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생각 엿보기>정치·사회
문국현, 자신감인가 '오만방자'함인가?(2007.10.1)
엥란트
2009. 2. 24. 03:25
문국현, 자신감인가 '오만방자'함인가? | |||||||||||||
"범여권 단일후보는 나로 정해졌다", 범여 정치인들은 내 밑으로 오라? | |||||||||||||
'이 죽일 놈의 자신감' 문국현 후보는 오늘(1일) 기자간담회와 라디오 인터뷰 등에서 "범여권 단일 후보는 문국현으로 이미 정해졌으니, 범여권 정치인들은 알아서 우리 쪽으로 오든지 하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 후보는 오늘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범여권 대선 후보들의 단일화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민심은 이명박과 문국현 두 경제인 출신의 대결에만 관심이 있는데, 자꾸 정치인들이 나도 끼어달라고 하면 얘기가 안 될 것이다."며 "후보는 '그냥' 이명박 대 문국현으로 정해진다고 보고, (범여권이) 누구를 지지할 거냐는 그들이 결정할 사항이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그러면서 "범여권 대선 후보들이 저희 쪽으로 합류해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 이유로 범여권 후보들이 시대정신에 맞지 않아 자격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문 후보는 "범여권의 국회의원 50~60명이 12월 달에 합류해 올 것."이라고 장담하면서 "기존 정치인 중에서 현역 정치인으로는 지금 와 있는 3명 외에 3~4명 정도를 우리가 더 받을 수 있지, 나머지 사람들은 멀리서 관심이 있으면 도와주다가 우리가 창당을 한 다음에 대개 11월 달에나 와야 될 것이다."고 말해 범여권 국회의원들의 문국현 진영 '합류 시기'까지 지정해주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문 후보는 또 이미 자기 진영에 와 있는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현재 대통합민주신당의 당적을 갖고 있는 이계안, 원혜영, 제종길 의원이라고 밝혔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그러나 문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 현역 의원들은 오늘 창당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독자신당 노선을 놓고 내부 '파열음'이 빚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늘자 <파이낸셜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제종길 의원은 이날 "전혀 창당작업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신당 창당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잘라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창당이 무슨 도움이 될 지 잘 모르겠다."며 "정책분야에선 동지고 친구이나 정치에 있어선 나와 생각이 약간 다른 것 같다."며 사실상 문국현 신당 합류 거부의사를 피력했다. 원혜영 의원도 "내가 (신당)당적이 있는데…"라며 "정책은 돕고 있지만 의원 영입이나 창당과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당장 신당에 합류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고 파이낸셜뉴스는 전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문 후보는 '지지도가 4% 내외에서 답보 상태인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10월 말이면 이미 전국 지지율이 10%선을 확실히 넘어설 거다."며 "최소 10%를 얘기하는 것이지 10%가 안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장담했다. 문 후보는 또 "창당 과정에 세계적 대기업 출신 1∼2명을 포함, 10여 명의 기업인도 현직에서 사퇴하고 합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자신의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범여권의 단일화는 이미 '문국현식 경제와 이명박식 경제와의 싸움'으로 이루어졌다고 본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정동영 전 의장 같은 사람은 여기에 참여할 여지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에 대해서는 또 "열린우리당 당의장을 두 번이나 맡는 등 양극화 책임에서 두번째, 세번째라면 서러울 정도"라고도 비판했다. 자신의 현재 낮은 지지율과 관련해서도 "10월 말 정도에는 전국 평균이 10%를 넘을 것이고, 11월 말 본선이 시작될 때에는 20%까지 가지 않을까 확신하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서는 30% 정도도 상향조정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고 장담했다. 일각에선 문 후보의 이같은 호언장담에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 데 김치국을 너무 들이키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자신도 고작 3%밖에 안 되면서 6~10%짜리 후보들이 자기 발 밑으로 오게 될 것이란 게 말이 되느냐.", "국회의원들이 문 후보가 오라고 할 때 오고, 가라고 할 때 가는 사람들이냐.", "그런 말할 시간에 자신의 초라한 지지율부터 더 끌어올려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민주노동당도 이날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문 후보의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을 경제로 규정하고, 기업인 출신만이 시대정신을 대변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 "우리 경제는 선량한 CEO 한 명이 갑자기 등장하여 초인의 의지로 뒤바꿔 낼 수 있을 만큼 간단하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민주노동당은 "경제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기업가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서민 경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 필요한 것이다."고 지적한 뒤, 문 후보의 자만이 '오만'으로 변하고 있는 모습이 자못 걱정스럽다고 꼬집었다. 문국현 "추석만 지나면 6% 넘을 것"이라더니...범여 단일후보시 권영길에도 밀려 사실 문 후보는 이미 자신의 지지율 예측과 장담이 빗나간 바 있다. 문 후보는 지난 9월 18일 한겨레신문의 박원순 변호사와 인터뷰에서 "나의 지지도는 추석만 지나면 6%를 넘을 것이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캠프 내 인사와 지지자들도 상당수 그런 희망을 가졌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추석 연휴 이후 각 방송사와 신문사의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지만, 아직 어느 곳에서도 문 후보의 지지도는 5%를 넘지 못했다. 추석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3~4%를 맴돌고 있다. 무엇보다 뼈 아픈 대목은 문국현 후보가 범여권 단일후보가 될 때를 가정한 대선 후보 간 가상대결에서, 문 후보는 이명박 후보는커녕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에게도 밀려 3위로 추락한다는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추석 연휴 이후에 발표된 YTN-한국리서치(조사일자 2007.9.27, 조사대상 1000명, 표본오차 ±3.1%) 조사에서도 문국현 후보로 범여권이 단일화 시에는 '이명박 68.8 : 권영길 12.5 : 문국현 9.9'로 문 후보는 권영길 후보에게도 밀려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정동영, 손학규 후보로 범여권이 단일화 시에는 '이명박 65.2 : 정동영 15.9 : 권영길 10.5', '이명박 59.8 : 손학규 19.0 : 권영길 11.8'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동영, 손학규 등 다른 범여권 후보들이 비록 2위일 망정 민노당 권 후보에 앞서는 결과와 비교할 때 '대이명박 경쟁력'에 있어서 문 후보가 더 불리한 입장에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이기에 다소 충격적인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현재의 지지도만 놓고 본다면 문 후보가 말한 "이미 범여권은 문국현으로 단일화가 이루어졌다.'는 장담은 한마디로 근거가 희박한 '허풍'에 불과한 셈이다. 이러다 자칫 남은 대선 기간 내내 대통합민주신당의 유시민 후보처럼 "곧 1위를 해보이겠다."고 허풍만 떨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뭏든 문 후보의 호언장담이 자신감인지 오만방자한 허풍이었는지는 조만간 판명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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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01 [21:50] ⓒ 대자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