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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 마지막에 바로가기 해놓은 두 개의 논문 ‘민주주의와 한국의 노동’(최장집 고려대 교수)과 ‘한국의 노동 : 진단과 과제’(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을 참정연 회원님들에게 추천합니다.

두 글은 지난 25일 발표된 논문인데 한국의 민주정부와 개혁.진보세력의 현주소 그리고 서민대중의 삶의  질이 80년대부터 최근까지 20여년 동안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를 정부 통계자료 분석을 통해 정밀하게 진단한 역작이라 회원님들의 식견을 넓혀줄 좋은 글이 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두 개 다 장문이긴 하나 시간날 때 차분하게 일독을 권합니다. 읽고난 후 비평까지 해주신다면 더 좋겠습니다.
어느덧 여름이 성큼 다가왔군요. 모쪼록 다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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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교수의 고언, 해독능력없는 ‘4류언론’
[논단] 권력은 ‘시장’ 아닌 경제사회적 '실질적 민주주의' 실현에 힘써야
 
김영국
최장집 교수가 던진 화두는 무엇인가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는 민주화로 인해 절차적, 형식적 수준에서는 세계 어디에도 빠지지 않을 만큼 발전했다. 그러나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던 세력들이 진정으로 원했던 삶의 질 향상을 포괄하는 사회.경제적 민주주의 즉 실질적, 내용적 수준에서는 매우 초라할 뿐만 아니라 지금도 계속 퇴보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퇴보가 IMF위기 이후 김대중, 노무현 정권으로 이어진 ‘민주정부’ 스스로가 신자유주의적 시장지상주의, 성장중심주의를 과격할 정도로 적극 수용하고 선택한 필연적인 산물이며 그로 인해 한국은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대표적인 나라가 돼가고 있다.

그 결과 노 대통령 스스로 고백한 것처럼 권력은 이미 시장을 장악한 재벌로 넘어갔으며 다른 경쟁적 가치들은 반기업 정서, 반시장주의 같은 담론에 의해 억압되고 불온시 되기에 이르면서 보수적 헤게모니 강화, 민중적 힘의 약화를 초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서민대중의 삶이 황폐화된 만큼 민주정부의 주요 지지기반인 서민대중의 탈정치화와 다운사이징이 가속화됨으로써 민주정부가 자신들의 권력과 사회적 기반을 스스로 허물어가는 기묘한 ‘자기파괴적’ 상황을 연출하고 있으며, 정부 능력에 대한 여론과 평가의 압력을 극복하기 위해 더욱더 재벌과 국가내 행정관료란 헤게모니에 의존하게 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부정적 효과만 더 증폭시키고 있다.

결국 민주정부와 재벌기업간의 동맹이 이루어지게 되고 정서적 급진주의와 실제 제도적, 정책적 실천에 있어서 극도의 보수적 내용이 기묘하게 결합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또한 오늘날 노동운동의 위기는 단지 노동운동의 위기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결국 민주정부의 위기로 연결될 것이며 노동 문제의 근원도 민주정부의 잘못된 노동정책, 사회정책, 경제정책과 무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론 노동계 또한 신자유주의적 경제질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낮은 조직률에 의지한 채 위기를 자초한 측면을 부정할 수 없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노동의 위기와 책임을 말하는데 있어서 정부와 노동자의 순서를 뒤바꿔서는 안된다.

현재의 민주주의와 노동의 위기를 해쳐 나가기 위해선 국가 정책의 수준에서 노동계층을 포함하는 민중들에게 보편적인 경제적 시민권이 부여되는 것, 그리고 상당한 산업구조의 변화가 아니고서는 어려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생산 및 고용체계를 발전시키고 이를 성장동력으로 구축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

또한 민주화를 열망하던 시기 이를 주도했던 두 부류의 문제의식중 NL적 가치는 민주화 이후 합리적 민족공조로 정리 실현된 반면 권위주의 산업화에 의한 노동억압과 불평등에 천착했던 PD적 문제의식은 전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PD적 가치도 NL적 문제의식과 병행해 경제적 시민권 획득,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의 원리는 존중하되 다른 근원적인 인간적, 공동체적 가치에 의해 민주적인 방법으로 일정하게 규제-제어되고, 재벌중심의 일방적 구조가 아닌 중소기업, 영세자영업의 강화에 의해 보다 다원화되는 형태로 접점을 찾아 정리 실현되는 것이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된다.

이처럼 ‘실질적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선 지금처럼 신자유주의적 시장주의 맹신이 아닌 ‘공동체적 시장경제’를 지향해야 하며 이를 정치적으로 뒷받침하고 실천할 수 있는 정치적.사회적 세력의 중심이 시급히 탄생해야 하고, 시민 참여의 범위가 각 부문별로 보다 확대되야 한다.”

지난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창립 10주년.월간[노동사회] 100호 기념 심포지엄’에서 기조 강연한 최장집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장 주장의 핵심 내용이다.

시대정신을 그르치는 ‘4류 언론’

그런데 이런 최 교수의 기조 강연 내용을 보도한 언론의 기사들을 살펴보면서 또다시 커다란 실망감을 감출수 없다.

기사 제목부터 노동의 위기만을 집중 부각하거나 현 정부의 실정만을 꼬집는 것처럼 뽑아 대고, 기사 내용 또한 자사가 주장하고 싶은 부분만 추려내 보도하는 지극히 편향된 시각으로 최 교수의 발언을 이용하고 있다.

