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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만 남은 비정상 대통령의 '대략난감'
[논단] 반성없는 노빠 모르쇠들에겐 '무관심과 냉소'가 최선의 '약'이다
 
김영국
어설픈 중도(中道)

고건은 분명 실패한 인사였다. 집권 초 개혁의 동력이 충만할 때 그를 등용해 초장부터 맥 빠지게 한 건 잘못이란 지적도 많았다.

정치에서 '중도(中道)'란 원래 그렇다. 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없는. 그래서 어설픈 중도야말로 표만 노리는 포퓰리즘(속칭 삐끼질)에 불과하다. 조금 과장해서 무능·무개념의 인사들이 가장 편안하게 선택할 수 있는 길일 뿐이다.

중도개혁, 중도실용, 중도통합 등등 속된 말로 '웃기는' 이야기다. 중도를 말하는 정치인들이 구체적인 정책으로 중도를 표현하는 걸 본 적이 없다. 둘이 싸우면 팔짱 끼고 있다 양쪽 주장 적당히 짜깁기하는 게 중도인줄 안다. 그래서 정치인들의 중도는 대안도 아니며 '고민하기 싫은 기회주의'를 그럴듯하게 포장한 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노 대통령은 고건 전 총리를 임명할 당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고 전 총리는 지금도 입만 열면 중도를 말한다. 사실 노 정권이야말로 임기 내내 '어설픈 중도' 흉내내다 양쪽으로부터 얻어맞고 쪽박찬 정권이다.

그런데 여태까지 아무 소리 않고 있다가 왜 하필 지금에야 '실패한 인사'라며 뒤통수 치고 나올까. 의구심은 당연해 보인다. 어쩌면 그렇게 의심해주길 바라는 것 같기도 하다.

문제는 "원칙과 일관성, 신뢰 없는 정부로 인식돼 슬프다."고 말하면서 또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말로 노무현 어록을 추가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이게 몇번째인가. 노무현의 오락가락한 말만 모아도 책을 써야 할 판이다.

고건이 실패한 인사였다면, 그를 선택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자신의 과오부터 사과하고 말을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닐까.


정동영, 김근태를 장관에 임명한 게 '포용 인사'였다는 말도 코미디다. 대선 때 자기를 위해 열심히 뛰어준, 자기 당 사람을 임명하는 게 포용 인사라니. 그들의 공과를 떠나서 그들이 후단협이나 한나라당 출신이라도 되나. 애초부터 그들을 동지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거다.

노 대통령이 할 말 하면서도 욕먹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언행에 원칙과 일관성도 없으면서 '졸렬(拙劣)'하기까지 하다.

대통령이 돼 가지고 자기 잘못은 눈꼽만큼도 인정하지 않으면서, 사람 데려다 부려먹을 땐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다 쓸모 없고 걸림돌 될것 같으니 뒤통수에 대고 화풀이하듯 말하는 '의도된 발악'. 그 자체가 바로 그가 지금 '비정상'임을 스스로 광고하는 꼴이다.

대통령과 친노세력의 착각·뻔뻔함

노 대통령과 친노세력들은 아직도 2002년의 '노란 추억' 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다. 지금도 '노란 댓글'과 '노란 목도리'로 온 세상을 뒤덮을 수 있다는 망상에 빠져 있다. 예수가 살아 돌아와도 노무현과 노사모, 열린우리당 근처에 기웃거리다간 '무능과 배신'의 '노란글씨'가 새겨져 추락하게 돼 있는 분노한 민심의 실체를 그들만 '모르쇠'다.

심지어 그들이 욕하면 나쁜 사람도 안돼 보이고, 칭찬하면 좋은 사람도 꼴보기 싫어지는 판국이다.

