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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유시민보다 진보적인 '홍준표'를 보며
[김영국의 정치시평] '한나라민주노동당' 후보 홍준표를 '아끼는' 이유
 
김영국
홍준표의 '이명박-박근혜 필패론'

한나라당 대선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오늘 대선주자로서 자신의 대선 전망과 정책 구상을 발표했다. 그런데 그 내용이 한나라당 대선후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파격적이다.

▲한나라당에서 가장 좌적인 비전을 펼치는 홍준표 의원     © 대자보 자료사진
물론 홍 의원의 그동안 언행으로 보아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긴 하지만, 대통합 또는 중도통합을 주창(主唱)하며 격하게(?) 보수·우경화하고 있는 범여권의 대선주자 및 민주화 운동 출신 정치인들과 시대착오적인 꼴통 집단이 돼버린 친노세력들과 '역방향으로' 뚜렷한 대조를 이뤄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오늘(27)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한나라당 집권 비전>이라는 제목을 글을 통해 대선 정국 전망,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내세워야 할 '정책 방향'과 관련해 비교적 구체적으로 자신의 구상을 피력했다.

먼저 홍 의원은 올 대선 전망과 관련 '이명박-박근혜 필패론'을 주장하며, 자신이 그 '대안'임을 강조했다.

특히 홍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양대 후보 진영의 진흙탕 싸움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현 시점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의 높은 여론지지도는 전혀 의미가 없으며, 진짜 싸움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이들을 향해 "상대편이 없어지면 당선은 거저먹기라고 생각하는 듯하다."며 "지금과 같은 싸움이 지속된다면 누가 범여권 후보로 나오든 훨씬 신선해 보일 것이며, 국민 지지도 요동치게 될 것."이라고 힐난했다.

홍 의원은 또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 "검증문제가 대통령 선거일까지 갈 것이고,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경험했듯이 한번 '흠 잡힐 여지'를 허용하면 선거는 더욱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뒤 "검증문제로 치고받다 보면 정책은 뒷전으로 밀리고, 좌파정권 10년에 대한 심판도, 선진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선택도 물 건너 갈 수 있다."며 '이명박 불가론'을 펼쳤다.

또한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도 "(박근혜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될 경우) 대선구도가 <민주 對 반민주>구도로 갈 것."이라며 "모든 선거는 구도의 싸움인데 <민주 對 반민주>구도 하에서는 젊은 시절에 이 땅의 민주화를 꿈꾸었던 30대 이상 50대 초반까지의 연령층은 동요될 수밖에 없고, 그것은 노무현 정부에 대한 현재의 반감을 상쇄시키고도 남을 수 있다."며 '박근혜 불가론'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홍준표 의원은 자신의 강점에 대해 '개인적 검증에서 흠 잡힐 여지가 없고, 정책 역시 <국적법>, <반값 아파트> 등 범여권의 어젠다(Agenda)를 선점하고 있으며, 수도권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인 데다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층까지 자동 흡수되기 때문에 자신이야말로 "범여권이 가장 상대하기 벅찬 후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실 대선 전망과 관련한 이같은 홍 의원의 주장은 대선주자로서 자신의 강점을 내세우기 위한 자화자찬이자 아전인수란 측면을 부인할 수 없다.

'한나라민주노동당' 후보 홍준표

내가 정작 홍준표 의원의 '집권 비전'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그 다음에 이어지는 그의 '정책 지향점'들이다.

특히 홍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내세워야 할 정책 방향과 관련하여 현재 범여권에서 거론되는 어떤 대선주자들보다, 개혁·진보적이라는 어떤 국회의원들보다도 파격적이고 친(親)서민적이며 진보적인 정책 구상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홍 의원은 한나라당이 이번 대선에서 '이기는 길'을 가기 위해선 "서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성장의 혜택을 사회 구성원 전체가 공유하지 못하면 부의 편중, 소득 양극화라는 또 다른 사회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가진 자를 위한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해소하는 정책적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한나라당 후보의 정책적 지향점을 "몰락해가는 중산층과 대다수 서민들의 욕구와 일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또 한나라당의 '아킬레스건'인 대북한 강경 노선과 친미 노선과 관련하여 파격에 가까울 정도로 대북 유화적이고, 대미 자주적이었다.

홍 의원은 "'탈(脫) 이념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국제법상 이미 '국가'인 북한의 존재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통일시대를 대비한 남북 경제공동체 건설에 국가적 역량이 결집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국제 사회에서 달라진 국가 위상에 걸맞게 국익 우선의 실질적인 '대미 자주 노선'을 강화함으로써 국민의 자존심을 되살려 주어야 하며, 6자회담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포용·대미자주 노선에서 친재벌적 출총제·금산법 개정 반대까지

홍준표 의원의 경제정책 노선은 가히 진보진영의 '골수'들도 울고 갈 정도였다.

홍 의원은 "재벌중심의 산업구조는 고도성장만이 살길이라 믿었던 '산업화 시대'의 유물이자 허상이며, 재벌중심의 경직된 산업구조는 국가 경제 재도약의 걸림돌일 따름이다."며 "출총제, 금산법 등 재벌에 대한 규제는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출총제, 금산법을 재벌에 유리하게 개정하려는 데 앞장섰던 '김근태' 의원과도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홍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중소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여 내실 있는 성장을 기하는 것이 한국이 잘사는 길이다."고 강조해 진보적 정치인들은 물론 진보적 시민사회단체와 비교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경제정책 노선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것도 친재벌 성장중심주의, 시장지상주의가 판치는 한나라당에 안에서.

그러나 내 눈을 의심케하는 것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홍준표 의원의 친서민·진보적 노선은 서민들의 삶과 직결된 부동산, 교육 등 사회경제정책에서 더욱 도드라졌다.

홍 의원은 서민 위주의 부동산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성인 1인 1주택>, <토지 소유 상한제>, <반값 아파트> 공급 등을 통해 투기를 잡고, 부동산 시장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꿔야 하며, 주거복지 차원의 '서민 주거안정'을 부동산 정책의 기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해 한나라당은 물론 범여권의 이른바 친시장주의자들을 향해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렸다.

1인1주택·토지소유상한제에서 '대학 무상교육'까지 '거침없이 하이킥'

홍준표 의원의 친서민·진보성은 교육정책에서 '절정'를 이뤘다. 홍 의원은 "교육을 통한 부의 대물림을 막아야 한다."며 "GDP 6% 수준의 교육 예산을 확보하여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서민층 자제들은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층 자제의 대학까지 무상교육 주장은 열린우리당, 민주당 등 범여권의 어떤 정치인도 입밖에조차 꺼내지 않은 민주노동당만의 영역이었다. 민주노동당이 홍준표 의원에게 '지적재산권 로얄티'를 요구해야 할 판이다.

