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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게시판, 임종인 전 국회의원의 "누가 그들을 죽였는가"(경향신문 칼럼) 펌글 아래 달린 댓글 중에 재미나는 게 있어서...





[1/4]   다바라   IP 211.119.107.x    작성일 2009년1월24일 00시05분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국회의원 중 한 분인데...........



[2/4]   ㅊ   IP 211.41.203.x    작성일 2009년1월24일 01시04분       

내가 점장이 인데....이 사람 나중에 대통령 해먹는다.....
저 사람 인상만 보면 그렇다는 얘기다.....눈 코 입 그리고 이마의 선을 보면 미국 대통령 링컨과 판박이다...
관상학에서는 저런걸 전형적인 임금상이라고 하는데.....
아무튼 관상학적으로 보면 완전 대통령인데....뭐 한나라당도 아니고 민주당도 아니니....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3/4]   젖은안경   IP 218.101.251.x    작성일 2009년1월24일 02시24분       

우리동네에 지역구를 둔 사람이져.
지난 총선때도 무소속으로 나왔지만 주저없이 한표 던졌구여..
나중에 어떤자리에 올라설지는 아직 모르지만 급한듯한 인상을 주는 행동을 제외한다면야 딱히 나무랄게 없는 사람인것만은 분명해 보이네여.


ㅁ 출처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uid=196434&table=seoprise_11&start=110



:
Posted by 엥란트

대통령病에 '지대로' 망가지는 '유시민'
[논단] 노무현과 유시민, '개혁·진보 박멸의 역사적 사명 띠고 거듭나다'
 
김영국
'수건철' 파는 유시민 주식회사

"새만금에 골프장 100개 짓겠다."
"한미FTA는 하루빨리 이번 국회 회기 내에 비준처리해야 한다. 국정조사도 할 이유가 없다."
"광우병 쇠고기 위험 과장하지 말라. 미국산 쇠고기는 시민단체 사람들도 미국 가면 다 잘 먹고 온다."
"분양원가 공개는 부작용이 크다. 원가연동제가 도입되면 분양가가 20% 가량 떨어질 것이다"(실제 원가연동제 도입했으나 이후 부동산 가격 폭등)
"나중에 기존 정책을 수정하거나, 다른 당 후보의 공약을 수용하더라도 지지자들은 나에게 배신했다고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
"지지자와 지도자가 뜻이 다를 때는 지도자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 이것이 나의 조직운영의 대원칙이다."
"조건이 달라지면 공직자가 말 바꾸는 건 당연하다. 말 안 바꾸는 사람은 공직을 할 자격이 없다"

"수구꼴통·건설족·철새(수건철) 정치인의 주장만 모아놓았네요…."

위에 진열된 품목들을 보고 단박에 이런 말부터 나온다면, 그는 틀림없는 개혁·진보 성향일 것이다. 그러면 이 품목들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선 공약? 아니면 한나라당에서 넘어온 손 모 후보의 주장?

"천만에."

바로 '유시민'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후보의 공약과 주장들이다. 유 후보는 그동안 노무현의 '정치적 경호실장'을 자임해오다 최근 사임하고, 이번에 대선 출마하면서 '유시민 주식회사'를 창업했다고 한다. 그러니 위에 열거된 공약과 주장이 유시민 주식회사가 현재 팔고 있는 상품들인 셈이다.

유 후보는 이번 본경선에 임하는 자신의 전략을 '의리·신의 없는 후보 대 의리·신의 있는 후보' 대결로 만들겠다고 한다. 지난 7일 한 친노 인터넷신문과 인터뷰에서 "이번 경선에서 신의 없고 의리 없고, 자기의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공적인 가치보다 앞세우는 후보들을 국민들이 똑바로 보시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신의'와 '의리'에 관한 한, 유 후보 본인이 가장 불리한 처지임에도 살신성인(?)의 자세로 올바른 설정을 했다고 본다. 유 후보의 바람대로 경선판이 그런 구도로 짜여지길 바란다.

한편으론 이 글을 쓰는 나의 부담을 상당히 덜어줘서 고맙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이 글이야말로 유 후보가 제안한 대로 '신의 없고, 의리 없는 후보가 누구인지' 국민들이 똑바로 보시도록 하는 데 유용한 정보 제공의 역할을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근거가 되는 관련 기사(자료)들도 첨부하겠다. 최종 판단은 독자나 유권자들께서 하실 것이다.

'새만금 골프장'과 '광우병 위험 과장 말라'로 론칭

이 중 '새만금 100개 골프장 건설'과 '광우병 쇠고기 위험 과장 말라'는 발언은 지난 6일 밤 MBC <100분 토론>의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본격 선보인 상품이다.

그러나 "새만금에 골프장 100개를 건설하겠다."는 유 후보의 공약에 대해 환경단체 및 개혁·진보진영의 강력한 반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같은 당의 친노 후보까지 "시대 흐름에 역행한 공약"이라며 혹평했다.

