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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홍정욱 대 노회찬은 강남과 강북의 대결"
[노회찬 상임대표 인터뷰] "이명박 정부에 서민 위한 처방약은 없다"
 
김영국
<진보흙속 진주찾기 3> 진보 언어의 마술사 '노회찬'

<대자보>가 지난 2월 20일부터 개혁·진보 진영의 '보석 같은 정치인'들을 발굴해 검증하고 차세대 리더로서 가능성을 조명해온 <진보흙속 진주찾기> 시리즈의 세번째 인물로 진보신당 공동상임대표인 노회찬 전 의원을 선정했다.

노 전 의원의 정치행보는 앞서 검증과 조명을 받았던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상임대표와 거의 일치한다. 그만큼 일관되게 노동자·서민을 위한 진보개혁의 길을 걸어온 것이다.

따라서 노 전 의원의 그동안 국가·사회적 이슈에 대한 발언과 정치행보에 대해서는 따로 검증·설명하지 않고, 그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는 것으로 갈음하기로 했다.

<대자보>는 지난 22일(토) 진보신당 당사에서 노회찬 전 의원을 만나, 현 정치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과 총선 전망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노 전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홍정욱 후보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는 데 대해 "100m 달리기에서 10m 지점에서 반발 앞서 있는 상황"이라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면서도, "'수도권은 진보정당의 무덤이다.'는 말이 더이상 나오지 않게 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상임대표는 지난22일 <대자보>와 인터뷰를 갖고, 18대 총선과 향후 이명박 정권의 전망 등에 대해 소견을 밝혔다.     © 대자보

노 전 의원은 이밖에도 이명박 정권의 성격과 향후 전망,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공천 결과, 총선 전망,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차이 등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다음은 노회찬 전 의원과의 인터뷰 내용 전문이다.

대한민국 1% 엘리트 & 수더분한 옆집 아저씨

☞대자보 : 한나라당이 홍정욱 전 헤럴드미디어 대표를 노회찬 의원 지역구(노원병)에 전략공천하면서 화제의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그런데 지난 19일자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노회찬 후보가 한나라당 홍정욱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 의원과 선거 캠프에서는 상당히 고무됐을 텐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실제 당선을 자신하나?, 아울러 노회찬 대 홍정욱 대결의 정치적 의미와 성격 그리고 노회찬의 강점을 꼽는다면?

▲노회찬 : 이번 여론조사가 1위로 나왔지만, 어찌 보면 100m 달리기에서 10m 지점에서 반발 앞서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얼마든지 순위가 앞으로 바뀔 수도 있고, 제가 당선되기 위해서 얻어야 할 표의 절반 정도밖에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봐야 됩니다. 뭐 25~26% 가지고 당선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당선을 자신한다거나 그렇게 보진 않습니다. 여전히 긴장된 상황입니다. 서울에서 진보정당의 후보가 당선된 역사가 없기 때문에 제가 당선된다면 6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습니다.

그리고 홍정욱 후보 개인에 대해서는 제가 사실 만난 적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사회화된 개인으로서 그 분이 걸어온 길이라든가 또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에 있어서는 대단히 대조적이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양극화 사회에서 서울의 강남과 강북으로 상징되는 그런 대결이 노원구에서 홍정욱과 노회찬으로 인격화되어서 표현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대자보 : 노회찬과 홍정욱 두 후보는 누가 봐도 머리에서 발끝까지, 심지어 영혼까지 극명하게 대비되는 캐릭터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노원병 선거는 앞으로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될 방향을 선택하는 선거로도 보인다.

▲노회찬 : 그렇습니다. 사실 노원구는 특히 다른 지역에 비해서 두터운 서민층 그리고 땀 흘려 열심히 일하면서도 여러 가지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계신 분들, 또 신자유주의 하에서 고용이나 교육 등 여려 가지 면에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어떤 방향으로 풀어나갈 것인가. 이것을 강자와 엘리트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풀 것인가, 아니면 더디더라도 함께 가는 방식으로 격차를 줄여나갈 것인가 하는 노선의 차이가 홍정욱과 노회찬의 차이로 드러나고 있지 않나 이렇게 봅니다.

그리고 선거는 어떤 쟁점으로 구도가 잡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혼자 있을 때보다 오히려 홍정욱 후보가 옴으로써 쟁점의 성격이 분명해지고, 구도가 분명해지면서 싸워볼 만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노원구 선거는 두 사람의 대결이고 또 진보정당 차원에서 보면 노회찬이 되느냐 안 되느냐가 쟁점인 선거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려운 진보 언어, 대중과 쉽게 소통해야"

☞대자보 : 노회찬 하면 무엇보다 '진보 언어의 마술사'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그만큼 정권과 사회적 이슈에 대한 진보적 관점을 대중들이 알아듣기 쉽게 비유적으로 잘 설명하고 핵심을 찔러 비판하는 것 때문에 한때는 '노회찬 어록'이 회자될 정도로 후련하고 통쾌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만큼 촌철살인의 대명사로 언어구사 능력이 뛰어난 정치인이란 뜻인데, 말을 잘하는 소질은 타고난 것인가 아니면 이를 위해 평소에 따로 준비하거나 노력하고 있는 게 있나. 그 비결을 말해달라.

▲최근 여론조사 결과, 노회찬 상임대표는 서울 노원 병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추천된 홍정욱 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 대표는 홍 후보와의 대결을 강북과 강남의 대결로 표현했다.     © 대자보
▲노회찬 :
말을 잘하기 위해서 특별히 준비를 하는 건 없구요. 저는 말을 잘한다기보다는 제가 주로 해왔던 일이 어떤 정책이나 이념을 전달하는 일들을 많이 해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소통을 굉장히 중시합니다. 소통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보거든요. 사랑도 애정도 전달되지 않으면 짝사랑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것이구요.

그래서 저는 소통하기 위한 노력은 평소에 상당히 심혈을 기울여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말을 쉽게 하는 것, 간명하게 하는 것, 들은 뒤에 기억에 남기도록 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것 등 이런 것은 제가 하고 있는 일과 관련해서 굉장히 중요한 대목이기 때문에 저도 알게 모르게 오랜 기간 그런 부분에 신경을 쓰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말이 쉬워지고, 불필요한 것들이 없이 간명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진보 하면 대중들이 어렵게 생각하기 쉬운데 또 진보진영에서 나오는 언어들도 어렵기 때문에 그런 것을 쉽게 메시지화해서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의도적으로 그런 측면을 고려해서 말을 하고 있습니다.

"진중권은 센 상대 만날 때 필 받는 타입"

☞대자보 : 요새는 노회찬의 유쾌·상쾌·통쾌 발언을 진보신당 홍보대사인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바통을 이어받은 느낌이다. 한마디로 진 교수가 이명박 정권을 만나 '필' 받은 것 같은데, 최근 진중권 씨의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어떻게 바라보나.

▲노회찬 : 진중권 교수는 가만히 보면 '센' 상대를 만날 때 더욱 힘을 내는 그런 타입인 것 같아요. 그래서 역대 정부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을 때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예리하게 비판을 가해온 분이지만, 특히 문제들의 종합병원이라고 할 수 있는 이명박 정부를 맞이해 가지고 아주 바빠진 것 아닌가 앞으로도 더 바빠질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진보신당은 '낡은 진보' 껍질 깨고 나온 병아리

☞대자보 : 그런데 노회찬 하면 많은 사람이 여전히 민주노동당 사람으로 생각할 텐데, 선거공보물에 진보신당 후보로 나오면 이게 뭔가 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노회찬이 생각하는, 진보신당과 민노당의 차이는 핵심적으로 무엇인가?

▲노회찬 : 상징적으로 얘기하자면, 진보신당은 폭넓은 진보정당을 만들려는 사람들의 모임이지 아직 폭넓은 진보정당은 아닙니다. 어찌 보면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에서 분화되어 나왔기 때문에 '그 사람이 그 사람 아니냐.'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보는 것이, 반성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집단과 반성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집단의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지난 2월 달 임시 당대회에서 지난 17대 대통령선거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성적에 대한 평가를 '참패했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진보신당으로 왔습니다. 그걸 부결시키고 수정안으로 해가지고 '실망스런 결과였다.'고 한 분들이 민주노동당에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민주노동당과 이제까지 진보정당 운동이 스스로를 반성·성찰하고 환골탈태해야만 국민들에게 다가서는 제대로 된 진보정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바로 진보신당으로 모여 있다고 보고, 큰 대과 없이 여기까지 왔고 문제 있는 것은 다소 고치겠다 이런 정도로 생각하는 게 민주노동당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민주노동당이 두 동강 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진보신당은 낡은 진보의 껍질을 깨고 나온 병아리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신당은 아직 병아리입니다. 약합니다.

그러나 낡은 껍질에 갇혀 있으면 그나마도 죽어버리기 때문에 껍질을 깨고 나왔고, 껍질을 깨고 나옴으로써 앞으로 새벽을 알리는 장닭으로까지 성장할 수 있지 않느냐 그렇게 생각합니다.

수도권은 더이상 '진보의 무덤'이 아니다

☞대자보 : 노회찬·심상정 같은 진보정당의 지명도 있는 인물이 지방의 노동자 밀집 지역이 아닌 수도권의 일반 지역구에 출마한다는 것부터 이제까지 민주노동당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도전인 셈인데 그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그동안 수도권은 '진보정당의 무덤'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험난한 곳이었는데 노회찬·심상정의 수도권 도전이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노회찬 : 지역구 도전은 단순히 250개가 넘은 지역 중에 한 군데에 출마하는 의미를 넘어선다고 봅니다. 이제까지 진보정당은 노동자 밀집 지역이라는 상대적으로 특수하고 안정적인 조건 속에서 지역 의석을 확보해 왔습니다.

저는 사실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주장한 사람이긴 하지만, 한국 현실에서 지역구 정치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고 그래서 수도권에서 진보정당이 의석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국민들의 보편적인 지지를 받기 시작했다는 하나의 징표가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당도 그렇고 일반 국민들도 그렇게 인식한다는 것이죠. 어찌 보면 당의 문턱을 낮추는, 당과 국민들(당과 유권자들) 사이의 문턱을 현저히 낮추는 그런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봅니다.

진보정당의 무덤이라고 얘기하지만, 그건 이제까지 과정이 그래왔다는 것이고 한번 무덤이 영원한 무덤일 수는 없는 겁니다. 선배들의 무덤 위에서 후대의 삶의 터전이 펼쳐지기도 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수도권은 진보정당의 무덤이다.'는 말이 이번 18대 총선을 계기로 더이상 나오지 않게 저는 할 자신이 있습니다.

☞대자보 : 진보신당에서 심상정·노회찬 하면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어 사람들이 많이 알지만, 정작 '진보신당' 자체에 대한 인지도(지지도)는 상당히 낮기 때문에 정당명부 투표에서 기존의 민주노동당보다 불리한 여건에 놓여 있다. 그만큼 진보신당에 대한 홍보의 필요성이 절실할 것 같은데, 진보신당에서 당의 홍보를 위해 어떤 구상과 대책이 있는가.

▲노회찬 : 진보신당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하고서 여론조사를 하면 민주노동당보다 두 배 정도까지 많이 나오지만, 그냥 물어버리면 잘 모릅니다. 그것이 저희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진보신당 중앙선대본에서 어려운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TV 광고와 라디오 광고를 하기로 했습니다. 거기에 저와 심삼정 의원이 나와서 진보신당을 적극적으로 알릴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심상정 의원과 제가 덕양갑과 노원병에서 지역구 선거운동 자체를 전국적인 쟁점으로 만들어내서 이를 통해서 진보신당 후보의 돋보이는 활동(선전)으로 국민들에게 다가서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진보신당을 알려내는, 진보신당이 새롭게 만들어졌음을 알게 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합니다.

☞대자보 : 지난 19일 진보신당이 이번 총선에 내세울 22대 공약을 발표했다. 진보신당 공약의 전체적인 특징과 유권자들에게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이색 공약은 무엇이 있는가.

▲노회찬 : 22대 공약은 공약의 전부 다는 아닙니다. 대표적인 공약으로 해서 진보신당이 주요하게 관심을 두거나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분야별로 22개를 제출을 했구요.
 
▲노회찬 상임대표는 총선 이후 민주노동당과의 연대와 관련, "전면적 정치연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 대자보

전체적인 특징은 바로 이겁니다. 이른바 지난 15년 이상 신자유주의 결과로서 민생이 파탄 지경에 이르고 있지만, 또 다수의 국민들은 이 심각한 경제 문제를 이명박 정부가 잘 풀 수 있다고 판단해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하에서 민생이 더욱 도탄에 빠질 게 분명한 만큼 단순히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민생을 치유할 수 있는 복지, 고용 등 제반 경제 정책들을 중요하게 배치해 놓은 것이 이번 정책 공약입니다. 아주 특별하게 이색적인, 깜짝 놀라는 희한한 공약이 있는 건 아닙니다.

민노당과 전면적 '정치 연대'는 어려울 것

☞대자보 : 총선 후 진보신당과 민노당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돼야 할까. 일각에선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모두 총선에서 실망스런 결과를 보인다면 두 당이 소멸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노회찬 : 물론 지금은 큰 싸움을 앞두고 승리를 위해서 저희들이 전력을 투구해야 되는 시점입니다. 다른 가능성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습니다. 진보정당 특히 동토에 뿌리를 내리려는 진보정당은 선거 한번 잘못됐다고 완전히 소멸되거나 그러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농부가 농사를 짓는데 한 해 흉작됐다고 해서 농업 자체를 포기하는 일은 잘 없다는 거죠.