이 외에도 홍 의원은 '파없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했고, 인재 양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날 집권 비전에는 빠져 있지만, 현재 진보진영의 최대 이슈인 한미FTA에 대해서도 홍 의원은 지난 5월 28일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인터뷰에서 "한미FTA는 한국의 사법주권 전체를 미국에 갖다 바친 것으로 이런 협상을 해선 안 된다."며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검사 출신' 한나라당 의원으로서 그의 이런 지적은 진보진영의 한미FTA 비판에 더욱 무게를 실어주었다.

그러나 홍 의원은 "고교 평준화를 지양하고, 외고·특성화고·특목고 등의 설립과 관련된 규제를 완화하고, 학생 선발을 대학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해 진보진영과 다른 면모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옥의 티(?)에도 불구하고, 홍준표 의원은 한나라당에서 민주노동당까지 넘나드는 '정책 포트폴리오'를 통해 최소한 한나라당은 물론 범여권의 어떤 정치인보다 친서민적이고 진보적인 공간을 마음껏 주유(周遊)하고 있다. 이건 그만의 독특한 '발상의 전환'과 '창조적 상상력'이 아니고선 불가능한 대목이다.

홍준표를 지지하진 않지만 '격하게 아낀다'

사실 나는 홍준표 의원이 '한나라당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그를 지지하지 않는다. 이것이 첫번째 이유이다. 홍 의원이 제아무리 친서민적이고 진보적 구상을 펼쳐도 한나라당은 그것을 담아내줄 그릇 자체가 못 되기 때문에 그의 주장도 '공염불'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노무현 정권을 가당치도 않게 '좌파정권'으로 규정한 부분, '선진강국' 이데올로기 프레임에 갇혀 있다는 점, 무상교육을 통한 교육 평등화와 개방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지에 대한 미심쩍은 부분, '겸손하지 못한' 정치 스타일 등도 내가 그의 창조적 발상과 집념을 인정하면서도 그를 지지할 수 없게 만드는 이유들이다.

게다가 홍 의원의 정책 구상이 '진정성이 있느냐' 여부도 지금으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노무현의 경우에서 생생하게 목격했듯이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가 전혀 다른' 포퓰리스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처럼 현재 기성 정치인 중에 자신의 발언에 대한 진정성을 스스로 담보할 정도로 신뢰성을 갖춘 정치인은 다섯 손가락 꼽을 정도밖에 안 남았다고 보는 입장에선 더욱 그렇다.

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홍 의원이 자신의 열정과 집념으로 한나라당을 '홍준표식'으로 개조하는 데 일정 정도 성공한다면, 내가 그를 지지하지 않는 지금의 이유들은 구차해진다. 이 점은 미리 깨끗하게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지금 국민들이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 등 범여권보다 한나라당을 '친서민적'이라고 바라보게 만든 일등공신이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반서민·친재벌적 경제정책과 행보 즉 '포크레인질'이라고 본다면, 홍준표 의원의 친서민·진보적 사회경제정책 '이슈 파이팅'은 최소한 2등 공신은 될 것이다.

어떤 면에선 이명박-박근혜의 진흙탕 싸움을 상쇄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한 현재의 범여권과 친노세력들이 내세우는, '구차한' 민주성과 진보성마저 구질구질하게 만든다.

홍준표 의원이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그리 크지 않지만, 그가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되는 걸 가장 싫어할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한나라당 내 수구꼴통들이 아니라, 범여권과 민주노동당일 것이다. 홍준표의 등장은 대선 과정에서 이들의 무장해제를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런 저(低)차원의 선거공학적 관점이 아니다. 적지에서 쏘아올린 진보적 어젠다를 받아먹지도 못하고 한없이 무기력하기만 한 개혁·진보진영의 '몰골' 그 자체다.

그런 점에서 홍 의원의 거듭된 친서민·진보적 언표들은 그것이 설사 '좌파 시뮬라시옹'에 불과할지라도 개혁·진보진영에게 쉼 없이 부끄러움을 일깨워주고, 한편으론 자극을 주는 채찍이자 보약이기도 하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나는 한나라당이라는 공간에서 놀고(?) 있는 정치인 중에 홍준표만큼은 '격하게 아낀다.'

개혁·진보진영의 구차한 몰골과 '새 진보 정치주체'

참으로 안타까운 건, 홍준표 의원이 친서민·진보적 어젠다를 치고 나올 때 이를 공론의 장에서 활성화시키고, 한 차원 높은 미래지향적이고 진보적인 대안을 이끌어내야 할 개혁·진보진영이 현재 그럴 역량도 없거니와 그럴 의지조차 없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그런 역할을 해줄 정치세력이 이미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버렸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앞으로 개혁·진보진영에서 현재의 범여권 통합파와 친노세력을 비롯한 기성 정치꾼들과 '완전히 단절'하고, 진보적 혼과 열정,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순발력과 재치가 넘쳐나는 '새로운 진보적 정치주체'가 탄생하지 않는 한, 그렇게 해서 당원이 행복하고 그 행복을 서민들에게 나누어 주는 '행복한 진보정당'이 나타나지 않는 한, 벼락대신 홍준표가 '좌파 시뮬라시옹'을 통해 이 땅의 진보를 마음껏 유린하는 사태는 계속될 것이다.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고 홍준표를 지지하지 않는 것'과 '홍준표의 창조적 발상과 집념을 통해서 배워야 할 점'은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홍준표의 <집권 비전>을 가상하게 여기고 진보 언론인 대자보에 '기꺼이' 소개하는 이유이다.

개혁과 진보를 운운하면서도 아직도 80년대 최루탄의 향수에 취해 '민주세력 대동단결' 따위나 주절거리며 그들만의 동창회 부활만을 외치는 소위 민주파 정치꾼들보다 홍준표가 훨씬 낫다는 '부끄러운 고백'과 함께.


☞ 홍준표 의원의 <한나라당 집권 비전> 전문 보기

☞ [홍준표 의원 '사사자키 오늘과 내일' 인터뷰] "한미FTA, 사법주권 전체 미국에 바친 것"(CBS 시사자키.대자보, 2007.5.30)

☞ 벼락대신 홍준표 의원의 좌파 ‘시뮬라시옹’(대자보, 2005.7.21)

* 필자는 '참정연' 회원입니다.
 
