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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불패의 언어 '정태인' 존경한다
정태인의 '양심·용기'와 한미FTA 관련 신문·방송의 '정신분열증' 통박
 
취재부
'희귀한 지식인' 정태인, 치정주의에 맞서다

정치인 실명 비판으로 유명한,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한미FTA 반대 측 이데올로그인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을 '존경한다'며 격찬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강준만 교수는 5월 10일자 '한겨레21' 제659호에 기고한 <정태인이 바로 '불패의 언어'다>란 제목의 글에서 치정·이해 관계 즉 그 세력·집단의 우두머리나 다수가 내린 결정에 따라 자신들의 평소 신념마저 조율하는 경향이 강한, 한국 지식인들의 '치정주의 법칙'을 깨고 외로이 투쟁하고 있는 정태인씨가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한미FTA의 문제점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는 지식인들의 무능과 무관심에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강 교수는 노무현 정권과 치정·이해 관계로 얽히지만 않았더라면 과거의 언행으로 보아 한미FTA에 결사 반대할 것이 분명한 지식인들이 '어금니가 부서질 정도로' 입을 꽉 다물고 있고, 평소 자신의 전공과 거리가 먼 주제들에 대해서도 사회적 약자를 위해 큰 목소리를 내던 사람들이 한미FTA에 대해서만은 어느 게 옳은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나자빠지는 이들도 있으며,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일 이슈' 중독자들은 한미FTA에 대해 아예 무관심한 만용마저 드러내고 있다고 힐난(詰難)했다.

그러면서 강 교수는 한미FTA 찬성 여부를 떠나 보수 신문들도 지식인들의 치정주의 법칙을 깬 정태인씨의 양심과 용기만은 인정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신문의 '한미FTA 노비어천가'는 "정신분열증"

강준만 교수는 정태인씨의 양심에 비해 보수 신문들은 '정신분열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와 관련 강 교수는 "보수 신문들의 문제는 그들의 이념이나 정치적 성향이 문제가 아니라, 정신분열증이 문제의 핵심이고 일관된 원칙이 전혀 없다는 것."이며 "한미FTA 협상 타결 이후, 보수 신문들이 격찬한 노무현의 ‘집념·뚝심·배짱’은 과거 자신들이 ‘아집·맹목·광신’이라고 저주를 퍼붓던 노무현의 일관된 특성이었다는 걸 모른다."면서 보수 신문들이 '머리가 텅텅 비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근태·천정배·임종인 등 옛 여권 정치인들의 단식투쟁에 대해 보수 신문들은 온갖 조롱과 저주를 퍼부었는데, 그것이야말로 노 정권의 '통상 독재'와 입 맞춘 '언론 독재'라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보수 신문들이 과거 한미FTA와 관련하여 사설 등을 통해 주장했던 태도와 달리, 한미FTA 타결 직후 일사불란하게 '결사 지지'로 돌변한 이유는 '이것이 한나라당 정권 하에서는 절대 이룰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보수 신문들이 한미FTA에 광분하는 건, 치정주의 문화 덕분에 여전히 개혁·진보 진영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 노 대통령이 한건주의로 일을 저지른 것이야말로 '하늘이 준 기회'라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MBC여 그럴바엔 차라리 침묵하라"

그러나 강 교수는 보수 신문들보다 더 큰 장애는 역시 '방송'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FTA는 보수 세력과 노무현의 대연정인 동시에 보수 신문과 방송의 '언론 대연정'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바로 한미FTA에 대한 '희대의 여론 조작'이 가능했던 배경이라고 꼬집었다.

