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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민노당 '해체'가 최고의 진보다
[정치시평] 심상정·노회찬+임종인·김성호=新진보개혁정당이 '최선'
 
김영국
* 목 차 *

- 경악스러운 참패, '기분은 권영길하지만 차라리 홀가분하다'

- 뒤늦게 봇물 터진 '총선 불출마와 2선 후퇴' 요구들

- 노무현과 친노 세력 '응징' 없는 쇄신·환골탈태는 '원천무효'

- 개혁·진보 진영은 '노무현과 이건희 구속'에 앞장서야

- 공황상태 민노당, 얼굴만 바꾼 봉합이냐 분당이냐

- 민주노동당 참상(慘狀)의 근원들

- '북한 군사왕조집단 추종주의'와 '단절' 없인 어떤 시도도 무의미

- 민주노동당은 해체 후 '범진보개혁 신당' 창당으로 옮겨가야

- 심상정·노회찬·조승수, '진보 양아치 두목'은 되지 말라

- 침묵의 카르텔 깬 '조승수'가 옳다

- 왜 심상정·노회찬+임종인·김성호 조합이 '최선'인가

- 최악(最惡)은 '최선(最善)으로만' 치유된다

경악스러운 참패, '기분은 권영길하지만 차라리 홀가분하다'

노무현과 민노당이 죽어야 '진보'가 산다. 둘은 '지지층 배신'과 '행태적 수구좌파'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노무현'은 단지 대통령 한 명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노 대통령과 친노 세력 그리고 범여권 정치집단과 노무현 프레임에 갇혀 허우적댄 지식인과 시민사회단체를 통칭(統稱)한다.

2007년 사상 최악의 대선 참패는 이들의 해체와 새로운 정치 주체의 창출 없이는, 진보의 어떤 몸부림도 백약이 무효임을 시사해주고 있다. '기분도 권영길한데', 오늘은 개혁·진보 진영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조금은 구체적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그동안 개혁·진보 진영 쪽에 서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오늘의 참담한 결과에 대해 면구스러움을 금할 길이 없다. 지난 12월 19일 누군가 광화문 네거리에서 '사과의 삼보일배'라도 제안했더라면 단박에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다.

나만은 개혁·진보적 노선에 충실했고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기 위해 일관된 신념을 가지고 대중을 향해 외쳐왔으나, 소수에 불과했다는 변명조차 무의미한 상황이다. 몸을 던져 오늘의 사태를 막지 못한 나 자신의 나약함을 책망하는 게 오히려 속은 편할 것 같다.

그러나 한편으론 조금은 홀가분하다. 비록 맞아야 할 매였지만, 너무 큰 바윗돌로 맞아 너무도 아프지만, 그걸로 국민의 분노가 조금이라도 누그러졌다면 차라리 위안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국민의 개혁·진보 진영에 대한 '무관심·냉소·혐오' 가득한 시선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응징'의 크기에 대해 늘 불안한 마음으로 가슴 졸여온 때문이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명박 당선자보다도 많은 표와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그 화려하고 찬란했던 '지지탑'은 참담하게 붕괴됐다.

지지층을 향한 '약속'과 믿고 찍어준 지지자들의 '염원'을 배반하고, '자기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 식의 오만과 독선에 빠져 지지층을 우롱한 정치인과 정치집단이 어떤 참담한 결과를 초래하는 지 충격적으로 목도했다. 충격파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늦게나마 이명박 당선을 축하한다. 또한 지지자들의 노고를 치하한다. 그러나 이명박 당선자도 전체 유권자의 30%라는 '사상 최저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를 지지하지 않은 70%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 부디 '제2의 노무현'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범여권과 문국현 등 민주개혁 진영과 민주노동당 등 진보 진영의 참패는 누구를 비난하고 책임을 추궁할 의욕조차 사라지게 만들었다. 모두 파산선고나 다름없는 심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욕 먹는 것보다 슬픈 건 잊혀지는 것이다. 지금은 뼈가 부서지는 '채찍'마저 감사해야 할 판이다.

