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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개혁'에 해당되는 글 1

  1. 2009.02.24 386이 도토리라면 유시민은 '참나무'?(2005.4.9)

386이 도토리라면 유시민은 '참나무'?
[반론] 386 비판전에 유시민식 컨텐츠 빈약과 정당개혁의 본질 언급해야
 
김영국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는 끝났지만 그 여진과 상처는 열리우리당 성원들 사이에 뼈속 깊이 체화되고 소리없이 덧나고 있는 것 같다.

이 시점에서 열린우리당 전당대회가 정치개혁과 정당개혁 차원에서 아니 좁게는 열린우리당의 미래와 관련해서 무엇을 남겼는가를 평가하는 것은 왠지 무의미해 보인다.

전당대회 내내 '누구누구 계'니 하며 서로 누구 편인지, 누가 아군이고 적군인지를 확인하느라 곳곳에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한 것외에 특별히 기억나는 이슈가 없는 탓이다.
 
386 못지않는 꼴불견 '유사마 팬클럽 회원들'

그중에 특히 인상적인 것은 소위 열린우리당내 386 정치인 그룹과 유시민계 사이에서 벌어진 드잡이질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머리끄댕이를 잡아채거나 멱살만 안잡았을 뿐 그들 사이에 오고간 말들은 그 이상에 버금갔다.

386 정치인이 유시민식 정치행태에 대해 공격하면 유시민 대리인을 자처하는 친유(親柳) 인터넷 매체의 정치논객과 네티즌이 벌떼같이 달려들어 물어뜯는 식의 공방이 전당대회가 끝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대자보 양문석 위원님(이하 존칭 생략)의 주장처럼 386 정치인이 다른 큰 정치인들의 홍위병 노릇하면서 독자성 없이 유시민을 공격해댄 게 되레 유시민 키우기 또는 거름주기에 불과했다는 지적에 일정부분 공감한다.

그렇다면 거꾸로 양 위원처럼 별 내용도 없이 유시민은 '특별히' 개혁적이고 논리적 합리성과 실천력을 가졌다고 강변하며 떠받들 듯이 유시민에게 거름주는 것은 뭐라고 해야 할까.

이건 비단 양문석 위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부 시민운동가나 교수라는 직책을 갖고서 유시민식 정치행태와 특정 계파에 유별나게 관심이 많은 예비정치자영업자(?)들의 인식 수준이 대체로 비슷하다.

물론 유시민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열린우리당내 386 정치인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전혀 일리가 없다는 건 아니다. 386 정치인들의 컨텐츠가 빈약한 공격과 독창적이지 못한 노회함이 아름답지도 당당하지도 않다는데 동의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정작 두둔해주고 싶은 유시민은 그저 아무 이유없이 성격이 못된 계모와 의붓딸 잘못 만나 핍박만 받는 신데렐라인가.

이쯤 말하면 소위 '유빠'(열혈 유시민 추종자)들의 반응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조건반사적으로 "뭐야 당신도 정청래과네?"하며 득달같이 자신들의 '주적백서'에 빨간색으로 적군 등재부터 할 것이다. 뿐만아니라 내가 앞으로 어떤 말을 해도 사시미 눈을 뜨고 읽어내려 갈것이다.

그러나 세상엔 유빠들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그들의 주장이 다 옳은 것도 아니다.

▲유시민 의원이 개혁론, 정말 현란한 수사가 아닌 진정한 내용을 보고싶다? 언제까지 기다리라고 하면서 대중의 인기로 대신할려는가?     © 인터넷 이미지
유시민식 정당개혁, 정치개혁 주장도 기실 컨텐츠가 빈약하긴 매한가지인데도 양 위원처럼 유시민에게만 개혁의 원칙주의자이며 실천력을 갖춘 완벽주의자인양 일반화하려 들고 심지어 스타에 대한 환상에 빠져 음주운전을 해도 단속한 경찰만 비아냥대거나 엉뚱하게 경쟁 스타의 팬클럽 회원들에게 화풀이 해대는 철없는 소녀팬들 같이 막무가네식 보호심리를 발동하는 것도 그다지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다.

양문석식 유시민 떠받들기나 386식 거름주기나 굳이 차이가 있다면 잔디 심어놓고 한 사람은 물주고 한 사람은 발로 밟아 다져주는 정도 밖에 없다. 둘다 잔디가 성장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건 매한가지다.

