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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계, 올해만 5차례 '당적 돌려막기'
[시론] 탈당→창당→합당→탈당→창당→합당,정당이 씹다 버리는 껌인가
 
김영국
이인제의 10번째 당적과 이강래의 '입당도 안한 당에 탈당계 제출' 코미디

김한길, 강봉균, 김낙순, 노현송, 박상돈, 변재일, 서재관, 양형일, 우제창, 우제항, 이근식, 장경수, 조배숙, 조일현, 주승용, 최규식, 최용규 의원...

이들의 공통점은 무얼까? 소위 '김한길계' 의원으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공통점은 올해에만 탈당→창당→합당→탈당→창당→합당 등을 반복하며 무려 5번이나 당적을 바꾼 의원들이란 점이다.

하도 탈당과 창당, 합당이 반복되다 보니, 이강래 의원은 지난 7월 26일 혹시 자신이 입당했었는지를 알아보려고 '입당도 안 한 당에다 탈당계를 제출하는' 코미디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탈당신고서에 "본인은 형편상 사유로 귀당을 탈당하고자 이에 신고합니다."라고 적고 자신의 서명까지 했다. 명색이 국회의원이 자신의 당적이 어느 당에 있는 지도 몰랐다는, 웃지 못할 '실화'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인제 의원은 지난 20년 동안 통일민주당→민자당(신한국당)→국민신당→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자민련→국민중심당→민주당→중도통합민주당→통합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꿔, 이번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합당까지 무려 10차례의 당적을 보유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보수 우경화 주도 '김한길·강봉균'의 유치찬란한 '당적 돌려막기'


▲김한길·강봉균계 의원들. 이들 대부분이 탈당과 합당을 반복하며 올해에만 무려 5차례나 당적을 바꾼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 김한길·강봉균 의원계 2007년 '당적 변경' 과정
2007.2.6 열린우리당 집단 탈당. 김한길·강봉균계 국회의원 23명.
열린우리당 원내 제2당으로 전락, 한나라당 원내 1당 등극
2007.5.7 중도개혁통합신당 창당(국회의원 20명), 원내 3당 등극
2007.6.27 민주당과 합당, 중도통합민주당 창당
2007.8.3 중도통합민주당 집단 탈당(국회의원 19명)
2007.8.5 대통합민주신당 창당 및 입당
2007.11.12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합당 선언, '통합민주당' 창당 예정

특히 김한길 의원은 한때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를, 강봉균 의원은 정책위의장을 역임한 데서 보듯 열린우리당 몰락에 책임이 있는 핵심 인사들이다.

그럼에도 이들 '김한길계' 국회의원들은 지난 2월 6일 이강래 의원 등과 함께 23명이 열린우리당을 집단 탈당해 한나라당에게 원내 제1당 자리를 헌납했다.

이날 탈당을 주도한 김한길 의원은 다음 날인 2월 7일 탈당 배경에 대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국민들이 열리우리당이 하는 일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틀을 벗어나지 않고서는 모래알처럼 흩어진 우리 편을 한 그릇에 담아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한길 의원 그룹이야말로 중도의 탈을 쓰고 열린우리당의 보수 우경화를 주도하며 오늘날 '열린우리당이 무슨 일을 하든 국민들이 믿지 않게 만든' 장본인들이었다.

같은날 임종인 의원(무소속)은 이들의 집단 탈당에 대해 "이들 대부분이 한나라당과 비슷한 보수적 이념을 갖고 있고, 이들 때문에 열린우리당이 잡탕정당이 돼서 망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나처럼 정책과 노선이 달라서 탈당한 게 아니라, 당의 지지율이 낮아서 탈당한 사람들이다."고 꼬집었다.

현재 임종인 의원은 지난 1월 22일 열린우리당 탈당 당시의 대국민 약속대로 범여권 정치집단의 숱한 이합집산에 전혀 가담하지 않고, 김성호 전 의원 등과 함께 '새정치개혁연합'을 결성, 개혁·진보적 노선이 뚜렷한 새로운 개혁정당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한편 탈당 이후 김한길계 의원들은 지난 5월 7일 소위 '김한길黨'이라고 불리는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이들은 당을 창당한 지 두 달도 안돼 간판을 내리고 6월 27일 민주당과 합당함으로써 '중도통합민주당'을 탄생시켰다.

