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생각 엿보기>정치·사회
문국현의 '언론 탓'은 명백한 '사기극'?(2007.10.30)
엥란트
2009. 2. 24. 03:31
문국현의 '언론 탓'은 명백한 '사기극'? | |||||||||||||||||||||
<한겨레21> 보도, '문국현 언론 보도량' 권영길·이인제 두배 이상 많아 | |||||||||||||||||||||
10월 30일 창조한국당을 출범시키며 대선 행보에 바쁜 문국현 후보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그동안 TV나 신문이 나를 철저히 소외시키기 위해서 나에 대한 인터뷰를 일절 안 실었는데, 이런 철저한 무시작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12%까지 나온 것은 기적이다."는 말이다. 문 후보가 자신의 지지율이 12%라고 말하는 것은,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지난 10월 17일자 전화 여론조사 결과 수치를 말한다. 그런데 이 여론조사가 특이한 건, 대부분의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타 후보들은 모두 비슷한 지지율 수치를 보이는데 유일하게 이 조사에서만 두 번이나 문 후보의 지지율이 다른 여론조사 수치보다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며 지지율 10%를 넘긴 것이다. 또한 이 여론조사는 표본수도 대개 500~800명으로 가장 작고, 응답율은 고작 1%(0.5%)도 안된다. 다른 여론조사가 대부분 표본수 1000명 이상에 응답률이 15% 안팎을 보이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은 5~9%대로 나왔다. 아직까지 어떤 조사에서도 지지율 10%를 넘긴 적은 없다. 범여권 단일 후보 경쟁에서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 17~20%대인 것에 비하면 문 후보는 아직 그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범여권 '단일 후보로 선호도(적합도)' 조사에서는 정동영 후보가 40%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반면, 문 후보는 이인제 후보와 10% 안팎에 그치며 '게임 자체가 안되는' 수준이다. 지난 8월 23일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직후 3%선까지 빠르게 치고 나갔던 것과 비교해볼 때, 최근의 지지율 상승세는 분명 더딘 편이다. 문 후보가 그토록 호언장담한 '10월 말 지지율 10% 돌파'도 아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 이유가 정말 문 후보가 말하는 것처럼 TV나 신문이 그를 무시하고 있기 때문일까. 천만에. 문국현 후보의 언론 탓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주간지 <한겨레21>은 제682호(10월 25일자) <문국현의 언론 탓>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그동안 TV 등 방송과 종이신문 그리고 인터넷신문의 문국현 후보에 대한 '보도 횟수'를 살펴보고, 민주노동당 권영길, 민주당 이인제 후보에 대한 보도량과 비교한 결과를 소개했다. <한겨레21>은 이 기사에서 "문 후보의 대선 출마 소식을 다루기 시작한 8월 22일부터 10월 19일 오후까지 문화방송과 한국방송, SBS 등 방송 3사를 포함한 TV 뉴스는 문 후보 소식을 117차례나 전했다."며 "문 후보 이름이 한 번이라도 거론된 뉴스로 범위를 넓히면 315건으로 늘어난다."고 밝혀 TV 뉴스에서 문 후보에 대한 보도량이 만만치 않았음을 지적했다. 그렇다면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어떨까. 9명의 국회의원이 소속된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대선 후보 소식을 다룬 TV 뉴스는 84건에 그쳤다. 이인제 민주당 후보도 마찬가지다. 고작 74건에 불과했다. 두 사람은 이 기간에 경선까지 치렀는데도 말이다. <한겨레21>의 보도에 따르면, 활자매체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를 제외한 9개 종합일간지에 문 후보 이름이 제목으로 올라온 기사만 해도 모두 127건이었다. 이에 반해 권영길 후보는 88건, 이인제 후보는 67건으로 문 후보보다 훨씬 덜 주목을 받았다.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17개 인터넷 매체로 눈을 돌리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문 후보 관련 소식은 276건이었다. 역시 제목에 '문국현'이란 이름이 들어가는 것만 꼽은 것이다. 이에 비해 권 후보는 149건, 이 후보는 73건이었다. 둘다 정치 신인인 문 후보의 보도량에 절반도 안되는 수준으로 '푸대접'을 받고 있었다. 이에 대해 "언론 보도의 형평성을 문제 삼는다면, 오히려 대선 삼수생 권영길 후보나 1997년 대선에서 500만 표를 얻었던 이인제 후보가 그 주인공이 되는 편이 맞다."고 <한겨레21>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겨레21>는 "지지율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문 후보 스스로 이 부분에 대해 진지하고도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대선 일정에 너무 쫓긴 나머지, 언론 보도를 전혀 모니터링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는 말로 문 후보의 언론 탓에 대해 '뼈 있는 충고'를 했다. 또 "혹시 범여권 선두권 주자의 낙마나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직후의 내분을 기다렸다고 한다면, 전략을 수정할 필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통합신당에서 '후보단일화'를 외치며 이탈할 사람은 없을 것으로 보이니 말이다."며 문 후보의 '지갑줍기식' 선거 전략에도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사실 문 후보가 언론의 외면 속에 자신의 상품성만으로 지지율을 1%에서 7~8%로 끌어올렸다는 주장은 '명백한 사기극(?)'에 가깝다. 대표적인 인터넷신문이자 '문국현 띄우기'의 산실인 <오마이뉴스>는 언론이 아니라 '문국현 홈페이지'란 지적을 받아 온 지 오래됐다. 개혁 성향의 매체인 한겨레, 경향신문 등도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에 비해 융숭한 대접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대선 때 반짝하며 튀어나온 후보에게 언론이 그 정도로 열렬하게 대접해준 건 문국현 후보가 처음이다. 실제 일부 언론의 문국현 띄우기는 과분하다 못해 정치적 흑막과 언론의 상술이 결합한 '음모론'까지 나돌고 있을 정도다. 이제 문 후보는 언론의 융숭한 대접에 대해 자신이 호언장담한 지지율 15~20%를 조기에 달성하는 '괴력(?)'으로 보답하는 일만 남았다. 그렇지 않다면, 그 또한 '정치장사꾼'이나 '허풍쟁이'란 달갑지 않는 딱지가 붙어다니며 그를 괴롭힐지도 모른다. ☞ 한겨레21 <문국현의 언론 탓> 기사 전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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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30 [18:53] ⓒ 대자보 |