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25. 02:46
[우석훈] 노무현 보다 경제 못할 사람은 없다(2007.3.4) 다생엿-경제·금융2009. 2. 25. 02:46
노무현 보다 경제 못할 사람은 없다 | ||||||||||||||
[비나리의 초록공명] 통계착시와 자아도취, 극우파적인 상상력만 넘쳐나 | ||||||||||||||
1. 경제 대안 시리즈 노무현 시대가 아닌 다른 경제운용 방식에 대해서 생각을 시작한지는 3년 정도 된다. 이런 질문에는 어려운 함정이 몇 개 있다. 노무현 보다 경제를 잘 하는 것은 너무 쉽다. 서울대 경제학과에 정말 존경할만한 분이 한 분 계시다. 워낙 조용하게 사시고, 주말이면 농사짓고, 만약 건전한 보수라는 이름을 붙인다면 한 분이 그럴 정도의 위치라고 할 수 있는 분이 있다. 나머지는 순 사기꾼들들이거나 게으름뱅이라고 보면 약간 박하지만 내 평가가 그렇다. 연세대에는 한 명이 있는데, 불행히도 연애를 너무 좋아해서 평범해져버렸다. 경제학을 아주 잘 할 수 있었던 사람인데 안타깝게 생각한다. 하여간 나보다는 경제학을 잘 하는데, 많이 배웠었다. 고려대에는 인격적으로 존경할만한 분이 한 분 계시다. 공부를 잘 하시는 분은...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인격적으로 존경할만하지 않거나, 경제학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도, 그 누가 그려내는 경제 대안이라도 노무현 경제보다는 나을 것이다. 정운찬 전 총장이 경제학자로서 별로라고 생각하지만, 정운찬의 경제나 조순 경제는 노무현 경제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난 이명박은 싫어한다. 물론 박근혜도 싫어한다. 그렇지만 이명박이나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적어도 경제는 노무현 보다는 좋아질 것이다. 그 반대편에 노회찬과 심상정이 있다. 이 사람들이 경제를 운용해도 지금보다는 훨씬 좋아질 것이다. 하다못해 경제학자라고 하기에는 좀 웃기는 공병호가 대통령이 되어도 지금보다는 좋아진다.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지금은 은퇴해서 퇴물취급받는 YS가 돌아와서 대통령이 되더라도 지금보다 경제상황은 나아질 것이다. 그만큼 경제라는 눈으로 볼 때 노무현 시대는 끔찍했다. 일상적인 통계 착시를 가지고 자아도취에 빠져서 좋은 것은 아무 것도 안 하고, 극우파적인 상상력으로 할 수 있는 최악의 일들을 대충 버무려 놓았던 것이 노무현의 정책이다. 한미FTA와 비전 2030, 이 두 가지는 생각할 수 있는 거의 최악의 경제운용 조합이다. 꼼꼼이 비전 2030을 보려고 뒤지다가, 손 놓았다. 지금 경제관료들이 어떻게 보고를 하고, 상황을 왜곡시켜서 이해하고, 어디로 가고 싶어하는 것인지를 보기 위해서는 비전 2030을 보면 가장 빠르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은 이걸 보면서 그렇게 뿌듯해 하고, “나 경제 잘 하나봐”라며 대단히 기뻐하는 것 같다. 이걸 며칠 보고 나서 내 마음에 든 것은 이제 이 나라에서 도망갈 때가 되었다... 이런 충격에서 벗어나는데 한참 걸렸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경제정책을 약간 살펴보면, 스타일 차이가 있기는 하다. 물론 두 경우 모두 끔찍하다. 박근혜의 경제정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에 있는 “어떤 분”이 평소에 하던 말을 생각하면 금방 알 수 있다. 이명박은 조금 더 상상하기 쉬운데, 실물 중에서 산업조정을 빼고 홀딩 컴파니들이 움직이게 될 방식을 상상하면 아마 그렇게 할 것 같다. 문제는 이 끔찍한 두 가지 경우 모두 노무현 시대보다는 좋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신자유주의가 나쁘냐? 물론 좋은 것은 아니지만, 노무현은 신자유주의도 제대로 안 했다. 