이날 <100분 토론>에서 환경부 장관 출신인 한명숙 후보는 유 후보의 새만금 골프장 공약에 대해 "유시민 후보의 환경문제 인식에 실망했다."며 "새만금 한 곳에 그것도 사양 스포츠인 골프장을 100개나 낸다는 것은 시대적 발상에 뒤지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유 후보는 지난 4일 전북도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새만금에 100개의 골프장과 콘도, 마리나 시설 등이 들어서는 레저 파라다이스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2년 정계 입문 전과 2005년까지는 극력 반대였다가 2007년에는 적극 개발로, 자신의 정견을 180도 뒤바꿔 버린 것이다. '공수부대 동원 멧돼지 소탕'에 이은 이른바 '튀는 공약' 시리즈인 셈이다.

유 후보는 이날 "새만금 방조제(물막이)가 완공돼 더 이상 갯벌이 살수 없는 만큼, 새만금 동진강 쪽 4천여 만평에 미국의 머틀비치와 같은 레저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만금에 레저단지를 조성하면 유동인구와 물동량이 늘어 전북이 희망하는 김제공항과 새만금 신항만 건설을 앞당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유 후보는 정계 입문 전인 2002년에 자신이 발간한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라는 책에서 새만금 사업을 '예측하기 어려운 규모의 환경 파괴를 동반하는 사업'이라고 규정하며 극력 반대했었다.

유 후보는 이 책에서 "새만금 사업과 관련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사실은 자연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평가가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훗날) 우리는 그 넓은 개펄과 강과 해양 생태계를 없애고 파괴해 버렸던 2000년대 벽두의 어리석은 행위를 개탄하는 글을 쓸지 모른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유 후보는 고대하던 '훗날'(2007년)이 왔음에도 개탄하는 글은커녕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꼽히는 골프장 100개를 새만금에 짓겠다며 한 술 더 뜨고 있다.

말 뒤집고 이명박 따라, '건설족' 화려한 변신

이에 대해 환경단체와 진보진영은 유 후보의 새만금 발언이 있고난 다음날(5일) 일제히 성명을 내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대운하에 버금가는 환경 파괴 정책"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유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패착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한국의 골프장 수는 노태우 정권 이래 폭발적으로 증가해왔으나 수익성은 계속 하강곡선을 그려왔고 최근에는 폐업하거나 착공 후 공사가 중단되는 골프장들도 속출하고 있다."며 "일본 또한 골프장을 무계획적으로 증설한 뒤 무더기 골프장 도산 사태를 겪었고 해당 골프장 소재 지역의 경제와 사회에 충격을 준 바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흙만 덮으면 되기 때문에 환경 파괴가 거의 없다.'는 유 후보의 주장에 대해서도 "100개의 골프장 부지를 덮을 흙을 구하기 위해 전북의 산야가 파헤쳐질 생각은 왜 못하는가. 그것은 환경 파괴가 아닌가."라고 묻고 유 후보의 환경에 대한 인식 수준이 참담할 지경이다고 개탄했다.

민주노동당도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미운 짓만 골라서 한다."며 "한반도를 갈라놓겠다는 환경대재앙 '대운하' 하나만 해도 지겨운데, 이제 이명박 따라하기까지 유행시키려 한다."고 비난했다.

또한 '대권에 눈먼 유시민, 땅 판다고 표 나오나'란 제목의 정책논평을 통해 "새만금은 여전히 우리 사회가 사라져야 할 박정희 시대의 토목·건설 자본으로부터 환경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방증."이라며 "새만금에 골프장 100개 발언이 이명박의 경부운하와 무엇이 다르냐."고 꼬집었다.

노회찬 의원도 이날 개인 브리핑을 통해 "유시민 의원의 개혁성과 읍소를 믿고 2002년 대선에서 민주노동당 지지를 철회하고 노무현 대통령을 선택했던 분들의 허탈함과 배신감을 유 후보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프레시안 강양구 기자는 지난 4일 유 후보를 겨냥해, "유시민, 새만금에서 이명박과 '통'하니 좋더냐"는 기사에서 "당적을 바꾸는 것보다 더 위험한 철새 정치인은 바로 '생각'을 바꾸는 정치인이다."며 뼈 있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한편, 유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광우병 위험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서도 "광우병 위험을 너무 과장해서는 안된다."며 "나도 미국 출장 가서 미국산 쇠고기 잘 먹고 온다. 시민단체 사람들도 다 잘 먹고 온다."고 말해 또 한 차례 파장을 예고했다.

잠복기간이 수십년이나 되는 광우병의 특성상 미국 측의 허술하고 오만하기 짝이 없는 검역 시스템에 따른 위험으로부터 자녀들의 미래 건강을 보호하고자 몸부림치는 인사들을 '이중 인격자' 취급함으로써 '꼭지 돌게' 만들고 있다.

