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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24 "노대통령이 차라리 박물관에나 가라"(2005.2.21)

"노대통령이 차라리 박물관에나 가라"
노동진보단체 '비정규직, 국보법철폐' 대형집회, 비정규직만 외면 기현상
 
김영국
노동.진보단체들 주말 대규모 집회,
비정규직 개악안 철폐와 국보법 등 3대 개혁입법 처리 요구


찬바람과 함께 늦추위가 몰아친 어제(20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오히려 열기로 가득했다.

금년 들어 가장 많은 인파인 7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현재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주제로 집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그것도 국내 노동, 진보단체들의 깃발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놓은 듯 참가단체들도 망라됐고, 전국에서 모여든 첫 대규모 집회였다.
 
▲비정규직 권리보장입법 쟁취와 불법파견 분쇄를 위한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행진하고 있다.     ©미디어참세상 제공

이날 집회는 오후 1시 30분부터 ‘비정규직 권리보장입법 쟁취와 불법파견 분쇄를 위한 결의대회’(민주노총 주최)를 시작으로 오후 3시부터는 국가보안법 완전폐지, 사립학교법 민주적 개정, 올바른 과거청산법 제정을 촉구하는 ‘민주개혁•수구청산을 위한 범국민대행진’(국보법폐지국민연대•사립학교법개정국민운동본부•과거청산범국민위 주최)이 같은 장소에서 연달아 개최됐다.
 
오후 4시 40분부터는 대학로에서 광화문까지 거리 대행진으로 이어졌다.

“자본엔 희망, 노동자엔 절망… 비정규직 개악안 폐기하고 권리보장 입법으로”

“사회적 교섭의 떡고물과 천만 노동의 목숨을 바꿀 수 없다”(노동해방 학생연대)
“차별과 해고가 자유로운 사회, 자본의 희망!! 노동의 절망!!”(전국비정규직연대회의)
“근로자 다죽이는 파견법 폐기하라”(민주노총 여성연맹)
‘비정규직 정규직화 하자. 미끄러지듯이~”(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비정규직 개악안 폐기 및 권리보장입법 쟁취 결의대회에 참가한 단체와 회원들이 들고나온 피켓에 적힌 문구들이다.

이날 결의대회는 정치권에서 비정규직 법안 2월 국회 처리가 사실상 무산되고 4월로 넘겨진데다 하루전인 19일 민주노총이 사회적 교섭 참여 여부와 관련 현재 치열한 찬.반논란중인 대의원대회를 3월 중순으로 연기하면서 전열정비와 비정규법안 개악 저지라는 공통의 목표를 확인하는 의미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결의대회에는 최근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정부와 자본의 공세, 대의원대회 무산에 따른 안팎의 위기를 의식한듯 민주노총 산하 단체들은 물론 전공노, 전교조, 전농, 전빈련, 민변 등 국내 노동, 진보단체들이 거의 대부분 자리를 함께 하면서 일찌감치 마로니에 공원앞 차도를 메웠다.

특히 이날 집회의 핵심 의제인 비정규직과 관련된 단체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만큼 비정규직 차별 철폐에 대한 노동, 진보단체들의 공통된 위기의식을 엿볼 수 있었으며 이외에도 국민연금법 개악 저지, 최저임금제 개선 등 서민대중의 삶의 질 개선과 관련된 의제들을 이슈화하려는 주장들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정부와 여당이 마련한 비정규법안은 오히려 현재도 극심한 차별에 시달리고 있는 비정규직만을 양산하고, 죽음으로 몰아가는 개악안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이를 강행처리할 시 돌이킬 수 없는 전민중적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을 대신해 대회사에 나선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은 “김대환 노동부장관을 비롯해 노무현 정부가 호시탐탐 비정규직 개악안을 밀어부치려고 하는데 엄중이 경고한다”고 말하고 비정규직 투쟁을 조직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민주노동당 안팎으로부터 국보법 폐지 투쟁에만 몰두하고 비정규직 법안 등 서민대중의 삶의 문제에는 소홀히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김창현' 사무총장은 연사로 나서 “지금 한국사회의 최대화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차별문제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위해 노동자는 물론 우리 모두가 손에 손을 잡고 싸워나가자”고 외쳤다.

이밖에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조 최병승 상황실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요구에 대해 정부와 사용자측이 위원장 납치, 집단해고, 고소고발 등 비인간적인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며 탄압중단을 요구했고,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대표도 연대사를 통해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위해 상륙작전을 펼치자고 주장했다.

