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1. 07:50
(펌) 윤여준 "이명박은 30% 대통령, 역설의 축복"-오만·독선·독식 '영광의 독' 빠지지 말아야(2007.12.27) 이명박 정권 비평2009. 3. 1. 07:50
이명박은 30% 대통령, '역설의 축복' | ||||||||||||||||
[윤여준의 정세분석] 이명박, 오만·독선·독식 '영광의 독' 빠지지 말아야 | ||||||||||||||||
노무현 정권은 헌정사상 '최악 정권' 권력이란 묘한 것이어서 때로 그 영광이 독이 되고 오히려 시련이 약이 되기도 한다. 요란한 갈채를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한 권력이 비난과 경멸을 받으며 퇴장하면서 역사의 냉정한 평가를 받는 경우는 동서고금에 허다하다. 반대의 경우는 비록 드물지만 아주 없지는 않다. 줄리어스 시저는 ‘독재자’의 오명 속에 출발하여 끝내 비참한 최후를 맞기는 했지만 ‘천년 제국 로마’의 기틀을 다진 ‘위대한 지도자’로 기록되고 있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취약한 정치기반 위에서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시작하였지만 ‘하나의 미국’을 건설한 그의 리더십은 오늘에도 영광스런 지위를 누리고 있다. 한국의 경우, 87년 직선제가 도입된 이래 네 분의 대통령들 모두가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 권좌에 올라 분명 일정한 업적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리더십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인색하기 그지 없다. 노태우 대통령은 ‘위대한 보통사람들의 시대’라는 산뜻한 구호 아래 서류가방을 손에 든 대통령으로 나섰지만 그의 리더십은 ‘물태우’라는 안타까운 이름으로 귀결되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문민 대통령’이라는 역사의 영예를 안고 출발하였지만 그의 임기는 외환위기라는 국가적 수모로 막을 내렸다. 김대중 대통령 역시 ‘최초의 명실상부한 정권교체’라는 역사적 획을 그으며 ‘진보의 시대’를 열었지만 그의 5년은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국가적 후퇴의 전반부를 이루었을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다수를 압도한 소수의 열화 같은 함성 속에 ‘좌파의 시대’를 구가하려 하였으나 그의 정권은 마침내 ‘잃어버린 10년’을 완결한 ‘국정파탄 세력’으로 각인되고 말았다. 영광으로 출발한 이 대권들이 어찌하여 하나같이 ‘오욕의 권력’들로 전락하였는가? 그것은 바로 영광 속에 숨겨져 있는 독의 위력 때문이다. 권력자들은 대중의 환호에 도취하고 갈채에 마비되어 오만과 독선, 그리고 독식이라는 ‘영광의 독’을 마신 것이다. 노태우 정권은 찰나적인 대중적 인기를 과신하고 취임 전으로 예정된 총선을 연기하여 자신에게 권력을 준 ‘5공 세력’을 청산하며 독식을 꾀하다가 결국 여소야대 국회를 자초, 무력한 권력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었다. 김영삼 정권은 문민정권이라는 도덕적 자만심으로 역사 바로 세우기를 통해 전통적 보수 세력을 공격하는 독선적 모습을 보였으나 결과적으로 자신의 지지기반을 파괴했을 뿐이다. 김대중 정권은 국민을 끌고 갈 수 있다는 오만과 햇볕정책의 독선, 그리고 지역정권의 독식을 즐기다가 ‘홍3게이트’ 등 부패와 의혹의 정권으로 문을 닫았다. 노무현 정권은 국민을 얕보고 가르치려는 오만과 대한민국의 정통성까지 부정하려는 이념적 독선, 그리고 코드 정권의 독식으로 아마도 헌정사상 가장 낮은 평가를 받는 정권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의 헌정사는 권력의 오만과 독선, 독식이야말로 ‘영광의 숨은 독’이라는 진리를 생생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 '이명박 압승=국민의 압도적 지지'로 착각 말아야 이명박 당선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바로 오늘의 영광에 숨겨져 있는 독의 존재일 것이다. 다행히 그를 둘러싼 정치적 환경은 그가 오만과 독선에 빠지거나 독식을 즐길 수 있는 겨를을 주지 않고 있다. 물론 그가 2위 후보보다 530만 표를 넘은 헌정사상 최대의 표차로 당선된 것은 하나의 축복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 압도적인 승리를 국민의 압도적 지지로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전체의 유권자를 기준으로 볼 때 이 당선자는 30%가 채 안 되는 지지를 받은 것이다. 70%의 유권자들이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따지고 보면 지지기반이 꽤 취약한 셈이다. 따라서 이 당선자는 지금부터 자신에게 표를 주지 않은 많은 국민들을 모두 끌어안음으로써 권력기반을 확대해나가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앞으로 닥칠 숱한 도전과 시련들을 극복하기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BBK 특검, 한나라당의 내적 융합, 제18대 총선 승리, 한미FTA와 노동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의 해소 등 어려운 과제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이 난제와 씨름하는 과정에서 정권을 빼앗긴 진보세력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반면에 전통 보수 세력에 의한 좌파척결 요구와 압력에 조화롭게 대응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북한 핵 문제가 해결과정을 밟아가면 복잡한 한반도 평화과정의 개시와 동북아 역학구조의 근원적 변화라는 민족사적 도전을 맞게 된다. 반대로 북한 핵 문제의 해결이 좌초되면 한반도 정세는 급격히 긴장되어 안보위기를 맞을 수 있다. 불안한 세계경제의 여파로 한국경제가 몸살을 앓게 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험난한 환경에서 경제 살리기에 대한 국민의 조급한 과잉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해나가자면 이 당선자는 높은 수준의 정책 능력과 정치적 지혜, 그리고 효율적인 국정수행 체제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오만·독선·독식' 권력의 속성과 싸워야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권력의 속성을 정확히 이해하는 일이다. 권력에는 사람을 빠르게 마취시키고 연장과 집중을 원하는 속성이 있다. 셋 다 독성이 매우 강하다. 전임자의 오만과 독선, 그리고 독식을 비난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 길을 따라가게 만드는 것이 권력의 속성이다. 이 당선자는 권력의 속성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그래야만 선진화도 가능하고 신발전체제도 가능하다. 오직 겸허함으로 몸을 낮추어 국민을 섬기고 귀를 활짝 열어 국민의 소리를 들으며 눈을 크게 떠 인재를 널리 구한다면 그에게 밀려오는 시련의 파도들은 오히려 위대한 리더십의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 시련이 축복으로 바뀌는 ‘역설의 축복’인 것이다. / 윤여준 원문출처 ==> http://www.yooncafe.com/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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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7 [02:19] ⓒ 대자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