그런 점에서 물론 결과가 좋아야 되겠지만, 만의 하나 바라는 결과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진보신당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갈 것입니다. 이미 그것은 진보신당을 처음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서로가 확인된 바입니다.

(진보대연합과 관련해서는) 과거에 민주노동당에 제가 있을 때도 사안에 따라서는 정체성에 위반되지 않고 또 정책적인 필요가 있을 때, 구체적 정책 방향이 같을 때는 한나라당과도 한시적이나마 입장을 같이한 바가 있습니다. 이걸 공조라고 불러야 되느냐 하는 이론은 있을 수 있는데요.

그런 점에서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이나 뜻을 같이하는 부분에 있어서 결과적으로 연대하는 일들은 사안별로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진보신당의 탄생 배경 자체가 민주노동당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출발한 집단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총선이 끝났다고 해서 가까운 시일 내에 두 세력이 '정치적인 연대'를 전면적으로 하는 일들은 예상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한나라당 공천은 정당정치 희화화

☞대자보 :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공천 결과를 어떻게 바라보나. 두 당 공천의 특징과 차이점을 말한다면? 그리고 진보신당 공천의 특징을 설명해달라.

▲노회찬 : 두 당 공천의 공통점이 있다면 낡은 권력층을 거세시켜 나가는 것에 국민들이 굉장히 재미있어 하는, 제가 볼 때는, 쇼인데요. 물론 도태되어야 할 부분들은 도태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걸 도태시킨다고 해서 다른 것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거든요.

17대 국회로 돌아가 보면, 당시에도 전체적으로 현역 의원의 2분의 1이 물갈이됐습니다. 이번 18대보다도 더 현역 의원 물갈이 비율이 높았습니다. 그러나 그 17대 국회가 과연 성공한 국회였는가를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물갈이 공천이) 보는 사람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정치에 대한 불신 속에 무능하고 부패한 권력층이 도태되는 것을 보면서 아주 속이 시원해 하는 부분은 분명히 있는데, 그러면 그것만 하면 다 되느냐 하는 의문은 사실 남는 겁니다.

특히 한나라당 같은 경우는 내부끼리 권력 투쟁의 수단으로 공천 문제가 활용되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과연 국민들의 진지한 선택을 받으려고 하는 자세에서 공천이 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정쟁의 도구로 악용되어 가지고 당내 권력 투쟁의 장으로 변질된 게 아닌지 의문스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가 관여할 문제는 아닙니다만, 당 안에 멀쩡히 있는 사람을 따르는 조직이 당 밖에 만들어지고 정당의 이름에 성씨가 하나 들어가는, 그리고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따라서 그런 후보들을 지원연설과 지지활동을 해도 되는, 그래서 정당정치가 희회화되는 진원지가 바로 한나라당이 되고 있습니다.

통합민주당의 공천 같은 경우에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실 민주당이 이번 총선의 목표가 뭐냐라는 거죠. 그래서 당선이 어려운 지역은 과감하게 후보를 내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괜히 후보 내가지고 한나라당을 도와주는 그런 것까지도 하고 있고, 개혁 공천이라고 하지만 공천심사위가 손발이 다 묶인 채 소리만 꽥꽥 지르고 있는 현실이 아닌가 보입니다. 공천심사위의 활동이 시간이 갈수록 상당히 제약이 많아진 것 아닌가 이렇게 보입니다.

그리고 진보신당 공천의 경우는 지역구 공천은 다 해당 지역에서 선출된 사람들입니다. 진성당원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에서 선출된 사람을 전국 차원에서 인준을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상향식 공천'이라는 점이 한나라당·통합민주당의 공천과 가장 큰 차이가 있습니다.

비례대표 후보 같은 경우는 저희들이 창당과 동시에 총선에 임해야 하는 급박한 관계로 이번에 한해서 지도부가 후보를 추천하고 추천된 후보에 대해서 확대운영위원회와 당대회에서 이중의 심의를 거치는 과정이 되었습니다.

또 진보신당 공천자들의 명단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한민국 국회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 대한민국 국회가 갖지 못한 것 그래서 대한민국 국회가 보완되어야 할 것들을 저희가 비례대표 후보로 표현한 것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피우진 중령 영입은 '폐쇄적 진보' 깨는 첫걸음

☞대자보 : 진보신당 비례대표 후보 중에 눈에 띄는 인물이 '피우진 중령'인데, 노회찬 전 의원이 피 중령의 영입을 주도한 걸로 알려져 있다. 피 중령을 영입한 이유와 의미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진보신당은 총선에 나설 비례대표 후보 3번에 피우진 전 중령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노 상임대표는 "폐쇄적 진보를 깨는 첫 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대자보
▲노회찬 :
피우진 중령을 비례대표 상위 순번으로 배치 한 것 자체가 저희들에게도 여러 의미가 있습니다. 여성, 인권, 국방의 문제만이 아니라 어찌 보면 진보정당의 이제까지 관성으로는 소화해내기 힘든 부분입니다.

피 중령은 제가 직접 접촉해서 영입을 했습니다만, 피 중령이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된 것에 대해서 진보신당의 일부 당원들조차도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되는지 상당히 곤혹스러워하거나 혼란스러워하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잘못된 군사 문화나 군사주의를 반대하지, 군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무군(無軍) 정책'을 쓰고자 하는 것은 결코 아니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현재의 국방문제와 관련해 가지고도 과연 우리가 얼마만큼 국방문제를 개혁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냥 군대 수 줄이는 것, 전쟁반대 이런 선언적인 것 말고 현재 60만 명이나 가 있는 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어떤 문제들이 쌓여져 가고 있는가 하는 실상을 알고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이제까지 잘 없었습니다. 민주노동당이 어떻게 보면 가장 취약한 과목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군 관련 전문가들 또 실제로 군생활을 27~28년 해온 분들이 당에 참여하는 것 자체는 당의 외연를 넓히는 데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찌 보면 진보정당으로서 마땅히 갖춰야 될 대목을 이제까지 갖추지 못한 것을 보완하는 그런 의미가 크다고 보고, 이제 진보신당도 진보신당이 내세우는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는 그런 편안한 당으로 가야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진보신당이 몇 십년 동안 서로 정서가 잘 맞는 운동권들만이 들어올 수 있는, 다른 분들이 들어오면 이질감 때문에 견디지를 못하는 폐쇄적인 공간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피 중령의 입당과 출마가 상당히 의의가 크다고 봅니다.

그리고 피 중령은 군 개선이나 군 정책에 있어서 진보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 허용 뿐만 아니라, 감군 문제도 그렇고요. 무엇보다 그분은 헬기를 조종하기 위해서 28년 동안 고생한 분입니다.

그러면서도 특히 여성 인권과 관련해서 봉건적인 군 문화에 맞서서 목숨을 내놓고 싸워온 사람입니다. 나머지 부분에 관해서 저처럼 운동권 생활을 몇 십년 한 사람만큼의 인식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분이 과거에 생각지 않았던 방면에 대해서도 하나 하나 매우 빠르게 상당히 정확한 판단을 갖게 되는 것을 제가 옆에서 지켜보면서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고 보고 있습니다. 이 분이 진보신당에 입당하기 전부터 우리 사회의 진보적 발전을 위한 생각들을 스스럼 없이 수용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과반 의석 달성도 쉽지 않을 것"

☞대자보 : 최근 들어 이번 총선의 기류가 좀 바뀌고 있는 것 같다. 한나라당 압승 분위기가 많이 퇴색하고 한나라당의 공천 파동과 親朴 인사들의 잇따른 탈당 및 출마 선언에서 보듯 한나라당의 내홍과 분열로 인해 反한나라당 진영도 '한번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점차 형성되고 있는데, 이번 총선의 의미와 전체적인 전망 그리고 진보신당의 목표와 달성 가능성을 말해달라.

▲노회찬 : 이번 총선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하나는 지금 한나라당의 '일당 독재'를 국회 차원에서 어떻게 견제하고 막아낼 것인가입니다.

사실 영남이나 이런 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서울만 놓고 보더라도 서울시장, 서울시 구청장, 서울시의회 전부 다 한나라당입니다. 서울시의회는 90% 이상이 한나라당입니다. 구청장은 다 한나라당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나라당의 정당지지율 또한 50% 가깝게 높습니다. 한나라당의 일당 독재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은 지금 국회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총선에서 이명박 정부의 독주를 견제할, 견실한 세력을 창출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두번째는 지금 실제 우리 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가장 큰 문제로 지난 대선에는 경제 문제로 표현됐지만, 그 경제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부자 경제냐 서민 경제냐. 지금 현재 문제가 생긴 것은 서민 경제라는 것이죠. 지난 10년 간 우리나라 부자 경제는 상당히 좋았고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서민 경제를 제대로 풀려면 이명박 정부와는 결이 다른 새로운 정치 노선과 정책 대안이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총선은 정말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어떻게, 누가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판단을 하는 선거이고, 이명박 정부에 대한 견제 세력을 육성하는 선거이다고 생각합니다. 견제도 그냥 견제가 아니고 '제대로 된' 견제 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총선 전망과 관련해서는) 한나라당 압승은 이미 선거가 시작되기도 전에 물 건너간 얘기가 됐고, 과반수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총선 이후에 상당히 다양한 세력들의 각개약진이 이루어질 것이고, 이들의 합종연횡이 상당히 장기간 펼쳐질 걸로 보입니다.

또한 한나라당이 한 달 전과 다르게,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도 채 안 돼서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한나라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반사이익이 통합민주당에게 다 돌아가지 않는다는 게 이번 선거의 특징이라고 봅니다.

특히 통합민주당 같은 경우는 이번 선거가 지난 5년에 대한 마지막 평가를 받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에서 실망한 세력들이 바로 통합민주당으로 다 가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거죠. 그런 점에서 저는 진보세력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이번 총선에서 열릴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진보신당은 원내 교섭단체인 20석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달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누가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만, 서울에서 저와 경기도 고양 덕양갑에 심상정 의원, 거제의 백순환, 울산 동구의 노옥희 후보들은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서 지역구 돌파 가능성이 꽤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비례대표 같은 경우에도 지금 진보신당이 어떤 당인가만 제대로 알려진다면 두 자리 숫자의 지지율 즉 10% 이상의 지지율은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통합민주당은 '돌팔이 의사', 견제론 내세울 자격 없어

☞대자보 : 이번 총선에서는 각 당이 공식 선거운동 직전에서야 겨우 공천작업을 마무리하는 등 '날림 공천'이 되면서 유권자들이 인물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없는 '부실선거'가 되고 있다. 그런데다 언론이 각 정당의 정책과 정치인의 질을 따져보기는커녕 한나라당의 국정안정론과 통합민주당의 거대여당 견제론 대결로 몰고가면서 더욱 내용 없는 선거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 때문에 진보정당이 통합민주당 주도의 견제론에 파묻히고 있는 느낌이 드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해갈 것인가.

▲노회찬 : 저는 견제 세력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국민들에게 누가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 즉 견제 세력에도 종류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의사가 필요하다고 해서 아무 의사나 만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돌팔이 의사는 만나지 말아야 할 것이고, 의료사고를 낸 의사는 피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실질적인 해결 대안은 역시 서민의 희망으로서 진보정당이 갖고 있다는 것이고, 국민들이 진보정당을 지원함으로써 진보신당이 힘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힘이 없어서 뭘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으셔도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노회찬 상임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이명박 정권에 맞설 야당은 진보신당 뿐"이라며 총선에서의 자신감을 피력했다.     © 대자보
무엇보다 통합민주당이 견제론의 대표주자임을 자꾸 내세우고 있는데, 통합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견제할 자격이 없습니다.

통합민주당은 오히려 견제를 당해야 될 세력입니다. 견제해야 할 요주의 세력 중의 하나입니다. 그것은 지난 5년 동안에 우리가 충분히 경험했습니다. 그런데도 통합민주당이 견제 세력을 자처하고 나선 것은 오로지 선거전략일 뿐입니다.

한마디로 절도범이 '강도야.'라고 소리 지르는 것과 똑같다고 봅니다.

이명박 정부에 서민 위한 처방약은 없다

☞대자보 : 이명박 정권이 취임 한달도 안돼 각종 불명예스런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취임 초기 국정지지도가 50% 아래로 내려가면서 역대 정권 중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그렇고, 고소영, 강부자로 비유되는 부적절하고 편중된 인사, 영어몰입식 교육과 한반도 대운하 정책에 대한 국민적 반대, 경제 대통령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당선된 대통령이 연일 경제위기론을 말하는 등 벌써부터 이명박 정부에 대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실망스런 반응이 늘고 있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그리고 이명박 정부의 성격과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노회찬 : 저는 그런 것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고 봅니다. 이명박 정부는 높은 지지율로 당선은 됐지만,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빠른 민심이반을 겪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명박 정부에 대해 제가 저주를 퍼붓기 위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는 주로 중소 자영업자들과 서민들의 경제적인 고통 때문에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실제로 처방해줄 수 있는 약은 서민들과 중소 자영업자들을 위한 약은 없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인수위 과정에서 실제로 꺼내 보였고, 지금도 계속 추진하고 있는 것을 보면 대개 다 대기업과 강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일자리 문제만 하더라도 대기업이 일자리 창출을 못한 지는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세계적인 현상이 되었습니다. 일자리 창출은 오히려 중소기업에서 하게 됐는데 이명박 정부는 친대기업 정책으로 가기 때문에 이 문제는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거죠.

그리고 실제로 보면 지금 이명박 정부가 얘기했던 높은 경제성장률이라거나 이런 것들은 원래부터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고 그걸 억지로 인위적으로 경기부양책을 써서 그러한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고 했을 때는 우리 경제가 훨씬 더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지지율은 빠져나갈 것입니다.