유시민의 '변절' 융단폭격,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

유시민은 새만금 골프장 공약 외에도 최근 들어 부쩍 개혁·진보진영을 '경악'케 하는 공약과 발언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미FTA 반대는 있을 수 없다. 하루빨리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비준처리해야 한다."(9월 3일 기자간담회), "한미FTA 비준안에 대한 국정조사를 할 이유가 없다."(9월 10일 기자회견), "광우병 쇠고기 위험 과장하지 말라. 미국산 쇠고기는 (한미FTA 반대하는) 시민단체 사람들도 미국 가면 다 잘 먹고 온다."(9월 6일 MBC '100분 토론')

"내가 나중에 기존 정책을 수정하거나, 다른 당 후보의 공약을 수용하더라도 배신했다고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8월 18일 대선 출정식 때 지지자들에게), "지지자와 지도자가 뜻이 다를 때는 지도자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 이것이 나의 조직운영의 대원칙이다."(8월 21일 오마이뉴스 인터뷰), "변하는 현실 속에 말 안 바꾸는 사람은 공직을 할 자격이 없다."(9월 4일 전북CBS '생방송 사람과 사람' 인터뷰) 등 말바꾸기를 당연시하는 궤변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 7월 3일 임시국회에서는 열린우리당의 유일한 개혁을 망가뜨린 '사학법 재개정'에도 찬성했다.

특히 지난 8월 18일 100년 간다고 큰소리 치던 열린우리당이 4년도 채 안돼 비참한 몰골로 문을 닫던 날, 누구보다 열린우리당 붕괴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할 당사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유 후보와 그 지지자들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대선 출정식 한답시고 노래와 춤판을 벌였다. 그것도 원래 자신의 대선 출정식은 다른 곳에서 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일부러 열린우리당 해체를 선언하는 전당대회 장소로 바꾼 것이다.

이 때문에 열린우리당 사수파 당원은 물론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옮겨간 당원들에게조차 "정치 도의를 넘어 인간적으로도 해서는 안될 짓."이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수많은 동지들의 가슴에 상처를 남기며 개혁당을 해체하고 열린우리당으로 몰려가더니, 자신들이 몸담고 있던 당이 상처투성이인 채로 죽어가는데도 거기다 대고 '소금 뿌리는' 짓을 한 것이다. 그와 그 지지자들이 왜 많은 사람들로부터 '싸가지 없다.', '뻔뻔하다.'는 소리를 듣는지 다시 한번 확인한 순간이었다. 아마도 다른 후보가 이런 짓을 했다면, 유 후보와 그의 극렬 지지자들은 지금쯤 온갖 분노와 경멸을 담아 집요하게 물어뜯고 있을 것이다.

사실 '이쯤 되면 막가자.'는 수준이니, 정당정치의 원칙이나 정치인과 지지자 간 '대표와 책임'이라는 정치의 기본 원칙을 가지고 유 후보를 비판할 계제조차 안 된다.

이뿐이 아니다. 2004년 6월 9일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민주노동당 지도부를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장사란 10배 남는 장사도 있고, 10배 밑지는 장사도 있다."며 "분양원가 공개는 개혁도 아니며, 인정할 수도 없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당시 이해찬 국무총리 지명자는 하루 뒤인 6월 10일 "분양원가를 공개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생길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분양원가 공개 반대 입장에 동조했다.

유시민 후보 역시 6월 15일 "분양원가 공개는 부작용이 크다."며 "원가연동제가 분양원가 공개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고, 도입되면 분양가가 20% 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큰소리 치며 노 대통령을 적극 옹호했다. 이에 따라 원가연동제가 도입됐고 그럼에도 아파트 값은 폭등을 거듭했다.

이 때부터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성난 네티즌이 "총선 다시 하자."며 거세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결국 총선에서 과반 의석까지 차지하며 원내 1당이 된 열린우리당과 노 대통령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특히 노 대통령 당선에 가장 큰 기여를 했던 30대가 분양원가 공개 백지화에 가장 분노했다. 노 정권과 열린우리당 붕괴의 결정적인 분수령이었던 셈이다. '1등 역적'은 누가 뭐라해도 노 대통령과 이해찬, 유시민 등 친노 세력들이었다.

개혁·진보진영의 최대 원성을 사고 있는 한미FTA 추진도, 지금 이해찬·한명숙·유시민 캠프에 몰려가 있는, 386 친노직계 그룹인 '이광재 라인'이 '외부충격론' 들먹이며 충동질했다는 건 이미 알려진 일이다.

盧와 친노세력의 '분양원가 공개 반대'가 열린우리당 붕괴의 출발점

결국 친노 측 주장대로 열린우리당은 당론까지 바꿔가며 원가연동제를 도입했지만, 집값이 떨어지키는커녕 더욱 폭등하며 민심이 폭발 직전에 이르자 2년이 지난 뒤인 2006년 9월 28일 노 대통령은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많은 국민들이 제 생각과 달리 다 공개하는 것이 좋겠다고 바라니까, '분양원가 공개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본다."며 말을 바꿔버렸다.

처음부터 국민들이 그렇게 분양원가 공개를 원했건만, 2년 동안 반대하다가 결국 정책적으로 실기해버렸고,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대로 폭등한 다음에야 국민의 요구를 슬그머니 수용하는 어처구니없는 작태를 보이면서 오늘날 애꿎은 서민들만 부동산 폭격을 맞고 허우적대고 있다.

더욱 기가 막힌 건 상대당 출신인 오세훈 서울시장 등은 유 의원이 불가능하다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단행해 현재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러나 이해찬 후보의 협박처럼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오기는커녕 그나마 집값이 안정돼가고 있다.

