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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진보 자주파, 무자비한 '심상정 탄핵'
[정치시평] 민노당대회 '김정일 신도들의 쿠데타', 심상정 '탈당' 외길뿐
 
김영국
'김정일 신도' 자주파(NL)의 추악한 쿠데타

어제(3일) 열린 민주노동당 임시 당대회는 흡사 '김정일 유일신' 교도들의 부흥회였다. 그들은 반성하는 진보, 합리적 진보로 거듭나기 위해 몸부림쳤던 심상정 비대위를 거침없이 짓밟았다.

민노당을 숙주 삼아 기생해온 김정일 신도들이 가면을 벗고,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허연 하이에나 이빨을 드러내며 한 여인을 사정없이 물어뜯었다. 그렇게 심상정 비대위는 무참하게 탄핵당했다.

어제 민노당 혁신안을 결정할 당대회는 일개 정당의 단순한 행사가 아니었다. 사실상 민노당과 진보운동 전체의 운명을 가르는 중대 분수령이었다. 그래서 진보를 생각하는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결론은 '경악' 그 자체였다. 심상정 비대위가 대선 참패로 사망선고를 받은 민노당을 재건하기 위해 내놓은 당 혁신안들이 당내 다수파인 민족주의 자주파(NL)의 봉기로 무참히 짓밟혔다.

민노당 자주파는 똘똘 뭉쳐 심상정 비대위가 내놓은 안을 단 한 건도 허락하지 않고, 모두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수정하거나 삭제해 보란듯이 압도적 다수로 통과시켜버렸다. 심상정 비대위 안은 안건마다 이들의 칼질로 누더기가 돼 찢겨나갔다. 자주파의 머리 위에 얹혀진 '고깔'에 불과한 심 대표의 처지가 애처로울 뿐이었다.

자주파는 그동안 민노당 운영을 주도해 왔을 뿐만 아니라, 이번 대선 참패의 가장 큰 책임 주체임에도 이날 당대회에서 그들이 보여준 행동은 '우리가 뭘 잘못했느냐.'는 분풀이로 가득했다. '무식한 국민 따위가 감히 우리를 심판하느냐.'는 김정일식 사고에 쩔어 있는 신도들의 모습이었다.

'민노당 해체·자주파와 단절'이 진보 부활 지름길

애초 평등파(PD)인 심상정 의원을 비대위 대표로 삼고초려하며 불러들인 것도 자주파 수장들이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대선 참패의 책임론 때문에 차마 자신들이 나서서 당을 추스릴 면목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제 당대회로 심 의원은 어디까지나 그들이 위기를 잠시 모면하기 위해 불러들인 '얼굴마담'이었을 뿐이라는 속셈이 여실히 드러났다.

평등파의 핵심들이 탈당 등으로 빠져나간 이후 자주파만 덩그러니 남은 민노당이 향후 어떤 모습일지 극명하게 확인된 순간이었다.

▲심상정 대표는 표결 직후 부결로 결론나자, 침통한 표정으로 성급히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심 대표는 4일 기자회견을 통해 비대위 사퇴를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민주노동당(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말로만 듣던 민노당 내 자주파의 패권적 전횡이 전국에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면서 그동안 민주노동당에 애정을 갖고 '분당만은 피해야 한다.'며 가슴 졸이고 지켜보던 진보인사들마저 경악시키기에 충분했다.

종북주의(從北主義)라고 비판받아 온 자주파(NL)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나며, 그들이 자신들의 신앙이 위협받을 때 얼마나 '광기 어린 주사파'가 될 수 있는 지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이제 민주노동당은 역사의 이름으로 즉각 해체되는 것만이 이 땅의 진보가 건강하게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유일한 지름길임이 확인되었다.

더이상 진보 진영은 김정일 신도들만 남은 자주파黨, 주사파黨을 진보의 목록에 올려놓아선 안된다. 뿐만 아니라 종북적 통일지상주의 자주파(NL)와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단절해야 한다. 범여권 정치인들만 금기 사항이 아니라 김정일 신도들도 진보엔 금기다. 더이상 시대착오적인 대동단결론 따위로 자주파와 함께 '진보의 춤'을 추어선 안된다.


'종(種)'이 다름을 확인한 이상 서로 으르렁거리며 아까운 세월만 죽일 필요도 없다. 각자 옳다고 믿는 바대로 대중을 설득하고 지지를 조직하면서 경쟁하면 그 뿐이다. 어차피 시대착오적인 정치집단은 대중들로부터 도태되기 마련이다.

