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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수로 단일화시 '압승', 김창현은 '패배'

[울산MBC 여론조사] 단일화 직전 조사에서 조·김 '경쟁력 차이' 뚜렷

김영국
조승수로 단일화시 한나라당에 13.8% 이상 앞서

조승수로 단일화하면 '압승', 김창현으로 단일화하면 '근소한 패배'.

오늘(24일) 발표된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 관련 최종 여론조사 결과이다.
 
▲ 경상일보·울산MBC-울산리서치 4.21~22일자 여론조사     © 대자보

어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4.29 울산 북구 재선거에 앞서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 단일화를 하기로 전격 합의한 가운데, 이 같은 결과가 나와 오늘 내일 중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단일화 여론조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경상일보>와 <울산MBC>가 여론조사기관인 '울산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이틀간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는 진보 양당의 후보 단일화시 지지도 변화까지 담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김창현으로 단일화시 '1.8% 뒤져' 충격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로 단일화할 시에는 조 후보가 37.2%의 지지를 얻어 한나라당 박대동 후보(23.4%)에 13.8%의 큰 차이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제 투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적극투표층에서도 조 후보는 43.8%의 지지로 박 후보(28.6%)를 15.2% 차이로 따돌리면서 압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진보신당의 낮는 지지도에도 불구하고 조 후보의 인물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김창현 후보로 단일화할 시에는 한나라당 박 후보에 근소한 차이로 패배할 것으로 예상돼 충격을 주고 있다.

김 후보가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 김 후보는 28.8%의 지지로 한나라당 박 후보(30.6%)에 1.8% 차이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투표층에서도 김 후보 33.7%, 박 후보 36.5%로 격차(2.8%)가 더 벌어졌다. 비록 오차범위 내의 접전이지만 후보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지는 수치가 나오는 건 상당히 의외의 결과다.

이 같은 결과는 단일화 여론조사를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김창현 후보 측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에 실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조 후보가 김 후보에 비교우위를 보이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어 김 후보 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단일화 안 하면 둘 다 패배, 단일화시 당선가능성도 앞서

한편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현 상태로 선거를 치룰 경우, 후보 간 지지도는 박대동 24.2%(적극투표층 29.2%), 조승수 20.0(22.9)%, 김창현 14.2(16.8)%, 김수헌6.2(8.3)%로 지난 1차 조사(4.13~14) 때보다 선두 3명의 후보 지지도가 나란히 상승했다. 다만 1·2위 간 격차가 1.2%에서 4.2%로 조금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 경상일보·울산MBC-울산리서치 4.21~22일자 여론조사     © 대자보

 
이에 따라 단일화가 없는 상태에선 한나라당 박 후보의 어부지리 당선이 예상된다. 어제 진보 양당의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며 사퇴한 민주당 김태선 후보의 지지도는 2.0%에 불과해 다른 후보의 지지도 변화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들은 세 후보 모두 확실한 지지층을 갖고 있다는 반증이다. 또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여부에 따라 지지도가 크게 바뀜으로써 후보 단일화가 이번 재선거의 최대 쟁점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조사에서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당선가능성에서도 진보 단일후보가 35.2%로 박 후보의 33%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단일후보 누구냐' 이목 쏠려

그러나 여전히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은 무응답층이 33%나 돼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긴 이르다. 특히 후보 단일화가 선거일을 불과 2~3일 앞두고 이뤄진다는 점과 진보 양당의 앙금 등으로 시너지 효과가 실제만큼 나타날지 장담할 수 없는데다, 영남 지역 특성상 진보 단일화에 대한 위기감으로 한나라당 지지층의 막판 결집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어 선거 결과를 단정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

또한 두 달여의 후보 단일화 과정이 지나치게 선거공학적으로 흘러간 측면이 있어 과연 진보·노동의 가치를 선거 공간에서 얼마나 대중들에게 알리고 호응을 받았는 지도 두고두고 아쉬운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종 단일후보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와 울산 북구 노동자들의 단일화 열망, 그동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추이 등으로 볼 때 이번 후보 단일화는 진보 후보의 당선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이란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오는 26~27일 사이에 발표될 것으로로 예상되는 최종 단일후보가 누가 될지, 패배한 후보가 깨끗하게 승복하고 단일후보의 손을 들어줄지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조사에서 울산 북구의 정당지지도는 한나라당 34.8%, 민주노동당 18.4%, 진보신당 4.0%, 민주당 3.4% 등의 순을 보였다. 그러나 지지정당이 없다는 '무당파'도 36.4%나 돼 정치 불신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투표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응답자는 63%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차의 51.6%보다 11.4%포인트나 늘어난 수치이다.

☞ 해당기사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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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시흥시장 선거, '제2의 김상곤' 나올까?

진보정당·시민단체 연합 '최준열' 후보, '시흥을 출산한 남자' 꿈꾸다


[오마이뉴스] 2009.4.16

김영국 

진보 가문, '십년 가뭄에 단비' 

제2의 김상곤이 나올 수 있을까. 이번엔 시흥시장이다.  

지난 8일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를 내세워 승리를 일궈낸 지 일주일만에 진보 진영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실험을 시작했다.  

오는 4월 29일 치러지는 경기도 시흥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을 제외한 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 등 진보개혁 성향의 야 3당과 시민단체가 연합해 '무소속 최준열' 후보를 공동 지지·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 시민후보 추대합니다 노동+진보+창조가 뭉쳤다! 14일 민노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 3당 대표들이 시흥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시민후보 최준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 연합뉴스
최준열

민노당 강기갑 대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시민후보 최준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앞서 3월 18일엔 시흥시의 진보개혁 시민·노동단체 인사들이 '범시민후보'로 최준열 씨를 추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최 후보는 진보정당·시민사회단체 연합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더불어 한나라당, 민주당 후보와 3자 구도를 형성하며 지지율 제고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김상곤 경기교육감 당선자가 민주당을 포함한 반MB 진영 전체의 단일 후보였다면, 최준열 후보는 '민주당만 뺀 반MB 단일 후보'인 셈이다.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락가락한 노선에 큰 불신을 갖고 있는 진보정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이번에는 민주당을 제외한 채 '진보 단결 구도'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런 시도가 근래에 보기 드문 사례일 뿐만 아니라, 향후 정치권 변화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종의 실험적 성격도 있어 진보 진영에선 시흥시장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볼 맛 안 나는 선거판에 그나마 '볼만한 곳'이 생긴 셈이다.   

집권여당-보수야당-진보·시민연합 '진검승부' 

이번 선거에 한나라당은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비서실장을 지낸 노용수(43) 전 경기도의원을 공천했고, 민주당은 고 제정구 의원의 비서였던 김윤식(43) 전 경기도의원을 내세웠다. 무소속 진보연합 대표로 나서게 된 최준열(50) 후보는 현재 중앙산부인과 원장으로 시흥YMCA 초대 이사장과 시흥시장 주민소환운동본부 상임대표를 역임한 시민운동가이기도 하다. 

  
왼쪽부터 한나라당 노용수, 민주당 김윤식, 무소속 최준열 후보
ⓒ 김영국
최준열

이로써 시흥시장 선거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보수 양당에 무소속 진보연합 후보가 도전장을 낸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출마한 후보도 딱 이들 3명뿐이다. 군더더기 없이 집권여당, 보수야당, 진보·시민연합이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시흥시장 선거는 인천 부평을 국회의원 선거와 함께 이명박 정권에 대한 수도권의 민심을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기도 하다. 