무엇보다 이들이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건, 위장전입, 위장취업, BBK 의혹 등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대선 출마조차 어려울 정도의 도덕적 흠결을 지닌 사람을 대통령의 자리에 올려놓고, 자녀들에게 부모 세대의 치부(恥部)를 드러낸 것이다. 해외 언론의 조롱대로 'X 같은 후보'만도 못한 '사상 최고로 못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후세에 우리는 어떤 선조로 기억될지 벌써부터 두려움이 앞선다.

뒤늦게 봇물 터진 '총선 불출마와 2선 후퇴' 요구들

이번 총선에도 낙선운동이 있다면, 제1호는 마땅히 이해찬, 유시민, 이광재 등 노 정권의 좌충우돌과 지지층 배신을 온몸으로 옹호하며 한자리씩 해먹고도 모자라 대통령까지 해먹겠다고 난장판을 벌였던 '친노 세력'과 올해에만 당적을 4차례나 바꿔가며 정당정치를 걸레로 만든 '김한길계', 강봉균, 김진표, 안개모 등 '실용'의 탈을 쓰고 진보개혁 지지층을 우롱한 무리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대선 참패로 이들 모두가 사실상 '자연 낙선' 대상으로 굳어진 이상, 스스로 대대적인 '총선 불출마'와 '2선 후퇴'(백의종군·정계은퇴)를 선언해주는 게 그나마 그들이 망친 개혁·진보 진영을 살리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최소한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 몰락에 핵심적 위치에 있었던 사람들, 그리고 민주노동당의 구태스런 정파 싸움에서 주류에 있었던 사람들까지 개혁·진보 진영 붕괴에 책임이 큰 사람들은 이 대열에 대대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범여권과 문국현 진영을 오가며 '단일화 거간꾼' 노릇한 지식인과 '늙은 여우' 시민운동가들도 총선 불출마 대열에서 예외일 수 없다.

지금은 '대대적인 총선 불출마와 2선 후퇴가 시대정신'이다. 최소한 그 정도의 결단도 보여주지 않고 작금의 개혁·진보 진영에 대한 국민적 냉소와 혐오가 사라지기를 바라는 건 언감생심(焉敢生心)에 연목구어(緣木求魚)일 뿐이다.

나는 이같은 주장을 대선일 훨씬 전인 지난 11월 2일부터 줄기차게 펼쳐왔다.[☞ 정동영, 문국현, 권영길 '천만의 말씀'들-범여권 핵심 정치인들의 대대적인 '총선 불출마' 선언이 필요하다(대자보, 2007.11.2) 전문보기]

참담한 패배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선 단일화, 대통합 같은 감기약 처방이 아닌, 범여권과 문국현 진영, 민주노동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들의 대대적인 총선 불출마와 2선 후퇴 선언이 다른 어떤 조치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런 살신성인의 자세만이 국민적 냉소와 혐오의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특효약'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 필요성과 절박함은 이미 임계점에 와 있다.

대선 참패의 충격이 너무 컸던 탓일까. 그 때는 어느 곳도 들은 척도 안 하더니, 막상 경악스런 참패가 현실이 되자 지금은 각 진영 여기저기서 총선 불출마와 2선 후퇴(백의종군·정계은퇴)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져나오고 있다. 버스 떠난 뒤에 손 흔드는 격이다.

그마저 모두가 책임지는 모습이 아닌, 정치집단 간 '네탓 공방'으로 변질되고 있다. 똥 묻은 견공(犬公)들끼리 서로 꼴 보기 싫다고 짖어대는 꼴이다. 이래선 다음 총선도 해보나 마나다. 가장 책임이 큰 순서대로 솔선수범하면 될 일이다.

노무현과 친노 세력 '응징' 없는 쇄신·환골탈태는 '원천무효'

그 어떤 노력도 노무현과 친노 세력에 대한 응징이 없는 쇄신이나 환골탈태는 '원천무효'다.