그럼에도 이에 대해 일언반구도 않던, 유 후보는 최근 대통령이 되겠다고 출마하면서 새만금에 골프장 100개를 짓겠다는 '사상 초유의 건설공약'까지 들고 나왔다. 이명박 후보에 이은 '건설족 후보'로 화려하게 변신한 것이다.

이를 두고 '대통령병(病)에 걸리면 저렇게도 망가지는구나.'며 여기 저기서 탄식이 터져나온다.

'지지자 배신, 변신의 귀재' 유시민의 의리론은 '정치 양아치'들 논리

지난 7월 초 유시민 후보의 사학법 재개정 찬성에 대한 해명 기사에 그를 질타한 어느 누리꾼의 댓글이 아직도 뇌리에 맴돈다.

'지킴이'이라는 필명의 누리꾼은 지난 7월 10일 한 친노 인터넷신문에 단 댓글에서 "절차 민주주의에서 절차 혹은 과정이라는 것이 현실의 범위를 벗어나면 뭐가 되나? 절차나 과정을 강조하는 이면에 자기부정, 자기만족, 비겁한 타협이 숨어 있다면 그런 정치가 뭐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손으로 잡을 수 없는, 지금 당장은 해결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작은 시작인데 무슨 절차, 과정 운운하며 우기지 마라. 지난 4년 동안 너희가 되돌린 세상에 힘없는 민초들은 꼭 응징할 것이다. 가슴에 피멍이 들어도 아무 말도 못하고 '욱' 소리 한번 못 지르고 살지만 언젠가는 너희들 가슴에 날선 칼이 되어 응징할 것이다."며 "유시민 시대가, 아니 환경이 당신을 변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 스스로가 변한 것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지금 이 네티즌의 예언이 현실화되고 있다. 범여권의 친노 세 후보가 하나같이 한나라당에서 넘어온 3등짜리 후보보다 형편없이 떨어지는 지지율로 허우적대고 있다. 민초들의 응징이 아니고선 ±3.1%의 오차범위 수준도 안 되는, 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지지율을 설명할 길이 없다.

유 후보는 경선에 들어서자마자 같은 당 정동영 후보에게 노무현과 의리를 지키지 않았다며 연일 집중 포화를 쏟아붓고 있지만, 노무현과 유시민 등 친노 세력이야말로 과거 지지자들을 배신하는 데 앞장선 장본인들이다. 한나라당에 몸담고 있다가 불리하자 뛰쳐나온 손학규 후보는 말할 것도 없고, 정동영 등 대통합신당 5명의 후보 모두가 지지자를 배신하는 데 있어서만큼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처지이다.

지금 유 후보는 노 대통령과 의리를 지키는 게 무슨 대단한 자랑거리인 줄로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유 후보 역시 구태 정치인의 반열에 올라섰음을 스스로 광고하고 다니는 꼴이다. 전두환의 경호실장 장세동이나 김영삼의 분신 박종웅 씨도 의리 빼면 시체인 사람들이다. 유시민의 의리론이 장세동, 박종웅의 길과 무엇이 다른가.

지지자를 배신한 정치인의 '주군에 대한 의리론'은 '정치 양아치'들의 논리일 뿐이다.

그렇다고 유 후보가 노 대통령과의 의리라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최근 들어 노 대통령의 방침과 어긋나는 발언을 심심치 않게 하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워낙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모습을 자주 보아왔기에 유시민의 노 대통령과 의리론이 진심인지 알 길이 없다.

'2%가 8%한테 가망 없다'고 공격하는 코미디

유 후보를 비롯 친노 후보들은 지난 6일 <100분 토론>에서 한 목소리로 손학규, 정동영 후보에게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없는 '필패 카드'라고 주장했다. 제3자인 나는 그 대목에서 코웃음을 치지 않을 수 없었다. "2%짜리가 8%짜리 보고 '가망 없다.'고 하네...그럼 2%짜리는 단 한 장의 필승 카드인가?"

거기 나온 5명의 후보 대부분이 노 정권과 열린우리당의 실패, 민주개혁 세력 붕괴에 핵심적인 책임자들만 모여 있는데 도대체 누가 누구한테 책임 추궁을 한단 말인가. 지금 국민들은 그 자리에 있는 5명 전원에게 집단적으로 책임을 추궁하고 있는 판국인데, 자기들끼리 머리 쥐어박으여 서로 네 책임이 크다고 옥신각신하는 모습에 "짜증 지~대로다."가 절로 나온다. 자신들의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니 그 모양 그 꼴인 것이다.

이처럼 앞서 열거한 사례들이 하나같이 유시민 후보를 개혁적이라고 생각해왔던 사람들(이제는 그마저도 대폭 줄었지만)의 귀와 눈을 의심케 하는 발언·행보이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능가하는 '반개혁·몰염치'의 연속이었다.