이번에 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지역은 총 16곳으로 국회의원 5곳(인천 부평을, 울산 북구, 전주 완산갑, 전주 덕진, 경북 경주시), 기초단체장 1곳(경기도 시흥시), 광역의원 3곳(서울 광진구, 강원도 양양군, 전남 장흥군), 기초의원 5곳(광주광역시 서구, 충북 증평군, 전남 영암군, 경북 경주시 마.아선거구), 교육감 2곳(충청남도, 경상북도)이다. 

그러나 친이-친박, 정세균-정동영, 조승수-김창현 등 여야 모두 '집안싸움'에 골몰하면서 정상적인 의미의 여야 대결 구도가 실종되고 있다. 그만큼 재보선 이후 각 정파가 극심한 후유증과 변화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지도부의 정치적 운명, 각 당의 계파 간 경쟁구도, 진보 진영의 주도권 등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준열 "진정성 없는 민주당, 단일화 제안해도 거부할 것" 

이런 가운데 시흥에서 진보 진영이 시민단체와 연합해 단일 후보를 내세운 것은 쾌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선 전망까지 쾌청한 것은 아니다. 민주당과 진보연합 후보가 동시에 출마하면서 야권 표 분산이 당장의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보수 진영에서 단독 출마한 한나라당 후보만 어부지리를 얻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따라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관심과 논란은 선거기간 내내 계속될 전망이다.  

시흥시는 지역 국회의원 두 명이 모두 민주당 의원(조정식, 백원우)으로 비교적 야성이 강한 곳이다. 따라서 민주당도 단일화 필요성만큼은 인정하고 있다. 최준열 후보도 지난 2월 24일 출마 선언 때 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 단일 후보 선출을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민주당 측에서 과거 시흥시장 재임 시절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사법처리 당한 사람을 또 다시 공천했다가 갑작스럽게 교체하는 등 야권 단일화의 취지를 무색게 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특히 후보 등록 이후 선거운동이 본격화된 상태에서 단일화란 어느 일방의 사퇴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쉽지 않아 보인다. 그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최준열 후보도 이런 점을 의식, 기존 정당들의 정치 논리에 구애받지 않고 "끝까지 가겠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어제(15일)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야권 단일화에 전혀 진정성도 열의도 없다."고 일침을 가한 뒤, "아무리 어려운 악조건에서도 자기가 열심히 해서 스스로 우월성을 가지고 시장에 당선되어야 한다."며 단일화 논란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나의 출마는 일단은 당선되는 데에 있지만, 또 하나는 기존의 정치판을 바꾸고 그것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나가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지도록 하나의 촉매제가 되고 싶다."며 "이런 뜻이기 때문에 내가 중간에 후보 단일화로 주저앉고 이런 것은 나의 뜻, 의지, 목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한발 더 나아가 "선거 중간에 민주당이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 해도 거기에 큰 비중을 두지 않겠다."며 "지금에 와서 후보 단일화는 효과도 별로 없다. 시기적으로도 완전히 지나갔다. 단일화 제안이 와도 거부하고 나의 입장을 가지고 시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쐐기를 박았다. 

왕성한 풀뿌리 운동의 산물, 진보 색깔 뚜렷

시흥시는 민선 초대 시장부터 4번째 시장이었던 이연수 씨까지 모두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물러난 악몽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시흥시민들은 시장의 부정·비리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한 시민은 후보자가 명함을 건내자 "시장 필요 없어" 하며 눈 앞에서 명함을 집어던지는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이번 시흥시장 보궐선거는 한나라당 소속의 이연수 전 시장이 2007년 12월 뇌물수수죄로 구속된 이후 올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에 추징금 5000만 원의 형이 확정돼 시장직을 상실하면서 치러지게 된 것이다. 

이 전 시장이 구속됐을 당시 시흥YMCA, 시흥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시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장직 사퇴를 촉구했으나 이 전 시장이 사퇴하지 않자 2008년 여름 주민소환운동을 전개했고, 당시 주민소환운동을 이끌었던 인물이 바로 최준열 후보다. 최 후보는 이연수 시흥시장 주민소환운동본부 상임대표로 활동하면서 4만6천여 명에 달하는 시민들의 지지 서명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최 후보는 지역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로 이번 선거에서 시흥지역 시민·노동단체의 추대를 받아 출마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민주노동당 시흥시위원회와 진보신당 시흥시 당원협의회 등 진보정당들도 적극 동참했다. 이들은 지난 3월 26일 주민소환운동의 완성과 진보적 가치 실현, 반MB 연대라는 틀 속에서 별도의 후보를 내지 않고 최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고, 창조한국당도 최 후보 지지 대열에 가세하면서 지난 14일 국회에서 진보개혁 3당 대표가 공동 지지 선언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런 배경 속에 출마한 최준열 후보는 '경제는 살리고 부패는 끊고'라는 모토로 부패 척결을 위한 시장 직속 클린행정시민위원회 신설, 예산계획·심의·확정 과정에 시민참여 보장, 교육예산을 70억에서 200억원으로 증액해 초등학교 단계별 무상급식·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실현, 공익적 일자리 확충, 어르신 틀니, 대학생 학자금 지원 등 저소득층 복지 확대, 녹색 친환경 도시 건설 등을 공약했다. 서민 생활 안정과 복지 확대를 최우선에 두면서 이명박식 재벌·부자 중심의 개발 정책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비전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최 후보는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니까 용기가 나고, 분위기가 올라오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서 '시흥을 출산한 남자'가 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공약 '판박이' 

한편 한나라당 노용수 후보는 15일 박희태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노 후보는 그린벨트 해제 및 개발로 100만 도시 건설, 서울대 국제캠퍼스 유치, 명문고 육성, 광역전철 유치, 군자지구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힘 있는 여당 후보임을 강조한다. 

민주당은 당초 지난 4월 1일 백청수 전 시흥시장을 후보로 공천하고 9일엔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선거사무소 개소식까지 열었으나, 불과 하루만인 10일 백 전 시장이 "지병을 앓고 있는 아내의 건강이 악화됐다."며 돌연 후보를 사퇴해버렸다.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던 백 전 시장이 갑작스럽게 공천을 반납함에 따라 민주당은 같은 날 김윤식 전 경기도의원으로 부랴부랴 후보를 교체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런 사정 때문에 민주당 경기도당은 지난 14일 "한나라당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비리로 재보궐선거가 실시될 경우 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지키고, 노 후보의 공천을 철회하라."고 주장하는 등 선거 구도를 양당 대결로 몰고 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김 후보는 그린벨트 대폭 해제 및 개발로 명품도시 건설, 서울대 국제캠퍼스 유치, 체험식 영어마을 설치, 광역전철 유치, 시흥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 친환경 급식 제공, 수변생태관광벨트 조성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주요 공약이 한나라당 노용수 후보와 흡사한 게 눈에 띈다. 

아름다운 홀로서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라는 거대 정당 중심의 선거구도에서 시민사회와 진보정당들이 연합한 무소속 후보가 얼마나 선전하고,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보궐선거라는 낮은 투표율까지 감안한다면 쉽지 않은 도전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급추락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너무도 오랜 기간 국민들로부터 대안적 견제 세력으로 인정받지 못 하고 존재감마저 상실한 채 지리멸렬한 상태이다.  

따라서 시민사회와 진보·좌파 진영에게 이번 시도는 자유주의 정당으로서 뚜렷한 한계를 갖고 있는 제1야당 민주당과의 연대 프레임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실험해 본다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 또한 이는 올 10월에 있을 국회의원 재보선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정치적 변수가 될 수도 있다. 구각(舊殼)을 깨고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한 야권에 신선한 시도들이 다양하게 전개될 필요가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세상을 임신한 남자'에서 '시흥을 출산한 남자'로 거듭나기 위한 몸부림이 아름다운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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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노망난 단일화 협박세력이 '거짓 민주'다
[진단] 민주대연합 동참안하면 거짓 민주세력이라는 '정치 청맹과니'들
 
김영국
대통합·단일화만 외치는 당신들이 '극복' 대상

"혼신의 힘을 다해 '망해'보겠다."