멀쩡한 사람들은 노 대통령처럼 자기가 정상임을 자꾸 반복하며 확인하려 들지 않는다. 그는 지금 '악'밖에 남지 않았고, 그를 버린 국민 90%를 증오하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 파병, 분양원가 공개 반대, 한나라당과 대연정 제안, 한미FTA 추진에 이르기까지 노 정권의 초심과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을 무수히 짓밟고, 지지자들을 배반하는 데 가장 앞장 선 사람이 다름아닌 노 대통령과 친노세력이었음에도 아직도 초심과 창당정신을 들먹이며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뻔뻔함'에는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단도직입적으로 친노세력이 열린우리당 사수에 성공해 '노빠우리당'으로 거듭났을 때 그 당은 안 봐도 비디오다. 노 대통령의 고집대로 이라크 파병 연장하고, 정부관료와 협잡해 혁신적인 부동산 정책 흔들고, 한나라당과 대연정 시도하고, 노사모 동원해 한미FTA 체결하자고 설칠 정당이다. 이게 2002년 노무현을 지지했던 사람들의 초심과 어울리는 정당인가.

고건과 연대, 한물간 반한나라당 구호, 뜬금없는 평화개혁세력 운운하며 통합신당 추진하는 사람들도 기괴스럽지만, 영남친노들이 중심이 될 '노빠우리당'도 꼴값 그 자체다.

이미 개혁.진보적 인사들 대부분은 노 대통령과 친노세력, 열린우리당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거둔 지도 오래됐다. 이제는 분노와 증오의 단계를 지나 그들의 기사에 클릭조차 하지 않는 '무관심과 냉소'의 단계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정치에 별 관심 없다가 부동산 폭격으로 놀란 서민들이 마지막 분노와 증오의 불꽃을 태우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책임의 최정점에 있는 노 대통령은 단 한번도 과거 지지자들은 물론 국민들의 분노에 진지하게 대면하고 진심으로 반성해 본 적이 없다. 민심은 천심이라는 데, 노 대통령은 친노측근과 관료들에 둘러쌓인 채 나르시시즘에 빠져 국민들 훈계하는 게 대통령 잘하는 줄 안다.

이제는 꼴도 보기 싫다는 국민들에게 "나 살아있다!"며 틈만 나면 앙앙거리는 대통령. '대략난감'이다. 모르쇠들에겐 무관심과 냉소가 최선의 약일 때도 있다.

그러게 있을 때 잘하지. 돌리고 돌리고...  / 편집위원
 
* 필자는 '참정연'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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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6/12/22 [10:3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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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정연 게시판 해당 글 보기(2006.12.22)
:
Posted by 엥란트

노무현과 열린우리당, 뭘 그렇게 잘못했나?
[비나리의 초록공명] 지지자들을 적으로 돌리는 일을 가장 많이 한 정당
 
우석훈
1.

지난 대선에 나는 노무현 찍었다. 주위에서 욕도 많이 먹었지만, 꽤 일찍 노무현한테 투표하기로 마음 먹고 노무현 찍었다. 지금도 그 투표에 대해서 별로 후회하지는 않는다.

2.

이 정권이 이상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정권이 출범하고 한 달 뒤의 일이다. 그 때 나는 정부기관의 책임자급의 자리에 있었고, 약간 높은 자리로 공무원 특채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 있던 시절이다. 내가 정부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하면서 나름대로 보람있게 생활하던 것은 DJ 시절이었는데, 아무래도 정부 내에 더 버티고 있다가는 뭔가 심각하게 곤란한 일을 겪을 것 같아서 소리소문없이 사직서를 내고 그만두었다.

3.

그 후에 몇 가지 이상한 일을 하더라도 크게 놀라지는 않았지만, 10년 가까이 정부 정책과 국제협약으로 먹고 살던 내 기준에 비추어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열린우리당은 종종 벌렸다.

4.

처음 황당했던 것은 역시 골프장 정책이었다. 이 골프장 정책은 경제학적으로도 틀렸지만,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많았다. 하여간 그게 처음 황당한 일이었다.

그 다음에 황당했던 일은 다양한 이름으로 붙일 수 있는 이름은 전부 붙이면서 개발정책을 전면적으로 시행한 일이었는데, 물론 개발해도 좋은데, 열린우리당에서 추진한 개발은 실제로 사업효과라기 보다는 지역토호들과 지역유지들과의 권력 나눠먹기에 보다 가까왔다. 부동산 거품은 강남이 진원지가 아니라 이렇게 형성된 개발지 그리고 공유지에 대한 ‘지대’ 나눠먹기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렇지만 특정 지역의 땅값이 상승한 것은 적어도 군단위 이상의 평균 통계에는 잡히지 않기 때문에 강남 지역이 돋보이기는 하지만 진짜 버블의 폭탄은 서울에 있지는 않다.