그런데도 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친노 측근'들의 도덕적 파탄이 계속되고 있다. 대선 참패가 충격적으로 펼쳐지던 순간에도 노 대통령의 청와대 참모들은 눈 하나 까딱 않고 알량한 청와대 근무 경력을 '딱지' 삼아 총선 지역구를 고르느라 눈알이 빠질 정도란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뻔뻔함이 노무현을 망친 주범임을, 측근이라는 정치 청맹과니들만 주제 파악 못하고 날뛴 게 오늘날 '노무현의 비극'이 있다.

이들은 제발 여기저기 기웃거리지 말고 "노무현 정권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겠다."는 자신들의 공언대로 꼭 '노무현黨'을 만들어 총선에 나서주길 바란다.

국민들의 분노를 쏟아내고 씻김굿 제물으로 이들만한 존재가 없다. 이들이 끼어 있는 당이나 정치세력 또한 마찬가지다. 누구든 친노 세력과 함께 하는 정치인과 정치집단은 저승사자를 불러들이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들을 보수 진영이 아닌 개혁·진보 진영에서 앞장서 응징해야 한다. 국민의 분노를 '자체 정화(淨化)' 노력으로 해소시켜줘야 한다. 이것이 이들에 대한 낙선운동을 보수 진영이 나서기 전에 개혁·진보적 시민단체가 앞장서 펼쳐야할 이유이다.

이런 정도의 '자기 정화' 능력도 보여주지 못하는 개혁·진보 시민사회는 똑같이 썩은 집단에 불과하다. 오늘날 국민의 개혁·진보 세력에 대한 불신의 핵심도 보수 세력을 비판하는 데는 저승사자 같으면서 자기 쪽 사람에게는 너무도 관대한 이중적 처신에 있었다.

개혁·진보 진영은 '노무현과 이건희 구속'에 앞장서야

오늘의 개혁·진보 진영 몰락의 '원흉(元兇)'은 누가 뭐라 해도 '노무현 대통령과 그를 둘러싼 친노 세력' 그리고 이들과 결탁해 대한민국을 통째로 말아먹은 '삼성제국 이건희 회장'이다.

이들은 오로지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슬로건으로 똘똘 뭉쳐, 재벌과 기득권 세력은 '입이 찢어지고' 서민은 사상 최대의 양극화 고통 속에 '가랑이가 찢어지는' 약육강식의 정글 사회를 만든 장본인들이기 때문이다.

이제 노무현 정권을 탄생시킨 개혁·진보 세력이 이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이들을 거둬들여야 한다.

'삼성 특검'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집중적으로 압박함으로써 반드시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 핵심 인사들 그리고 이건희 회장을 응징하도록 개혁·진보 진영이 누구보다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그러면서 개혁·진보 진영 스스로 '노무현 족쇄'를 벗어던져야 한다.

공황상태 민노당, 얼굴만 바꾼 봉합이냐 분당이냐

"권영길에 대한 투표는 '비난적 지지'이자 민주노동당과 작별을 고하는 '고별 투표'였다." 도살장에 소 끌려가는 심정으로 투표장에 들어가 권영길을 찍고 나온 사람의 푸념이다.

권영길 후보의 17대 대선 득표율은 원내 진출 이전이던 16대 대선 성적(3.9% 득표)에도 못 미치는 참패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선 이후 당내 평등파(PD) 사이에선 '더이상 이대로는 자주파(NL)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당내 양대 정파인 민족주의 자주파(NL)와 평등파(PD)는 서로 증오의 단계를 지나 '혐오의 단계'에까지 이르고 있다.

일부 당원은 "이번 대선 참패로 정치적 생명력을 잃게 될 자주파(NL)들이 새로 창당할 좌파연합정당으로 또다시 밀고 들어올 지도 모르니, '자주파 명단'을 작성해서 자유롭게 회람토록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 21일엔, 김혜경 전 당대표, 조승수 현 진보정치연구소장, 김형탁 전 대변인 등 민주노동당의 전·현직 고위 간부들까지 나서, "알량한 권력 놀음에 취해 당이 진보적 대중에게 외면받는 결정들을 하도록 자초한 '다수파(NL·자주파)의 수적 우위에 근거한 전횡'을 문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대선 참패 책임론을 본격 제기했다.