소위 범여권이라고 불리는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당, 문국현 그리고 민주개혁 진영의 지식인과 재야원로, 시민사회단체들의 대선 행보를 보면서 떨쳐버릴 수 없는 영감(靈感)이다.

그런데 어제(7일) 민주개혁 진영의 종교사회단체, 재야원로라는 사람들이 비상시국회의 성명을 통해 그 '막장'을 드러냈다.

이들은 대통합민주신당·창조한국당·민주당도 모자라 민주노동당까지 "단일대오로 모여 민주대연합하라."며 "만약 단일화 대열에 동참하지 않고 민주대연합에 방해가 되는 정치세력은 '거짓 민주평화세력'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하겠다."고 협박하는 상황까지 왔다.

이들에게서 자신들의 논리에 따르지 않는 자는 모두 '민주의 적(敵)'이라는 살기마저 느껴진다.

"자랑스러운 우리 국민이 수십 년간 가꾸어 온 민주화의 열매를 부패 세력들이 따 먹도록 용납할 수 없다."는 절박함을 아무리 이해해주고 싶어도, 이건 '최악의 발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자칭 '민주평화개혁세력'. 정말 이렇게까지 망가지기도 쉽지 않다. 이들의 협박에 따라야만 민주개혁 세력으로 인정받는 상황이라면 나는 가차없이 이들과 '단절'하겠다.

소위 민주개혁 진영의 지식인과 재야인사, 시민운동가들이 최근 주창하고 있는 '민주평화세력 대동단결론'도 따지고 보면 이명박의 BBK 못지않은 '대국민 사기극'이다.

나는 이미 기득권이 되어버린 민주화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의 양두구육(羊頭狗肉)식 구태, 진보개혁 철학의 부재, 좌충우돌형 무능 때문에 오래 전에 범여권(문국현 진영 포함) 정치인들을 포기했지만, 눈을 돌려 다른 곳을 보면 토목건설 중심의 극단적 신자유주의 세력들이 기세등등하게 버티고 있어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이것이 나만의 딜레마는 아닐 것이다.

투표권을 갖게 된 이후 최악에 가까운, 이 '구질구질한' 2007년 대선을 보면서 '투표하지 않는 자 정치를 말하지 말라.'는 신념을 지키기가 이렇게 힘든 일인 줄 정말 몰랐다.

그럼에도 민주시민이라는 알량한 사명감 때문에 '도살장에 소 끌려가는' 심정으로 투표장에는 꼭 가겠노라고 하루하루 마음을 다잡고 있다. 내년 총선에는 내가 찍고 싶은 후보가 있는 지역으로 주소를 옮겨 이 지독한 '투표 울렁증'에서 벗어나겠다고 다짐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

개혁·진보진영, "단일화·대연합으로 민심을 분식회계하지 말라"

작금의 개혁·진보 세력이 범여권 단일화나 진보 진영까지 가세한 대연합·선거연합에만 매달리는 건, '진정 무엇이 문제인가.'란 물음에 눈 감고 귀 막고 국민의 수준을 얕잡아 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야말로 '거제 앞바다에 배가 없는데도 건조 중인 배가 수십 척 떠 있는 것'처럼 민심을 분식회계하는 짓이다.

민주개혁 진영의 지식인과 재야원로들은 "민주개혁 세력 스스로가 '패배주의'에 젖어 열정과 헌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질타하고 있다. 송구하지만 이는 현 상황을 오독한 착각이다.

지금 민주개혁 세력은 단순히 패배주의에 젖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패배주의라면 차라리 낫다. 문제는 "당신들 그 따위로 또 집권해서 뭐 할 건데."라는 깊은 냉소주의다. 이런 사람들에게 원로들의 시대착오적인 훈계가 씨가 먹힐 리 없다.

패배주의와 냉소주의는 얼핏 같아 보이지만 하늘과 땅 차이다. 패배주의는 가능성이 보이면 다시 뭉칠 수도 있다는 것이고, 냉소주의는 더이상 기대할 게 없어 포기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혁신이 없는 한 지금의 상태를 호전시킬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 상할 대로 상한 음식들을 한그릇에 담아 비벼봐야 냄새만 역할 뿐이다.

그래서 국민들 아니 진보개혁 성향의 유권자들조차 지금의 범여권을 쳐다도 안 보는 것이다. 이 걸 왜 떠나간 지지자들을 탓하나. 책임 추궁의 순서가 잘못됐다. 오늘의 사태를 몰고온 책임 있는 정치인들 특히 노무현 정권에서 한자리씩 해먹고도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있는 핵심 인사들이 먼저 대대적으로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백의종군'해야만 그나마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까 말까 한 판국이다.

애당초 구차하게 버티기보단 모두가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여주는 게 그나마 명예를 지키고, 신뢰 회복과 함께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쇼를 하더라도 BBK, 단일화보다 그런 쇼를 먼저 했어야 했다. 그런 연후에 개혁·진보 진영이 한나라당 이명박, 이회창 후보와 다른 비전을 말할 때 비로소 국민들의 귀에 들어갈 수 있는 일이었다.

BBK가 아니라 '묻지마 이명박'이 본질이다

국민들은 지금 범여권 정치꾼들에게 잔인할 정도로 책임을 묻고 있는데, 단 한 명도 책임지고 사라져주겠다는 사람 없이 '눈은 총선 지역구에 두고, 입은 단일화·대연합만을 외치는' 사람들로 이 상황을 돌파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정치 청맹과니'가 아니고 무엇인가.

국민들은 '단일화를 해도 지금 상태론 어림없다."고 그렇게 사인을 보내주고 있는데도, 귀신에 홀린 것도 아니고 끝까지 단일화만을 외치는 사람들이 제정신으로 보일 리 없다.

정작 더 큰 문제는 범여권의 과거불문식 대통합의 논리가 개혁·진보 진영의 적폐를 걷어내기는커녕 더욱 황폐화시켜 회생불능의 상태로 만드는 '포크레인질'이기 때문이다.

지난 4년 10개월 동안 노무현 정권과 범여권이 펼쳐온 보수·우경화, 親삼성-反서민 패악질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이들의 고질적인 '좌충우돌病'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그래서 범여권 정치집단이라면 무슨 말을 하든 믿지 않는 단계를 지나 '혐오'의 단계에 와 있다.

그래서 국민들은 "부패한 이명박과 한나라당보다 지난 10년 동안 사상 최대의 양극화로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든 범여권이 더 꼴 보기 싫으니 이제 그만 내려오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것이 오늘날 범여권이 시도한 '한방'마다 '헛방'이 되는 핵심 이유들이다.

검찰이 "BBK는 이명박의 것이 맞다."고 발표했다 해도 묻지마 한나라당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 대다수가 검찰의 발표를 믿지 않음에도 묻지마 이명박 지지가 계속되고 있는 현실이 본질적이다. 설사 이명박이 낙마하더라도 어차피 대권은 스페어 타이어 이회창의 몫이었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이 물음에 먼저 답하는 게 BBK 촛불 시위보다 급한 일이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범여권에 미래는 없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앞으로도 지난 10년의 민주정부가 추진한 극단적 신자유주의 정책에 따른 사상 최대의 양극화로 인해 '부자들은 입이 찢어지고 서민은 가랑이가 찢어지는' 사회가 되어버린 데 대해 민주개혁 세력의 '매우 진지하고도 집단적인' 대국민 사과와 주요 정치 책임자들의 '2선 후퇴'가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주장할 수밖에 없다.