관련기사
"천·동·태, 이해찬, 유시민은 정계 떠나라"
민노당과 홍준표가 만나는 묘한 지점?

<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7/06/27 [20:12] ⓒ 대자보

☞ 해당기사 전문 보기


☞ 참정연 게시판 해당 글 보기(2007.6.27)


:
Posted by 엥란트


김근태의 대통합론은 '노무현 부활운동'
[김영국의 정치세평] 범여권 '묻지마 대통합론'은 '제2의 국민 사기극'
 
김영국
김근태, '어벌쩡한' 反한나라당 연합 주창

사실 김근태에 관해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애당초 없었다. 그에 대한 기대도 없었거니와 관심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김근태를 비난해 봐야 '더 나쁜 노무현과 친노세력도 있는데'라는 핑계로 쓸 여력도 없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속이 뒤틀려 봐줄 수가 없을 것 같다. 물론 나같은 사람이 글 한 줄 써서 비판한다고 내 글을 보거나 설사 본다고 달라질 김근태가 아니라 해도, 김근태가 지금처럼 민주세력이니 개혁.진보를 팔며 진짜 개혁.진보 세력의 얼굴에 똥칠하고 그를 아끼는 '괜찮은 사람들'마저 바보로 만들고 있는 한, 이렇게라도 씹어야 겠다.

어제(13일) 열린우리당 대선주자 중 한 사람인 김근태 의원이 "대통합은 시대정신"이라고 주창(主唱)했다.

그는 어제 자신의 홈페이지와 지지자 모임인 <김근태 친구들>에 올린 글에서 "통합하면 승리했고, 갈라지면 패배했다."며 97년에도 통합해서 승리했고, 2002년에도 노무현을 중심으로 통합에 성공해 승리했다며 이번에도 대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번에도 중산층과 서민의 승리를 위해, 한반도 평화와 민주주의의 전진을 위해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과 정치세력은 이 대통합의 걸음을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것도 절박한 마음으로 대통합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권 일각에서 누구 누구는 안 된다고,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참 '어이가 없다.'고 일갈했다.

지자자 모임 대문은 '통합은 시대정신이 아니다'

그러나 김근태 지지자 모임인 <김근태 친구들> 사이트 대문에는 어제 김근태의 주장을 강력히 반박한 '김근태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대통합은 시대정신이 아니다'란 제목의 글이 나란히 올라와 김근태의 글을 짓누르고 있었다.

사실 나도 어제 김근태의 글을 읽는 내내 어느 '찌질이의 낙서장'을 보는 것 같았다. 마치 '나도 좀 끼워달라.'는 투정으로 도배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것도 이미 다른 사람이 다 선점하고 자리 깔아 논 곳에, 뒤늦게 들어와 한 쪽 구석에 돗자리 깔고 앉아 사주팔자나 보겠다는 노파를 연상케 했다. 김근태 주변에 파리만 날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또다시 확인했다.

그가 말하는 대통합의 원칙 속에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알맹이'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한마디로 '한나라당 싫은 사람은 무조건 모여라.'는 강다짐밖에 없었다.

세상 사람은 김근태의 이런 태도와 주장을 대통합을 위한 열정이라고 봐줄까, 아니면 자신이 배제될까 두려운 나머지 살기 위한 발버둥으로 볼까. 오히려 '어이 없는' 건 김근태요, '안타까운' 건 그의 지지자들이 아닐까.

도대체가 김근태의 길이 없다. 하긴 언제 김근태의 길이 있었어야 하는 말이지만.

김근태의 통합신당 투항은 '노무현 부활운동'

그러나 이 시점에서 한가지 분명한 건 있다. 김근태가 대통합의 길에 동참하면 가장 좋아할 사람이 누굴까다. 바로 김근태가 치를 떨며 비판하고 있는 '노무현과 친노세력'들일 것이다.

왜냐고? 김근태가 통합신당에 몸을 싣는 순간, 노무현과 친노세력은 그들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트이기 때문이다.

노무현은 김근태 일행이 지역연합 통합신당으로 기어들어가는 순간, 김근태가 그나마 상징적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개혁.진보 혹은 중도좌파, 좀 더 쉽게 말하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사이의 큰 공간을 비집고 들어올 것이다. 이게 바로 김근태가 개혁.진보 진영에겐 여전히 '계륵(鷄肋)'인 이유이다.

그동안 그 공간에서 상징적으로나마 터줏대감 노릇하던 김근태 일행이 사라져버렸으니 노무현 일파에게는 이 얼마나 황송한 일인가. 그들에겐 또다시 양두구육(羊頭狗肉)식 사이비 개혁이란 좌판을 펼쳐들고 대선과 내년 총선에서 국민들을 상대로 사기쳐먹을 공간이 생겨나는 데 이 얼마나 기쁠소냐다. 김근태 일행이 개혁.진보적 공간에 제대로 진을 치고 있으면, 노무현 세력은 기껏 해봐야 '부산노빠당'밖에 할 게 없는데 말이다.

노 대통령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키우기 위해 범여권 후보들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는 김근태의 주장이 틀린 건 아니지만, 노 대통령이 그런 식으로 큰소리 칠 수 있도록 만든 건 다름 아닌 김근태 자신의 '어리버리한 정치적 행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노무현이 김근태를 죽이려 들고 있지만, 김근태는 그에 맞서는 게 아니라 자신의 지지자들과 그나마 남아 있는 개혁.진보적 동력마저 스스로 밟아 죽이고 있는 것이다.

이걸 깨닫지 못하는 한, 김근태는 죽었다 깨어나도 노무현의 계략을 이길 수 없다. 그는 영영 '노무현이나 김근태나 똑같은 놈.'이라는 세간의 비아냥을 벗어날 길도 없다.

김근태 일행이 통합신당 안에서 제아무리 개혁.진보를 외쳐봐야 사람들은 통합신당 내 '찌질이들'로밖에 안 본다. 이 사실을 도외시하는 한, 김근태와 주변 측근들은 오로지 다음 총선의 '배지'가 걱정돼 이성을 잃어버렸다는 것밖엔 안 된다. 이는 생각할 수 있는 머리만 있다면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대통합 신당은 서민 죽이는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의 변종'

대통합? 도대체 누구를 위한 통합인가. 한나라당만 이기면 노무현 정권보다 더 보수적이고 잡탕스러운 정권이 탄생해도 좋다는 '무모한 통합'이 결국 누구를 죽이는지 정녕 모른단 말인가.