합당으로 일거에 34명의 의원을 거느린 원내 3당의 수장으로 거듭난, 박상천 민주당 대표는 이날 공동대표직 수락 연설에서 "우리는 대선 때 흔히 나타나는 권력을 위한 이합집산의 정당, 선거운동용 임시정당이 아니다."고 의기양양했다. 김한길 의원도 공동대표직 수락 연설에서 "나는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통합에 반대한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이들의 말은 합당서에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허풍이 되고 말았다. 합당식을 치르고난 뒤 한 달여 만인 8월 3일 김한길계 의원 19명이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키 위해 또다시 '집단 탈당'해버렸기 때문이다. 이날 김한길 의원은 탈당 성명을 통해 "이제는 대통합민주신당이 유일한 희망이다."고 말했다. 아무리 '논다니'라도 이렇게 변덕이 죽 끓듯 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치 '강간'당한 듯 망연자실한 중도통합민주당은 결국 당명을 '민주당'으로 원상복귀시켜야 했다.

이어 8월 5일엔 대통합민주신당이 창당했고, 8월 18일엔 열린우리당이 창당한 지 3년 9개월 만에 해체를 선언하고 대통합민주신당에 흡수됐다. '100년 가는 정당이 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공(空)수표로 날려버린 순간이었다. 그러다 대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어제(11월 12일)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합당과 대선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면서 4년여의 세월을 돌고 돌아 '도로 민주당'으로 다시 집결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한길계 의원 17명은 올 2월부터 10개월 동안에만 탈당, 창당, 합당 등을 반복하며 열린우리당→중도개혁통합신당→중도통합민주당→대통합민주신당→통합민주당으로 무려 5차례나 당적을 바꾸게 됐다.

말이 당적 변경이지 사실상 자신들의 정치적 오판과 실책을 '땜방'하기 위해 매달 '당적 돌려막기'를 해온 것이나 다름없었다.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의 '정당정치 파괴'와 '호남인 모욕 주기'

한편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은 어제(12일) 각 당의 대선 후보와 당 대표가 국회 귀빈식당에서 '4자 회동'을 갖고 당 대 당 '합당'과 '대선후보 단일화'를 선언했다.

양당은 통합과 관련해 새 당명은 가칭 '통합민주당'으로 하고, 정책 노선은 질 좋은 경제성장과 서민·중산층 보호를 병행·추진하는 '중도개혁주의'로 하기로 합의했다. 또 대선 후보 단일화는 오는 11월 23∼24일 이틀 동안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여론조사로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3년 9월 20일 노무현 정권 주도세력인 신당파의 새천년민주당 이탈과 2003년 11월 11일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분열됐던 범여권은 4년 2개월 만에 '도로 민주당'으로 재결합하게 됐다.

그러나 양당의 합당이 완료되면 지난 8월 5일 창당된 대통합민주신당은 창당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또다시 간판을 내리게 된다.

* 범여권 분열(민주당 분당)에서 재결합까지
2000.1.20 새천년민주당 창당
2003.9.20 새천년민주당 분당
열린우리당 창당 주도세력인 신당파 '국민참여통합신당'(42석)으로 국회 교섭단체 등록
2003.11.11 열린우리당 창당(국회의원 47명)
2005.5.6 새천년민주당 잔류파 '민주당'으로 당명 개정
2007.5.7 열린우리당 탈당파 중 김한길계 국회의원 20명 '중도개혁통합신당' 창당
2007.6.27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 합당, '중도통합민주당' 탄생
2007.8.3 중도통합민주당 분당, 김한길계 의원 19명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키 위해 또 탈당
2007.8.5 대통합민주신당 창당
2007.8.13 중도통합민주당 다시 '민주당'으로 당명 개정
2007.8.18 열린우리당 해산 결의, 대통합민주신당에 흡수합당. 창당 3년 9개월 만에 문 닫아
2007.11.12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합당 선언(대선 후보 단일화도 합의), '통합민주당' 창당 예정.
대통합민주신당 창당 3개월 만에 간판 내려, 새천년민주당 세력 분당 후 4년 2개월 만에 도로 '민주당'으로 재결합

국민적 신임을 잃어버린 열린우리당을 해체하기 위해, 올 초부터 '기획탈당' 쇼를 거듭하던 정치인들이 결국 5월 이후 6개월 만에 3번의 당 대 당 합당과 4번의 창당 또는 당명 개칭을 거쳐 '도로 열린우리당'이 됐다가 끝내 '도로 민주당'으로 귀결된 것이다.

한마디로 '도로잡탕우리당'과 '고향앞으로당'의 유치찬란(幼稚燦爛)한 '열라짬뽕 쇼'였다. 이렇게 급조에 급조를 거듭하다 보니 당원들의 의견 수렴이라는 당내 절차적 민주주의가 지켜질 리가 없었다. 당장 합당 선언 하루 만에 재협상하자며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게다가 정치인들의 밥그릇인 내년 총선 공천이 왔다갔다 하는 판국이니 오죽하랴.