그런 연후에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잘된 평화 노선은 계승하되 잘못된 경제·사회적 노선과는 과감하게 '단절'하고, 그나마 개혁·진보적 '일관성'을 지켜오며 신뢰가 남아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 주체'를 만들어서 그들로 하여금 새 비전과 색깔로 보수 진영과 국가의 미래를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치도록 해야 한다고 또다시 '리바이벌'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주장이 아무리 지겨워도 '민주평화개혁세력'이라는 지루한 단어, "대통합만이 살 길이다."는 기찻길 구호만큼 구질구질하지는 않다.

국민들은 민주개혁의 주도 세력을 자임하며 한자리씩 해먹었던 사람들도 '한번은 옥석을 가려 대청소해야 한다.'는 열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개혁과 진보를 팔아 당선되고 난 뒤 '親盧와 실용'의 탈을 쓰고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지지층을 우롱한 자들, 무슨 말을 해도 너희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데 비전과 정책이 다 무슨 소용인가.

지금은 책임의 문제를 '메기 등에 뱀장어 넘어가듯' 슬그머니 물타기하려 드는 이들에게 개혁·진보 진영의 지식인과 재야원로들이 단일화나 대연합을 미끼로 그들의 '메기 등'이 되어준다 해서 해결되는 상황이 결코 아니다.

그렇기에 개혁·진보 진영이 고통스러운 '과거와 단절'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선, 무관심·냉소·혐오로 점철된 이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갈 수 없다. 범여권 정치꾼들이 대통합해서 우리 사회에 기여한 것이 있다면, '한 삽에 떠서 내다버리기 좋게' 한 곳에 모여 있다는 점뿐이다.

이명박 대통령보다 '걱정스러운 사람들'

솔직히 지금 상황에서 두려운 건, 이명박 대통령 시대가 아니라 '대선 이후가 더 걱정스러운 사람들'이다. 그들의 계속되는 포크레인질이 개혁·진보 진영에 희망의 싹도 틔워보지 못하게 훼방놓는 것이 더 우려스럽다.

이명박은 행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그렇게 되기 힘들 것이다. 당선과 함께 그가 지금 누리고 있는 '반사광(反射光)'도 사라져갈 것이다. 아울러 개혁·진보 세력이 대선에 패배한다고 지금보다 더 불행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다는 건 내가 알고 그들이 더 잘 안다.

청와대에는 개혁 대통령이 아니라 '삼성 장학생'이 하숙하고 있고, 개혁·진보 세력은 국회 과반수가 넘어도 '잡탕'인 탓에 제정신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이런 정권을 다시 잡는다고 행복할 리 없다.

지금의 참담한 상황은 그동안 '해야할 일을 하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지, 꼭 정답이 없어서 헤맨 결과는 아니다. 누가 어떻게 할 것이냐만 남아 있을 뿐이다.

대선 이후 개혁·진보 진영에 대통합민주신당, 문국현당, 민주노동당 등 기존 정치집단을 뛰어넘을 '새로운 정치 주체'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인가. 만들어진다면 주체에 대한 '신뢰도', 새로운 '비전과 정책', 새로운 '정당정치와 정당문화' 이 삼박자가 모두 최선(最善)이거나 최선을 향해 달려갈 때만이 떠나간 지지자들의 허망한 마음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팽팽 자빠져 놀다가 막판에 밀린 숙제하듯 불쑥 꺼내드는, '민주평화개혁세력, 대통합, 대연합, 선거연합...'

이런 감기약으로 암환자를 살릴 수 있다는 돌팔이 처방은 대선 이후엔 정말 그만 둬야 한다. / 편집위원

* 글쓴이는 '참정연'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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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7/12/08 [20:0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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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엥란트

문국현의 '추락', 범여권 단일화 무의미
[여론조사 분석] 범여권과 진보진영, 대대적인 '혁신' 없인 '궤멸' 위기
 
김영국
* 목 차 *

- 문국현, 총 10개 여론조사 중 절반이 5% 미만대

- 범여권 대표주자, '정동영'으로 사실상 굳어져

- 문국현, 범여권 단일화 '덫'에 걸리다

- '보수 對 보수' 전쟁, 범여권과 진보의 굴욕 '궤멸' 위기

- 이회창이 나와도 이정도인데, 대선 후 '박근혜가 딴살림' 차린다면?

- 범여권과 진보진영, 대대적인 '신뢰 회복' 조치 더이상 미룰 수 없어

- 범여권의 단일화·대연정 매달리기, '암환자에게 감기약 처방하는 꼴'

문국현, 총 10개 여론조사 중 절반이 5% 미만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느닷없는 대선 출마로 대선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그러나 강경 보수파인 이회창 씨의 출마는 보수진영의 분열보다는 범(汎)여권과 진보진영 후보들을 모두 3위 이하로 밀어내며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

대선 막판에 불어닥친 '창'풍한설(昌風寒雪) 여파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독감'에 걸려 끙끙거리고 있는 반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창조한국당 문국현, 민주당 이인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등 이른바 개혁·진보 진영 후보들은 일제히 '생명이 위독할' 정도의 중병을 앓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이회창 씨의 출마로 그동안 굳건하게 지켜온 대세론에 균열을 가져오긴 했지만 여전히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정동영 후보는 범여권 대표주자임에도 '창풍(昌風)'에 밀려 단박에 3위로 내려앉는 수모를 당했다. 자칫하면 민주개혁 세력 붕괴의 상징적 인물로 역사에 기록될 처지가 됐다. 문국현 후보는 그토록 호언장담했던 지지율 10% 돌파는커녕 5%대 마저 붕괴돼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 이인제 후보는 1%대까지 추락해 형편이 말이 아니다. 권영길 후보는 범여권 단일화에 따른 이삭줍기로 '대선 300만 표' 달성의 꿈에 부풀기도 했으나 이회창 씨가 나타나 산통을 깨버렸다.

이들 모두 자신들이 목표했던 바를 이번에 달성하지 못하면 정치적 생명이 위태로운 사람들이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문국현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들어 심리적 마지노선인 5% 미만으로 내려간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범여권 후보 단일화의 효과도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범여권 1위 주자마저 10%대에 머물고 있는 상태에서 1~5%대의 다른 후보와의 연대는 단일화란 말을 붙여주기도 민망한 상태다.