이들은 "신자유주의와 양극화 시대에 고통받는 대중들에게 선택받지 못한 민주노동당은 이제 칼을 입에 무는 심정으로 반성해야 한다."며 당의 대선 참패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와 책임, 당의 근본적인 쇄신을 논의하기 위해 즉각적인 '임시 당대회 소집'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나섰다. 당내 각 의견그룹들도 철저한 대선 평가와 '재창당' 수준의 전면적 당 쇄신을 촉구하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설상가상으로 현재의 당 구조로는 미래가 없다며 자주파(NL)와 결별해야 한다는 평등파(PD)의 '분당론'이 본격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는 분당과 함께 새로운 '좌파연합신당'을 창당하기 위해 집단 탈당파를 규합하는 사이트까지 개설하기도 했다. 홍세화 씨 등 일부 명망가들은 탈당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당내 다수파인 자주파(NL) 계열 인사들은 당 안팎에서 파상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자주파 망당론' 공세에 숨을 죽이며 현 지도부 전원 사퇴를 수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어려운 때일수록 더욱 뭉쳐야 한다는 '단합론'을 내세워 봉합되기를 바라는 속내를 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권영길 후보와 자주파 지도부의 정계은퇴와 함께, 경쟁자인 심상정·노회찬 의원까지 싸잡아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 참패를 기회로 당의 주도권에만 마음이 가 있다거나, 당이 망해가고 있는 판국에 당 대표나 자기 식구 비례대표 한 자리 차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이 그것이다.

한 줌도 안되는 비례대표 몇 석을 차지하려고 투전판을 벌여봤자, 민주노동당은 과거 자민련의 좌파 버전인 '좌민련'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란 지적은 NL, PD 모두에게 뼈 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민주노동당 참상(慘狀)의 근원들

오늘날 민주노동당의 참상(慘狀)을 초래한 근원은, 당내 정파(NL·PD) 간 갈등과 담합에 따른 자기교정능력 상실과 변화에 둔감한 행태적 수구성, 원내 진출 이후 다양한 진보적 대중정치의 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외연 확대에도 실패한 점, 정규직 노동자의 이기주의로 인식돼가고 있는 민주노총에 대한 일방적 의존(민주노총당), 서민대중의 삶과 피부에 와닿는 비전·정책 제시보다 북한 군사왕조집단 추종주의와 감상적 통일지상주의에 매몰된 당 활동(친북·종북당) 등으로 대중들에게 '시대착오적인 정치세력'으로 비친 점 등에 있다.

이런 것들이 축적돼 '지지층 상실'을 거듭해온 결과 대선 참패라는 성적표로 나타났다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즉, 민주노동당의 대선 참패는 지루한 후보와 따분한 선거 켐페인 등 선거 전략적 문제와 함께, 민주노동당이 그간 보여준 정치적 행보와 실적에 대한 대중들의 냉혹한 평가를 반영한 것이었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단순히 '그들만의 재창당'이나 '그들만의 분당' 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특히 민족주의 자주파(NL)와 동거 조건으로 지도부의 몇몇 대표 얼굴을 평등파(PD)로 바꾸는 '수평적 쇄신'책으로는 사태만 악화시킬 뿐이다. 이런 수준으로는 민주노동당에 대한 국민적 냉소가 개선될 여지 또한 '제로'에 가까울 것이다.

이런 건 이미 대선 참패 전에 했어야 하는 일이다. 민주노동당은 지금 '호미로 막을 수 있었던 일을 가래로 막기에도 버거운 현실'에 처해 있음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들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이런 마당에 민족주의 자주파(NL)의 단합론에 이끌려 갈등을 적당히 봉합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민주노동당은 저승사자를 불어들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는 민주노동당이란 우리 사회 진보개혁의 소중한 자산을 스스로 불태우는 짓이다.