양문석 위원은 유시민이 주장하는 정당개혁이 진정으로 생활인들의 참여와 그들이 주인대접 받을수 있는 정치 참여를 함께 담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개혁의 본질, 정당개혁의 시대적 과제에 대해

그렇다면 양 위원은 참여민주주의와 개미들의 정치 참여의 한계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유시민식 정당개혁도 아무리 잘봐줘도 또다른 형태의 유시민 같은 정치자영업자들을 위한 '지지그룹 또는 후원자 모집하기'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한국 정치판의 현실에서 제아무리 정당에 열의를 가지고 참여한다한들 하루하루 먹고살기에도 빠듯한 평범한 생활인들이 할 수 있는 한계는 기껏해야 당내 지명도 있는 인사나 특정 계파의 지지그룹 또는 후원회의 일원이 되는 것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다. 거수기 이상의 큰 의미를 가질 수 없다.

문제는 그것마저도 맘먹고 하려면 자기 생활에 일정정도 타격을 감수하거나 좀 심하면 '모니터 폐인'되기 십상이다. 개미들의 참여와 유쾌한 정치반란은 잘못 가담하면 친구 잃고 가정 소홀히 하는 '패가망신 쿠테타'가 될 수 있다.

어떤 생활 개미가 정치자영업자들의 '넘치는 시간과 자금력 그리고 정보력'을 따라갈 수 있겠는가. 정치자영업자 한 명은 수백명의 개미들을 조직할 수 있지만 생활 개미들은 감히 엄두도 못낼 일이다.

정당의 일원이 되는 순간부터 생활 개미들은 정치자영업자들과 엄청난 '참여의 불평등구조'속에 편재될 뿐이다.

유시민식 정당개혁의 맹점은 생활 개미들에게 참여의 폭을 넒혀주겠다는 것 외에 진정으로 정당내에서 정치자영업자들과의 참여 시간, 자금력, 정보력의 차이를 극복하거나 보완해 주면서 정치자영업자와 개미들간 '참여의 양극화'를 해소하려는 어떤 노력과 대안도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유시민은 개정한지 1년도 안된 정치자금법을 뜯어 고쳐서라도 재벌 등 대기업이 정치자영업자들에게 더 많은 돈을 후원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짱두둑한 실속파다.


이는 그가 공격의 표적으로 삼고 있는 정동영 장관 등 실용파들이 틈만나면 주장해온던 바이다. 아마 자기 계파가 정동영계와 싸움에서 이겨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된다면 정동영보다 아니 그의 신주단지인 노 대통령보다 더한 실용주의자가 될 사람이 바로 유시민이다.

마치 국보법과 이라크 파병건에서 뱀같은 혀로 수없이 입장을 바꿔왔던 것처럼...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각 후보들의 정치적 성향을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계파간 대립구도를 마치 실용파와 개혁파의 정파적 경쟁인양 둔갑시켜 호들갑 떨었던 언론의 구분법은 생각할수록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유시민이 정당개혁을 외친다고 해서, '정치자영업자에게서 당원으로'라는 그럴듯한 구호를 독점하고 있다고 해서 그 내용까지 진정으로 상향식 참여민주주의를 담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또한 정당개혁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는 고사하고 생활인들의 참여를 정치자영업자들을 위한 '몸빵'으로 인식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참여민주주의를 기치로 내건 정당개혁의 제 1과제는 단순히 개미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참여의 양극화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래야 개미들의 생생한 바램들이 당의 정책에 제대로 녹아들어 갈 수 있다.

그리고 제 2과제는 어떤 참여, 누구를 위한 참여인가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개혁과 진보 그리고 서민대중을 위해서 참여하라고 해놓고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만을 위해 수구세력과 담합하고, 재벌 등 대기업에 유리한 정책은 '그림자서비스'하듯 하면서 서민들을 위한 정책에는 모럴해저드부터 따지고 드는 괴이쩍은 참여는 대국민 기만일 뿐이다.

참여의 양극화를 극복하는 문제는 비단 열린우리당만의 문제도 아니다. 진성당원제를 먼저 도입했다는 민주노동당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핵심과제가 아닐 수 없다. 민주노동당식 진성당원제 속에서도 생활 개미들은 진보.노동계의 정치자영업자들이 이미 구축해 놓은 견고한 정파 구도를 뚫고 독자적으로 성장할 수 없기는 매한가지다.

끝으로 양문석 위원에게 대단히 미안스럽지만 충고 한마디 하고자 한다. 충고든 비판이든 애정이 없으면 하지도 않는다는 변명아닌 변명을 먼저 사족으로 달면서...

데일리서프인지 데일리유빠인지 '노빠식 조선일보' 매체에 글을 기고한다고 해서 노릿내 풍기며 개혁과 진보를 훈계하는 낯간지러운 글쓰기는 도를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디 바보들의 동굴속에 갖혀 제 세상 만난듯 거드름 피우는 들고양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표현상의 무례를 감행하면서까지 양 위원에 대한 반론을 핑계삼아 정작 386 못지않는 꼴불견 '유사마 추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하게 된 것을 양 위원께 거듭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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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9 [11:1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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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