오히려, 합칠 경우 전체 유권자의 60~70%에 해당하는 이명박-이회창 두 보수 후보의 막판 단일화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단일화보다 더 강력한 파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정권 이후 비대해진 보수 진영과 급격히 왜소화된 개혁·진보 진영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 대선 후보 간 단순 지지도 (단위:%)
이명박 이회창 정동영 문국현 이인제 권영길 조사기관
37.9 24.0 13.9 6.9 2.0 2.2 조선일보-TNS코리아
38.5 24.8 13.8 4.7 0.7 1.7 CBS-리얼미터
41.3 19.9 11.1 3.6 1.5 1.6 중앙일보 조사연구팀
43.8 19.7 16.3 6.3 1.7 2.4 YTN-한국리서치
39.8 19.8 10.5 3.9 1.7 3.4 한국지방신문협회-리서치앤리서치
36.4 23.0 15.3 2.8 0.7 1.1 매일경제-메트릭스
42.7 21.5 19.7 6.6 1.7 2.1 KBS-미디어리서치
40.7 20.5 11.1 6.9 1.6 2.6 MBC-코리아리서치센터
38.3 24.0 12.3 3.9 1.4 2.8 헤럴드경제-케이엠조사연구소
40.0 21.9 14.3 6.3 1.9 3.7 SBS-TNS코리아

* 범여권 단일 후보로 선호도(적합도) (단위:%)
정동영 문국현 이인제 조사기관
39.1 17.4 10.4 CBS-리얼미터
46.3 22.7 10.6 YTN-한국리서치
51.7 20.4 9.3 SBS-TNS코리아

* 범여권 후보 단일화시 가상대결 (단위:%, 굵은 글씨체가 범여권 단일후보)
대선후보 간 지지도 1-2위 간 격차 조사기관
이명박 44.9 : 이회창 21.9 : 정동영 18.5 : 권영길 4.4 23.0% YTN-한국리서치
이명박 47.6 : 이회창 24.8 : 문국현 11.1 : 권영길 5.8 22.8%
이명박 48.8 : 이회창 26.2 : 이인제 6.4 : 권영길 6.5 22.6%
이명박 41.6 : 이회창 26.6 : 정동영 16.9 : 권영길 3.2 15.0% MBC-코리아리서치센터
이명박 40.0 : 이회창 28.4 : 문국현 12.5 : 권영길 5.0 11.6%

* 여론조사기관별 조사 개요
발표·조사기관 조사 일자 조사대상·표본오차·응답률
조선일보-TNS코리아 2007.11.7 조사대상 1000명, 표본오차 ±3.1%, 응답률 21.3%
CBS-리얼미터 2007.11.6~7 조사대상 800명, 표본오차 ±3.5%, 응답률 20.4%
중앙일보 조사연구팀 2007.11.7 조사대상 1034명, 표본오차 ±3.1%, 응답률 25.2%
YTN-한국리서치 2007.11.7 조사대상 1000명, 표본오차 ±3.1%, 응답률 12.4%
한국지방신문협회-리서치앤리서치 2007.11.7 조사대상 1000명, 표본오차 ±3.1%, 응답률 23.8%
매일경제-메트릭스 2007.11.7 조사대상 1000명, 표본오차 ±3.1%, 응답률 16.8%
KBS-미디어리서치 2007.11.7 조사대상 1454명, 표본오차 ±2.5%
MBC-코리아리서치센터 2007.11.7 조사대상 1400명, 표본오차 ±2.6%, 응답률 19.1%
헤럴드경제-케이엠조사연구소 2007.11.7~8 조사대상 960명, 표본오차 ±3.1%, 응답률 8%
SBS-TNS코리아 2007.11.8 조사대상 1000명, 표본오차 ±3.1%, 응답률 20.8%

* 2002년과 2007년 같은 날짜(11월 7일) 대선 여론조사 비교 (단위:%)
구분 조사일자 여론조사 결과 조사기관
단순지지도 2002.11.7 한나라당 이회창 37.2% : 국민통합21 정몽준 22.2% : 민주당 노무현 21.4% : 민주노동당 권영길 2.0% 문화일보-TNS(조사대상 1000명, 표본오차±3.1%)
2007.11.7 한나라당 이명박 41.3% : 무소속 이회창 19.9% :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11.1% : 창조한국당 문국현 3.6% : 민주노동당 권영길 1.6%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조사대상 1034명, 응답률 25.2%)
단일화시 지지도 2002.11.7 한나라당 이회창 41.6% : 단일후보 정몽준 43.2%
한나라당 이회창 44.4% : 단일후보 노무현 41.7%
문화일보-TNS(조사대상 1000명, 표본오차±3.1%)
2007.11.7 한나라당 이명박 41.6% : 무소속 이회창 26.6% : 단일후보 정동영 16.9% : 민주노동당 권영길 3.2%
한나라당 이명박 40.0% : 무소속 이회창 28.4% : 단일후보 문국현 12.5% : 민주노동당 권영길 5.0%
MBC-코리아리서치센터(조사대상 1400명, 응답률 19.1%)

문국현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는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그제(7일) 이회창 씨의 대선 출마 선언 직후 실시된 총 10개의 여론조사 중 절반에 해당하는 5개의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은 5% 미만인 2.8~4.7%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 후보의 지지율은 전체적으로 2.8%~6.9%대로 나타났다. 문 후보의 지지도는 10월까지만 해도 6~9%대였으나 11월에 들어서면서 창당과 후보 지명대회까지 치렀음에도 지지율이 하락하기 시작해 최근엔 3~6%대로 크게 밀려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동안 문 후보가 자신의 지지율이 12%대까지 올랐다고 큰소리치는 데 유일한 근거가 됐던 CBS-리얼미터의 여론조사마저 7일자 조사에선 4.6%로 나와 문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창풍(昌風)과 그에 따른 범여권의 위기 의식 그리고 유류세 인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찬성 발언 등 문 후보 자신의 잇따른 '정책 오발탄' 등의 영향으로 반전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5% 이하로 내려앉은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그동안 "나의 지지율이 창조한국당 창당일인 11월 4일께 15%, 11월 중순이면 20%선을 넘어설 것으로 확신한다."고 호언장담해 왔다. 방송 토론 등에서도 "다른 사람들은 하락 중인데 내 지지율만 계속 상승 중이다."고 의기양양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대선 완주의 마지노선인 지지율 5%선마저 지키내기 힘든 형국이다.

범여권 대표주자, '정동영'으로 사실상 굳어져

정동영 후보 역시 창풍의 영향으로 문 후보 못지않은 곤경에 빠졌다. 대선 후보 등록일(11월 25일)이 가까워졌음에도 이회창 씨에게도 밀려 전체 3위로 주저앉아 체면을 크게 구겼다. 다만 정 후보의 경우 최소한 범여권 후보들만 놓고 보면 그나마 형편이 나은 셈이다. 범여권 단일 후보로서 경쟁력만큼은 모든 면에서 문국현, 이인제 후보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의 흐름만 보면, '범여권의 대표주자는 사실상 정동영으로 결론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선일(12월 19일)을 한 달여 정도밖에 남겨놓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흐름이 크게 변화할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정 후보는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문 후보의 2~5배에 이르는 10.5~19.7%대로 나타났다.

특히 범여권 단일 후보로 선호도(적합도) 조사에선 정 후보가 37.1~51.7%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반면, 문 후보는 17.4~22.7%대로 역시 정 후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더군다나 문 후보는 전국 지역별 지지도에서도 호남에서는 정 후보에 압도적으로 밀리고,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정 후보다 지지율이 낮게 나오고 있다. '대이명박 경쟁력'에 있어서도 문 후보보다 정 후보로 단일화됐을 경우에 더 높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정 후보는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도 민주당 이인제 후보보다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여론 지지도 상으로만 보면, 문 후보가 정 후보에 비해 낫다고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이 단 한 군데도 없는 것이다.

문국현, 범여권 단일화 '덫'에 걸리다

특히 정 후보는 범여권의 유일한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전체 1위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마저 크게 앞설 정도로 헤게모니를 쥐고 있어, 문 후보가 향후에도 범여권 후보 단일화 경쟁에서 정 후보를 뒤집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이것이 정 후보의 전국적 지지율 상승에 발목을 잡고 있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더군다나 후보 등록일까지 남아 있는 시간도 얼마 되지 않은데다, 이회창 씨의 등장으로 대선 구도가 이명박-이회창 양강 구도로 재편되면서 문 후보가 자체 역량으로 현재의 판세를 변화시킬 만한 여지도 거의 없어 보인다.