제가 볼 때는 파도가 오가는 모래사장에 서 있을 때 발바닥 밑에서 모래가 계속 빠져나가듯이 지금 이명박 정부는 딱 그런 형국입니다.

사교육비 줄이고, '뉴 슬럼가' 만드는 뉴타운 저지할 것

☞대자보 : 이번 총선에서 노회찬 의원의 진가가 지역구민들에게 받아들여져서 당선된다면 바로 어떤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가? 그리고 지역구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노회찬 : 중앙으로 본다면 우선 교육 문제입니다. 지금 사교육비가 급등하면서, 사교육비를 급등시키는 정책을 지금 정부가 선도함으로써 국민들이 아주 허리가 휠 정도가 되어 있습니다. 또 교육이 기회균등을 통한 사회적인 실현의 기능이 큰데 공교육을 위축시키면서 사회 정의가 뿌리째 흔들리는 사회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교육비를 최대한 줄이고 공교육을 활성화시키는 게 지금 국가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정책입니다. 제가 먼저 약속 드리고 싶은 것은 이것을 주도적으로 하겠다는 겁니다.

노원구와 관련해서는 지금 노원 지역에 뉴타운이라고 해서 서울시의 재개발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데, 그 계획을 제가 현지에 가서 들여다 보니까 뉴타운이라는 이름 하에 9평에서 13평까지 13평 미만이 50%가 넘는 그런 '뉴 슬럼가'를 만드는 끔찍한 계획이 추진 중이어서 지역구민들 다수가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것을 이대로 계획대로 실행하도록 내버려둘 수가 없다는 점에서 이 문제를 가장 집중적으로 신경 쓸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역구민들께) 이번 선거는 게임이 아닙니다. 누가 이기느냐의 게임이 아니라, 우리 유권자가 즉 내가 어떻게 되느냐의 문제라고 봅니다.

그래서 누구를 당선자로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나아질 것인가, 내 삶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번 선거의 주인공은 유권자입니다. 이번 선거의 승자는 당선된 사람이 아니라 유권자가 승자가 되어야 합니다.

유권자가 이기기 위해서 즉 유권자가 자신의 삶을 좋은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렇게 문제를 봐야 됩니다.

그래서 저는 계속해서 이번 총선의 주인공은 여러분입니다. 여러분들을 위해서 사람을 뽑으십시요. 그렇게 해서 뽑힌 사람이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일 잘하는 사람을 뽑은 사람이 승리하는 것이다고 말씀 드리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지난 30년 간 사회 활동을 해온 연장선에서 일관되게 흩뜨림 없이 우리 노원구민을 대표해서 지역과 나라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고자 합니다.

<노회찬 전 의원 프로필>

1956년 부산 초량 출생
1983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73년 유신독재 반대 박정희 타도 유인물 제작 살포로 반독재 민주화 운동 시작
1974년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수배
1982년 전기용접기능사 2급 자격 취득. 서울, 부천, 인천에서 용접공으로 근무
1987년 인천지역 민주노동자 연맹(인민노련) 창립
1993년~2003년 <매일노동뉴스> 발행인
1997년~1998년 국민승리21 기획위원장, 정책기획홍보위원장 역임
2002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2004년 17대 비례대표 국회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예산결산위원회 위원)
2005년 민주노동당 삼성 불법정치자금 및 안기부 불법도청 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
2007년 민주노동당 민생특별위원회 위원장
2008년 3월 16일 진보신당 창당. 현 진보신당 공동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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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이명박 제대로 견제할 인물 선택할 것"
임종인 "이명박 정부 1-2년내 위기 올 것"

<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8/03/24 [12:5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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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매력적인 '차세대 리더' 심상정의 도전
[진보흙속 진주찾기 2-2] 진보 새 희망 들고 다시 광야에 선 '심다르크'
 
김영국
최장집·박상훈 "심상정은 차세대 리더, 지지 모아줘야"

진보 지식인 중 최고봉인 최장집 교수와 박상훈 박사는 지난 1월 3일자 시사주간지 <시사IN>과 대담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이 의미를 가질려면 심상정·노회찬·임종인 같은 '차세대 지도자'들이 반드시 구제되어야 한다."며 "이들에게 지지를 모아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도자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개혁·진보 진영에 심상정, 임종인 의원 같은 잠재성을 가진 차세대 지도자들이 이번 총선에서 인정받아 '새로운 정당 변화'의 기운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똑같이 차세대 지도자감으로 거명된 임종인 의원(무소속)은 지난 2월 25일 <대자보>와 인터뷰에서 심 의원에 대해 "열심히 노력하는 국회의원이고, 같이 여러 가지 농성을 하면서 지켜본 바로는 순발력 있고, 말도 잘하고, 심지가 굳은 분이다.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또 3월 7일에는 심 의원의 총선 지역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국회의원 299명 중에 가장 존경하는 분이 심상정 의원"이라며 "4월 총선이 끝나면 제대로 된 진보정당을 만들어서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심상정이 최근엔 민주노동당 탈당과 함께 진보신당 추진을 선포하면서 또다시 광야에서 세상을 향해 사자후를 터뜨렸다. 그러면서 '생활 속의 푸른 진보'를 표방하며 운동권식 정치를 털어내고 대안의 정치, 소통의 정치를 펼칠 것을 주창하고 나섰다.

'대중적 진보정당' 깃발 들고 다시 광야에 서다

심상정 의원은 최근 들어 '대중적 진보정당'을 입버릇처럼 설파하고 다닌다. 민주노동당 비대위 대표 시절부터 진보신당 상임대표로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작업에 나서면서 더욱 그렇다.

이와 관련해 그는 지난 1월 16일 <한겨레21>과 인터뷰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것이 '래디컬'(선명)한 것이다."며 "대중적인 것이란 당의 정책을 오른쪽으로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더 대중적으로, 대중들의 삶 속에서 담금질돼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얘기다. 대중과 소통하고, 대중의 삶을 변화시키는, 그리고 대중 속에서 검증되고 평가받는 실천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상정 의원은 최근 노회찬 의원과 함께 민주노동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진보신당의 이름으로 총선에 나설 심 의원의 향후 활동에 진보진영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또한 "대중적 진보정당이 되려면 이념도, 노선도, 정당도 다 서민대중을 위해서 있어야 한다."며 "이명박 정권 들어 더욱 약육강식이 판치는 사회가 도래한다고 보고, 더 구체적인 견제장치와 대안을 마련하고 제도권 정치 안에서 국민과 소통하고 실천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진보정치를 잘 펼 수 있는 학자나 활동가들을 훈련하는 것도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당의 자기 정비 사업 중 하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달 뒤인 2월 17일 "민주노동당의 틀로는 진보정치의 희망을 만들어 가는데 한계에 도달했다."며 민주노동당 탈당을 선언하고, 지금까지 노회찬 의원 등과 함께 '평등·생태·평화·연대'를 기치로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을 건설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그는 유시민 의원이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하면서 주창한 '유연한 진보'에 대해서는 지난 3월 4일자 <뉴스메이커>와 인터뷰에서 "유시민 의원의 유연한 진보는 개혁과 민생을 외면한 노무현 정권의 노선이며, 사이비 진보다."고 일축했다.

현재 심상정·노회찬의 진보신당에는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운동의 정진상 경상대 사회대 교수,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장상환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전 진보정치연구소 소장), 장석준 전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 이선근 전 민노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본부장, 김성희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진중권 시사평론가(중앙대 겸임교수) 등 진보 진영의 내로라하는 정책통과 입담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승리하는 '심다르크'가 될 수 있을까

그러나 여러 호평에도 불구하고 심상정 의원이 민주노동당 비대위 대표로 당 혁신을 주도하다가 실패하고, 뒤늦게 민노당을 박차고 나와 새로운 진보신당의 깃발을 든 대목은 차세대 리더로서 적지 않은 흠집도 남겼다.

민주노동당의 구각(舊殼)을 깨고 광야로 나온 결단은 평가되지만, 결과가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처음부터 과감하게 결단하지 않고 미적거리다 당내에서 불필요한 소모전을 남발했다.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진보 진영의 많은 사람들이 '분열의 상처'를 입게 된 대목은 그에게 손실이자 '짐'이다.

더불어 심상정 의원이 지나치게 모양새를 의식하면서 차세대 정치인답지 않게 밍기적거리는 모습을 노정함으로써 하루 하루가 운명 같은 시간을 허비하며 정치적 판단력과 결단력에 있어 미성숙한 측면도 함께 부각됐다.

심상정은 2007년 2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정치의 1세대는 박정희 세대, 2세대는 김대중 세대였으나 3세대는 이와 다른 기반과 성장경험, 다른 지향을 가진 진보정당의 몫"이라고 역설했다.

어쩌면 심상정은 박정희, 김대중을 뛰어넘어 3세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에 자신의 이름이 아로새겨지는 날을 꿈꾸며 뛰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를 위해 풍부한 정책적 콘텐츠를 대중들이 보다 알아듣기 쉽게 메시지화하는 능력, 정세 판단의 정밀성과 과단성을 더욱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과제가 그 앞에 놓여 있다.

무엇보다 그는 당장 눈앞에 닥쳐온 총선에서 새로 깃발 든 진보신당의 도약을 이끌어내는 '심다르크'가 먼저 되어야 한다. 성공하면 '대박'이지만,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그를 아끼고 지켜보는 많은 이들의 눈길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승리하는 '심다르크'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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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이명박 견제할 '진보 블루칩'

<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8/03/13 [16:4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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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심상정, 이명박 견제할 '진보 블루칩'
[진보흙속 진주찾기 2-1] '1등 실력', 재벌에 삿대질하는 '진보 또순이'
 
김영국
매니페스토는 '반쪽자리 검증'에 불과

<진보흙속 진주찾기> 시리즈는 단순히 정치인 한 두 명을 띄우기 위한 검증이 아니다. '진주 정치인'을 선별하는 기준은 오로지 해당 정치인의 과거 정치행보의 일관성과 정책적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이는 정치인의 '실력과 신뢰도'를 검증해 개혁·진보 대중에게 재평가를 받도록 함으로써 '지도자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정치판에 활로를 찾아보고자 함이기도 하다.

일부 시민단체가 추진하고 중앙선관위가 권장하고 있는 소위 '매니페스토 운동'은 단순히 해당 정치인이 내세운 정책과 공약을 평가하는데 그침으로써 당선 후 그것을 실천할 '신념과 실력'을 갖추고 있는지가 빠진 '반쪽짜리 검증'에 불과하다.

<진보흙속 진주찾기>는 그 부족한 반쪽을 채워주기 위한 작업이자 새로운 실험이기도 하다. 제아무리 좋은 정책과 공약을 내세워도 해당 정치인이 그걸 실천할 수 있을 정도로 일관된 신념과 정치행보를 보여왔느냐를 검증하는 건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다만 <진보흙속 진주찾기>가 보다 많은 정치인을 대상으로 하지 못하는 건 작금의 척박한 정치 풍토와 역량의 한계에 기인한다. 하여 진주찾기 캠페인이 다른 이들에게 확산돼 우리 선거문화가 남을 헐뜯고 깍아내리기 게임이 아니라 좋은 점과 가능성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폭넓은 선택의 '정보'를 제공하는 순기능으로 작용하길 바랄 뿐이다.

오늘은 <진보흙속 진주찾기>의 두번째 인물로 심상정 의원(진보신당)을 검증한다. 심상정의 그동안 주요 이슈에 대한 정치적 발언과 행보를 집중 해부하고, 차세대 리더로서 잠재력을 조명해 본다.

견제론의 대표 선수, '심상정 없는 국회는 팥 없는 찐빵'

심상정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차세대 진보 정치인이다. 노회찬 의원과 함께 민주노동당 8년의 역사가 키워낸 '별 중의 별'이기도 하다. 민주노동당 하면 권영길이었던 시대가 가고 바야흐로 심상정·노회찬의 시대가 오고 있다.
 
▲ 진보신당 심상정 의원은 17대 국회 첫해 부터 '최고의 국회의원'을 뽑는 여론조사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민주노동당 (진보정치)

심상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똑똑한 여성 정치인으로 각인돼 있다. 실제로 그는 '목소리만 큰' 정치인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고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해 구체적인 자료와 지식을 가지고 상대방을 압박하는 '똑똑하고 바른말 잘하는' 정치인이다.

무엇보다 '진보는 이념만 난무하고 현실 감각이 없다.'는 세간의 평가를 여지없이 뒤엎고, '콘텐츠 있는 진보'의 전형을 보여준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만큼 심 의원은 '실력'과 '가능성'이 풍부한 정치인이다. 그래서다. 심 의원의 학습능력과 정치적 성장속도는 놀라울 정도였다.

2004년 국회 입성 첫해부터 '베스트 의원 3관왕'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매년 동료의원과 언론, 시민단체, 네티즌 등이 선정한 '최고의 국회의원' 자리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리는 등 의정활동 '단골 우등생'이었다. 그만큼 심 의원은 내재가치가 우량하고 유권자 입장에선 투자가치가 있는 정치인으로 급부상했다. 한마디로 '진보 블루칩'이다.

그가 이렇게 당 안팎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것은 철저한 준비자세 때문이다. 심 의원은 밤을 새워서라도 내용을 숙지하고 완벽하게 판단을 끝내야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는다고 한다. 이런 태도가 "심 의원의 말은 신뢰할 수 있다.", "비판과 정책이 구체적이고 알차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대학생 미싱공에서 대선주자까지

'아름다운 악마', '철의 여인', '인민무력부장'. 그가 지금까지 얻은 별명들이다. 모두 심상정의 진가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말들이다.

