만원 세대'라는 신조어를 만들내며 20대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 등을 통해 노 정권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우 박사는 <촌놈들의 제국주의>, <괴물의 탄생>, <직선들의 대한민국> 등 왕성한 저술활동과 함께 <MB, 경제를 자이로드롭에 밀어넣을 셈인가>, <2009년 경제빅뱅…이대로 가면 폭동이다>, <강부자 정권의 '일자리 쪼개기', 나라 말아 먹는다>, <국민경제는 경찰로 지킬 수 없다>(이상 프레시안), <녹색성장이라는 사기극>(한겨레) 등 언론매체 기고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에 거침없는 비판을 해왔다.

'이명박 정권=사이코패스' 심증 추가

우석훈 박사에 대한 글쓰기 압력설을 접한 네티즌은 발끈했다.

'소년교주'라는 네티즌은 11일 우석훈 박사의 블로그에 찾아와 "이게 뭔 자다가 국회의사당 지붕이 갈라지며 전두환 동상 나오는 소리냐."며 어이없어 했다.

또 'staringeyed'라는 네티즌은 "생각이 건강한 사람들을 두려워하는 나쁜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뼈 있는 댓글을 남겼다.

사실 이명박 정권은 인터넷 논객에 불과한 미네르바를 구속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희대의 사례로 이미 해외토픽감이 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청와대가 경찰청에 "용산 참사로 빚어진 경찰의 부정적 프레임을 연쇄살인사건 해결이라는 긍정적 프레임으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강호순 사건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라."는 지침성 이메일을 보낸 것을 두고, 네티즌 사이에는 '이명박 정권이야말로 진정한 사이코패스 집단'이라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우석훈 박사의 정부 비판 자제 청와대 압력설은 이명박 정권의 불안감과 조급증이 '비판 지식인 재갈 물리기'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방증이어서 그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헌법에 보장된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권력의 힘으로 짓밟으면서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반체제 정권'이란 세간의 인식에 또 하나의 족적을 남기는 사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 우석훈 블로그 <필화 사건...> 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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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3 [23:3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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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