김근태가 주장하는 대통합의 길에 그가 간절히 바라는 것처럼 평화개혁 진영을 대표해 온 시민사회, 종교계의 인사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공간은 없다. 한 자리 욕심나는 정치꾼이 아니라, 제 정신 박힌 인사라면 시민단체 명함 들고 그런 대통합의 길에 기어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현재 범여권이 말하는 사실상 '묻지마 대통합'은 누가 봐도 역사의 후퇴다. 좌파신자유주의 노무현 정권과 잡탕 열린우리당이 '국민 사기극'으로 끝나고 있는 마당에 제2의 노무현을 꿈꾸는 '제2의 국민 사기극'이다.

김근태는 자신의 대통합 노력을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중산층과 서민의 곁으로 가기 위한 '발버둥'으로 봐달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김근태와 그 주변 측근들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발버둥으로밖에 안 보인다. 그것도 어물전 털어먹고 이제 꼴뚜기 장사나 하겠다는 것 아닌가.

분명한 노선과 정책의 정립 없이, 선거에 이기기 위한 97년 통합과 2002년 대통합의 결과가 바로 지금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민주개혁 진영과 진보 진영의 참혹함이다.

잡탕 세력이 신자유주의 물결에 대책 없이 몸 담고 순응한 결과 '사상 최대의 양극화'라는 고통을 안겨준 '잃어버린 10년'이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대통합인가. 중산층과 서민으로 다가가기 위한 대통합이라는 김근태의 주장은 명백히 '대국민 기만'이다.

지금 대통합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게 두 가지가 있다. '기득권을 버려라.'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길을 가자.'란 언표다. 기득권을 버리라는 주장은 그렇게 말해야 자기는 대의를 위해 희생하는 통 큰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서란 구호는 그렇게라도 말해야 욕을 덜 먹기 때문이다.

버려야할 것은 기득권이 아니라 '수구적 마인드와 노선'

그러나 정작 서민을 위해 버려야 할 것은 지역이나 세력 따위의 기득권이 아니라 한나라당과 다를 바 없는 '경제 정책과 노선'이다.

한나라당과 별반 차이도 없는 정치세력이 反한나라당을 주창하며 표 달라고 하니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할 노릇이다. 이것이야말로 국민 수준을 얕보는 짓이다.

김근태는 지금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서라고 말하면서, 평화적인 대북관 빼고는 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사회경제적 정책 노선이 한나라당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오히려 더 수구적인 세력과 통 크게 합쳐 '잡탕 정당'을 또 만들자고 주장하는 모순을 범하고 있다.

김근태는 자신의 노선이 한미FTA 광신도인 손학규와 보수적인 박상천 그리고 제2의 자민련 국민중심당의 노선과 '사소한 차이'라고 생각한다면, 더이상 자신을 개혁.진보가 아니라 보수라고 해야 옳다. 그렇지 않으면 그 또한 기만이다. 김근태도 노무현처럼 좌파신자유주의라고 말할 셈인가.

그의 말대로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DJP 연합의 부활을 꿈꾼단 말인가.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대통합을 제대로 주장하고 있는 사람은 김근태가 아니라 '박상천 민주당 대표'이다. 그는 사실상 한나라당 정책 노선이나 다름 없는 '중도적 사고'을 갖고 있는 사람끼리'만' 통합하자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색깔도 자기와 맞지 않고, 거기에다 노 정권 실패의 공동 책임까지 있는 김근태, 천정배, 정동영 일행은 자신들이 추진하는 통합신당에 한사코 오지 말라고 한다. 아울러 박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과도 확실한 차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박상천 민주당 대표의 주장이 김근태, 정동영의 찌질이성 주장보다 확실하게 명분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우위에 있음은 분명하다.

나는 이런 박상천의 주장이 훨씬 솔직하고, 정당정치의 본령에 걸맞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박상천의 중도 노선에 전혀 동의하지 않지만, 한나라당도 버젓이 활보하고 있는 마당에 박상천이 추진하는 정당이 설사 반서민-친한나라당 노선이라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그들의 정치적 자유이다. 최소한 정당정치에 관한 한 박상천의 주장이 백번 옳다.

박상천이 김근태보다 '솔직하다'

그에 비하면 김근태의 대통합론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벌쩡한 투정'에 불과하다. 김근태가 '진보 찌질이'를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자신의 정책 노선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하고, 그에 걸맞는 길을 가는 것뿐이다. 개혁.진보니 민주세력이니 따위의 계급장 달고 국민을 더이상 기만해서는 안된다.

민주당도 모자라 한나라당보다 더 보수적인 국민중심당까지 모인 통합신당에서, 그것도 지역적 기반이 확실한 이들 세력과 지분 싸움에서 소수에 불과한 김근태 일행이 사소한(?) 차이를 극복하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고 주도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건, 누가 봐도 솔직하지 못한 자기합리화이자 변명이다.

김근태는 어제 대통합의 길에서 물러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나는 김근태가 개혁.진보 진영의 앞길을 지금처럼 가로막고 나설 바엔 이쯤에서 비켜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더이상 추한 몰골로 개혁.진보 세력의 그나마 남아 있는 자존심마저 뭉개지 말라고 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김근태 일행을 꽤 진보적인 민주개혁 세력으로 '오인'하고 있기에 드리는 당부이다. 노무현이 개혁.진보라고 자처하면서 지난 5년 동안 개혁.진보의 이미지를 그만큼 조져놓은 것도 모자라, 이제는 김근태마저 똥칠하고 나설 셈인가.

김근태가 싸워야 할 것은 앞에서는 통합을 얘기하고 뒤에서는 분열을 고착시키는 일체의 행위와 집단이 아니라,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다면서 한나라당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정치세력과의 통합으로 제2의 노무현 정권을 만들어내는 '제2의 국민 사기극'이다.

오로지 자신과 주변 정치꾼들만이 살기 위한 이런 길을 '시대정신'이라고 감히 말하는 김근태의 '무모한 용기'가 어이 없을 뿐이다. 아울러 '그건 당신의 길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그의 지지자들이 측은할 뿐이다.

김근태보다 나은 지지자들

김근태는 개혁.진보 진영을 상대로 대통합을 '협박'하기 전에 자신의 지지자들로부터 나오는 진심어린 충언(忠言)을 먼저 경청하는, '닫힌 귀'부터 열어야 한다.