농업정책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119조 예산확정 이후에 진행된 1년 간의 편법은 녹색평론과 졸저 ‘아픈 아이들의 세대’에 상당히 자세하게 분석해 놓은 적이 있다. 정부의 농업정책은 386들에게는 너무 어려운 질문이기도 할 것이지만, 근본적으로는 관료의 덫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사안이다. 다른 통계도 마찬가지 속성이 있지만 농업통계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열린우리당은 박정희가 만들어놓은 ‘작은 대농’ 즉 새마을 후계자들에게 철저히 속았다. 그래서 농민으로부터의 고립을 자초했는데, 건너들은 바로는 아직도 청와대는 뭐가 문제인지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아보인다.

그리고 한미 FTA의 경우 역시 난 노무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통상교섭본부와 재경부의 관료주의에 속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속으로 들어가면 속인 사람이 따로 있지는 않을 것 같다. YS 이후 하나의 부처로 권한과 존립기반을 찾기 위한 통상교섭본부와 재경부의 패러다임의 큰 틀 속에서 어느 공무원이나 장관이 특별히 누구를 속이거나 기만한 것은 아닐 것 같다. 그냥 그들의 ‘상식’ 속에서 서로 기만하고 그렇게 형성된 시각에 대해서 비판적인 안목을 가지지 않았을 때 일방의 정보 속에서 결국은 속게 되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인사와 관련해서는 이기준 교육부총리 파동 때가 가장 황당했다. 이기준? 한국의 지배층이 어떻게 생기고 어떤 위치에 있는지 그리고 학교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교육에 대해서 어떤 이해를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이기준을 보면 딱 기준이 생기는 사람이다.

5.

열린우리당에 민심은 완전히 떠났고, 등 돌릴 사람들은 이미 다 등 들렸다.

미테랑 후반기에 사회당이 가장 낮을 때에도 이 정도로 낮지는 않았다. 프랑스 사회당은 보수주의 정당이고 대통령을 14년이나 한 정당이고, 미테랑 2기 때에는 지금의 열린우리당이 문제가 아니게 황당한 일들이 많이 벌어졌다. 총리였던 뻬레고보아는 탄광노동자 출신이었는데, 100만원 조금 넘는 가구 구매비용 때문에 곤경에 처했다. 나름대로는 강직한 사람이었는데, 산책길에서 권총 자살했다. 그를 그렇게 곤란하게 만든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사회당 동료들이었다는 후문이 있다.

물론 열린우리당이 그렇게 버티면서 살아남을지는 모르겠지만, 민심이야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또 생길 수도 있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의 결정적 잘못이 뭔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면 이 답변이 그렇게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정책을 잘 모르는 것이 문제가 되는가? 박정희가 언제부터 정책통이었고, 전두환이 언제 경제를 알았다고 열린우리당의 386들에게만 뭘 잘 모른다고 들이밀 수 있겠는가. 그렇게 따지면 한나라당 당직자와 정책 라인 면면을 들여다봐라. 정책정당이 되겠다고 하는 민주노동당의 정책실을 들여다봐라. 

좌파라서 문제가 되는가? 농담하는가. 한나라당이 없었다면 열린우리당이 지난 3년 동안 했던 정책들과 말들은 ‘개혁’이라는 무한반복되는 동어반복을 제외하면 극우파 정당으로 분류한다고 하더라도 전혀 이상할 바가 없을 정도로 가끔 우파 그리고 대부분은 극우파 정책을 시행한 정당이다. 말? 말을 어떻게 해도 열린우리당이 추진한 정책들은 그들이 좋게 보면 중도우파, 엄밀하게 보면 민족주의 극우정당에 가깝다. 
 

그렇다면 지금 민심을 잃고 납작 엎드려 있는 이 정당의 문제는 어디에 있는가?

