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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은퇴' 김한길과 '더티한 탈당' 이해찬
시대정신 충실 '김한길 정계은퇴', 책임의식 無 지저분한 '이해찬 탈당'
 
취재부
다 같은 탈당이 아니다

오늘(15일) 대통합민주신당의 이계안 의원이 탈당과 함께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대선 참패 후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안영근(1월4일), 심재덕(1월7일), 이해찬(1월10일), 이계안(1월15일) 의원이 탈당해 의석수가 138석으로 줄었다.

김한길 의원은 1월 6일 총선 불출마와 정계은퇴를 선언했지만 탈당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탈당이나 총선 불출마 등을 선언한 이들의 진로에는 큰 차이가 난다. 김한길, 심재덕 의원은 총선 불출마와 함께 정계은퇴까지 선언했고, 이계안 의원은 총선 불출마 선언은 했으나 서울시장에 재도전할 뜻을 내비쳐 다분히 정략적이란 인상을 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대선 참패 후 '첫 현역 의원 탈당자'인 안영근 의원과 '친노 대부'인 이해찬 의원은 탈당만 하고 총선 불출마나 정계은퇴 등 다른 조치가 전혀 없어 '제 살길 찾아 떠난' 인상을 강하게 풍기고 있다.

■ 대통합민주신당 탈당·총선 불출마자의 변
안영근
(인천 남구을, 1월 4일)
열린우리당은 독선·오만으로 실패했고, 대통합민주신당은 아예 '술자리 안줏거리'도 되지 못한다. 대통합민주신당은 발전적인 '해체'를 통해 다시 시작해야 할 때다.
김한길
(서울 구로구을, 1월 6일)
오만과 독선의 '노무현 프레임'을 끝내 극복하지 못한 데에 책임을 느낀다. 대선 참패 이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지적이 매우 아프다. 나를 버려서 우리가 살아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우선 나부터 기득권을 버려야겠기에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 소설가 이상은 '절망이 기교를 낳고, 기교가 또 절망을 낳는다.'고 했다. 기교 때문에 또 절망을 낳아서는 안된다.
심재덕
(수원시 장안구, 1월 7일)
국리민복을 우선하는 정책의 생산보다 계파의 이해관계와 이합집산, 야합에 열을 올리는 정치 현실 앞에서 큰 실망과 깊은 무력감을 느꼈다. 정치 일선에서 떠나 국민,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화장실 문화' 개선에 온 힘을 쏟겠다.
이해찬
(서울 관악구을, 1월 10일)
손학규 대표가 이끄는 신당은 자신의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어떠한 정체성도 없이 좌표를 잃은 정당으로 변질될 것이기 때문에 탈당한다. 여야 주요 정당의 대표를 모두 한나라당 출신이 맡게 된 정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고, 그로 인해 민주화 이후 우리들을 일관되게 지지해 주셨던 분들이 느낄 혼란과 허탈감에 고개를 들 수 없다. 대통합민주신당을 떠나지만 인간의 존엄성, 성숙한 민주주의, 한반도 평화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모든 분들의 옆에는 반드시 내가 있을 것이다.
이계안
(서울 동작구을, 1얼 15일)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하고, 총선에 불출마하는 것밖에 달리 대통령 선거에서 보여준 국민의 뜻에 따르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김한길, 시대정신에 충실한 '깔끔한' 정계은퇴

대통합민주신당의 탈당 및 총선 불출마 선언자 중 대통령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적 심판에 가장 충실하고,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을 확실하게 지는 모습을 보여준 현역 정치인은 '김한길' 의원이 유일하다.

김한길 의원은 대통합민주신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에서 원내대표를 지냈고, 당내 실용주의를 주도한 정동영계의 핵심인물이었다. 실용주의가 대세를 이루면서 열린우리당은 수많은 개혁 과제를 회피하거나 변질시켰다. 그로 인해 지지층의 실망과 대거 이탈을 불러왔고 핵심 지지층조자 지키지 못한 범여권은 이번 대선에서 사상 최악의 대참패를 당했다.