이들이야말로 정치적 지향점과 정책적 노선이 뒤죽박죽인 집권 여당이 얼마나 무능하고 지리멸렬할 수 있는 지를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을 통해 지난 5년 동안 생생하게 보여준 장본인들이다. 그럼에도 오로지 호남표만을 노리고 4년 전보다 더 잡탕스러운 정치집단을 만들어 또다시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자칭 민주개혁 세력이라고 떠벌리던 범여권 정치인들이 누구보다 앞장서 정당정치를 황폐화시키고 희화화(戱畫化)하는 주범이 된 것이다.


노선의 옳고 그름을 떠나 보수·수구 세력인 한나라당의 견실함에 비하면, 범여권 정치인들이 그동안 만들었다 부순 정당들은 그야말로 '씹다 버린 껌'보다 하찮은 것이었다. 오로지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득실과 취향에 따라 언제든지 새로 짓고 허물어도 되는 장식품에 불과했다.

오늘날 국민들이 범여권 정치인들이 하는 말이라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않고, '혐오'에 가까운 거부 정서를 보이는 핵심 이유이기도 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정당정치만 파괴한 게 아니란 점이다. 또다시 호남 민중들에게 '구차하고 구질구질한' 선택을 강요함으로써 지역주의자란 굴레를 씌우고 있기 때문이다.

범여권 정치인들이 이렇게까지 수차례의 탈당과 합당을 반복하며 누더기가 되도록 생난리를 피운 건, 어디까지나 '호남표 결집'과 내년 '총선에서 지분 확보'를 위한 정치공학적 야합의 산물이었다.

범여권 주도세력은 '통합은 국민의 요구'라고 항변하지만 그런 식의 야합을 국민들이 요구한 일이 없다. 그것이 진정 국민의 요구였다면, 국민들이 범여권 후보들의 지지율을 다 합쳐도 5년 내내 방콕하다 느닷없이 튀어나온 꼴보수 이회창 씨에게도 못 미치는 '모욕'을 주고 있을 리가 없다.

호남은 정치낭인 심판하고, '차별에 저항' 정신 다시 세워야

이처럼 오늘날 범여권 정치집단은 호남에서만 지지 받고 전국에서 왕따 당하는 천덕꾸러기가 됐다.

이들이 집권 기간 동안 펼쳐온 이상야릇한 '중도 실용주의'란 기회주의 노선이 우리 사회의 차별를 극복하기는커녕 '부자들은 입이 찢어지고 서민은 가랑이가 찢어지는' 양극화 사회를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그들을 지지해준 지지자들의 염원을 정면으로 배반한 것이며, 그로 인해 민주개혁 세력에 대한 전 국민적 신뢰 붕괴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제 그 짐을 선택의 여지조차 없는 호남 민중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철학과 신념이 불철저한 이들의 좌충우돌이 광주민중항쟁의 역사가 상징하듯 '온갖 차별에 저항해온' 호남의 숭고한 영혼을 더럽히고도 모자라 또다시 호남 민중들에게 지역주의란 굴레를 씌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설사 이들이 대선에서 승리해도 문제고, 패배하면 또다시 갈라서고 허물어질 수밖에 없는 모래성에 불과한 것이다.

이제야말로 호남 민중들은 내년 총선에서 이들을 확실하게 심판하고, 지역 차별에 이어 오늘날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사상 최대의 양극화'란 '또다른 차별'에 대한 저항을 시대정신으로 곧추세워야 한다.

아울러 그런 시대정신을 통찰하고 흔들림 없이 실천해갈 새로운 정치 주체를 탄생시켜야 한다. 그것만이 호남이 영남패권적 지역주의에 대한 저항적 지역주의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이 땅의 민주화와 진보의 한 축을 담당해온 자랑스런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는 길이다.

호남은 개혁·진보적 '가치 전선'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것이 호남 민중들의 고달픈 삶과 질곡을 돌파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이끄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될 것이다.

악화를 거울삼아 양화를 '구축(構築)'하다

또한 개혁·진보적 인사들은 '정치 낭인'들을 비난만 하고 끝낼 일도 아니다. 정치 낭인과 급조 정당이 넘쳐난다는 건, '일관성 있는 정치인'과 '100년 갈 만한 정당'이 그만큼 희소가치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남들이 좌충우돌로 신뢰를 잃어갈 때, 정당을 씹다 버린 '껌'쯤으로 여길수록 국민의 고통스런 삶과 울분을 제대로 대변하고 소통할 줄 아는 진보개혁 정당을 착실하게 건설해야 한다. 철저하게 '잘못된 것'들과 단절하고 정반대로 가야 한다.