'북한 군사왕조집단 추종주의'와 '단절' 없인 어떤 시도도 무의미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은 민주노동당에 대해 '그런 진보정당은 더이상 필요없다.'는 수준의 경고장을 보낸 것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신자유주의 양극화에 고통받고 있는 서민대중의 일상적인 삶을 개선시킬 비전과 대안 제시는 물론, 앞서 제기한 민주노동당 '참상의 근원'들과 고통스러운 단절을 하지 않고선 지금의 난관을 돌파하기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지금처럼 자주파(NL)와 평등파(PD)가 '혐오적 동거' 상태에 있는 한, 어떤 것도 대중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건 누구보다 민주노동당 구성원들이 더 절감하고 있다. 그동안 양 정파가 적당히 봉합해서 '별거적 동거'를 거듭해온 결과, '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없는' 식물상태로 전이돼 왔다는 게 민노당 안팎의 냉혹한 평가이다.

이제 더이상 서로에게 족쇄가 되어서는 안된다. 민족주의 자주파(NL)는 주체사상으로 똘똘 뭉쳐 '통일 만세' 운동을 마음껏 하고, 평등파(PD)는 지긋지긋한 자주파의 방해 없이 비정규직 등 민생문제 해결에 올인하도록 서로를 놔줘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폐쇄적인 종북黨, 민주노총黨, 정규직黨 안에서 체질에 맞지 않은 일들을 '해피하게' 하려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그동안 민주노동당은 범여권인 열린우리당과 대통합민주신당에 대해 '잡탕정당'이라고 몰아세우며 '해체'를 요구해왔다. 이제 그 비판의 날은 민주노동당 자신에게 세워야할 때가 됐다.

물론 당을 해체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수없이 당을 만들었다 부수는 범여권 정치집단의 후안무치에 질린 국민이 적지 않다. 그러나 국민이 크게 변해야 한다고 분명한 사인을 보내줬는데도 꿈쩍 않고 버티는 정치집단도 문제다.

결국 민주노동당은 '당의 해체'와 함께, 이번 대선 참패로 사실상 상실해버린 진보 진영의 대표성과 기득권 의식을 과감히 버리고 '일원'으로서 '새로운 범진보개혁 정당'의 창당 수순으로 옮겨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의 민주노동당이 우리 사회의 진보개혁적 사회 발전에 기여하기는커녕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상황으로까지 와 있다고 판단된다.

새로운 진보개혁 정당의 창당 과정에서 민주노총에 대한 의존성은 물론, 특히 민족주의 자주파(NL)의 통일지상주의와도 과감하게 단절해야 한다. 이건 더이상 진보개혁 진영 환골탈태의 상징조차도 될 수 없다. 하나의 출발점이자 대중에 대한 인사치레에 불과하다.

하물며 민주노동당이란 기존의 틀 속에서 진보의 대표성과 기득권을 고수하며 단지 외연 확대를 위한 '그들만의 재창당론이나 분당론'에 안주할 경우, 그들에게 2008년 '4월의 봄'은 결코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대선 참패에 이은 '총선 몰살'이란 비극을 피할 수 없다.

민주노동당은 해체 후 '범진보개혁 신당' 창당으로 옮겨가야

재창당론이든 분당론이든 발전적이고 창조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금방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사실 당 쇄신론, 재창당론, 분당론 이 모든 것의 성패는 필연적으로 '외연 확대'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의 노선과 지향점을 큰 틀에서 공유하고 공감하는 당 밖의 잠재적 지지 세력이 민주노동당의 몸부림에 관심을 보이고 실제로 결합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지 않으면, 민주노동당의 어떤 시도도 사실상 무의미해진다.

따라서 '그들만의 쇼'로 비춰질 경우 외부에 있는 진보개혁적 시민운동가와 지식인들이 그 틀에 참여하기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당의 얼굴을 바꾸고 내부 혁신만 잘하면 당 밖의 진보 세력이 파도처럼 밀려올 것 같지만, 운동권 동창회 같은 민주노동당 구성원에 '플러스알파'가 되어주기 위해 들어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발상으론 민주노동당의 어떤 시도도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새로운 '범진보개혁 정당' 창당으로 옮겨가야 하며, 그 중심에 심상성·노회찬·조승수 같은 개혁·진보 진영에서 그나마 노선과 정책적 '일관성'이 검증된, 신뢰도 높은 인물들이 앞장서야 한다.