강 교수는 방송 3사의 한미FTA 관련 보도의 문제점으로 '형식적 민주주의 유린의 대표적인 사례'였다며 언론개혁시민연대의 지적을 인용했다. 즉 방송은 한미FTA 보도와 관련하여 △취재 없이 브리핑 전달로 일관 △우려의 목소리 '찬밥' 취급 △오보 수준의 낙관적 전망 △'소비자-생산자'식으로 국내 여론 편 가르기 △청와대 홍보매체로 전락 등 5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특히 MBC 문화방송의 한미FTA 보도 행태에 대해 "나치 시대 괴벨스의 홍보기관과 무엇이 다른가? 그럴바엔 차라리 MBC여 침묵하라."라는 정태인씨의 <문화방송노보> 기고 글 주장을 인용해 강력 비판했다.

강 교수는 보수 신문과 방송의 유착은 "한국 사회의 시곗바늘을 김대중 집권 이전으로 되돌려놓고 있다."며 이 막강 연합세력에 정부의 대규모 홍보 물량까지 가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을 <한겨레> <경향신문> 등 일부 신문과 일부 인터넷 언론, 그리고 정태인을 비롯해 이해영·우석훈 등 지식인들과 민주노동당 정치인들의 강연 행군으로 돌파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노 정권 한미FTA 홍보, "국가주의+숭미주의+공미주의"

▲한미 FTA의 위험성을 역설하는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인물과 사상 제공
한편 강 교수는 정태인 전 비서관이 정부가 장보고와 광개토대왕까지 한미FTA 찬성 광고에 등장시킨 것에 "마치 한미FTA가 미국 정벌의 장검이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모양이다."고 꼬집었던 사례를 들면서, 정태인씨가 노 정권의 한미FTA 홍보 프레임의 핵심을 꿰뚫어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즉 노 정권의 한미FTA 홍보 논리는 그들의 광고 문구처럼 '한국인의 국가주의 정서를 자극하고, 숭미(崇美)주의와 공미(恐美)주의까지 가미시킨 점.'이라며, 이것이 한미FTA가 일부 국민에게 먹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겨레21> 편집장 정재권씨의 주장처럼, 진보 진영은 보수 진영과의 한미FTA 전선이라는 장기전에서 승리를 이끌어낼 프레임, 즉 '불패(不敗)의 언어'가 무엇인지를 고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강 교수는 진보 진영에 그런 '프레임'을 압도할 수 있는 다른 '프레임'이 있다 해도, 그 이전에 더 큰 프레임에 혼선이 빚어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한미FTA 문제가 '보수 진영 대 진보 진영'의 구도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親盧세력의 이간질, 한미FTA 전선의 최대 '방해 세력'

이와 관련 강 교수는 "무엇보다 노 정권의 열성 지지자들이 여전히 노 정권을 지지하고 있고, 한미FTA는 그런 지지의 '끼워팔기' 품목으로 전락했다."며 "그럼에도 이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개혁·진보 진영에 속한다고 믿고 있고, 또 그렇게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개혁·진보 진영이 시도하려는 '프레임 전쟁'을 무력화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고 말해, 이른바 친노 세력이 한미FTA 전선에 가장 큰 '방해 세력'임을 지적했다.

즉 개혁·진보 진영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당선된 노무현과 그의 지지자들로 인해 진보 진영이 '불패의 언어'를 만들어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아무리 기가 막히게 좋은 '불패의 언어'를 만들어낸다 한들, 그건 보수 진영이 아니라 노무현과 그의 지지자들에 의해 먼저 격파 대상이 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강 교수는 개혁·진보 진영이 친노 세력과 단순한 결별이 아니라 '확실한 단절'을 통해서 보수 대 진보의 전선이 불분명해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해야, 개혁·진보 진영의 독자적인 프레임이 제대로 기능하고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걸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강 교수는 마지막으로 "거짓말을 해가면서까지 강압적으로 졸속 추진하는 한미FTA는 결사 찬성론자라도 반대하는 게 옳다."며 "거대 신문·방송 연합세력에 소수매체·강연·시위로 맞붙어야 하는 세상이 다시 찾아왔다."며 끝을 맺었다.

☞ 강준만 교수의 <정태인이 바로 ‘불패의 언어’다> 칼럼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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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11 [23:3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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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