토목경제가 나쁘냐? 물론 나쁘기는 하지만, 그나마라도 제대로 되면 지금보다는 나아진다. 상상할 수 없는 가장 나쁜 조합도 지금보다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면... 모든 경제학 이론과 모든 경제학적 상상력은 현 상황에서 전부 대안이다. 아예 시장의 폭력적 획일화로 가면 나쁘냐... 나쁘기는 하지만,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는 않는다. 예를 들면, 국민들이 삼성의 주주가 되고, 아예 삼성이 전체적으로 조율하면 영화 <로보캅>의 델타시티나 또 다른 영화 <레지던트 이블>의 엄브렐라 회사 체계처럼 되면 나쁘냐... 물론 나쁘지만 지금보다 나쁘지는 않다. 극단적으로 상상하면 그렇다. 숫제 조선일보가 아예 대통령단이 되어 국가를 통치한다면, 주주가 누구이고, 책임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를 명확히 하면 오히려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이다. 지금은 책임은 없고, 어차피 극우파들의 상상력대로 경제가 움직이는 시기라서 그렇다. 예전에는 YS나 DJ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아무나 노무현만 아니라면 찍겠다는 지금의 현상이 비이성적이고, 미친 짓이냐... 순전히 경제의 눈으로만 보면, 그 어떤 경우라도 지금보다 나아진다. 단, 유시민의 경우는 지금보다 나빠진다. 유시민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복지장관 하듯이 경제를 맡으면, 아마 노무현 경제보다 더 나빠질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그 누가 되더라도,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다. 손학규의 경우도 비슷하게 생각한다. 노무현이 경제는 끔찍했지만, 손학규 보다는 노무현이 잘 할 것 같다. 손학규 경기지사할 때 하던 식으로 나라 운영하면, 노무현 시기보다 더 지옥이 될 것이라는 정도는 쉽게 생각해볼 수 있다. 이게 경제라는 것이 시스템이 웃겨서, 저 쪽 극한으로 가거나 이 쪽 극한 양쪽에 모두 균형이 있는데, 저 쪽 균형이 수확률이 높은지, 이 쪽 균형이 수확률이 높은지는 사전적으로 비교하기가 어려워서 그렇다. 노무현 경제는 균형과 아주 거리가 먼, 정신분석학의 비유를 들면 메갈로매니아, 과대망상증 경제였다. 같은 매갈로매니아지만, 박정희는 현실주의자였던데 비하여, 노무현은 적어도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초현실주의자였다. 도대체 저렇게 한 논리 위에 서기 어려운 것들이 중구난방으로 머리 속에서 막 돌아가면 정신 헷갈리거나 일관성이 사라질테인데, 단일한 인격체로 버티는 노무현을 보면 대단한 사람이거나 초현실주의자라는 생각이 든다. 난 요즘 노무현의 경제정책을 보면 자꾸 살바도르 달리가 생각난다. 살아서 이런 경제정책을 쓰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은 행운인지도 모른다. 2. 하여간 이런 고민들을 가지고 경제학 대안 시리즈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는 중인데, 내가 전부 다룰 수는 없고, 건강이 허락하는 데까지, 그리고 내 나쁜 머리가 허락하는 데까지는 가볼 생각이다. 1편이 세대간 균형의 문제인데, 이건 이미 내 손을 떠나서 공저자인 박권일씨 손으로 넘어가 있다. 2편에 해당하는 것이 “IMF 10년 평가”인데, 기업사적인 관점과 산업정책이라는 눈으로 준비 중이다. 