심상정은 1980년대 20대 초반의 대학생 신분으로 구로공단 미싱사로 취업해 노조를 결성하는 등 노동운동을 했고, 이후 서울노동운동연합 중앙위원장(1985~6),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조직국장(1987~1995) 등을 거쳐 2001년엔 민주노총 산별노조인 전국금속노조 사무처장까지 맡았다. 이 과정에서 1985년 구로동맹파업 주동자로 전국에 지명수배되면서 부모님이 큰 충격을 받아 심장병까지 얻게 됐다. 그러나 오랜 기간 수배생활을 하면서도 부조리한 세상을 향해 삿대질을 하던 당찬 여자였다.

그러다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진입해 재경위, 한미FTA특위 등에서 눈부신 의정활동을 펼치면서 일약 스타 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 민주노동당에서 가장 똑소리 나는 대표주자였던 그는 국회 입성 불과 3년 만에 당 대선주자로 출마할 만큼 성장했다.

이런 심상정 의원은 사자의 용맹함과 여우의 지혜로움에 뚝심까지 갖추고 있어 흡입력이 대단한 인물이었다. 그리고 작년 9월 열린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그러한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최약체에서 결선까지, 골리앗 권영길 간담 서늘케 한 '다윗'

대세론을 굳혀왔던 권영길 후보의 독주를 차단하며 노회찬 후보를 누르고 2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한 것이다. 당시 심 후보는 민노당의 첫 여성 대선주자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지만 경선운동이 시작되기 전까진 세 후보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이며 최약체로 평가됐었다.

그러나 막상 경선에 들어서자 결과는 '심바람' 그 자체였다. 전국 순회 투·개표가 진행되면서 심 후보는 무서운 힘을 보여줬고 9번째 순회 경선지인 충북에선 43.1%의 득표율을 보이며 권영길 후보(28.8%)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세박자 경제론'과 '당의 변화와 혁신론' 등을 들고 나오며 정책적인 면에서 주도권을 잡은 전략이 주효한 것이다.

비록 아깝게 5.4% 차이로 밀려 최종 대선 후보가 되지는 못했지만, 권영길 후보의 대세론에 강력한 제동을 걸며 결선투표까지 몰고가는 저력을 발휘해 '지고도 이겼다.'는 평가를 받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같은 심상정의 저력은 민주노동당의 역동적 변화와 과감한 혁신을 바라는 당 안팎의 열망이 만들어낸 변화의 바람이었다.

한편으론 민노당이 다른 당과 차별화할 수 있는 국가·사회적 이슈에서 심 후보의 정책 능력이 돋보인 결과이기도 했다. 당시 심 후보 캠프의 능력있는 정책라인이 대표적이었다.

심상정 자신부터 재경위의 능력있는 의원으로 꼽힌 것은 물론,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이 캠프에 합류해 한미FTA 반대 목소리를 주도한 게 두드러졌다. '삼성 저격수'라는 별명이 붙은 경제개혁연대 소장인 김상조 한성대 교수의 합류도 마찬가지다. 이 외에도 『쾌도난마 한국경제』의 공동 저자 이종태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장상환 경상대 교수(전 진보정치연구소 소장), 노중기 한신대 교수,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 소설가인 공선옥, 송경아 씨 등 실력이 탄탄한 각계의 정책·법률자문단이 심상정의 정책 능력을 한껏 업그레드시켰다.

콘텐츠 빵빵한 '진보 블루칩'

이처럼 심상정 하면 '진보적 콘텐츠'가 가장 알찬 의원이다. 그만큼 단순한 비판·반대에 그치는 게 아니라 대안을 갖춘 진보의 목소리를 내온 것이다.

심상정은 국회 재경위 활동과 한미FTA특위 위원장을 맡으며 스스로 실력을 키워왔고, 부동산, 비정규직, 한미FTA, 삼성 사태 등 주요 국가·사회적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방대하고 정밀한 자료 분석을 통해 핵심을 찔러 이슈화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활동을 해왔다. 이것이 오피니언리더들로부터 '콘텐츠 있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준 것이다.

또한 민노당의 위선적인 여성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여성주의와 진보는 한몸임을 역설한 심 의원은 민주노동당 창당 초기 모든 선출직과 임명직에 30% 여성 할당을 주장해 관철한 주역이기도 하다. 국가 예산이 양성 평등하게 분배되도록 하는 '성인지적 예산' 개념을 국가재정법에 포함시켜 통과시킨 것도 그의 눈부신 성과다.

이런 실력과 잠재력 때문에 대선 경선에서 심상정의 탈락은 민주노동당에게 대선 참패를 불러온 핵심 요인이었다는 아쉬움 가득한 평들이 진보 지식인은 물론 평범한 유권자들에게까지 쏟아져 나왔다. 일각에선 민노당 대선 후보가 권영길이 아니라 심상정이었다면 '문국현 바람'도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할 정도였다. 벌써부터 5년 후 있을 차기 대선에서는 박근혜, 강금실, 심상정 등 여성 3인방의 각축전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만큼 상품성이 높다는 얘기다.

가난한 사람 위해 재벌에 삿대질하는 여자

그렇다면 심상정은 과연 믿을 만한 정치인인가. 그의 지난 정치행보를 돌아보면 단 한번도 진보의 궤도를 벗어난 적이 없다. 앞으로도 진보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갈 것이란 걸 의심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작년 3월 7일 심상정 의원이 대선 후보 경선 출마선언 당시 내세운 캐치프레이즈가 '가난한 사람을 위한 민주주의'였다. 정책 방향을 함축한 이 구호는 심상정이 살아온 길 그 자체였다.

그는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승자독식, 시장만능주의의 산자유주의 체제에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며 일관되게 서민중심-재벌견제의 관점에서 정치를 펼쳐왔다. 그가 대표 발의한 법안들과 정치 행보를 살펴보면 이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심상정 의원의 국가·사회적 이슈에 대한 발언과 행보
○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 추진
- 2008.2.17. "민주노동당의 틀로는 진보정치의 희망을 만들어 가는데 한계에 도달했다."며 민주노동당 탈당을 선언하고, 지금까지 노회찬 의원 등과 함께 '평등·생태·평화·연대'를 기치로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을 창당하기 위해 매진해옴. 현재 진보신당 상임대표.
- 2008.3.16. 진보신당 창당대회 개최 예정.
○ 비정규직 철폐와 차별 해소 위해 '근로기준법 개정안' 공동 발의
- 2004.7.12. 근로기간 및 근로시간 그 밖의 근로형태의 차이를 이유로 고용 및 근로조건상의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게 하고, 동일 가치의 노동에 대해서는 동일 임금을 지급하도록 함.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다만 계절적 사업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기간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며,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사유의 성격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계약기간이 1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등을 포함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공동 발의.
○ 노무현 정부의 비정규직법 강력 반대
- 2006년~현재. 비정규직법 논의 국회 회의실 점거 등 강력 반대. 2006년 11월 30일 통과된 노무현 정부의 비정규직법이 오히려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악법이 됐다며 재개정 촉구.
○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현장 지지·격려 방문
- KTX 승무원, 이랜드 등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현장 지지·격려 방문과 밤샘 농성 동참
○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교통수단 이용 및 이동 보장 법률안 공동 발의
- 2004.7.19.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이동에 관한 차별 기재를 없애고, 이동성을 확보하고자 함.
○ 신용불량자 취업을 위한 보호조치 추진
- 2004.8.9. 기업 고용에 신용불량자의 개인신용정보의 제공·이용을 제한하여 신용불량자의 취업을 돕고자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 공동 발의
○ 대부업법 최고이자율 연 40%로 인하 입법 추진
- 2004.6.28, 2006.1.27 고리사채 규제 위해 '대부업법 개정안' 대표 발의.
- 2006.9.25. 개인간 금전대차, 소비대차의 최고이자율을 연 25%로 규제하는 '이자제한법'도 대표 발의.
○ '빚보증 패가망신 예방' 특별법 발의
- 2006.9.25. 빚보증에 따른 가정 파탄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해 빚보증을 설 때는 반드시 서면으로 하도록 하고, 배우자 있는 자가 보증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배우자의 서면 동의를 받도록 하며(그렇지 않은 경우 다른 배우자는 일정한 기간 이내에 보증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함), 채권자가 채무자의 신용 정보(변동 내용 포함)를 보증인에게 자세히 알려주도록 하고, 채무사고가 나더라도 보증인은 최대 2천만 원까지만 책임지게 하는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안' 대표 발의.
○ 서민금융 및 지역금융 활성화 입법 추진
- 2007.5.16. 서민과 지역 소기업에 대한 금융배제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금융기관이 금융 업무의 공공성을 감안하여 일정 비율 이상을 저소득 서민에게 공급하거나 저소득 서민 지원 업무에 운용토록 하는 등 국가·지방자치단체 및 금융기관이 서민금융과 지역금융 활성화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서민금융 및 지역금융의 활성화를 위한 법률안' 대표 발의.
- 2007.5.29. 서민은행을 설치하여 형편이 어려운 서민에 대한 금융지원과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창업·취업 등에 관한 자문 및 교육훈련 기회 등을 제공토록 하는 '서민은행법' 대표 발의.
○ 상가건물 임대차 보호법 개정안 공동 발의
- 2004.6.28. 경제적·사회적 약자인 상가건물 임차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
○ 소비자 보호 위해 집단소송제 도입 추진
- 2005.6.2. 사업자가 제공한 물품 또는 용역의 사용으로 인하여 다수의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한 경우, 그 다수인을 위하여 대표당사자 또는 대표단체가 당사자가 되어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소액 다수의 집단적 소비자 피해를 효율적으로 구제하고 나아가 소비자의 권익을 증진하기 위해 '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
○ 대형할인점의 설립·판매품목·영업시간 규제 추진
- 2006.5.23. 대형할인점의 무분별한 확장으로 지역 재래시장이나 소규모 슈퍼마켓 등 중소영세상인(중소유통업자)의 몰락을 막기 위해 대형할인점의 설립요건, 판매품목, 영업시간 등을 제한하고, 지역유통조합과 지역소비자회 결성을 통해 중소영세상인들이 지역경제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하는 '지역유통산업 균형발전을 위한 특별법' 대표 발의.
○ 공공주택 공급시장 정상화·분양가 인하·후분양제 도입 등 추진
- 2006.12.26. '공공택지 민간분양 금지 및 공영개발'로 무주택자에게 공공주택 공급, 환매조건부와 대지임대부 분양주택 병행 실시, 실질 건축비 적용으로 분양가 50~70% 인하, 실질 분양원가 공개+후분양제 전면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한 '주택법 개정안' 대표 발의.
이는 정치권·시민사회단체 등이 제기한 주택분양제도의 개혁정책을 집대성한 종합판이다.
○ '부유세' 도입 추진
- 주식 양도차익 과세 포함 소득세법 개정안 등 '10개 관련법안' 대표 발의