이들이 자신들에게 찾아온 민주노동당 대표 자리가 탐이 나 시대착오적인 민족주의 자주파(NL)가 우글거리는 민주노동당의 틀에 안주할 경우, 그들은 훗날 '진보 양아치 두목'이란 평가를 받게 될 수도 있다. 이 소중한 진보 정치의 자산들이 한낱 '양아치 두목'으로 끝나서야 되겠는가.


시대정신을 구현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음에도, 소수 정파의 한 줌 기득권에 안주해 창조적으로 발상의 전환을 하지 못하는 정치인 치고 양아치가 되지 않은 걸 보지 못했다.

지지자들이 그렇게 '길이 아니다.'고 만류했음에도, '대통합이 시대정신이다.'만을 외치며 잡탕정당을 만드는 데 앞장섰다가 범여권을 홀라당 날려버린 '김근태'가 산증인이다.

일각에선 민주노동당 안에 있는 자주파조차 설득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대중들에게 진보개혁의 가치를 설파할 수 있겠느냐고 빈정대기도 한다. 이건 솔직하지 못한 푸념이다. "대중은 설득해도 '주사끼' 있는 자주파는 설득할 수 없다."는 게 그들이 대중에게 깨우쳐준 현실이다.

민주노동당에서 분당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더이상 상대방의 상처 난 데 소금 뿌리며 자신마저 상처받는 '자학 행위'를 그만둬야 한다. 서둘러 뜻을 모아 '조용히', '집단적'으로 광야로 떠나면 된다. 지금은 한가하게 당내에서 서로를 물어뜯으며 세월을 죽일 시간이 없다. 남는 사람이나 떠나는 사람이나 모두에게 도움이 안 된다.

진정 새로운 진보개혁 정당이 필요하다면, 내부에서 험한 말로 정력을 소진하기보단 당 밖의 진보 세력을 모으는데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 한다. 그것이 명분이고 실천이다.

지금은 민주노동당 당사에 있으나 벌판에 있으나 춥기는 매한가지다. 차라리 광야가 낫다. 최소한 구질구질하지는 않다. 어쩌면 지금이 광야로 나가 뭔가를 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마지막 주어진 시간'일 수도 있다.

그에 반해 주사파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민주노동당, 전국민적 왕따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베리아 벌판보다 추울 것이다. 지금은 민주노동당 안에 있고 밖에 있고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없는 상황이다. 중요한 건 새로운 희망을 조직할 수 있느냐 없느냐이고 '상처받지 않는 열정'이다.

심상정·노회찬·조승수, '진보 양아치 두목'은 되지 말라

나는 심상정·노회찬·조승수가 설혹 민주노동당 틀 안에 있다 해도 그동안 이들이 보여준 검증된 정치적 행보와 소신·신뢰도로 볼 때, 무소속 임종인 의원과 김성호 전 의원 등과 함께 다음 국회에서도 이들의 우렁찬 목소리와 당당한 모습을 꼭 보고 싶은 사람이다. 아마 자신을 개혁·진보 성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대체로 이와 비슷한 심정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沈·魯·趙의 경우 아무리 구출하고 싶어도 민주노동당이란 '행태적 수구좌파'의 '등짐'을 지고 있는 한, 그 무게 때문에 '동반 몰살'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차라리 아무 짐도 없는 무소속 임종인·김성호가 구출하기에는 손쉬워 보인다.

심·노·조가 총선에서 살아 남지 못한다면 그 이유는 오직 하나, 시대착오적인 민족주의 자주파(NL)와 '구질구질'하게 동거하고 있는 '민주노동당표 외투' 때문일 것이다.

