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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하야? 차라리 '불감청 고소원'!
[논단] 국민만 피곤케 하는 ‘시건방주의’가 29%짜리 대통령의 원인이다
 
김영국
“당신만 힘든 거 아니거든? 우리도 너무 피곤하거든. 됐거든!”
노 대통령에게 지금 해주고 싶은 말이다.

권력을 통째로 내주겠다는 대통령의 생각은 ‘검토만’ 할게 아니라 당장 로드맵으로 구체화시키는 게 좋을 것 같다.

한마디로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이다. 선택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하야’를 감히 청하지는 못하지만, 그런 말이 아니라고 우겨도 굳이 대꾸하고 싶진 않지만 ‘차라리 바라던 바’이다.

지금 상태로는 노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든, 무엇을 하려한들 아무것도 할 수 없게됐다. 친절한(?) 대통령의 간증처럼, ‘29%짜리 대통령은 책임정치를 할 수 없다’는 고백은 옳은 판단이다.
 
▲노대통령은 지난 25일 KBS를 통해 '국민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그날 이날 내용은 국민은 없고 한나라당에 권력을 통째로 넘겨 주겠다는 얘기 밖에 없었다     © 청와대 홈페이지

민심은 천심인데 하늘이 대통령을 버렸으니 신하에 불과한 대통령은 물러나는 것을 고민하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도 없다.

그리고 임기초반과 달리 지금은 대통령 유고라는 것에 크게 불안해할 국민도 별로 없을 것 같다. 지난 탄핵국면에서 시뮬레이션도 해보았다. 대통령 없다고 크게 달라질 건 없다고 증명됐다.

지금은 오히려 노무현이란 사람이 대통령으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불안하다고 느끼는 국민들이 더 많은 건 아닐까.

2002년. 보수.수구세력인 한나라당에게만은 정권을 내줄 수 없다며, 정몽준의 지지철회에 놀란 가슴 쓸어담고 새벽녁 찬바람에 묵묵히 조중동 찌라시를 수거하려 다녔던 사람들. 투표당일 한 표가 아쉬워 핸드폰 주소록만 연신 눌러대던 사람들.

그들이 한나라당 치마폭 붙잡고 연정이나 하자며 스토커처럼 매달리는 지금의 대통령을 상상이나 했을까. 노 대통령 눈에는 보수.수구세력만 보이고, 멀어져가는 개혁.진보세력의 이탈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개혁.진보세력 ‘그까이꺼’ 자신이 결단하면 다 따라오게 돼있다는 ‘시건방주의’ 때문일까.

지금은 대통령과 여권 핵심이 주도하는 보수.우경화와 친재벌적 노선에 질려버린 개혁.진보세력의 분노와 배신감부터 치유하고, 그들부터 통합해 가는 게 순서라는 지적은 노 대통령에겐 아무래도 사치같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의 분열 극복, 국민통합 제안은 한나라당에 가까이 갈수록 그 간격만큼 개혁.진보세력과 간극은 벌어지는 ‘제로섬 게임’이 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지금은 노 정권의 정체가 극도로 불분명해서 도대체 무엇을 위한 국민통합인지조차 알 수 없는 퍼즐 상태다.

정말 선거법 개정이 정권을 내줄만큼 지역구도 극복에 결정적인지, 대통령의 영남 측근들을 무더기로 기용해서 선거용 경력관리 해주고 이들이 보수.수구적인 영남정서에 철저히 부합하는 논리로 당선되더라도 ‘의석수 증가가 곧 지역감정 극복’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대통령의 ‘통째 발언’ 이후 한나라당은 통닭도 싫다고 한다. 민주노동당은 게으른 농부가 흉작에 밭만 탓하더니 권력만 밭떼기로 넘기려한다고 쏘아붙인다. 민주당은 못난 자식 낳은 죄로 국민들께 면목이 없다며 머리를 조아린다. 당사자격인 열린우리당은 영문도 모르면서 동네 잔치부터 하자고 떠들고 있다.

지금 이 해괴한 상황. 개혁.진보세력의 입장에선 도무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말도 안되는 대통령을 만들어낸 업보일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이 ‘29%짜리’임을 솔직하게 고백하듯, 지지자들 또한 자신들의 선택에 대한 실책을 깨끗하게 인정해야 한다.