당장 김근태 지지자들의 인터넷 진지에 올라온 '김근태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작성자-이민)'라는 글과 '통합은 시대정신이 아니다(작성자-푯대를 찾아서)'는 글을 읽어 보라.

김근태가 이 지지자들의 반박에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는 한, 그의 대통합론은 한낱 허울뿐인 투정에 불과하다. 나는 김근태가 이들의 반박에 쉽게 답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 해봐야 어벌쩡한 변명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이민'씨는 '김근태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란 글에서 "대통합은 이미 물건너 갔고, 처음부터 되지 않을 일이었다."며 "열린우리당이 바로 이념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크게 모였다가 '망한 케이스'인데, 이 판국에 더 크게 모이자고 외치니 애당초 될 일이 아니었다."고 못박았다.

더군다나 이념과 노선도 다른데다 각자의 이해관계마저 다르기 때문에 더욱더 가망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민씨는 김근태를 향해 "노무현과 그 일파들과 멋지게 갈라서고, 박상천 민주당에게도 침 한번 뱉어주고, 실용의 무리들과도 작별 인사를 나누고, 그 다음 김근태의 길을 뚜벅뚜벅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근태에게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가야 하며, 대신에 '옳은 길'을 가면 된다고 충고했다. 지금은 김근태가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다 버려야 하며, '살 궁리를 하면 할수록 오히려 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고언했다.

이민씨는 "보수 대연정의 와중에 민주세력이 몰락하고 진보 진영은 고립된 것이 현 시국"이라고 진단한 뒤 "민주세력이 몰락을 했으면 재건을 해야할 것이고, 재건을 위해서 우선 해야할 일은 무너진 노선을 복원하는 일."라며 지금 이 수순이 빠져버렸기에 '묻지마 대통합'이 되어버린 것이고, '중구난방', '개판 오분 전'이 된 것이라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이에 따라 이민씨는 "분명한 것은 '묻지마 대통합'은 답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그는 "노무현이 잘못됐다고 박상천, 조순형, 이인제가 옳은 것은 아니다."며 "대통합은 되지도 않고 옳지도 않으며, 무엇보다도 그 곳에 김근태를 위해 마련된 빛나는 자리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김근태가 해야할 일과 관련해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은 왜 실패했는지를 김근태의 시각으로 분명하게 정리하고, 그 과정에서 김근태의 몫으로 남겨진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인지를 말하지 않는 한, 답은 영영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그가 다른 글에 단 댓글의 표현을 빌리면, 김근태가 남들과 차별화되는 상품가치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게 우선이지, 범여권 대통합을 위한 시나리오나 주절거리면 이미 날 샌 거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민씨는 마지막으로 "묻지마 대통합인지 독자 노선인지,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직진인지 후진인지는 '계산기를 내려놓는 순간' 머리 속에 반짝하고 불이 들어올 것."이라며 민주세력이 멸종되지 않도록 김근태가 밀알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푯대를 찾아서'라는 지지자는 김근태의 글이 올라오자 '통합은 시대정신이 아닙니다.'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국민들은 '얼치기 통합'을 원하지 않는다."며 "소수정예라도 선명하고 깨끗하고 미래지향적인 '쓸만한 집단'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김근태보다, 주변의 측근 국회의원들보다 그의 평범한 지지자들이 더 정확하게 현 상황을 판단하고 있다. 아마도 정치적 사심(私心)이 그만큼 덜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들의 주장이 김근태 지지자들의 공통된 인식은 아니겠지만, 국외자 입장에서 볼 때 꼭 해야될 말을 제 때 한 것으로 보인다.

죽더라도 양아치 두목은 되지 말라

지금 김근태 진영의 모든 문제는 자신의 지지자들 마음조차 읽지 못한 채, 세상 사람의 마음을 한 꺼번에 얻으려는 조급증과 무모함에서 나온다.

김근태는 멀리 가서 조언을 구할 것 없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애정을 가지고 글을 올리는 지지자들의 소리부터 꼼꼼히 챙겨보는 것이 훨씬 영양가 있을 것 같다.

어느 네티즌의 지적처럼, 김근태가 뿌려놓은, '비위 상하는' 오물들을 치우느라 그의 지지자들이 인터넷 사이트 이곳 저곳을 찾아다니며 '구차하게' 김근태를 설명하게 만드는 일들이 잦아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김근태가 뜨지 않고, 뭘 해도 안되는 핵심 이유이다.

주변 사람과 지지자들을 구차하게 만드는 지도자는 이미 지도자가 아니다. '양아치 두목'일 뿐이다.

연일 쇠똥에 미끄러지고 개똥에 코 박고 다니는 김근태. 이 수렁에 빠진 김근태를 구하는 길은 김근태 지지자들의 '창조적 반란'밖에 없을 것 같다.

좋은 농사꾼에게 나쁜 땅은 없다.

☞ 김근태, "통합은 시대정신입니다" 전문 보기

☞ 이민, "김근태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전문 보기

☞ 푯대를 찾아서, "통합은 시대정신이 아닙니다" 전문 보기

* 필자는 '참정연' 회원입니다.
 
관련기사
김근태, '변혁적 중도주의' 깃발 들어라

<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7/05/14 [11:2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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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한미FTA 맹신자 손학규를 반긴 '열린 새'들
[분석과 진단] 한미FTA '맹신자'에 환호하는 한미FTA '반대론자'들
 
김영국
한나라당 대선 주자 중 한 사람이었던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19일 '새로운 정치질서 창조'를 내세우며 탈당했다.

손학규 전 지사가 탈당의 이유라며 쓴 '탈당 기자회견문'을 읽어봤다. 단 한 줄도 그 글을 쓴 사람이 '손학규이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었다. 그가 탈당하면서 흘린 눈물의 단 한 방울도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

무엇보다 압권은 군정의 잔당들과 개발독재시대의 잔재들이 버젓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어 탈당했다는 대목에서 코웃음을 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당에서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까지 해먹은 자기는 그동안 주인이 아니라 그저 당비만 내는 평당원이였다는 말인가.

손학규 전 지사가 탈당하면서 한나라당을 '수구꼴통'이라고 지적한 것에 이의를 달고 싶지 않다. 그런데 손학규는 한나라당 내 누구보다 '한미FTA 꼴통'이었다. 양극화가 심화된 오늘의 현실에서 수구꼴통보다 한미FTA 꼴통이 나는 더 무섭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19일 한나라당 탈당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 CBS노컷뉴스
 
그러나 정작 황당한 것은 손학규의 명분 없는 탈당보다 그의 탈당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열린우리당 세력들과 '손학규 發 정계 지각변동', '대선판도 급변' 등 유치찬란하고 식상한 문구로 호들갑 떠는 '냄비언론'들이다.