심·노·조가 제아무리 아까워도, 국민은 민노당의 틀에 안주해 위세나 부리는 '진보 양아치 두목'들에게서 새 희망을 찾기란 '마누라를 바꾸는 것'보다 어려울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그동안 수많은 호조건 속에서도 꽃을 피우지 못하고 사그라진 이유도 시대정신을 쫓아가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사고의 협소함' 때문이었다.

지금 민주노동당에게 절실한 것은, 알량한 '주도권 행사'가 아니라 '밀알이 되어 주는 것'이다. 살신성인 없는 감동은 없다.

침묵의 카르텔 깬 '조승수'가 옳다

그런 점에서 조승수 현 민주노동당 진보정치연구소장의 '반성문'은 매우 시의적절했다.

그는 경향신문 24일자 <민주노동당, 다시 광야에 서라>는 기고에서 "만일 이번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이 적당히 표를 받았다면, 우리는 아마 적당히 싸우고 대충 반성하는 척하면서 돌아올 수 없는 파멸의 길로 나아갔을 것이다. 선거 결과를 되짚어보면 우리 국민들이 눈물나게 고맙고, 그 현명함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고 실토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표로써 민주노동당에 회초리를 들면서 새로운 길로 가라고 가르쳐 준 것이다. 이것을 민주노동당 당원들과 지도자들이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는 스스로 퇴장해야 한다. 최소한 앞으로 이 극단의 이윤추구와 경쟁이 압도하는 사회를 거부하고 떨쳐 나올 세대들에게 '걸림돌'이 되지는 말아야 한다."며 통렬한 자기반성을 했다.

나는 조승수 소장의 이 반성문을 개혁·진보 진영 몰락의 원흉인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 세력, 대선에서 참패한 범여권, 문국현 진영, 민주노동당은 물론, 이번 대선 과정에서 '단일화·대통합 만능론'만 외쳐댔던 늙은 여우 시민운동가와 재야원로, 지식인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다.

최근 조승수 소장의 거침없는 자주파(NL) 공격이 화제다. 민주노동당의 내부 문제에 대한 공론화라면, 개혁·진보 진영이 히스테리적 반응을 보이는 조선일보와 인터뷰도 마다하지 않는다.

사실 조선일보와 인터뷰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다. 내용은 무시하고 조선일보만 끄집어내 공격하는 것이야말로 '시대착오적인 발작'에 불과하다. 조선일보가 민주노동당과 진보 진영에 해악을 끼쳐온 것을 모르는 바 아니나 반한나라당, 안티 조선일보 캠페인 또한 그리 아름답지도 순수하지도 않았다. 노무현을 위시한 사이비 개혁 세력의 헤게모니 전략의 일환이었다는 평가도 무시할 수 없다. 왜 진보 세력이 그런 틀에 갇혀 말문을 닫아야 하나.

조선일보보다 더 큰 해악은 내부의 문제를 적당히 봉합하려는 '단합주의'다. 이것이야말로 민주노동당을 골방에 가둬놓고 고사시키자는 '자폐주의(自閉主義)'이기 때문이다.

왜 심상정·노회찬+임종인·김성호 조합이 '최선'인가

심상정·노회찬 의원은 민노당 등 진보 진영에서 노선, 철학, 정책(컨텐츠), 대중성으로, 임종인·김성호 의원은 범여권 등 민주개혁 진영에서 일관된 개혁·진보적 정치 행보와 정책(컨텐츠)으로 검증된, 몇 안되는 '신뢰도 높은' 정치인들이다.

이들이 결합한다면 명실공히 개혁과 진보의 신뢰도 높은 상징적 인물들이 결합하는 의미를 담게 된다. 개혁·진보 진영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하기에 따라서는 단박에 범여권과 자웅을 겨룰 수도 있고, 개혁·진보 진영 전체를 평정할 수도 있는 강력한 새 정치 주체로 우뚝 설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시너지요, 창조적 외연 확대다.