차마 '변절'이라는 단어조차 갖다 붙이기 민망할 정도로 '지지층 배신'의 퍼레이드였다. 배신이라고 단호하게 규정하는 이유는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을 지지했던 수많은 개혁·진보성향의 대중들이 오늘의 노무현, 유시민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는 데 있다. 더군다나 이들은 변변한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걸핏하면 말 바꾸고 잘난 말재주로 변명만 하다 5년의 세월을 다 보내고 말았다.

그에 비하면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은 옳고 그름을 떠나 '최소한' 자신의 지지층을 배신하진 않았다. 이것이야말로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노무현·유시민·범여권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며, 현재 이명박 고공 지지율의 '열쇳말'이기도 하다. 단지 경제 대통령 이미지 설정을 잘했다거나 노 정권 실정의 반사이득 때문이라고만 규정하는 건 반쪽 분석에 불과하다. 범여권 붕괴의 일차 원인은 정치인과 지지자 간 '대표와 책임'이라는 정당정치의 기본에 충실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럼에도 유 후보가 자신이 무슨 대단한 비전이라도 갖고 있는 개혁 세력인양 '적통' 운운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문득문득 '같은 하늘 아래에서 함께 숨 쉬기 불편한 사람'이라는 생각마저 스치곤 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강도를 더해가는, 노 대통령와 친노 세력의 정치적 변절과 삽질을 보고 있자면, 마치 더이상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 개혁·진보성향 유권자들에게 앙갚음하듯 '복수하는 심정'으로 정치하는 사람들 같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 깍아내리기는커녕 노 대통령과 친노 세력이 스크럼 짜서 이 후보를 떠받들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유 후보는 지난 2004년 2월 10일 국회 불법 대선자금 청문회에서 "나는 한나라당 박멸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난 사람이다."고 주장했다.

많은 개혁 세력이 그 말에 환호했다. 그런데 웬걸. 지금쯤 박멸돼 있어야 할 한나라당은 지지율 50%를 넘나들며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고, 정작 박멸된 건 개혁·진보 세력이었다.

이를 두고 개혁·진보진영에서조차 "노무현과 유시민이야말로 개혁·진보 세력 박멸의 미션을 받고 파견된 트로이 목마들"이란 비아냥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이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그들도 이 사실을 모르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

그럼에도 나는 '유시민만큼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입에서 나온 말이 곧 세상의 진리요 빛이라고 매일같이 거울 보면서 미소 지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영혼까지 바꿔버리는, 뻔뻔하기 짝이 없는 '변신'을 하고도, 상대방 꼬나보며 '내가 하는 게 바로 진정한 로맨스'라고 우기며 살 수 있는 강심장도 세상에 그리 흔치 않다. 이 얼마나 속 편하고 행복한 인생인가.

다시는 '제2의 유시민', '제2의 노무현'이 나타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나르시시즘에 빠진 사람 혼자 행복하자고 대한민국이 통째로 기분 잡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명박 바라보듯 유시민을 본다

사실 개인적으로 유시민 후보에 대해선 오래 전부터 아무 얘기도 하고 싶지 않았다. 얼마 전에 유시민 후보가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으니 유권자에게 정보 제공 차원에서 평가를 해달라는 글을 요청받기도 했다. 완곡히 거절했다.

이유는 하나다. 내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바라보듯 유시민 후보를 바라본 지가 꽤 오래 전이기 때문이다.

내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비판·비난하는 글을 거의 쓰지 않는 이유나 유시민 후보에 대한 글을 쓰고 싶지 않은 이유가 똑같다. "비판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비판도 비난도 일말의 애증이라도 남아 있을 때나 해야지..."

다만 이 글은 서두에서 밝혔듯이 유 후보가 "신의 없고, 의리 없는 후보가 누구인지 국민들이 똑바로 보시도록 해야 한다."고 소원하기에 '그렇다면' 하고 용기 내서 쓴 것이다. 유 후보 자신도 경선에 나선 만큼 그런 잣대에 따른 평가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달에 지금은 대선후보 대열에서 벗어나 칩거 중인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당의장이 "대통합이 시대정신이다."고 주창했을 때, 나는 "양아치 두목은 되지 말라."고 거칠게 비판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에서 나는 분명한 노선과 정책의 정립 없이 답도 안 나오는 대통합만을 외쳐선, 서민 죽이는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의 변종'이 될 뿐이라고 쏘아붙였다. 그 때는 마음 먹고 쓴 것이다. 그때까지는 김근태에게 일말의 애증이라도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대통합민주신당의 미래가 매우 어둡다는 건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대통합민주신당 구성원들이 더 절감하고 있을 테니 부언하지 않겠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과 내용에 충실하자." 지금은 너무도 평범한 '상식의 힘'을 믿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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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 인용된 근거 기사(자료)들을 함께 첨부합니다. 덮어놓고 조중동식 짜깁기라고 생각하고 싶은 분들에게 면피할 수 있는 길을 터주기 위해서...

/ 편집위원

* 글쓴이는 '참정연'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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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7/09/11 [09:1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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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정연 게시판 해당 글 보기(2009.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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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이명박은 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임종인의 진단] 집단 무기력증에서 벗어나 대안을 위한 노력 시작해야
 
편집부
“국민을 이긴 독재자는 없다.”       
 