한편 여성연맹 이찬배 위원장은 “최저임금법이 있어도 비정규직에 대한 근로개정과 주40시간제를 적용하면서 인상분에 대한 실질 혜택이 유명무실해졌다”며 “주40시간제 적용 최저임금제 법제화와 원청 및 발주처의 최저임금 낙찰제가 시급히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이혜선 부위원장은 “현 정부가 '뉴딜정책'이라는 미명 하에 국민들의 쌈짓돈으로 만들어진 국민연금을 마음대로 손대려 하고 있는데 국민의 의사를 무시한 국민연금기금관리법 개악 기도에 반대투쟁부터 조직하자”고 주장했다.

결의대회를 마치며 참가자들은 ▲비정규직 개악안 폐기와 권리보장입법 쟁취를 위한 총파업 투쟁 조직 ▲현대자동차와 하이닉스.매그나칩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적극 지원 ▲불법파견 근절과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전국적 공동투쟁 등을 결의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23일부터 이틀간 비정규직권리보장 입법과 불법파견 분쇄, 김대환 노동부장관 퇴진을 요구하며 국회 앞 간부상경투쟁(시국농성), 지역별 결의대회 등을 벌일 예정이다. 이후 투쟁전선을 전업종으로 확산할 예정이며 오는 28일에는 전국동시다발집회를 개최한다.

“아무리 추워도 역사의 봄은 막을 수 없다…여.야는 3대 개혁입법 2월 처리 약속 지켜라”

오후 3시 민주노총의 결의대회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자 같은 자리에 국보법폐지국민연대 중앙실천단을 필두로 전교조 교사들이 본격적으로 합류하면서 국가보안법 폐지, 사립학교법 개정, 과거사청산법 제정을 촉구하는 '민주개혁•수구청산을 위한 범국민대행진'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참가자는 더욱 불어나 긴 차도를 가득 메웠으며, 이들은 '반민주 반통일 악법 국가보안법 철폐', '올바른 과거사청산법 쟁취로 수구세력 척결',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부패사학 척결', '비정규 악법 저지와 정규직화 및 권리보장입법 쟁취' 등의 구호를 함께 외쳤다.

첫 정치연설에 나선 오종렬 국보법폐지국민연대 공동대표는 “당명과 당의 명운을 걸고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겠다던 집권여당은 슬슬 꼬리를 내리며 도망가고 있다”고 말하고 “한나라당도 이름만 바뀌었을 뿐 과거 인권을 말살했던 전두환•노태우씨가 만든 정당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들이 다시 국보법체제로 돌아가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백미는 촌철살인으로 유명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의 연설이었다.

노 의원은 참가자들을 향해 “노무현 정부 2년동안 여러분은 행복했습니까?”라고 물은 뒤 “노 대통령이 집권하고 잘한 게 있다면 당선된 것 말고는 단 한가지도 없다. 2003년에는 한나라당 때문에 일을 못하겠다고 하더니, 2004 총선에서 과반수 만들어 달라고 해서 국민들이 152석이나 주었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이 과반수 되고나서 그동안 무얼 했나? 이제 무슨 핑계를 댈수 있겠는가. 열린우리당이 과반수 가지고도 못하겠다면 차라리 그 152석 민주노동당에 달라. 우리가 개혁하겠다.”라며 힐난했다.

그는 이어 노 정권에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며 국보법 폐지와 사립학교법 개정을 거듭 강조하면서 “노 대통령이 국보법을 박물관으로 보낸다고 해놓고선 이제와서 못하겠다면 차리리 국보법을 싸들고 박물관으로 가든지, 끌어안고 한강 다리에서 뛰어 내려라”고 말해 참가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 정권이 서민정치를 하겠다고 했으나 오히려 빈부격차는 심화되고 비정규직만 늘어났다. 더욱 큰 문제는 노동자들의 노 정권에 대한 불신만 켜켜이 쌓여가고 있다는 것이다.”고 비판하며 국가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노력해줄 것을 호소했다.

노 의원은 “그렇다고 노무현 정권만 쳐다보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개혁은 위정자가 다 해주는 것도 아니고 미국이 주는 것도 아닌 우리 자신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만들어 가는 것이며, 우리가 단결해서 투쟁해간다면 역사는 우리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연설을 마무리 했다.