혹자는 왜 민주개혁 진영에서 임종인·김성호밖에 없냐고 물을 것이다. 그건 현재 범여권 등 민주개혁 진영의 정치인들이 왜 '집단적'으로 망가졌느냐고 되물을 수밖에 없다. 솔직히 범여권 정치인들 중에 개혁·진보적 노선과 신념에 따라 '일관된 정치 행보'로 검증된 사람을 꼽아보라 한다면 내 머리론 아무리 쥐어짜도 다섯 손가락을 다 채울 자신이 없다.

비록 당장의 숫자는 적지만 개혁·진보의 알짜배기인 이들의 결합이라면, 어둑한 들판에 불을 지를 순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들이 '코어'가 돼 확실한 주도세력이 된 연후에 민주노동당 왼쪽과 오른쪽 범여권까지 그나마 일관성을 갖춘, 한마디로 지금까지 '덜 망가진' 정치인과 정치집단 그리고 지식인과 시민운동가들의 합류를 추동한다면 이 정당은 지리멸렬한 개혁·진보 진영을 재편하는 확실한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그렇게만 된다면 내년 총선에서도 과거 창당 한 달 만에 제1야당으로 등극한 '신민당 돌풍'(1985년)에 버금가는 바람을 일으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왜냐하면 이들은 현재 개혁·진보 진영에서 그려볼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어디다 내놔도 쪽팔리지 않고, 지지자들이 자신 있게 주변에 권유할 수 있는 정치인들이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내년 1월부터 외연 확대에 본격 나서고, 주요 민생 관련 진보개혁적 비전을 가지고 정책 대결로 정치판을 변화시켜 간다면 이 정당은 기존 대통합민주신당, 문국현당, 민주노동당을 모두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이것은 소설이 아닐 것이다. '해봤자 택도 없는' 소리와 '하면 좋은데 쉽게 안될 것 같은' 소리와는 구별해야 한다.

최악(最惡)은 '최선(最善)으로만' 치유된다

지금이 최악의 상황이라는 걸 인정한다면 그 해법 역시 '최후의 한가지'뿐이다. 바로 차선이나 차악 따위가 아닌 '최선(最善)'을 만들어내야 한다. 범여권은 그동안 차선도 차악도 아닌, 최악(最惡)을 향해 달려왔기 때문에 그 결과 또한 헌정 사상 최악의 대참패를 당했다.

따라서 개혁·진보 진영이 기존의 관성대로 '무조건 합치고 보자.'는 대통합론이 아니라, 그나마 개혁·진보적 노선에 따라 '일관된 정치적 행보'를 보여온 '검증된 사람'들을 발굴해 대표로 내세우거나, 이들을 중심으로 근본적이고 대대적인 혁신을 하지 않으면 이미 붕괴된 신뢰를 회복하기란 요원할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개혁·진보 진영은 대통합민주신당, 문국현당, 민주노동당 등 기존 정치집단을 뛰어넘을 '새로운 정치 주체'가 반드시 탄생해야 하며, 만들어진다면 '정치 주체들'에 대한 '신뢰도', 새로운 '비전과 정책', 새로운 '정당정치와 정당문화' 이 삼박자가 모두 최선(最善)이거나 최선을 향해 달려갈 때만이 떠나간 지지자들의 허망한 마음을 다시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길만이 개혁·진보 진영이 부활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확신하기에 기회 있을 때마다 반복할 수밖에 없다.


설사 당장 '최선(最善)'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하더라도 좌절하거나 실망할 필요가 없다. 작금의 개혁·진보 진영이 가진 한계이자 역량으로 인정해야 한다. 죽을 힘을 다해 최선의 그림을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부으면 되는 일이다.

팽팽 자빠져 놀다가 선거에 임박해서 '각설이 타령' 하듯 꺼내드는 '민주평화개혁세력, 대통합, 대연합, 선거연합' 따위의 감기약 처방은 결코 암환자를 살려낼 수 없다는 게, 이번 대선 참패가 개혁·진보 진영에 남겨준 유일한 교훈이자 자산이기 때문이다. /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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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7/12/28 [15:2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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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