최근 발간된 <월간 말> 2월호 표제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월간 말>은 2월호 특집에서 이명박 정부 1년의 ‘폭주’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사회경제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2009년 진보진영의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월간 말> 2월호의 표지이야기입니다. 글쓴이(임종인 전 국회의원)와 <월간 말>의 동의를 얻어 <대자보>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아래는 임종인 전 의원의 글 전문입니다. - 편집자 주 -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
 
글 임종인 (변호사, 전 국회의원) / 월간 말, 2009년 2월호 특집  

▲ <월간 말> 2월호 표지     © 월간 말
바람 잘 날 없었던 1년. 그것은 흡사 거대한 굉음을 내며 쉴 새 없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롤러코스터 여행과도 같은 것이었다. 인수위원장의 ‘어린쥐(orange)’ 파문을 시작으로 ‘강부자ㆍ고소영 내각’과 ‘한반도 대운하’에 관한 논란을 거쳐 촛불시위의 진정한 배후였던 ‘광우병 쇠고기 수입파동’과 ‘미국발 경제위기’, 그리고 연말연시를 뜨겁게 달군 이른바 ‘입법전쟁’에 이르기까지…….
 
자욱한 먼지와 지독한 소란의 뒤 끝에 남은 것이란 허탈함뿐인 실패한 블록버스터. 한 고개를 넘으면 다음 고개가 등장하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이 끔찍한 서스펜스는 그러나 그 무슨 환상체험이 아니라 엄연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현실이다.
 
말할 가치조차 없는 일에 대해 무언가 논해야 하는 것은 몹시도 곤욕스러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도 무려 4년이나 남아 있으며 애석하게도 그 이후의 시계(視界)마저 잔뜩 흐려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다.
 
머리는 가볍고 힘은 넘치는
 
이명박 대통령은 민주화 이후 선출된 역대 대통령 가운데 집권 기반이 가장 취약한 대통령이었다. 기회 있을 때마다 500만 표차 압승을 강조하곤 했지만 2007년 대선에서 그를 선택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았던 이들은 투표를 거부한 사람들이다.
 
투표율 60%를 간신히 넘긴 지난 대선의 실상은 사실상 노무현 정부 5년에 대한 찬반투표였던 탓이다. 500만 표차의 결과는 그가 잘해서가 아니라 정동영 후보의 부진에서 기인한 일이었다.
 
통치자로서 그의 권위가 무너진 지는 이미 오래다. 아니 처음부터 아예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무능, 시대착오, 천박. 그를 조롱하는 이러저러한 표현들은 이미 대선 이전부터 시중에 넘쳐나고 있었다.
 
교양이 부족한 대신 겸손이라도 했다면 사정은 조금 나아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치를 파악하고 민심에 귀 기울이는 대신 그가 기댄 것은 국가의 힘을 동원하는 일이었다.
 
▲ "이명박이 싫은 사람들은 저를 때려주세요"     © 월간 말
그러나 힘을 과신하면 할수록 권위는 더욱 실추되는 아이러니.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구속을 통해 강화된 것은 대통령의 위엄과 국가에 대한 시민들의 두려움이 아니라 정당성을 상실한 권력을 향한 경멸과 조롱이었다.
 
신보수? '전근대'일뿐
 
그것은 희극이 아니라 분명 비극이었다. 디지털 카메라와 노트북으로 무장한 웹 2.0 시대의 인터넷 유목민들을 막기 위해 ‘명박산성’을 쌓은 그 사건.
 
오늘날 한국 사회의 구성적 특징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말이 ‘비동시대의 동시대성’이지만, 대통령과 국민 사이의 시간적 거리가 도성을 지키기 위해 남한산성을 쌓던 그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거리만큼이라면 이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신보수시대의 개막. 이제 그와 함께 보낸 얼마간의 시간을 찬찬히 되돌아보면 그를 신보수로 규정했던 것이 너무나 이른 결론이었다는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공동체의 자유와 민족의 이익,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보수주의의 덕목은 그와 전혀 상관없는 장식품들.
 
그 대신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다분히 사대적이며, 기득권의 탐욕을 실현하기 위해 국가를 동원하는 데 능숙하고, 지배세력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냉전반공주의의 잣대로 선량한 시민들을 억압하는 데 익숙한 한국적 보수의 기원적 속성. 즉 전근대의 디엔에이다.
 
촛불의 바다 위에서 가장 크게 울려 퍼진 노래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였음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독재시대의 우스꽝스러운 부활
 
우리 사회에서 전근대(premodern)와 탈근대(post-modern)가 같은 시공간 안에서 부닥치며 시시때때로 빚어온 갈등은 그 진폭에 있어서 보수와 진보 사이의 그것을 월등히 뛰어넘는다.

문제는 전근대가 소수파일 경우 그 무슨 기도회 같은 가두행사로 인해 그저 세상이 조금 시끄러울 뿐이지만, 그들이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근대를 넘어 탈근대를 억압하려 할 때 시대적 혼돈은 피할 수 없게 된다는 것.
 