대중들은 무관심한 것 같아도 오랜 세월 쌓여가는 신뢰를 저버리는 일은 없다. 시간이 흘러 중요한 순간이 되면, 올곧은 정치집단에 집중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경험한 바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驅逐)'한다. 근래 들어 정치판에 부쩍 회자되고 있는 말이다. 그러나 현명한 사람은 악화를 거울삼아 양화를 '구축(構築)'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 편집위원

* 글쓴이는 '참정연'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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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7/11/13 [16:23] ⓒ 대자보

☞ 해당기사 전문 보기


☞ 참정연 게시판 해당 글 보기(2007.11.13)

:
Posted by 엥란트

노대통령의 화려한 복귀만이 능사인가
[주장] 노정권의 보수화 막지못하면 열린우리당은 '악어의 눈물' 흘린 꼴
 
편집부

본문은 본지의 독자이신 '엥란트'님의 기고문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침과 다를 수 있습니다-편집자 주.



파병무효 빠뜨린 탄핵무효는 ‘고무줄 없는 팬티’

오는 토요일(3.27일)에는 탄핵무효와 찬성의 목소리가 서울 광화문에서 별다른 충돌없이 동시에 울릴 수 있을 것인가. 또한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내달 2일 부터는 일체의 탄핵관련 집회를 중지해 줄 것과 강력단속 의지를 밝히고 있는 중앙선관위의 요청은 어떻게 대응 할것인가.

탄핵관련 촛불집회와 관련하여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토요일(3.20일)에는 탄핵무효 촛불집회와 이라크 파병무효 집회가 함께 열렸었다.

필자는 그날 오후 3시 서울 대학로에서 개최된 파병반대 집회를 거쳐서 오후 6시 광화문 탄핵무효 촛불집회에 참석 밤 9시쯤 대열에서 벗어나 집으로 돌아 올 때 까지 장장 6시간을 종로거리를 누비고 다녔다.

굳이 긴 시간을 길거리에 서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학로에서 열리는 파병반대 집회부터 참여한건 단지 탄핵무효 집회에만 참석하는 건 왠지 공허하고 개인적으로 양심불량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무엇을 위한 탄핵무효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현장에서도 찾아보고자 함이기도 했다.

탄핵무효를 성사시켜서 노무현 대통령만 화려하게 복귀시키면 이 나라의 개혁과 진보가 저절로 완성되는 것인가.
지난 1년동안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이 과연 개혁세력에게 어떤 믿음을 주었는가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해서 여전히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한 탄핵무효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목표가 있어야 하는데 파병무효가 그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3.12 탄핵사태 - 50년 수구.기득권세력 몰락을 가져올 결정적인 사건

지난 3월 12일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이 연합하여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안을 가결하고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직무정지라는 사태에 직면 온 국민의 충격과 들끓은 공분을 자아낸 사건은 한국 헌정사에 있어서 지난 50여년간 강고하게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거대한 수구. 기득권세력의 몰락하는 가져올 결정적인 사건으로 자리매김해 갈 가능성이 커져가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번의 사태의 흐름을 들어 군사정권을 무릎 꿇게 했던 87년 6.10항쟁과 비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사태를 주도한 세력과 원인 제공자가 다르다.
6.10항쟁은 그야말로 깨인 개혁세력들과 시민들이 줄기차게 싸워서 만들어 낸 것이라면, 이번 사태는 수구.기득권세력이 스스로 함정에 빠져들어 자폭함으로서 촉발된 측면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사건을 계기로 개혁세력과 시민 대중들이 수구.기득권 세력의 거대한 축을 무너뜨릴 수 있는 중대한 역사적 기회로 인식, 적극적으로 뛰어 들어 이 흐름을 보다 확고하게 만들어 가기 위해 다시 광화문 거리로 나오고 일부 넥타이 부대까지 가세한 것이 외형상 지난 6.10항쟁의 재연처럼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이번 사태에서 사실상 분에 넘치고, 쑥쓰러운 횡재를 하고 있을 뿐(물론 사태를 유발한 저간의 노력과 결단은 일부 인정하지만) 이번 사태를 이끈 주역은 아니다.

그동안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세력이 지난 1년 동안 정권을 담당해왔지만 개혁세력에게 커다란 실망을 안겨준 사건은 많았어도 , 잘한 것으로 딱히 기억에 남을 만한 것이 별로 없다. 그나마 개혁세력 내부의 극심한 분열로 이번 총선에서 개헌저지선(100석)이나 확보해 내는 것이 다급한 목표였을 뿐이었다.