최 교수의 냉철한 사회 분석적 비평을 보수언론과 친재벌적 경제지는 ‘반노(反勞)’로, 일부 친노매체는 ‘반노(反盧)’로만 활용 고무찬양하거나 힐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럴바엔 차라리 최 교수의 논문을 그대로 전재하고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는 게 더 낫다.

오늘날 언론은 주권자인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국가를 비판, 감시하는 단계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권력집단으로서 '제4부'(the fourth estate)라고까지 불린다. 그러나 작금에 이르러 한국 언론의 역할이란 자신들의 정치적, 사적(社的) 위상을 공고히 하는데만 혈안이 된 채 마키아벨리즘이 횡횡하는 ‘4류 집단’이라 불러 마땅할 것이다.

이번 최장집 교수의 논문을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는 최근 도덕성과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는 노동조합보다 더 형편없는 ‘국민 신뢰도 19%, 정치적 편향도 70%’라는 오늘날 위상이 언론 스스로가 시대정신의 궤적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이탈해간 결과라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로서 부족함이 없다 할 것이다.

어떤 측면에선 작년에 발표한 최 교수의 ‘한국 민주주의의 취약한 사회경제적 기반’이라는 논문보다 차라리 ‘한국 언론의 취약한 사회적 신뢰 기반’이란 논문이 우리 사회에 더 절실함을 느낀다.

이처럼 다소 진부한 듯한 언론의 보도태도를 새삼 거론하는 것은 이번 최장집 교수의 사회 분석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실증적 자료 분석을 통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의 ‘한국의 노동 : 진단과 과제’라는 논문이 침체될 수 밖에 없는 한국 개혁.진보세력의 현주소와 서민대중의 삶의 황폐화가 지난 20여년 동안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진단한 역작이라는 점에서 이를 보도한 언론의 무성의가 안타까움을 넘어 화가 치미는 데서 연유한 것이다.

제대로 활용하자

그렇다고 최 교수와 김 소장의 논문을 액면 그대로 ‘9년 가뭄에 단비’라거나 황금송아지를 발견한 것처럼 흥분해서도 아니다. 최장집 교수의 분석을 활용하거나 비판하려거든 제대로 해보자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최 교수의 현실 사회분석은 100% 아니 더 줄수만 있다면 그 이상의 점수도 주고 싶을 만큼 동의한다. 그러나 최 교수의 주장에서 공허감이 따라붙는 아쉬움으로 늘상 ‘2%’가 부족한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최 교수의 사회 분석은 대단히 정치적이다. 정치적 분석은 적확하고 옳은 것으로 그쳐서는 기본적으로 공허할 수밖에 없다.

최 교수의 사회 분석은 탁월하나 그것을 현실 정치속에서 구현하는 대안이나 방법론적 경로 등이 제시되어야 할 결론에 이르면 사실상 ‘비어 있다’는 표현이 맞다. 특히 쌍방향의 인터넷 소통구조가 만개한 상황에서 실질적, 경제사회적 민주주의를 뒷받침하고 실천할 '정치주체(세력)'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국민들의 호응과 참여를 이끌어 낼 것인가에 이르면 더 막막한게 현실이다.

어쩌면 학자로서 정치.사회적 분석까지만 그의 몫인지도 모르겠다. 그 분석을 토대로 현실 사회와 정치를 변화시키는 건 정치인이나 언론 더 나아가 실질적 민주주의를 통한 경제적 시민권의 수혜자인 서민대중 모두의 몫이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최 교수의 혜안을 여하히 활용하고, 이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으로 연결시키는 노력은 나의 몫이며 이 글을 읽는 모든 이의 고민이자 과제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 교수의 방대한 분석과 주장을 기존 보도 프레임속에 가두어 놓고 그것도 자사이기주의적 관점에서 아주 옹졸하게 취급하는 보수언론과 일부 친노(親盧) 매체의 보도 태도에 일단 반기를 들 수밖에 없다.

아래는 지난 25일 최장집 교수의 1시간여에 걸친 강연 내용을 미리 배포한 원문에 충실하게 재구성한 것이다.

다만 최 교수의 강연 원문을 그대로 전재하는 것은 장문인데다 각 단락마저도 워낙 조밀해서 읽는 독자들의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대자보>는 각 단락마다 소주제를 달고 단락 띄어 쓰기를 동원 가급적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칼럼 형태’로 재구성 했다.

이날 함께 발표한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의 논문 ‘한국의 노동 : 진단과 과제’도 현재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사이트(www.klsi.org)에 한글 파일 형태로 올라와 있다. 노동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을 바라는 모든 구성원들이 꼭 한번 일독하기를 권한다.

진보가 단순히 입만 살아있는 게 아니라 나름대로 치열한 사회 분석과 연구도 동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작으로서 손색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 편집위원

☞ ‘민주주의와 한국의 노동’(최장집 고려대 교수) 전문 보기(2005.5.25)

☞ ‘한국의 노동 : 진단과 과제’(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 논문 보기(2005.5.25)

* ‘한국의 노동 : 진단과 과제’는 한글 파일을 열어서 볼것

* 표지사진 : 프로메테우스(http://www.prometheus.co.kr/)
2005/05/27 [12:32] ⓒ 대자보



☞ 해당기사 전문 보기


☞ 참정연 게시판 해당 글 보기(200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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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