분명 동시대를 살고 있으면서도 각기 머리 안에 탑재된 시간대가 달라서 벌어지는 ‘소통 불가’만큼이나 사람을 답답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 그리고 답답하면 피차 언성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과연 ‘막걸리 반공법’과 ‘인터넷 반공법’은 얼마나 다를 것인가? 민주시민의 자발적 촛불시위에 좌파의 책동이라 색깔을 덧씌우는 발상, 권력에 비판적인 누리꾼들을 사이버 모욕죄로 단속하겠다는 발상, 국민과 야당을 상대로 입법전쟁을 선포하는 발상의 뿌리는 ‘명박산성’과 별다르지 않은 것이다.
 
전근대의 잣대로 탈근대를 재단하는 시대착오. 그래서 그가 열어낸 시대는 신보수의 시대가 아니라 혼돈의 시대이며 전근대적 독재시대의 우스꽝스러운 부활이다.

벌거벗은 임금님
 
지난 1년은 대통령이 자신의 위치와 민주주의에 대해 무언가 대단한 착각에 단단히 빠져 있을 때 국민이 얼마나 피곤해지는지 실증하는 생생한 사례다.
 
▲ "MB악법을 막기 위해 신발을 던져주세요"     © 월간 말

1월 12일 새해 첫 라디오 연설에서 그는 ‘해머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때렸다’며 연말 임시국회에서 벌어진 국회폭력사태를 개탄했다. 적반하장의 페이소스는 나레이터가 진지할수록 커다란 냉소가 객석을 압도하는 안타까운 역설을 낳는다. 연극의 제목은 벌거벗은 임금님.
 
격렬한 물리적 충돌을 동반한 국회파행은 물론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 원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해머? 아니면 해머를 손에 쥔 야당 국회의원?
 
국민과 야당을 상대로 그 무슨 전쟁을 선포한 거대여당 한나라당의 원내대표와, 법에 근거하지도 않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하여 법안을 심의해야 할 동료의원들의 회의장 출입을 원천봉쇄한 여당 소속 외통위원장이 사태의 발단이다.
 
그러나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바로 대통령 자신이 아닌가. 무엇이든 일단 무조건 밀어붙이고 보는 일방통행이 집권 이후 벌어진 모든 소동의 화근이다.
 
대통령은 국민투표로 선출된 임금님이 아니다.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국정운영의 권한과 책임을 잠시 위임받은 ‘한시적 대표’일 뿐 국민 위에 군림하면서 지시하고 명령하며 이에 반대하면 제재를 가해도 좋은 지배자일 수 없는 것.
 
그러나 공화국의 개념이 탑재되지 않은 권력은 ‘당선 됐으니 그만 아니냐?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
 
선거를 통해 위임받은 것은 대통령의 권한이지, 내 맘대로 해보겠다며 민주주의의 과정마저 생략할 권한은 아니다. 그래서 주권자인 국민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국정과제에 대한 동의를 획득하고 사회를 통합해야 할 책임은 민주주의에서 대통령이 져야 할 가장 기초적인 책임이다.
 
그는 “분열을 조장하고 통합을 가로막는 정치적 양극화야말로 경제적 양극화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라며 ‘정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지금 시급하게 바로 세울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자신의 왜곡된 인식이다.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다수결이 아니라 참여다. 참여(participation)는 말 그대로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지위의 높고 낮음, 수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하나의 부분(part)으로서 동등한 자격으로 공적인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당연히 중요한 것은 상대적 소수나 약자의 의견이라 할지라도 배제되거나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 만약 충분한 사회적 합의 과정 없이 다수파의 의견이 전체의 의견인 양 일방적으로 관철되고 소수파의 의견이 일상적으로 억압된다면 그것은 그 자체로 구조적 폭력이며 당연히 민주주의는 위기에 빠진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내 갈 길 가는 대통령’을 원하지 않으며 다수파의 일방 독주를 용인하지 않는 것. 그는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인데…… 정치가 공든 탑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장탄식을 터트렸지만 그런 정치를 망치고 있는 것은 국민의 또 다른 대표인 국회의 권위와 야당의 존재를 무시하는 대통령 자신이다.
 
▲ 2008년 보신각 제야의종 타종 행사 <아듀 2008! 아웃 2MB!>     © 월간 말

오만한 독주의 조건
 
역사상 가장 취약한 지지기반을 가진 대통령. 통치자로서 회복하기 힘든 권위의 실추를 자초하고 있는 벌거벗은 임금님.
 
그러나 동시에 이명박 대통령은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의 위험천만함을 생생하게 실증하고 있다. 권위는 없지만 힘은 넘치는 권력. 우리를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바로 이 지독한 불균형이다.
 
노무현 정부 5년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다. 신뢰 상실. 성난 민심 앞에서 그 모든 시도는 별무 소용이었다. 그래서 2007년 대선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그것은 절망의 선택이다.
 
배제의 정치가 낳은 최악의 투표율. 그 어떤 정당을 통해서도 자신의 정치경제적 이익이 대표되지 않은 채 배제돼버린 다수 유권자의 존재, 이 사실을 빼놓고 오늘날 한국 정치를 말할 수는 없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의 투표율이 60%를 간신히 넘긴 것은 충격적인 일이었다. 그것은 2007년 대선의 실상이 노무현 정부 심판을 넘어 한국 정치 전반에 대한 극도의 불만과 불신의 표출이었음을 함의하는 것이다.
 