문 후보 측이 본선에서 기대하고 있을 '대선 후보 TV 토론회'도, 후보단일화 등의 변수가 없을 경우 현행법상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한나라당 이명박, 민주노동당 권영길, 민주당 이인제, 국민중심당 심대평, 창조한국당 문국현, 무소속 이회창 후보 등 총 7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TV 토론회에서 문 후보가 다른 후보와의 차이점을 부각시키기도 어려워 그다지 반전의 계기가 되기 힘들다.

더 큰 문제는 문 후보의 지지율이 5% 미만에서 고착화될 경우 과연 문 후보가 대선 완주가 가능하겠느냐는 회의감이다.

한편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최근 들어 1%대까지 지지도가 내려앉아 문 후보보다 더욱 어려운 처지다. 설상가상으로 민주당 내에서조차 후보 단일화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다.

문국현, 이인제 후보가 노 정권 실정의 책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입장에 있으면서도 이처럼 지지율 상승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들이 처음부터 노무현 대통령 및 친노 세력 그리고 '도로열린우리당'인 대통합민주신당 같은 노 정권 몰락의 책임자 집단과 과감하게 단절하지 못하고 후보 단일화 등을 매개로 '범여권'이라는 프레임에 갇혀버린 게 가장 큰 원인임은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이는 문 후보의 "나와 범여권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은 99%다."란 발언 등 그동안 범여권 단일화에 강한 의지를 보여온 데서 연유한 것으로 문 후보에게도 분명한 귀책 사유가 있다. 이인제 후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뒤늦게 범여권 후보 단일화에 관심 없다고 해봐야 '상황이 불리하니 말 바꾼다.'는 소리만 듣고 범여권 프레임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범여권 후보 단일화'란 이슈 자체가 객관적인 조건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문국현, 이인제 후보에게는 일종의 '블랙홀'이 돼버린 셈이다. 특히 문 후보는 친노 인터넷신문의 의도적인 띄워주기를 발판으로 삼아 성장했고, 지지자들 성향도 친노 세력이 상당수라는 점에서 '친노 아류'라는 인식까지 가미돼 지지층 확장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보수 對 보수' 전쟁, 범여권과 진보의 굴욕 '궤멸' 위기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들만 보면 이명박-이회창 두 보수 후보의 양강 대결 양상이다. 범여권 1위 후보인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이 2위인 이회창 후보보다 10% 가까이 밀리고 있으며, 설사 범여권이 후보 단일화를 한다 해도 지지율 상승 효과가 미미해 이명박-이회창 구도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정동영, 문국현, 이인제 등 범여권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커녕 2위인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후보가 단일화돼도 이명박·이회창 등 범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율이 60~70% 가량에 달하고 있다.

범여권과 민주노동당 그리고 청와대까지 이회창 씨의 대권 3수(修) 도전을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지만, 이회창 씨가 출마 선언과 동시에 지지율 20%대를 돌파하며 범여권과 진보 후보들이 모두 3위 이하로 밀려난 건 '국민들이 노무현 정권과 개혁·진보 세력에게 모욕을 주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실 이회창 씨가 온갖 비난을 무릎쓰고 대선 출마를 선언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도 '이명박 후보와 자신이 마음 놓고 싸워도 현재의 범여권 후보에게는 질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이회창 씨 출마가 보수 진영의 분열을 가져올 수 있음에도 20%가 넘는 지지를 보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반영하듯 CBS-리얼미터의 6~7일자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가 보수층 분열을 가져와 범여권이 정권을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은 17.8%에 그쳤고, 무려 61.5%가 현재 지지율 상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이회창 후보 중 한 명이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야말로 범여권으로선 가장 우려했던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여기엔 이회창 씨의 대선 출마 선언이라는 이벤트 효과가 반영된 결과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회창 씨의 지지도는 출마 선언 이전과 비교해 20%대 중반을 정점으로 크게 오르지 않아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일부 조사에선 하락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회창 후보가 언론의 융단폭격과 국민의 과반수 이상이 자신의 출마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고 계속해서 지지율 상승을 꾀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이회창 씨의 지지도가 앞으로도 자력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점이다.

이회창 씨의 지지도가 철저하게 박근혜 지지층이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에 박근혜 씨의 지원 여부와 이명박 후보의 김경준 씨 귀국 후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정도에 따른 도덕성 타격 여부 그리고 이들 사안에 대한 국민들의 태도 변화에 따라 좌우될 성질의 것이기 때문이다.

이회창이 나와도 이정도인데, 대선 후 '박근혜가 딴살림' 차린다면?

한편으론,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현재 이회창 후보 지지자들 중 60~70%가 원래 박근혜 지지자였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점은 대선 이후 정개개편 과정에서 박근혜 씨의 파괴력을 미루어 짐작케 한다.

이회창 씨가 나서도 이 정도인데, 만약 박근혜 씨가 경선 패배자로서 본분을 다하고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승리하면서 그의 부채를 모두 털어버리고 난 뒤 즉 대선 후에는 딴살림을 차려 내년 총선에 임한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 추세대로라면 모든 면에서 이회창 씨보다 휠씬 큰 위력을 발휘할 것은 불문가지다. 단박에 이명박 여당과 자웅을 겨루며 최소한 제1 야당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게 기초 상식에 가깝다.

이는 한나라당의 분화가 이번 대선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대선 직후 총선을 앞둔 2차 후폭풍이 범여권과 진보진영을 더욱 짓누르게 될 것이란 전망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우리 정치판에도 일본식 '보수 독점의 양당 체제'가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심상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범여권 일각에선 "이회창 씨의 출마로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이 깨졌다.", "87년처럼 다자 구도가 됐다."며 '해볼만 하다.', '범여권이 단일화 땐 승산 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지만, 이런 주장은 지금의 현실을 착각한 희망 사항으로 보인다.

설사 범여권의 희망대로 3자 구도가 된다 해도, 범여권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 이명박, 이회창 두 사람 모두 당선이 위태로워질 경우 이명박-이회창 후보의 막판 단일화가 유력시되기 때문에 범여권으로선 그마저 여의치 않는 상황이다.

이회창 후보는 지난 7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제가 선택한 길이 올바르지 않다는 국민적 판단이 분명해지면 언제라도 살신성인의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20% 수준인 자신의 지지율이 추락하거나, 범여권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고 보수 표는 분열돼 정권교체가 어렵게 되는 상황이 온다면 자신이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이회창 후보의 최측근인 이흥주 특보는 오늘(9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 "이명박, 이회창 두 후보가 지지율이 거의 같을 때도 이회창 후보가 늦게 참여한 만큼 몰아서 이명박 후보를 지원할 수도 있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면서 "이회창 후보의 출마는 당선 여부보다 정권교체에 대한 확실한 역할을 위해 시작한 결단"이라고 밝혔다.

설사 이같은 발언들이 대권 3수에 대한 비판 여론을 무마하고, 흔들리고 있는 한나라당 지지층에 대한 러브콜 차원의 전략적 발언이라 해도 이회창 후보의 정권교체를 위한 역할론만큼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어떤 면에선 이회창 씨의 출마는 범여권이 대선 과정에서 펼치게 될지 모를 이른바 '한방'의 효과로 이명박 후보가 추락할 경우에 대비해 이명박-이회창 후보의 단일화로 이를 제압하겠다는 '보험성 출마'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즉, 범여권이 제기할 모든 이슈를 한방에 잠재울 막판 단일화 카드를 보수 진영이 쥐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이는 2002년 대선 직전 노무현-정몽준의 단일화 카드를 이번엔 한나라당이 그대로 가져다 재현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반대로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는 사실상 카드로서 효용성이 거의 없는 상태다.