사실 이번 탄핵사태 이전까지 불과 몇일 전까지만 해도 열린우리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보다 4~8% 정도 앞선 1위였지만, 각 지역구로 눈을 돌려보면 인물과 인지도등에서 고전하는 곳이 의외로 많았고, 실제 선거에서는 이 정도 앞서가지고는 조직력과 지역적 기반이 확고한 한나라당 보다 불리한 요소들이 많아서 1당은 고사하고 개헌저지선(100석)도 쉽게 장담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탄핵사태후 국민들의 공분과 동정을 한몸에 안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흘이 지나도록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현재의 분위기대로라면 20여일 남은 이번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과반수를 훌쩍 넘어서는 압승을 거둘 것 같은 기세다.

그야말로 자고 일어나 보니 세상이 확 달라져 버린 셈이다.
결코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잘해서가 아닌 한.민.자의 역사적 자충수로 인하여 자멸상태로 빠져드는 바람에 한.민.자의 호주머니에서 쏟아져 나온 동전들을 혼자서 몽땅 쓸어담고 있는 횡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건 굳이 따로 설명을 하지 않아도 열린우리당의 핵심인사들이 당무회의등에서 자신들의 입으로 “우리가 뭐 잘한 게 있느냐”며 서슴없이 자인하고 있는데서도 알 수 있다.

만약에 한.민.자가 열린우리당의 물리적인 봉쇄를 이유로 탄핵안 가결을 하지 않고 시한 초과로 무산되게 방치했다고 한다면, 그래서 그 책임을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의장석 봉쇄탓으로 역공을 취하고 나왔어도 이런 상황까지 왔을까.

아마도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지금쯤 국민들의 사과 여론을 거스른 부담을 안고, 야당의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독선에 대한 견제 주장이 오히려 강하게 먹혀들고 있었을 것이다.

오늘날 야당이 탄핵안 강행처리에 의한 역풍으로 초토화 일보직전의 위기에 내몰리게 된 본질적인 이유가 국민들의 압도적 다수의 여망을 짓밟고 노 대통령과 여당을 상대로 일거에 완승을 거두려한 오만에서 비롯되었기에 국민 대다수의 사과 여망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오히려 야당에게 염장질을 한 거나 마찬가지인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 또한 국민들의 압도적 다수의 의사에 반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탄핵안 가결 자체가 열린우리당의 저지로 무산되고, 노무현 대통령의 오기만 남겨두었을 경우 지금쯤 국민들은 노 대통령의 리더쉽(혹은 포용력) 부족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이건 탄핵안 가결 전날에 있었던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모 방송사가 그 날 저녁 실시한 여론조사만 보더라도 국민들의 60%에 이르는 대다수가 노 대통령의 사과 거부에 대하여 못마땅해 하고 있었다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어쩌면 야당의 무모한 탄핵안 가결은 바로 이 국민들의 못마땅함을 바탕으로 하였을 것이란 짐작이 가지만 동시에 대통령 탄핵 소추에 대한 반대여론 또한 압도적이었다는 국민들의 여망을 무참히 짓밟고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충격파를 국민들에게 안겨준 결과 거센 역풍을 몽땅 뒤집어 쓰고 있는 것이다.

선거를 숱하게 치러본 기성 정치권이 상대에 대한 증오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일거에 완승을 거두어 보려는 무리수가 빚어낸 결과는 이렇듯 참혹할 뿐이다.

지나온 정치역정에서 자신들에게 한껏 유리해진 상황을 이용하여 상대를 최대한 궁지로 몰아 완승을 거두려는 시도가 번번히 국민들의 견제심리 발동을 유발시켜 결국 몰락을 자초한 사례가 무수하거늘 여전히 완승에 대한 유혹을 떨쳐 버리지 못한 야당은 그들 스스로 내뱉은 말처럼 자업자득한 셈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들의 대다수 민의에 반하는 시도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다 주는 것인지, 그 평범한 진리를 외면하고 당리당략에 눈이 멀어 정도를 벗어난 정치가 그에 상응한 대가를 치러 마땅하다는 것을 오늘의 국민들이 또렷이 일깨워주고 있는 셈이다.

물론 수구.기득권 세력이 이처럼 몰락 직전의 위기에 몰린 것이 단지 그들의 탄핵가결이라는 자충수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닐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연이은 집권으로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고, 그나마 남아있던 자금력도 대선자금 수사로 동원불가능할 정도로 타격을 받은 상태인데다, 이번 결정적인 패착으로 마지막 보루인 지역적 기득권마저 뿌리채 흔들림으로서 대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보면 단지 이번 사태가 우연히 아니라 그동안 수구.기득권세력의 축적된 균열상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둑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보는 것이 일면 타당한 의미부여 일 수도 있다.