총선 또한 마찬가지였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자신의 대표를 선출할 권리를 포기하고 스스로 배제되는 길을 선택한 사건. 이명박 대통령과 172석의 거대여당은 그렇게 해서 태어났다.
 
과잉대표. 그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은 상대적 소수이며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참여 자체를 거부하는 것으로 반대의 의사를 표시했지만, 어찌됐든 그들은 국가권력을 장악했으며 다수파가 되었다.
 
결국 문제는 취임 석 달 만에 민란을 자초한 허약한 정권보다도 더욱 취약한 대표성을 갖는 야당의 존재.  대항헤게모니란 곧 ‘미래 대안’이다. 2007년 상반기에 형성된 지형, 이명박과 박근혜가 경합하고 여타 대안들은 배제되는 정치지형은 18대 총선 이후 견제 능력을 상실한 야당을 대신해서 여당 안의 비주류 정파가 견제의 대안으로 부각되는 현실로 이어졌다.
 
과잉대표 된 집권세력의 오만한 독주는 그래서 가능했던 것. 이 같은 정황에서 점점 더 광활한 영토를 향해 지배력을 확장하고 있는 박근혜라는 사실은 암울한 오늘 다음에 올 내일이 결코 밝지만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마지노의 전사들
 
2008년 봄 촛불은 민주화시대를 거치며 축적된 한국 시민사회의 역량이 결코 만만치 않은 것임을 확인해준 사건이었다.
 
대선과 총선 참패로 움츠러든 각 정치세력과 운동진영이 몸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던 사이, 인터넷을 매개로 스스로 제안하고 스스로 준비해서 자기 자신을 스스로 광장에 동원한 시민 대중은 오늘날 위태로운 한국 민주주의를 벼랑 끝에서 지켜내고 있는 마지노의 전사들이다.
 
연약한 촛불이 그토록 장엄할 수 있었던 것은 그 광장의 주인공들이 바로 우리의 가족과 이웃임이 분명한 평범한 시민들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야 하는 중고등학생과 그들의 부모, 앞으로 광우병 위험에 노출될지도 모르는 아기를 유모차에 싣고 나온 엄마들과 미래에 태어날 아기를 위해 함께 손잡고 나온 연인들은 배반의 권력과 환멸의 정치를 향해 한목소리로 외쳤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리고 시급한 과제들
 
촛불은 장엄했지만 그러나 소통을 거부하는 권력과 촛불의 의사를 관철시킬 힘을 상실한 야당이 경합하는 대의제 정치의 조건 하에서는 동시에 무력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물대포를 앞세운 권력의 강경진압보다 사람들을 더욱 힘겹게 만든 것은 전망의 부재와 사태의 장기화였다. 거리의 정치를 위해 소중한 일상과 생업을 언제까지나 유보할 수는 없는 것. 석 달에 걸쳐 전국의 광장을 밝혔던 촛불은 결국 어느 여름날을 지나며 잦아들었다.
 
물론 그전보다도 더 많은 민주주의의 자양분을 대지 위에 뿌리고, 그다음 어떤 계기를 기다리며 잠시 일상 속으로 복귀한 것일 뿐 진압되거나 증발해버린 것일 수는 없다. 그러나 오만한 권력에 육박전으로 대항할 수밖에 없는 야당의 허약함이 지속되는 한 제2, 제3의 촛불 또한 그 의사를 관철해내기란 매우 어렵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임종인 전 의원     © CBS노컷뉴스
권력은 이미 권위를 상실했으며 반대여론은 하늘을 찌를 듯이 높다. 문제는 반대를 결집시키고, 반대를 우리 사회의 중요한 정치적 의견으로 집단화해낼 정치적 구심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시급한 과제는 반대의 결집과 조직적 표출을 위해 촛불의 의사를 관철시킬 수 있는 힘을 갖는 정치적 대안을 대의제 정치의 틀 안에 마련하는 일이다.
 
우스꽝스러운 권력의 오만한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은 언제든지 그들의 권력을 해체시키고 교체해낼 수 있는 힘이기 때문이다.
 
권위를 상실한 상대적 소수가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다수파가 되어 있는 이 지독한 불균형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나 자신과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삶을 거칠게 파괴하고 있는 롤러코스터를 멈춰 세울 수 없다.
 
제1야당 민주당이 그동안의 과오를 반성하고 새로운 정당으로 탈바꿈하는 방법이 될 것인지, 아니면 민주당을 대체할 전혀 새로운 정당이 등장하는 방법이 될 것인지, 아니면 그 중간 어디쯤에서 다른 방법이 만들어질 것인지 지금 예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집단 무기력증에서 벗어나 그것이 어떤 방법이든 간에 새로운 대안을 세우기 위한 노력을 이제는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끝>
 
* 글쓴이 임종인은 변호사이며 17대 국회의원을 지냈습니다.
2009/02/16 [04:5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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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