또한 김한길 의원은 강봉균 의원과 함께 작년 한해 동안에만 '열린우리당 집단 탈당->중도개혁통합신당 창당->민주당과 합당 및 중도통합민주당 창당->중도통합민주당 집단 탈당->대통합민주신당 입당'으로 무려 4차례나 당적을 변경하면서 정당정치를 황폐화시키고 희화화(戱畫化)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김한길 의원은 이유야 어떻든 총선 불출마와 함께 정계은퇴까지 선언함으로써 자신이 질 수 있는 책임을 다한 셈이다.

김 의원이 그런 결정을 내리면서 밝힌 이유나 명분도 시대정신에 가장 충실한 내용이었다. 김 의원은 "오만과 독선의 '노무현 프레임'을 끝내 극복하지 못한 데에 책임을 느낀다. 대선 참패 이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지적이 매우 아프다. 나를 버려서 우리가 살아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우선 나부터 기득권을 버려야겠기에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 소설가 이상은 '절망이 기교를 낳고, 기교가 또 절망을 낳는다.'고 했다. 기교 때문에 또 절망을 낳아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현재 대통합민주신당 포함 범여권 정치인들이 대선 참패에 대해 가져야 할 '시대적 소명의식'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해찬, 책임의식 없는 '지저분한' 탈당

김한길 의원에 비하면 친노 대표 격인 이해찬 전 총리의 탈당은 가장 명분이 없고 지저분하기까지 하다.

이 전 총리는 이번 대선 참패의 '원흉'이나 다름없는 노무현 대통령과 국정운영을 최일선에서 함께 했고, 노 대통령을 옹호해온 친노 세력의 대부이다. 따라서 가장 큰 책임을 지고 누구보다 앞장서 총선 불출마는 물론 정계은퇴를 선언해야 할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대통합민주신당이 친노 세력에 부정적인 손학규 대표 체제가 들어서자 '홧김'에 탈당을 감행했다. 총선 불출마나 정계은퇴 선언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그의 탈당을 계기로 '친노 신당'을 창당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뻔뻔함의 극치'를 보여준 셈이다.

"여야 주요 정당의 대표를 모두 한나라당 출신이 맡게 된 정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고, 허탈감에 고개를 들 수 없다."는 이 전 총리의 항변도 따지고 보면 자업자득인 셈이다. 과연 노무현 대통령과 이해찬 전 총리 등 친노 세력이 그동안 보여준 정치 행보가 손학규 신임대표의 극단적 신자유주의 및 보수적 정체성과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 사이에는 정치적으로 몸담은 곳만 달랐을 뿐 정책적 정체성에는 하등의 차이가 없었다.

결국 노 대통령으로부터도 "손학규 대표가 정상적인 당내 절차를 통해 선출된 상황에서 특정인의 당 대표 선출을 이유로 탈당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며 "친노 그룹의 탈당 및 신당 창당은 명분도 없고 성공하지도 못할 것."이라는 핀잔만 들었다.

한마디로 이 전 총리의 탈당은 친노 세력 내부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할 뿐더러, 대선 참패에 가장 책임이 큰 정치인으로서 전혀 책임지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지저분한' 탈당이었다. 이런 점 때문에 이 전 총리의 탈당 이후 정치적 재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또한 친노 세력의 정치적 입지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혁·진보 진영에서 친노 세력에 대한 거부감이 더욱 확산돼 이 전 총리와 함께 당 안팎에서 정계은퇴 요구를 받고 있는 유시민, 이광재 의원 등 '친노 3인방'에게도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불순한 안영근과 '화장실이나 치우겠다'는 심재덕

대통합민주신당의 보수 우경화를 주도해온 '안영근' 의원의 탈당도 총선 불출마나 정계은퇴 선언 없이, 단지 국민적 신임을 잃어버린 대통합민주신당의 간판으론 총선에서 가망이 없으니 대통합민주신당을 해체하거나 차라리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매우 불순해 보인다.

이계안 의원도 탈당과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불출마 선언이 정계은퇴는 아니다. 나는 여전히 정치인이고 정치는 계속할 것."이라며 "서울시장에 여전히 관심이 있다. 열심히 공부한 뒤 기회가 오고, 열정이 되살아 난다면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겠다."고 밝혀 차기 서울시장 출마를 대비해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의 인상을 풍겼다.

한편 심재덕 의원은 총선 불출마와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정치 일선에서 떠나 시민의 한 사람으로 '화장실 문화' 개선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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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5 [16:3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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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