국민들에게 문제가 있고, 민도가 낮아서인가? 농담하는가. 프랑스와 스위스, 하다못해 스웨덴의 문맹률이 다 우리나라보다 높다. 국민교육의 대명사 스위스의 대학진학률의 18%이고, 82%의 국민들은 고등교육을 종료하고 경제생활에 나선다. 민도? 대학 진학하지 않는 사람을 세는 게 빠를 우리나라에서 민도가 낮다니 천만의 말씀이다. IMF 때 금을 내놓아야 자신도 살 수 있다는 걸 이해하고 행동한 국민들이다. 민도가 낮아서도 아니다.

결국 열린우리당이 잘못했기 때문이다.

6. 

정동영 장관이 잘못했으니까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한다. 물론 내가 줄 수 있는 기회는 아니다. 
 
그런데 뭘 잘못했는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적어도 우리 국민의 90% 정도는 이 짧은 역사를 가진 정당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정동영 장관은 어떠한 경우라도 뭘 잘못했는지를 알 수가 없을 것 같다. 
 
전략적으로만 보자면 열린우리당은 이 정당을 지지할 수 있는 사람들을 적으로 돌리는 일을하기는 좀 많이 했다. 
 
농민들이 어려워졌고, 도시의 전월세 세입자들이 어려워졌고, 한 때는 중산층으로 분류될 수도 있었던 평균 이상의 월급을 받는 맞벌이 부부가 아닌 가계가 많이 어려워졌다. 
 
그 대신에 북한과의 관계에 의해서 정의되는 극우파가 아닌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이유로 정의되는 극우파들에게 적극 손을 벌린 셈인데, 이 사람들은 열린우리당을 지지하지 않을 사람들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좀 문제가 있다는 말을 하기는 너무 쉽다. 
 
그런 면에서는 한나라당의 정치기획자들이 좀 더 현실적이기는 하다. 35평 이상의 아파트 소유자들은 90% 이상이 한나라당을 지지할 것이므로, 좀 더 넓은 평수의 아파트를 많이 짓게 하고, 더 많은 부동산 자산을 가져야 한다는 정책을 일관되게 시행한 것은 길게 보면 남는 장사이기는 하다. 가장 많이 하는 말로 광화문에 대형 주상복합빌딩들이 들어간 이후로 종로도 해볼만해졌고, 나머지 지역도 그렇게 바꾸는 것이 길게 보면 정권 찾아오는 길이라는 말은 역설적으로 현실적인 말이기도 하다. 
 
지난 3년 간 열린우리당이 했던 정책들을 뒤돌이켜 보면 잠재적 지지계층에게 도움되는 일은 거의 없고, 원래는 경제발전단계상 해외 자산에 투자할 사람인데 워낙 국내 사정이 좋으니까 국내에서 자산을 굴리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준 것 아닌가? 
 
7.

그러나 이런 얘기들도 열린우리당의 몰락을 설명하기에는 얘기가 너무 좁고 자잘한 얘기들이다. 
 
경제라고 얘기하지만 경제가 정치를 규정했던 경우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클린턴이 사상유례없어 경제학 교과서를 바꿔야 할 정도로 10년의 ‘신경제 호황’을 만들어냈지만 결국 네오콘의 부시가 선거에 승리하고 미국은 클린턴의 신자유주의 시대를 넘어 부시의 군산-에너지 복합세력으로 권력이 넘어가지 않았는가. 
 
노무현 대통령의 여러 가지 실책이나 잘못이 있겠지만,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별로 할 말 없을 것이다. 대통령은 대통령이고, 여당은 여당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덕분에 분당하고 창당한 것이기 때문에 그 다음에는 자신의 살 길은 자신이 찾아야 한다. 지금도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하면 애당초 정치 길에 나서지를 말았어야 할 것이다. 
 
중국 고대 요순 시절 이후로 동양에서의 정치의 역사가 길겠지만 결국 정치는 정신의 구현이다. 개혁은 정신이 아니다. 개혁은 구호가 될 수는 있을지언정 개혁 그 자체가 정신이 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열린우리당의 정신은 무엇인가? 반핵 정신? 그건 정신이 아니다. 지역구도 탈피? 웃기는 소리하지 마라. 자신이 전국에서 골고루 당선되면 지역구도가 없어질 것이라는 유시민 장관류의 발상은 패권주의 이상은 아니다. 한나라당이 전국을 석권하면 마찬가지로 지역구도는 사라진다. 하다못해 황우석 지지자들도 지역색깔을 가지고 있지 않다. 정신이라는 관점에서 열린우리당은 황우석 지지자들이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자기색깔과 일관성도 가지고 있지 않다. 
 