그런점에서 보면 그동안 김대중 정권에서 노무현 정권에 이르기 까지 개혁세력들은 오늘의 사태를 만들어온 숨은 주역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아쉬운 건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이 그동안 보여준 사이비에 가까운 개혁추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개혁과 진보의 관점에서 지난 1년여 동안 많은 실책과 오류를 여전히 안고 있음에도, 이들에게 개혁과 진보를 향한 원칙과 철학 그리고 신념을 재정립할 진중한 반성의 기회와 시간을 생략한 채 모든 걸 건너뛰어 작금의 과실을 독점하고 있는 현상의 부조리에 있다.

달라지지 않는 노무현 대통령의 화려한 복귀는 또다른 곤궁(困窮)의 시작

과연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작금의 이런 과분한 평가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지, 그리고 이들이 압도적 다수의 의회 권력마저 장악했을 때 그간의 사이비 개혁이 계속해서 현실론을 가장하여 합리화되고 그로인하여 또다시 실망과 분열로 좌절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높아진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을 만사 제쳐두고 흥분할 것만도 아닌 것이다.

이런 분노와 열광으로 만들어 낸 승리가 이라크 전투병 파병, 대미 굴종적 자세, 부안 핵폐기장 사태, 노동자,농민들의 저항에 대한 강압적 진압등 사실상 과거 수구정권들과 크게 다르지 않는 접근방식과 결정들을 합리화 하지 않고, 이후에도 이런 결정들이 이어질 때 지금처럼 분노와 비판을 이 정권을 향해 토해낼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한 마땅한 우리의 자세가 확고하게 정립되지 않는 상태에서 그저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주는 개혁 이미지에만 매몰되어 내용과 실체에 대한 비판을 침묵과 기회주의로 덮어버리는 현상이 지속되는 한 개혁을 빙자한 사이비(似而非)일 뿐이며, 그것도 정도가 심하면 또다른 파쇼현상으로 나타날 뿐이다.

한마디로 수구와 싸우면서도 자신들에 대한 정당한 비판마저 압살하면서 한편으론 그들을 닮아가는 모양새가 되어 버리기 쉽다.

따라서 이전과 별반 달라지지 않는 노무현만의 화려한 복귀는 사이비 개혁에 독선이라는 포도주를 따라 주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러한 독선은 필연적으로 또다른 대안과 견제세력을 스스로 키워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것이다

어쨌든 지금의 상황이라면 열린우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1당 등극으로 승리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그것도 지금 분위기대로라면 과반수를 훌쩍 넘어설 기세이다.

물론 지난 총선에서 처럼 투표를 마치고 나온 사람들을 상대로 한 출구조사마저 사상 최악의 오보사태를 빚어낸 데에서 알 수 있듯이 대선과는 달리 총선은 243개 지역구마다 나름대로 특색이 있어서 지역적 투표성향과 개별적인 인지도, 조직력, 자금력등 각 후보별 특색이 반영되기 때문에 총선을 앞두고 실시되는 지역구별 여론조사는 대선때보다 신뢰도가 다소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지금 상황에서 전통적인 한.민.자 지지자들이 여론조사에서 열린우리당 지지자들과 비교해서 적극적으로 의사 표명하기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와 우리 국민들의 특성상 너무 한쪽으로 몰리는 게 눈에 띄게 되면 견제와 균형을 맞추어 주려는 심리도 강해서 국민들이 특정정당에게 호락호락 단독 과반수를 허용해 주지 았았던 전례도 있어서 지금의 상황이 선거 끝까지 유지된다는 보장도 물론 없을 것이다.

어쨌든 이런 점들을 감안하더라도,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국민적 충격의 앙금이 쉽사리 사그라지지도 않을 것이고, 이미지 정치의 달인이라는 사람이 대표로 있는 열린우리당의 정치적 감각으로 비추어 볼 때 금방 이 불길을 꺼뜨리는 큰 실책을 만들어 낼 공산도 별로 없어서 지난 김대중 정권시절 세 아들 비리로 여당이 사실상 궤멸적 타격을 입고 한나라당에게 호남을 제외한 전국에 걸쳐 압승을 가져다 주었던 2002년 지방선거 결과가 이번에는 승자와 패자를 맞바꾸어 그대로 재연될 공산도 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한나라, 자민련, 민주당의 당내 구태세력과 수구언론으로 열결되는 한국사회의 강고한 수구.기득권 카르텔을 이번 기회에 무너뜨리고, 점진적으로 메인스트림을 교체해가는 역사적 과업에 현실적 도구로서 열린우리당의 역할 또한 어느 정도는 인정해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과 노 대통령 복귀 여부이다.