한편 이수일 사학법개정운동본부 공동대표(전교조 위원장)는 현재 사학의 부정부패 사례들을 거론하면서 “현행 사립학교법은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으며 지금 이를 개정하지 않는 한 교육개혁은 기만이자 사기일뿐”이라고 주장했다.

주최측은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지난해 연말 정치권은 물리적 저지와 원칙없는 야합으로 개혁과제들을 처리하지 않는 채 역사적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면서 “2005년 2월 임시국회는 지난해 연말 국회가 넘겨준 개혁입법 과제들을 반드시 처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개혁입법 처리에 북한핵이 문제 될 것이 없고, 민생과 경제가 걸림돌이 될 수 없다”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 개혁입법을 처리하겠다고 국회의장과 여당, 한나라당의 원내대표가 이미 국민에게 공개약속한 바 있으며 따라서 우리는 이를 어기고 또다시 지연시키려는 모든 세력들을 규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2월 임시국회에서 개혁입법 과제들이 쟁취될 수 있도록 수구세력 청산과 민주개혁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위해 노력하는 모든 세력을 규합, 총력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오후 4시 40분경 마로니에 공원에서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대학로를 출발해 종로를 거쳐 광화문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인파는 더욱 불어나 7천여명에 가까웠으며 광화문에 도착한 참석자들은 자리정리를 한 후 6시경 부터 국민연대 한충목 공동운영위원장의 사회로 촛불문화제를 시작했다.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1만 여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모여 국보법 철폐 등 3대개혁입법을 외쳤다.     ©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부산에서 올라온 김동윤씨는 “부산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투쟁을 하는 것이 자랑스럽지만, 고문전문가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부산출신이라서 찜찜하기도 하다”며 운을 뗀뒤 “고문피해자들이 한 목소리로 정형근의 잔인한 고문을 증언했다. 나 한테도 몽둥이를 주면 10분 안에 정형근을 간첩으로 만들겠다”고 주장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한충목 운영위원장은 노동자 농민을 비롯한 도시빈민도 범국민대행진에 함께했다며 “3대 개혁 입법을 위한 투쟁과 함께 민중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도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손에 든 촛불을 흔들며 ‘광야에서’와 ‘바위처럼’ 등을 함께 부르면서 범국민대행진을 마쳤다.

이날 집회는 전국비정규직연대회의를 비롯 지난해 말 국회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이슈화 했던 타워크레인노조, 국보법 폐지를 위해 정열적인 투쟁을 벌이고 있는 전국연합과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사립학교법 개정을 기치로 싸우고 있는 전교조 등 다양한 노동.진보단체들이 참가해 최근 우리사회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비정규직 차별 철폐라는 노동 의제와 국보법폐지를 비롯한 3대 개혁입법 과제가 한 자리에 모여 총체적 이슈화를 위한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언론, 주말집회에 ‘비정규직’은 없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지켜보고 돌아온 후 주요 언론의 보도내용을 보면서 필자는 적지 않게 당혹스러웠다.

대부분의 언론 보도에서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대규모로 참가하고 함께한 ‘비정규직 개악 저지와 권리보장 입법 쟁취를 위한 노동자들의 결의대회’ 관련 내용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반면 국보법폐지 등 개혁입법을 위한 ‘민주개혁•수구청산을 위한 범국민대행진’ 보도로 일관했다.

특히 보수언론은 물론 자칭타칭 진보적이라는 한겨레, 오마이뉴스 같은 매체의 지면에서도 이날 집회에서 울려퍼진 비정규직 차별철폐의 목소리를 한 줄도 볼 수 없었다는 것은 이들 매체들이 생각하고 있는 진보의 의미와 한계에 대해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800만 비정규직의 차별의 문제보다 심각한 민중적 의제가 또 있을까. 국보법보다 더 중요했으면 했지 결코 덜하지 않는, 노동자들 더나아가 서민대중의 삶의 문제에 대한 진보적 대응과 관련한 의제에 우리 언론의 무관심인지 아니면 의도적 외면인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았다.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국민연금법 개악 반대, 최저임금제 개선 등 절대다수 서민대중의 삶과 직결되는 경제사회적 의제에 대한 언론의 이해와 관심의 정도는 차치하고라도 최소한 차디찬 도로에 앉아서 긴시간을 함께한 수천명의 노동자들의 절규를 과감하게 날려버리는 언론의 ‘용기(?)’에 그들은 ‘유감’스럽지 않았을까. / 편집위원
 
* 표지사진 출처 :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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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1 [20:5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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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정연 게시판 해당 글 보기(200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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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