범여권과 진보진영, 대대적인 '신뢰 회복' 조치 더이상 미룰 수 없어

여론조사가 만능은 아니만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범여권과 진보진영에게 지금과 같은 참담한 상황이 벌써 1년이 넘게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대선일을 코앞에 두고서도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범여권이 현재 상황을 변화시킬 만한 이슈나 동력을 만들어 내는 것도 매우 어려워 보인다. 현재 범여권의 위기가 단순히 구도나 비전·정책의 문제가 아닌 '국민적 신뢰 붕괴'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구도란 것도 해당 정치집단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남아 있을 때나 가능한 것이다.

지금처럼 노무현 대통령과 범여권이라는 정치집단 자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져 있고, 혐오에 가까운 거부 정서가 팽배한 상태에서는 범여권이 하는 모든 몸짓이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7일자 매일경제-메트리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표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대해 '예산 낭비와 환경 파괴 측면에서 반대한다'(52.5%)는 응답이 '국토 균형발전과 물류 혁신 측면에서 찬성한다'(32.9%)는 응답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또한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를 금지하는 이른바 '3불정책'의 폐지에 대해서는 무려 62.0%가 '학생 서열화와 입시 과열을 부추긴다는 측면에서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고급 인재 양성과 교육 자율화라는 측면에서 찬성한다'는 응답은 28.6%에 불과했다. 또 종합부동산세 인상, 재건축개발부담금 도입, 분양가상한제 도입 등 강력한 부동산정책에 대해서도 '찬성한다'는 긍정적 평가가 51.5%로 나타났다.

이렇듯 정책과 국가 비전의 측면에서 국민들은 한나라당과 이명박식 해법에 대해 반대가 많음에도 과반수 이상이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금의 상황이 비단 정책과 비전의 문제라기보다는 범여권이라는 정치집단 자체에 대한 신뢰도에 있다는 것이며, 그 핵심에는 지난 5년 동안 범여권의 과오에 대한 '책임'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범여권이 지난 5년 동안 펼친 극단적 신자유주의 정책에 따른 사상 최대의 양극화로 인해 '부자들은 입이 찢어지고 서민은 가랑이가 찢어지는' 사회가 되어버린 데 대해 '매우 진지하고도 집단적인' 대국민 사과와 무엇보다 주요 정치 책임자들의 대대적인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백의종군의 자세로 개혁·진보 지지층 결집에 나서는 등 국민들로 하여금 반성하고 변화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주지 않는 한, 지금의 상황을 호전시키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아울러 대선이 끝난 후에는 개혁·진보 진영에서 지금의 범여권과 인적(人的), 정신적으로 과감하게 '단절'한 새로운 '정치 주체'가 의미 있게 탄생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개혁·진보 진영 전체가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하지 않고선 어떤 돌파구도 마련하기 어려운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본적인 신뢰를 회복시키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병행하면서 과거와 단절된 비전과 정책의 제시가 이어져야만, 보수 진영과 의미 있는 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런 작업이 진작에 이뤄졌어야만 했다. 오늘날 범여권이 무슨 짓을 해도 국민들에게 씨가 안 먹히는 이유는, 바로 이런 기본적인 조치들을 철저히 '생까'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염치도 없이 서로 대통령 해먹겠다고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난장판을 벌였으니 국민들이 범여권 사람이라면 쳐다도 보기 싫을 정도가 돼버렸다.

범여권의 단일화·대연정 매달리기, '암환자에게 감기약 처방하는 꼴'

그동안 한나라당 내 갈등과 분란의 핵심인물로 지목돼 왔던, 이명박 후보의 최측근 이재오 의원은 어제(8일)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백의종군하겠다."며 최고위원직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처럼 정권교체를 위해선 그다지 크게 잘못한 것도 없어보이는 데도 핵심 측근이 2선 후퇴와 백의종군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비록 이것이 생색내기에 불과한 미봉책이라 해도 '이재오만도 못한' 이해찬, 유시민, 이광재, 안희정, 신기남, 김근태, 김진표, 강봉균 등등 무책임한 범여권 핵심 정치인들보단 백배 낫다.

바로 이런 점이 현재 이명박 후보의 고공 지지율과 범여권 후보들의 초라한 지지율의 '알파와 오메가'이다. 책임져야 할 때 뒤로 물러날 줄 아는 정치집단과 책임이 엄청나게 있음에도 책임지고 사라지겠다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정치집단과의 차이. 그것도 모자라 대선은 제쳐두고 온통 내년 총선에만 눈이 돌아가 있는 범여권과 진보진영 정치인들의 모습은 국민들로 하여금 한나라당을 선택하는 데 별다른 거부감이 없게 만드는 핵심 요소이다.

따라서 범여권이 지금의 위기 상황 타개책으로 단일화나 대연정에만 매달리는 건, 마치 '암 환자에게 감기약만 먹으면 나을 수 있다.'고 우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범여권 단일화의 효과도 미미할 뿐만 아니라 그 정도 수순은 이미 국민들 뇌리에 상수로 입력돼 있다. 설사 범여권 후보들이 단일화 과정을 제아무리 그럴듯하게 치장한다 해도 국민들은 그 정도 가지고 범여권에 감동할 마음의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다.

그만큼 범여권 단일화나 민노당까지 포함한 대연합, 대연정 따위에 매달리는 주장은 현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한 안이한 발상에 불과하다.

지금의 범여권에겐 현란한 말이나 정치적 이벤트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들이 범여권의 말과 몸짓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이 더 절실해 보인다.

4년 10개월 동안 우회전만 하다가 대선을 불과 두 달 남겨놓고 죄측 깜박이 좀 켰다고 국민들이 그들을 '개혁·진보성을 회복했다.'고 인정해줄 것이라고 보는 발상이 국민의 수준을 얕잡아보는 짓이다. 물론 이 지독한 우편향 사회에서 좌회전은 매우 필요하고 그 의미가 적지 않다. 다만 '신뢰할 수 있는 좌회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범여권 인사들의 쓸모없는 자신감이나 허풍은 국민들에게 오히려 불신만 조장할 뿐이다. 있는 현실을 액면 그대로 인정하고 진실되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이 참담한 상황은 계속 요지부동(搖之不動)일 것 같다.

여기에는 진보진영의 대표주자이면서 '선제적(先制的)이고 창조적인 이슈 파이팅'은커녕 난해하고 지루한 선거 캠페인 등으로 당 지지율의 절반도 안되는 지지를 받고 있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나 최근 들어 좌충우돌식 행보가 잦아지면서 개혁·진보층으로부터 급격하게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문국현 후보 측도 예외일 수 없다.

지금 범여권과 진보진영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인 게 틀림없다면 선택의 여지도 그만큼 없다는 뜻이다. 어설픈 땜질용 이벤트나 남들이 불행하게 떨어뜨린 '지갑' 줍기로 돌파할 수 있는 상황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범여권과 진보진영에겐 단 두가지의 길만 있을 뿐이다. 대대적인 '혁신'을 통해 거듭나거나 이대로 구차하게 버티다 모두 궤멸하거나. / 편집위원

* 글쓴이는 '참정연'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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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7/11/09 [23:0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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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강준만, “‘노망’이 든 것은 재야 원로들이다”
범여권 단일화 촉구한 원로들에게 직격탄, '가치 아닌 정치공학 쇼' 맹공
 
취재부
대선을 앞두고 범여권의 단일화를 촉구한 시민사회 원로들에 대해 전북대 강준만 교수가 ‘정치공학 쇼’를 거두라는 쓴소리를 냈다.
 