8. 

어려운 질문이다. 열린우리당은 뭘 그렇게 잘못했을까?

정책, 정신, 일관성 그리고 개혁 그 어느 것에서도 잘한 것은 없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근본적인 잘못’ 그것이 무엇일까?

내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정신이 실제로 열린우리당을 지배한 정신인 것 같다. 지구당과 지역에서 온갖 협잡질은 한나라당보다 나서서 훨씬 더 심하게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 때 당신들이 하던 말이 “이게 정치야!”라는 말이라고 기억한다. 그것보다 조금 더 심한 잘못을 할 때 당신들이 하던 말이 “너희가 병법을 아느냐!” 인간의 말로 바꾸면 당신들은 대통령병에 심하게 걸려 있었다. 모든 것이 잘못되고 어렵게 되더라도 결국 대선에서 이기면 되는 것 아니냐는 그 대통령병에 지난 3년 동안 정치주의, 전략주의, 그리고 패권주의를 키우면서 온갖 협잡질을 일삼던 것이 열린우리당이다. 
 
그리고 상황과 구조에 따라 대통령병 혹은 결과주의에 묻혀서 온갖 불륜을 저지르면서도 “이건 내가 하는 일이니까”라고 3년을 보낸 것 아닌가? 
 
새만금을 앞장서 지지하고 기업도시의 선봉에 서서 “도대체 저 사람이 어떻게 자칭 좌파정당의 정책수장이야?”라는 회의론을 근본적으로 키운 당신들의 당의장 정세균 장관은 현명했다. 
 
아직도 열린우리당에서 당을 중심으로 뭔가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미안하지만 당신들의 수장 정세균 장관만큼 현명하지도, 그리고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 도대체 집권여당의 현직 당의장이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기꺼이 간다는 게 말이 되는가? 황망해하겠지만, 보수정치인들은 그 정도의 현명함을 가지고 있다. 바로 당신들이 뽑은 당신들의 수장이었다. 
 
물론 그런 식으로 한 사람씩 들추면 그런 사람들이 버스로 몇 대가 될 것이기 때문에 본질에 해당하는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제 열린우리당의 로맨스는 끝이 났다. 사람들이 불륜을 들출 일만 남았을터인데, 지금부터라도 잘 할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9. 

정치는 사람이 하는 일이지만,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다. 대라신선이 와도 이제는 못 살린다는 옛말이 있다. 사람의 지혜로는 지금의 열린우리당을 살릴 수 없을 것 같다. 
 
새만금에 이제는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는 생명들이 갯벌에서 죽어가고 있다. 역사의 한 순간에서 무고한 생명들이 열린우리당으로 인하여 너무 많이 죽었고, 너무 많은 폭력이 있었다. 열린우리당의 운명은 새만금 갯벌의 조개들과 달라보이지 않는다. 
 
‘정치는 살리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경제를 살린다고 너무 많은 것을 죽였다.

몽골기병의 기상부터 버리기 바란다. 남이 해도 불륜이고, 내가 해도 불륜이다. 나는 민주주의에 기여하는 운동을 했기 때문에 나는 상황을 이해하고 있고, 내가 하는 것은 옳다는 생각을 지금이라도 버리기 바란다. 
 
열린우리당이 지금 하는 일 중에서 옳은 일은 거의 없다. 
 
새만금의 생명과 KTX의 여승무원들의 해고는 하나의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같은 일이다. 열린우리당이 여당으로 집권하던 시기에 벌어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 같다. 
 
이런 것들과 평택의 폭력 그리고 한미 FTA도 본질적으로 같은 일이다. 
 
한나라당이 집권한다고 해도 이런 일이 바뀌겠는가? 이렇게 질문하지 말라는 말이다. 한나라당이 하면 불륜이지만, 당신들이 해도 불륜이다.
 
정부에서 하는 일인데 어떻게 하겠느냐고? 당정협의는 괜히 하는가? 다 열린우리당에서 협의하고 동의해준 일 아닌가. 
 
 이 게임에서 나올 수 있는 산술적 결과가 바로 당신들이 현재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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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