- 2004.11.9. 민주노동당의 총선 핵심 공약이었던 부유세 도입을 위해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1천만 원으로 인하, '주식 양도차익' 전면 과세(대신 소액투자자에게는 소득공제 혜택 부여), 부동산 양도소득 '실거래가' 기준 과세,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폐지(대신 주택양도소득공제제도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 대표 발의. 과세 형평성 추구.
이 외에도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을 위해 부가가치세법을 개정해 간이과세제도를 폐지하고, 상속증여세법을 개정해 금융자산의 차명 또는 도명에 의한 명의수탁자에 대해서도 증여로 간주키로 하는 등 부유세 도입을 위한 10개 관련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함.
○ 뇌물에도 소득세 과세 추진
- 2004.12.3. 뇌물 또는 알선수재에 의하여 수수한 금품에 대하여 소득세를 과세할 수 있도록하는 '소득세법 개정안' 대표 발의.
○ 금융-산업 분리 강력 주장(금산법 개정안 발의)
- 2005.10.13.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과 금융기관 장악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감독위원회가 '기준 초과 보유 주식'에 대한 매각 명령 등 시정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금융감독위원회의 사후 승인을 얻지 못한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하며, 일정기간 이내에 한도 초과분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
심 의원의 금산법 개정안이 정부안 및 열린우리당안과 달리 독자적 부분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초과지분의 매각 기한을 '2년 이내'로 할 것을 명시한 대목이다. 삼성생명과 삼성카드가 초과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모두 노무현 정부의 남은 임기 2년 이내에 매각하도록 함으로써 정치권력 변동에 의해 '없던 일'로 되돌려지는 경우를 방지하자는 취지였다.
○ 재벌기업의 법인세 인상 추진
- 2005.11.17. 법인세의 과세표준을 3단계로 세분화하여 과세표준이 높은 법인의 조세부담을 높임으로써, 조세의 수직적 형평과 세수 기반 확충 위해 '법인세법 개정안' 대표 발의.
○ 재벌기업의 출자총액제한제도 유지·순환출자 규제 법안 발의
- 2006.12.20. 출자총액제한제도 적용대상 기업의 다른 국내회사 출자한도를 기존 출총제와 동일하게 순자산의 25%로 유지하고, 상호출자와 상호출자제한의 편법인 '환상형 순환출자'를 금지하도록 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 대표 발의.
- 2007.5.15. 심상정 의원은 "현행 출총제가 적용되는 14개 재벌의 경우 출총제를 적용받고도 추가 출자 여력은 20조원이 넘는다."며 "출총제 폐지는 곧 계열사 지분확장으로 이어져 재벌의 안전한 경영권 세습을 위한 도구로 전락될 것이 자명하다."고 정부와 여당(열린우리당)의 출총제 완화 및 폐지 방침을 강력 비난. 아울러 "출총제는 투자를 가로 막고 있는 악법이 아니라 시장의 건강한 경쟁체제를 위한 최소한의 규제 장치"라고 강조.
○ '삼성 킬러'-삼성 사태와 이건희 회장 수사 촉구
- 심상정 의원은 '삼성 킬러'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삼성 에버랜드 불법·헐값 증여, 삼성상용차 분식회계 등 각종 삼성 사건 등에 누구보다 앞장서 집중적인 문제 제기와 비판을 해온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아울러 이건희 회장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 촉구와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 채택 및 출석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 국가 경제와 안보 위협하는 '외국인 투자' 규제 추진(한국판 엑슨-플로리오법)
- 2006.4.10. 우리나라의 경제 질서와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하는 외국인 투자에 대하여 시정 또는 중지 명령을 통해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 대표 발의.
○ 한미FTA 강력 반대
- 2006.2.3~현재. 민주노동당 한미FTA특위 위원장이자 국회 한미FTA특위 위원을 맡아 각종 방송 토론 및 집회 등에 참여하며 한미FTA의 졸속성과 위험성을 다양하고 치밀한 자료 분석과 근거 제시 등을 통해 대중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음. 한미FTA 위헌소송에 참여, 국민투표 실시 요구 등 한미FTA 반대운동 전개.
○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 2006.9.4~현재.
○ 쌀 개방등 대책없는 농업개방 반대(국회 쌀협상 비준안 반대)
- 2005년 쌀협상 비준동의안 처리에 강력 반대.
○ 이라크 파병 반대 운동
- 2003.3.20~현재. 이라크 파병 및 연장안 반대, 이라크 추가파병 중단 및 재검토 결의안, 자이툰 부대 철군 결의안 등에 적극 동참.
○ 남한의 '선도적 군축'과 평화국가 선언 주장
- 2007.5.9.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전망과 과제' 토론회에서 "남한은 선도적 군축을 통해 한반도 평화경제공동체 건설에 기여하고, 한국 정부와 국회는 '평화국가'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
심 의원은 특히 "2020년까지 272조 원이 소요되는 '국방개혁 2020'은 한반도 평화체제 형성 국면에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하며 "이 방안을 폐기하고 남한의 선도적 군축을 시작으로 남북한 군축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
○ 사립학교법 개혁 찬성·사학법 재개정 강력 반대
- 2005.12.9~현재.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사학법 재개정에 강력 반대.
○ 교육문제 해결 위해 '3불3통' 실시 주장
- 2007.3.23. 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를 금지하는 '3불 정책'을 법제화하고, 국공립대부터 통합하는 전국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 정책인 '3통 정책'을 실시할 것을 제안.
- '3통'은 서울대 중심주의와 대학 서열화를 벗어나기 위해 전국의 모든 국공립대학에 공통의 입시전형·학점이수·졸업자격시험을 적용해 통합국공립대학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임.
○ 양성평등 추구 예산제(성인지적 예산제) 도입 운동
- 2005.12.5~현재. 모든 정부 예산 편성에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효과를 평가해 반영하도록 하는 '성인지적 예·결산제' 도입 운동 전개.

*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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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흙 속 진주' 임종인을 검증하다

<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8/03/12 [21:08] ⓒ 대자보
☞ 해당기사 전문 보기


☞ 참정연 게시판 해당 글 보기(2008.3.12)
:
Posted by 엥란트

임종인 "이명박 정부 1-2년내 위기 올 것"
[인터뷰] "통합민주당 호남인 모욕당, 심상정·노회찬은 함께할 중요세력"
 
김영국
벼락대신 임종인, '소신 보따리' 풀다

<대자보>는 지난 2월 20일부터 일관된 진보개혁 신념과 행보를 보여온 정치인을 발굴해 검증하고, 개혁·진보 진영의 차세대 리더로서 가능성을 조명해 보는 <진보흙속 진주찾기> 시리즈를 시작했다.

이는 사상 최악의 대선 참패로 개혁·진보 진영의 붕괴와 자포자기 상태가 만연한 현실 속에서 개혁·진보 진영을 재건(再建)할 정치 주체로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 인물을 찾는 작업이다. 또한 극심한 '지도자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개혁·진보 진영에 미래를 향한 '활로(活路)'를 개척하기 위함이다.

오늘은 <진보흙속 진주찾기> 시리즈 첫번째 인물로 선정돼 그동안 검증과 조명을 받았던 임종인 의원 편의 마지막 순서로 그의 인터뷰 내용을 싣는다.

<대자보>는 그제(25일) 임종인 의원을 만나 1시간 10분 동안 현 시국과 전망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들어봤다.


임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의 성격과 향후 전망, 개혁·진보 진영의 대응 방안, 노무현 정권의 과오, 통합민주당의 성격과 총선 전망에 대해 거침없는 비평을 이어갔다.

또한 심상정·노회찬 의원의 진보신당 제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 차세대 리더의 덕목, 김앤장 법률사무소, 론스타 문제 등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의견을 피력했다.

다음은 임종인 의원과의 인터뷰 내용 전문이다.

"8개 국어 할 줄 알지만, 우리말을 더 잘해야"

☞대자보 : 가벼운 질문으로 시작하겠다. 통합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지난 1월 8일 출판기념회에서 임 의원이 현재 '8개 국어'를 구사할 줄 안다고 했다. 사실인가.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언어는 몇 개 국어인가.

▲임종인 : 네. 그렇습니다. 근데 제가 자유자재로,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영어, 일어, 중국어입니다. 독일어는 글을 읽을 수 있는 정도고, 불어·러시아어·스페인어는 간단한 회화와 문자를 읽을 수 있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외국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우리말을 잘해야 한다. 그래서 저는 현재도 우리말을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말을 잘해야 외국어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세계의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서죠. 이명박 정부 같이 '영어몰입교육' 그렇게 하면 안되고, 외국어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외국어를 배우면 됩니다. 그리고 외국어를 너무 잘할려고 할 필요가 없어요.

우리나라 말을 아주 잘해야 하고, 우리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3분간 정도 자기소개 해보라고 하면, 제대로 문장이 되게 소개하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우리나라 말을 잘 갈고 닦아야 한다. 저는 그래서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에 자문위원으로 있는데, 한글만 써야된다고 저는 국회에서도 늘 주장했습니다.

모른 사람들이 우리말로써 지식을 갖추는 거 그리고 문맹률이 없는 거 이게 가장 중요한 겁니다. 우리나라 말을 잘해서 우리말로 외국의 문물을 잘 수입해서 쓰면 일반 사람은 되는 거고, 일반 사람 외에 외국어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외국어를 할 필요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영어를 우리나라 사람이 다 해야 된다. 이건 아주 엉터리 없는 이야기입니다. 영어를 지나치게 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중국에 가보면 모든 사람들이 다 중국말로 물어봐요. 못 알아들으면 마는 거지. 우리나라 사람들 같이 외국 사람 만나면 당연히 영어로 해야지 그런 것 없습니다. 유럽에 가보면 영어는 하나의 지역 언어에 불과합니다.

무소속 출마 불구, 소신 행보 반응 좋아

☞대자보 : 다른 의원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지금 한창 지역구에서 총선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을 텐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음에도 임 의원에 대한 지역구 여론이 통합민주당 등 여타 범여권 예비후보들보다 상당히 좋은 걸로 알려져 있다. 지역구에서 임 의원에 대한 여론 반응은 어떤가.

▲임종인 : 제가 무소속으로 유일하게 열린우리당에서 대통합민주신당에 안 간 사람인데요. 그 점을 높이 봐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지지층을 배신한, 서민과 중산층의 표를 얻어서 재벌과 특권층을 대변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실망한 많은 분들이 저를 거기에 안 가고 꿋꿋하게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소신과 원칙의 임종인 의원에게 2008년 총선의 의미, 노무현과 이명박 전/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 등을 들어보았다.     © 대자보
우리 지역주민들께서 걱정하시는 것은 "당신이 지금까지 잘 해왔는데, 열린우리당에서 국회의원 할 때부터 지지층을 대변해야 된다고 잘 얘기해 왔는데, 근데 무소속으로 되겠느냐." 하고 지난 1월달까지 걱정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런데 2월 들어서 우리 지역주민들의 여론이 좀 바뀌어서 "이번에 무소속도 해볼 만하다. 무소속으로 한번 해봐라. 당신이 들어갈 정당이 없다. 당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들어갈 정당이 없으니까 어떻게 도리가 없지 않느냐. 무소속으로 해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지지해주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제가 지난 2월 19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명박은 노골적 親부자·재벌 정권, 1~2년내 위기 올 것"

☞대자보 : 마침 오늘(25일) 이명박 정부가 취임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지금까지 인수위 과정 등을 통해서 어느 정도 드러나긴 했지만, 이명박 정부의 성격과 앞으로의 전망을 어떻게 보나.

▲임종인 : 이명박 정부는 말 그대로 '노골적으로' 신자유주의, 약육강식주의를 추구할 정권이라고 보여집니다. 모든 걸 시장에 맡겨서 국가와 정부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있는 사람·부자들과 강한 사람들은 자유롭게 많이 누리고 살 수 있고, 약한 사람은 한없이 괴로운 이러한 정부가 될 거라고 봅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고 하지만 이것은 '재벌하기 좋은 나라'일 것 같고, 1300만, 2000만 명의 노동자들에게는 정말 가혹한 정권이 될 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실망한 많은 사람들이 경제나마 살려줄 거라고 해서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았는데, 이게 원천적으로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전혀 서민들을 위한 정책이 나오고 있지 않으니까요. 기본적으로 늘 부자들과 재벌들을 위한 정책을 내걸고 있는 정부가 어떻게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펼 수 있겠습니까.

노무현 대통령도 친재벌적인, 부자들을 위한 정책을 썼는데 그러나 대놓고는 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대놓고 하는 정부가 들어서서 1~2년이 지나면 서민들에게 너무나 고통스럽기 때문에 저는 이명박 정부가 바로 1~2년 사이에 위기가 올 것이다고 봅니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를 잘할 수가 없는 구조다. 외국 투기자본과 재벌들을 위한 정책을 펴서 어떻게 경제가 좋아질 수 있는가. 저는 근본적으로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대자보 : 이명박 정부는 대선에서 사상 최대의 압승을 거두었음에도, 몇 달도 안돼 취임 직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50%대까지 급락하면서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임종인 : 이명박 대통령이 48.7%의 지지를 얻었지만 그건 투표자 중에서 얻은 지지율이고, 전 국민적으로 보면 30%밖에 득표를 못했습니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취약한 정부였죠.

그러니까 국민 70%가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판인데, 지난 2달 동안의 인수위의 활동이 너무나도 '친부자'적인 정책을 폈기 때문에 서민과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거 안 되겠구만, 이거 이상하구만, 이명박 대통령이 제대로 할 수 있겠나.' 이런 기운이 많이 돌지 않나 생각합니다.

거기에는 영어몰입교육 등 우리나라가 미국 식민지 비슷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 때문에 서민들이 실망한 결과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진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숭례문 사건은 하나의 상징적인 것 같구요. 국보 제1호가 탄 것이 이명박 정부에 이상한 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나쁜 징조 같고. 인사 문제에서 지나치게 부자들, 그것도 정당하게 재산을 모았다고 보여지지 않은 부자들을 발탁한 게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 것 같다.

노명박 정부=김앤장 정부

☞대자보 : 이명박 정부가 대선 때 '경제대통령'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국민들의 지지를 획득했지만, 인수위 과정을 보면 사실 그다지 준비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지지율이 떨어지는 한 측면이 아닐까.

▲임종인 : 그렇습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문제가 정권을 잡을려고만 했지 정권을 잡아서 어떤 정책을 펼 것인가 이게 없어서 지난 5년간 실패로 끝난 것 같은데, 그런 똑같은 현상이 이명박 정부에서도 엿볼 수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이명박 정부도 정책적으로 노무현 정권보다 나아질 게 하나도 없다. 이명박 정부도 신자유주의이고, 노골적으로 친미적이고, 친재벌적이고, 친특권층적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저도 '노명박 정부'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제가 늘 제기하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문제입니다. 저는 '노명박 정부=김앤장 정부'라고 하는데,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총리가 한덕수 씨인데 바로 김앤장의 고문이었고 이명박 대통령의 첫 총리가 한승수 씨인데 이 사람도 김앤장의 고문이었습니다. 이런 걸 볼 때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공통점을 '노명박 정부'로 보는 거고 그것이 곧 '김앤장 정부'다.

▲대한민국 최대 로펌 김앤장을 파헤친 임종인 의원과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정책위원장  ©임종인 의원실 제공
김앤장 정부는 뭐냐. 김앤장이라는 것은 재벌과 외국 투기자본을 대리하는 대표적인 법률사무소이거든요. 노무현 정부나 이명박 정부나 재벌과 외국 투기자본을 위한 정부구나 이런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명박 정부 하에서도 노무현 정부처럼 부자들, 재벌들은 더욱 살기 좋아지고 서민들은 살기 더 힘들어지는 현상이 훨씬 심화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노골적으로 부자들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고 대통령이 된 사람이기 때문에 부자들, 재벌들, 외국 투기자본을 위한 정책이 노무현 대통령처럼이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보다 훨씬 더 강화된 형태로 나타나겠죠.

☞대자보 : 이명박 정부의 성격과 전망이 그렇게 된다고 하면, 개혁·진보 진영이 어떻게 이명박 정부에 견제와 대항을 해야 한다고 보나.