이 주제를 가지고 출판사 '뿌리와 이파리'에서 부탁을 받았는데, 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가지고 고민을 좀 했었는데, 몇 개의 질문을 넣어서 해볼 생각이다. YS 5년과 노무현 5년을 비교하면서, 과연 어떤 유사성이 있어서 지금과 같은 공황 직전으로 갔는지에 대해서 좀 곰곰하게 따져볼 생각이다. YS 5년이 지나고 환란을 맞았고, 노무현 5년을 지나고 제 2환란을 맞게 된다는 작업가설에 따라서 몇 가지 지표들과 지수들, 그리고 foundation of foundation이라는 가설을 세워볼 생각이다. 2.5편에 해당하는 것이 비슷한 얘기지만, 20세기 세계경제사에 대한 중고등학생용 읽을거리에 대해서 부탁받은 것이 하나 있다. 정말 쉽게 쓸 생각인데, 여기에서 포디즘의 등장과 포디즘의 퇴조 그리고 세계화의 등장까지를 정리할 생각이다. 물론 나도 공부를 좀 할 마음이 있다. 전체적으로는 노무현 경제라는 아주 이상한 것이 등장하기 전까지 세계 경제시스템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살펴보게 될 것이다. 3편에 해당하는 것은 진짜로 올해의 하일라이트인, 드디어 조직론의 문제를 다룰 생각이다. 이건 정치적인 얘기와는 약간 상관없이 경제학에서 90년대 이후에 등장했던 조직론 이론과 우리나라에서 한 번도 내가 꺼내들은 적이 없었던 심리사회학 공부하던 시절에 했던 기업분석, 그러니까 Sansaulieu 워크샵을 상상하면 될 것 같다. Sansaulieu와 그의 동료들이 기업에 대해서 90년대 초반에 했던 작업을 나도 해볼 생각이다. 프로이드와 헤겔이 전면에 등장하고, 군대 이야기와 내가 알고 있는 전쟁사와 기업사 이런 얘기들이 총동원될 것이다. 여기에서 아주 작은, 마이크로 보다 더 작은 눈에서 미세조직이라는 틀을 다룰 생각이고, 그런 기업론과 조직론 차원에서의 대안 논의를 전개해볼 생각이다. 말은 거창하지만, 대안논의에서는 ‘중소기업편’에 해당할 것이다. 4편에 해당하는 것은 - 이건 여력이 될지 그리고 실력이 될지 - 그래서 여전히 괄호 안에 들어가 있는 DJ 독트린인데, 전체적으로는 국제경제학에 대한 내용이 될 것이고, 소위 수출경제라고 되어있는 내수없는 수출산업 구조와, 한미FTA를 통한 일방적이고 단일적인 국제 교역체계와 북한 문제에 대해서 다루게 될 것이다. 이게 현재 내 실력으로 대안이 찾아질까? 찾아지면 나도 노벨상에 한 번 도전해볼 수 있게 되고, 아니면 DJ 지지자들에게 길거리에서 맞아죽겠지... 나머지 얘기들은 어차피 옛날에 정리해놓았다가 출간할려고 했다가 출판사에서 속상한 얘기 들을 때마다 도루 거둬들였던 것들과 아직 한 번도 세상에 발표하지 않았던 얘기들을 새로운 질문으로 재구성하는 거라서, 쓰는 시간만 따지면 1주일이면 정리할 수 있는 내용들인데 DJ 독트린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아직 머리가 하얗다. 대충 이렇게 경제 대안 시리즈를 정리하고 나면 출판사를 못 찾아서 출간하지 못했던 생태경제학 시리즈를 한 번 할 생각이다. 아마 생태경제학에 대해서 내가 다루게 되는 것은 올해가 마지막이 아닐까? 10년 넘게 해서 지겹기도 하고, 실제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경제사라서 이제 정부랑 부딪히면서 그건 아니다라고 하는 역할은 그야말로 다음 주자에게 넘기고, 나도 한문책 보면서 경제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더 바랄 바가 없겠다. 원래 내가 은퇴한다고 공언했던 만 40세가 이제 딱 1년 남았다. 정말 그 때가 되면 나도 은퇴하고, 은퇴 후의 삶을 즐기면서 살고 싶다. 경제대안 시리즈와 생태경제학 시리즈를 끝내고, 홀가분하게 현역에서 떠나서 아이나 키우면서 한문책 보면서 사는... 나는 그렇게 즐거운 40대로의 완벽한 탈출을 가끔 꿈꾼다. 40대가 되어서도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우울한 음모를 멈추지 않는 선배들, 난 정말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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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4 [20:28] ⓒ 대자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