진보의 궤멸을 냉혹한 현실로 인정하고, 진보의 새로운 한 시대를 다시 준비하는 마음으로 새출발해야 한다. 한 줌도 안 남은 기득권에 집착해 단결·단합이라는 허울 속에 '혐오적 동거'를 강요하는 것 자체가 미몽(迷夢)이었다.

순진한 심상정, 금쪽같은 한달을 날려버리다

사실 어제 자주파(NL)의 당대회 쿠데타는 이미 심상정 의원이 지난 1월 12일 비대위 대표를 수락할 때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안 그래도 숫적으로 절대 열세인데다 심 대표를 지지하는 평등파의 핵심인사와 당원들 상당수가 탈당해 그의 지지기반은 더욱 위축되었다.

애초부터 심상정 비대위의 혁신 성패는 온전히 절대 다수파인 자주파의 손에 달려 있었다. 그들의 살신성인에 가까운 양보 없인 기대난망이었다.

이에 따라 자주파의 종북주의에 근거한 패권주의에 이골이 난 평등파 일부는 처음부터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들 신당파의 새 진보정당 운동이 지금 당장은 성공하기 어려울 순 있어도, 그들의 선택과 주장은 옳았다.

오히려 자주파의 종북주의와 패권적 전횡에 그렇게 당하고도 한방에 뜯어고쳐 보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무모한 도전'이었다. 그동안 한이불을 덮어온 정 때문에 그들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끝까지 안고 가려는 것부터가 대착각이었다.

심상정 의원이 지도력을 발휘해 민노당의 정파 갈등을 적당히 봉합하면 이번 기회에 대중정치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면, 심상정 캠프의 정치적 판단력은 초딩 수준임이 틀림없다. 이제 심상정은 안쓰러운 '동정표'나 모아 재기(再起)를 모색해야 한다. 이 얼마나 구차스러운가.

실패할 줄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을 쥐려 했다면, 진보의 몰살(沒殺)이 예고된 총선을 눈앞에 두고 하루 하루가 운명의 시간이 되고 있는 금쪽같은 한 달을 통째로 날려버린 '무책임'의 무게가 참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하다. 무엇으로 이를 보상할 수 있겠는가.

심상정 '울고 있을 여유 없다'

심상정 대표는 이번에 지도력을 발휘하지도, 알량한 명분조차도 얻지 못했다. 그저 진보 양아치들에게 덤비다 집단 린치당한 여인네에 불과했다. 그녀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는 거대한 절벽에다 안 그래도 허약해진 진보의 몸뚱아리를 내동댕이쳤다.

그가 얻은 유일한 소득이 있다면, 민족주의 자주파(NL)의 '패악(悖惡)상'을 대중들에게 소름끼치도록 실감나게 확인시켜 주었다는 것뿐이다. 고작 이 것을 얻기 위해 그가 허비한 한 달과, 유혈이 낭자한 진보의 몸뚱아리가 너무도 처연(悽然)하다.

진보 진영의 재구성을 민노당의 틀로 실현시켜 보겠다는 '민노당 중심주의'가 빚어낸 참극(慘劇)이었다. 국민들은 이미 지난 대선을 통해 국회의원 하나 배출하기도 힘든 3% 지지를 보냄으로써 민노당의 틀로는 안 된다고 그렇게 경고를 했건만, 민노당을 부여잡고 놓지 못한 게 결국 심상정 자신의 옷자락만 갈기갈기 찢긴 채 쫓겨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아쉽다. 그토록 엄중한 시간들을 허공에 날려버린 게 아쉽고, 개혁·진보 진영을 부활시킬 소중한 자원이 무참히 더렵혀진 게 못내 아쉽다. 리더십을 발휘할 지도자 '기근(饑饉)'에 시달리고 있는 진보 진영을 더욱 쪼그라들게 만들었다.

그러나 심상정은 울고 있을 시간도, 그럴 자격도 없다. 그러기엔 작금의 진보 진영에게 주어진 시절이 너무도 잔인하다. 그는 일개 정치인을 떠나 많은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기대와 사랑을 받아온 만큼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주저없이 '김정일 신도黨'을 박차고 나와 광야로 가야 한다. 비록 그 길이 시베리아 벌판보다 추울지언정 오늘의 시대정신과 만나야 한다. 민노당을 머리 속에 깨끗히 비우고, 더이상 어느 정파에도 연연하지 말고, 심상정의 비전과 정책을 서민대중의 언어로 재무장해 새롭게 진보개혁적 정치세력을 창출하는 데 백의종군의 자세로 뛰어야 한다.

오늘의 아픔이 머리와 가슴 한 편에 자리할 여유조차 없을 만큼, 죽을 힘을 다해 뛰고 또 뛰어야 한다. '심다르크'의 힘찬 부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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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8/02/04 [13:5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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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