▲임종인 : 지금 현재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항할 수 있는 정당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4월 총선 이후에 그런 정당을 만들어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통합민주당(열린우리당, 대통합민주신당)이 한나라당하고 비슷한 정당이 되었거든요. 왜냐하면 정책적으로 차이가 없습니다. 특히 경제 정책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어요. 제가 국회에서 볼 때에 비정규직 문제를 대하는 태도, 세금을 재벌을 위해서 깍아주자는 감세 정책, 부동산 부자들을 위한 정책, 부동산 보유세를 낮추자는 정책 등에 있어 한나라당과 아무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서민들을 위한, 중산층, 노동자, 자영업자, 중소기업들을 위한 정당이 없는 거죠. 저는 그런 정당을 만들어야만이 이명박 정부와 싸울 수 있고, 싸울 힘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의 한반도 대운하·교육 정책에 중점 대항해야

☞대자보 : 그런 정치세력(정당)이 만들어질 때, 현재 이명박 정부의 정책과 국정지표 중에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싸워야 될까.

▲임종인 : 한반도 대운하 부분은 경제성도 없고, 환경 파괴적이라는 건 수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건 정말 시대착오적인 거죠. 왜냐하면 운하라는 것은 중국에서 볼 수 있듯이 육상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 즉 자동차와 철도가 없었을 때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00년 이전에는 바닷길, 강물길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운송수단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시대는 운하의 시대가 아니라 길(도로)과 철도의 시대죠. 그런데 운하 정책으로 19세기 이전으로 돌리자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것입니다.

교육 정책에 경우에 있어서도 옛날에는 교육을 통해서 계층 상승을 할 수 있는 것이 보장됐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식 교육 정책으로는 개천에서 용날 수가 없는 것이죠. 엄청난 사교육비를 들여서 과외를 하지 않아서는 자신의 계층 상승을 이룰 수 없는 사회로 더 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대학에서 신자유주의 문제가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데 그게 더 심화될 것 같습니다. 저는 교육 정책에 있어서는 계속적으로 자신의 노력에 의해서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있는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좋은 대학을 가면 즉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12년으로써 모든 게 결정되는, 인생의 60년이 결정되는 이런 사회와 교육 제도를 유지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니까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를 나오고 또 대학을 나와서 계속 공부하면 자신의 능력에 맞는 직장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대학 서열화 구조와 사회에서 학벌주의의 폐단을 시정하기 위한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추진 운동에도 상당히 동의합니다. 우리나라 교육계의 문제는 정확하게 말하면 서울대학의 문제죠. 서울대학에 가면 졸업 후 60년이 보장된다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인재가 서울대학으로 집중되는 문제가 고쳐져야 됩니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의 경우에도 이렇게 한 대학에 모든 인재가 집중되는 나라는 없습니다.

노 대통령은 '철학 빈곤', '서민 배신 정권'

☞대자보 : 말 많고 탈 많던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고향으로 내려간다. 그동안 노무현 정부의 신자유주의 노선과 친재벌-반서민 정책에 집권당인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가장 강력하게 반대해온 대표적인 사람으로서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더군다나 임 의원은 법무법인 <해마루> 시절부터 노 대통령과 개인적인 인연도 있다. 노무현 정권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임종인 : 저는 노무현 대통령 후보 시절 법률지원단장을 했습니다. 저도 노 대통령의 철학에 동조해서 대통령이 되면 정말 우리나라가 바뀔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이야기 했던 두 가지가 노 정권 대한 기대를 압축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반미면 어떠냐', '미국에 안 가본 사람이라고 대통령 못 하란 법 있느냐.'라는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자주성, 그 다음에 '한 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하는 사회경제적인 개혁 이 두 가지 때문에 서민들이 열광을 했던 것이죠.

저도 그러리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까 한마디로 말해서 노무현 대통령은 '철학의 빈곤', 대통령이 돼서 무엇을 해야 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아무 것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외교·안보 면에서 역대 정권 중에서 가장 친미적인 정권이 되었습니다. 취임하자 마자 미국에 가서 '미국의 도움이 없었으면 나는 북한 수용소에 갔을 것이다.'고 말하며 극적인 드라마틱한 전환을 했고, 사회경제적으로는 '권력이 시장에 넘어갔다, 재벌에게 넘어갔다.' 이런 이야기를 집권 초 1년이 지나서 해버렸으니 정말로 딱한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대자보 : 권력이 시장에 넘어간 게 아니라 '권력을 시장에 넘겨준' 거죠.

▲임종인 : 그래서 저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은 정말로 '실천적인 공부'를 많이 해야 되겠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열린우리당과 대통령이 철학이 없이 표는 중산층과 서민으로부터 받아서 옛날하고 다름없는 재벌과 특권층을 위한 정책을 펴니까 당연히 지지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노무현 정권은) 서민들에 대한 중대한 배신, '배신 정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퇴임 노 대통령, 국내문제 개입 말고 세계 평화 기여해야

☞대자보 : 오늘 퇴임하는데 퇴임한 뒤에는 노 대통령이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지, 퇴임한 노 대통령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임종인 : 노 대통령께서 국내 문제를 얘기하시던데, 저는 그렇게 하지 마시고 국내 문제에 대해서는 후생들에게 맡기고, 대통령께서는 세계 평화를 위해서 해야될 일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에 힘들고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이 어떻게 하면 좀 더 잘살 수 있게 할 것인가 이런 일을 하시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남북 통일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퇴임 대통령이 되면, 그동안 실망한 많은 사람들로부터 '퇴임하더니 인기가 있구나.' 이런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미국의 예를 들면, 카터 대통령이 퇴임 이후에 세계 평화에 기여해서 존경을 받는 사례가 있는데 그렇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독불장군? 아무도 안 하니까 내가 한 것뿐

☞대자보 : 임종인 의원 하면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당 지도부나 주류 세력의 실용주의 노선에 가장 많이 반발하며 진보개혁 행보를 이어온 것 때문에 지금에 와서는 '소신파'라는 긍정 평가를 얻고 있지만, 그 때 당시에는 '독불장군', '돈키호테'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그런 비난을 들어가면서까지 소신 행보를 거듭해온 이유가 뭔가. 그런 행보에 대한 평가를 스스로 해본다면?

▲임종인 : 저는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과 2004년 4.15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의 과반수 확보를 아주 혁명적인 국민의 뜻으로 봤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라는 건국 60년사에 최초의 기대였다고 생각합니다. 민주개혁 세력에게 행정부와 입법부에 대한 장악을 시켜준 것은 혁명적인 국민의 의식 변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은 전혀 거기에 부응하지 못 하고, 외교·안보나 경제사회적으로 종래의 권위주의 정권과 똑같은 행태를 보였다. 경제 정책으로는 박정희식 모델인 성장주의, 친재벌을 계속했고, 외교·안보적으로도 똑같이 미국의 틀 아래에서 했다. 이라크 파병이 그렇고 남북 관계도 미국의 가이드라인 속에서 했다. 그래서 전혀 다른 걸 못 했다. 그래서 정신을 똑바로 차린 국회의원이라면 비판하지 않을 수가 없는 거였습니다.

열린우리당은 과반수가 됐는데도 불구하고 2004년 4월 26일날 당선자 첫번째 워크숍을 설악산에서 했는데, 그 때 당의장이 정동영 씨였고, 원내대표가 김근태 씨였고, 워크숍 첫 발제자가 임채정 현 국회의장이었는데 임채정 첫 발제자의 발제 내용이 뭐였느냐. 기업하기 좋은 나라, 민생안정, 실용주의, 한나라당과 상생 이 4가지였습니다.

국민들은 혁명적으로 의석을 주었는데, 혁명적으로 변화를 기대했는데, 당시 주장하는 내용이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말하는 것과 똑같았어요. 이명박의 실용주의, 기업하기 좋은 나라, 민생안정하고 똑같은 겁니다. 그러니까 한나라당(이명박)과 표를 달리 준 사람들의 뜻을 전혀 계산하지 못 하고, 전혀 받들려는 생각도 없이 이명박 정부와 똑같은 정책을, 그러니까 열린우리당은 이회창의 정책을 계속적으로 하고 있었던 겁니다.

제가 그 때부터 한 게 바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하지 않고, 이라크 추가 파병을 하는 일이 벌어졌는데 여기에 대해서 정상적인, 표를 서민과 중산층으로부터 받은 정당의 국회의원이라면 도대체 찬성할 수가 없는 거였습니다. 제가 계속적으로 민의에 충실한다고 하다 보니까, 다른 사람이 하지 않으니까 제가 독불장군이었고, 돈키호테라면 혼자만 주장하고 다른 사람은 아무도 그런 주장을 하지 않으니까 -사실은 다 해야 되는데-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저와 같이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152명이 했다면 열린우리당이 이렇게 비참하게 정권을 내주고, 지금처럼 총선을 앞두고 완전히 버림받은 '시체 정당'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정말 큽니다.

☞대자보 : 임종인 의원의 정치 행보를 보면 유독 '소수자와 약자'(양심적 병역 거부자, 김명호 교수, 고대 출교 학생, 지율 스님, 타투 등)에 대한 보호 활동들이 많다. 그럴 만한 특별한 인연이나 사유가 있었나?

▲임종인 : 개인적으로는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차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 맹자가 말하는 측은지심이 좀 있다고나 할까요. 저도 용기가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억울하게 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제가 모르면 어쩔 수 없지만 알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거죠.

저는 역사적으로 본다면 많은 사람들이 인간답게 사는 사회, 옛날 왕조시대에는 극히 일부만 인간답게 살았는데, 현재 사회나 앞으로 나아갈 사회에는 전 국민, 전 공동체 구성원이 인간답게 사는 것이 역사의 방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국회의원이 되고자 했던 것도 소수자와 약자를 좀 더 효율적으로 인간답게 보호해주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생각 때문에 국회의원이 되었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좀 더 부지런히 더 많은 소외된 사람들을 살피지 못한 게 아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앤장' 감시·비판, 이명박 정부 견제-제2의 삼성사태 막기

☞대자보 : 최근 '법조계 성역'이라고 불릴 정도로 우리 사회에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며 초대형 국부 유출과 국가적 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름이 등장하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실상과 폐단에 대해 거의 혼자서 집요하게 문제를 제기하며 사회적 이슈화를 시도하고 있다. <김앤장>의 문제가 어느 정도로 심각하고, <김앤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사회와 언론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임종인 : 김앤장은 외국 투기자본과 우리나라 재벌을 대변하고, 단순히 대변·대리하는 게 아니라 거기를 조종해서 부의 편중을 가져오는 가장 대표적인 세력, 권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는 론스타를 대변해서 외환은행을 불법적으로 인수케 하고, 삼성 에버랜드 불법 증여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재벌을 위해서 부의 왜곡된 분배 구조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신자유주의의 대표적인 첨병이다. 그래서 김앤장 문제야말로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극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일이다고 생각해서 김앤장 문제를 제기했죠.

▲임종인 의원은 지난1월 출판기념회를 통해 법률사무소 김앤장을 세상에 알렸다.     ©대자보

제가 국회 법사위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고, 보고서도 내고, '김앤장 법률사무소'라는 책도 냈습니다만, 제가 공론화를 해서 이제는 언론에서도 자유롭게 김앤장 문제의 본질을 파고드는 걸 보고 상당히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대자보 : 김앤장 하면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한마디로 우리 사회를 조종가능한 권력 집단이라고 보여지는데, 지금처럼 임종인 의원 혼자 그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치면 외부에서 유무형 압력이 안 들어오나.

▲임종인 : 제가 작년 3월달에 '한국사회 성역 김앤장'이라는 보고서를 냈더니 우리 법사위 국회의원들이 다 놀래서 그걸 어떻게 했느냐라고 하던데, 저는 김앤장이 우리나라의 성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나라의 잘못된 성역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많이 했습니다. 예를 들면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주장, 비전향 장기수들의 사상의 자유 변호 등 아무도 하지 않는 걸 했었죠. 지금 같은 경우는 김앤장 문제가 우리 사회에 아주 본질적인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서 다른 사람이 하든 안하든 저는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무형 압력은 제가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노골적으로, 직접적으로 받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책을 냈을 때 김앤장에서 법률적으로 검토를 많이 했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저는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써서 알리자는 것이지, 과장되게 해서 김앤장을 폄하하거나 낮추고 그런 생각은 전혀 없고요. 방대한 자료를 수집해서 사실관계를 썼기 때문에 김앤장에서는 뭐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는 김앤장이 정상적인 변호사 사무실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대자보 : 그렇다면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김앤장을 제대로 감시·비판하는 것이 노무현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도 감시하는 큰 지렛대가 된다는 건가?

▲임종인 : 그렇습니다.

☞대자보 : 단순히 김앤장만 감시하는 게 아니고 김앤장을 통해서 이명박 정부가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감시·비판하고 견제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임종인 : 당연하죠. 저는 김앤장의 문제가 외국 투기자본과 우리나라 재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자보 : 결국 또 다른 삼성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김앤장을 견제하는 게 시급하다. 이런 얘기인 것 같다.

▲임종인 : 예. 그렇습니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공모', 론스타 횡포 방치

☞대자보 : '론스타 특검법'을 발의하면서 주목받았다. 현재 론스타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데 론스타 특검법을 발의한 이유와 국회 통과 전망은?

▲임종인 : 우리나라의 부가 1997년 이후에 무려 300조가 외국 투기자본에게 유출이 됐습니다. 정상적인 투자가 아니라 투기자본, 미국의 자본주의가 생산 제조업 중심에서 금융자본의 한탕주의로 바뀌었습니다. 투가자본들이 세계를 다니면서 먹잇감을 사냥하고 다니는데 그 중에 우리나라가 걸려들어서 1997년 외환위기 사태가 왔던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금융개방을 김영삼 정부에서 대책 없이 심화해서 외환위기 사태가 왔고, 그 수습을 맡은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외국 투기자본에게 지나친 양보와 편의를 주었던 것이죠.