현재 헌법제정 권력인 국민들의 70%가 넘는 압도적 다수가 이번 대통령 탄핵이 부당하다며 헌재의 기각을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실존적 심판의 성격이 강한 총선에서마저 열린우리당의 승리로 귀결된다면 헌재는 법적.정치적 부담이 훨씬 줄어든 상태에서 국가적 안정성을 위해 탄핵기각을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노 대통령은 다수의 원내지원세력을 확보, 의회권력까지 거머쥔 채 이전 보다 훨씬 막강한 대통령으로서 화려하게 복귀하는 일만 남은 셈이다.

그러나 이것이 노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앞날에 탄탄대로만을 보장해주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이번 탄핵사태는 교훈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나라당이 오늘날 이렇게 자멸의 수준으로 급전직하하고 있지만, 불과 1년 9개월 전만해도 지방선거에서 호남을 제외한 전지역을 휩쓸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오늘의 대승 분위기가 오만과 독선으로 이어질 때에는 똑같은 운명을 맞이 하게 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자각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의 국민적 후광이 결코 노무현과 열린우리당 스스로 잘해서 얻은 성과가 아니라 눈앞에 보이는 더 못된 자식을 먼저 나무라고 싶은 국민들의 동정과 배려 때문임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 또한 다수의 힘으로 소수를 무시하고, 타박할 때 그리고 어정쩡한 개혁으로 국민들의 눈을 속이려 할 때 어떠한 심판을 국민들이 내리는지 함께 가슴에 담고 이 사태를 맞이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지난 탄핵가결시 보였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통곡과 눈물이 총선 승리후 ‘악어의 눈물’로 전이되어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도 화려한 복귀에 앞서 지난 1년동안 자행한 실책들의 근원이 자신이 그동안 견지해온 입장까지 바꿔가며 반개혁과 좌충우돌로 개혁세력을 실망케하고 분열시켜온 데 있으며 이는 대통령 자신의 개혁에 대한 원칙과 철학 그리고 신념부족에서 오는 건 아니었는지 되돌아보고, 개혁과 진보의 관점에서 국가의 미래가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청사진을 가다듬고 복귀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예전 그대로 사이비성 개혁을 재연하고, 툭하면 대통령직을 걸고 국민을 상대로 마치 도박하듯 결단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국정의 실책으로 인하여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는 서민대중들에게 감당하기 힘든 짐을 지우는 일의 연속일 뿐이다.

그동안 야당이 그것도 수구세력이 과반수를 점하고 있는 등 지나치게 비대하게 의회권력을 장악, 대통령의 소신있는 국정운영에 있어서 유무형의 압박 때문에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고 항변하며 그동안의 실책들을 변명해왔지만, 이번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1당으로 등극하는 순간 그 전가의 보도는 영원히 사라지게 됨으로서 이후 모든 실책에 대한 비판은 고스란히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몫이 될 것이고, 그 결과는 다음 지방선거에서 또다시 지금의 처지가 뒤바뀌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리고 노무현의 개혁이 지난 1년의 반복으로 그치고 만다는 것은 작금의 탄핵사태를 맞이하여 국민들이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보내주고 있는 분에 넘치는 동정과 배려에 대한 배신이기도 할 뿐더러, 개혁세력에겐 변명의 여지없는 크나큰 재앙을 안기는 것이기 때문에 노무현의 화려한 복귀는 분명 개혁과 진보의 신념으로 재무장한 사실상 노무현 집권 1기를 비로소 시작한다는 의미이어야 할것이다.

이번 기회에 야당도 야당다운 당으로 교체해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양당구조는 사실상 보수적인 기성정당의 권력싸움의 연장전만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점에 있어서 어제(24일) 경실련에서 발표한 ‘17대 총선 정당정책 비교평가’에서 열린우리당이 재벌정책등 개별 경제정책사안에 있어서 민노당은 물론 민주당보다도 오히려 덜 개혁적이라거나, 노동정책에 있어서도 민노당을 제외한 나머지 ‘한-민-자-우’ 4당이 모두 비슷하다는 평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것이다.

이제는 야당을 ‘야당다운 야당’으로 교체해야 할 필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게 대두되고 있으며, 그 대안으로 진보정당이 자리할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번 총선이 한나라당, 자민련이 어차피 시대의 소임을 다하고 물러나야할 역사적인 선거라면 그동안 이들과 수구언론이 거대한 카르텔을 형성하여 지난 50여년간 우리 사회 강고한 친일.친미 사대주의, 반공, 반평화적 남북대결주의 그리고 지역주의라는 지배이데올로그에 의해 기득권 유지와 개혁 회피를 일삼아온 역사를 정리하고,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는 측면에서 이번에는 진보정당의 대표격인 민주노동당의 의미있는 원내진입을 위해 국민들이 최대한 배려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그동안 수구세력인 한.민공조로 호남으로부터도 따돌림 당하고 있는 민주당 지지자들은 지금 시점에서 이 모든 아픔을 한단계 뛰어넘는 선택을 해보는게 어떨까 한다.