한미FTA, '3월까지 반드시 체결'과 '반드시 막아야'의 결합(?)

무엇보다 기가 찬 것은 바로 엊그제까지 "한미FTA 협상을 통해 우리가 얻은 것은 없고 내준 것만 있다. 차기 정부에 넘겨라."(천정배, 3월14일), "현재 한미FTA 협상이 불평등하게 진행되고 있다. 참여정부 임기 내에 협상을 끝내야 한다는 것에 반대한다."(정동영, 3월14일), "한미FTA를 하려면 나를 밟고 가라."(김근태, 3월16일)며 목소리를 높이던 사람들의 '환영 멘트'다.

그렇다면 손학규 전 지사의 한미FTA에 대한 끔찍한 '사랑의 멜로디'를 들어보자.

“자유무역을 먼저 하는 나라는 흥할 것이고, 자기 것만 지키려는 나라는 망한다. 그 극단의 예가 북한 아니냐.”(2006.6.26, 한국일보 인터뷰)

“한미FTA를 2007년 3월 말까지 반드시 체결해야 한다.”(2006.12.27, 대학생아카데미 특강)

“언필칭 경제 전문가란 사람(이명박 전 시장 지칭)이 농촌 표 뺏길까봐 국민들에게 한미FTA를 체결해야 한다고 똑똑히 얘기한 적 있느냐. 나는 과거 민주화운동을 할 땐 미국을 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한미FTA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2007.3.15, ‘21세기 동서포럼’ 초청 특강)

“지금 중도는 미래를 향해서 세계로 나가는 선진화 개혁 세력이다.”(2007.3.19, 탈당 기자회견)

이처럼 여야 대선주자 가운데 한미FTA의 구체적 '체결 시한'을 못박은 것도 손학규 전 지사가 처음이다.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한미FTA 체결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나선 장본인이다. 심지어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에게 한미FTA에 대해 조속히 분명한 '찬성 입장'을 내놓으라고 다그친 사람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아무리 욕을 먹어도 '한미FTA만은 잘한 일이라며 적극 지원해주어야 한다.'고 흑기사를 자처하고 나선 사람이 바로 손학규 전 지사다. 이쯤 되면 대선주자 중 한미FTA에 관한 한 '신도(信徒)급 예찬론자'다.


대북 햇볕정책에 찬성한다고 최근에 입장을 바꾼 것 빼면, 한나라당의 다른 대선주자와 다를 바 없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경제정책에 있어서 한나라당 내 그 누구보다 상태(?)가 심한 '신자유주의 맹신자(盲信者)'이다.

이런 손학규가 탈당하던 날 가장 열렬한 환영의 박수를 보낸 사람들이 다름 아닌, 최근들어 느닷없이 한미FTA 반대 투사인양 설치고 다니던 열린우리당 통합신당파 '3인방'이다. 바로 천정배, 정동영, 김근태 의원이다.

손학규 탈당에 한미FTA 반대론자들의 '이상한' 환호

천정배 의원은 18일 손 전 지사의 탈당에 대해 "탈당해서 대통합신당을 만드는 데 참여한다면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데 이어 손 전 지사가 탈당한 19일엔 "민생평화개혁세력은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기 위하여 대통합신당을 만드는데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손 전 지사를 졸지에 민생평화개혁세력으로 치장했다.

이런 천정배 의원이 이끄는 '민생정치모임'은 열린우리당 세력 중에서 한미FTA에 대해 가장 강경한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천 의원은 3월 18일 "한미FTA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면서 (반대 의사를 갖고 있는)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과 공동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싶다며 '3자 협의'까지 제안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더욱 노골적이다. 그는 19일 논평에서 "새로운 시대정신에 동참하기 위한 손 전 지사의 놀라운 결단을 존중한다."며 "손 전 지사가 밝힌 새로운 질서의 구축을 위해 큰 길에서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근태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과 인터뷰에서 손학규 전 지사를 '친구요 동지'라며 호감을 표시했고, 김근태 의원과 가깝다는 정봉주 의원은 "손학규 전 지사의 탈당이 예상 보다 빨리 왔다."며 "모두 합치면 손학규 지지 의원이 50여 명은 될 것."이라고 흥분했다.

양형일 통합신당모임 대변인은 "손 전 지사의 탈당을 높이 평가한다. 열린우리당 내 중도통합인사들의 결단도 아울러 촉구한다."고 했고,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중도개혁 성향의 많은 인사들이 '창조적 파괴'를 위한 진로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열린우리당, 통합신당추진모임, 민생정치모임 등 열린우리당 출신 세력들이 손 전 지사의 탈당을 "새로운 정치지형의 창출을 위한 것."이라고 극찬하며 범여권 세력 결집의 기폭제가 되길 기대하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들과 급격히 가까워진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손 전 지사의 외곽 지지그룹도 이들과 연대 의사를 숨기지 않았다.

이들이 한미FTA 맹신자(盲信者)로 노무현과 둘째 가라면 서러운 손학규가 탈당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손을 내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왜 그들이 국민들로부터 '아무 관심 없는 존재'인지 그리고 그런 대우가 왜 정당한지 보다 선명해졌다.

'어제 한 말과 오늘 한 행동'이 180도 다른 '좌충우돌'이 그들의 신세를 조진 주범인 줄 아직도 깨닫지 못한 '불신(不信)계의 수뤠기'들.

그들은 손학규 전 지사의 탈당 이전에 '손학규의 한미FTA에 대한 입장'이 어떤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과연 이들이 손학규 탈당 이전에 그 입장을 다시 확인하고 손뼉을 쳤는지 궁금하긴 하지만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손학규의 한미FTA에 대한 일관된 언행과 사고방식으로 볼 때 단순히 말 한마디로 변했다고 인정하기도 매우 곤란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소득이 있다면 그들이 말하는 '원칙 있는 통합'에서 '원칙은 아무 의미 없다.'는 걸 확인시켜 준 것이다.

무엇보다 손학규의 탈당과 이들의 환호성은 87년 유산으로 남아 있는 민주-반민주 구도와 그 결정체인 '반한나라당 연합'의 실체가 어떤 것인지를 다시 한번 극명하게 보여준 현장이 아닐 수 없다.