그런 것이 너무나 많았는데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국내 은행들이 외국 투기자본에게 넘어간 것입니다. 한미은행, 제일은행, 외환은행이 넘어갔는데 그 중 외환은행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것이 너무나 노골적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될 수가 없었던 것이죠.

그래서 자격도 없는, 미국에서는 은행을 인수할 수도 없는 투기자본 론스타가 김앤장의 조종에 의해서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됐고, 외환은행을 인수해서 '먹튀' 즉 먹고 튀는 외국 투기자본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입니다.

62조의 우리나라에서 가장 건실한 은행이 불법과 조작에 의해서 1조 3천8백억 원에 넘어간 사건이죠.

그런데 이 사건이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3년도에 벌어진 일인데 이후 2004~2005년도에 국회 재경위, 법사위, 정무위에서 한나라당이 이 문제를 주로 제기해서 감사원 감사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한나라당이 인제 더이상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요. 작년도부터 한나라당이 하지를 않습니다.

외환은행 불법 승인 취소와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조치 촉구 결의안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는데,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다가 취소하고 지금까지 올리지 않고 있는데 거기에는 한나라당이 있습니다. 한나라당의 성격을 알 수 있는 거죠. 한나라당이 외국 투기자본의 횡포을 막기 위해서 론스타 문제를 거론한 게 아니라, 노무현 정부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서만 론스타 문제를 거론하고 말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통합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론스타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가 취소된 이후 지금까지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는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공모가 있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통합민주당의 성격이 한나라당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경제 정책 즉 재벌과 특권층, 외국 자본을 위한 정책에 있어서 차이가 없어요. 그래서 차이가 있는 정당과 정치세력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퇴물 집합소' 통합민주당, 호남인 또다시 고립시켜

☞대자보 : 손학규 체제의 대통합민주신당과 박상천 체제의 민주당이 합당해서 통합민주당이 탄생됐고 범여권이 그 틀로 총선에 나서게 된다. 통합민주당에 대한 평가와 총선 전망은 어떻게 보나.

▲임종인 : 저는 가혹하게 생각합니다. 통합민주당은 호남 사람들을 모욕하는 당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를 민주화하기 위해 가장 많은 희생을 치렀고 집단적인 민주세력인 호남 사람들을 모욕하는 구태 정치인들의 지역정당이 바로 통합민주당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지러운 정치권에 한줄기 희망의 빛을 전한 임종인 의원. 그의 2008년 총선에서의 생존 여부는 한국 정치수준의 가늠자가 될 것이다.     © 대자보
왜 호남 사람을 모욕하는 정당이냐 하면, 호남인들은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적 민주화를 바라는, 정치적으로는 독재 정권에 싸웠고 경제적으로는 가장 서민 계층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호남 사람들의 요구를 받들어야 하는데 통합민주당은 전혀 그렇지 않고 있고, 호남 사람들이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는 것을 이용해서 한없이 정책을 보수화하고 있으며, 그러면서 호남 사람을 정치적으로 고립화시키고 또 다시 지역주의자로 내몰고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호남 사람들을 모욕하고 있다고 한 겁니다.

그래서 저는 통합민주당은 '한나라당 3중대'라고 얘기했습니다. 한나라당이 본부중대 겸 1중대이고, 이회창당이 2중대이고, 통합민주당(손학규당)이 3중대라고 봅니다. 단순히 대표가 한나라당 출신이어서만이 아니라 경제·사회 정책이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저는 이번 총선을 민주화 20년을 맞이하는 국민들께서 한나라당의 손을 빌려서 거짓 민주개혁세력인 통합민주당을 심판하는 '최종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통합민주당이 죽어야 새로운 민주파 유권자 40%를 대변하는 정당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통합민주당을 지지하는 호남 사람들이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이 당을 찍어달라고 선전하고 홍보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호남 사람을 모욕하고, 고립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호남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이 당을 찍을 수 있게 만들어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호남 사람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새로운 개혁·진보 정당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NL, PD 둘다 중요

☞대자보 : 현재 진보 진영의 화두는 민주노동당의 분당이다. 그동안 민노당의 거의 모든 법안 발의에 동참하면서 백기사 역할을 해왔던 임 의원 입장에선 비민노당 인사 중 누구보다 각별한 관심이 있었을 것 같다. 민노당의 분당을 어떻게 바라보나.

▲임종인 : 저는 민주노동당의 분당을 안타깝게 보고 있습니다. 지난 4.15 총선의 민의가 민주개혁 세력이라는 열린우리당에게 152석의 과반수를 준 것과 진보 정당인 민주노동당에게 13% 지지로 국회에 10석을 진출하게 만든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열린우리당(152석)과 민주노동당(10석)이 합쳐서 2004년부터 계속 경제사회적 개혁을 추진했으면 개혁·진보 진영이 정말로 잘됐고, 우리 사회도 좋은 방향으로 바뀌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실상 저 혼자 총선 민의에 투철해서 민주노동당과 연대를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민주노동당이 국회에서 10석으로 충분하게 많은 좋은 일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비정규직 문제랄지 이라크 파병 문제 등에서 잘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조승수 의원이 2005년 9월 28일날 의원직을 상실해서 민주노동당의 모든 법안 발의에 다 서명해주었죠. 10석이 되어야만이 법안 발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의석 한 석을 채워주면서 민주노동당 측에선 상당한 효과를 보았지 않았느냐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나라에서 이른바 NL과 PD 두 가지가 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외국, 유럽과 달리 분단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민족 모순과 민족 문제를 도외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민주노동당이 남북 문제(민족 문제)와 계층 문제 두 가지를 다 잘 해결해야만이 진보 정당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북쪽의 문제를 가지고 종북주의라고 공격하는 것은 지나쳤다고 생각하고, 민주노동당이 분당을 안 가고 당 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자보 : 근데 분당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소위 평등파 그룹은 종북주의도 문제지만, 그것을 기조로 해서 당내 자주파가 여러 가지 구태의연한 방법으로 집단적인 패권을 행사하면서 소위 민생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 국면에서 지나치게 친북 노선 우위로 가다보니까 민생 문제를 도외시한 결과 민주노동당이 민심으로부터 멀어졌고 그 결과 대선 참패를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을 주도했던 다수파(자주파)가 책임을 지지 않는, 소위 대선 참패라는 결과조차도 실망스런 결과로 수정할 정도로 전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이런 사람들과 어떻게 신자유주의 양극화 시대에 민생 문제를 걸고 진보 정당을 함께 해나갈 수 있겠느냐라는 문제 의식 때문에 분당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해서 나온 사람들이라는 평가도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이해되는 부분은 없는지, 사실 중요한 갈림 지점이기도 하다.

▲임종인 : 저는 그런 고충은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그러나 제가 그 당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운 조건 하에서 진보 정당을 해온 분들에 대해서 제가 너무나 왈가왈부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민주노동당에 남아 있는 분이나 나온 분들의 고충과 고뇌를 이해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진보 정당을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가 어디가 옳고 그르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우리나라의 문제는 계층·계급 문제만 가지고 되지는 않는다, 민족 문제와 계층·계급 문제를 같이해야 한다. 그래서 저는 NL, PD가 같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고충 이해하지만 심상정·노회찬만 편들고 싶지 않아

☞대자보 : 심상정·노회찬 의원 등 평등파 그룹이 기존 민노당보다 대중성을 강화한 진보적 대중정당을 표방하며 평등·생태·평화·연대를 기치로 진보신당을 창당해 총선에 나서기로 한 상태다. 물론 실질적 창당은 총선 이후부터 본격화한다고 한다. 이들의 행보와 노선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이들의 총선 전망은 어떻게 보나.

▲임종인 : 저는 심상정·노회찬 의원 쪽만 편을 드는 것은 별로 하고 싶지 않고요. 저는 NL, PD 문제를 같이 보기 때문에 'NL 없는 PD'가 우리 사회에서 있을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가 유럽의 이른바 사회당 같은 정당의 형태가 물론 중심이 돼야 되지만 민족 문제를 도외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이거든요. 물론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것이, 저는 최장집 선생과 같은 입장인데, 계층·계급 문제, 내부의 문제를 더 중요시하죠. 그러나 민족 문제를 등한시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상황에서는 총선을 앞에 두고 민주노동당이 분당까지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는 입장이거든요.

"심상정·노회찬은 총선후 같이해야 할 중요 세력"

☞대자보 : 심상정·노회찬·조승수 의원은 임종인 의원을 거론하며 새로운 진보신당을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피력한 바 있다. 그런데 임 의원은 최근 '각자 역할이 다르다.'며 한발 비켜선 상태이다. 이들과 어떤 점에서 다른가? 이들과 당을 같이할 생각은 아예 없는 건가? 아니면 총선 이후 상황을 보면서 함께할 여지가 생길 수도 있는 건가?

▲임종인 : 저는 40%에 이르는 민주파에게 답할 수 있는 정당이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심상정·노회찬 이 분들의 같이하자고 하는 요구에 대해서는 '이분들과는 총선 이후에 같이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 단계에서는 진보 세력 전체를 아우르는 개혁·진보 정당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저는 통합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무너지면, 실질적으로 우리 국민 중 민주파 국민(40%)의 요구에 답하는 즉 87년도 7~9월 노동자 대투쟁 때 제기했던 '경제사회 문제'에 답하는 정당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나라 '2단계 민주화'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총선 이후엔 당연히 그런 정당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 때에 저는 같이해야 할 중요한 세력으로서 심상정·노회찬 의원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민주노동당에 남아 있는 최순영, 천영세 의원도 같이해야 될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자보 : 최근 최장집 교수·박상훈 박사가 심상정·노회찬·임종인 의원을 거명하며 '차세대 리더'로 지목하고, 이번 총선에서 지지를 모아줘야 한다고 피력한 바 있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함께 차세대 리더로 거명된 심상정, 노회찬 의원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임종인 : 저로서는 그렇게 칭찬해 주셔서 과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최 선생님과 박 박사께서 그렇게 이야기한 것은 새로운 정당, 좋은 정당이 필요하다는, 이른바 부자들을 위한 정당과 사회적 이념적 기반에 차이가 없는 지금의 야당 체제, 정당 체제를 극복하고 정말로 우리나라 서민들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저도 거론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할 거고, 그런 지지층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서 분골쇄신할 생각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심상정·노회찬 의원과 같이할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심상정·노회찬 의원은 열심히 노력하는 국회의원이고, 같이 여러 가지 농성을 하면서 지켜본 바로는 순발력 있고, 말씀도 다 잘하시고, 심지가 굳은 분들로 좋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제가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리더의 제1 덕목은 '정책과 겸손'

☞대자보 : 사실은 '차세대 리더'로 지목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기존의 개혁·진보 진영의 리더들과 다른 면모를 보여주지 않으면 차세대 리더로 부각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개혁·진보 진영의 차세대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이나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임종인 : 저는 제일 중요한 게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정책을 펴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것인가 하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중요한 게 '정책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신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민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고, 나아가서 우리나라를 세계 속에 존경받을 수 있는 나라로 만들어야 되는데 그런 나라를 만들기 위한 비전과 정책이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민들이 아주 위대하기 때문에 위대한 국민들을 하나로 결집시킬 수 있는 특히 경제사회 정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 국민들을 소외시키는, 일부 국민들만 좋아하고 부를 챙기는 정책으로는 절대 안됩니다. 여기에 대안적인 정책을 내걸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두루 잘살게 만드는 정책이 중요하다. 그리고 정책에 대한 신념과 굴하지 않는 용기 이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선배 정치인들을 보니까 정책에 있어서 제가 믿고 따를 만한 정치인을 발견 못 했습니다. 저는 그런 점이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야당 지도자로서 말한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정책적으로 능가하는 정치인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정책이 없으니까 당연히 국민들과 소통도 못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도자는 왕조 시대에도 최소한도 일반 백성들을 대할 때는 겸손하게 했어요. 왕궁 안에서는 자기 신하들 앞에서 큰소리치던 왕이나 황제들도 국가가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면 항상 "짐의 부덕의 소치입니다." 하고 다 말했어요. 이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처럼)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 대중들 앞에 나와서 '내가 모든 걸 다 아는데, 국민들이 이해를 못한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저는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설사 자기가 많이 알더라도 참으로 국민 대중들 한테는 겸손하게 배워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우리 지역에서 늘 국민들을 만날 때 현명한 지역주민들에게 많이 배우고 그대로 해왔습니다. 중요한 정치적 결단, 예를 들면 탈당이랄지, 신당에 유일하게 가지 않는 것도 다 지역주민들의 민심을 듣고 결정한 것이거든요. '민심은 천심이다.'라는 것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나라당 3중대 '통합민주당'과 절대 선거연합 안해

☞대자보 : 이번 총선에 개혁·진보적 시민단체와 재야 등 '정치권 밖'의 개혁·진보 세력이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는가. 이들이 지난 대선처럼 이번 총선에서도 '개헌 저지선 확보', '개혁·진보 몰락' 등을 거론하며 또 다시 선거 막판에 통합민주당 등 범여권과 진보 진영이 과거 불문하고 '대동단결하라'고 외치고 압박하고 나온다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임 의원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텐데, 어떻게 대응하고 돌파할 생각인가.

▲임종인 : 저도 지난 대선 때 봤는데, 민주노동당 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무조건 합쳐라는 것에는 전혀 동의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통합민주당(대통합민주신당)은 민주개혁 세력이라고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민주개혁 세력이 아니라 한나라당 3중대이기 때문에 이 사람들을 당선시키는 게 우리나라 개혁·진보 세력의 확대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총선이 끝나면 한나라당 3중대인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과는 어떤 형태로든 합당 논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통합민주당을 전혀 민주개혁 세력이라고 보지 않기 때문에 대동단결론에 전혀 동의할 수 없죠.