물론 이번 사태로 민주당이나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이 지난 역사에서 우리사회의 강고한 영남패권적 수구세력과 정권에 맞서서 민주주의와 개혁의 편에 서서 헌신적으로 싸워온 전력과 공마저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러나 보수화된 일부 호남 중진들과 영입파들이 당의 핵심을 장악하면서 개혁과 진보를 위해서가 아닌 기득권 지키기용, 혹은 노 대통령에 대한 증오심에만 기대어 그토록 저항의 대상이자 여전히 영남패권주의적 주류들이 버티고 있고, 호남민들의 의지에도 반하는 한나라당과의 부적절한 한.민공조를 연발하다가 결국 전 국민들로부터도 외면받는 사태를 맞이한 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어차피 열린우리당에 표를 주는 것조차 내키지 않는 상태라면 수구세력과 공조한 역사적 과오에 대한 반성의 의미에서라도, 평화와 개혁을 지향해온 한줄기 자존심이라도 지켜간다는 의미에서라도 지난 토요일 이라크 파병 무효를 먼저 외치고 탄핵반대를 위해 광화문에 집결한 양심적 진보세력들에게 표를 던져 줌으로서 개혁과 진보를 향한 한단계 뛰어넘는 선택을 해보는게 어떨까 싶다.

어차피 지금의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회복불능의 타격을 받을 건 자명해 보이며 총선을 전후해서 각자의 이념과 성향대로 제 갈길 가고, 평화.개혁세력으로 남고자 하는 세력들은 기성정당과는 판이하게 다른 시스템을 가지고 신당을 창당한다든지 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않고서는 길이 없다고 본다.

한나라당 출신의 유용태, 관료출신의 강운태와 같은 보수적 라인이 주도하고 이를 호남의 보수화된 중진들이 뒷받침하는 지금 상태의 민주당은 평화와 개혁을 담아내기에는 너무나 많은 오류와 민주당의 전통적인 색깔마저 변색시켜 버린 씻기 어려운 과오를 범하고 말았다.

그나마 민주당의 법통이라도 지켜보고자 철저히 개혁을 외면해온 당내 철밥통 구주류들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몇몇 소장파들의 노력이 이제는 안쓰러워지기 까지 한다.

한편 열린우리당이 이전처럼 노무현의 보수화된 정책에도 침묵 혹은 기회주의적인 처신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연장해간다면 틀림없이 열린우리당의 사이비 개혁과 진보정당의 중간지점이면서, 기존 명망가나 엘리트 중심의 시스템이 아닌 전혀 새로운 상향식 참여모델을 추구하는 정당의 출현이 국민들로부터 요구되고 또한 각광받는 시기가 조기에 도래할 가능성도 높아져 갈 것이다.

무엇보다 수구.기득권 정당이라는 거대한 축이 무너진 공백을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의 사이비성 개혁만으로는 메우지 못할 것으로 보이며, 새로운 견제세력의 필요성을 국민들이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높고, 그 대안은 기존 수구세력의 재등장이 아닌 전혀 다른 시민참여형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강령과 정신은 민주당의 평화.개혁노선으로, 시스템은 민주노동당의 것을 결합한 새로운 정당을 구현하고자 했던 개혁당의 실험이 지금은 비록 좌절됐지만, 그냥 죽은 게 아니라 제 2의 개혁당 불꽃을 피우기 위해 넓은 민심의 들판에 푸른 새싹이 돋아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아마도 언젠가는 그 들풀들은 마른 풀이 되어 다시 한번 활활 타오를 준비를 해갈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열린우리당같은 사회명망가나 운동권 엘리트 위주의 반서민적 정당의 모습을 뛰어 넘는 새로운 정당의 출현을 위해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줄 진보정당의 원내진입은 매우 절실한 시대적 과제이기도 하다.

최소한 정당명부제에서 만이라도 민주노동당에게 많은 표를 주어 민주노동당의 의미있는 원내세력 형성에 기여하면서 보다 다양한 정치세력이 등장하여 지금의 정치구도를 ‘지역과 명망가 위주에서 정책과 생활정치인 위주로’ 전환시켜가고, 국민들의 다양한 생각을 담아내는 미래형 정당들의 출현을 촉진시켜 한국 정당정치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로 이번 총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번에 정당한 심판과 반성을 생략한 채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열린우리당의 사이비성 개혁에 그 허구성과 보수성을 제대로 비판하고 견인해 낼 세력은 현실적으로 민주노동당 밖에 없음이 아쉽지만 분명한 차선의 선택으로서 의미있는 투표행위임을 부인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2004/03/25 [10:1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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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