분명해진 '반한나라당 연합'의 실체, "제2의 노무현과 열린우리당"

결국 이들 정치꾼들이 말하는 반한나라당 연합은 '제2의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의 부활'이란 걸 각인시켜 주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탄생할 때도 한나라당 내 개혁적이라고 보이는 인사들을 부추겨 이미지 개선용 이벤트 삼아 동참시켰다.

이렇듯 북한 문제와 극소수의 정치적 이슈만 비슷하고, 정작 서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인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극과 극을 달리던 사람들이 오로지 정권을 잡기 위해 뭉친 '잡탕 세력'이 바로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의 실체였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열린우리당은 집권은 했지만 임기 내내 자기 내부에서부터 지지고 볶다 '배가 산으로 가버려' 지금은 옴짝달싹도 못한 채 흉물로 변해버렸다.

반면 한나라당과 비교해서는 북한 문제와 극소수의 정치적 이슈만 조금 다를 뿐,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관료 출신들에게 몽땅 떠맡긴 결과 신자유주의의 첨단을 걸으며 한나라당 뺨치도록 반서민-친재벌 정책만 양산하고 양극화 심화시켜 지지자들을 배신한 것이다.

작금 범여권의 통합론은 그런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의 실패에서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한 '반면교사'들의 뻔뻔한 밥그릇 지키기일 뿐이다.

열린우리당 세력들이 손학규 전 지사와 지지고 볶든, 동거를 하든 그건 더이상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문제는 이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발판으로 삼고자 정략적으로 한미FTA 반대 전선에 끼어들면서 한미FTA 반대가 무능.무책임의 화신이 돼버린 이들의 대선놀음 도구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한미FTA 반대 전선이 국민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경제질서와 국가의 미래를 놓고 현 자본주의의 폐단을 극복할 대안과 고민을 공유하는 창조적 계기가 되기보단, 사이비 개혁장사꾼들의 정략적 대선놀음의 도구 쯤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될 '역효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천정배·정동영·김근태, 한미FTA 반대 전선에 똥칠(?)

최근 청와대와 통합신당모임 소속이면서 한미FTA 적극 찬성파인 강봉균 의원은 천정배, 정동영, 김근태 의원 등 통합신당파 내 한미FTA 반대파들에게 "그동안 정부가 한미FTA 협상을 해오고, 국회에 특별위원회까지 만들어 논의할 때는 아무 말도 않던 사람들이 협상 막바지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정치적 이해득실을 시간에 따라 계산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역공을 시작했다.

천정배, 정동영, 김근태 등 열린우리당 세력의 '손학규 예찬'이 이들의 가당치도 않는 역공에 명분과 힘을 실어주고, 조중동의 좋은 먹잇감이 돼 한미FTA 반대 명분에 똥칠(?)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현실에서 자신들의 존재가 '마이너스(?)의 손'이 분명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세력들이 아직도 '주제 파악' 못하고 시도 때도 없이 설치고 있는 이 상황이 한나라당이 일련의 불협화음과 불미스런 사건에도 불구하고 굳건하게 지지율 고공행진을 하도록 도와주는 '1등 공신'이란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한나라당도 성에 안 차지만, 저 X들 하는 것 보면 더 꼴 보기 싫다.'는 밑바닥 심리가 한나라당 콘크리트 지지의 '시멘트'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손학규의 탈당은 명분도 없거니와 좀 거칠게 표현하자면 '어차피 한나라당 경선에서 죽었다 깨어나도 초라한 3위밖에 못할 바엔 무주공산인 범여권 통합 후보를 노리는 게 낫다는 계산에 따른 기회주의적 처신'이란 것은 굳이 선거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생각할 머리만 있으면 누구나 감 잡을 수 있는 일이다.

용의 꼬리가 되느니 무주공산에서 뱀 대가리로 살겠다는 손학규의 야심이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열린우리당 세력들의 절박함과 이심전심으로 통한 결과물이 '탈당'인 것이다.

이것은 손학규 전 지사가 제아무리 눈물을 양동이로 쏟아낸다 해도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지금 같은 '정치 환멸'의 시대에 저토록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탈당을 감행한 손학규의 처신에 국민은 감동은커녕 별 관심조차 갖지 않을 것이다. 언론이 손학규 탈당을 가지고 제아무리 '지각변동', '빅뱅'이란 양념 치고 지지고 볶아도 국민의 영혼을 울리지 못한 기회주의 정치인의 행보에 오래도록 관심 보여줄 만큼 작금 국민들의 심기가 그렇게 여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진보진영, 노무현·열린우리당 세력과 '확실한 단절'만이 살 길

언론이 세상을 들었다 놨다 할 거라며 호들갑 떨었던 노 대통령의 '개헌 깜작쇼'도 그 효과가 이틀을 못 갔다. 북한의 핵실험 발표에도 주식시장은 이틀도 안돼 제자리로 돌아왔다. 진정성이 쉽게 의심받는 깜짝쇼나 협박은 국민에게 더이상 어떤 감동도 충격도 주지 못한다.

▲범국본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 열린시민공원에서 한미FTA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에서 150명이 참가하는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대자보

변질된 개혁 이미지일망정 손학규 전 지사가 빠짐으로써 한나라당이 이미지상으로나마 손해볼 것이라는 개혁.진보진영의 기대섞인 효과는 좀 있겠지만, 한나라당의 '영남당', '보수 정당' 이미지가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손학규가 그런 이미지를 희석시켜준 촉매제로 그다지 실속이 있었던 인물도 아니다.

한나라당의 탈보수와 개혁 이미지를 도드라지게 만든 건 홍준표 의원의 반값 아파트 공세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분양원가 공개 같은, '선도적, 정책적 이슈 파이팅'의 결과지 손학규의 '정치적 이미지 생쇼'에서 나온 결과물이 결코 아니다.

무엇보다 개혁.진보 세력 스스로가 국민들로 하여금 확실히 새로운 세력이 출현했다는 인식과 함께 국민들의 영혼을 울리는 감동을 선사하지도 못하면서 지금처럼 정체 불문하고 누군가에 빌붙어 생존하려는 '기생 근성'으로 버티는 한, 그 어떤 시도도 '백약이 무효'란 것은 국민들이 지금껏 넘치도록 보여주었다.