그 증거로서 2005년도에 노무현 대통령의 한나라당과 대연정 제안에서 볼 수 있습니다. 대연정은 바로 합당하자는 거나 마찬가지였거든요. 거기에 대해서 저를 빼고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대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은 그 때 박근혜 대표와 한나라당이 받아들였다면 273석의 정당이 탄생할 뻔했어요. 저는 이런 일이 통합민주당 세력이 한나라당과 정책적인 차이가 없기 때문에 벌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세력이 한나라당하고 다른 당이라는 이름 때문에 당선돼야 된다고 생각치 않습니다.

그리고 한나라당이 개헌선을 확보하는냐 안 하느냐를 가지고, 설사 한나라당이 개헌선을 확보한다고 해서 마음대로 개헌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국민들의 뜻을 고려하지 않고 마음대로 개헌을 할 수는 없다고 보기 때문에 그런 것을 염려할 필요는 없고, 오히려 소수지만 탄탄하게 민주파 유권자들 40%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당선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통합민주당에서 야권 선거연합 제의가 온다 해도 전혀 거기와는 같이할 수 없습니다.

저는 개혁·진보적 시민단체에서도 '당선시켜야 될 후보'들을 선별해가지고 지지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무조건적 대동단결은 차이가 있는데 구분하지 않고 한다는 것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한다면 개혁·진보적 시민단체가 필요로 하는 의원들이 있을 테니까 그런 사람들을 당선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많은 시민단체들이 요구했을 때 같이했던 후보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개혁진보 시민단체·재야, '살려야 할 사람 살리는' 캠페인으로 가야

☞대자보 : 그러니까 개혁·진보적 시민단체가 자신들의 요구를 대변할 수 있고, 총선 후에 개혁·진보 진영을 재구성하는 데 있어서 정치적 행보로 검증되고 신뢰할 수 있는 후보들을 소수라도 선별해서 집중적으로 선거 캠페인화하는 게 좋겠다 이런 건가요?

▲임종인 : 그렇습니다.

☞대자보 : 이번 총선에서 임종인 의원의 소신이 지역구민들에게 투영돼서 다시 당선된다면 바로 어떤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가?

▲임종인 : 우선 정당을 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 정당은 민주파 유권자, 서민들을 위한 정당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들의 경제적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중소기업주, 자영업자, 서민, 중산층, 노동자, 농민들의 이익을 경제 정책으로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결국 심상정·노회찬 쪽 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때가 오리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등 큰 축이 무너지면 새롭게 모든 걸 재건해야 하는데, 그 과정 속에서 그동안 정치 행보로 신뢰를 보였던 사람들은 다시 정치 주체를 창출하는데 같이 논의를 하면서 만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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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8/02/27 [19:3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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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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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불장군? 창당정신에 충실했을 뿐

임종인 의원은 작년 초 탈당하기 전까지 열린우리당의 보수우경화에 끝까지 맞섰다. 여당이라는 특수성이나 당론에 개의치 않고 진보개혁적 소신 발언을 서슴지 않아 '독불장군', '돈키호테', '좌파', '열린민노당원'이라는 소리를 듣곤 했다.

그만큼 당의 주도 세력들에게는 부담스런 존재였다. 범여권 정치인들이 열린우리당에서 대통합민주신당, 통합민주당으로 어이지면서 통째로 개혁 초심을 잃고 변절한 것과 동전의 양면이었다. 결국 '개혁을 표방한 당에서 개혁을 외치다 왕따당하는' 웃지 못할 설움을 겪어야 했다.

이에 대해 임 의원은 지난 2007년 1월 6일자 <뷰스앤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를 '좌파'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에 충실한 것에 불과하다.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열린우리당에서 나를 '왕따'라고 하는데 열린우리당은 국민들에게 왕따를 당했기 때문에 거기서 왕따되더라도 개의치 않는다."고 일갈했다.

결국 임 의원은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표는 서민과 중산층으로부터 받고, 실제 정책은 재벌과 특권층을 대변하면서 지지자들을 배신했다."며 통렬히 비판하고, "지지층을 배신한 사람들과는 더이상 정치를 함께할 수 없다."며 2007년 1월 22일 열린우리당을 탈당했다. 이로써 임 의원은 열린우리당 현역 의원 중 '탈당 1호'를 기록했다.

"개혁진보 진영, 새로운 한 시대 다시 준비해야"

이후 임 의원은 "서민과 중산층을 제대로 대변하는 새로운 민주개혁 정당을 만들어, 지지할 정당이 없는 수많은 국민들에게 선택지를 드리겠다."는 탈당 당시의 대국민 약속대로 새로운 개혁진보 정당 건설 작업에 매진해왔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등 범여권 정치인들이 탈당과 창당을 수차례 반복하다 대통합민주신당, 통합민주당으로 우르르 몰려갔음에도, 끝까지 무소속으로 남아 진보개혁적 정치 행보로 초지일관한 사람은 임종인 의원 단 한 명뿐이었다.

늘 현실을 고려하는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결코 쉽지 않은 길을 걸어온 것이다. 임 의원은 "지지세력을 대변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정치공학적 판짜기는 옳지도 않고 되지도 않는다."며 범여권의 이합집산과는 애초부터 분명한 선을 그었다.

임 의원은 김성호 전 의원 등과 함께 2007년 9월 11일 '새정치개혁연합'을 결성하고, 지금까지 개혁진보적 새 정치 주체(정당)를 창출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개혁·진보 진영은 그동안의 잘못된 노선과 단절하고 책임질 사람들이 책임지고 물러나는 인적쇄신을 단행하면서 신뢰를 회복하고, 그 토대 위에서 원칙과 가치를 기준으로 서민과 중산층을 제대로 대변할 '새로운 정당, 좋은 정당'을 만들어 국민의 이해와 용서를 구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며 "오늘날 역사의 후퇴를 막고 균형 있는 사회를 실현할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은 시대적 요구이며, 개혁·진보 진영은 새로운 한 시대를 다시 준비해야만 한다."고 역설한다.

'왕따'에서 '진보 신데렐라'로

임 의원은 지난 대선 기간에도 민주노동당은 물론 대통합민주신당과 문국현 진영의 잇따른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범여권과 민주노동당 등에 실망한 지지층을 제대로 대변할 정당 건설이 우선이다."며 모두 뿌리치고 독자 노선을 걸어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독불장군으로 있어 봐야 누가 알아주나.", "무소속으로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라는 비아냥도 있었다. 그러나 임 의원은 개의치 않았다. 열린우리당 탈당 직후인 2007년 2월 2일자 <한겨레21>과 인터뷰에서 "오늘은 울지만 다시는 울지 않을 날이 올 것이다. 언젠가는 세상이 내 소신을 알아줄 것."이라며 의연했다.

결국 그의 말대로 2007년 12월 19일 경악스런 대선 참패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사상 최악의 참패로 범여권은 물론 개혁·진보 진영 전체가 거대한 '국민적 불신'의 늪에 빠져 있다는 걸 두 눈으로 확인한 이후, 임종인 의원 같은 일관된 '소신파'가 오히려 돋보이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대선 이후 개혁·진보 진영 곳곳에서 참패 후유증과 '총선 불출마 및 2선 후퇴(정계은퇴·백의종군)' 요구로 뒤숭숭한 가운데, 일찌감찌 범여권과 단절을 선언하고 일관된 진보개혁 행보를 거듭해온 임 의원의 소신이 뒤늦게 빛을 발하고 있다.

실제 임 의원은 대선 이후 범여권 출신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소위 개혁·진보 진영 전체에 걸쳐 '함께했으면 하는 정치인 1호'으로 각광받고 있다. 어느새 임 의원은 외연 확대를 위한 영입 0순위로 '진보 신데렐라'가 된 것이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진리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최장집·박상훈 "임종인·심상정은 차세대 지도자, 지지 모아줘야"

급기야 진보 지식인 중 최고봉인 최장집 교수와 박상훈 박사는 지난 1월 3일자 시사주간지 <시사IN>과 대담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이 의미를 가질려면 심상정·노회찬·임종인 같은 '차세대 지도자'들이 반드시 구제되어야 한다."며 "이들에게 지지를 모아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지도자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개혁·진보 진영에 심상정, 임종인 의원 같은 잠재성을 가진 차세대 지도자들이 이번 총선에서 인정받아 '새로운 정당 변화'의 기운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똑같이 차세대 지도자감으로 거명된, 심상정 의원은 지난 1월 8일 임 의원의 <법률사무소 김앤장>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첫 일성부터 "오는 4월 9일, 임종인 의원에게 금배지를 확실하게 달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심 의원은 "임종인 의원은 17대 국회에서 가장 실천적이고 진보적인 정치인이라고 단언한다."며 "과거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말과 달리 개혁적이지 못하고 국민의 뜻을 외면할 때마다 당론을 어겨가며 용기있게 서민과 개혁의 편에 서 있었던 사람이다. 임종인 의원은 그런 용기와 성실함, 책임감 있고, 올곧은 의정활동으로 너무나 큰 신뢰를 받게 되었다."고 말해 임 의원에 대한 각별한 신뢰를 표시했다.

심상정의 임종인에 대한 신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민주노동당 비대위 대표 취임 후에도 여러 차례 공개석상에서 "임종인 의원과 정치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것도 모자라 심 전 대표는 지난 1월 21일 민노당 비대위 대표로서 별도의 공식 일정까지 잡아 임 의원과 오찬을 갖기도 했다.

노회찬 의원도 임 의원에 대해 "당을 함께해도 될 사람"(2008.1.19), "그간의 의정활동 과정에서 충분히 (검증된) 진보정치를 함께할 훌륭한 분"(2008.2.11)이라며 끊임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

'살길'만 찾지 않고, '가야할 길' 간다

임 의원은 지난 1월 17일 <시사IN> 주최 대담 토론에서 18대 총선의 의미와 전망에 대해 "한나라당을 견제할 세력은 필요하지만 대통합민주신당(현 통합민주당)은 아니다. 이 당은 국민이 버린 당이고 끝난 당이다. 이번 총선의 의미는 새로운 정당 운동의 주체를 선출하는 선거다. 당과 관계 없이 수도권에서 선택되는 정치인이 차세대 정치 리더가 될 것이다."며 "그들 중심으로 새로운 진보개혁 정당이 만들어질 것이다. 지역구에서 백병전을 통해 소수라도 선택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농민·서민·자영업자들은 자기들을 위한 정당이 필요할 것이고, 선거 이후에 새로운 세력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자꾸 엉터리 힘을 모으면 뭐하나. 살아남으려고만 하면 안 된다. 살길을 찾으려고만 하지 말고 갈 길을 찾아야 한다. (원칙 없는) 연대는 국민에 대한 기만행위일 뿐이다."고 역설해 예의 원칙과 소신 행보를 이어갔다.

임 의원은 지난 2월 19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안산시민이 4월 총선에서 다시 당선시켜주면, 새로운 제대로 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노골적인 약육강식주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맞서 싸우는 야당다운 야당, 대한민국 중심야당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그에게도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그는 노회찬 의원의 진보신당 합류 제의에 대해 지난 2월 11일 <민중의소리>와 통화에서 "서로 간에 책임과 역할이 다르다. 나는 떠나버린 민주개혁 세력에 답을 줘야 하는 거고, 노회찬 의원은 진보 세력에 답을 줘야 한다."며 한발 비켜섰다.

2월 12일 CBS와 인터뷰에서도 "노회찬 의원은 진보 진영을 강화해야 할 책임이 있고, 나는 떠나버린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에게 답을 해야 한다. 민주개혁 세력을 위한 정치력을 만드는 게 나의 일이다."며 일정한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일단 총선 때까지는 진보 정당을 만들 때가 아니다. 총선 후에 정말 서민을 위한 진보개혁 정당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다. 두 달 후에 가능할 것이다."며 여지를 남겼다.

그는 이제 민주개혁 세력에게 말로만이 아니라 진짜로 '답'을 주어야 한다. 또한 그가 민주개혁 세력에게 줘야 하는 답과 민주노동당을 박차고 나와 '진보적 대중정당'을 표방한 심상정·노회찬이 제시하는 답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별 차이가 없는데도 따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선택을 강요받게 될 수도 있다.

'신뢰 쌓는 자'가 최후에 웃는다

어쨌든 임종인 의원를 보면서 정치인은 당장의 불이익이나 왕따를 당하더라도 지지층을 향한 '일관된' 노선과 정치적 실천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는 게 '최후에 웃는 자'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새삼 떠올리게 된다.

어쩌면 범여권이 사상 최악의 대참패를 당한 것도, 이 상식에 가까운 '정치의 기본'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대선 압승 여세를 몰아 휘몰아치고 있는 '한나라당 쓰나미'에 '대한민국 일등 소신' 임종인이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빛을 발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전체가 집단적으로 망가진' 범여권 현역 의원들 중에 유일하게 건진, '단 하나의 진주'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임 의원은 최소한 자신을 찍어준 지지층의 염원을 배반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거대한 변절'과 싸워온 '외로운 전사'였기 때문이다.

임 의원은 지난 1월 8일 자신의 <법률사무소 김앤장>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500여 명의 청중들 앞에서 "나에게는 꿈이 하나 있다. '모든 사람이 두루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이 있다."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동안 자신의 정치 행보를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것이도 했다. 그의 소망을 4월 9일 총선 이후에도 거침없이 실천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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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심상정·임종인은 차세대 지도자"

<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2008/02/23 [13:0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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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엥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