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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제4의 위기 

 정태인 경제평론가

[경향신문] 2009-03-03 18:24:26

현재의 위기를 여간해선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죄송스러운 말씀을 작년부터 반복하고 있다(1월12일자 경향신문에 꽤 자세한 설명을 실었다). 아마도 내가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한 사람 중 하나일 텐데, 현실은 그 이상으로 나빠지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위기, 경제를 넘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할 에너지·식량위기가 겹쳐지고 있다. 그것도 거의 100% 확실해 보이니 다시 여러분을 심란하게 할 수밖에 없다.

3년뒤 닥쳐올 에너지-식량위기



물론 당장은 아니다. 현재의 심각한 불황은 에너지 가격을 낮췄고, 또 경제성장률이 낮은 만큼 탄소배출의 증가 속도도 낮아지겠지만 이미 엄청나게 증가한 통화량과 천문학적 재정지출은 언젠가 신용경색이 풀리는 기미만 보인다면 바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인도 등의 제조업 생산이 전반적인 물가를 낮추는 데 기여하겠지만 바로 이들의 무한한 에너지 포식 때문에 결국 가격은 치솟을 수밖에 없다.

최근의 각국 보고서들을 보면 오일피크에 대한 끝없는 논쟁도 어느 새 거의 정리되고 있는 듯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2012년쯤에는 석유위기(oil crunch)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2년이면 불과 3년 뒤이며, 금융마비가 풀리기 시작하는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이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가 ‘저탄소녹색성장’ ‘그린뉴딜’을 들고 나온 것은 그야말로 시의적절하다 할 수 있다. 또 최근 논의되고 있는 녹색성장기본법에는 국제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그린뉴딜’의 각 요소를 고루 담고 있다. 예컨대 오바마의 ‘그린뉴딜’(<그린칼라경제>라는 이름으로 출판돼 있다)이나 유엔환경계획(UNEP)의 ‘녹색경제’, 또 영국 그린뉴딜그룹의 보고서(A Green New Deal)의 소제목도 대동소이하게 구성돼 있다.

그런데 왜 환경단체들은 이 정책을 ‘포클레인 성장’ ‘녹색세탁’(녹색으로 포장만 바꿨을 뿐 내용은 반생태적이라는 뜻)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각 분야에 배당된 예산이 진실을 말해준다.

주지하다시피 대통령이 새로운 비전을 내세우면 정부 부처들은 숙원사업의 포장지를 재빨리 바꾼다. 그리하여 이명박의 그린 뉴딜에는 세계의 일반적 ‘그린뉴딜’에 없는 것들이 들어 있다. 지식경제부(구 산자부)의 ‘핵산업 활성화’, 국토해양부(구 건교부)의 ‘4대강 정비사업’, 환경부의 ‘물산업 육성’이 바로 그것이며 이들 정책이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녹색대책 대신 녹슨 삽질 한심

단언한다. 이 정책들은 우리가 이미 안고 있는 잿빛거품을 더욱 더 키우는 것이며 앞으로 에너지·식량 위기가 닥쳤을 때 오히려 국민들을 더욱 더 수렁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지역 풀뿌리 공동체가 주체가 되어야 하는 재생에너지 산업, 열복합발전, 유기농 생산의 증대가 그저 이름만 올려 놓았을 뿐이고(재생에너지산업의 경우는 보조금을 축소한 바 있다), 또한 무엇보다도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정책이 빠져 있기에 “온통 잿빛에 녹색 한 점”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한 것이다.

그린뉴딜은 전시경제(war economy)처럼 부족한 에너지 자원을 할당(rationing)하고 생태적 사업에 최대한의 자원을 집중해야 할 정도로 절박한데, 이명박 정부는 괜스레 워룸(war room)에 모여서 삽질만 계획하고 있으니, 우리의 위기는 앞으로 10년 이상 지속될 전망이다. 어찌 할 것인가.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3031824265&code=990510

http://www.hadream.com/zb40pl3/zboard.php?id=peopl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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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