한번 잡은 정권은 대통령 마음대로 야당에게 넘겨줘도 된다는 ‘시건방주의’가 새로운 통치이념으로 자리잡기 전에 선거라는 절차를 준수함으로서 ‘정권 선택권은 국민에게 주어진 신성불가침의 권리’라는 정의를 지켜내기 위해서도 대통령의 하야와 보궐선거가 차라리 자연스럽고 정당한 길이다.

대통령 사임하면 대안은 있는가? 이런 수준낮은 질문 사양한다. 지금은 노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다는 것 자체가 국민들에겐 고문이나 다름없다.

심지어 지난 대선에서 노 대통령 당선을 위해 길거리에서 춤추었던 기억이 ‘감추고 싶은’ 과거가 돼버린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한나라당에게 정권을 통째로 내주겠다는 노 대통령의 시건방주의는 이 아픈 기억들을 후벼파고, 덧나게 하면서 더 이상 감내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고 있다.

보수세력들의 거대한 영주가 축성될 게 뻔한 대연정, ‘정.재.언.검’의 거악 청산에 번번이 태클걸고 나서며 삼성 구조본의 법무팀마저 할 일 없게 만드는 방패막이, 걸어다니는 핵폭탄 같은 입…. 남은 2년 6개월 동안 이런 대통령을 떠받들고 가야 한다는 건 그를 뽑아준 사람이나 반대한 사람들이나 모두에게 가혹할 뿐이다.

이미 국민의 60~70%가 노 대통령에게 기대를 버렸고, 미련도 남아 있지 않은 것같다. 그 70% 국민중에 2002년 노무현 당선을 위해 노심초사했던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가세하고 있다는 것이 조금은 서글플 뿐이다.

그들은 지금, 한때 장안의 화제가 됐던 드라마 ‘해신’에서 능창이 자신의 주군인 자미부인의 몰락을 눈앞에 두고 ‘연민을 느낀다’고 말했던 것과 같은 심정이 아닐까.

한나라당에 대연정 제안은 노 대통령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수많은 이유들도 함께 박물관으로 보냈다. 더 이상 노 대통령에게 연연하는 건 자신의 과오만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대통령처럼 개혁.진보세력의 ‘시건방주의’에 불과하다.

차라리 ‘하야’와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맞교환하라

한나라당은 대통령 하야를 전제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라도 받아들이는 선거제도 협상에 나서는 게 좋다.

선거법 협상에 대통령 하야도 검토대상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이를 받는다고 해서 야당의 과욕만 탓할 수도 없다. 누가 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자기 스스로 권력을 통째로 내줄수 있다고 해놓고서 정작 하야를 말하면 제2의 탄핵 공세라고 펄쩍뛰는 것. 이건 개그다.

권력을 통째로 내줄 생각이 아예 없으면서도 야당의 오버를 유도해 제2의 탄핵정국을 만들어 또 ‘한건 해먹으려는’ 정략적이고 이중적인 쇼라는 걸 광고하는 것밖에 안된다.

이제는 개혁.진보세력이든 보수.수구세력이든 이 지겨운 ‘비정상 대통령의 토크 쇼’를 중단시킬 때가 됐다. ‘입은 진보 실천은 극도의 보수’. 노 정권의 이런 사이비 개혁쇼에 이젠 넌더리가 난다.

못해먹겠다는 대통령을 억지로 붙잡아 두는 것도 한나라당 치마폭 붙잡고 늘어지는 것만큼이나 짜증스럽고, 이건희에 쩔쩔매는 삼성의 ‘하청 공장장’ 같은 대통령을 마냥 지켜보는 것도 답답할 노릇이다.

대통령이 오죽 갑갑했으면 그랬겠냐고 이죽거리지 말라. 이런 말하는 나는 더 울컥하다. 차라리 식물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한 사람도, 사망 직전의 중증 상태라고 진단한 사람도 다른 누구도 아닌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핵심인 그들이다.

이 불편한 질곡을 이젠 편안하게 끝낼 때가 됐다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 편집위원
 
* 필자는 '참정연'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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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26 [20:0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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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