강 교수는 13일자 <한국일보>에 기고한 “국민은 '노망'이 들었는가?”라는 고정칼럼에서 최근 재야 원로 16명이 단일화를 요구한 것에 대해 “노정권과 범여권 세력은 아직도 자신들이 왜 민심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는지 그걸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며 이들이야말로 “정치공학'을 위해 발버둥쳐 왔다”며 비판하면서 “이건 정치나 권력 차원의 문제가 아닌 한국인의 정신세계와 습속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재야 원로들의 성명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가치의 밑받침'이다. 바로 이게 노정권을 병들게 하고 재야 원로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든 함정이다. '가치의 밑받침'이 있는 한 정당화되는 건 비단 '정치공학' 뿐만이 아니다. '편 가르기' '승자 독식주의' '증오의 정치' 등도 정당화된다”며 “노정권은 한나라당과의 차이가 없다며 '대연정'을 제안했던 정권이다. 이번에 성명을 발표한 재야 원로들이 거리로 뛰쳐나왔어야 마땅한 일이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당시 “재야 원로들은 무엇을 했던가?”라며 반문했다.
 
강 교수는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지지했던 이들이 지금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떠드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재야 원로들은 이들과 연대하여 '한나라당 집권 망국론'을 펴는 셈인데, '가치의 밑받침' 이전에 더욱 근본적인 정신상태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지 궁금하다.”며 “재야 원로들은 무엇보다도 '거리 두기'에 실패했다. '가치의 밑받침'을 공유하면 '한 몸'이 되어 치정적인 편들기를 하는 정신세계와 습속이 문제였다. 이걸 깨달아야 대선 이후의 해법도 나온다.”며 재야 원로들의 단일화를 통렬하게 비판했다.
 
강 교수의 단일화에 대한 진단은 사실 <대자보>의 진단과 매우 유사하다.
 
<대자보> 김영국 편집위원은 지난 12월 8일 “노망난 단일화 협박세력이 '거짓 민주'다”라는 기사를 통해 재야 원로들의 단일화 압박을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기사에서 김 위원은 “지금 민주개혁 세력은 단순히 패배주의에 젖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패배주의라면 차라리 낫다. 문제는 ‘당신들 그 따위로 또 집권해서 뭐 할 건데.’라는 깊은 냉소주의다. 이런 사람들에게 원로들의 시대착오적인 훈계가 씨가 먹힐 리 없다.
 
그래서 국민들 아니 진보개혁 성향의 유권자들조차 지금의 범여권을 쳐다도 안 보는 것이다. 이 걸 왜 떠나간 지지자들을 탓하나.추궁의 순서가 잘못됐다. 오늘의 사태를 몰고온 책임 있는 정치인들 특히 노무현 정권에서 한자리씩 해먹고도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있는 핵심 인사들이 먼저 대대적으로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백의종군'해야만 그나마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까 말까 한 판국이다.“라며 범여권에 민심이반, 그리고 그 처방에 대해 통렬한 지적을 가한 바 있다.

과거 두 번의 대선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에 사실상 ‘킹 메이커’ 역할을 했던 강 교수는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 분당 등 전통 지지세력과 분리 및 차별화가 진행되면서 현 정권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강 교수의 칼럼은 대선 막바지에 단일화를 통해 결집력을 높여 이를 총선 구도까지 끌고가려는 재야 원로 및 범여권의 대응에 대한 고언이지만, 이를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새로운 판을 만들고자 하는 세력에게는 보다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강준만 교수의 칼럼 전문이다.
 
[강준만 칼럼] 국민은 '노망'이 들었는가? / 한국일보

A: "가치의 밑받침이 없는 정치공학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과거 회귀세력과의 가치 차이가 명백한 상황에서, 정교하고 효율적인 정치공학을 통해 최대한의 세력 연합을 달성하는 것이 민주개혁 세력이 역사 앞에 책임져야 할 임무이다."
 
B: "백낙청, 함세웅, 고은, 한승헌, 황석영 같은 쟁쟁한 이름들이 어쩌다 이런 비교육적인 발언을 대놓고 하게 됐는지 잘 이해가 안 간다. 범여권의 진정한 문제는 이들이 지적한 '패배주의'가 아니라 진짜 문제가 뭔지 진짜 모르는 맹목이다."
 
판단 흐리게 한 '가치의 밑받침'
 
A는 지난 11월 19일 재야 원로 16명이 발표한 성명의 일부이고, B는 이광일 한국일보 논설위원의 비판이다. 무심코 지나친 사람들도 많았겠지만, 나는 이 AㆍB 담론에 이번 대선의 핵심적인 문제와 더불어 노무현 정권의 치명적인 문제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노정권과 범여권 세력은 아직도 자신들이 왜 민심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는지 그걸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오히려 "국민이 노망 든 게 아닌가" "국민들이 집단최면에 걸린 것은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다. 범여권은 바로 그런 인식의 연장선상에서 '정치공학'을 위해 발버둥쳐 왔다.
 
급기야 당대의 양심과 지성을 대표하는 원로들까지 그런 발버둥에 동참해 범여권이 '정치공학 쇼'를 화끈하게 벌여줄 것을 요구하고 나서게 되었다. 비극이다. 그게 답이 아니라는 걸 정녕 모르는 걸까? 이건 정치나 권력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인의 정신세계와 습속의 문제다.
 
재야 원로들의 성명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가치의 밑받침'이다. 바로 이게 노정권을 병들게 하고 재야 원로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든 함정이다. '가치의 밑받침'이 있는 한 정당화되는 건 비단 '정치공학' 뿐만이 아니다. '편 가르기' '승자 독식주의' '증오의 정치' 등도 정당화된다.
 
'가치의 밑받침'을 절대시하는 한 '내부 비판'이 설 땅은 없다. 적(敵)을 이롭게 하기 때문이다. '내부 비판'은 심지어 이적행위로 매도된다. 어느 재야 원로는 '내부 비판'에 대해 "정부를 비판하고 하는 것이 요즈음 지식인에게는 참 남는 장사"라고 비아냥대기까지 했다.
 
노정권은 한나라당과의 차이가 없다며 '대연정'을 제안했던 정권이다. 이번에 성명을 발표한 재야 원로들이 거리로 뛰쳐나왔어야 마땅한 일이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당시 대연정을 공격적으로 옹호하던 친노 인사들은 대연정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분열이라는 질병의 한 증상'이라는 욕설까지 퍼부었다. 노 정권을 옹호하던 수많은 사람들이 그런 공세를 폈을 때 재야 원로들은 무엇을 했던가?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지지했던 이들이 지금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떠드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재야 원로들은 이들과 연대하여 '한나라당 집권 망국론'을 펴는 셈인데, '가치의 밑받침' 이전에 더욱 근본적인 정신상태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지 궁금하다.
 
치정적 편들기의 습속이 문제
 
재야 원로들이 노정권을 비판하는 긴급 성명을 발표했어야 마땅했던 일들은 노정권 하에서 여러 차례 있었다. 민생(民生)의 고통을 외면하고 정적(政敵)만을 상대로 정치를 한 노정권의 자폐적 일탈을 무섭게 질타했어야 했다.
 
그러나 재야 원로들은 침묵하거나 오히려 일탈을 거들었다. 이제 그런 '잔치'가 끝나 가는 시점에서 '잔치'를 또 한번 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으니, 과연 누가 공감할 수 있겠는가?
 
재야 원로들은 무엇보다도 '거리 두기'에 실패했다. '가치의 밑받침'을 공유하면 '한 몸'이 되어 치정적인 편들기를 하는 정신세계와 습속이 문제였다. 이걸 깨달아야 대선 이후의 해법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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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망난 단일화 협박세력이 '거짓 민주'다

2007/12/13 [17:0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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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