국민적 분노와 책임이 두려워 이성을 잃어버린 노 대통령과 친노세력 및 열린우리당 세력 그리고 아직도 이들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한 일부 진보학자와 시민운동가들만이 진정 무엇이 문제인지 '알면서도' 외면하고, '줄기차게' 삽질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 진보진영은 이들과 개혁세력이니 뭐니 하며 연대를 모색할 게 아니라 '확실하게 단절하는' 방법을 먼저 고민하는 게 급선무처럼 보인다. 국민들 뇌리에 지금처럼 어정쩡하게 이들의 '이중대' 이미지를 갖고 있는 한 이들의 삽질로 죽어나는 건 진보진영이다. 그리고 이들도 보수세력과 몸을 섞기 위해 진보진영과 단절을 원하고 있다. 서로가 바라는 바이고 서로에게 좋은 일이다.

과거와 '확실한 단절' 없는 새로운 정치세력 창출이 줄곧 '대국민 사기극'으로 끝난 학습은 지금까지만으로도 충분하다. / 편집위원


☞ 손학규 탈당과 관련 정치인들의 한미FTA 발언 기사 모음

* 필자는 '참정연'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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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손호철-임종인-김민웅의 '길'

<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7/03/20 [13:2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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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전문가집단, '차기 1위'는 김근태장관
오피니언리더 대상조사, 정동영 손학규 순, 박근혜 이명박 이해찬은 낮아
 
취재부
정치학 교수 정치부 기자 국회의원 시민단체 활동가등 전문가 집단은 향후 우리나라를 이끌어 나갈 가장 적합한 지도자로 여권에서는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을 야권에서는 손학규 경기도지사를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대자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 김헌태)가  29일 발표한 '오피니언 리더가 보는 한국정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백50명의 전문가들은 '향후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가장 적합한 지도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 가장 많은 23.7%가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서 2위에는 정동영 통일부장관(13.3%), 3위는 손학규 경기도지사(12.6%)가 '차기지도자' 물망에 올랐다. 
 
최근 각종여론조사에서 약진했던 고건 전 국무총리는 4위(11.9%)를 근소한 차이로 차지했다.
 
이명박 서울시장(8.1%)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7.4%), 이해찬 국무총리(5.2%) 등에 대한 선호도는 일반인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이번 여론조사는 당별 의석수에 비례한 국회의원 45명, 정치부기자 45명, 시민단체 30명, 정치학 교수 30명 등 도합 1백50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실시했다고 KSOI는 설명했다.
 
 전문가 집단별 선호도를 보면, 우선 정치부 기자들은 김근태 장관(42.1%)과 손학규 지사(21.1%)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에 정치학 교수들은 정동영 장관(24.0%), 손학규 지사(20.0%), 이명박 시장(20.0%)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단체에서는 고건 전 총리(20.0%), 김근태 장관(16.7%), 이해찬 총리(10.0%)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국회의원들은 정동영 장관(19.0%), 김근태 장관(16.7%), 박근혜 대표(14.3%)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당별로 구분해 보면 열린우리당의 경우 소속의원 22명 중 8명이 정동영 장관, 7명이 김근태 장관을 선호한 반면에 한나라당은 소속의원 18명 중 6명이 박근혜 대표를 5명이 이명박 시장,  4명이 손학규 지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SOI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판도는 김근태 장관이 앞서가고 그 뒤를 정동영-손학규-고건이 추적하는 '1강3중' 양상"이라며 "특히 야권의 경우 박근혜 대표나 이명박 시장 대신 손학규 지사가 강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고 분석했다.
 
 KSOI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전문가 여론조사에서 이처럼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일반인들이 외형적 이미지를 중시하는 반면, 전문가들은 '자질'과 '비전'이라는 측면을 중시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차세대 지도자 조사에서 항상 선두를 고수한 고건 전 총리가 실제 전문가 집단에서는 별다른 주목을 못받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대권행보에 큰 걸림돌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달 9~12일 시사주간지 <뉴스메이커>가 지령 6백호를 기념해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행한 정치전문가집단 대상 여론조사 결과와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국회의원, 교수, 정치부기자 등 2백9명을 대상으로 각당의 대선후보 적임자를 질문한 당시 조사 결과에서는  여당 후보로는 고건(19.5%), 김근태(14.4%), 정동영(14.4%), 이해찬(3.3%) 순으로 나타났고, 야당 후보로는 손학규(23.4%), 이명박(18.2%), 박근혜(16.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는 비슷한 조사에서 당내 계파나 세력이 없어 당내 순위에서도 '100위권'으로 평가되었으면서도 정치부기자들 사이에서는 1위를 차지하던 노무현 대통령의 전례를 연상케 하는 결과라는 점에서 향후 정국방향과 관련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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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1위 고건 전총리, 진짜 혹은 거품?

2004/12/29 [10:3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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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이런 때도 있었군요...지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로세...인생사 새옹지마라더니...ㅋㅋ


차세대 리더, 정동영 1위 강금실·박근혜 순
최대표 '불출마', 정동영 '종로출마', 조순형 '대구불출마'로
 
취재부

유권자들은 최병렬대표가 이번 17대 총선에 불출마하고 총선을 지휘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 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지역구인 전주 보다 서울 종로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에 우세했고, 민주당 조순형 대표의 대구출마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 보였다.

16일 문화일보가 TNS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최대표의 총선불출마 및 총선지휘에 대해서는 52.6%가 나왔고, 강남갑 출마는 18.5%, 비례대표 뒷번호 배수진은 17.2%가 나와 압도적으로 총선불출마를 지지한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한나라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38.3%였다.

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거취와 관련, 서울 종로 출마는 49.2%, 전주 출마가 좋다는 여론42.2%를 근소하게 눌렀다. 특히 우리당 지지층에서 정의장의 종로출마가 좋다는 의견이 57.2%로, 전주출마 37.0%를 압도했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의 대구출마의 경우, '민주당 지지율 회복을 위한 정치적 제스처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답변이 48.2%였고, 긍정적인 평가는 44.0%여서 조대표의 선택에 대해 팽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차세대 리더로 선호하는 인물조사에서는 정동영 의장이 33.7%의 지지를 얻어 수위를 달렸다. 그 뒤를 이어 강금실 법무장관과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각각 24.6%와 17.4%, 15.2%로 2~4위를 독식, 여성파워를 과시했다.

이밖에 이명박 서울시장(12.9%),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10.9%), 국민통합 21의 정몽준 의원(10.1%),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9.1%), 한나라당 홍사덕 원내대표(8.2%), 민주당 조순형 대표(7.5%)등이 그 다음을 이었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7.2%로 손학규 경기도지사(7.4%)의 뒤를 이어 12위에 머물렀다.

이번 표본조사는 전국 1천명을 대상으로 표본오차 95%±3.1%포인트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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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16 [12:5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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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